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모신 자녀는 상속을 더 받을 수 있을까? — 기여분 주장의 요건과 절차
2026. 07. 20.
오랜 기간 부모를 부양하고 간병한 자녀가 상속에서 더 받을 수 있는 제도가 기여분입니다. '특별한 기여'의 기준과 청구 절차, 필요한 입증자료를 정리했습니다.
목차
- 기여분이란 무엇인가
- 누가 주장할 수 있나 — '공동상속인'만 가능합니다
- 핵심은 '특별한' 기여 — 통상의 효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 기여분이 인정되기 비교적 유리한 사정
- 인정되기 어려운 사정
- 기여분은 어떻게 정해지나 — 협의 또는 가정법원 심판
- 반드시 상속재산분할 청구와 함께 해야 합니다
- 절차의 흐름
- 미리 챙겨 두면 좋은 서류
- 기여분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 — 실전 체크리스트
- 흔히 하는 오해 네 가지
- 오해 1 — "모시고 살았으니 당연히 더 받는다"
- 오해 2 — "유류분 소송에서 기여분을 주장하면 된다"
- 오해 3 — "부모님이 '너 고생했으니 집은 네 것'이라고 하셨다"
- 오해 4 — "기여분을 인정받으면 세금도 유리하다"
- 자주 묻는 질문
- 기여분 청구에도 기간 제한이 있나요?
- 어머니가 아버지를 오래 간병하셨는데, 배우자도 기여분을 받을 수 있나요?
- 형제가 재산을 이미 처분하거나 예금을 인출했다면 어떻게 하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10년 넘게 부모님을 모시고 살며 병간호를 도맡았는데, 막상 상속 이야기가 나오자 형제들이 "법대로 똑같이 나누자"고 합니다. 명절에만 다녀가던 형제와 내 몫이 같다는 것이 도무지 납득되지 않습니다. 우리 민법은 이런 경우를 위해 '기여분'이라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 기여분은 생각보다 문턱이 높습니다. 이 글에서는 기여분이 인정되는 기준과 청구 방법, 그리고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할 자료를 정리합니다.
기여분이란 무엇인가
민법 제1008조의2는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공동상속인에게 그 기여한 몫을 먼저 인정해 주는 제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모를 돌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똑같은 법정상속분을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불공평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제도입니다.
계산 구조는 이렇습니다. 먼저 상속재산 전체에서 기여자의 기여분을 떼어 냅니다. 그리고 남은 재산만을 상속재산으로 보아 법정상속분에 따라 나눕니다. 기여자는 자신의 법정상속분에 더해 처음에 떼어 낸 기여분까지 가져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상속재산이 9억 원이고 자녀가 3명인데 그중 한 명에게 기여분 30%(2억 7천만 원)가 인정되었다면, 남은 6억 3천만 원을 셋이 나누어 각 2억 1천만 원씩 갖고, 기여자는 여기에 2억 7천만 원을 더해 총 4억 8천만 원을 받게 됩니다. 다만 기여분은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유증의 가액을 공제한 액을 넘을 수 없습니다.
누가 주장할 수 있나 — '공동상속인'만 가능합니다
기여분은 공동상속인만 주장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이 아닌 사람은 아무리 헌신적으로 부양했더라도 기여분을 청구할 자격 자체가 없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례가 며느리와 사위입니다. 시부모나 장인·장모를 수년간 모신 며느리·사위는 상속인이 아니므로 스스로 기여분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배우자인 아들·딸이 상속인으로서 기여분을 주장하면서, 배우자와 함께 부양했다는 사정을 자신의 기여를 뒷받침하는 사실로 제출하는 방식이 실무에서 활용됩니다. 사실혼 배우자 역시 상속인이 아니므로 기여분 청구는 불가능하며, 상속인이 전혀 없는 경우에 한하여 특별연고자에 대한 재산분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속을 포기한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므로 기여분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상속포기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기여분 주장 가능성을 함께 따져 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핵심은 '특별한' 기여 — 통상의 효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기여분 사건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오직 하나, 그 기여가 '특별한' 것이었는가입니다. 법원은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것은 원래 법률상 부양의무의 이행이거나 사회통념상 통상적인 효도의 범위에 속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범위를 넘어서는 '특별한' 기여여야 한다는 것이 확립된 실무 경향입니다.
즉 가끔 용돈을 드렸다거나, 명절과 생신을 챙겼다거나, 병원에 몇 차례 모시고 다녀왔다는 정도로는 기여분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기여의 시기와 방법, 지속된 기간과 정도, 그로 인해 기여자가 감수한 희생, 상속재산의 규모와 형성 경위, 다른 상속인들과의 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2005년 민법 개정으로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특별히 부양한 경우'가 조문에 명시되면서, 재산을 불려 준 경우뿐 아니라 부양·간병 그 자체도 독립된 기여 유형으로 인정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조문이 여전히 '특별히'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이상, 통상적인 부양의무의 이행을 넘어선다는 점은 기여를 주장하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기여분이 인정되기 비교적 유리한 사정
피상속인이 중증 질환이나 치매·거동 불능 상태였고, 상속인이 장기간 동거하며 사실상 전담 간병을 한 경우
간병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사업을 접는 등 자신의 경제활동을 실제로 희생한 경우
요양병원비·간병비·생활비 등을 상속인이 자기 돈으로 상당 기간 부담한 경우
피상속인의 사업이나 농사에 장기간 무보수로 노무를 제공한 경우
피상속인 명의 부동산의 취득 자금이나 채무 변제 자금을 상속인이 실제로 부담한 경우
인정되기 어려운 사정
동거는 했으나 오히려 피상속인의 재산이나 연금으로 함께 생활한 경우
간병의 상당 부분을 유료 간병인이나 요양시설이 담당한 경우
부양 기간이 짧거나 간헐적인 경우
기여에 상응하는 대가를 이미 받은 경우(생전에 부동산을 증여받는 등). 이 경우 그 증여는 특별수익으로 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기여분은 어떻게 정해지나 — 협의 또는 가정법원 심판
기여분을 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뿐입니다. 공동상속인 전원의 협의로 정하거나,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혼자 "나는 기여분 30%를 주장한다"고 선언한다고 하여 효력이 생기지 않으며, 등기소나 은행이 이를 인정해 주지도 않습니다.
반드시 상속재산분할 청구와 함께 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민법은 기여분 결정 청구를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하여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기여분만 따로 떼어 청구할 수 없고,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면서 그 절차 안에서 함께 주장해야 합니다. 이미 다른 상속인이 분할심판을 청구해 둔 상태라면 그 사건에서 기여분 결정을 청구하면 됩니다. 법원이 기간을 정하여 기여분 청구를 하도록 고지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통지를 받았다면 그 기간을 넘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절차의 흐름
상속인·상속재산 확정: 가족관계등록부와 제적등본으로 상속인을 확정하고,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 등을 통해 피상속인의 재산과 채무를 조회합니다.
협의 시도: 상속인들 사이에서 기여를 반영한 분할안을 협의합니다. 합의가 되면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작성하고 인감증명을 첨부합니다.
조정 신청 또는 심판청구: 협의가 결렬되면 피상속인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하면서 기여분 결정을 함께 청구합니다. 가사비송사건으로서 조정을 먼저 거치는 것이 원칙입니다.
심리: 기여 사실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고, 필요 시 부동산 감정 등 재산 평가 절차가 진행됩니다.
심판·이행: 법원이 기여분과 분할 방법을 정하면 이에 따라 등기·예금 인출 등 이행이 이루어집니다.
사건의 난이도와 재산 구성에 따라 다르지만, 상속재산분할 심판은 감정 절차가 포함되면 1년 안팎 또는 그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상대 상속인이 재산을 처분할 우려가 있다면 처분금지가처분 등 보전조치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미리 챙겨 두면 좋은 서류
피상속인의 기본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혼인관계증명서 및 제적등본(상속인 확정용)
상속인 전원의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초본
부동산 등기사항전부증명서, 토지·건축물대장, 공시가격 자료
피상속인 명의 계좌의 거래내역(사망 전 수년간의 내역까지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상속재산과 채무 조회 결과(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 신청 결과)
특히 피상속인 계좌의 거래내역은 기여분과 특별수익을 동시에 밝혀 주는 핵심 자료입니다. 누가 누구에게 돈을 보냈는지, 병원비를 누가 냈는지가 여기에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기여분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 — 실전 체크리스트
기여분은 '마음'이 아니라 '기록'으로 증명됩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부터 자료를 남겨 두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간병·부양 기록: 병원 진료기록과 입퇴원 확인서, 요양등급 판정 자료, 간병일지, 방문요양 기록, 약제비 영수증
지출 증빙: 요양병원비·간병비·생활비·주택 관리비를 본인 계좌에서 지출한 이체내역, 카드 사용내역, 세금·보험료 납부 영수증
동거 사실: 주민등록초본(주소 이력), 임대차계약서, 관리비 납부자 명의
희생의 증거: 퇴사·휴직 관련 서류, 소득 감소를 보여 주는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이나 사업 폐업 자료
재산 유지·증가 기여: 부동산 취득자금이나 대출 상환금을 부담한 이체내역, 사업체에서 무보수로 근무한 사실을 보여 주는 자료, 공사·수리비 지출 증빙
정황 자료: 형제들과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간병 부담을 논의한 대화), 이웃·요양보호사 등의 사실확인서, 사진과 통화 녹음
특히 현금으로 드린 생활비는 사후에 증명하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가능하면 계좌이체로 하고 적요란에 용도를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흔히 하는 오해 네 가지
오해 1 — "모시고 살았으니 당연히 더 받는다"
기여분은 자동으로 인정되는 권리가 아니라 주장하고 입증해야 얻는 결과입니다. 협의나 심판으로 정해지기 전까지 상속분은 법정상속분 그대로입니다.
오해 2 — "유류분 소송에서 기여분을 주장하면 된다"
기여분과 유류분은 별개의 제도입니다. 법원은 유류분 반환청구 사건에서 기여분을 이유로 반환을 거절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즉 기여분은 상속재산분할 절차에서 주장해야 하며, 유류분 소송의 방어수단으로 삼기는 어렵습니다. 절차 선택 자체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오해 3 — "부모님이 '너 고생했으니 집은 네 것'이라고 하셨다"
말씀만으로는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피상속인의 뜻을 확실히 실현하려면 생전 증여나 유언(공정증서 유언이 가장 안전합니다)이라는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 문제가 남을 수 있으므로 사전 설계가 필요합니다.
오해 4 — "기여분을 인정받으면 세금도 유리하다"
기여분은 상속재산을 상속인들 사이에서 어떻게 나눌지의 문제이지, 상속세 총액을 줄여 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현행 기준으로 상속세는 상속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산정되며, 상속인들은 각자 받은 재산의 비율에 따라 납부 의무를 부담합니다. 세액 부분은 세무 전문가의 확인을 함께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기여분 청구에도 기간 제한이 있나요?
상속재산분할 청구권 자체에는 기간 제한이 없어 상속재산이 분할되지 않은 상태라면 언제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상속재산분할이 끝난 뒤에는 기여분을 다시 주장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간병 기록과 계좌 내역 등 증거 확보가 어려워지고, 상속세 신고나 상속포기·한정승인은 별도의 기한이 있으므로 초기에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오래 간병하셨는데, 배우자도 기여분을 받을 수 있나요?
배우자도 공동상속인이므로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부 사이에는 서로 부양할 의무가 있으므로, 배우자로서 통상 기대되는 정도의 간호를 넘어서는 사정(장기간의 중증 간병, 별도의 재산적 기여 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법원도 배우자의 장기간 동거·간호를 기여분 판단에서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되, 부부간 부양의무의 이행이라는 점을 함께 감안하여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형제가 재산을 이미 처분하거나 예금을 인출했다면 어떻게 하나요?
피상속인 사망 후 임의로 인출된 예금이나 처분된 부동산은 상속재산분할 절차에서 정산 대상이 될 수 있고, 사안에 따라 부당이득반환 청구나 형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금융거래 내역과 등기부를 신속히 확보하고, 추가 처분을 막기 위한 가처분·가압류 등 보전조치를 우선 검토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기여분 사건은 "누가 더 효자였는가"를 다투는 감정 싸움이 아니라, 부양과 기여의 내용을 얼마나 구체적인 기록으로 재구성해 내는가의 문제입니다. 같은 10년의 간병이라도 자료가 정리된 사건과 그렇지 않은 사건의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또한 기여분은 상속재산분할 절차 안에서만 다툴 수 있고 유류분과의 관계도 복잡하여, 어떤 절차를 어떤 순서로 선택하느냐가 결론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부모님을 모신 세월이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자료가 흩어지기 전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