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 직원이 회삿돈을 빼돌렸다면 — 수법별 업무상횡령 실무와 회사·직원 양측의 대응
2026. 07. 30.
경리·회계 담당 직원의 자금 유용은 현금매출 누락, 유령업체 송금, 급여 부풀리기, 법인카드·현금영수증 이중처리, 거래처 입금 돌려막기처럼 수법이 정해져 있고, 수법에 따라 죄명과 이득액 산정이 달라집니다. 각 유형이 업무상횡령(형법 제356조)인지 컴퓨터등사용사기·사기·문서죄와 결합하는지, 수년간의 소액이 합산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로 넘어가는 구조, "대표 지시였다"·"가지급금이었다"는 항변의 한계를 정리했습니다. 회사가 계좌·전표·거래처 대조로 금액을 입증하는 방법과 자백 강요·감금처럼 오히려 회사가 형사문제를 떠안는 선, 직원 측이 금액 산정을 다투는 초기 대응까지 양쪽 관점에서 다룹니다.
목차
- 경리·회계 담당 직원의 횡령은 왜 따로 봐야 하는가 — 보관자 지위와 위탁관계
- 한 번의 결단이 아니라 수년의 반복입니다
- 회사 계좌를 다루는 직원은 왜 '보관자'가 되는가
- 결재권이 없는 실무자도 보관자가 되는가
- 위탁관계가 없으면 죄명 자체가 달라집니다
- 수법 ① 현금매출 누락과 착복 — 장부에 오르지 않은 돈
-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 "회사 돈이 되기 전의 돈이니 횡령이 아니다"라는 항변
- 세무 문제가 함께 따라옵니다
- 수법 ② 가공 거래처·유령업체 송금과 계좌번호 바꿔치기
- 가장 금액이 커지는 유형입니다
- 업무상횡령인가 컴퓨터등사용사기인가
- 문서죄가 함께 붙는 경우와 붙지 않는 경우
- 가공 거래는 세금계산서 문제로 번집니다
- 수법 ③·④ 인건비와 경비를 부풀리는 방식 — 급여·유령직원·법인카드·현금영수증
- 자기 급여·상여를 임의로 올리는 방식
- 유령직원과 퇴사자 계정 유지
- 법인카드 사적 사용과 경비 이중정산
- 이 유형에서 죄명이 갈리는 기준
- 수법 ⑤·⑥·⑦ 돌려막기, 세금·공과금 납부액 부풀리기, 재고·물품 유출
- 거래처 입금을 늦춰 구멍을 메우는 방식
- "결국 다 채워 넣었습니다"라는 주장이 통하지 않는 이유
- 세금·공과금 납부액을 부풀리는 방식
- 재고·물품 유출 — 횡령인가 절도인가
- 무슨 죄로 기소되는가 — 업무상횡령과 인접 범죄의 경계
- 세 가지 질문으로 죄명이 정리됩니다
- 공범 관계 — 대표·거래처·가족이 함께 문제 되는 경우
- 미수와 반환 거부
- 포괄일죄와 이득액 합산 — 소액 반복이 특경법 사건이 되는 구조
- 수백 번의 인출이 하나의 죄로 묶입니다
- 합산액이 5억 원을 넘으면 적용 법률이 바뀝니다
- 공소시효도 포괄일죄를 따라갑니다
- 양형은 이득액 구간과 피해회복으로 갈립니다
- "대표가 시켰다", "가지급금이었다", "돌려놓을 생각이었다" — 불법영득의사 항변의 한계
- 불법영득의사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 "회사가 준 돈으로 알았다" — 승인의 존재를 다투는 항변
- "대표 지시였다" — 지시가 있어도 남는 문제
- "가지급금이었다", "정산할 채권이 있었다", "돌려놓았다"
- 회사가 확인하고 입증하는 방법, 그리고 넘지 말아야 할 선
- 무엇을 대조하면 드러나는가
- 감사와 디지털 포렌식을 언제 쓰는가
- 추궁 과정에서 회사가 오히려 형사 피의자가 되는 선
- 회사가 실제로 해야 하는 순서
- 합의·변제와 처분의 갈림, 근로관계 정리, 직원 측 초기 대응
- 피해회복 정도가 처분을 가릅니다
- 합의서에 무엇을 적어야 하는가
- 근로관계 종료와 손해배상·구상
- 직원 측 초기 대응 — 금액, 자료, 진술의 순서
- 흔히 하는 오해 — 이것부터 바로잡으세요
- 자주 묻는 질문
- 4년 동안 매달 조금씩 가져간 금액이 합쳐서 6억 원쯤 됩니다. 정말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 대표 지시로 이체만 한 직원인데 저도 처벌될 수 있나요?
- 회사가 제시한 횡령액이 제가 아는 금액의 세 배가 넘습니다. 어떻게 다투어야 하나요?
- 회사가 사무실에 붙잡아 두고 각서를 쓰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직원이 잠적했습니다. 회사는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 이미 퇴사한 직원의 횡령을 지금 발견했습니다. 처벌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을까요?
- 거래처 계좌번호를 제 계좌로 바꿔 송금받았다면 어떤 죄가 되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이 유형의 상담은 두 방향에서 들어옵니다. 회사 쪽에서는 "10년을 믿고 자금을 맡긴 경리 직원이었는데, 세무 대리인이 장부가 맞지 않는다고 해서 계좌를 열어 보니 이상한 송금이 계속 있었다"는 말로 시작합니다. 직원 쪽에서는 "처음엔 몇십만 원이었습니다. 다음 달에 채워 넣을 생각이었는데 몇 년이 지났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같은 사건의 양면인데, 두 사람이 말하는 금액이 몇 배씩 차이 나는 것이 이 유형의 첫 번째 특징입니다.
경리·회계 담당자의 자금 유용은 대표이사가 회삿돈을 쓴 사건과 성격이 다릅니다. 대표 사건은 "그 돈을 쓸 권한이 있었는가"라는 하나의 쟁점으로 수렴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무 담당자 사건은 수법이 정해져 있고 수법마다 죄명과 금액 산정 방식이 달라집니다. 현금 매출을 회사에 넣지 않은 경우, 유령업체로 송금한 경우, 자기 급여를 몰래 올린 경우, 거래처 입금을 늦춰 구멍을 메운 경우는 겉보기에 모두 '회삿돈 유용'이지만 죄명도 이득액도 방어의 초점도 다릅니다.
업무상횡령의 성립요건 총론은 「회삿돈에 손대면 업무상횡령일까?」에서 다루었으므로, 이 글에서는 실무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일곱 가지 수법을 나누어 각 유형의 죄명이 어디에서 갈리는지, 수년간의 소액이 어떤 구조로 합산되어 특별법 사건이 되는지, 직원 측 항변이 어디에서 한계를 만나는지를 정리합니다. 동시에 회사가 금액을 확인하고 입증하는 방법과, 추궁 과정에서 회사가 오히려 형사 피의자가 되는 선까지 함께 보겠습니다.
경리·회계 담당 직원의 횡령은 왜 따로 봐야 하는가 — 보관자 지위와 위탁관계
한 번의 결단이 아니라 수년의 반복입니다
대표나 임원의 횡령은 비교적 큰 금액이 특정 시점에 움직입니다. 반면 경리 담당자의 유용은 월 단위로 반복되는 업무 흐름 안에 숨어 있습니다. 매달 지출결의서를 쓰고 급여를 이체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반복 안에서 한 줄씩 조작되기 때문입니다. 발각 시점에는 이미 3년, 5년, 때로는 10년이 지나 있고, 개별 금액은 수십만 원인데 합계는 수억 원에 이르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 구조가 사건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기간이 길어 오래된 전표는 폐기되고 회계 프로그램은 교체되어 자료가 불완전합니다. 그래서 회사는 설명되지 않는 출금을 전부 합산하려 하고 직원은 정상 지출과 인정 범위를 구분하려 하므로, 금액 산정 자체가 최대 쟁점이 됩니다. 그리고 합산액이 일정 선을 넘는 순간 법정형에 하한이 있는 특별법 사건으로 넘어갑니다. 이 유형에서 "했는지"보다 "얼마인지"가 결과를 더 크게 좌우하는 이유입니다.
회사 계좌를 다루는 직원은 왜 '보관자'가 되는가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경우를 횡령죄로 정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제356조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그 죄를 범한 경우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합니다. 경리·회계 담당자는 회사 자금 관리를 계속적으로 담당하므로, 성립한다면 거의 예외 없이 업무상횡령으로 의율됩니다.
첫 관문은 '보관자 지위'입니다. 통장 명의자는 회사이고 직원이 돈을 물리적으로 쥐고 있는 것도 아닌데 보관자가 되는 이유는, 판례가 재물의 보관을 물리적 소지에 한정하지 않고 사실상·법률상 지배력이 있는 상태로 넓게 보기 때문입니다. 통장과 인감을 관리하고 인터넷뱅킹 계정과 보안매체를 보유하며 스스로 이체를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예금을 사실상 지배·처분할 수 있는 지위에 있습니다.
또한 보관자 지위는 위탁관계에 기초해야 하지만, 판례는 그 위탁관계가 명시적 계약이나 사규에 근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의 관계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근로계약서에 자금관리 업무가 적혀 있지 않아도 실제로 몇 년간 자금 집행을 담당해 왔다면 인정됩니다. 소규모 회사에서 "저는 정식 자금담당자가 아니었습니다"라는 항변이 잘 통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결재권이 없는 실무자도 보관자가 되는가
지출을 최종 승인하는 사람은 대표이고 직원은 승인된 내용대로 이체 버튼만 눌렀다면 어떨까요. 판단의 갈림길은 "승인 없이도 돈을 움직일 수 있었는가"입니다. 대표의 승인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고 직원이 그 범위를 벗어날 수 없는 구조라면 보관자성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대표가 확인하지 않고 도장을 맡겨 두었거나 직원이 보안카드·인증서를 단독 보관하며 승인 절차를 사후에 형식적으로 맞추어 왔다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방어 단계에서 결재 라인의 실제 운용 방식을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의미를 갖습니다.
다만 보관자성이 부정되는 것이 늘 유리하지는 않습니다. 보관자가 아닌 사람이 권한 없이 회사 계좌에서 돈을 빼냈다면 컴퓨터등사용사기(형법 제347조의2)가 문제 되고, 이 죄의 법정형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죄명이 바뀌어도 처벌 수준이 크게 낮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죄명 다툼은 금액 산정과 양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함께 계산해 선택해야 합니다.
위탁관계가 없으면 죄명 자체가 달라집니다
보관과 위탁이라는 두 요소는 죄명을 나누는 기준으로 작동합니다. 이후 수법별 설명의 전제가 되므로 세 가지 경계를 미리 정리해 둡니다.
위탁에 따라 점유하는 재물을 빼돌린 경우 — 업무상횡령입니다. 자금 담당자가 관리하는 계좌의 돈, 창고 담당자가 보관하는 물품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타인이 점유하는 재물을 몰래 가져간 경우 — 절도(형법 제329조,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자금 관리 권한이 없는 직원이 금고에서 현금을 꺼내 갔다면 절도로 봅니다.
속여서 회사로부터 돈을 받아 낸 경우 — 사기(형법 제347조)입니다. 자기 지출이 아닌 영수증으로 경비를 청구해 결재권자를 속이고 돈을 받아 냈다면, 본인이 직접 지급 처리한 것이 아닌 한 사기의 구조에 가깝습니다.
수법 ① 현금매출 누락과 착복 — 장부에 오르지 않은 돈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현금 거래 비중이 있는 업종에서 가장 오래된 유형입니다. 손님이 현금으로 낸 대금이나 거래처가 현금으로 준 수금액을 회사 계좌에 입금하지 않고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변형도 다양합니다. 포스 단말기에서 결제를 취소 처리하거나 매출을 미등록으로 남기는 방식,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아 매출 자체를 없는 것으로 만드는 방식, 일부만 입금하고 나머지를 시재 부족으로 처리하는 방식, 두 개의 장부를 만들어 내부용에는 축소된 금액을 적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 유형은 발각이 늦습니다. 애초에 회사 시스템에 기록이 생기지 않아 회계자료 안에서는 흔적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확인하려면 장부가 아니라 거래처 측 자료, 주문·배송 기록, 재고 흐름, 카드매출과 현금매출의 비율 변화 같은 간접 자료로 접근해야 합니다.
"회사 돈이 되기 전의 돈이니 횡령이 아니다"라는 항변
회사 계좌에 들어온 적이 없으니 회사 재물이 아니라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판례는 타인을 위하여 금전을 수령한 사람은 그 금전을 위탁 취지에 따라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봅니다. 회사를 위해 대금을 받을 권한을 부여받아 받은 돈이라면 받은 순간부터 회사에 귀속되어야 하는 돈이고, 직원은 그 보관자가 됩니다. 계좌를 경유했는지는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따라서 실제로 다툴 지점은 성립 여부보다 수령 권한의 범위와 금액입니다. 애초에 대금 수령 권한이 없는 사람이 손님에게 돈을 받아 가로챈 것이라면 회사에 대한 횡령이 아닌 다른 구성이 문제 될 수 있고, 현금 시재를 여러 사람이 함께 다루는 구조였다면 특정인의 착복액을 개별적으로 확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세무 문제가 함께 따라옵니다
매출이 신고에서 빠져 있었다면 회사에는 법인세·부가가치세 과소신고에 따른 세액 추징과 가산세 문제가 발생합니다. "직원이 빼돌린 것이고 회사는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세무상 부담이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고소를 결정할 때는 세무 리스크를 함께 점검해 형사·세무·민사의 순서를 한 번에 정해야 합니다. 직원 입장에서도 회사가 세무 문제를 축소하려는 국면에서는 자신에게 전가되는 금액이 부풀려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수법 ② 가공 거래처·유령업체 송금과 계좌번호 바꿔치기
가장 금액이 커지는 유형입니다
구조는 단순합니다. 존재하지 않는 거래처를 만들어 그 명의의 계좌(본인·가족·지인 명의)로 대금을 송금하고, 회계상으로는 정상적인 매입이나 용역비로 처리합니다. 자문료, 운송비, 소모품비, 외주 인건비처럼 실물 확인이 어려운 계정이 주로 이용됩니다. 매달 몇백만 원 규모로 반복되면 몇 년 만에 수억 원대가 됩니다.
변형으로 실재하는 거래처의 계좌번호만 자기 계좌로 바꾸어 두는 방식이 있습니다. 거래처가 "돈이 안 들어왔다"고 연락할 때까지 발각되지 않는데, 담당자가 그 연락까지 직접 받는 위치라면 "이달 입금이 늦어진다"고 응대하며 시간을 벌 수 있어 장기화됩니다. 실제 거래에 금액만 부풀려 송금하고 차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도 있으며, 이때 거래처 담당자가 관여하면 배임수증재 문제까지 겹칠 수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인가 컴퓨터등사용사기인가
기준은 이체 권한이 있었는지입니다. 자금 집행 권한을 부여받아 회사 계좌를 관리하는 사람이 그 권한을 남용해 자기 지배 계좌로 송금했다면, 위탁받아 보관하는 자금의 임의 처분이므로 업무상횡령입니다. 반면 이체 권한이 없는 사람이 대표의 아이디와 보안매체를 몰래 이용해 이체했다면 정보처리장치에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이 되어 컴퓨터등사용사기의 구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판례는 예금주가 아닌 사람이 권한 없이 타인 명의 인터넷뱅킹으로 자금을 이체한 사안에서 이 죄의 성립을 인정해 왔습니다.
일정 금액 이하만 단독 집행할 권한이 있었는데 한도를 넘겨 이체한 경우, 승인 절차를 우회해 실행한 경우처럼 경계에 있는 사안도 있습니다. 이때는 권한의 외연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고, 실무에서 두 죄가 함께 검토되거나 수사 중 죄명이 변경되기도 합니다.
문서죄가 함께 붙는 경우와 붙지 않는 경우
"허위 지출결의서를 만들었으니 사문서위조도 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습니다. 문서위조죄는 작성 명의의 진정성을 보호하는 죄여서, 자기 이름으로 작성할 권한이 있는 문서에 허위 내용을 적는 이른바 무형위조는 형법이 별도 규정을 둔 예외를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담당자가 자기 권한으로 작성하는 지출결의서에 허위 내용을 기재한 것만으로는 사문서위조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문서죄가 분명히 문제 되는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타인 명의 문서를 만든 경우 — 거래처 명의의 견적서·거래명세서·세금계산서를 임의로 만들거나 대표 명의 결재란에 몰래 도장을 찍어 완성한 경우입니다. 사문서위조(형법 제231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와 위조사문서행사가 문제 됩니다.
회계 전산자료를 조작한 경우 — 사전자기록등위작·변작(형법 제232조의2,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검토됩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시스템 입력 권한을 가진 사람이 권한을 남용해 허위 내용의 전자기록을 만들어 넣은 경우도 '위작'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아 적용 범위를 넓혔습니다.
국가기관 명의 서류를 손댄 경우 — 납부확인서나 증명서를 임의로 만들거나 고쳐 제출했다면 공문서위조·변조(형법 제225조, 10년 이하의 징역)까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가공 거래는 세금계산서 문제로 번집니다
유령업체 명의로 세금계산서가 발행되어 회사 매입세액으로 공제된 경우, 실물 거래 없는 세금계산서 수수는 조세범처벌법상 처벌 대상이 되고 회사에는 매입세액 불공제와 가산세 부담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회사가 절세 목적으로 자료상 거래를 묵인해 온 관행이 있었다면 회사도 안전하지 않은 국면이 됩니다. 그래서 이 유형에서는 거래 하나하나에 대해 실물 여부와 회사의 인식 여부를 나누어 정리하는 작업이 승부를 가릅니다.
수법 ③·④ 인건비와 경비를 부풀리는 방식 — 급여·유령직원·법인카드·현금영수증
자기 급여·상여를 임의로 올리는 방식
급여 계산과 이체를 함께 담당하는 구조에서 나타납니다. 결정된 급여액보다 많은 금액을 자기 계좌로 이체하고 급여대장에는 원래 금액을 기재하는 방식, 지급하지 않기로 한 상여나 수당을 스스로 지급 처리하는 방식, 연차수당·퇴직금 산정 기준을 임의로 부풀리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체 내역과 급여대장을 대조하면 비교적 빠르게 드러나는데도 오래 지속되는 이유는, 대표가 급여 총액만 보고 개별 명세를 확인하지 않는 관행 때문입니다.
직원 측에서는 "약속받은 인상분이었다", "미지급 임금을 정산한 것이다"라는 항변이 나옵니다. 받지 못한 임금이 있었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지만, 자기 채권이 있다고 해서 회사 자금을 임의로 가져갈 권한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원칙입니다. 임금채권은 별도로 청구해야 하고, 스스로 집행하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유령직원과 퇴사자 계정 유지
실재하지 않는 사람을 급여대장에 올려 그 계좌로 급여를 보내거나, 퇴사한 직원을 재직 중인 것으로 남겨 두고 계속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지급 계좌는 본인·가족 명의나 지인에게 부탁해 만든 계좌가 이용됩니다. 이 유형이 오래 유지되는 회사에는 인사 담당과 급여 담당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확인은 급여대장과 4대보험 가입자 명부, 원천징수 신고 내역, 근로계약서, 근태자료를 교차 대조하면 됩니다. 반대로 직원 측에서는 단기 아르바이트·일용직 관행을 근거로 다투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근로를 제공한 사람이 있었으나 서류가 남지 않은 사안도 있으므로, 회사가 "명부에 없으니 전부 유령직원"이라고 단정한 금액에는 다툴 여지가 남을 수 있습니다.
법인카드 사적 사용과 경비 이중정산
법인카드 사적 사용의 경계는 「법인카드로 사적인 지출을 했다면」에서 다루었으므로, 여기서는 경리 담당자 특유의 부분만 봅니다. 경리 담당자는 카드를 쓰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그 사용 내역을 회계처리하고 증빙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점이 결정적 차이입니다. 자기 지출을 스스로 접대비·복리후생비로 분개해 마감할 수 있으므로 발각 확률이 낮고 기간이 길어집니다. 경비 정산 쪽에서는 다음 유형이 반복됩니다.
이중정산 — 같은 영수증으로 법인카드 결제 처리와 현금 지출 처리를 모두 하여, 이미 카드로 결제된 금액을 현금으로 다시 받아 가는 방식입니다.
타인·개인 영수증 제출 — 가족의 지출 영수증이나 제3자에게 받은 현금영수증으로 회사 경비를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금액 부풀리기 — 실제 지출액보다 큰 금액으로 지출결의를 올려 차액을 남기거나, 소액 현금을 관리하며 지출 명목을 만들어 채우는 방식입니다.
이 유형에서 죄명이 갈리는 기준
기준은 "돈을 누가 내주었는가"입니다. 직원이 스스로 출금·이체를 실행해 자기에게 지급했다면 보관 중인 회사 자금의 임의 처분이므로 업무상횡령입니다. 반면 결재권자에게 허위 증빙을 제출해 승인을 받아 돈을 받아 냈다면, 기망으로 상대방의 처분행위를 유발한 것이므로 사기(형법 제347조)의 구조에 가까워집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두 구조가 섞여 있습니다. 승인은 형식적으로 받았지만 출금은 본인이 실행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때는 결재권자가 증빙을 검토할 실질적 기회를 가졌는지가 판단의 축이 됩니다. 어느 죄명으로 의율되느냐에 따라 다투어야 할 사실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이 구조를 정리하지 않고 진술을 시작하면 불필요하게 넓은 사실을 인정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수법 ⑤·⑥·⑦ 돌려막기, 세금·공과금 납부액 부풀리기, 재고·물품 유출
거래처 입금을 늦춰 구멍을 메우는 방식
A 거래처에서 받은 수금액을 개인적으로 쓰고, 다음에 B 거래처에서 들어온 돈으로 A의 미수금을 지운 것처럼 처리하고, 다시 C의 입금으로 B를 지우는 식으로 입금 기록의 귀속을 계속 밀어 두는 방식입니다. 매출채권 잔액표만 보면 각 거래처 잔액이 언젠가 정리되어 있어 이상이 없어 보이고, 입금 지연을 담당자가 "거래처가 늦게 준다"고 설명할 수 있어 오래 유지됩니다.
이 유형은 휴가·병가·퇴사 시점에 갑자기 드러납니다. 담당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사람이 입금 대조를 하거나 거래처가 "우리는 이미 결제했다"는 자료를 보내오는 순간 구조가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예방 관점의 핵심도 여기에서 나옵니다. 수금 담당과 입금 대조 담당을 분리하고, 부재 기간에 제3자가 대조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결국 다 채워 넣었습니다"라는 주장이 통하지 않는 이유
횡령죄는 보관 중인 재물을 임의로 처분하는 시점에 이미 기수에 이릅니다. 이후 다른 자금으로 그 자리를 메웠다고 해서 성립한 범죄가 소멸하지 않고, 그 '메운 돈'이 다시 다른 거래처의 자금이라면 그것은 회복이 아니라 또 하나의 임의 처분일 수 있습니다. 돌려막기가 반복될수록 개별 횡령행위의 숫자와 합계액이 함께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 유형에는 이득액 산정에 관한 실질적 다툼의 여지가 남습니다. 같은 자금이 반복 순환한 사안에서 각 인출액을 단순 합산하면 회사가 실제로 입은 손해보다 훨씬 큰 금액이 산출될 수 있습니다. 최종 손실은 5천만 원인데 합산 인출액이 8억 원으로 계산되는 상황이 실제로 발생합니다. 이때 어느 금액을 기준으로 특별법 적용과 양형을 판단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되므로, 자금 흐름을 시간순으로 추적해 순환분과 순유출분을 분리하는 작업이 방어의 중심이 됩니다. 이 계산 없이 "전체 인출액을 인정한다"는 진술이 먼저 남으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세금·공과금 납부액을 부풀리는 방식
세금, 4대보험료, 공과금은 금액이 매달 달라지고 대표가 세부 내역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용됩니다. 실제 납부액이 800만 원인데 1,000만 원을 출금해 차액을 가져가고 회계상으로는 1,000만 원을 세금과공과로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확인은 홈택스·정부 납부 시스템의 실제 납부 내역과 4대보험 고지·납부 내역, 공과금 청구서를 회사 계좌 출금액과 1대1로 대조하면 됩니다. 공공기관 측 자료가 남아 있어 금액이 명확하게 특정되므로 사실관계를 다투기는 어려운 편이고, 앞서 본 것처럼 납부확인서를 위조·변조한 경우에는 공문서 관련 죄까지 더해질 수 있어 오히려 위험이 커집니다.
재고·물품 유출 — 횡령인가 절도인가
제품·원재료·사무용 자산을 외부로 빼내 팔거나 개인적으로 쓰는 방식, 반품·폐기·불량 처리로 장부에서 지운 뒤 실물을 가져가는 방식, 거래처와 짜고 실제보다 많은 수량을 출고 처리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재고 실사가 가장 확실한 확인 수단인데, 실사를 정기적으로 하지 않는 회사에서는 몇 년치 손실이 한꺼번에 발견됩니다.
죄명은 그 물품을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창고·자재 관리 업무를 맡아 물품을 점유하던 사람이 임의 처분했다면 업무상횡령이고, 보관 업무와 무관한 사람이 창고에서 몰래 들고 나왔다면 회사의 점유를 침해한 것이므로 절도로 봅니다. 출고·반품 서류를 타인 명의로 만들었다면 문서죄가, 전산 재고 데이터를 조작했다면 사전자기록 관련 죄가 함께 검토됩니다. 금액은 취득가와 판매가 중 어느 것을 기준으로 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져 이 부분도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무슨 죄로 기소되는가 — 업무상횡령과 인접 범죄의 경계
세 가지 질문으로 죄명이 정리됩니다
지금까지 본 일곱 가지 수법의 죄명은 세 가지 질문으로 정리됩니다. 순서대로 답을 정해 두면 사건의 골격이 잡힙니다.
그 재산을 위탁받아 지배하고 있었는가 — 그렇다면 업무상횡령(형법 제356조)의 영역입니다. 회사 계좌의 자금, 수령한 대금, 보관 중인 물품이 들어갑니다.
지배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가져왔는가 — 시스템에 권한 없이 입력해 자금을 옮겼다면 컴퓨터등사용사기(제347조의2), 사람을 속여 받아 냈다면 사기(제347조), 타인 점유의 물건을 몰래 가져왔다면 절도(제329조)입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문서·기록을 만들었는가 — 타인 명의 문서라면 사문서위조·행사(제231조·제234조), 전산 기록이라면 사전자기록등위작·변작(제232조의2), 공적 서류라면 공문서위조·변조(제225조)가 추가됩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여러 죄명이 함께 기소되는 경우가 많고, 죄명이 늘어나면 양형에 영향이 있습니다. 다만 이 유형에서 형량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이득액이므로, 죄명 다툼과 금액 다툼 중 어디에 자원을 쓸 것인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참고로 회사 재물의 처분이 아니라 임무 위배로 손해를 가한 구조라면 배임의 영역이 되는데, 두 죄의 구별은 「횡령죄와 배임죄는 무엇이 다를까?」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공범 관계 — 대표·거래처·가족이 함께 문제 되는 경우
공범 문제는 세 방향으로 나타납니다. 첫째, 대표나 상급자가 지시·묵인한 경우입니다. 회사 자금을 빼내는 지시 자체가 회사에 대한 횡령이라면 지시한 사람도 정범 또는 공범이 될 수 있고, 지시를 따른 직원의 책임이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둘째, 거래처 담당자가 관여한 경우입니다. 가공 거래나 금액 부풀리기에 협력하고 대가를 나누었다면 공동정범 또는 방조가 문제 됩니다.
셋째, 가족·지인이 계좌를 제공한 경우입니다. 단순히 계좌만 빌려준 것인지, 자금 은닉에 관여한 것인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사정을 알고 자금을 받아 관리하거나 사용에 관여했다면 공범이나 별도 범죄가 검토되므로, 가족 명의 계좌가 사용된 사안에서는 가족의 인식 정도를 정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준비 없이 진술해 사건이 가족에게 확대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미수와 반환 거부
형법 제359조는 횡령죄와 배임죄의 미수를 처벌합니다. 자금을 이체하려다 차단된 경우처럼 실행에 착수했으나 결과에 이르지 못한 사안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355조 제1항은 횡령 외에 '반환의 거부'도 규정합니다. 회사 자료나 물품, 법인 인감·통장을 보관하던 직원이 퇴사 과정에서 반환을 거부하며 이를 협상 수단으로 삼는 경우 이 부분이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정당한 권리 주장으로 유치하는 경우와 구별되므로, 반환을 미루는 상황이라면 그 이유와 조건을 서면으로 명확히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포괄일죄와 이득액 합산 — 소액 반복이 특경법 사건이 되는 구조
수백 번의 인출이 하나의 죄로 묶입니다
이 유형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개념이 포괄일죄입니다. 판례는 동일한 죄명에 해당하는 여러 행위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 기간 반복되고 피해법익이 동일한 경우 이를 하나의 죄로 묶어 평가합니다. 경리 담당자가 3년간 매달 자금을 빼낸 사안이라면 수십 회의 인출이 각각 별개로 병렬되지 않고 하나의 업무상횡령죄로 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포괄일죄로 묶이면 이득액이 합산됩니다. 매달 200만 원씩 3년이면 7,200만 원, 5년이면 1억 2,000만 원입니다. 개별 금액은 소액이지만 합산액은 전혀 다른 차원의 숫자가 되므로, "한 번에 큰돈을 만진 적이 없다"는 사정은 방어 논리로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합산액이 5억 원을 넘으면 적용 법률이 바뀝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형법 제355조·제356조의 죄를 범한 사람의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를 가중처벌합니다. 구간은 두 개이고, 같은 조 제2항은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이득액 50억 원 이상 —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눈여겨볼 점은 법정형에 하한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업무상횡령은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하한이 없어 벌금이나 집행유예의 폭이 넓지만, 특경법이 적용되면 하한이 3년이 되어 작량감경 없이는 집행유예 선고가 구조적으로 어려워집니다. 5억 원이 단순한 양적 차이가 아니라 질적 전환점인 이유입니다. 그래서 이 유형의 방어에서 합산액이 5억 원 선의 어느 쪽에 놓이는지는 다른 어떤 쟁점보다 중요합니다. 회사 산정액에 정상 업무 지출이 섞였는지, 돌려막기 순환분이 이중 계상되었는지, 증빙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개인 유용으로 분류된 항목이 있는지를 항목별로 검토해야 합니다.
공소시효도 포괄일죄를 따라갑니다
업무상횡령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므로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 그런데 포괄일죄로 묶이면 공소시효는 개별 행위마다 따로 진행하지 않고 마지막 행위가 종료된 때부터 기산합니다. 10년 전에 시작된 유용도 최근까지 이어졌다면 전체가 시효 안에 들어오므로, "오래된 일이라 문제 되지 않는다"는 기대가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반대의 측면도 있습니다. 범의가 계속된 하나의 흐름이 아니라 중간에 끊어진 별개의 행위들로 평가되면 여러 개의 죄가 되고, 오래된 부분은 시효로 소멸할 수 있으며 각 죄의 이득액을 따로 보게 되어 특경법 적용을 벗어날 여지도 생깁니다. 실무에서는 담당 업무의 변경, 상당 기간의 중단, 수법의 전환 같은 사정이 이 다툼의 근거로 활용됩니다. 다만 사안에 따라 결론이 갈리는 부분이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양형은 이득액 구간과 피해회복으로 갈립니다
횡령·배임 범죄의 양형기준은 이득액 구간을 축으로 형량 범위를 제시하고, 여기에 피해회복 정도, 범행의 계획성, 은폐 행위, 지위와 신뢰의 정도, 전과, 처벌불원 여부 등을 가중·감경 요소로 반영합니다. 경리 담당자 사건에서 특히 불리하게 평가되는 요소는 장기간 반복성, 회계 조작을 통한 은폐, 신뢰관계의 정도이고, 실질적 피해회복과 초범, 조사 협조는 유리한 요소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양형기준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사건 시점에 적용되는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변제 여부와 시점, 은폐의 정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특정 금액에 특정 형량을 대응시켜 말할 수는 없습니다.
"대표가 시켰다", "가지급금이었다", "돌려놓을 생각이었다" — 불법영득의사 항변의 한계
불법영득의사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위탁 취지에 반하여 권한 없이 스스로 소유자처럼 처분하는 의사를 말합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영구적으로 가질 의사까지 요구되지 않고, 사후에 반환하거나 변상·보전할 의사가 있었다고 해도 불법영득의사가 부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
"빌린 것이고 갚을 생각이었다"는 설명은 심정적으로 이해되지만 성립을 부정하는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그 사정은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사정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그래서 방어는 불법영득의사 부인에 매달리기보다, 금액 산정과 피해회복, 그리고 실제로 회사 지시나 승인이 있었던 부분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회사가 준 돈으로 알았다" — 승인의 존재를 다투는 항변
이 항변은 실제로 승인이 있었던 부분에 한정해서는 강력합니다. 회사가 급여 외 수당을 구두로 약속했거나, 대표가 개인 심부름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처리하도록 지시해 왔거나, 관행적으로 특정 항목을 담당자 재량으로 집행하게 했다면 그 범위에서는 위탁 취지에 반하는 처분이 아닐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입증입니다. 구두 승인은 흔적이 남지 않고 회사는 사후에 부인합니다. 그래서 대표와의 문자·메신저 대화, 같은 항목이 과거에 동일하게 처리되고 결재된 이력, 다른 직원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해 온 사실, 세무 대리인에게 회사가 그 처리를 설명한 자료를 찾아야 합니다. 다만 승인이 있었던 항목과 없었던 항목을 뒤섞어 "전부 승인받았다"고 주장하면 신뢰를 잃습니다. 항목을 나누어 다투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표 지시였다" — 지시가 있어도 남는 문제
가장 자주 등장하면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항변입니다. 대표의 지시가 인정되면 실행자의 책임이 줄어들 수는 있으나 자동으로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특히 그 지시 자체가 회사 자금을 빼내는 위법한 지시였다면, 지시를 따른 사람은 상황에 따라 공동정범이나 방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회사에 대한 횡령이라는 구조에서 대표의 지시가 곧 회사의 승낙을 의미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실무적으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대표 지시를 주장하는 순간 사건의 범위가 확대됩니다. 회사와 대표가 수사 대상이 되면 회사는 방어를 위해 직원 개인의 유용으로 몰아가고, 합의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집니다. 지시가 실제로 있었고 뒷받침할 자료가 있다면 정면으로 다투어야 하지만, 근거가 빈약한 상태에서 정황만으로 대표를 끌어들이는 전략은 피해회복을 통한 처분 완화의 길을 스스로 닫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가지급금이었다", "정산할 채권이 있었다", "돌려놓았다"
성격은 다르지만 한계가 비슷한 세 가지 항변을 함께 봅니다.
가지급금 처리 주장 — 회계상 가지급금으로 계상해 두었으니 차용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판례는 회계 처리의 형식이 아니라 실제 자금 사용의 성격과 반환 가능성을 봅니다.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쓴 뒤 사용처를 설명하지 못하거나 증빙이 없으면 불법영득의사를 추단할 수 있다는 법리가 확립되어 있고, 담당 직원이 스스로 자기 이름의 가지급금을 만들어 둔 사안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 주제는 「회삿돈을 가지급금으로 처리하면 횡령이 아닐까?」에서 별도로 다루었습니다.
상계·정산 주장 — 미지급 임금이나 퇴직금, 대여금 채권이 있어 정산했다는 주장입니다. 채권의 존재는 양형에서 의미가 있지만 자기 채권을 스스로 회수하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회사 산정액에서 정당한 임금·퇴직금이 공제되어야 하는지는 민사적으로 별도 정리가 필요합니다.
사후 반환 주장 — 반환 의사나 실제 반환은 성립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반환한 금액과 시점은 피해액 산정과 양형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동하므로, "죄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아니라 "피해가 회복되었다"는 자료로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회사가 확인하고 입증하는 방법, 그리고 넘지 말아야 할 선
무엇을 대조하면 드러나는가
회사 입장에서 이 유형은 대조 작업으로 확인됩니다. 계좌를 기준으로 삼고, 장부를 맞추고, 외부 자료로 검증하는 순서입니다.
법인계좌 거래내역 대 회계장부 — 전 기간 입출금 내역을 총계정원장·현금출납장·거래처별 보조부와 맞춥니다. 설명되지 않는 출금, 반복되는 동일 금액, 특정 계좌로의 집중 송금이 1차 단서입니다.
지출 증빙 대 실제 송금 — 세금계산서·계약서에 적힌 상대방과 실제 입금 계좌의 명의가 일치하는지 봅니다. 계좌번호 바꿔치기는 여기서 드러납니다.
거래처 잔액확인 — 주요 거래처에 잔액확인서를 요청해 장부와 맞춥니다. 돌려막기와 유령업체 유형에 가장 효과적입니다.
급여대장 대 4대보험·원천세 신고 내역 — 유령직원과 급여 부풀리기가 확인됩니다.
공적 납부 내역 대 출금액, 재고 실사 대 전산 재고 — 납부액 부풀리기와 물품 유출의 기본 자료입니다.
회계 프로그램 로그 — 수정·삭제 이력, 접속 계정, 시간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사와 디지털 포렌식을 언제 쓰는가
금액이 크고 기간이 길어 내부 인력으로 정리하기 어려우면 회계법인의 특별감사나 포렌식 회계를 의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산정 결과가 제3자의 검증을 거친 보고서로 남아 고소와 민사청구에 함께 쓸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다만 감사 보고서가 그대로 형사 인정 금액이 되는 것은 아니고, 직원 측에서 산정 방법과 개별 항목을 다투는 것이 보통입니다.
회사 소유 업무용 PC와 사내 시스템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도 활용되어 삭제된 이중장부나 유령업체 관련 문서가 확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회사 소유 기기와 업무용 계정이라도 수집 목적과 범위가 정당한지, 사전에 고지된 사내 규정이 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고, 직원의 개인 휴대전화나 개인 이메일·클라우드에 동의 없이 접근하는 행위는 별도의 위법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확보 방식에 문제가 있으면 자료의 증거가치가 흔들릴 뿐 아니라 회사가 책임을 지게 되므로, 수집 전에 범위와 절차를 정해 두어야 합니다.
추궁 과정에서 회사가 오히려 형사 피의자가 되는 선
횡령을 발견한 직후의 대응에서 회사 관계자가 피의자로 전환되는 사례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다음은 넘지 말아야 할 선입니다.
퇴근을 막고 붙잡아 두는 행위 — 체포·감금(형법 제276조 제1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조사'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가족에게 알리겠다, 소문내겠다, 다시 취업 못 하게 하겠다는 압박 — 협박(제283조), 사안에 따라 명예훼손 문제로 이어집니다.
각서·차용증·사직서 작성을 강요하는 행위 — 폭행·협박이 수반되면 강요죄(제324조 제1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가 문제 됩니다.
실제 금액을 넘는 돈을 겁을 주어 받아 내는 행위 — 공갈(제350조)이 될 수 있습니다. 고소하지 않겠다며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는 방식이 특히 위험합니다.
임금·퇴직금에서 일방적으로 공제하는 행위 — 근로기준법은 임금을 전액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어, 동의 없는 일방 공제는 노동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받아 낸 자백서와 각서는 오히려 회사에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형사절차에서 임의성이 없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어 증거가치가 떨어지고,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취소될 수 있으며(민법 제110조), 회사 관계자에 대한 별건 수사의 단서가 됩니다.
회사가 실제로 해야 하는 순서
자료를 먼저 확보합니다. 통보나 추궁보다 자료 확보가 앞섭니다. 계좌 거래내역, 회계 데이터, 전표, 업무용 기기를 원상태로 보전합니다. 담당자에게 먼저 알리면 자료가 사라지는 일이 흔합니다.
권한을 정리합니다. 인증서·보안매체·회계 시스템 권한을 회수하고 이체 권한을 재설정해 추가 손실을 막습니다.
금액을 산정합니다. 항목별 근거를 붙여 정리합니다. 근거 없이 총액만 주장하면 수사와 재판에서 금액이 크게 깎일 수 있습니다.
재산을 확인하고 보전을 검토합니다. 부동산·예금·급여·보험을 확인해 가압류를 검토합니다. 회수 가능성은 이 단계의 속도에 달려 있습니다.
고소와 민사, 근로관계 정리를 함께 설계합니다. 세 절차가 서로 영향을 주므로 순서를 정해 진행합니다.
합의·변제와 처분의 갈림, 근로관계 정리, 직원 측 초기 대응
피해회복 정도가 처분을 가릅니다
결과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변수는 이득액과 피해회복이고, 뒤의 것은 당사자가 움직일 수 있는 영역입니다. 업무상횡령은 법정형에 하한이 없어 처분의 폭이 넓고, 금액이 크지 않으며 실질적 피해회복과 처벌불원이 이루어진 사안에서는 수사 단계에서 종결되거나 벌금·집행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회복이 없고 은폐가 계획적이며 금액이 큰 사안에서는 실형 가능성이 높아지고, 특경법 구간이라면 하한 때문에 폭이 더 좁아집니다.
다만 합의만으로 사건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상횡령은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범죄가 아니므로 고소를 취소해도 수사가 자동 종결되지 않습니다. 처벌불원은 매우 중요한 참작 사유이지만 절차를 종료시키는 열쇠는 아니어서, "합의했으니 끝났다"고 판단해 대응을 멈추는 것은 위험합니다.
합의서에 무엇을 적어야 하는가
합의는 양쪽 모두에게 실익이 있지만 문구를 잘못 쓰면 분쟁이 반복됩니다. 반드시 정리해야 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합의 대상 금액과 성격 — 확인된 피해액 전부에 대한 정산인지 특정 항목·기간에 한정한 정산인지 명확히 하고, 추가 발견분의 처리를 미리 정해 둡니다.
지급 방법과 담보 — 분할 지급이라면 기한이익 상실 조항과 담보(근저당, 제3자 보증, 공정증서)를 함께 정합니다. 회사가 가장 많이 후회하는 부분입니다.
처벌불원의 범위 — 어느 범위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는지, 수사기관에 제출할 서면의 형태를 정합니다.
임금·퇴직금 정산과 근로관계 종료 방식 — 일방 공제는 문제가 되므로 당사자 합의로 정리하고, 사직 처리 여부와 비방 금지, 자료 반환·삭제를 함께 정합니다.
합의가 어려운 사안에서 직원 측은 형사공탁을 검토합니다. 회사가 수령을 거부해도 피해회복 노력을 객관적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회사 측은 기소된 사건이라면 배상명령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은 횡령·배임을 포함한 재산범죄에서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 피해 배상을 명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인지대 없이 집행권원을 얻을 수 있으나,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으면 각하되므로 금액 다툼이 큰 사건에서는 민사소송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근로관계 종료와 손해배상·구상
회사가 자주 놓치는 부분이 해고의 절차입니다. 횡령은 통상 징계해고의 정당한 사유로 평가되지만, 취업규칙상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으면 절차 위반으로 부당해고 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 확인이 진행 중이라면 즉시 해고보다 직무 배제·대기발령 후 절차를 갖추어 징계하는 순서가 안전하고, 사직서를 강요하는 방식은 앞서 본 이유로 더 위험합니다.
민사적으로 회사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데, 회수 가능성을 높이려면 판결보다 보전처분이 급합니다. 직원 명의 부동산, 예금, 급여채권, 보험 해지환급금, 배우자와 공유한 지분을 확인해 가압류를 검토합니다. 함께 볼 것으로 신원보증인에 대한 청구가 있습니다. 신원보증계약이 있다면 신원보증법에 따라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기간과 책임 범위에 제한이 있고 사용자가 이상 징후를 알게 된 때의 통지의무 등이 정해져 있어 실제 인정 범위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관련 보험 가입 여부도 확인 대상입니다.
직원 측 초기 대응 — 금액, 자료, 진술의 순서
직원 입장에서 초기 대응의 원칙은 하나입니다. 금액을 확정하기 전에 총액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유형은 회사 제시액과 실제 인정될 금액의 차이가 매우 큽니다. 증빙이 없는 지출이 전부 개인 유용으로 분류되거나, 돌려막기 순환분이 중복 계상되거나, 회사가 지시·묵인한 항목이 포함된 경우가 흔한데, 첫 조사에서 "회사가 말하는 대로 다 맞습니다"라는 진술이 남으면 이후 항목별로 다투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워집니다.
자료를 먼저 확보합니다. 급여명세서, 근로계약서, 자기 계좌 거래내역, 대표·상급자와의 메신저, 결재 이력을 정리합니다. 다만 회사 자료를 무단으로 대량 복제해 가지고 나오는 행위는 별도의 문제를 만들 수 있어 범위를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금액을 스스로 계산합니다. 회사 항목표를 받아 인정하는 부분, 정상 업무 지출, 승인·지시가 있었던 부분, 중복 계상된 부분으로 나눕니다. 합산액이 5억 원 선에 근접하는 사안이라면 이 작업의 중요도가 절대적입니다.
진술은 구조를 정한 뒤에 합니다. 인정할 부분은 명확히 인정하고 다툴 부분은 근거와 함께 다투는 것이 가장 신뢰를 얻습니다. 자료가 명확한 유형에서 전면 부인은 불리하게 작용하고, 준비 없이 전부 인정하는 것은 특별법 적용과 실형 위험을 스스로 키우는 선택이 됩니다.
피해회복 계획을 병행합니다. 자력 범위에서 실행 가능한 변제 계획을 세우고 가족의 조력이 가능하다면 조기에 정리합니다. 회복의 시점이 늦어질수록 참작의 폭이 줄어듭니다.
흔히 하는 오해 — 이것부터 바로잡으세요
"소액이라 형사문제까지 가지 않는다" — 반복된 인출은 포괄일죄로 묶여 합산됩니다. 매달 수십만 원이 몇 년이면 수억 원이 되고, 합산액이 5억 원을 넘으면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어 법정형에 하한이 생깁니다.
"채워 넣을 생각이었으니, 또는 다 갚았으니 횡령이 아니다" — 임의 처분 시점에 이미 기수에 이르고, 반환·변상 의사가 있었어도 불법영득의사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변제는 처분과 양형에 큰 영향을 주므로 자료로 정리해 제출할 가치가 큽니다.
"대표가 시킨 일이니 나는 책임이 없다" — 위법한 지시는 면책 사유가 아니고 사안에 따라 공범 관계가 문제 됩니다. 게다가 근거 없이 지시를 주장하면 합의의 길이 닫힙니다.
"장부에 가지급금으로 처리해 두었으니 차용이다" — 회계 처리의 형식이 아니라 실제 사용의 성격을 봅니다. 사용처를 설명하지 못하면 불법영득의사가 추단될 수 있습니다.
"합의하고 고소를 취소받으면 사건이 끝난다" — 업무상횡령은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는 범죄가 아닙니다. 처벌불원은 중요한 참작 사유이지만 절차를 종료시키지 않습니다.
"회사는 자백서와 각서만 받아 두면 된다" — 붙잡아 두거나 겁을 주어 받은 서면은 증거가치가 흔들리고 취소될 수 있으며, 감금·협박·강요·공갈로 회사 관계자가 조사받는 계기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4년 동안 매달 조금씩 가져간 금액이 합쳐서 6억 원쯤 됩니다. 정말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포괄일죄로 평가되는 사안이라면 합산액을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 제1항 제2호(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적용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6억 원이라는 숫자 자체를 먼저 검증해야 합니다. 증빙이 없다는 이유로 정상 지출까지 포함되었는지, 돌려막기로 순환한 금액이 중복 계상되었는지, 회사가 승인·지시한 항목이 섞였는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범의가 중간에 끊어져 별개의 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는지도 검토 대상입니다. 5억 원 선의 어느 쪽에 놓이는지가 결과를 크게 바꾸므로 이 산정 작업을 조사 초기에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 지시로 이체만 한 직원인데 저도 처벌될 수 있나요?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시를 따랐다는 사정이 책임을 줄이는 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자동으로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판단에 영향을 주는 사정은 그 지시가 위법하다는 점을 인식했는지, 이익을 나누어 받았는지, 자료를 만들거나 은폐에 관여했는지, 지시를 거절할 수 있는 지위였는지 등입니다. 단순 집행에 그친 실무자에 대해 가담 정도를 낮게 평가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자신의 역할 범위를 정확히 특정해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회사가 대표를 보호하려 실무자에게 책임을 집중시키는 국면도 있어, 결재·지시의 흔적을 확보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회사가 제시한 횡령액이 제가 아는 금액의 세 배가 넘습니다. 어떻게 다투어야 하나요?
항목별로 나누어 다투는 것이 원칙입니다. 회사가 제출한 내역표를 받아 인정하는 항목, 정상 업무 지출인 항목, 승인·관행이 있었던 항목, 중복 계상된 항목, 산정 근거가 없는 항목으로 분류하고 각각에 자료를 붙입니다. 특히 회사가 "증빙 없는 출금은 모두 개인 유용"이라는 전제로 계산했다면, 실제 거래처 지급이었음을 거래처 자료나 이체 상대방 정보로 확인해 상당 부분을 걷어낼 수 있습니다. 감사 보고서가 제출되어 있어도 그것이 곧 인정 금액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산정 방법 자체를 검토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회사가 사무실에 붙잡아 두고 각서를 쓰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서명을 요구받는 상황에서는 그 자리에서 결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퇴근을 막거나 겁을 주어 서면을 받는 행위는 감금·협박·강요 문제가 될 수 있고, 그렇게 작성된 각서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 취소를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후 다투기 위해 시간·장소·참석자와 요구 내용을 기록해 두시기 바랍니다. 동시에 위법한 추궁이 있었다는 사정이 유용 자체에 대한 책임을 없애 주지는 않는다는 점도 이해해야 합니다. 두 문제는 분리해 대응해야 합니다.
직원이 잠적했습니다. 회사는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순서는 자료 보전, 권한 회수, 금액 산정, 재산 조사와 보전, 고소입니다. 가장 급한 것은 회계 데이터와 업무용 기기를 원상태로 확보하고 계좌·시스템 권한을 즉시 차단하는 일입니다. 이어서 계좌 거래내역과 장부를 대조해 항목별 산정표를 만들고, 부동산·예금·급여·보험 등 재산을 확인해 가압류를 검토합니다. 고소는 산정 근거가 정리된 상태에서 하는 편이 수사 진행에 유리하지만, 재산이 처분될 위험이 크다면 보전처분과 고소를 병행하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이미 퇴사한 직원의 횡령을 지금 발견했습니다. 처벌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을까요?
업무상횡령의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 포괄일죄로 평가되는 사안이라면 마지막 행위가 종료된 시점부터 기산하므로, 오래전에 시작된 유용이라도 퇴사 무렵까지 이어졌다면 상당 부분이 시효 안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사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 구조가 달라 별도로 검토해야 하므로 형사와 민사의 기간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료가 사라지고 재산이 정리되므로 확인을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래처 계좌번호를 제 계좌로 바꿔 송금받았다면 어떤 죄가 되나요?
자금 집행 권한을 가진 담당자가 그 권한을 이용해 회사 자금을 자기 지배 계좌로 옮긴 것이라면 업무상횡령으로 의율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면 그런 권한이 없는 사람이 타인의 계정과 보안매체를 권한 없이 이용해 이체를 실행했다면 컴퓨터등사용사기(형법 제347조의2)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거래처 명의의 서류를 만들었다면 사문서위조·행사가, 회계 시스템의 거래 정보를 조작했다면 사전자기록등위작·변작이 함께 검토됩니다. 어느 죄명으로 의율되느냐에 따라 다투어야 할 사실이 달라지므로 초기에 권한의 범위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경리·회계 담당자의 회사자금 유용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했는가"가 아니라 "얼마인가"와 "언제 무엇을 정리했는가"입니다.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도 항목별 산정이 이루어진 사건과 총액을 그대로 인정한 사건은 적용 법률부터 달라지고, 자료를 먼저 확보한 회사와 추궁을 먼저 한 회사는 회수 결과가 전혀 달라집니다. 5억 원이라는 선 하나가 법정형의 하한을 만들어 내는 영역이므로, 초기 며칠의 선택이 사건 전체를 결정하는 일이 실제로 자주 있습니다.
회사 입장이라면 손실을 멈추고 금액을 근거 있게 확정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동시에 감금·협박·강요처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켜 회사가 또 다른 형사사건의 당사자가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고, 해고 절차와 임금 정산까지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직원 입장이라면 회사가 제시한 금액을 그대로 인정하기 전에 항목을 분리하고, 승인·관행이 있었던 부분과 정상 지출을 자료로 뒷받침하며, 실행 가능한 피해회복 계획을 조사 단계에서 준비하는 순서가 필요합니다. 어느 쪽이든 첫 진술과 첫 서면이 남기는 흔적은 이후 절차 전체를 따라다닙니다.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실을 두고 경제범죄 사건을 전담해 왔습니다. 회사 측 사건에서는 계좌·전표·거래처 자료를 대조해 항목별 산정표를 만들고 보전처분과 고소, 근로관계 정리를 하나의 순서로 진행하며, 직원 측 사건에서는 금액 산정을 다투고 특별법 적용 여부와 피해회복 전략을 함께 설계합니다. 이미 조사가 시작된 사건이라도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 판단해 진술하거나 서면에 서명하기 전에 사안의 구조를 먼저 함께 정리하시기를 권합니다.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면 지금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부터 차분히 짚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