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내 아이가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부모로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당장 그 아이에게, 혹은 그 부모에게 연락해 따져야겠다"입니다. 사과를 받아내고 재발 방지를 다짐받고 싶은 마음, 두 번 다시 우리 아이를 건드리지 못하게 못 박아 두고 싶은 마음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러나 피해자 부모가 가해학생 측에 직접 연락하는 것은 많은 경우 상황을 악화시키고, 오히려 피해자 측이 불리해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 글에서는 왜 직접 연락을 삼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절차로 대응해야 아이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지를 하나씩 정리합니다. 억울함이 클수록, 대응의 방식은 더 신중해야 합니다.

왜 '직접 연락'이 그토록 위험한가

피해자 부모의 연락은 대부분 격앙된 감정 상태에서 이루어집니다. 억울함과 분노가 담긴 말은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상대에게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문제는 그 순간부터 대화의 주도권과 증거가 모두 가해자 측 손으로 넘어간다는 점입니다. 통화는 녹음되고, 문자와 메신저 대화는 캡처됩니다. 반대로 우리 아이가 당한 최초의 폭력은 이미 지나간 일이어서 증거 확보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즉, 나중에 남는 '생생한 기록'이 정작 피해 사실이 아니라 부모가 항의한 내용이 되어버리는 역전 현상이 벌어집니다.

게다가 가해학생 측은 처음부터 방어적인 태도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과를 기대하고 연락했더라도 "우리 아이만 잘못한 게 아니다", "증거 있느냐"는 식의 반응이 돌아오면 감정은 더 격해지고, 대화는 사실관계 정리가 아니라 감정 대립으로 흘러갑니다. 그 과정에서 오간 말들이 뒷날 우리 측에 불리한 자료로 되돌아옵니다. 심의위원회와 수사기관은 결국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눈앞에 남은 기록으로 판단하는데, 그 기록이 부모의 격한 항의로 채워지면 정작 아이의 피해는 흐릿해지고 맙니다. 부모의 개입이 아이를 돕기는커녕, 아이가 스스로 진술할 기회와 신뢰까지 갉아먹는 셈이 됩니다.

직접 연락이 부를 수 있는 형사 문제

선의의 항의라 하더라도, 표현과 방법에 따라 다음과 같은 형사 문제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학교폭력 사안에서 피해자 부모가 도리어 고소를 당하는 일은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내가 잘못한 게 뭐가 있느냐'는 생각과 달리, 법은 우리 측의 의도가 아니라 겉으로 드러난 말과 행동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협박 시비

"가만두지 않겠다", "학교에 못 다니게 하겠다", "각오하라"는 식의 말은 형법상 협박으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협박죄는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해악을 알리는 것으로 성립하며, 형법 제283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를 끼칠 의사가 없었더라도, 말의 내용과 앞뒤 정황에 따라 협박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홧김에 내뱉은 한마디가 캡처되어 고소장에 첨부되는 순간, 해명은 뒤로 밀립니다.

명예훼손·모욕 시비

가해학생의 잘못을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나 학부모 단체 대화방에서 지적하면, 사실을 말했더라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습니다. 형법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죄로 처벌하며, 허위 사실이면 형이 더 무거워집니다. 특히 온라인 단체방이나 SNS에 올리면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으로 한층 무겁게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또 "인간 말종", "부모가 그 모양이니 애가 그렇지" 같은 경멸적 표현은 모욕죄(형법 제311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른 학부모들에게 사실을 알려 공동 대응을 하려던 것이 뜻밖의 고소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스토킹처벌법 시비

사과를 받아내려고 반복적으로 전화·문자를 하거나 집·학교 앞을 찾아가면, 상대가 원치 않는 접근·연락이 지속·반복되었다고 보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위반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한두 번의 연락이라도 상대가 명확히 거부한 뒤에도 계속되면 위험이 커집니다. '정당한 항의'라는 우리 측의 생각과 달리, 법은 상대가 느끼는 불안과 그 반복성을 함께 봅니다. 답을 주지 않는다고 연락을 거듭할수록 우리 측의 처지는 나빠집니다.

아동학대 시비

간과하기 쉬운 점은, 가해학생 역시 법적으로 보호받는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입니다. 성인인 부모가 미성년자인 가해학생을 직접 찾아가 위협적이거나 모욕적인 언동을 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정서적 학대 등 아동학대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잘못을 저지른 학생이라는 사정만으로 이 위험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가해자 측이 이 지점을 파고들어 사안의 성격을 뒤바꾸려 시도하기도 합니다. '어른이 아이를 몰아세웠다'는 프레임은 생각보다 쉽게 만들어집니다.

접촉금지 등 심의위 조치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에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가해학생에게 여러 조치를 내릴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협박·보복행위의 금지(이른바 '접촉금지' 조치)입니다. 이 조치는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지만, 피해자 측이 먼저 가해학생 측에 연락하면 '누가 누구에게 접촉했는가'라는 구도가 흐려집니다.

가해자 측이 "피해자 부모가 먼저 우리 아이에게 연락해 왔다"고 주장할 빌미를 주게 되고, 접촉금지 조치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질 수 있습니다. 조치가 내려진 뒤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측이 먼저 연락을 시도하면 이후 가해학생의 접촉을 문제 삼기가 어려워지고, 조치 위반을 주장할 근거도 약해집니다. 접촉을 끊는 선(線)을 일관되게 지키는 쪽이 결국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우리가 먼저 그 선을 넘으면, 지켜 달라고 요구할 명분도 함께 흐려집니다.

선의의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뀌는 역전

가장 우려스러운 상황은 정당한 피해자였던 우리 측이 도리어 가해자·피의자의 위치로 뒤바뀌는 것입니다. 가해학생 측이 부모의 항의 통화나 문자를 근거로 맞고소를 하거나, 성인의 언어폭력·협박을 이유로 별도의 신고를 제기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우리 아이가 일방적으로 맞은 명백한 사안이었는데, 부모가 가해학생에게 보낸 격한 문자 한 통이 빌미가 되어 '어른이 학생을 협박했다'는 별건 다툼이 함께 얹히는 식입니다. 그렇게 되면 심의위원회와 수사기관은 '학생 간 폭력'만이 아니라 '어른의 대응'까지 함께 들여다보게 되고, 정작 밝혀져야 할 피해 사안의 초점이 흐려집니다. 아이를 지키려던 행동이 오히려 아이의 사건을 복잡하게 만들고, 협상 과정에서도 우리 측이 먼저 사과해야 하는 처지로 몰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100대 0으로 명백했던 사안이, 부모의 대응 하나로 '쌍방 과실'처럼 보이게 되는 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습니다.

학교와 심의위원회는 어떤 절차로 움직이는가

직접 연락이 위험한 근본적인 이유는, 학교폭력에는 이미 마련된 공식 처리 절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절차를 신뢰하고 활용하는 것이 개인적인 항의보다 훨씬 강력하고 안전합니다. 큰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안 인지·신고: 피해 사실을 학교(담임교사, 학교전담기구 등)에 알리면 학교가 사안을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합니다.

  • 학교장 자체해결 또는 심의위원회 회부: 사안의 경중과 피해학생·보호자의 의사 등 법이 정한 요건에 따라,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거나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로 넘어갑니다.

  • 심의 및 조치 결정: 심의위원회는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서면사과, 접촉·보복금지, 특별교육,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등)와 피해학생 보호조치를 심의해 결정합니다.

구체적인 요건과 절차, 기한은 관련 법령과 지침에 따라 정해지고 사안마다 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판단이 객관적으로 정리된 자료와 진술을 토대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상대를 직접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이 절차 안에서 우리 아이의 피해가 정확히 드러나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절차를 잘 활용하는 부모가, 목소리만 높이는 부모보다 훨씬 더 아이를 잘 지킵니다.

또 한 가지 기억할 점은, 이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피해학생을 위한 보호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리상담·조언, 일시보호, 치료 및 치료를 위한 요양, 학급교체 등 아이를 실제로 보호하기 위한 여러 방법이 제도 안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해학생에게 직접 따지는 것보다, 이런 보호조치를 제때 정확히 요청하는 것이 아이의 일상을 지키는 데 훨씬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무엇을 어떤 순서로 요청할지 막막하다면, 이 지점에서 전문가의 조력이 큰 차이를 만듭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감정적 대면 대신, 처음부터 공식적이고 기록이 남는 절차로 대응하는 것이 아이를 가장 확실하게 보호하는 길입니다.

  1. 학교에 정식으로 신고합니다. 담임교사·학교전담기구를 통해 사안을 접수하면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됩니다. 구두보다 기록이 남는 방식이 좋습니다.

  2. 증거를 시간 순으로 정리합니다. 피해 당시의 메시지, 사진, 진단서, 목격자 진술, 아이의 진술 등을 날짜별로 모아 둡니다. 항의가 아니라 '기록'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3. 아이의 심리적 안정을 함께 챙깁니다. 필요하면 상담·치료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피해 입증과 아이의 회복 모두에 도움이 됩니다.

  4. 가해학생 측과의 소통은 학교·전문가를 통합니다. 사과나 합의가 필요하더라도 직접이 아니라 공식 절차나 대리인을 거치는 것이 안전합니다.

변호사를 통한 대응이 필요한 이유

학교폭력 절차는 생각보다 짧은 기간에, 여러 서류와 진술을 바탕으로 진행됩니다. 부모가 감정을 절제하며 직접 모든 것을 챙기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변호사가 개입하면 부모 대신 냉정하게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리하고, 심의위원회에 제출할 의견서를 작성하며, 가해자 측과의 접촉도 대리인을 통해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모가 직접 연락하다가 스스로 불리한 증거를 남기는 상황을 처음부터 막아 줍니다.

또한 조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의 불복 절차, 필요한 경우 병행할 형사 고소나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까지 하나의 큰 그림 안에서 설계할 수 있습니다. '내 아이 일'이기에 감정을 걷어내기 어려운 부모를 대신해, 냉정한 시선으로 사안을 끝까지 끌고 갈 사람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미 가해학생 부모에게 항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선 추가 연락을 즉시 멈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보낸 내용은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관한 뒤, 표현 중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있는지 변호사와 함께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삭제하면 오히려 증거인멸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상대가 이를 근거로 문제 삼을 가능성에 대비해, 이후의 모든 소통은 학교와 공식 절차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 번의 실수가 사안 전체를 좌우하지는 않으니, 지금부터라도 대응의 방향을 절차 중심으로 바로잡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과라도 직접 받고 싶은데, 정말 연락하면 안 되나요?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직접 연락은 사과를 받아내기보다 감정 대립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 측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은 학교의 조정 절차나 심의위원회 과정, 또는 대리인을 통해 요구하는 편이 더 확실하고 안전합니다. 기록으로 남는 사과가 말뿐인 사과보다 힘이 있습니다. 감정을 앞세운 직접 대면은 사과의 진정성을 확인하기도 전에 관계를 더 악화시키기 쉽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가해학생이 접촉금지 조치를 받았는데도 먼저 연락해 옵니다. 이럴 때도 직접 대응하면 안 되나요?

가해학생이 접촉금지 조치를 위반해 연락해 온다면, 그것은 명백한 조치 위반이므로 감정적으로 응수하기보다 연락 내용을 그대로 캡처·보관한 뒤 학교와 심의위원회에 즉시 알리는 것이 정답입니다. 위반 사실 자체가 가해학생에 대한 추가 조치의 근거가 되므로, 직접 맞대응해 스스로 빌미를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에서 부모의 가장 큰 무기는 '즉각적인 항의'가 아니라 침착하게 정리된 기록과 정확한 절차 대응입니다. 감정이 앞서는 순간, 아이를 지키려던 행동이 도리어 아이의 사건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억울할수록 한 걸음 물러서서 절차를 신뢰하는 것이 결국 아이를 위한 길입니다.

수원 광교의 법무법인 도모는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와 심의위원회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피해학생과 부모님이 불필요한 위험을 떠안지 않도록 처음부터 함께합니다. 초기 대응 방향을 잡는 일부터 증거 정리, 의견서 제출, 조치 결과에 대한 불복까지 각 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삼가야 하는지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아이의 문제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혼자 감정과 싸우지 마시고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