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이 성(姓)을 바꿀 수 있나요? — 자녀 성·본 변경허가 신청의 기준과 절차
2026. 07. 20.
이혼이나 재혼을 했다고 자녀의 성이 자동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법원이 성·본 변경을 허가하는 기준과 친양자 입양과의 차이, 신청 절차를 정리했습니다.
목차
- 이혼해도 자녀의 성은 자동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 성·본 변경의 근거 — 민법 제781조 제6항
- 법원은 무엇을 보고 허가할까 — '자녀의 복리'라는 잣대
- 바꾸었을 때의 이익과 바꾸지 않았을 때의 불이익을 견주어 봅니다
- 친부가 반대하면 허가되지 않나요
- 재혼가정에서 특히 문제 되는 지점
- 친양자 입양과는 무엇이 다른가
- 절차 — 어디에, 어떻게 청구하나
- 허가만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 신고까지 해야 합니다
- 허가가 쉽게 나는 경우와 신중하게 보는 경우
- 자주 묻는 질문
- 아이가 원하지 않는데 부모가 청구해도 되나요?
- 한 번 바꾼 성을 다시 되돌릴 수 있나요?
- 친부의 주소를 몰라 연락이 닿지 않는데 진행할 수 있나요?
- 성을 바꾸면 친부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없게 되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이혼 후 아이를 홀로 키우다 재혼을 하게 되면, 많은 분들이 같은 고민에 부딪힙니다. 아이만 성이 달라 학교나 병원에서 매번 설명해야 하고, 아이 스스로도 그 상황을 불편해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녀의 성(姓)과 본(本)을 새 가정에 맞추어 바꿀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합니다. 다만 부모가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 판단 기준은 부모의 사정이 아니라 '자녀의 복리'입니다. 이 글에서는 성·본 변경허가의 요건과 절차, 그리고 자주 혼동되는 친양자 입양과의 차이를 정리합니다.
이혼해도 자녀의 성은 자동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먼저 짚어야 할 오해가 있습니다. 이혼을 하고 어머니가 친권자·양육자로 지정되었다고 해서, 또는 어머니가 재혼해 새 배우자와 가정을 이루었다고 해서 자녀의 성과 본이 저절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자녀의 성·본은 출생 당시 정해진 그대로 가족관계등록부에 남아 있습니다.
혼인관계증명서나 가족관계증명서에 새 배우자가 어머니의 남편으로 기재되더라도, 자녀의 성이 그대로인 이상 서류상으로는 '성이 다른 아이'로 드러납니다. 이 때문에 재혼 가정에서는 실생활의 불편뿐 아니라 아이가 겪는 심리적 위축이 현실적인 문제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바로 성·본 변경허가 심판입니다.
성·본 변경의 근거 — 민법 제781조 제6항
민법 제781조 제6항은 "자의 복리를 위하여 자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부, 모 또는 자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문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판단 기준은 오로지 '자의 복리'입니다. 부모의 감정이나 새 가정의 체면이 아니라, 성을 바꾸는 것이 아이에게 더 이로운가가 심리의 중심입니다.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 어머니 또는 자녀 본인입니다. 자녀가 미성년자라면 통상 친권자인 부 또는 모가 법정대리인으로서 청구하게 되며, 자녀가 성년이라면 본인이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녀가 미성년자인데 법정대리인이 청구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친족이나 검사가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보충 규정도 두고 있습니다.
즉 이 제도는 재혼가정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재혼 여부와 무관하게, 아이가 처한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성을 바꿀 필요가 있다면 청구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법원은 무엇을 보고 허가할까 — '자녀의 복리'라는 잣대
대법원 2009. 12. 11. 자 2009스23 결정은 성·본 변경허가의 판단 기준을 비교적 상세히 밝힌 사례로 실무에서 자주 인용됩니다. 이 결정의 취지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이해되고 있습니다.
바꾸었을 때의 이익과 바꾸지 않았을 때의 불이익을 견주어 봅니다
법원은 성·본을 변경함으로써 아이가 얻게 되는 이익, 예컨대 가족 구성원과 성이 같아짐으로써 얻는 정서적 안정과 학교·사회생활에서의 적응 등을 살핍니다. 동시에 성을 바꿈으로써 생길 수 있는 불이익, 즉 기존 친부(또는 친모)와의 유대가 단절될 우려, 정체성의 혼란, 신분관계 서류에 남는 변동으로 인한 혼란 등도 함께 살펴 양쪽을 비교형량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자녀의 나이와 성숙도, 자녀 본인의 의사, 그동안 누가 실질적으로 양육해 왔는지, 친부와의 면접교섭이나 양육비 지급 등 교류가 실제로 유지되어 왔는지, 새 가정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안정되어 있는지 등이 두루 고려됩니다.
친부가 반대하면 허가되지 않나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실무상 가정법원은 성·본 변경 사건에서 친부(또는 친모)에게 의견을 물어 그 진술을 듣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친부가 반대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청구가 기각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도 성·본 변경 허가 여부는 어디까지나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판단할 문제이고, 친부의 반대는 고려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다만 반대로, 친부가 꾸준히 면접교섭을 이어오고 양육비도 성실히 지급하며 부자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면, 성을 바꾸는 것이 아이에게 이롭다고 보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 여부 그 자체보다 그 반대를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관계가 있는지가 관건인 셈입니다.
재혼가정에서 특히 문제 되는 지점
재혼가정에서 성·본 변경을 청구하는 이유는 대체로 비슷합니다. 어머니가 재혼해 새 배우자와 사이에 동생이 태어났는데 첫째만 성이 다르거나, 아이가 학교에서 반복적으로 질문을 받아 곤란해하거나, 가족관계 서류를 제출할 때마다 사정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두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성을 계부(또는 계모)의 성으로 바꾸더라도, 그것만으로 계부와 자녀 사이에 법적인 친자관계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성은 호칭에 관한 문제이고, 부모자녀 관계는 출생 또는 입양이라는 별개의 법률요건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만 바꾼 상태에서는 계부가 사망하더라도 자녀에게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고, 부양이나 친권에 관한 법률관계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을 오해한 채 성만 바꾸어 두었다가 상속 단계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친양자 입양과는 무엇이 다른가
성·본 변경과 자주 혼동되는 것이 민법 제908조의2 이하의 친양자 입양입니다. 두 제도는 목적도 효과도 다릅니다.
성·본 변경(민법 제781조 제6항): 자녀의 성과 본이라는 '호칭'만 바뀝니다. 친부와의 친자관계, 상속관계, 면접교섭, 양육비 지급의무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가족관계등록부상 아버지란에는 여전히 친부가 기재됩니다.
친양자 입양(민법 제908조의2): 자녀가 양부모의 혼인 중 출생자와 같은 지위를 얻고, 친생부모와의 친족관계는 원칙적으로 종료됩니다. 그 결과 성과 본도 양부의 성·본을 따르게 되는 것이 원칙이어서 별도의 성·본 변경 심판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보통입니다.
다만 친양자 입양은 요건이 훨씬 엄격합니다. 원칙적으로 일정 기간 혼인을 유지한 부부가 공동으로 입양해야 하고(배우자의 친생자를 친양자로 하는 경우에는 요구되는 혼인기간이 완화됩니다), 친생부모의 동의와 자녀 측의 동의·승낙 등이 필요하며, 이 역시 가정법원의 재판을 거쳐야 합니다. 또한 친양자 입양이 아닌 일반 입양의 경우에는 입양만으로 성이 바뀌지 않으므로, 성을 함께 바꾸려면 성·본 변경 심판을 따로 청구해야 합니다.
결국 "친부와의 관계는 유지하되 생활상의 불편만 해소하고 싶다"면 성·본 변경을, "새 가정의 자녀로 신분관계 자체를 정리하고 싶다"면 친양자 입양을 검토하게 됩니다. 어느 쪽이 아이에게 맞는지는 친부와의 교류 정도, 아이의 의사, 상속 등 장래의 법률관계까지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합니다.
절차 — 어디에, 어떻게 청구하나
성·본 변경허가 청구는 라류 가사비송사건으로 분류됩니다. 상대방을 정해 다투는 소송이 아니라, 법원에 허가를 구하는 형태의 절차라는 뜻입니다. 관할은 통상 사건본인, 즉 자녀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입니다.
청구서와 기본 서류 제출: 청구인과 사건본인의 가족관계증명서·기본증명서, 청구인의 혼인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을 갖추어 청구서를 제출합니다.
필요성 소명자료 제출: 재혼 사실과 현재의 가정환경, 자녀가 겪는 구체적 불편, 친부와의 교류 단절 경위(양육비 미지급이나 면접교섭 중단 등 객관적 자료가 있다면 함께) 등을 정리해 제출합니다. 사안에 따라 자녀의 의사를 확인하는 서면이나 진술이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친부(또는 친모)에 대한 의견 조회: 법원은 통상 친부에게 의견을 묻는 절차를 진행합니다. 소재를 알기 어려운 경우에는 그 사정을 소명하게 됩니다.
심판과 확정: 서면심리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안에 따라 심문기일이 열릴 수 있습니다. 허가 결정이 나면 확정을 기다립니다.
허가만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 신고까지 해야 합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법원의 허가 결정만으로 가족관계등록부의 성이 자동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허가 재판이 확정되면 재판서 등본과 확정증명서를 첨부하여 시·구·읍·면의 사무소에 성·본 변경신고를 해야 비로소 등록부에 반영됩니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은 이 신고를 재판 확정일부터 1개월 이내에 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결정문을 받아둔 채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신고가 마쳐지면 이후 발급되는 증명서에 변경된 성과 본이 나타나고, 학적부나 각종 등록 정보도 순차적으로 정정하게 됩니다.
허가가 쉽게 나는 경우와 신중하게 보는 경우
성·본 변경은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개별 사안마다 판단되므로 결과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실무에서 어떤 사정들이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작용해 왔는지는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필요성이 비교적 넉넉히 인정되는 사정: 이혼 후 오랜 기간 어머니가 단독으로 양육해 왔고 친부와의 교류가 사실상 끊긴 경우, 친부가 양육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고 면접교섭도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재혼 가정에서 이미 상당 기간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고 자녀 본인도 성 변경을 원하는 경우, 성이 달라 학교생활에서 반복적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경우
법원이 더 신중하게 살피는 사정: 친부가 면접교섭과 양육비 지급을 성실히 이어오며 부자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 자녀가 성 변경을 원하지 않거나 정체성 혼란을 호소하는 경우, 재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 가정의 안정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 자녀의 복리보다 부모 사이의 감정적 갈등이 동기로 보이는 경우
특히 마지막 항목은 짚어둘 만합니다. 전 배우자와의 갈등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성 변경을 청구하면, 법원이 그 동기를 '아이를 위한 것인지, 상대를 배제하기 위한 것인지' 살피게 됩니다. 따라서 청구서에는 감정적인 표현보다 아이가 겪고 있는 구체적 불편과 변경 후 예상되는 이익을 사실 위주로 담는 편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아이가 원하지 않는데 부모가 청구해도 되나요?
청구 자체는 가능하지만, 법원은 자녀의 나이와 성숙도에 따라 자녀 본인의 의사를 비중 있게 살핍니다. 특히 자녀가 어느 정도 자란 경우라면 본인이 성 변경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정은 허가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채 서둘러 진행하기보다는, 아이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뒤 절차를 밟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 번 바꾼 성을 다시 되돌릴 수 있나요?
제도상 다시 변경을 청구하는 것이 봉쇄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성·본은 신분관계의 안정과 직결되는 사항이어서, 이미 한 차례 변경한 뒤 다시 되돌려 달라는 청구에 대해서는 법원이 그 필요성을 한층 신중하게 살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재혼이 파탄에 이르렀다는 등 사정변경이 있다면 그 경위와 현재 아이의 생활 상황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친부의 주소를 몰라 연락이 닿지 않는데 진행할 수 있나요?
진행할 수 있습니다. 친부의 의견을 듣는 것은 심리 과정의 한 절차일 뿐 필수적인 동의 요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소재를 파악하기 어렵다면 그동안의 연락 시도와 단절 경위를 정리해 소명하게 되며, 사안에 따라 법원이 별도의 절차를 통해 처리합니다.
성을 바꾸면 친부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없게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성·본이 바뀌어도 친부와 자녀의 법률상 친자관계는 그대로이므로, 양육비 지급의무와 면접교섭에 관한 권리·의무도 유지됩니다. 반대로 친부의 상속인 지위도 그대로입니다. 이 점이 친양자 입양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입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자녀의 성·본 변경은 서류만 갖추면 되는 단순한 절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친부와의 관계가 어떠했는지, 아이가 처한 상황이 어떠한지를 법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정리해 보여줄 수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나아가 성만 바꿀 것인지, 친양자 입양까지 나아갈 것인지는 상속을 비롯한 장래의 법률관계에 오래 영향을 미치는 선택입니다. 재혼 후 아이의 성 문제로 고민하고 계시거나, 반대로 자녀의 성 변경 청구에 대한 의견을 요청받으신 상황이라면, 사안의 사실관계를 함께 살펴본 뒤 어떤 방향이 적절한지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로 편하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