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일반민사

요양병원에서 부모님이 다치셨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 낙상·질식·욕창 등 간병 사고의 책임 구조와 대응

2026. 07. 24.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스스로를 지키기 어려운 분을 맡아 돌보기로 하고 비용을 받는 곳이므로, 그에 걸맞은 관찰과 예방 의무를 부담합니다. 낙상·흡인·욕창·무단이탈 등 전형적 사고에서 무엇이 과실로 평가되는지,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책임 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사고 직후 보호자가 무엇부터 확보해야 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목차

  1.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법적으로 다른 곳입니다
  2. 요양병원 — 의료법상 '의료기관'입니다
  3. 요양원(노인요양시설) — 장기요양기관입니다
  4. 간병인 사고에서는 '누가 고용했는가'가 갈림길입니다
  5. 전형적인 사고 유형과 그때 요구되는 주의의무
  6. 낙상 — 가장 흔하고, 가장 많이 다투어집니다
  7. 흡인과 질식 — 식사와 경관영양 과정
  8. 욕창 — '예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영역
  9. 무단이탈, 그리고 신체보호대(억제대)
  10.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나
  11. 민사 — 계약 위반과 불법행위, 그리고 사용자책임
  12. 형사와 행정 — 업무상과실치사상, 노인학대, 지정취소
  13. 입증의 승부처는 '기록'입니다
  14. 사고 직후 보호자가 해야 할 일
  15. 배상 범위와 소멸시효 — 고령 환자 사건의 특수성
  16. 자주 묻는 질문
  17. 입원할 때 '낙상 사고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했습니다.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나요?
  18. 보호자가 직접 구한 간병인의 실수로 사고가 났습니다. 병원 책임은 전혀 없나요?
  19. 고령이시고 지병도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20. 요양원에서 일어난 사고인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신청하면 되나요?
  21. 시설이 진료기록이나 급여제공기록지를 잘 주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22.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연세 드신 부모님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모신 뒤, 어느 날 "밤사이 침대에서 내려오시다 넘어져 고관절이 부러졌다", "식사 중 사레가 들려 응급실로 옮겼다", "옷을 갈아입혀 드리다 보니 등에 욕창이 깊게 생겨 있었다"는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설에서는 대개 "연세가 있으셔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입원할 때 보호자도 위험을 감수하겠다고 서명하지 않았느냐"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스스로를 지키기 어려운 분을 맡아 돌보기로 하고 그 대가를 받는 곳이므로, 그에 걸맞은 관찰·예방·대응 의무를 부담합니다. 이 글에서는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책임 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전형적인 사고에서 무엇이 과실로 평가되는지, 그리고 사고 직후 보호자가 무엇부터 확보해야 하는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법적으로 다른 곳입니다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이 이 구별입니다. 이름에 똑같이 '요양'이 붙어 있지만 근거 법률, 배치되는 인력, 남는 기록, 분쟁 해결 창구가 모두 다릅니다. 어디에서 일어난 사고인지에 따라 주장할 의무의 내용도, 증거를 확보하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요양병원 — 의료법상 '의료기관'입니다

요양병원은 의료법이 정한 병원급 의료기관입니다. 의사와 간호 인력이 배치되고,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환자에 대해서는 진료기록부가 작성·보관됩니다. 따라서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사고는 의료행위상 과실과 간병·관리상 과실이 함께 문제 되는 경우가 많고, 진료기록을 통해 무엇이 관찰·조치되었는지를 시간 단위로 추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요양병원에는 급성기 병원과 다른 인력 기준이 적용되어 입원환자 수 대비 의사·간호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게 배치될 수 있는데, 이 점이 곧바로 면책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인력이 부족하다는 사정은 오히려 그에 맞는 관리 체계를 갖추었어야 할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요양원(노인요양시설) — 장기요양기관입니다

흔히 '요양원'이라 부르는 노인요양시설은 노인복지법상 노인의료복지시설이자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장기요양기관입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 판정을 받은 어르신이 입소하고, 상시 돌봄은 요양보호사가 담당하며, 의사는 상주하지 않고 계약의사(촉탁의)가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요양원 사고에서는 '치료를 잘못했는가'보다 '돌봄과 관찰을 제대로 했는가'가 쟁점이 됩니다. 남는 기록도 진료기록부가 아니라 급여제공기록지, 상태 관찰 기록, 사고보고서, 투약·식이 기록 등입니다.

실무적으로 중요한 차이가 하나 더 있습니다. 요양병원은 의료기관이므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중재 대상이 되지만, 요양원은 의료기관이 아니어서 그 절차를 이용할 수 없고 소비자 분쟁조정이나 민사소송으로 가야 합니다. 또한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노인요양시설에는 폐쇄회로 텔레비전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고 보호자는 법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열람을 요청할 수 있는 반면, 요양병원 병실은 설치가 의무가 아니어서 영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병인 사고에서는 '누가 고용했는가'가 갈림길입니다

요양병원 사고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항변이 "그 간병인은 병원 직원이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간병인은 병원이 직접 고용하기도 하고, 병원과 계약한 간병업체가 파견하기도 하며, 보호자가 개인적으로 구해 붙이기도 합니다. 형식만 놓고 보면 보호자가 직접 고용한 간병인의 과실을 병원에 묻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실무는 형식보다 실질을 봅니다. 병원이 간병업체를 지정하거나 소개했는지, 간병인의 배치·교대·업무 범위를 병원이 정했는지, 간호사가 간병인에게 지시·감독을 했는지 등을 따져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가 인정되면 병원의 사용자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설령 간병인 개인에 대한 사용자책임이 부정되더라도 병원 자체의 안전관리의무는 그와 별개로 남는다는 점입니다. 낙상 위험이 높은 환자를 간병인에게만 맡겨 두고 병원이 아무런 평가·예방조치·순회를 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병원의 과실입니다. 간병인 개인은 배상 자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실제 피해 회복을 위해서는 병원이나 시설에 대한 책임 구성이 사실상 필수입니다.

전형적인 사고 유형과 그때 요구되는 주의의무

과실 판단은 추상적인 '부주의'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어야 했는가를 기준으로 이루어집니다. 유형별로 요구되는 조치는 상당히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낙상 — 가장 흔하고, 가장 많이 다투어집니다

침대에서 내려오다, 화장실에 가다, 휠체어로 옮겨 앉다 넘어지는 사고입니다. 고령자의 낙상은 고관절·대퇴골 골절로 이어지고, 수술과 장기 와상으로 이어져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유형에서 확인되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낙상 위험도 평가를 했는가 — 입원·입소 시와 상태 변화 시 위험도를 평가하고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는지, 그 결과가 기록에 남아 있는지

  • 위험도에 맞는 예방조치를 했는가 — 침대 난간 올림, 침대 높이 낮춤, 저상침대·낙상방지매트, 미끄럼 방지, 호출벨을 손 닿는 곳에 두었는지, 야간 조명과 보행보조기 관리

  • 관찰 주기를 지켰는가 — 야간 순회가 정해진 주기대로 이루어졌는지, 특히 수면제·항정신병약 등 낙상 위험을 높이는 약을 투여한 뒤 관찰을 강화했는지

  • 보호자에게 알리고 협의했는가 — 위험도와 예방 계획을 설명했는지

여기에 더해 사고 이후의 대응이 독립된 과실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넘어진 뒤 통증을 호소했는데도 며칠간 진통제만 주다가 뒤늦게 영상검사를 해 골절을 확인했다면, 낙상 자체와는 별개로 '진단·전원 지연'이 문제 됩니다. 고령자의 두부 외상 후 서서히 진행되는 출혈을 놓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흡인과 질식 — 식사와 경관영양 과정

연하(삼킴) 기능이 떨어진 어르신에게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면 질식하거나 흡인성 폐렴이 생깁니다. 요양시설 사망 사고의 상당수가 이 경로를 거칩니다. 확인되는 항목은 연하곤란 여부를 평가했는지, 그 결과에 맞는 식이 형태(다진 식사·죽·연하보조식 등)를 제공했는지, 식사 시 상체를 세운 자세를 유지했는지, 식사 중 곁에서 관찰했는지, 흡인기 등 응급장비가 비치되어 즉시 사용 가능한 상태였는지, 이상 발생 시 119 신고와 응급처치가 지체 없이 이루어졌는지입니다. 콧줄(비위관) 등 경관영양의 경우에는 관의 위치 확인, 주입 속도 조절, 상체 거상 유지가 기본 조치로 요구됩니다. 하급심에서는 연하장애가 확인된 입소자에게 위험한 형태의 음식을 제공하거나 식사 중 방치한 사안에서 시설의 책임을 인정한 예가 확인됩니다.

욕창 — '예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영역

욕창은 스스로 돌아눕지 못하는 환자에게 같은 부위가 계속 눌려 생깁니다. 정기적인 체위 변경, 에어매트리스 등 압력 분산 도구, 피부 상태의 주기적 관찰과 기록, 영양·수분 관리, 실금 관리가 표준적인 예방 조치로 요구됩니다. 욕창은 관리로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고 평가되기 때문에, 깊은 단계까지 진행된 욕창이 확인되면 관리 소홀이 비교적 인정되기 쉬운 편입니다. 특히 보호자가 면회를 갔다가 발견할 때까지 시설이 알리지 않았거나, 기록상 아무런 처치 흔적이 없다면 방어가 어렵습니다. 다만 말기 질환, 극심한 영양불량, 순환장애가 있는 환자에서는 최선의 관리를 해도 욕창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그 부분은 책임 제한 사유로 참작됩니다.

무단이탈, 그리고 신체보호대(억제대)

치매로 배회 증상이 있는 어르신이 시설 밖으로 나가 사고를 당하거나 실종되는 유형입니다. 출입 통제와 잠금 관리, 배회감지기 활용, 인원 확인 주기, 부재 확인 후 즉시 수색·신고가 이루어졌는지가 쟁점입니다.

반대 방향의 문제도 있습니다. 낙상이나 이탈을 막겠다며 손발을 묶거나 침대에 고정하는 신체보호대(억제대) 사용입니다. 요양병원 인증기준과 장기요양급여 관련 고시는 신체 제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다른 방법으로는 위험을 피할 수 없는 긴급·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만 허용합니다. 이때에도 의사의 판단(요양병원의 경우 처방), 환자·보호자에 대한 설명과 동의, 사용 사유·시작과 종료 시각·관찰 내용의 기록, 주기적인 재평가와 조기 해제가 요구됩니다.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결박은 그 자체로 위법한 신체 구속이 되어 위자료 배상의 대상이 되고, 결박 상태에서 압박·질식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은 훨씬 무겁게 평가됩니다.

이 밖에 투약 오류(다른 환자의 약 투여, 용량 착오), 감염 관리 소홀로 인한 집단감염, 입소자 사이의 폭행 방치, 화재·정전 등 시설 재난에 대한 대비 부족도 반복해서 문제 되는 유형입니다.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나

민사 — 계약 위반과 불법행위, 그리고 사용자책임

민사 청구는 보통 두 갈래로 구성합니다. 하나는 입원·입소계약에 따라 시설이 부담하는 안전배려의무·보호의무 위반을 채무불이행으로 구성하는 방법이고(민법 제390조), 다른 하나는 불법행위로 구성하는 방법입니다(민법 제750조). 간병인이나 요양보호사 등 직원의 과실로 사고가 난 경우 시설은 사용자책임을 집니다(민법 제756조). 채무불이행으로 구성하면 이들은 시설의 이행보조자가 되어 그 과실이 곧 시설의 과실로 평가됩니다(민법 제391조). 침대 난간이 파손되어 있었거나 바닥·난간·욕실 설비 자체에 하자가 있었다면 공작물책임도 함께 검토합니다(민법 제758조).

두 구성은 소멸시효와 증명의 초점이 다르므로, 실무에서는 사안에 따라 선택하거나 병렬로 주장합니다. 입원 당시 서명한 서약서에 "낙상 등 사고에 대해 병원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더라도, 시설이 부담하는 기본적인 주의의무 자체를 미리 면제하는 약정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그런 서명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형사와 행정 — 업무상과실치사상, 노인학대, 지정취소

돌봄 과정의 과실로 환자가 다치거나 사망했다면 담당자와 관리자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문제 됩니다.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부주의를 넘어 폭행·방임·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면 노인복지법상 노인학대가 됩니다. 노인복지법은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폭행·상해, 성적 학대, 보호·감독을 받는 노인에 대한 유기와 기본적 보호·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 정서적 학대 등을 금지행위로 정하고, 신체에 상해를 입힌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 폭행·성적 학대·방임·정서적 학대 등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장, 노인복지시설의 장과 종사자, 장기요양요원 등은 노인학대 신고의무자이며, 직무상 학대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학대가 의심되면 노인보호전문기관(국번 없이 1577-1389)이나 112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행정 절차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장기요양기관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감독을 받아 지정취소·업무정지 등의 처분 대상이 되고, 요양병원은 의료법과 건강보험 관련 법령에 따른 처분 대상이 됩니다. 이러한 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자료가 민사소송의 유력한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증의 승부처는 '기록'입니다

이런 사건의 결론은 대부분 기록에서 갈립니다. 사고 순간을 본 사람은 없고, 남아 있는 것은 그날의 간호기록과 급여제공기록지뿐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원칙적으로 과실과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피해자 측이 증명해야 합니다. 다만 판례는 의료 영역의 구조적 정보 격차를 고려해, 환자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가 의료상 과실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을 증명하면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완화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요양병원·요양원 사고의 상당수는 고도의 의학적 판단이 아니라 '해야 할 관찰과 조치를 했는가'라는 비교적 평가하기 쉬운 문제여서, 순수한 의료과실 소송보다 다투기 수월한 편입니다.

여기서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기록의 공백입니다. 체위 변경을 했다면 기록이 남아야 하고, 야간 순회를 돌았다면 순회 기록이 있어야 하며, 낙상 위험도를 평가했다면 평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해당 기록이 아예 없거나, 나중에 몰아 쓴 흔적이 있거나, 수정된 정황이 보이면 시설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반대로 보호자로서는 사고 직후 원본 기록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사고 직후 보호자가 해야 할 일

순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초기 며칠이 사건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1. 치료와 전원을 최우선으로 하되, 상태를 기록으로 남깁니다. 상급병원으로 옮겨 정확한 진단(영상검사 포함)을 받고, 상처·욕창·결박 자국 등은 날짜가 확인되도록 사진·동영상으로 촬영해 둡니다. 욕창은 단계와 크기가 드러나게 여러 각도로 남기시는 것이 좋습니다.

  2. 기록을 즉시 청구합니다. 요양병원이라면 의료법에 따라 진료기록부·간호기록·투약기록·영상자료의 사본 발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환자 본인 외에 배우자·직계존비속 등은 법이 정한 서류를 갖추어 청구합니다). 요양원이라면 급여제공기록지, 상태 관찰·투약·식이 기록, 사고보고서, 근무표를 요청합니다. 구두로 요청하지 마시고 서면으로 접수해 접수 사실을 남기시기 바랍니다.

  3. 영상과 목격 진술을 확보합니다. 노인요양시설의 폐쇄회로 영상은 보존 기간이 지나면 사라지므로 즉시 열람·보존을 요청해야 합니다. 같은 병실 환자나 다른 보호자의 진술도 시간이 지나면 얻기 어렵습니다.

  4. 시설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 적습니다. 사고 직후 담당자의 설명은 나중의 해명과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면담 내용을 메모하거나, 본인이 대화 당사자인 자리에서 녹음해 두면 유용합니다.

  5. 기록 변조가 우려되면 증거보전을 신청합니다. 소 제기 전이라도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해 기록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시설이 자료 제공을 미루거나 원본과 다른 출력물을 주는 정황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합니다.

  6. 형사·행정 절차를 함께 검토합니다. 학대나 명백한 방임이 의심되면 형사고소와 함께 노인보호전문기관·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고, 그 조사 자료를 이후 민사에 활용합니다.

  7.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반드시 검토받으시기 바랍니다. 치료비만 부담하겠다며 "이후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조항이 담긴 합의서를 내미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태가 확정되기 전에 서명하면 이후 악화나 사망에 대해 다투기 어려워집니다.

배상 범위와 소멸시효 — 고령 환자 사건의 특수성

배상 항목은 치료비·개호비·장례비 등 적극손해, 일실수입, 위자료로 구성됩니다. 다만 고령 입소자 사건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일실수입이 인정되지 않거나 매우 적습니다. 이미 가동연한을 지난 분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배상액의 중심은 위자료와 실제 지출된 치료비·개호비가 됩니다. 사망 사건이라면 배우자와 자녀 등 유족의 고유 위자료도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둘째, 책임 제한이 폭넓게 이루어집니다. 사고 이전부터 있던 기저질환과 신체 상태(기왕증), 남은 여명, 사고와 결과 사이에 다른 요인이 개입한 정도 등을 고려해 법원이 시설의 책임 비율을 일정 범위로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인정되는 손해액 전부"가 아니라 그중 일부만 배상액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청구가 부당하다는 뜻이 아니라, 처음부터 현실적인 회수 가능액을 전제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편 노인복지시설과 상당수 요양병원은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실제 지급은 보험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초기부터 보험 가입 여부와 담보 범위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소멸시효도 놓치기 쉽습니다. 불법행위로 구성하면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반면 입원·입소계약 위반(채무불이행)으로 구성하면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어 더 긴 기간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사고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사안이라도 구성 방법에 따라 길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기산점부터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입원할 때 '낙상 사고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했습니다.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 서약은 낙상 위험이 있다는 점을 설명받고 이해했다는 확인의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 보통이고, 시설이 마땅히 해야 할 주의의무 자체를 사전에 면제하는 약정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위험을 고지받았다는 사실과, 고지한 그 위험에 대해 실제로 예방조치를 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오히려 위험이 높다고 설명해 놓고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면 그 서약서가 시설에 불리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보호자가 직접 구한 간병인의 실수로 사고가 났습니다. 병원 책임은 전혀 없나요?

간병인 개인에 대한 사용자책임은 다투어질 수 있지만, 병원 자체의 책임은 별개로 남습니다. 병원은 입원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고 위험에 맞는 관리 체계를 갖출 의무가 있으므로, 낙상 고위험 환자에 대한 평가·예방조치·순회를 하지 않았다면 간병인 고용 형태와 무관하게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간병업체를 병원이 소개했거나 간호 인력이 간병인에게 업무를 지시·감독한 정황이 있다면 실질적 지휘·감독 관계를 근거로 사용자책임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고령이시고 지병도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기저질환이 있었다는 사정은 책임을 없애는 사유가 아니라 배상액을 조정하는 사유입니다. 오히려 기저질환과 쇠약이 심할수록 시설에 요구되는 관찰과 예방의 수준은 더 높아진다는 것이 기본적인 시각입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왕증과 여명을 고려한 책임 제한이 이루어지므로, 인정 금액은 젊은 피해자 사건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요양원에서 일어난 사고인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신청하면 되나요?

요양원(노인요양시설)은 의료기관이 아니므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소비자 분쟁조정 절차나 민사소송, 그리고 관할 지방자치단체·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민원·신고를 활용하게 됩니다. 반면 요양병원은 의료기관이므로 중재원 절차를 이용할 수 있고, 사망 사건 등 법이 정한 중대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아도 조정절차가 개시됩니다. 다만 조정을 진행한다고 해서 소멸시효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시효가 임박했다면 소 제기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시설이 진료기록이나 급여제공기록지를 잘 주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요양병원의 진료기록 사본 발급 청구는 의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므로,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관할 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요양원의 기록도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료가 나오지 않거나 변조가 우려된다면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상은 삭제되고 기록은 정리되므로, 미루지 마시고 초기에 움직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요양병원·요양원 사고에서 보호자분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연세가 있으셔서 어쩔 수 없었다"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건을 열어 보면, 낙상 위험도 평가가 아예 없었거나, 체위 변경 기록이 며칠씩 비어 있거나, 연하장애가 확인된 분에게 일반식이 제공되었거나, 근거 없는 결박이 있었던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사실은 기록을 시간순으로 맞추어 보기 전에는 드러나지 않고, 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하기 어려워집니다. 요양병원인지 요양원인지에 따라 물어야 할 의무의 내용도, 자료를 얻는 통로도 달라지므로, 초기 방향 설정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부모님이 시설에서 다치시거나 돌아가셨는데 설명이 납득되지 않으신다면, 또는 시설에서 합의서를 내밀며 서명을 재촉하고 있다면, 서명하시기 전에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어떤 기록을 지금 당장 확보해야 하는지, 어떤 조치가 이루어졌어야 했는지, 형사·행정 절차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유리한 사안인지 판단하는 데에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확보하신 기록과 사고 경위를 바탕으로 책임 구조와 현실적인 대응 방향을 함께 짚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