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부업이나 재테크를 권유받는 자리에서 "다단계"라는 말이 나오면 덜컥 경계심부터 생깁니다. 그러나 모든 다단계판매가 불법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 법은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 등록한 다단계판매를 합법적인 유통방식으로 인정하는 한편, 상품 판매를 겉으로만 내세우고 사람을 모집하는 행위 자체로 돈이 도는 구조는 무겁게 처벌합니다. 이 글에서는 방문판매법이 그리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 그리고 자칫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지점을 정리합니다.

다단계판매란 무엇인가 — 방문판매법의 정의

다단계판매를 규율하는 법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하 방문판매법)입니다. 이 법 제2조는 다단계판매를 일정한 요건을 모두 갖춘 판매조직을 통해 재화나 용역을 판매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즉 '다단계'라는 형태 자체가 곧 범죄인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틀을 벗어났을 때 비로소 문제가 됩니다.

다단계판매의 세 가지 요건

  • 판매원 모집 구조: 판매원이 다른 사람을 자신의 하위판매원으로 가입하도록 권유하는 모집방식이 있어야 합니다.

  • 3단계 이상의 단계적 가입: 판매원의 가입이 3단계 이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권유 없이 가입한 최초 판매원을 1단계로 봅니다. 겉으로는 2단계여도 사실상 3단계 이상으로 관리·운영되면 다단계로 봅니다.

  • 후원수당 지급: 자신의 판매실적뿐 아니라 하위판매원들의 실적에 연동해 후원수당(수당·장려금·알선수수료 등 명칭 불문)을 지급하는 방식이 있어야 합니다.

참고로 판매원의 실적이 바로 위 상위판매원 1명의 수당에만 영향을 미치는 구조는 '후원방문판매'로 분류되어, 다단계판매보다 완화된 별도의 규율을 받습니다. 어느 쪽이든 명칭이 아니라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합법 다단계와 불법 피라미드는 무엇이 다른가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물음입니다. 합법과 불법을 가르는 핵심 기준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① 등록했는가

다단계판매업을 하려는 자는 관할 시·도지사에게 등록을 해야 합니다(방문판매법 제13조). 등록 없이 다단계판매조직을 개설·관리·운영하는 것 자체가 처벌 대상입니다. 합법 사업자는 직접판매공제조합 등에 가입해 소비자피해보상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② 재화의 실질 거래가 있는가

합법 다단계는 '상품 유통'이 본질입니다. 반면 불법 피라미드는 실질적인 재화 거래 없이 새 회원을 끌어들이는 행위 자체로 수당이 도는 구조입니다. 방문판매법은 재화 거래를 가장해 사실상 금전거래만 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합니다(제24조). 상품이 오가더라도 그 가격이 시장가격보다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고, 실제로는 그 대금으로 상위 회원의 수당을 메우는 구조라면 '재화 거래를 가장한 금전거래'로 볼 수 있습니다.

③ 후원수당이 상한을 지키는가

다단계판매업자가 판매원에게 지급하는 후원수당 총액은 판매원에게 공급한 재화 등 가격 합계액의 35%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제20조). 또한 판매원에게 파는 개별 상품의 가격도 상한(현행 160만 원)을 넘을 수 없습니다. '고수익 보장'을 앞세워 이 한도를 무시하는 구조라면 불법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방문판매법이 금지하는 대표적 행위

방문판매법은 다단계 조직을 이용한 여러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중 형사처벌로 직결되는 대표적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행적 판매원 확장행위 — 재화 없는 금전거래

가장 무겁게 처벌되는 유형입니다. 상품 거래는 명목뿐이고 새로 가입하는 회원의 가입비·투자금으로 기존 회원의 수당을 메우는 구조, 즉 사실상 금전 돌려막기(폰지)에 해당하는 행위입니다. 상품을 시장가격의 여러 배로 부풀려 팔면서 그 대금으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도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미등록 다단계판매업 운영

등록 절차 없이 다단계 조직을 만들어 개설·관리·운영하면 그 자체로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등록 여부는 합법성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그 밖의 금지행위

  • 소비자·판매원의 청약철회나 반품을 방해하거나 거부하는 행위

  • 판매원에게 일정량의 재고를 강제로 떠안기는(강매) 행위

  • 거짓·과장된 정보나 기만적 방법으로 판매원 가입이나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행위

  • 개별 재화 가격 상한(160만 원)이나 후원수당 상한(35%)을 위반하는 행위

처벌 수위 — 방문판매법 벌칙과 함께 문제되는 죄

위반 유형에 따라 법정형이 다릅니다.

  • 재화 없는 금전거래(사행적 판매원 확장행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제58조). 방문판매법 위반 중 가장 무거운 유형입니다.

  • 미등록 다단계판매업 운영 등: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제59조).

더 중요한 점은, 불법 다단계가 방문판매법 하나로만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원금 보장·고수익을 약속하며 불특정 다수의 자금을 모았다면 유사수신행위로 별도 처벌(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될 수 있습니다.

  • 사기죄(형법 제347조): 처음부터 수익을 낼 구조가 아님을 알면서 속여 돈을 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피해자들에게서 편취한 이득액을 합산해 5억 원 이상이 되면 가중처벌되어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다단계는 다수를 상대로 하는 구조여서 합산 편취액이 이 기준에 이르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처럼 여러 죄가 함께 문제될 수 있어, 사건 초기에 어떤 법리로 접근되는지를 파악하고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 가입자·하위 판매원도 처벌될까

방문판매법의 무거운 벌칙은 원칙적으로 불법 조직을 개설·관리·운영한 주도자를 겨냥합니다. 아무 사정을 모른 채 상품을 사거나 단순히 판매원으로 가입한 사람까지 곧바로 중형으로 처벌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입니다. 하위 판매원이라도 구조가 불법임을 알면서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고 수당을 챙겼다면, 가담 정도에 따라 공범(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으로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나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항변이 늘 통하는 것은 아니며, 가입 권유 방식, 얻은 수익의 규모, 조직 내에서 맡은 역할이 종합적으로 평가됩니다.

코인·가상자산을 내세운 다단계는 어떻게 되나

최근에는 코인, 가상자산, 해외 플랫폼 투자, 쇼핑몰 회원권 등을 앞세운 신종 다단계가 늘고 있습니다. 형태가 새롭더라도 판단 기준은 동일합니다.

  • 실질적인 재화·용역 거래 없이 사람 모집과 투자금 유치로만 수익이 도는 구조라면 방문판매법 위반(사행적 판매원 확장행위)이 문제 됩니다.

  • '원금 보장', '확정 고수익'을 내세워 불특정 다수의 자금을 모았다면 유사수신행위로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 수익 구조가 애초에 성립할 수 없는데도 속여 자금을 유치했다면 사기죄가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즉 '다단계'라는 간판을 떼고 '투자', '멤버십', '리워드'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규제 당국과 수사기관도 명칭이 아니라 자금이 도는 실질 구조를 봅니다.

피해를 입었거나 연루되었다면 — 실무 대응

불법 다단계·경제범죄 사건은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1. 자료부터 시간 순으로 정리합니다. 가입 권유 대화(카카오톡·문자), 설명회 자료, 수당 지급 내역, 상품 구매·송금 내역, 계약서를 확보해 둡니다. '재화 거래가 실질적이었는지'가 핵심 쟁점이기 때문입니다.

  2. 청약철회·반품 기간을 확인합니다. 다단계판매는 소비자와 판매원에게 일정 기간 내 청약철회와 반품을 보장합니다. 합법 등록 업체라면 공제조합을 통한 피해보상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3. 형사와 민사를 함께 봅니다. 형사고소만으로는 투자금이 자동으로 돌아오지 않으므로, 부당이득 반환청구·손해배상청구와 가압류 등 재산 회수를 위한 민사·보전조치를 병행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4. 연루가 의심된다면 진술 전에 검토받습니다. 자신이 피해자인지, 단순 판매원인지, 공범으로 볼 소지가 있는지에 따라 대응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합법 다단계인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관할 시·도에 다단계판매업자로 등록되어 있는지, 직접판매공제조합 등 공제조합에 가입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나 공제조합 홈페이지에서 등록 사업자 정보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후원수당 35% 상한, 개별 상품가격 상한(160만 원), 청약철회 보장 여부도 함께 살펴볼 판단 기준이 됩니다.

다단계 권유로 손해를 봤는데 돌려받을 수 있나요?

등록된 합법 업체라면 청약철회·반품과 공제조합을 통한 피해보상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미등록·불법 업체라면 형사고소와 함께 부당이득 반환청구, 가압류 등 민사적 회수 수단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액수가 크다면 자금이 빠져나가기 전에 서둘러 보전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도 모르게 불법 다단계에 가담했다면 처벌되나요?

단순히 상품을 사거나 권유받아 가입한 것만으로 곧바로 중형에 처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불법 구조를 알면서 적극적으로 하위 회원을 모집하고 수익을 얻었는지에 따라 공범 책임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수사가 시작되기 전이나 조사에 앞서 자신의 지위와 역할을 법적으로 점검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다단계 사건은 '재화 거래의 실질이 있었는가', '누가 조직을 주도했는가'라는 두 축을 어떻게 입증하고 다투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투자금을 잃은 피해자든, 자신도 모르게 조직에 이름을 올린 판매원이든, 사건 초기의 자료 정리와 법리 구성이 결정적입니다. 방문판매법 위반이나 불법 다단계 문제로 고민이시라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