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을 알리지 않으면 무조건 계약이 해지될까 — 고지의무 위반 해지의 네 가지 기준과 인과관계 항변
2026. 07. 24.
보험사가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을 주장한다고 해서 해지가 곧바로 정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법은 해지 요건을 엄격하게 정해 두었고, 요건 하나만 빠져도 해지는 효력이 없습니다. 해지가 유효하더라도 보험금은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까지 함께 정리했습니다.
목차
- 고지의무 위반이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가
- 무엇이 '중요한 사항'인가 — 청약서 질문표가 출발점입니다
- 해지가 정당하려면 넘어야 할 네 개의 관문
- ① 중요한 사항을 빠뜨렸거나 사실과 다르게 알렸을 것
- ②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을 것
- ③ 보험사가 몰랐고, 모른 데 중대한 과실도 없을 것
- ④ 제척기간 안에 해지할 것 — 안 날부터 1개월, 계약일부터 3년
- 약관은 법보다 더 두텁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 해지되더라도 보험금은 받을 수 있습니다 — 인과관계라는 마지막 방어선
- 해지·취소·무효 — 이름이 다르면 돌려받는 돈도 달라집니다
- 계약 후 알릴 의무(위험변경·증가 통지)와는 구별해야 합니다
- 해지 통보를 받았다면 — 순서대로 확인할 것들
- 자주 묻는 질문
- 설계사에게 분명히 말했는데도 고지의무 위반인가요?
- 계약한 지 3년이 지났으면 무조건 해지할 수 없나요?
- 병이 있는지 몰랐는데도 위반이 되나요?
- 이미 받은 보험금까지 돌려줘야 하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보험금을 청구했더니 "계약 전 알릴 의무(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도 지급할 수 없다는 통보서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년간 성실히 보험료를 냈는데 정작 필요한 순간에 계약 자체가 없던 일이 되어 버리는 셈이라 충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주장한다고 해서 해지가 곧바로 정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해지의 요건을 상당히 엄격하게 정해 두었고, 네 가지 요건 중 하나만 무너져도 해지는 효력이 없습니다. 더 나아가 해지가 유효하더라도 보험금은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따로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고지의무 위반 해지의 정당성을 가르는 기준과, 통보를 받은 뒤 실제로 무엇을 확인하고 어떻게 다투어야 하는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고지의무 위반이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가
상법 제651조는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약관에서는 이를 '계약 전 알릴 의무'라고 부릅니다.
이런 제도가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보험은 위험을 사고파는 계약인데, 그 위험에 관한 정보는 거의 전부 가입자 쪽에 있습니다. 보험사는 가입자가 알려 준 내용을 믿고 인수 여부와 보험료를 결정할 수밖에 없으므로, 법은 가입자에게 스스로 신고할 의무를 지우고 이를 어겼을 때 계약에서 벗어날 권한을 보험사에 준 것입니다.
몇 가지를 먼저 정리해 두겠습니다. 첫째, 의무를 지는 시점은 '보험계약 당시', 즉 청약할 때부터 보험사가 승낙하여 계약이 성립할 때까지입니다. 청약서를 낸 뒤 승낙 전에 새로 진단을 받았다면 그 사실도 알려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둘째, 의무자는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입니다.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사람이라면 각자 의무를 부담하고, 보험수익자는 원칙적으로 고지의무자가 아닙니다. 셋째, 위반의 효과는 '무효'가 아니라 '해지'입니다. 해지는 장래를 향해서만 효력이 있으므로 계약은 해지 시점부터 끝나고, 해지환급금이 남아 있으면 지급받게 됩니다.
무엇이 '중요한 사항'인가 — 청약서 질문표가 출발점입니다
모든 사실을 다 알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요구하는 것은 '중요한 사항'인데, 판례는 이를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같은 조건으로는 체결하지 않았으리라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사실이라는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 판단의 출발점은 청약서에 붙어 있는 질문표입니다. 상법 제651조의2는 "보험자가 서면으로 질문한 사항은 중요한 사항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병·상해보험의 질문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항목을 묻습니다.
최근 3개월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검사를 통해 진단·입원·수술·투약 등 의료행위를 받은 사실
최근 1년 이내에 추가검사(재검사)를 받은 사실
최근 5년 이내에 입원·수술을 받았거나, 계속하여 7일 이상 치료 또는 30일 이상 투약을 받은 사실
최근 5년 이내에 암·고혈압·당뇨병·뇌졸중·심근경색·간경화 등 특정 질병으로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사실
직업과 직무, 운전 여부와 운전 차종, 위험이 높은 취미(스킨스쿠버·행글라이딩·암벽등반 등)
흡연과 음주 여부, 해외 위험지역 출국 계획 등
다만 '추정'이라는 말에 주목해야 합니다. 추정은 반대 증명으로 뒤집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질문표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중요한 사항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항이 실제로는 인수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었다면 중요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질문표에 없는 사항은 실무상 중요성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예컨대 다른 보험사에 이미 여러 건 가입해 두었다는 사실은,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에서는 원칙적으로 고지의무의 대상인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해지가 정당하려면 넘어야 할 네 개의 관문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려면 아래 네 가지가 모두 갖추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이 요건들의 증명책임이 전부 보험사에 있다는 것입니다.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뿐 아니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는 점까지 보험사가 증명하지 못하면 해지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가입자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 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① 중요한 사항을 빠뜨렸거나 사실과 다르게 알렸을 것
객관적 요건입니다. 여기서는 "어느 문항의, 어떤 사실을, 어떻게 알리지 않았는지"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다툼이 되는 지점은 대개 문언 해석입니다. 진단명 없이 증상만으로 몇 차례 내원한 것이 '치료'인지, 물리치료 횟수가 '계속하여 7일 이상 치료'에 해당하는지, 건강검진에서 경계 수치가 나와 '추적 관찰' 안내를 받은 것이 '추가검사'인지, 처방일수를 합산하면 30일이 넘는지 같은 문제입니다. 보험사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급여내역만 보고 위반을 통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내역상 상병코드가 실제 진단과 다르게 기재되어 있는 사례도 드물지 않습니다.
②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을 것
주관적 요건이며, 실제로 해지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고의는 중요한 사항임을 알면서 알리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경우이고, 중대한 과실은 알려야 할 사실 자체는 알고 있었으면서 현저한 부주의로 그 중요성을 잘못 판단했거나 고지 대상임을 몰랐던 경우를 말한다는 것이 판례의 기준입니다.
따라서 애초에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고지의무 위반이 아닙니다. 검사만 받고 결과를 통보받지 못한 경우, 의사로부터 "괜찮다, 지켜보자"는 말만 들어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한 경우, 회사 단체검진 결과지를 받았으나 수치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청약 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도 중요합니다. 설계사가 질문 문항을 읽어 주지 않고 스스로 체크한 뒤 서명란만 내밀었다거나, 태블릿 화면을 빠르게 넘기며 형식적으로 진행했다면 가입자에게 중대한 과실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됩니다.
③ 보험사가 몰랐고, 모른 데 중대한 과실도 없을 것
상법 제651조 단서는 "보험자가 계약 당시에 그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때"에는 해지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놓치기 쉬운 방어 논리입니다. 청약서에 해당 병력이 기재되어 있었는데도 심사에서 그냥 통과시킨 경우, 계약 전 건강진단을 실시했고 그 결과지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사항인 경우, 같은 보험사의 다른 계약을 통해 이미 파악하고 있던 사항인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심사를 소홀히 해 놓고 사고가 난 뒤에야 문제 삼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④ 제척기간 안에 해지할 것 — 안 날부터 1개월, 계약일부터 3년
해지권에는 기한이 있습니다. 보험사는 위반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이내, 그리고 계약을 체결한 날부터 3년 이내에만 해지할 수 있습니다. 두 기간 중 어느 하나라도 지나면 해지권 자체가 소멸합니다.
'안 날'은 조사에 착수한 날이 아니라 위반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된 날입니다. 보험사가 의료기록을 확보해 미고지 사실을 확인한 시점부터 1개월이 흐르므로, 조사 결과를 받아 두고 몇 달간 협의만 하다가 뒤늦게 해지를 통보했다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3년은 계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한 절대적인 기간입니다. 실효된 계약을 부활(효력회복)시킨 경우에는 부활 시점을 기준으로 기간이 다시 계산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실무이므로, 부활 이력이 있다면 반드시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약관은 법보다 더 두텁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상법의 요건을 넘겼더라도 끝이 아닙니다. 질병·상해보험 및 생명보험 표준약관은 상법보다 가입자에게 유리한 해지 제한을 추가로 두고 있습니다. 통상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없습니다.
보험사가 계약 당시에 그 사실을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때 (상법은 '중대한 과실'을 요구하지만 약관은 단순 과실로 완화되어 있습니다)
보험사가 위반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이 지났을 때
보장이 개시된 뒤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않고 2년(진단계약의 질병에 관하여는 1년)이 지났을 때
계약을 체결한 날부터 3년이 지났을 때
건강진단을 거쳐 승낙한 계약에서, 진단서 사본에 기재되어 있는 사항으로 보험금 지급사유 없이 일정 기간이 지났을 때
보험을 모집한 자가 고지할 기회를 주지 않았거나, 사실대로 고지하는 것을 방해했거나, 부실한 고지를 권유했을 때
마지막 항목이 현장에서 가장 자주 쓰입니다. "그건 안 적어도 된다", "3년 지나면 어차피 다 나온다", "적으면 가입이 안 되니 비워 두자"는 말을 듣고 그대로 따랐다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약관은 모집자의 그런 행위가 없었더라도 가입자가 어차피 사실대로 알리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설계사의 개입 정황을 구체적으로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보험설계사에게는 원칙적으로 고지를 받을 권한(고지수령권)이 없다는 것이 판례입니다. 설계사에게 구두로 병력을 말했다는 사정만으로 보험사에 고지한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다툼의 방향은 "고지했다"가 아니라 위 약관 조항에 따른 해지 제한, 그리고 보험업법 제102조에 따라 모집을 위탁한 보험회사가 설계사의 행위로 가입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논리로 구성하게 됩니다. 표준약관은 시기별로 개정되어 왔으므로, 반드시 본인이 가입한 계약의 약관 원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해지되더라도 보험금은 받을 수 있습니다 — 인과관계라는 마지막 방어선
여기서부터가 많은 분이 모르고 지나치는 부분입니다. 상법 제655조는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면 보험금 지급책임이 없고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면서, 단서에서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음이 증명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계약 해지가 유효한지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지는 별개의 판단입니다. 판례도 인과관계가 없음이 증명되면 계약을 해지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되 이미 발생한 보험사고에 대한 보험금은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고 있습니다. 계약은 장래를 향해 끝나지만, 청구한 보험금은 받아 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 투약 사실을 알리지 않았는데 이번 청구가 교통사고로 인한 골절 치료비라면, 미고지 사실과 사고 사이에 의학적 관련성을 찾기 어렵습니다. 위장질환으로 통원한 이력을 빠뜨렸는데 계단에서 넘어져 다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척추 치료 이력을 알리지 않고 같은 부위의 디스크로 보험금을 청구했다면 인과관계를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이 항변에서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의 증명책임은 가입자 쪽에 있습니다. 따라서 막연히 "관계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진료기록과 주치의 소견서 등 의학적 자료로 미고지 질환이 이번 사고나 질병의 발생·확대에 기여하지 않았음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보험사의 통보서에 '해지'와 '보험금 부지급'이 한 장에 함께 적혀 있더라도, 이 항변만으로 보험금을 받아 내는 결론이 실제로 가능합니다.
해지·취소·무효 — 이름이 다르면 돌려받는 돈도 달라집니다
보험사가 계약에서 벗어나려 할 때 쓰는 법적 수단은 하나가 아닙니다. 어떤 이름으로 통보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반드시 구별해야 합니다.
해지는 장래를 향해 계약을 끝내는 것으로, 그때까지의 계약은 유효했던 것이 됩니다. 해지환급금이 있으면 지급받습니다. 고지의무 위반의 원칙적인 효과가 바로 이것이며, 셋 중 가입자에게 가장 부담이 적습니다.
취소는 계약을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만듭니다. 대리진단을 세우거나 진단서를 위조한 경우, 이미 확정된 진단을 숨기고 가입한 경우처럼 적극적인 기망이 있으면 보험사는 민법 제110조의 사기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고, 약관에도 일정 기간 내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이 따로 있습니다. 판례는 보험사가 상법상 해지권과 별도로 민법상 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무효는 가장 무거운 결론입니다. 여러 보험사에 단기간 집중적으로 가입한 뒤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이 인정되면 민법 제103조에 따라 계약 자체가 반사회질서 행위로 무효가 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납입한 보험료의 반환마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을 기억해야 합니다.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상법 제662조에 따라 3년입니다. 부지급 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시효 진행이 멈추지 않으므로, 억울하다고 생각하면서 몇 년을 흘려보내면 다툴 권리 자체가 사라집니다.
계약 후 알릴 의무(위험변경·증가 통지)와는 구별해야 합니다
가입 이후에 사정이 바뀐 경우는 근거 조문부터 다릅니다. 상법 제652조는 보험기간 중 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 없이 통지하도록 하고, 이를 게을리하면 보험사가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내에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직업이나 직무의 변경, 이륜자동차의 계속적 사용, 위험한 취미 활동의 시작이 대표적입니다. 상법 제653조는 가입자 측의 고의·중과실로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 경우 보험료 증액 청구 또는 해지를 인정합니다.
실무에서는 직업 변경을 알리지 않은 사안에서 계약이 통째로 해지되기보다, 변경 전후의 위험 등급에 따른 보험료 비율만큼 보험금을 삭감해 지급하도록 정한 약관 조항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험사가 계약 전 고지의무와 계약 후 통지의무의 근거를 혼동해 통보하는 사례도 있으므로, 통보서가 어느 조문과 어느 약관 조항에 기대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해지 통보를 받았다면 — 순서대로 확인할 것들
통보서의 법적 성격과 근거를 특정합니다. 해지인지 취소인지 무효 주장인지, 상법 몇 조와 약관 몇 조에 근거한 것인지, 위반했다는 고지사항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보험사가 그 사실을 안 시점이 언제인지를 확인합니다. 통보서에 드러나 있지 않다면 서면으로 회신을 요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근거가 특정되어야 반박도 가능합니다.
청약 당시 자료를 원본으로 확보합니다. 청약서와 질문표(자필 서명인지, 체크 표시를 누가 했는지 확인), 상품설명서, 계약 체결 후 진행된 완전판매 모니터링 통화의 녹취, 설계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신저 대화가 핵심입니다. 특히 모니터링 통화에서 질문 자체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유리한 자료가 됩니다.
의료 자료를 스스로 먼저 확인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급여내역과 병원 진료기록 사본을 직접 발급받아, 보험사가 근거로 삼은 기록이 실제로 질문표 문항에 해당하는지 대조합니다. 진료일자와 청약일의 선후, 상병코드와 실제 진단의 일치 여부를 이 단계에서 잡아냅니다.
제척기간과 약관상 해지 제한을 점검합니다. 계약일부터 3년, 보장개시 후 무사고 2년, 안 날부터 1개월이 지났는지 확인합니다. 기간 도과가 확인되면 그 자체로 해지는 무력화됩니다.
인과관계 항변이 가능한지 검토합니다. 알리지 않은 사실과 이번 사고·질병 사이에 의학적 관련성이 없다면, 계약 해지와 별개로 보험금은 받을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주치의 소견서를 확보합니다.
의료자문 동의와 개인정보 제공 동의는 범위를 확인한 뒤 결정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기간·병원·질환을 특정하지 않은 포괄적 동의서를 요구받는 경우가 있는데, 서명 전에 범위를 확인하고 필요한 만큼으로 한정할 수 있습니다.
분쟁 절차를 선택합니다.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방법과 보험금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은 2천만 원 이하의 소액분쟁에 관하여 조정절차가 개시되면 보험사가 조정안을 받기 전에 먼저 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보험사가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먼저 제기해 오는 경우도 많은데, 소장을 받고 대응하지 않으면 불리한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므로 기한 내 대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조사 담당자가 방문해 "가입할 때 그 병 알고 계셨죠"라는 취지의 문답서나 확인서에 서명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서면은 나중에 고의·중대한 과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로 쓰입니다.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 내용에 그 자리에서 서명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설계사에게 분명히 말했는데도 고지의무 위반인가요?
판례는 보험설계사에게 고지를 수령할 권한이 없다고 보므로, 구두로 말했다는 사정만으로 보험사에 고지한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표준약관은 모집자가 고지할 기회를 주지 않았거나 사실대로 고지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부실고지를 권유한 경우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고, 보험업법도 모집을 위탁한 보험회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설계사와의 대화 내용, 청약서를 누가 작성했는지, 문항을 읽어 주었는지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이 됩니다.
계약한 지 3년이 지났으면 무조건 해지할 수 없나요?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해지권은 계약 체결일부터 3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다만 이 기간은 고지의무 위반에 관한 것이고, 사기를 이유로 한 취소나 보험금 부정취득 목적에 따른 무효 주장은 별개의 기간이 적용됩니다. 또한 실효 후 부활한 계약은 부활 시점을 기준으로 다시 계산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실무이므로, "3년만 지나면 안전하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병이 있는지 몰랐는데도 위반이 되나요?
원칙적으로 위반이 아닙니다. 고지의무 위반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을 요건으로 하고, 중대한 과실도 '알려야 할 사실 자체는 알고 있었을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검사만 받고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거나, 의사로부터 특별한 설명 없이 경과관찰만 안내받은 경우라면 인식 자체가 없었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인식이 있었다는 점은 보험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이미 받은 보험금까지 돌려줘야 하나요?
상법 제655조 본문에 따르면 해지 시 보험사는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조 단서에 따라 알리지 않은 사실이 그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이 증명되면 보험금 지급책임이 인정되므로, 그 부분은 반환 대상이 아닙니다. 반환 요구를 받았더라도 사고별로 인과관계를 나누어 검토하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편 해지 자체는 장래를 향해서만 효력이 있으므로, 그때까지 낸 보험료를 돌려받지는 못하더라도 해지 시점의 해지환급금은 지급받습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고지의무 분쟁의 결론을 가르는 것은 "무엇을 알리지 않았는가"가 아닙니다. 보험사가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증명했는가, 제척기간과 약관상 해지 제한에 걸리지 않는가, 그리고 알리지 않은 사실이 이번 사고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가입니다. 보험사가 보내는 통보서 한 장에는 이런 판단 과정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요양급여내역 몇 줄을 근거로 위반이 단정되어 있을 뿐이고, 그 기록이 질문표 문항에 정말 해당하는지, 가입자가 그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심사 단계에서 보험사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닌지는 검토된 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청약서와 진료기록을 나란히 놓고 대조해 보면 다툴 지점이 남아 있는 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계약 해지와 보험금 부지급을 함께 통보받으셨거나, 조사 담당자로부터 확인서 서명을 요구받고 계시거나, 보험사로부터 채무부존재확인 소장을 받으셨다면 시간이 중요합니다. 서명 한 장이 고의를 인정하는 자료가 되기도 하고, 보험금청구권의 3년 시효나 소송 대응 기한을 넘기면 되돌릴 수 없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통보서의 근거와 청약 당시 자료, 진료기록을 함께 짚어 실제로 다툴 수 있는 지점과 현실적인 대응 방향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