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어느 날 통장에서 이체도 인출도 되지 않고 계좌가 막혀 있다면, 또는 반대로 갚아야 할 돈을 주지 않는 상대방의 통장을 묶어 두고 싶다면, 모두 '통장 압류'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데 통장을 압류했다고 해서 그 돈이 곧바로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압류는 돈을 '묶는' 절차일 뿐이고, 실제로 돈을 받아 내려면 '추심'이라는 별도의 단계가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통장 압류가 법적으로 무엇인지, 채권압류와 추심명령이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그리고 압류를 하려는 쪽과 당한 쪽이 각각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통장 압류란 무엇인가 — 정확히는 '예금채권'을 압류하는 것

흔히 '통장을 압류한다'고 말하지만, 법적으로 압류의 대상은 통장이라는 물건이 아니라 채무자가 은행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예금반환채권입니다. 예금자는 은행에 맡긴 돈을 언제든 돌려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는데, 이 권리를 채권자가 대신 묶어 두는 것이 통장 압류입니다. 이때 돈을 맡아 두고 있는 은행이 '제3채무자'가 됩니다. 즉 채권자(압류하는 사람) — 채무자(빚진 사람) — 제3채무자(은행)라는 삼각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금전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은 민사집행법이 정하고 있습니다. 채권자의 신청을 받아 집행법원이 압류명령을 내리면(민사집행법 제223조, 제227조), 은행은 채무자에게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채무자도 그 예금을 처분하거나 찾아 쓰지 못하게 됩니다. 다만 압류명령만으로는 채권자가 그 돈을 직접 받을 수 없습니다. 압류는 '지급을 금지'하는 데 그치기 때문에, 실제로 돈을 회수하려면 뒤에서 설명할 추심명령이나 전부명령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압류·추심은 어떤 순서로 진행되나 — 핵심 절차와 쟁점

통장 압류로 돈을 회수하는 과정은 대체로 다음 흐름을 따릅니다. 각 단계가 하나라도 빠지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① 집행권원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남의 재산을 강제로 압류하려면 먼저 '이 사람이 나에게 얼마를 갚아야 한다'는 점을 공적으로 확인받은 문서, 즉 집행권원이 있어야 합니다. 확정된 판결문, 지급명령, 조정조서·화해조서, 공증받은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집행권원이 없다면 먼저 소송이나 지급명령으로 이를 확보해야 하며, 판결이 나기 전 단계라면 뒤에서 설명하는 '가압류'를 활용하게 됩니다.

②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함께 신청합니다

실무에서는 압류명령과 추심명령을 하나의 신청서로 동시에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신청서에는 집행권원의 표시, 채무자와 제3채무자(은행), 그리고 압류할 예금채권을 특정해 적습니다. 어느 은행의 어떤 예금인지 특정해야 하므로, 상대방의 거래 은행을 모른다면 재산명시·재산조회 절차로 먼저 파악하기도 합니다. 관할은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보통재판적(주소지)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법원입니다.

③ 압류의 효력은 은행에 '송달된 때' 생깁니다

법원이 압류·추심명령을 내리면 이를 채무자와 제3채무자(은행) 모두에게 송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효력 발생 시점입니다. 압류의 효력은 채무자가 아니라 은행에 명령이 송달된 때 생깁니다(민사집행법 제227조 제3항). 그리고 그 효력은 원칙적으로 송달된 그 시점에 통장에 들어 있던 잔액에 미칩니다. 그래서 잔액이 거의 없는 통장은 압류를 걸어도 실익이 없을 수 있고, 압류 이후 새로 입금되는 돈에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미치지 않아 시점을 달리해 다시 압류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④ 추심명령으로 직접 받아 내고, 추심 후 신고합니다

추심명령이 있으면 채권자는 복잡한 대위 절차 없이 은행을 상대로 직접 예금을 청구해 받을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29조 제2항). 은행이 순순히 지급하지 않으면 '추심금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돈을 추심한 뒤에는 그 사실을 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민사집행법 제236조). 만약 같은 채무자에게 받을 돈이 있는 다른 채권자들이 있으면, 추심한 금액을 두고 배당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추심명령과 전부명령, 무엇이 다를까

압류한 예금채권을 회수하는 방법에는 추심명령 외에 전부명령도 있습니다. 두 가지의 차이를 알아 두면 어떤 방법이 유리한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추심명령: 예금채권 자체는 채무자에게 남겨 둔 채, 채권자에게 '대신 받아 낼 권한'만 주는 방식입니다. 다른 채권자도 배당을 요구하며 끼어들 수 있지만, 은행이 지급하지 못할 위험은 크지 않습니다.

  • 전부명령: 압류한 예금채권을 아예 채권자에게 이전시켜 채권자 혼자 가져가는 방식입니다(민사집행법 제229조 제3항). 다른 채권자보다 앞설 수 있어 유리하지만, 전부명령이 확정되어야 효력이 생기고(같은 조 제5항), 만약 그 예금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채무는 소멸한 것으로 처리되어 그 위험을 채권자가 떠안습니다.

예금은 대체로 은행이 지급 능력을 갖추고 있어 전부명령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사안과 다른 채권자의 존재 여부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므로 신중히 선택해야 합니다.

압류해도 다 가져올 수는 없습니다 — 압류금지 예금과 흔한 오해

압류는 채권자의 강력한 권리이지만, 채무자의 최소한의 생계까지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법은 일정한 예금과 급여를 압류금지채권으로 정해 보호합니다(민사집행법 제246조). 이 밖에도 법령에 따른 부양료,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품, 재해보상금, 일정 범위의 보험금 등은 그 성질에 따라 압류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생계에 필요한 예금은 압류가 금지됩니다. 개인별 예금 잔액 중 일정 금액 이하는 원칙적으로 압류할 수 없습니다. 그 기준 금액은 민사집행법 시행령이 정하며 현재는 185만원입니다. 다만 이 금액은 시행령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여러 계좌의 잔액을 합산해 계산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급여(월급) 역시 함부로 전액을 압류할 수 없습니다. 급료·연금·봉급 등 급여채권은 원칙적으로 그 2분의 1까지만 압류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 나아가 급여가 일정액(현행 기준 월 185만원) 이하라면 생계 보장을 위해 전액 압류가 금지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보호되는 급여라도 일단 통장에 입금되어 '예금'으로 성격이 바뀌면 계좌 전체가 묶여 버리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때 채무자는 손을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법원에 '압류금지채권 범위변경'을 신청해(민사집행법 제246조 제3항) 생계비에 해당하는 부분의 압류를 풀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오해도 함께 정리해 두겠습니다.

  • "압류하면 바로 내 돈이 된다" — 아닙니다. 압류는 지급을 막는 것일 뿐이고, 추심명령이나 전부명령이 있어야 실제로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통장을 압류하면 앞으로 들어올 돈까지 전부 잡힌다" — 원칙적으로 압류의 효력은 은행에 송달된 시점의 잔액에 미칩니다. 이후 입금분은 따로 다시 압류해야 할 수 있습니다.

  • "압류당했으니 그 계좌는 영영 못 쓴다" — 압류된 예금 부분은 묶이지만, 압류금지 범위에 해당하거나 채무를 변제·합의하면 압류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통장을 압류하려면 / 압류를 당했다면 — 실무 대응

통장 압류는 '언제, 어느 은행의 어떤 채권을' 특정하느냐가 성패를 가릅니다. 입장에 따라 준비할 것이 다릅니다. 먼저 돈을 받기 위해 상대방 통장을 압류하려는 채권자라면 다음을 준비합니다.

  1. 집행권원을 확보합니다. 확정판결, 지급명령, 공정증서 등 강제집행의 근거가 될 문서를 먼저 갖춥니다. 없다면 소송이나 지급명령부터 진행합니다.

  2. 상대방의 거래 은행을 특정합니다. 계좌를 알고 있으면 곧바로, 모른다면 재산명시·재산조회 절차로 파악한 뒤 압류할 예금을 특정합니다.

  3. 압류와 추심명령을 함께 신청합니다. 회수까지 염두에 두고 처음부터 추심명령(경우에 따라 전부명령)을 같이 신청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4. 다른 재산에 대한 집행도 함께 검토합니다. 통장 잔액이 적을 수 있으므로 부동산·유체동산·다른 채권 등 회수 가능성이 있는 재산을 폭넓게 살핍니다.

반대로 갑자기 통장이 압류되어 곤란해진 채무자라면 다음을 확인합니다.

  1. 압류의 근거와 채권자를 확인합니다. 법원에서 온 결정문으로 누가, 어떤 집행권원으로, 얼마를 압류했는지부터 파악합니다.

  2. 이미 갚았거나 다툴 사유가 있는지 살핍니다. 변제가 끝났거나 시효가 지난 채무라면 '청구이의의 소'와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검토합니다.

  3. 생계비 계좌라면 범위변경을 신청합니다. 급여·생계비가 묶였다면 압류금지채권 범위변경 신청으로 해당 부분의 압류를 풀 수 있습니다.

  4. 채권자와의 변제·합의도 고려합니다. 다툴 사유가 없다면 변제나 분할 합의로 압류를 해제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통장에 잔액이 없어도 압류할 수 있나요?

압류명령 자체는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압류의 효력은 명령이 은행에 송달된 시점의 잔액에 미치므로, 그때 잔액이 없으면 사실상 회수할 것이 없습니다. 또한 이후 새로 입금되는 돈에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미치지 않아, 시점을 달리해 다시 압류해야 할 수 있습니다.

월급 통장도 전액 압류되나요?

급여채권은 원칙적으로 2분의 1까지만 압류할 수 있고, 일정액(현행 기준 월 185만원) 이하의 급여는 전액 압류가 금지됩니다. 다만 급여가 통장에 입금되어 예금이 된 뒤 계좌 전체가 묶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압류금지채권 범위변경 신청으로 생계비 부분을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압류와 추심명령, 가압류는 어떻게 다른가요?

압류는 집행권원을 근거로 채무자의 예금 지급을 금지하는 것이고, 추심명령은 그 예금을 채권자가 직접 받아 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가압류는 판결이 나기 전에 재산을 미리 묶어 두는 임시 조치로, 그 자체로는 돈을 받아 낼 수 없고 이후 본안 판결을 받아 본압류·추심으로 이어가야 합니다.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릴 우려가 있을 때는 소송에 앞서 가압류로 예금을 확보해 두는 것이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 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통장 압류는 '묶는 것(압류)'과 '받아 내는 것(추심)'이 서로 다른 단계라는 점, 그리고 시점과 대상 특정, 압류금지 범위를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받을 돈을 확실히 회수하려는 채권자든, 부당하거나 과도한 압류로 생계가 막힌 채무자든, 초기의 절차 선택과 서류 준비가 결정적입니다. 채권압류·추심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안에 맞는 가장 실효적인 방법을 함께 찾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