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상가를 얻어 인테리어를 하고 단골을 만들며 자리를 잡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적지 않은 비용이 듭니다. 그런데 이제 막 장사가 안정될 무렵 임대인이 "계약이 끝나면 나가 달라"고 통보한다면, 임차인은 그동안의 투자와 애써 쌓은 영업 기반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습니다. 이런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계약갱신요구권을 두고 있고, 2018년 개정으로 그 보장 기간이 최초 계약을 포함해 최대 10년으로 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상가 계약갱신요구권의 내용과 행사 방법, 임대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 갱신 시 차임 인상 한도와 환산보증금 문제까지 조문을 근거로 하나씩 정리합니다.

상가 임차인을 지키는 '계약갱신요구권'이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는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부여합니다.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을 갱신해 달라고 요구하면, 임대인은 법이 정한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절하지 못합니다. 즉 갱신 여부가 임대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이 원하면 원칙적으로 계약이 이어지도록 법이 강제하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계약갱신요구권은 상가 임차인의 영업권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권리는 임차인에게 매우 강력합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5조는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기간 만료 후 갱신하지 않는다", "갱신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다"는 조항이 있더라도, 그 조항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범위에서 무효입니다. 계약서 문구만 믿고 권리를 이미 포기했다고 지레 단념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왜 '10년'인가 — 2018년 개정과 최초 임대차 포함 계산

계약갱신요구권으로 보장되는 기간이 무한정인 것은 아닙니다. 제10조 제2항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최초 임대차를 포함'한다는 점입니다. 처음 2년으로 계약했다면 그 2년까지 합하여 전체 10년이 될 때까지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처음 계약이 1년이었다면 역시 그 1년을 포함해 10년에 이를 때까지 갱신이 가능합니다. 새로 10년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 들어간 날부터 통산 10년이라는 점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이 보장 기간이 5년이었습니다. 그러나 5년으로는 임차인이 시설 투자금과 권리금을 회수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2018년 10월 개정으로 보장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는 상가 임차인의 영업 안정성을 크게 높인 중요한 변화입니다.

내 계약에는 5년과 10년 중 무엇이 적용되나

개정법 부칙은 10년으로 늘어난 규정을 법 시행 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임대차부터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개정 시점에 이미 옛 기준인 5년의 갱신 기간이 모두 지나 더 이상 갱신을 요구할 수 없었던 계약이라면 10년이 새로 되살아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개정 당시 아직 갱신요구권이 남아 있었고 그 뒤에 계약을 갱신한 경우라면, 개정된 10년의 보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내 계약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최초 계약일과 그동안의 갱신 이력을 함께 따져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 언제 어떻게 행사하나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행사 시기입니다. 반드시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갱신을 요구해야 합니다. 주택 임대차의 계약갱신요구가 만기 2개월 전까지인 것과 달리 상가는 '1개월 전'까지라는 점을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계약갱신요구권 자체를 행사하기 어려워지므로, 계약 만료일을 미리 달력에 표시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행사 방법에는 특별한 형식이 정해져 있지 않아 구두로도 가능하지만, 실무에서는 내용증명 우편이나 문자메시지처럼 '언제, 어떤 내용을 전달했는지'가 기록으로 남는 방법을 권합니다. 갱신 요구는 임대인에게 도달해야 효력이 생기므로(도달주의), 보냈다는 사실뿐 아니라 상대가 받았다는 점까지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통지에는 갱신을 요구한다는 뜻과 대상 점포, 발송 일자가 분명히 드러나도록 하여, 나중에 "그런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거나 "기간을 넘겼다"는 다툼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

계약갱신요구권이 강력하다고 해서 어떤 경우에도 임대인이 거절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10조 제1항은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각 호로 한정하여 열거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점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轉貸)한 경우

  • 임차인이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 임대인이 계약 체결 당시 공사 시기와 소요 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재건축 계획을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 등 법이 정한 철거·재건축 사유가 있는 경우

  • 그 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지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여기서 특히 유의할 것이 차임 연체입니다. 조문은 '3기의 차임액에 이르도록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를 요구하는데, 이는 연체액 합계가 월세 3개월분에 이른 적이 있는지를 보는 것이지 반드시 연속해서 3개월을 밀렸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두 번 며칠 늦게 낸 정도로 곧바로 갱신 거절 사유가 되지는 않지만, 밀렸다 메우기를 반복하다 누적 연체액이 3개월분에 이른 사실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임대인은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월세 연체는 갱신뿐 아니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까지 좌우하는 중대한 사유이므로 각별히 관리해야 합니다.

갱신되면 차임은 얼마나 오르나 — 5% 증액상한

계약이 갱신되면 원칙적으로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봅니다(제10조 제3항).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제11조에 따라 증감할 수 있는데, 임대인이 올릴 수 있는 폭에는 상한이 있습니다. 시행령은 증액 청구 시 청구 당시 차임 또는 보증금의 5%(100분의 5)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월세가 200만 원이라면 한 번에 10만 원을 넘겨 올려 달라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또한 증액 청구는 임대차계약 또는 약정한 차임 등의 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다시 하지 못합니다. 즉 임대인이 갱신을 빌미로 한 번에 큰 폭으로 차임을 올리거나, 1년도 지나지 않아 거듭 인상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5%는 '자동으로 올릴 수 있는 금액'이 아니라 '넘을 수 없는 상한'이라는 점도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인상은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합의나 정당한 증액 청구가 있어야 하고, 그 폭이 5%를 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이 5% 상한은 뒤에서 설명하는 환산보증금이 일정 기준 이하인 임대차에 적용되는 것으로, 기준을 넘는 고액 임대차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환산보증금을 넘어도 갱신요구권은 있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여러 보호 규정은 환산보증금이 일정 기준 이하인 임대차에 전면 적용됩니다. 환산보증금은 보증금에 월차임의 100배를 더한 금액으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300만 원이라면 환산보증금은 5,000만 원 + (300만 원 × 100) = 3억 5,000만 원이 됩니다.

기준 금액은 시행령이 지역별로 정하고 있고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현행 기준으로 서울특별시는 9억 원, 과밀억제권역과 부산광역시는 6억 9천만 원, 일부 광역시와 시는 5억 4천만 원, 그 밖의 지역은 3억 7천만 원 수준입니다. 이 기준을 넘는 고액 임대차는 우선변제권이나 앞서 본 5% 증액상한 등 일부 보호는 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환산보증금 기준을 넘더라도 계약갱신요구권(제10조)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즉 보증금·월세가 큰 상가라도 최대 10년의 갱신요구권은 인정됩니다. 다만 이 경우 5% 증액상한은 적용되지 않아, 갱신 시 임대인은 상가에 관한 조세·공과금, 주변 상가의 차임·보증금 등 경제사정의 변동을 고려하여 차임 증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액 임대차에서는 "갱신이 되느냐"보다 "갱신 시 차임을 얼마로 정하느냐"가 실제 분쟁의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0년이 지나면 무조건 나가야 할까 — 묵시적 갱신·권리금과의 관계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에 이르면 더 이상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임차인이 곧바로 쫓겨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두 가지를 반드시 함께 살펴야 합니다.

묵시적 갱신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의 통지를 하지 않으면, 그 기간이 지난 때에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보고 그 존속기간은 1년으로 봅니다(제10조 제4항). 이러한 묵시적 갱신은 계약갱신요구권과는 별개의 제도여서, 10년의 상한과 무관하게 임대인이 제때 갱신 거절 통지를 하지 않으면 계약이 자동으로 1년 연장될 수 있습니다. 10년을 채웠다고 하여 임대인이 아무 통지 없이 임차인을 내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법률가이드 '묵시적 갱신'에서 다룹니다.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계약갱신요구권 기간인 10년이 지나 더 이상 갱신을 요구할 수 없게 된 경우에도,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해서는 안 되는 의무는 별도로 인정됩니다. 대법원도 전체 임대차기간이 (당시 기준) 5년을 넘어 갱신요구권이 소멸한 사안에서,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취지와 근거가 다른 별개의 제도임을 이유로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다225312, 225329 판결). 따라서 10년을 다 채운 임차인이라도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여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는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관련 법률가이드 '상가 권리금 회수 방해'에서 자세히 설명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계약서에 "갱신하지 않기로 한다"는 조항이 있으면 갱신을 요구할 수 없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 보호를 위한 강행규정이어서, 법을 위반하여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습니다(제15조). 따라서 갱신을 배제하는 계약 조항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범위에서 무효이고, 임차인은 여전히 요건을 갖추어 최대 10년까지 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10년을 다 채우면 반드시 가게를 비워 주어야 하나요?

계약갱신요구권은 더 이상 행사할 수 없지만, 임대인이 갱신 거절 통지를 제때 하지 않으면 묵시적 갱신으로 계약이 1년 연장될 수 있고,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여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도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임대인과 합의하여 재계약을 맺는 것 역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10년 만료가 곧 무조건적인 명도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월세가 한 번 밀렸는데 갱신을 거절당할 수 있나요?

갱신 거절 사유가 되는 차임 연체는 '3기의 차임액에 이르도록 연체한 사실'입니다. 즉 연체액이 월세 3개월분에 이른 적이 있어야 하며, 한두 번 늦게 낸 정도로 곧바로 거절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밀렸다 메우기를 반복하여 누적 연체가 3개월분에 이른 사실이 있으면 거절 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연체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보증금과 월세가 커서 환산보증금 기준을 넘습니다. 그래도 10년 갱신이 되나요?

됩니다. 환산보증금 기준을 넘는 고액 임대차라도 계약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그대로 적용되어, 최대 10년의 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5% 증액상한이 적용되지 않아 갱신 시 차임을 얼마로 정할지가 쟁점이 되므로, 주변 시세와 경제사정 변동을 근거로 적정한 인상 폭을 두고 협의·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상가 계약갱신 분쟁은 갱신 요구 시기를 지켰는지, 임대인의 거절 사유가 정당한지, 인상된 차임이 적정한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환산보증금 기준을 넘는 임대차나 10년 만료가 임박한 계약은 권리금 회수 문제까지 함께 고려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임대인의 갱신 거절 통보를 받으셨거나 계약 연장·차임 인상을 두고 다툼이 있다면, 무엇보다 사건 초기에 계약 이력과 통지 내용을 정리해 두는 것이 결정적입니다. 임대차계약서와 그동안의 연락 내역을 가지고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면, 사안에 맞는 대응 순서와 증거 전략을 함께 정리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