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내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미리 정해두고 싶다"는 마음으로 유언을 준비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남긴 유언장이 형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통째로 무효가 되는 일이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벌어집니다. 유언은 유언자가 세상을 떠난 뒤에 효력이 생기기 때문에, 정작 본인은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법은 유언의 방식을 엄격하게 정해두었고, 그중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것이 바로 유언공정증서입니다. 이 글에서는 유언공정증서를 어떻게 만드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실무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유언은 '내용'보다 '방식'에서 무너집니다

민법은 유언을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의 다섯 가지 방식으로만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법이 정한 방식을 벗어난 유언은 유언자의 진심이 아무리 분명하더라도 효력이 없습니다. 이를 유언의 요식성이라고 합니다.

가장 흔한 자필증서 유언은 유언의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유언자가 직접 손으로 쓰고 날인해야 합니다. 이 중 하나만 빠져도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컴퓨터로 작성해 출력한 유언장, 주소를 적지 않은 유언장, 날짜를 "○년 ○월 길일"처럼 특정하지 않은 유언장이 문제 되는 사례가 반복됩니다. 이런 위험을 근본적으로 줄여주는 방식이 공증인이 직접 관여하는 유언공정증서입니다.

유언공정증서란 무엇이며, 왜 권해드리는가

유언공정증서는 공증인이 유언자의 유언 내용을 직접 듣고 문서로 작성해 공증하는 유언 방식입니다. 법률 전문가인 공증인이 형식을 갖추어 작성하므로 방식 위반으로 무효가 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고, 원본이 공증사무소에 보관되므로 분실·위조·은닉의 위험도 적습니다.

실무상 가장 큰 장점은 법원의 검인 절차가 필요 없다는 점입니다. 민법은 유언증서를 보관하거나 발견한 사람이 유언자 사망 후 법원에 검인을 청구하도록 하면서,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자필증서 유언은 검인기일에 상속인들이 모두 소환되어 진위를 다투는 과정을 거치지만, 유언공정증서는 이런 절차 없이 상속등기나 예금 인출 등 재산 정리에 바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남은 가족이 겪을 시간과 갈등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가치가 큽니다.

민법 제1068조가 정한 다섯 가지 요건

민법 제1068조는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의 요건을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이 순서와 절차가 그대로 지켜져야 합니다.

  1. 증인 2인이 참여해야 합니다. 증인은 유언 절차 전체에 함께 있어야 하며, 중간에 들어오거나 먼저 자리를 뜨면 문제가 됩니다.

  2. 유언자가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口授)해야 합니다. 말로 유언 내용을 전달한다는 뜻입니다.

  3. 공증인이 이를 필기하고 낭독합니다.

  4. 유언자와 증인이 그 내용이 정확함을 승인합니다.

  5. 유언자와 증인 각자가 서명 또는 기명날인합니다.

여기서 실무상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것이 '구수'입니다. 유언자가 의식이 흐릿한 상태에서 공증인이나 가족의 질문에 고개만 끄덕이거나 "예"라고만 답한 경우, 법원은 유언자가 스스로 유언의 취지를 진술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온 사례가 있습니다. 반대로 사전에 유언 내용을 정리해 두었더라도, 유언자가 공증인 앞에서 그 취지를 스스로 확인하고 진술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구수 요건이 충족된 것으로 본 사례도 있습니다. 핵심은 유언 내용이 유언자 자신의 의사에서 나왔음을 절차 자체가 보여줄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언자의 상태가 좋을 때 서둘러 진행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증인 2인 — 아무나 세울 수 없습니다

가장 많은 실수가 나오는 부분입니다. 민법 제1072조는 유언에 참여할 수 없는 증인 결격자를 정하고 있는데, 결격자가 증인으로 참여하면 유언 전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증인이 될 수 없는 사람

  • 미성년자

  • 피성년후견인과 피한정후견인

  • 유언으로 이익을 받을 사람, 그리고 그 배우자와 직계혈족

세 번째 항목이 특히 중요합니다. 재산을 물려받게 될 자녀 본인은 물론이고, 그 자녀의 배우자(며느리·사위)나 손자녀도 증인이 될 수 없습니다. "가족이니까 믿을 만하다"는 생각으로 아들을 증인으로 세웠다가 유언 전체가 흔들리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또한 공정증서 유언에는 공증인법상 참여인이 될 수 없는 사람도 증인이 될 수 없으므로, 공증인의 친족이나 직원 등도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무에서는 상속과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지인 2명에게 부탁하거나, 공증사무소나 법무법인을 통해 증인을 섭외하는 방법을 씁니다. 증인은 신분증과 도장을 지참하고 유언 당일 함께 출석해야 합니다. 증인이 유언 내용을 알게 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절차 도중에 잠시 자리를 비우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증인 2인의 참여'라는 요건 자체를 흔드는 위험한 선택이므로 피하셔야 합니다. 증인은 유언의 구수부터 서명까지 전 과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있어야 합니다.

준비서류·절차·기간·비용

준비서류 체크리스트

  • 유언자: 신분증,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또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주민등록초본

  • 재산 소명자료: 부동산 등기사항전부증명서, 토지·건축물대장, 예금 잔액증명서, 주식·펀드 잔고증명서 등 유언 대상 재산을 특정할 수 있는 서류

  • 수증자 관련: 상속인이라면 가족관계증명서, 상속인이 아닌 제3자라면 주민등록초본 등 인적사항 확인 서류

  • 증인 2인: 각자 신분증과 도장

서류는 공증사무소마다 요구 범위가 조금씩 다르므로,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발급일이 오래된 증명서는 다시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재산 특정 자료는 꼼꼼히 챙기셔야 합니다. "내 모든 재산을 장남에게 준다"처럼 두루뭉술하게 적으면 나중에 어느 재산까지 포함되는지를 두고 다시 다툼이 생깁니다. 부동산은 소재지·지번·면적까지, 예금은 금융기관명과 계좌번호까지 특정해 두는 것이 원칙이고, 이후 재산이 늘거나 줄 것에 대비해 포괄적인 조항을 함께 두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절차와 소요 기간

일반적으로 ① 유언 내용 정리와 법률 검토 → ② 필요 서류 준비 → ③ 공증사무소 방문 일정 조율 → ④ 유언자·증인 2인 동석 하에 공증 진행 → ⑤ 정본 수령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서류가 갖춰져 있다면 공증 당일 절차 자체는 통상 1시간 안팎이면 마무리됩니다. 다만 재산 관계가 복잡하거나 유언 내용을 다듬어야 하는 경우에는 사전 준비에 시간이 더 걸립니다. 유언자가 병원에 입원해 거동이 어려운 경우에는 공증인의 출장 공증이 가능한지 사무소에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비용

유언공정증서 수수료는 현행 공증인 수수료 규칙에 따라 유언 대상 재산의 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며, 규칙상 상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재산 규모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고 출장 공증이나 정본·등본 발급 비용이 별도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예상 비용은 재산 목록을 알려주고 사전에 안내받는 것이 정확합니다.

유언능력 다툼에 대비하는 방법

고령이거나 치매·중병으로 투병 중인 상태에서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한 경우, 사망 후 다른 상속인이 "당시 유언자에게 판단능력이 없었다"며 유언 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공정증서라고 해서 이 다툼이 완전히 봉쇄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대비가 필요합니다.

  • 의사 소견서·진단서 확보: 유언 작성일과 가까운 시점에 인지기능 검사 결과나 의사의 소견서를 받아두면 강력한 자료가 됩니다.

  • 진료기록 정리: 유언 전후의 진료기록은 당시 상태를 보여주는 객관적 자료입니다.

  • 가급적 이른 시기에 작성: 상태가 나빠진 뒤가 아니라 판단능력이 온전할 때 미리 작성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입니다.

  • 피성년후견인의 경우: 민법은 피성년후견인이 의사능력이 회복된 때에만 유언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의사가 심신 회복 상태를 유언서에 부기하고 서명날인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절차를 빠뜨리면 유언의 효력이 문제 됩니다.

흔히 오해하시는 점

"공정증서로 하면 유류분도 피할 수 있다"

그렇지 않습니다. 유언으로 재산 분배를 정해도 상속인의 유류분 반환청구권까지 없앨 수는 없습니다. 다만 유언으로 재산의 귀속을 명확히 해두면 분쟁의 범위가 유류분 문제로 좁혀지므로, 아무 대비 없이 상속분할 협의부터 다투는 것보다 훨씬 정리하기 쉽습니다. 참고로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효력을 잃었습니다.

"한 번 만들면 못 바꾼다"

아닙니다. 유언자는 생전에 언제든지 유언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철회할 수 있고, 앞뒤 유언이 서로 어긋나면 나중 유언이 우선합니다. 재산이나 가족관계가 바뀌었다면 새로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깔끔합니다.

"유언장만 있으면 집행까지 알아서 된다"

유언 내용을 실제로 실행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유언으로 유언집행자를 지정해 두면, 사망 후 부동산 이전등기나 예금 인출 등을 진행할 주체가 분명해져 다툼과 지연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말을 하기 어려운 상태인데 유언공정증서를 만들 수 있나요?

공정증서 유언은 유언자가 공증인 앞에서 유언의 취지를 말로 전달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의사표현이 전혀 불가능한 상태에서는 이 방식으로 유효한 유언을 남기기 어렵습니다. 말은 가능하지만 거동이 어려운 정도라면 출장 공증을 검토할 수 있고,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서두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개별 사정에 따라 다른 방식이 적합할 수 있으므로 미리 상담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유언공정증서를 남겼는데 나중에 재산을 팔면 어떻게 되나요?

유언에 적어둔 특정 재산을 생전에 처분하면 그 부분에 관한 유언은 실현될 수 없어 효력을 잃는 것으로 봅니다.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계좌를 정리하는 등 재산 구성이 크게 바뀌었다면, 유언을 그대로 두지 마시고 내용을 다시 점검해 새로 작성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유언공정증서를 만들 수 있나요?

필요 없습니다. 유언은 유언자 혼자의 의사로 하는 행위이므로 상속인의 동의나 참석은 요건이 아닙니다. 오히려 재산을 받게 될 상속인과 그 배우자·직계혈족은 증인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유언공정증서는 공증사무소만 방문하면 끝나는 단순한 절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증인 자격, 재산 특정, 유언집행자 지정, 유류분과의 관계, 유언능력 입증까지 미리 설계해 두어야 사망 후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남기고 싶은 뜻이 분명할수록, 그 뜻이 법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유언을 준비 중이시거나 이미 작성된 유언의 효력이 걱정되신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안에 맞는 방식과 절차를 함께 검토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