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분을 험담하면 처벌될까 — 사자명예훼손이 '허위사실'만 벌하는 이유
2026. 07. 20.
죽은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은 산 사람과 달리 '허위의 사실'을 말했을 때에만 처벌됩니다. 진실한 사실은 벌하지 않는 이유, 2년 이하·친고죄라는 특징, 그리고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와 유족의 대응까지 정리했습니다.
목차
- 사자명예훼손이란 무엇인가
- 산 사람의 명예훼손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 — '허위사실'일 때만 처벌
-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 처벌하지 않는 이유
- '허위'라는 점은 누가 증명하나
- 사자명예훼손의 성립요건
- 공연성 — 전파가능성 법리
- 특정성 — 어느 고인을 가리키는지
- 친고죄 — 누가, 언제까지 고소할 수 있는가
-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와 표현의 자유
- 유족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
- 자주 묻는 질문
-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사실인데도 상대를 처벌할 수 있나요?
- 수십 년 전 돌아가신 역사적 인물을 비판하는 글도 사자명예훼손인가요?
- 고소는 누가 할 수 있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세상을 떠난 분에 대해 누군가 근거 없는 험담을 퍼뜨릴 때, 남은 가족은 "이미 돌아가신 분인데 명예훼손이 되기는 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죽은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 즉 사자명예훼손도 엄연한 범죄입니다. 다만 살아 있는 사람의 명예훼손과는 처벌되는 범위가 뚜렷하게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형법 제308조 사자명예훼손이 어떤 경우에 성립하는지, 왜 '허위의 사실'을 말했을 때에만 처벌되는지, 그리고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나 유족의 대응은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를 정리합니다.
사자명예훼손이란 무엇인가
형법 제308조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死者)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사자명예훼손죄로 규정하고,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자'는 이미 사망한 사람을 뜻하고, '공연히'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죽은 사람은 스스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데 어째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사자명예훼손죄는 고인 본인의 인격권을 넘어, 고인에 대한 사회적·역사적 평가와 이를 기리는 유족의 경애·추모의 감정까지 함께 보호하기 위한 조문으로 이해됩니다. 그래서 피해자인 고인이 직접 처벌을 구할 수는 없어도, 뒤에서 보듯 유족이 고소권을 갖습니다.
산 사람의 명예훼손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 — '허위사실'일 때만 처벌
사자명예훼손을 이해하는 핵심은 살아 있는 사람의 명예훼손과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데 있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형법 제307조가 두 경우를 모두 처벌합니다.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제1항)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제2항)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더 무겁게 처벌합니다. 즉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사실이라도' 함부로 공공연히 폭로하면 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죽은 사람에 대해서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만 처벌합니다. 형법 제308조는 조문 자체에 '허위의 사실'이라고 명시하고 있어, 아무리 고인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내용이라도 그것이 진실한 사실이라면 사자명예훼손죄로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 처벌하지 않는 이유
이렇게 정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고인에 대한 역사적·사회적 평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자유롭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고,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에 대한 진실한 사실의 언급까지 형벌로 막으면 역사 서술이나 학문적 평가, 언론의 비판적 조명이 지나치게 위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입법자는 진실은 열어 두고, 거짓으로 고인을 깎아내리는 행위만 처벌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추었습니다.
그 결과 살아 있는 사람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적용되는 위법성 조각 규정, 즉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 처벌하지 않는다는 형법 제310조는 사자명예훼손에서는 애초에 문제 되지 않습니다. 제308조가 이미 진실한 사실을 처벌 대상에서 빼 두었기 때문입니다.
'허위'라는 점은 누가 증명하나
사자명예훼손은 적시한 사실이 '허위'일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그 내용이 객관적 진실과 다르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죄가 성립합니다. 그리고 범죄의 성립을 좌우하는 이 허위성은 이를 주장하는 검사가 증명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표현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내용이 진실이거나, 적어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는 점이 중요한 방어의 축이 됩니다.
사자명예훼손의 성립요건
정리하면 사자명예훼손은 ① 공연히 ② 특정된 고인에 대하여 ③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④ 그 명예를 훼손할 때 성립합니다. '허위사실 적시'는 앞에서 보았으니, 나머지 요건을 살펴봅니다.
공연성 — 전파가능성 법리
'공연히'는 반드시 여러 사람 앞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은 특정 소수의 사람에게만 사실을 알렸더라도 그것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재확인하였습니다. 따라서 단둘이 나눈 대화나 소규모 대화방에서 고인에 관한 허위사실을 말했더라도, 그 내용이 퍼져나갈 가능성이 있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정성 — 어느 고인을 가리키는지
어느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었는지 특정되어야 합니다. 실명을 직접 밝히지 않았더라도 표현의 내용과 주위 사정을 종합할 때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라면 특정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친고죄 — 누가, 언제까지 고소할 수 있는가
사자명예훼손죄는 형법 제312조에 따라 친고죄입니다. 즉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죄여서, 고소권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은 아무리 명백한 사안이라도 기소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명예에 관한 죄 가운데 모욕죄(제311조)도 친고죄이지만,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제307조)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로 구조가 다릅니다.
그렇다면 이미 고인이 된 피해자를 대신해 누가 고소할 수 있을까요. 고소권자는 고인의 친족 또는 자손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27조는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범죄에 대하여 그 친족이나 자손이 고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배우자, 부모, 자녀와 같은 유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주의할 점은 친고죄의 고소기간입니다. 친고죄는 원칙적으로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하지 못합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고인을 모함하는 글을 발견하고도 상대가 누구인지 알게 된 뒤 오래 방치하면, 처벌을 구할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고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32조), 한 번 취소하면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하지 못하므로 합의와 고소 취소의 순서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와 표현의 자유
사자명예훼손에서 특히 자주 문제 되는 영역이 오래전 세상을 떠난 역사적 인물에 대한 서술입니다. 소설, 드라마, 다큐멘터리, 역사서 등에서 실존했던 인물을 다루면서 그 명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담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표현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가 폭넓게 존중되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한 표현에 대해서는, 세월이 흐를수록 그 인물에 관한 서술이 개인의 명예 보호보다 역사적·학문적 평가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점을 고려하여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러한 작품에 다소의 허구나 과장이 섞였더라도 전체적으로 진실을 왜곡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곧바로 사자명예훼손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이것이 무제한의 면죄부는 아닙니다. 역사적 평가의 외형을 빌렸더라도 구체적이고 명백한 허위의 사실로 고인을 근거 없이 모함하고, 그것이 역사적 진실을 밝히려는 목적과 무관하다면 여전히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진실을 향한 비판과 평가'인지, '거짓으로 고인을 깎아내리는 행위'인지가 갈림길입니다.
유족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
고인을 겨냥한 허위 사실로 피해를 입었다면, 유족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증거부터 고정합니다. 게시물은 언제든 삭제될 수 있으므로 URL, 작성자 아이디, 작성 일시, 본문 전체가 한 화면에 담기도록 캡처해 둡니다. 어느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도 함께 정리해 두면 이후 절차가 수월해집니다.
친고죄 고소를 검토합니다. 친족이나 자손으로서 고소권이 있는지, 상대를 알게 된 때부터 6개월의 고소기간이 남아 있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온라인 게시물이라면 삭제를 요청합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는 정보통신망에 올라온 정보로 권리를 침해당한 사람이 정보를 게재한 자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삭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요청을 받은 제공자는 지체 없이 삭제나 임시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형사 절차가 진행된다고 해서 글이 자동으로 내려가지는 않으므로 삭제 요청은 별도로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사실인데도 상대를 처벌할 수 있나요?
사자명예훼손죄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만 성립합니다. 따라서 그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라면, 설령 고인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내용이더라도 형법 제308조로는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이 점이 진실한 사실의 폭로도 처벌될 수 있는 살아 있는 사람의 명예훼손과 가장 크게 다른 부분입니다. 다만 그 이야기에 거짓이 섞여 있거나 사실을 왜곡·과장하여 전체적으로 허위에 이르렀다면 사자명예훼손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수십 년 전 돌아가신 역사적 인물을 비판하는 글도 사자명예훼손인가요?
역사적 인물에 대한 서술은 표현의 자유와 학문·예술의 자유가 폭넓게 존중되는 영역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개인의 명예보다 역사적·학문적 평가의 대상이 된다는 점도 함께 고려됩니다. 진실에 바탕을 둔 비판이나 평가, 다소의 과장이 섞인 창작이라면 곧바로 범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명백한 허위 사실로 고인을 근거 없이 모함하는 것이라면 여전히 사자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고소는 누가 할 수 있나요?
사자명예훼손죄는 친고죄이므로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고, 고소권자는 고인의 친족이나 자손입니다. 배우자, 부모, 자녀 등 유족이 이에 해당합니다. 다만 상대가 누구인지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하지 못하므로, 대응을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사자명예훼손은 이름은 명예훼손이지만, '허위의 사실인가'라는 한 가지 물음에서 처벌 여부가 갈리고, 친고죄이자 6개월의 고소기간이 걸려 있는 별개의 사건입니다. 고인을 겨냥한 허위 사실인지, 아니면 진실에 바탕을 둔 평가인지의 판단은 표현의 자유와도 맞물려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세상을 떠난 가족의 명예를 지키고자 하는 유족이든, 역사적 서술이나 창작을 두고 고소를 당한 분이든, 사건 초기의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구성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