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아이 학교에서 학교폭력 사안이 접수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며칠 뒤 "조사관이 면담을 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보호자분들이 많습니다. 담임 선생님이 아이를 불러 이야기를 듣던 예전 방식만 알고 계셨다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폭력 사안 조사는 학교 교사가 아니라 교육지원청이 위촉한 외부 전담조사관이 담당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어 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이런 변화가 생겼는지, 조사 절차가 어떤 구조로 흘러가는지, 그리고 학생과 보호자가 조사 단계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교사가 조사하던 방식은 왜 바뀌었나

과거에는 담임교사나 학교폭력 책임교사가 사안 조사를 사실상 도맡았습니다. 수업과 생활지도를 하면서 같은 반 학생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캐물어야 했고, 조사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 쪽으로부터 항의와 민원, 때로는 신고까지 감수해야 했습니다. 조사자와 교육자의 역할이 한 사람에게 겹쳐 있으니 어느 쪽도 제대로 하기 어려웠습니다.

교권 침해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논의되면서, 교육부는 교사를 사안 조사 업무에서 분리하고 조사를 외부 전문 인력에게 맡기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했습니다. 2024년 새 학기부터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가 도입된 것이 그 출발점입니다. 취지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교사의 조사 부담과 민원 노출을 줄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사 자체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전담조사관은 누구이고,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전담조사관은 교육지원청이 위촉하는 외부 인력입니다. 실무상 퇴직 경찰관, 퇴직 교원, 학교폭력·청소년 상담이나 생활지도 경력이 있는 사람 등이 위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 경험이나 학교 현장 이해도가 있는 사람을 배치해 조사의 신뢰도를 확보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전담조사관이 하는 일은 '사안 조사'입니다. 관련 학생과 보호자를 면담하고, 서면 진술을 받고, 필요하면 목격 학생을 조사한 뒤, 확인한 사실관계를 정리한 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해 학교와 교육지원청에 보고합니다. 조사 방식은 주로 다음과 같이 이루어집니다.

  • 관련 학생 면담 —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과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을 각각 만나 경위를 확인합니다.

  • 보호자 면담 또는 의견 청취 — 보호자의 설명과 요청 사항을 듣습니다.

  • 서면 진술 확보 — 학생이 직접 작성한 확인서·진술서를 받습니다.

  • 목격 학생 조사 — 같은 반이나 현장에 있었던 학생들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합니다.

  • 객관적 자료 검토 — 메신저 대화, 사진, CCTV 확인 요청, 진단서 등 제출된 자료를 살핍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전담조사관은 처분을 결정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나 피해학생 보호조치를 정하는 것은 학교장(자체해결의 경우) 또는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입니다. 조사관은 그 판단의 재료가 되는 사실관계를 모아 정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학교전담경찰관(SPO) 역시 경찰 소속으로서 학교폭력 예방·상담과 사안 검토에 관여하지만, 전담조사관과는 소속과 권한이 다릅니다.

다만 전담조사관의 명칭, 위촉 방식, 배치 인원, 조사 진행 방식은 지역 교육청과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고 지금도 계속 정비되고 있습니다. 실제 사안에 들어가기 전에는 반드시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관할 교육지원청에 현재 운영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학교폭력제로센터와 사례회의 — 처리 구조의 변화

조사 주체만 바뀐 것이 아니라, 사안을 처리하는 무대 자체가 학교에서 교육지원청 쪽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교육지원청 단위에 설치된 학교폭력제로센터는 사안 접수부터 조사 지원, 심의, 피해학생 지원과 관계회복 프로그램까지 한 곳에서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됩니다.

전담조사관이 작성한 조사 결과 보고서는 곧바로 심의위원회로 직행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교육지원청에서 열리는 학교폭력 사례회의에서 조사 결과를 검토하고,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을 요구한 뒤 심의위원회 절차로 넘기는 구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학교 안의 전담기구도 없어진 것이 아니라, 학교장 자체해결 요건 충족 여부를 심의하는 역할을 계속합니다.

센터의 명칭과 기능 범위, 사례회의 운영 방식 또한 지역별로 편차가 있습니다. 명칭이 다르거나 아직 정비 중인 지역도 있으므로, 안내문에 적힌 기관 이름만 보고 절차를 단정하지 마시고 담당자에게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접수부터 심의위원회까지, 절차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지역과 사안에 따라 세부 운영이 다를 수 있지만, 큰 흐름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1. 사안 인지·접수 — 피해학생이나 보호자의 신고, 목격자 제보, 117 신고 등으로 학교가 사안을 인지합니다.

  2. 긴급조치 검토 — 필요한 경우 피해학생 보호를 위한 즉시 분리, 긴급 보호조치 등이 먼저 이루어집니다.

  3. 전담조사관의 사안 조사 — 관련 학생·보호자 면담, 서면 진술, 목격 학생 조사 등을 거쳐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작성됩니다.

  4. 사례회의 검토 — 교육지원청에서 조사 결과를 검토하고 필요 시 보완합니다.

  5. 학교장 자체해결 여부 판단 — 학교폭력예방법이 정한 요건(피해 정도, 재산상 피해 복구 여부, 지속성, 보복행위 여부 등)을 충족하고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동의하면 자체해결로 종결될 수 있습니다.

  6. 심의위원회 개최 — 자체해결 요건이 안 되거나 동의가 없으면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려 피해학생 보호조치와 가해학생 조치를 심의·의결합니다.

  7. 불복 절차 — 조치 결과에 다툼이 있으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각 단계의 처리 기한(자체해결 여부 판단 기간, 심의위원회 개최 기한 등)은 법령과 지침에 정해져 있으나 개정과 지역 운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행 기준은 반드시 학교 또는 관할 교육지원청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왜 '조사 단계'가 결정적인가

많은 보호자분들이 심의위원회 날짜가 잡히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대응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앞의 조사 단계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심의위원회는 전담조사관이 정리한 조사 결과 보고서와 제출된 서면 자료를 기초로 판단합니다. 위원들이 사건 현장을 본 것도, 아이들을 오래 지켜본 것도 아닙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 서류에 적힌 사실관계를 읽고 판단하게 됩니다. 조사 단계에서 기록되지 않은 사정, 제출되지 않은 자료는 사실상 없는 것처럼 취급되기 쉽습니다.

또한 조사 단계에서 한 번 한 진술은 뒤에 바꾸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처음에 감정적으로 과장하거나, 불리할까 봐 일부를 숨겼다가 나중에 말을 바꾸면 진술의 신빙성 자체가 흔들려 사실관계 전체가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조사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고 보아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은 대개 목격자가 또래 학생들뿐이고, 물증이 메신저 대화나 짧은 영상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누구의 진술이 더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다른 자료와 맞아떨어지는지가 판단의 중심에 놓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학생들의 기억이 흐려지고, 대화 기록도 사라지기 쉽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은 그 시점이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시기라고 생각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조사 전 학생·보호자가 준비할 것

준비 체크리스트

  •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언제, 어디서, 누가 있었고, 무슨 말과 행동이 오갔는지를 날짜별로 적습니다.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은 "확실하지 않다"고 그대로 적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 객관적 자료를 원본 그대로 확보합니다. 메신저 대화, 문자, SNS 게시물, 사진, 진단서, 상담 기록 등을 삭제하지 말고 캡처와 원본을 함께 보관합니다. 편집하거나 일부만 잘라 제출하면 오히려 신뢰를 잃습니다.

  • 목격 학생을 정리해 둡니다. 누가 무엇을 보았는지 파악해 두되, 아이를 시켜 진술을 맞추게 하는 일은 절대 하지 마십시오. 진술 조작 의심이 생기면 사안이 훨씬 나빠집니다.

  • 아이와 미리 대화합니다. 조사관이 무서운 사람이 아니라 사실을 확인하는 사람이라는 점,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해도 된다는 점, 아는 그대로 말하면 된다는 점을 알려 주십시오.

  • 감정적 대응을 자제합니다. 조사관이나 학교 담당자에게 항의하고 압박하는 태도는 사실관계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보호자 측 주장의 설득력을 떨어뜨립니다.

자주 보는 오해

  • "조사관이 처분을 정한다" — 아닙니다. 조치 결정은 학교장 또는 심의위원회의 몫입니다.

  • "말을 아끼는 것이 유리하다" — 조사에서 설명하지 않은 사정은 기록에 남지 않습니다. 유리한 사정일수록 자료와 함께 제때 제시해야 합니다.

  • "학교폭력 절차가 끝나면 형사 문제도 끝난다" — 학교폭력 절차와 수사기관의 형사절차, 민사상 손해배상은 각각 별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 "쌍방 신고가 들어오면 무조건 똑같이 처분된다" — 사안의 경위와 정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맞신고에 대한 대응도 별도로 준비해야 합니다.

조사 결과에 이의가 있을 때

조사 결과 보고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되면, 그대로 두지 마시고 절차 안에서 다투셔야 합니다.

  1. 추가 조사·보완 조사를 요청합니다. 조사되지 않은 목격자가 있거나 확인되지 않은 자료가 있다면 학교와 교육지원청에 구체적으로 특정해 요청합니다. "조사가 부실하다"는 막연한 항의보다 "누구를, 어떤 자료를, 왜 확인해야 하는지"를 적시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2. 서면 의견서와 자료를 직접 제출합니다. 조사관의 보고서만이 기록의 전부가 아닙니다. 사실관계 정리, 반박 자료, 아이의 상황을 설명하는 자료를 심의 전에 제출해 기록에 남기십시오.

  3. 심의위원회에서 의견을 진술합니다. 관련 학생과 보호자에게는 심의 과정에서 의견을 밝힐 기회가 주어집니다. 감정 호소보다 쟁점별로 정리된 진술이 훨씬 힘이 있습니다.

  4. 조치가 내려진 뒤에는 불복 절차를 검토합니다. 조치 결과에 다툼이 있으면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으며, 불복에는 기간 제한이 있으므로 통지받은 즉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전담조사관 면담에 보호자가 함께 들어갈 수 있나요?

학생 면담에 보호자나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 동석하는 것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안의 성격과 학교·교육지원청의 운영 방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면담 일정을 통보받으면 동석 가능 여부, 면담 장소와 예상 소요 시간, 진술 내용의 기록 방식을 미리 문의해 두시기 바랍니다.

전담조사관 조사와 경찰 수사는 같은 것인가요?

다릅니다. 전담조사관 조사는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행정 절차의 일부이고, 경찰 수사는 형사절차입니다. 두 절차는 별개로 진행될 수 있어, 학교 절차와 형사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때 한쪽에서 한 진술이 다른 쪽에서 문제가 되는 일이 있으므로, 두 절차를 함께 놓고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조사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절차가 멈추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대방 진술과 확보된 자료만으로 사실관계가 정리되어 본인에게 불리한 내용만 기록에 남을 위험이 큽니다. 대응이 부담스럽다면 회피하기보다, 미리 정리된 서면과 자료를 갖추어 조사에 임하는 편이 낫습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은 심의위원회 당일이 아니라 조사 단계에서 어떤 사실이 기록에 남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조사 주체와 처리 구조가 계속 정비되고 있는 지금은, 절차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안에서 제때 자료와 의견을 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이가 피해를 입은 경우든, 가해자로 지목되어 억울한 상황이든, 조사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준비하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학교폭력 절차와 병행되는 형사·민사 문제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사안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