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5% 상한의 진실 — 신규계약에도 적용될까
2026. 07. 20.
'임대료는 5%까지만 올릴 수 있다'는 말이 모든 계약에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 5% 증액 상한이 계약갱신에는 적용되고 신규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 이유, 그리고 갱신과 재계약을 구별하는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 임대료 5% 상한, 법은 어떻게 정하고 있을까
- 5% 상한이 적용되는 경우 — 갱신과 존속 중 증액
-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갱신'
- 임대차 존속 중의 증액청구
- 5%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 진짜 '신규계약'
- 가장 헷갈리는 지점 — '갱신'과 '합의 신규계약'의 구별
-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 전월세전환율의 제한
- 조례·묵시적 갱신 등 함께 살펴야 할 점
- 자주 묻는 질문
- Q. 2년을 살고 재계약을 하는데 집주인이 임대료를 10% 올려달라고 합니다. 무조건 5%만 내면 되나요?
- Q. 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서 집주인 요구로 5%가 넘는 인상에 합의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이 합의는 유효한가요?
- Q. 아무런 통지 없이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습니다. 집주인이 나중에 임대료를 올릴 수 있나요?
- Q. 이미 5%가 넘는 인상분을 몇 달째 내고 있습니다. 돌려받을 수 있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전세나 월세 계약을 다시 맺을 때가 다가오면, 임차인은 '임대료를 얼마나 올려줘야 하나' 걱정이 앞서고 임대인은 '어디까지 올릴 수 있나' 고민이 생깁니다. 이때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임대료는 5%까지만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5% 상한이 모든 계약에 똑같이 적용된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대단히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한 임대료 5% 증액 상한이 정확히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지, 특히 새로 맺는 '신규계약'에도 적용되는지, 그리고 갱신과 재계약을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임대료 5% 상한, 법은 어떻게 정하고 있을까
임대료 인상의 상한을 정한 근거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입니다. 이 조항은 계약 당사자가 조세·공과금의 증감이나 경제사정의 변동을 이유로 장래를 향해 차임(월세)이나 보증금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증액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비율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 구체적 비율을 정한 것이 같은 법 시행령 제8조로,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의 20분의 1, 즉 5%를 초과하는 증액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규정합니다.
여기에 더해 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다시 증액을 청구하지 못합니다. 한 번 5%를 올렸다면 최소 1년은 추가 인상을 요구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결국 법이 정한 임대료 상한은 '5%'라는 비율과 '1년'이라는 기간, 두 개의 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3억 원의 전세라면 5%인 1,500만 원 한도 안에서만 증액을 요구할 수 있고, 그마저도 지난 증액으로부터 1년이 지나야 합니다.
한 가지 오해를 먼저 풀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5%는 '무조건 5%를 올려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올리더라도 그 범위를 넘지 못한다'는 상한선입니다. 실제 인상 폭은 그 범위 안에서 당사자가 협의해 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5% 상한이 '언제나'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성격의 계약이냐에 따라 적용될 수도,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갱신'과 '신규계약'의 구별이 결정적으로 중요해집니다.
5% 상한이 적용되는 경우 — 갱신과 존속 중 증액
먼저 5% 상한이 분명하게 적용되는 국면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핵심은 '기존 임대차가 그대로 이어지거나 연장되는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갱신'
2020년 7월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부여했습니다(제6조의3).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사이에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은 법이 정한 정당한 사유(임대인 본인이나 직계존비속의 실거주 등)가 없으면 이를 거절하지 못합니다. 이 권리는 원칙적으로 1회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고,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갱신되는 임대차는 원칙적으로 전 임대차와 같은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보되, 차임과 보증금은 제7조의 범위, 즉 5% 안에서만 증감할 수 있습니다. 즉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경우라면 임대인은 5%를 넘겨 인상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5% 룰'의 핵심 무대입니다.
임대차 존속 중의 증액청구
계약기간 도중에 임대인이 조세·공과금의 증가나 경제사정 변동 등을 이유로 차임 인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제7조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때에도 5% 상한과 '증액 후 1년 이내 재증액 금지' 규칙이 함께 작동합니다. 요컨대 계약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조건만 조정하는 국면에서는 5% 상한이 임차인을 보호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제7조는 '증액'만이 아니라 '감액'도 청구할 수 있는 증감청구권입니다. 임차인은 경제사정이 나빠지거나 주변 시세가 크게 내렸을 때 장래를 향해 차임의 감액을 청구할 수 있고, 감액에는 5%와 같은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한 제한은 어디까지나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증액의 한계'라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5%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 진짜 '신규계약'
반대로, 5%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기존 임대차와 단절된 '새로운 계약'입니다. 제7조는 어디까지나 '기존 계약을 전제로 한 증액 청구'를 규율하는 조항이기 때문에, 기존 계약과의 연속성이 끊어진 새 계약에는 그 상한이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법의 구조입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임대차가 적법하게 종료된 뒤 다른 임차인과 맺는 신규계약 — 기존 임차인이 나가고 임대인이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 계약하는 경우입니다. 이전 계약과 아무런 연속성이 없으므로 임대료를 얼마로 정할지는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자유입니다.
당사자가 합의로 종전 계약을 끝내고 다시 맺는 신규계약 — 임대인과 임차인이 기존 계약을 합의로 종료하고, 갱신요구권 행사가 아니라 서로의 자유로운 의사로 새 조건에 합의해 다시 계약하는 경우입니다.
대법원도 이러한 구조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 증액 제한은 임대차계약이 존속하는 중에 당사자 일방이 차임 등의 증감을 청구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임대차가 종료된 뒤 재계약을 하거나 계약 종료 전이라도 당사자의 합의로 차임을 증액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봅니다(대법원 2002다23482 판결의 취지). 다만 이 판례는 2020년 계약갱신요구권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정립된 법리라는 점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즉 '진정한 재계약·합의증액'에는 5% 상한이 없지만,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갱신'이라면 앞서 본 것처럼 5% 상한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을 구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헷갈리는 지점 — '갱신'과 '합의 신규계약'의 구별
실무에서 분쟁이 가장 많이 생기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겉으로는 똑같이 '새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모습이지만, 그 실질이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따른 갱신인지, 아니면 당사자가 자유의사로 합의한 신규계약인지에 따라 5% 상한 적용 여부가 완전히 갈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만기를 앞두고 "이번엔 갱신이 아니라 새로 계약을 쓰는 것이니 시세대로 10% 올리자"며 새 계약서를 내미는 상황을 떠올려 보십시오. 임차인이 그 말에 따라 순순히 서명하면 겉으로는 '자유로운 합의에 의한 신규계약'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임차인이 계속 살기를 원해 갱신을 요구한 것과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겉모습(새 계약서)과 실질(갱신 요구)이 어긋날 때 5% 상한을 둘러싼 다툼이 생깁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5%를 넘겨 올리고 싶으면 "이건 갱신이 아니라 새 계약"이라는 형식을 취하려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임차인 입장에서는 5% 상한의 보호를 받으려면 "나는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어야 합니다. 따라서 임차인이라면 갱신을 원할 때 갱신요구권을 행사한다는 의사를 문자·내용증명 등 증거가 남는 방법으로 명확히 표시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구두로만 오간 대화는 나중에 "합의로 새 계약을 맺은 것"이라는 주장에 취약합니다.
핵심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입니다. 새 계약서를 썼더라도 그 실질이 임차인의 갱신요구권 행사에 따른 갱신이라면, 5%를 초과한 증액 부분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이 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하는 편면적 강행규정(제10조)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임차인은 이미 지급한 초과분을 부당이득으로 반환 청구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진정으로 자유로운 합의에 따른 신규계약이라면 5% 상한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결국 어느 쪽인지는 구체적 정황 — 누가 먼저 어떤 통지를 했는지, 갱신요구권 행사가 있었는지, 계약의 연속성이 있는지 등 — 을 종합해 판단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5% 상한의 적용 여부는 결국 '이 계약이 기존 임대차의 연장·갱신인가, 아니면 그와 단절된 새로운 계약인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합니다. 임차인이 살던 집에 계속 살기 위해 갱신을 요구한 것이라면 형식이 어떻든 5% 상한의 보호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기존 계약을 완전히 정리한 뒤 서로 자유로운 의사로 새 조건에 합의한 것이라면 상한의 적용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사이의 애매한 사안일수록, 통지 문구 하나와 계약 체결 경위가 결론을 좌우하므로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 전월세전환율의 제한
임대료 인상과 함께 자주 문제 되는 것이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입니다. 이때 월세를 무한정 높게 책정할 수 없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는 전월세전환율의 상한을 정하고 있습니다.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에는 다음 두 비율 중 낮은 비율을 넘지 못합니다.
연 10%(대통령령으로 정한 비율)
한국은행이 공시한 기준금리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이율(연 2%)을 더한 비율
예를 들어 기준금리가 연 3%라면 '기준금리 + 2% = 5%'와 '연 10%' 중 낮은 5%가 상한이 됩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내리면 이 상한도 함께 움직입니다. 이 한도를 넘겨 월세를 산정하면 초과 부분의 효력이 문제 될 수 있으므로, 보증금을 월세로 돌리자는 제안을 받았다면 전환 계산이 상한 안에 들어오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조례·묵시적 갱신 등 함께 살펴야 할 점
임대료 상한을 따질 때 추가로 확인할 점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첫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은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 및 특별자치도가 관할 구역의 지역별 임대차 시장 여건을 고려해 증액 비율의 상한을 5%(20분의 1)의 범위에서 더 낮게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습니다. 즉 조례로 상한을 5%보다 높일 수는 없지만 더 낮출 수는 있습니다. 따라서 임대료 인상 폭을 따질 때에는 해당 지역에 별도의 조례가 있는지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묵시적 갱신과의 관계입니다. 임대인이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임차인이 만료 2개월 전까지 서로 아무런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 통지를 하지 않으면,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봅니다(묵시적 갱신). 이때는 '같은 조건'이 원칙이므로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차임을 올릴 수 없습니다. 묵시적 갱신은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와는 별개의 제도로, 갱신요구권 행사 횟수(1회)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셋째, 이 글의 기준은 주택임대차라는 점입니다. 상가 점포의 임대차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라는 별도의 법률이 적용되며, 증액 상한이나 갱신에 관한 세부 기준이 주택과 다를 수 있습니다. 상가 임대차라면 해당 법률을 기준으로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2년을 살고 재계약을 하는데 집주인이 임대료를 10% 올려달라고 합니다. 무조건 5%만 내면 되나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갱신이라면 5%를 넘는 증액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갱신요구권 행사 없이 당사자가 자유롭게 합의해 새로 맺는 신규계약이라면 5% 상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5% 보호를 받고자 한다면 갱신요구권을 행사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서 집주인 요구로 5%가 넘는 인상에 합의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이 합의는 유효한가요?
갱신요구권 행사에 따른 갱신이라면 5%를 초과한 부분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으로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그 자리에서 서명했더라도, 실질이 갱신인 이상 초과분에 대해서는 다툴 여지가 있고, 이미 지급했다면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갱신인지 자유로운 신규계약인지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되므로, 계약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를 잘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아무런 통지 없이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습니다. 집주인이 나중에 임대료를 올릴 수 있나요?
묵시적 갱신은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보므로,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차임을 인상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존속 중 제7조에 따른 증액청구를 할 수는 있는데, 이때에도 5% 상한과 '증액 후 1년 이내 재증액 금지'가 적용됩니다.
Q. 이미 5%가 넘는 인상분을 몇 달째 내고 있습니다. 돌려받을 수 있나요?
그 인상이 5% 상한이 적용되는 갱신 또는 존속 중 증액에 해당한다면, 초과분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으로 보아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신규계약으로 볼 사정이 있는지 등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계약서와 통지 내역 등 증거를 정리해 초기부터 검토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시의 정황을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으니, 인상이 과하다고 느낀 시점에 되도록 빨리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임대료 5% 상한 문제는 '얼마를 올렸는가'라는 숫자보다, 그 계약이 갱신인지 신규계약인지를 어떻게 규명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형식적으로 새 계약서를 썼다는 사실 하나로 5% 상한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모든 재계약에 5% 상한이 적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안마다 통지 시점, 갱신요구권 행사 여부, 계약의 연속성 등 구체적 정황이 다르기 때문에, 초기의 증거 정리와 법리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임대료 인상이나 보증금 반환, 갱신 여부를 두고 다툼이 있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임차인이든 임대인이든, 사실관계를 함께 짚어 가장 합리적인 대응 방향을 찾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