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여러 명이면 처벌이 더 무거워질까? — 경합범 가중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2026. 07. 20.
같은 수법으로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죄는 하나일까요, 여러 개일까요? 피해자가 다수일 때 죄의 개수와 형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피해액 합산과 특경법 적용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 피해자가 여러 명이면 죄도 여러 개가 됩니다
- 여러 개의 죄, 어떻게 하나의 형이 될까 — 죄를 세는 세 가지 방식
- ① 실체적 경합 — 별개의 행위, 별개의 죄
- ② 상상적 경합 —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
- ③ 포괄일죄 — 여러 행위가 하나의 죄로 묶임
- 경합범 가중은 실제로 어떻게 계산될까
- 피해액이 커지면 형이 껑충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 피해자별 피해액은 합산될까
- 어떤 사건에서 피해자가 다수가 될까 — 대표적인 유형
- 흔한 오해 — 합의하면 다 끝난다?
- 다수 피해자 사건, 무엇을 준비할까
- 자주 묻는 질문
- 피해자가 10명이면 형도 10배가 되나요?
- 피해자마다 각각 고소해야 하나요?
- 일부 피해자와만 합의해도 도움이 되나요?
- 이미 다른 사건으로 형을 선고받았는데 새 피해자가 나타나면 어떻게 되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같은 수법으로 여러 사람에게 돈을 받았다면, 처벌은 한 번으로 끝날까요 아니면 피해자 수만큼 무거워질까요. 피해자가 한 명일 때와 여러 명일 때, 법이 사건을 세는 방식과 형을 정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피해 금액이 쌓이면 형법이 아닌 특별법이 적용되어 형이 급격히 무거워지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피해자가 다수인 경제범죄에서 죄가 몇 개로 인정되는지, 피해액은 합쳐지는지, 그리고 형이 얼마나 무거워질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정리합니다.
피해자가 여러 명이면 죄도 여러 개가 됩니다
사기·횡령·배임 같은 경제범죄에서 처벌의 단위는 '피해자'와 '범행'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예컨대 사기죄는 상대를 속여 재산을 받는 범죄이므로, 서로 다른 피해자를 각각 속여 각각 돈을 받았다면 원칙적으로 피해자마다 별개의 사기죄가 하나씩 성립합니다. 피해자가 다섯 명이면 사기죄가 다섯 개 성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각각의 피해자에 대해 속이는 행위와 돈을 넘겨받는 행위가 따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여러 개의 죄를 한꺼번에 재판하는 관계를 형법은 '경합범'(형법 제37조)이라고 부릅니다. 여러 죄가 경합범 관계에 있으면, 법원은 이를 따로따로 가볍게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형으로 묶되 형을 가중하여 선고합니다. 즉 피해자가 많다는 사정은 죄의 개수를 늘리고, 그 개수는 다시 형을 무겁게 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여러 개의 죄, 어떻게 하나의 형이 될까 — 죄를 세는 세 가지 방식
피해자가 여럿이라고 해서 무조건 죄가 그 수만큼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행위의 모습에 따라 죄를 세는 방식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형의 상한도 달라집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① 실체적 경합 — 별개의 행위, 별개의 죄
서로 다른 기회에 서로 다른 피해자를 상대로 각각 범행한 경우입니다. 다수 피해자 사건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각 죄가 독립적으로 성립하여 경합범이 됩니다. 예컨대 서로 다른 세 사람에게 각각 돈을 빌려 갚지 않은 사기 사건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때 형법 제38조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형을 가중할 수 있습니다.
② 상상적 경합 —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
한 번의 행위로 동시에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경우입니다(형법 제40조). 이때는 여러 죄 중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므로, 죄가 여러 개라도 실체적 경합보다 형이 가벼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경제범죄에서 서로 다른 피해자를 따로 속인 경우는 대개 상상적 경합이 아니라 실체적 경합으로 봅니다.
③ 포괄일죄 — 여러 행위가 하나의 죄로 묶임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같은 방법의 범행을 반복한 경우, 전체를 하나의 죄로 보는 것입니다. 다만 피해자가 서로 다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포괄일죄가 아니라 별개의 죄로 보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반대로 같은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돈을 편취하거나 회사 자금을 반복해 횡령한 경우 등은 포괄일죄로 묶여 피해액이 합산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경합범 가중은 실제로 어떻게 계산될까
예를 들어 사기죄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사기죄 여러 개가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으면, 가장 무거운 죄의 상한인 10년에 그 2분의 1을 더해 최대 15년까지 선고할 수 있게 됩니다. 죄의 개수만큼 형을 그대로 곱하지는 않지만, 하나의 죄만 있을 때보다 형의 상한 자체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상한'이며, 실제 선고형은 피해 규모, 피해 회복 정도, 가담 정도 등을 종합한 양형 판단으로 정해집니다.
피해액이 커지면 형이 껑충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건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하 '특경법')입니다. 사기·횡령·배임 등으로 얻은 이득액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형법이 아니라 특경법이 적용되어 법정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이득액 50억 원 이상: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여기에 더해 이득액에 상당하는 벌금을 함께 부과할 수 있어 부담이 큽니다. 또한 법정형의 하한이 높아지는 만큼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는 여지도 크게 좁아집니다. 형법상 사기죄라면 집행유예가 가능한 사건도, 특경법이 적용되면 실형이 불가피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다수 피해자 사건에서는 이득액이 5억 원의 문턱을 넘느냐가 형량을 가르는 결정적인 분기점이 되곤 합니다.
피해자별 피해액은 합산될까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쟁점입니다. 판례는 피해자마다 별개의 사기죄가 성립하여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경우, 특경법 적용을 위한 이득액은 원칙적으로 피해자별로 따로 계산한다고 봅니다. 즉 다섯 명에게 각 1억 원씩 총 5억 원의 피해를 준 경우라도, 곧바로 '이득액 5억 원'으로 보아 특경법을 적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동일한 피해자에 대한 반복 범행이 포괄일죄로 묶이는 경우에는 그 피해액이 합산되어 특경법 기준을 넘길 수 있습니다. 결국 이득액 산정은 죄수 판단과 맞물려 있으므로,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신중히 따져야 합니다.
어떤 사건에서 피해자가 다수가 될까 — 대표적인 유형
피해자가 여럿인 경제범죄는 특정 유형에서 특히 자주 나타납니다. 아래 유형들은 피해자 수와 피해액이 빠르게 불어나 특경법이 문제 되기 쉽습니다.
투자·유사수신 사기: '원금 보장', '고정 수익'을 내세워 다수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으는 유형으로, 피해자가 수십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단계·돌려막기(폰지) 구조: 뒤에 들어온 사람의 돈으로 앞사람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로,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납니다.
부동산·전세 관련 사기: 한 사람이 여러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편취하는 경우로, 세입자마다 별개의 피해가 발생합니다.
보이스피싱·전자금융 범죄: 조직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며, 단순 가담자라도 여러 피해자의 피해에 관여하면 죄가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회사 자금 횡령·배임: 회사 자금을 여러 차례 빼돌린 경우로, 피해자가 회사 하나여도 반복 범행이 포괄일죄로 묶여 피해액이 합산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처럼 피해자가 동일한 반복 범행은 포괄일죄로 합산되는 반면, 피해자가 서로 다른 범행은 각각 별개의 죄로 경합된다는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가늠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흔한 오해 — 합의하면 다 끝난다?
피해자가 여럿인 사건에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을 짚어 봅니다.
"한 명과 합의하면 사건 전체가 해결된다" — 그렇지 않습니다. 피해자마다 별개의 죄가 성립하므로, 합의도 피해자별로 이루어져야 하고 합의하지 않은 부분의 죄책은 그대로 남습니다.
"사기죄는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는다" — 사기죄는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되는 범죄(반의사불벌죄가 아님)입니다. 다만 피해 회복과 합의는 양형에서 매우 중요하게 반영되어 형을 낮추는 핵심 요소가 됩니다.
"피해액만 넘으면 무조건 특경법이다" — 앞서 보았듯 서로 다른 피해자의 피해액은 피해자별로 따지는 것이 원칙이므로, 단순 합산만으로 특경법이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한편 피해자가 많다는 사정 자체는 양형기준상 형을 무겁게 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피해 규모가 크고 피해자가 다수이며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피해자 상당수와 합의하고 피해를 실질적으로 회복했다면, 같은 사건이라도 형이 눈에 띄게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다수 피해자 사건, 무엇을 준비할까
피해자든 피의자든, 사건 초기의 정리와 전략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피해자별로 사실관계를 나누어 정리합니다. 누구에게, 언제, 어떤 명목으로, 얼마를 받았는지 피해자·건별로 표를 만들어 두면 죄수 판단과 이득액 산정의 기초가 됩니다.
이득액과 죄수 관계를 먼저 검토합니다. 실체적 경합인지 포괄일죄인지, 특경법 적용 대상인지에 따라 형량의 폭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초기에 법리 구성을 확정해야 합니다.
합의는 전략적으로 진행합니다. 피해자가 여럿일 때는 한정된 자력으로 어느 피해자와 먼저, 어떤 조건으로 합의할지를 계획적으로 접근해야 양형에 최대한 유리하게 반영됩니다.
피해 회복 노력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변제 내역, 공탁, 사과와 합의 시도 등은 양형 자료가 되므로 객관적 증빙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형사와 민사를 함께 봅니다. 피해자라면 형사고소와 별개로 각 피해에 대한 반환청구·가압류 등 재산 회수 절차를 병행하는 것이 실질적 회복에 유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피해자가 10명이면 형도 10배가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 죄가 경합범 관계에 있어도 형을 단순히 곱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무거운 죄의 형을 기준으로 2분의 1까지 가중하는 방식(형법 제38조)으로 하나의 형을 정합니다. 다만 피해자와 피해액이 많을수록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피해자마다 각각 고소해야 하나요?
사기죄는 친고죄가 아니므로 고소가 처벌의 필수 조건은 아니며, 수사기관이 여러 피해를 하나의 사건으로 병합해 수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각 피해자의 피해 사실이 개별적으로 입증되어야 하므로, 피해자별 증거를 빠짐없이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부 피해자와만 합의해도 도움이 되나요?
도움이 됩니다. 합의한 피해자 부분은 양형에서 유리하게 반영되며, 전체적인 피해 회복 노력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하지 못한 부분의 죄책은 그대로 남는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이미 다른 사건으로 형을 선고받았는데 새 피해자가 나타나면 어떻게 되나요?
이미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죄가 있고 그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저지른 다른 범행이 뒤늦게 드러난 경우에는 '사후적 경합범'으로 처리됩니다. 이때 법원은 앞서 확정된 형과의 균형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고, 경우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 저지른 범행이라면 별개의 사건으로 새로 처벌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피해자가 여러 명인 경제범죄는 '죄가 몇 개로 평가되는가', '피해액이 합산되어 특경법이 적용되는가', '합의를 어떻게 배치하는가'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피해 금액이라도 법리 구성과 초기 대응에 따라 결과가 나뉘는 만큼, 사건 초기의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혼자서 피해자별 피해액과 죄수 관계를 가려내기란 쉽지 않고, 초기 대응의 방향을 잘못 잡으면 되돌리기 어려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수 피해자 사건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피해자든 피의자든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