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부대에서 사고가 났다는 연락을 받는 순간, 지휘관과 간부의 머릿속은 백지가 됩니다. 사망사고든 훈련 중 안전사고든, 가혹행위나 성범죄가 드러난 경우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어디까지 책임을 지게 되는가"라는 현실적인 질문이 찾아옵니다. 반대로 자녀를 잃은 유족이라면 "부대는 정말 아무 잘못이 없었는가"를 묻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부대 사고에서 지휘관·간부에게 문제 되는 책임의 구조와 판단 기준, 그리고 조사 초기에 반드시 정리해야 할 것들을 짚어 보겠습니다.

부대 사고에서 지휘관에게 문제 되는 책임은 세 갈래입니다

사고 하나가 발생하면 여러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당사자 입장에서는 무엇이 무엇인지 뒤엉켜 보입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형사책임·징계책임·배상책임 세 가지가 서로 다른 요건과 절차로 따로 판단됩니다.

  • 형사책임 — 업무상과실치사상, 직무유기, 사고를 숨긴 경우의 허위공문서작성 등. 수사기관의 수사와 법원의 재판을 거칩니다.

  • 징계책임 — 지휘감독 소홀, 보고 지연·누락, 규정 위반 등. 소속 부대의 징계위원회에서 판단합니다.

  • 배상책임 — 피해자·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국가가 배상한 뒤 담당자에게 구상하는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세 절차의 결론이 반드시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형사에서 무혐의나 무죄가 나와도 징계는 별도로 이루어질 수 있고, 징계를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요건이 다르고, 요구되는 입증의 정도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각 절차마다 다투어야 할 지점을 나누어 준비해야 합니다.

형사책임 —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직무유기

부대 사고에서 지휘관·간부에게 가장 자주 문제 되는 죄명은 업무상과실치사상죄와 직무유기죄입니다.

업무상과실치사상죄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다치거나 죽게 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여기서 '업무'는 영리활동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험이 따르는 일을 반복적으로 담당하는 지위를 말합니다. 부대원의 안전을 관리하고 훈련을 통제하는 지휘관·훈련 통제관·안전 통제관은 이 업무를 맡은 사람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격·수류탄 투척·유격·도하·차량 운행·중장비 작업·제독 및 화기 정비처럼 위험이 내재한 활동에서, 안전 통제 인원을 배치하지 않았거나 안전규정이 정한 절차를 건너뛰었고 그로 인해 사상 결과가 발생했다면 과실이 문제 됩니다. 다만 사고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과실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어떤 주의의무가 있었고 그것을 어떻게 위반했는지, 그 위반과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가 개별적으로 따져집니다.

직무유기죄

형법 제122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기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군형법에도 지휘관의 직무유기를 별도로 무겁게 처벌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직무유기죄를 단순히 일을 소홀히 한 정도가 아니라, 직무를 의식적으로 방임하거나 포기한 경우로 좁게 보고 있습니다. 업무가 미숙했다거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직무유기가 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사고 사실을 알고도 보고하지 않은 채 덮어 두었다면 직무유기가 정면으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사망사건과 성범죄는 민간 수사기관·법원이 담당합니다

과거에는 군에서 발생한 사건은 대부분 군사경찰(구 헌병)과 군검찰이 수사하고 군사법원이 재판했습니다. 그러나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라 군인 사망사건의 원인이 되는 범죄, 성폭력범죄, 입대 전에 저지른 범죄는 군사법원이 아니라 일반 법원이 재판권을 가지며 수사도 민간 수사기관이 담당합니다. 군사법원이 1심을 맡는 사건의 항소심도 민간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이 담당합니다. 즉 부대 내 사망사고라면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군 내부 절차만 염두에 두어서는 안 됩니다. 구체적인 관할과 절차는 사건 유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현행 규정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책임의 갈림길 — 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

지휘관의 과실 여부를 판단할 때 실무가 집중하는 두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첫째는 "그 위험을 미리 알 수 있었는가"(예견가능성), 둘째는 "알았다면 막을 수 있었는가, 그리고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회피가능성)입니다.

이 두 축은 특히 자해·사망사고에서 결정적입니다. 이른바 '관심병사'(현재는 도움·배려가 필요한 병사 등으로 부릅니다) 관리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법원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고 있습니다.

  • 예견 단서가 있었는지 — 자해 시도 전력, 상담 기록, 인성검사 결과, 가족·동료의 우려 전달, 최근의 급격한 변화, 부대 내 괴롭힘 신고 이력

  • 그 단서가 지휘계통에 전달되었는지 — 전입 시 인수인계, 소초·소대 단위 관찰 결과의 보고 여부

  • 전달 후 실제로 조치를 했는지 — 병영생활 전문상담관 연계, 의무·군의관 진료, 그린캠프 등 부대 밖 프로그램 의뢰, 근무 배제와 위험물 관리, 분리 조치와 보호 인원 지정

  • 그 조치가 형식적이었는지, 실질적이었는지 — 서류만 만들어 두고 실제 관리는 없었던 경우가 가장 불리하게 평가됩니다

반대로 사전에 드러난 단서가 전혀 없었고, 통상적인 주의를 기울여도 알기 어려운 돌발적 사고였다면 지휘관에게 형사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지휘관 개인의 인품이나 사후의 심경이 아니라, 사고 전에 어떤 정보가 있었고 그에 대해 무엇을 했는지가 판단의 중심에 놓입니다.

징계책임 — 지휘감독 소홀, 보고 지연과 불복 절차

형사절차와 별개로, 부대는 자체적으로 징계 절차를 진행합니다. 부대 사고에서 가장 흔한 징계 사유는 지휘감독 소홀, 안전관리 규정 위반, 그리고 보고 지연·누락입니다. 실무에서는 사고 자체보다 보고 문제로 징계가 확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군인사법은 장교·준사관·부사관에 대한 징계를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와 경징계(감봉·근신·견책)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습니다. 병에 대한 영창 제도는 폐지되고 군기교육 등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징계는 신분과 경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중징계는 진급과 신분 유지 자체를 좌우하므로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닙니다.

징계 절차에서 놓치기 쉬운 것

  1. 진술 기회를 형식적으로 쓰지 마십시오. 징계위원회 출석 진술과 서면 제출은 나중에 다툴 때의 기초 자료가 됩니다. "죄송합니다"만 남기면 이후 항고에서 사용할 사실관계가 남지 않습니다.

  2. 징계 사유를 특정해서 반박하십시오. '지휘감독 소홀'이라는 포괄적 표현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의무를 어떻게 위반했다는 것인지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사유가 특정되지 않으면 그 자체가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3. 양정의 형평을 살피십시오. 같은 사고에서 다른 관련자와 비교해 지나치게 무거운 처분인지, 종전 유사 사례와 균형이 맞는지는 중요한 쟁점입니다.

  4. 불복 기한을 반드시 지키십시오. 군인사법상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은 정해진 기간 내에 항고할 수 있고, 항고 결정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기한은 짧고 경과하면 되돌리기 어려우므로, 통지받은 즉시 현행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사고 직후 초기 조치와 은폐 금지

사고 직후 몇 시간의 대응이 이후 모든 절차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당황한 상태에서 내린 판단이 나중에 가장 무거운 부담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조치 체크리스트

  • 즉시 보고 — 축소하거나 다듬지 말고 확인된 사실을 그대로, 지체 없이 지휘계통에 보고합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확인 중'으로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 구호와 현장 보존 — 인명 구호가 최우선이며, 그 범위를 넘어서는 현장 정리·청소·물품 이동은 하지 않습니다. 구호를 위해 불가피하게 현장을 변경했다면 그 사실과 사진을 남깁니다.

  • 기록 보존 — CCTV, 근무일지, 상담기록, 출입기록, 통신·단체대화 내용, 안전교육 실시 기록을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 자동 삭제 주기가 있는 자료는 보존을 요청합니다.

  • 진술 확보 — 목격 인원의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각자 자필로 남기도록 하되, 내용을 맞추거나 지시하는 행위는 절대 하지 마십시오. 그 자체가 별개의 중대한 범죄가 됩니다.

  • 유족 통지와 예우 — 지연되거나 사실과 다른 설명은 이후 유족과의 갈등을 결정적으로 키웁니다.

  • 조사 협조 — 군사경찰·수사기관의 자료 요구에 성실히 응하되, 본인이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진술 전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은폐·축소는 사고 자체보다 무겁게 다루어집니다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이 있습니다. 원래의 사고보다, 그것을 덮으려 한 행위가 훨씬 무겁게 평가된다는 점입니다. 사고 경위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한 보고서나 조사서를 작성하면 형법 제227조의 허위공문서작성죄가, 이를 상급부대에 제출하면 그 행사죄가 문제 됩니다. 여기에 직무유기와 증거인멸 관련 혐의가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더 현실적인 문제는 신뢰의 상실입니다. 은폐 정황이 드러나는 순간, 원래 사고에 대해 지휘관이 제시하던 해명도 함께 신빙성을 잃습니다. 과실이 인정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사안이 은폐로 인해 전혀 다른 국면으로 넘어가는 경우를 실무에서 자주 봅니다. 불리한 사실이라도 있는 그대로 보고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가장 안전한 선택입니다.

유족의 입장 — 순직 심사, 진상규명, 국가배상

사망사고의 경우 유족에게는 별도의 절차가 있습니다.

전공사상 구분과 재심사

군은 사망한 군인에 대해 전사·순직·일반사망 등으로 구분하는 심사를 합니다. 순직은 다시 그 경위에 따라 유형이 나뉘며, 이 구분에 따라 예우와 보상이 크게 달라집니다.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상급 심사기구에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자료(진료·상담 기록, 동료 진술, 부대 관리 실태에 관한 자료)가 확보되면 재심사에서 결론이 바뀌는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심사 기준과 절차는 개정이 잦으므로 신청 전에 현행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과거 사망사고의 진상규명

오래전 발생한 군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별도의 특별법에 따라 진상규명 절차가 마련되어 운영되어 왔습니다. 다만 이런 절차는 활동 기간이 법으로 정해져 있고 연장·종료를 반복하므로, 현재 신청이 가능한지, 어떤 창구가 열려 있는지는 반드시 최신 정보를 확인해야 합니다. 진상규명 절차와 국가배상 청구는 별개이므로 어느 쪽을 먼저 진행할지 순서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배상과 이중배상금지

부대의 관리 소홀로 사고가 발생했다면 유족은 국가배상법에 따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큰 제약이 있습니다. 헌법 제29조 제2항과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는 군인 등이 전투·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해 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경우,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유족연금 등 보상을 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이중배상금지라고 합니다.

따라서 실제 사건에서는 사고가 '전투·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된 것'에 해당하는지, 다른 법령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인지가 치열하게 다투어집니다. 결론은 사안마다 다르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한편 국가가 피해자에게 배상한 경우, 담당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국가는 그 사람에게 구상할 수 있습니다. 지휘관 입장에서는 형사·징계에 더해 구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므로, 자신의 과실 정도를 정확히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사·징계 대상이 된 지휘관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사고의 책임을 지휘관 한 사람에게 몰아 정리하려는 흐름이 생기기 쉽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감정적인 억울함의 호소가 아니라, 책임의 범위를 사실로 특정하는 작업입니다.

  1. 자신이 실제로 취한 조치를 시간순으로 기록화하십시오. 안전교육 실시 기록, 점검표, 상담 지시, 상급부대 보고 문서, 인원·장비 보충 요청 공문 등이 핵심 자료입니다. 기억이 아니라 문서로 남은 것이 힘을 가집니다.

  2. 부대 여건을 구조적으로 정리하십시오. 만성적인 인원 부족, 겸직 지정, 상급부대의 일정·지시로 인한 제약, 장비·시설의 한계는 주의의무의 내용과 범위를 판단할 때 고려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다만 이는 변명이 아니라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될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3. 권한과 책임의 경계를 확인하십시오. 해당 사항이 자신의 결재·통제 범위였는지, 아니면 상급부대나 다른 부서의 권한이었는지를 규정과 직제로 정리합니다.

  4. 진술 전에 검토를 받으십시오. 초기 진술은 이후 절차 전체를 구속합니다. 특히 사고 직후 사실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추측성 진술은 나중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5. 형사와 징계를 함께 설계하십시오. 형사절차에서 한 진술이 징계에서 그대로 인용되고, 징계 결과가 형사 양형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따로 대응하면 서로 충돌하는 주장을 하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자주 묻는 질문

형사에서 무혐의를 받으면 징계도 없어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형사처벌은 범죄의 성립을 엄격하게 따지지만, 징계는 복무규율 위반 여부를 기준으로 별도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불기소 처분을 받고도 지휘감독 소홀이나 보고 지연을 이유로 징계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불기소 결정문의 판단 내용은 징계 절차에서 유리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결정문을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고 당시 저는 휴가 중이었는데도 책임을 지나요?

사고 시점에 현장에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이 당연히 면제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지위만으로 책임이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핵심은 사고 이전에 위험을 알 수 있는 단서가 있었는지, 그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해 두었는지, 부재 기간의 직무대리와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입니다. 이 부분을 문서로 입증할 수 있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유족인데 부대 설명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먼저 자료 확보가 급합니다. 부검 여부에 관한 결정, CCTV·근무일지·상담기록 등의 보존 요청, 수사기관에 대한 정보공개 및 기록 열람·등사 신청을 서둘러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료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되거나 유실될 수 있습니다. 이후 순직 심사와 국가배상, 진상규명 절차 중 어떤 경로가 적합한지는 확보된 자료를 본 뒤 판단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부대 사고는 형사·징계·배상 절차가 동시에 굴러가고, 초기에 남긴 말 한마디와 문서 한 장이 모든 절차에 그대로 인용됩니다. 조사를 앞둔 지휘관·간부라면 자신이 실제로 한 조치를 자료로 정리하고 책임의 범위를 특정하는 일이, 사고의 진상을 확인하려는 유족이라면 기록이 사라지기 전에 자료를 확보하는 일이 가장 시급합니다. 어느 쪽이든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안의 구조를 함께 정리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