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일반민사

공무원의 잘못으로 손해를 입었다면 — 국가배상청구의 요건과 절차, 그리고 놓치기 쉬운 소멸시효

2026. 07. 21.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이나 도로·공공시설의 하자로 손해를 입었다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국가배상법 제2조와 제5조의 요건, 배상심의회와 소송의 관계, 3년과 5년으로 갈리는 소멸시효까지 실무 흐름대로 정리했습니다.

목차

  1. 국가배상청구란 무엇인가 — 두 개의 조문, 두 갈래의 길
  2.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 — 국가배상법 제2조의 요건
  3. '공무원'과 '직무를 집행하면서'는 넓게 봅니다
  4. 고의·과실과 '법령 위반' — 가해 공무원을 특정하지 못해도 됩니다
  5. 가장 자주 막히는 관문 — 인과관계와 '사익보호성'
  6. 도로·공공시설의 하자 — 국가배상법 제5조의 책임
  7. 국가배상이 쉽게 인정되지 않는 영역
  8. 처분이 취소되었다고 곧바로 배상받는 것은 아닙니다
  9. 재판·수사·입법에 대한 책임은 더욱 엄격합니다
  10. 군인·경찰공무원 등의 이중배상금지
  11. 무엇을 얼마나 받을 수 있나
  12. 공무원 개인에게도 청구할 수 있나
  13. 청구 절차와 소멸시효 — 시간 관리가 절반입니다
  14. 소멸시효 — 3년과 5년, 두 개의 기한이 함께 흘러갑니다
  15. 자주 묻는 질문
  16. 배상심의회를 반드시 거쳐야 소송을 할 수 있나요?
  17. 배상심의회에서 결정된 금액을 받으면 더 이상 다툴 수 없나요?
  18.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형사보상과 국가배상을 모두 청구할 수 있나요?
  19. 어느 법원에, 누구를 피고로 소를 내야 하나요?
  20. 공무원이 알려준 잘못된 안내를 믿고 손해를 봤습니다. 배상이 되나요?
  21.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도로에 파인 구멍 때문에 차가 망가지고, 위법한 처분으로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되고, 수사를 받다가 무죄가 확정되고, 여러 차례 신고했는데도 경찰이 움직이지 않아 피해가 커지는 일이 있습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 "누구에게 따져야 하나"라는 생각부터 듭니다. 상대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이면 아예 다툴 수 없다고 여기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헌법 제29조 제1항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은 국민이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정당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이를 구체화한 법률이 국가배상법입니다. 다만 실제로 배상을 받아내는 길은 생각보다 좁고, 요건과 시효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다툴 기회 자체를 잃습니다. 이 글에서는 국가배상청구가 어떤 경우에 인정되는지,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지점이 무엇인지 정리해 드립니다.

국가배상청구란 무엇인가 — 두 개의 조문, 두 갈래의 길

국가배상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위법한 활동으로 국민이 입은 손해를 메워 주는 제도입니다. 근거 조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고, 어느 쪽으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증명해야 할 내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첫째는 국가배상법 제2조, 사람(공무원)의 잘못에 대한 책임입니다. 공무원이나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입니다. 위법한 처분, 부실한 수사, 잘못된 안내, 마땅히 해야 할 조치를 하지 않은 부작위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 유형은 공무원의 고의나 과실을 청구하는 쪽에서 증명해야 합니다.

둘째는 국가배상법 제5조, 시설물의 하자에 대한 책임입니다. 도로·하천 등 공공의 영조물, 즉 공공 목적에 제공된 시설의 설치나 관리에 하자가 있어 손해가 발생한 경우입니다. 이 유형은 공무원 개인의 과실을 따지지 않는 무과실책임이므로, 누가 잘못했는지가 아니라 '시설이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고 있었는지'만 문제 됩니다. 같은 사고라도 제5조로 구성할 수 있으면 훨씬 유리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 가지 구별해 둘 것이 있습니다. 국가배상은 '위법한' 활동에 대한 것입니다. 도로 건설을 위해 적법하게 토지를 수용당한 것처럼 적법한 공권력 행사로 특별한 희생을 입은 경우는 국가배상이 아니라 손실보상의 문제이고, 보상금 산정과 이의절차가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처음부터 트랙을 잘못 잡으면 시간만 흘려보내게 됩니다.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 — 국가배상법 제2조의 요건

제2조로 배상을 받으려면 ① 공무원이 ② 직무를 집행하면서 ③ 고의 또는 과실로 ④ 법령을 위반하여 ⑤ 손해를 입혔다는 다섯 가지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 중 실무에서 승패가 갈리는 지점만 짚어 보겠습니다.

'공무원'과 '직무를 집행하면서'는 넓게 봅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무원은 공무원 신분을 가진 사람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판례는 널리 공무를 위탁받아 실질적으로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면 신분과 관계없이 포함된다는 태도입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위촉한 교통정리 봉사자나 각종 위탁사무 수행자도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직무를 집행하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직무 범위 안의 행위였는지를 따지기보다, 객관적으로 보아 직무행위의 외형을 갖추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공무원이 사적인 목적으로 한 행위라도 겉보기에 직무집행으로 보인다면 국가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국가가 사인과 같은 지위에서 하는 순수한 사경제적 활동(물품 구매, 청사 임대 등)은 국가배상법이 아니라 민법이 적용됩니다.

고의·과실과 '법령 위반' — 가해 공무원을 특정하지 못해도 됩니다

과실은 그 직무를 담당하는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통상 갖추어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는지로 판단합니다. 담당자의 개인적 능력이나 경험이 부족했다는 사정은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어느 공무원의 행위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하더라도, 담당 기관의 업무 처리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는 점이 드러나면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령 위반'도 성문 법령을 어긴 경우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인권 존중, 권력 남용 금지, 신의성실과 같이 공무원이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을 어긴 경우도 위법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문제 되는 것이 부작위, 즉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법령이 행정청에 재량을 준 경우라도, 국민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이 절박하고 예견 가능했으며 권한을 행사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면, 권한을 행사하지 않은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위법하다는 것이 판례의 기준입니다. 반복된 신고에도 출동이나 보호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가 커진 사건들이 이 법리로 다루어집니다.

가장 자주 막히는 관문 — 인과관계와 '사익보호성'

요건을 다 갖춘 것 같은데도 청구가 기각되는 대표적인 이유가 이것입니다. 판례는 공무원이 어긴 직무상 의무가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라도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것일 때 비로소 그 위반과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합니다. 반대로 그 의무가 순전히 행정 내부의 질서를 위한 것이거나 오로지 공공 일반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면, 이를 어겨 국민에게 손해가 생겼더라도 배상책임은 부정됩니다.

그래서 실제 사건에서는 "공무원이 규정을 어겼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규정이 나 같은 사람을 보호하려고 만들어진 규정이라는 점까지 법령의 목적과 체계에서 끌어내어 주장해야 합니다. 국가배상 사건에서 서면의 절반이 이 논증에 할애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도로·공공시설의 하자 — 국가배상법 제5조의 책임

포트홀로 타이어가 파손되고, 맨홀 뚜껑이 열려 있어 넘어지고, 가로수나 표지판이 쓰러져 차량을 덮치고, 신호기가 오작동해 사고가 나는 경우입니다. 제5조는 공공의 영조물의 설치·관리에 하자가 있어 손해가 발생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담당 공무원의 과실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피해자에게 훨씬 유리합니다.

여기서 '하자'란 그 시설이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말합니다. 안전성을 갖추었는지는 시설의 용도, 설치 장소의 현황과 이용 상황 등을 종합해, 관리자가 그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사정이 다투어집니다.

  • 결함이 얼마나 오래 방치되었는가 — 도로의 파손이나 낙하물처럼 제3자의 행위나 자연력으로 생긴 결함은, 결함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하자가 되지 않습니다. 판례는 관리자가 그 결함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제거할 수 있었는데도 방치했는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봅니다. 사고 직전에 발생한 결함이라면 책임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 예견과 회피가 가능했는가 — 통상의 예측 범위를 넘는 천재지변처럼 불가항력에 해당하면 책임이 부정됩니다. 다만 "이례적인 폭우였다"는 주장만으로 곧바로 면책되는 것은 아니고, 시설이 예정한 안전 기준 자체가 미흡하지 않았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 이용자의 통상적이지 않은 이용 — 시설을 본래 용도와 전혀 다르게 이용하다 사고가 난 경우에는 하자가 부정되거나 피해자 과실이 크게 참작됩니다.

누구를 상대로 청구할 것인지도 이 유형의 핵심 쟁점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실수가 피고를 잘못 고르는 것입니다. 같은 도로라도 고속국도·일반국도·지방도·시군도에 따라 관리 주체가 다르고, 관리하는 주체와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가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국가배상법 제6조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 설치·관리를 맡은 자와 비용을 부담하는 자가 다르면 비용부담자도 배상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피해자는 둘 중 어느 쪽에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손해의 원인에 대해 따로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배상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사람에게 구상하게 됩니다. 사고 지점의 관리 주체가 불분명하다면 도로대장이나 관리청 조회를 통해 확인한 뒤 청구 상대를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국가배상이 쉽게 인정되지 않는 영역

국가배상은 위법한 결과가 있으면 자동으로 인정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특히 아래 영역은 문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처분이 취소되었다고 곧바로 배상받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오해가 많은 부분입니다. 영업정지나 과징금 처분을 행정소송으로 취소받으면 당연히 손해배상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판례는 어떤 처분이 항고소송에서 취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처분이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과실에 의한 불법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담당 공무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기준으로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그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볼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법령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었거나 선례가 없던 사안에서 결과적으로 해석이 틀린 것으로 판명된 경우에는 배상이 부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명백한 절차 위반, 사실관계 확인을 전혀 하지 않은 처분, 확립된 선례를 정면으로 어긴 처분이라면 인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재판·수사·입법에 대한 책임은 더욱 엄격합니다

법관의 재판에 대해서는, 재판에 법령 위반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법관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재판했다거나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이를 행사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기준입니다. 검사의 구속·기소도 마찬가지여서, 무죄가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위법이 되지는 않고 기소 당시의 자료로 볼 때 합리적 판단 과정을 거쳤다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는데도 기소한 경우 등에 한해 위법이 인정됩니다. 다만 자백 강요, 위법한 체포·압수,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의 은폐처럼 수사 과정 자체의 위법이 드러나는 사안은 별개로 다루어집니다. 국회의 입법 역시 입법 내용이 헌법의 문언에 명백히 위반됨에도 굳이 그런 입법을 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위법으로 보지 않습니다.

군인·경찰공무원 등의 이중배상금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는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예비군대원이 전투·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전사·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경우, 본인이나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헌법 제29조 제2항에 근거를 둔 규정입니다. 조문이 "지급받을 수 있을 때"라고 되어 있어, 실제로 보상금을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적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이 규정은 피해자에게 매우 불리하므로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이 확립된 태도입니다. 조문에 열거된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 전투·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되지 않은 일반적인 사고, 그리고 애초에 보훈 관련 법령상 보상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이 단서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군 관련 사고에서 "군인이니까 안 된다"는 말을 듣고 포기하기 전에, 보상 대상 해당 여부와 사고의 성격부터 따져 볼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무엇을 얼마나 받을 수 있나

배상 범위는 민법상 손해배상과 기본적으로 같습니다. 치료비·수리비·감정비 등 적극손해, 일하지 못해 잃은 수입이나 후유장해로 인한 일실수입, 그리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가 항목이 됩니다. 국가배상법 제3조가 생명·신체 침해 등에 관한 배상기준을 두고 있지만, 판례는 이를 배상액의 상한을 정한 규정이 아니라 산정의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으므로, 실제 손해가 그보다 크다면 이를 주장·증명해 청구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도 부주의가 있었다면 과실상계로 배상액이 줄어듭니다. 도로 하자 사건에서 과속이나 전방주시 소홀이 인정되어 상당 비율이 감액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생명·신체의 침해로 인한 국가배상을 받을 권리는 양도하거나 압류할 수 없도록 보호되고 있습니다(국가배상법 제4조). 외국인이 피해자인 경우에는 해당 국가와 상호보증이 있을 때에만 국가배상법이 적용됩니다(제7조).

공무원 개인에게도 청구할 수 있나

헌법 제29조 제1항 후단은 "공무원 자신의 책임은 면제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이를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가 국가와 공무원 개인 중 어느 쪽에도 청구할 수 있고, 경과실에 그치는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위축되지 않고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면서도, 중대한 잘못까지 감싸지는 않겠다는 취지입니다. 국가가 먼저 배상한 경우에도 공무원에게 고의나 중과실이 있으면 국가가 그 공무원에게 구상할 수 있습니다(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 실무에서는 자력 확보가 확실한 국가·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안에 따라 공무원 개인을 함께 피고로 삼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청구 절차와 소멸시효 — 시간 관리가 절반입니다

국가배상을 받는 길은 배상심의회에 신청하는 방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 두 가지입니다. 예전에는 배상심의회를 반드시 거쳐야 했지만, 지금은 국가배상법 제9조에 따라 배상심의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실제 진행 순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사고 직후 증거부터 확보합니다. 현장 사진과 영상, 블랙박스, 주변 CCTV, 사고 시각과 위치가 특정되는 자료, 진료기록과 수리 견적서가 기본입니다. 도로 하자 사건은 파손 부위를 보수해 버리면 증거가 사라지므로 촬영이 무엇보다 급합니다. 112·119 신고 이력이나 민원 접수 기록도 남겨 두어야 합니다.

  2. 행정 내부 자료를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합니다. 도로 순찰·점검 일지, 보수 이력, 민원 처리 내역,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결재문서와 검토보고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관리 소홀이나 절차 위반은 대개 이 자료에서 드러납니다. 관련 형사사건이 있다면 수사기록의 열람·등사가 결정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3. 배상심의회 신청을 검토합니다. 배상신청은 주소지·소재지 또는 배상원인 발생지를 관할하는 지구심의회에 합니다(국가배상법 제12조). 심의회는 신청을 받으면 증거조사를 거쳐 4주일 이내에 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신청 비용이 들지 않고 결론이 빨라, 차량 파손처럼 액수가 크지 않고 사실관계가 명확한 사건에 적합합니다. 기각·각하되면 결정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일 이내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4. 소송을 제기합니다. 국가배상청구소송은 실무상 민사소송으로 진행합니다. 국가를 피고로 하는 경우 법무부장관이 국가를 대표하고, 지방자치단체가 피고이면 그 단체의 장이 대표합니다. 다툼의 폭이 크거나 신체감정이 필요한 사건, 위법성 판단 자체가 쟁점인 사건은 처음부터 소송으로 가는 편이 낫습니다.

배상심의회의 결정에 동의해 배상금을 받았더라도, 그 자체로 재판상 화해와 같은 확정적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입니다. 다만 동의서나 합의서에 "이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구가 들어 있으면 부제소 합의로 해석될 여지가 있고, 이미 받은 금액은 나중에 인정되는 배상액에서 공제됩니다. 금액이 충분한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서명 전에 검토를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소멸시효 — 3년과 5년, 두 개의 기한이 함께 흘러갑니다

국가배상청구권에는 두 개의 기간 제한이 동시에 작동하며, 둘 중 하나라도 지나면 청구가 막힙니다.

  •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 국가배상법 제8조에 따라 민법 제766조 제1항이 적용됩니다.

  •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 국가에 대한 금전채권은 국가재정법 제96조에 따라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도 지방재정법에 같은 취지의 규정이 있습니다. 민법상 불법행위의 10년이 아니라 5년이라는 점이 특히 중요합니다.

여기에 더해, 배상심의회에 신청을 해 두었다고 해서 시효 문제가 안전하게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효 완성이 임박했다면 심의회 절차와 무관하게 먼저 소를 제기해 두는 것이 원칙적으로 안전합니다. 한편 국가가 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국가가 스스로 진상을 은폐해 피해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던 사안 등이 이에 해당하므로, 오래된 사건이라고 해서 기산점 검토도 없이 포기할 일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배상심의회를 반드시 거쳐야 소송을 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국가배상법 제9조는 배상심의회에 신청하지 않고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배상심의회는 비용이 들지 않고 4주일 이내에 결정이 나오도록 되어 있어 소액·명백 사건에 유리하지만, 인정 금액이 소송보다 보수적으로 산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손해가 크거나 위법성 자체가 다투어지는 사건이라면 처음부터 소송을 검토하는 편이 낫습니다.

배상심의회에서 결정된 금액을 받으면 더 이상 다툴 수 없나요?

과거에는 배상결정에 동의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다는 규정이 있었으나 위헌으로 판단되어 삭제되었고, 지금은 동의하여 배상금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소송이 봉쇄된다고 보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이미 받은 금액은 공제되고, 동의서에 부제소 취지의 문구가 있으면 다툼의 여지가 생기므로 문언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형사보상과 국가배상을 모두 청구할 수 있나요?

두 제도는 별개입니다. 형사보상은 구금 등에 대해 수사기관의 잘못을 따지지 않고 법정 기준에 따라 보상하는 제도이고, 국가배상은 수사나 기소의 위법과 담당자의 고의·과실을 증명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형사보상을 받은 뒤에도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같은 원인으로 이미 받은 보상금은 배상액에서 공제됩니다. 형사보상은 무죄재판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확정된 때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해야 하므로 기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어느 법원에, 누구를 피고로 소를 내야 하나요?

피고는 국가 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이고, 국가가 피고인 경우 법무부장관이 국가를 대표합니다. 관할은 일반 민사소송과 같이 피고의 소재지 법원이나 불법행위지 법원에 낼 수 있습니다. 시설물 사고에서 관리 주체와 비용부담 주체가 다르면 국가배상법 제6조에 따라 어느 쪽에도 청구할 수 있으므로, 다툼의 소지가 있으면 양쪽을 함께 피고로 삼는 방법도 검토합니다.

공무원이 알려준 잘못된 안내를 믿고 손해를 봤습니다. 배상이 되나요?

가능성은 있지만 그 자체로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담당 공무원이 통상의 주의를 기울였다면 정확히 안내할 수 있었는지, 그 안내가 단순한 참고 의견이었는지 아니면 신뢰할 만한 공적 견해 표명이었는지, 그리고 그 안내를 믿은 것에 신청인의 잘못은 없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그래서 안내를 받은 시점·내용·담당자를 특정할 수 있는 자료가 남아 있는지가 결정적입니다. 상담 내용은 가능한 한 서면이나 이메일 등 기록이 남는 형태로 확보해 두시기를 권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국가배상 사건에서 결론을 가르는 것은 "국가가 잘못했다"는 심증이 아니라, 어느 조문으로 구성하느냐, 그리고 그 요건을 뒷받침할 행정 내부 자료를 확보했느냐입니다. 같은 사고라도 제5조의 시설 하자로 구성하면 과실 증명 부담을 덜 수 있고, 제2조로 갈 수밖에 없다면 위반된 직무상 의무가 피해자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까지 논증해야 합니다. 위법한 처분으로 인한 손해는 취소판결만으로 해결되지 않고 객관적 정당성 상실이라는 별도의 관문을 넘어야 하며, 순찰일지·점검기록·결재문서처럼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정보공개청구와 문서제출명령으로 끌어내야 비로소 다툴 재료가 생깁니다.

무엇보다 시간이 문제입니다. 안 날부터 3년, 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이라는 두 기한이 동시에 흘러가고, 현장 사진 한 장이 없어 하자 자체를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도로나 공공시설에서 사고를 당하셨거나, 위법한 처분과 수사로 손해를 입고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사고 자료와 관련 문서를 정리해 두신 뒤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청구가 가능한 조문과 상대방, 확보해야 할 자료, 남은 시효를 함께 짚어 현실적인 대응 방향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