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약식명령을 받았다면 — 정식재판청구, 7일 안에 무엇을 결정해야 하나
2026. 07. 20.
어느 날 우편으로 날아온 벌금 약식명령, 그대로 내야 할지 정식재판을 청구해 다퉈야 할지 고민되실 수 있습니다. 약식명령의 의미와 절차, 정식재판청구의 7일 기한과 방법, 2017년 개정으로 바뀐 형종상향금지까지 정리했습니다.
목차
어느 날 법원에서 보낸 우편물을 열어 보니 '약식명령'이라는 제목과 함께 벌금 액수가 적혀 있어 당황하셨을 수 있습니다. 정식으로 재판을 받은 적도, 법정에 나가 본 적도 없는데 갑자기 벌금이 정해져 통지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때 많은 분들이 '그냥 벌금을 내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억울한데 다툴 방법은 없는지'를 두고 고민하십니다. 결론적으로 약식명령에 이의가 있다면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고지받은 날부터 7일이라는 짧은 기간과 함께 2017년 법 개정으로 달라진 유의점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약식명령이 무엇이고 어떤 절차로 내려지는지, 정식재판청구는 언제·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정식재판을 청구할 때의 실익과 위험까지 차분히 정리해 드립니다.
약식명령이란 무엇인가 — 공판 없이 내려지는 벌금 처분
약식명령은 정식 재판(공판절차) 없이, 검사가 제출한 수사기록에 대한 서면심리만으로 법원이 벌금·과료 등을 부과하는 절차입니다. 형사소송법 제448조는 지방법원이 그 관할 사건에 대하여 검사의 청구가 있으면 공판절차 없이 약식명령으로 피고인을 벌금, 과료 또는 몰수에 처할 수 있고, 이 경우 추징 등 부수처분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징역형이나 금고형이 필요한 사건은 약식명령으로 처리할 수 없습니다. 약식명령은 어디까지나 재산형으로 마무리될 수 있는 비교적 가벼운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이 절차는 검사가 사건을 재판에 넘기면서(공소제기) 함께 시작됩니다. 검사가 정식 공판을 청구하지 않고 "이 사건은 벌금형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약식명령을 함께 청구하는 것을 실무에서는 흔히 '약식기소' 또는 '구약식'이라고 부릅니다. 형사소송법 제449조는 약식명령의 청구를 공소제기와 동시에 서면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피의자 입장에서는 경찰·검찰 수사를 받은 뒤, 별도의 법정 출석 절차 없이 곧바로 벌금 액수가 적힌 약식명령을 받아 보게 되는 구조입니다.
약식명령은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
검사가 약식명령을 청구하면 법원은 제출된 수사기록을 검토합니다. 이때 법원이 반드시 약식명령을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450조는 사건이 약식명령으로 할 수 없거나 약식명령으로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법원이 스스로 정식 공판절차로 넘겨 심판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사안이 무겁거나 사실관계에 다툼이 커 서면심리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면, 검사가 약식으로 청구했더라도 정식 재판이 열릴 수 있습니다.
법원이 약식명령을 내리기로 하면, 그 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해 검사와 피고인에게 송달하는 방식으로 알립니다(형사소송법 제452조). 약식명령서에는 범죄사실과 적용법령, 선고되는 형(주형)과 부수처분이 적히고, 무엇보다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안내가 반드시 기재됩니다(제451조). 따라서 받으신 약식명령서를 잘 살펴보면, 어떤 혐의로 얼마의 벌금이 정해졌는지와 함께 언제까지 불복할 수 있는지가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꼭 기억하실 점은, 약식절차에서는 피고인이 법정에 나가 직접 진술하거나 증거를 다툴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직 검사가 낸 수사기록만으로 심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사 단계에서의 진술이나 자료가 그대로 결과에 반영됩니다. 억울한 사정이나 유리한 정상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채 벌금이 정해졌다고 느껴진다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통로가 바로 정식재판청구입니다.
약식명령을 받으면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약식명령서를 받은 피고인에게는 크게 두 갈래의 길이 있습니다.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 —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고 7일이 지나면 약식명령이 확정됩니다. 확정된 약식명령은 형사소송법 제457조에 따라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정해진 벌금을 납부하게 되고 그 처벌 이력은 범죄경력 자료에 남습니다.
다투는 경우 — 약식명령의 내용에 이의가 있다면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해 법정에서 다시 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의하실 점은,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벌금도 내지 않은 채 방치한다고 해서 사건이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식재판청구 기간이 지나면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고, 이후에도 벌금을 내지 않으면 노역장 유치 등 집행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낼 것인가, 다툴 것인가'는 미루지 말고 7일 안에 결정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정식재판청구 — '고지받은 날부터 7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식재판청구는 형사소송법 제453조에 근거합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청구권자 — 피고인뿐 아니라 검사도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기간 — 약식명령의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약식명령이 확정되어 다투기 어려워집니다.
방식 —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서면(정식재판청구서)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기간 계산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형사소송법상 날짜로 계산하는 기간은 원칙적으로 초일을 산입하지 않으므로, 통상 약식명령서를 송달받은 다음 날부터 세어 7일째 되는 날까지 청구서가 법원에 접수되어야 합니다. 마지막 날이 공휴일이나 토요일에 해당하면 그 다음 날까지로 늘어날 수 있으나, 기간이 매우 짧은 만큼 여유를 두고 준비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피고인은 정식재판을 청구할 권리를 미리 포기할 수 없습니다(제453조 단서). 다만 일단 청구한 뒤에는 제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이를 취하할 수 있는데(제454조), 한 번 취하하면 같은 사건에서 다시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없으므로 취하 여부 역시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만약 이사나 송달 착오 등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7일을 넘겨 버린 경우에는, 정식재판청구권 회복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58조는 상소권회복에 관한 규정을 정식재판청구에 준용하도록 하고 있어,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소명되면 기간이 지난 뒤라도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예외적 구제인 만큼 사유를 뒷받침할 자료가 필요하므로, 기간을 지키는 것이 언제나 최선입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정식재판청구가 적법하면 법원은 통상의 공판절차에 따라 사건을 다시 심리합니다(제455조 제3항). 서면심리로 끝났던 사건이 정식 법정으로 넘어와, 피고인이 출석해 진술하고 증거를 제출하며 검사와 다툴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무죄를 주장할 수도 있고, 혐의는 인정하더라도 벌금 액수가 과하다며 감액이나 선고유예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정식재판을 거쳐 판결이 선고되면 애초의 약식명령은 효력을 잃습니다(제456조).
한 가지 유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해 놓고 정당한 이유 없이 공판기일에 계속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이 없는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되어 판결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제458조가 준용하는 제365조). '청구만 해 두고 나가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면 재판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2017년 개정 — '불이익변경금지'에서 '형종상향금지'로
정식재판청구를 이해할 때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이 2017년 형사소송법 개정입니다. 개정 전에는 이른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어,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었습니다. 예컨대 300만 원 벌금의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하더라도, 최악의 경우에도 벌금이 300만 원을 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차피 더 나빠질 것은 없다"는 생각에 별다른 다툼의 실익이 없어도 일단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사례가 많아졌고, 이것이 제도 남용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2017년 개정으로 이 원칙이 '형종상향금지'로 바뀌었습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약식명령으로는 벌금·과료 같은 재산형만 부과할 수 있으므로, 정식재판으로 넘어갔다고 해서 벌금형이 갑자기 징역형으로 바뀌는 일은 없습니다. 형의 '종류'를 무겁게 올리는 것 자체가 금지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같은 벌금형의 범위 안에서라면 액수가 오를 수는 있게 되었습니다. 300만 원이던 벌금이 정식재판 결과 400만 원으로 오르는 것과 같은 상황이 제도상 가능해진 것입니다. 대신 법원이 약식명령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때에는 판결서에 그 양형의 이유를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제457조의2 제2항). 정리하면, 정식재판을 청구한다고 해서 형의 종류가 무거워질 걱정은 없지만, 벌금 액수 자체는 그대로 유지될 수도,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있게 된 것입니다.
참고로 이 형종상향금지의 보호는 기본적으로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를 전제로 합니다. 검사도 함께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등 사정이 다르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 사건에서는 검사의 태도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할지, 이렇게 판단하세요
결국 핵심은 다툴 실익이 그에 따른 위험을 넘어서는가입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정식재판청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합니다.
혐의 자체를 다투어 무죄를 주장할 여지가 있는 경우
사실관계나 법리 적용에 오해가 있어 결과를 바로잡을 여지가 있는 경우
혐의는 인정하더라도 벌금 액수가 지나치게 무겁거나, 선고유예·감액을 구할 사정이 뚜렷한 경우
수사 단계에서 유리한 정상이나 자료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경우
반대로 혐의가 비교적 명백하고 벌금 액수도 크게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운데 단순한 불만만으로 청구하는 경우라면, 앞서 본 것처럼 액수가 오를 가능성과 시간·비용 부담을 함께 고려해 신중히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판단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내려야 하므로, 약식명령을 받으셨다면 되도록 빨리 사건 기록과 처벌 내용을 검토해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약식명령으로 나온 벌금을 그냥 내면 전과가 남나요?
벌금형도 형벌의 하나이므로, 확정되면 그 처벌 이력이 범죄경력 자료에 기록됩니다. 확정된 약식명령은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집니다(형사소송법 제457조). 다만 벌금형 전과와 징역형 전과는 그 무게가 다르고, 자료의 관리·조회 범위도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전과가 남는지'가 걱정되신다면 벌금을 내기 전에 정식재판청구로 다툴 여지가 있는지부터 살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벌금이 무조건 올라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2017년 개정으로 같은 벌금형 안에서 액수가 오를 가능성이 생긴 것은 맞지만, 반드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사안에 따라 벌금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줄어들 수도 있고, 무죄가 선고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형종상향금지 원칙에 따라 벌금형이 징역형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다툴 실익과 액수 증가 위험을 함께 저울질해 판단하시면 됩니다.
7일이 이미 지나 버렸는데 방법이 없을까요?
원칙적으로 기간이 지나면 약식명령이 확정되어 다투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사나 송달 착오처럼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지키지 못한 사정이 있다면, 정식재판청구권 회복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458조에 따른 상소권회복 규정 준용). 이 경우 그러한 사유를 소명할 자료가 필요하므로, 상황을 정리해 신속히 상담받으시기를 권합니다.
약식명령과 즉결심판은 어떻게 다른가요?
둘 다 정식 공판 없이 가벼운 사건을 처리하는 절차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근거와 주체가 다릅니다. 약식명령은 검사의 청구로 법원이 벌금·과료·몰수를 부과하는 절차(형사소송법 제448조 이하)이고, 즉결심판은 경찰서장의 청구로 2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 등 경미한 사건을 처리하는 절차(즉결심판에 관한 절차법)입니다. 두 경우 모두 불복 시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으나, 청구 기간과 방법 등 세부 절차는 근거 법률에 따라 다릅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약식명령은 법정에 한 번 나가지 않고도 벌금이 정해진다는 점에서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그대로 확정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엄연한 형사처벌입니다. 반대로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다시 다툴 기회가 열리지만, 2017년 개정으로 벌금 액수가 오를 가능성도 생긴 만큼 실익과 위험을 정확히 따져 7일 안에 방향을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판단은 사건 기록과 처벌 내용을 함께 살펴야 정확해집니다. 약식명령을 받고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되신다면, 기간을 넘기기 전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안을 차분히 함께 검토해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향을 찾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