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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범죄

임직원이 회삿돈을 빼돌린 사실을 알았습니다 — 피해 회사가 돈을 되찾는 순서: 증거 보전·금액 확정·가압류·고소·민사청구

2026. 07. 30.

횡령·배임 사건에서 회사가 실제로 돈을 되찾는지는 고소를 잘했는지가 아니라 첫 일주일에 무엇을 했는지에서 갈립니다. 회계자료와 업무용 기기의 증거 보전(그리고 무단 열람의 경계), 내부감사·실사로 금액을 확정하는 방법, 대표가 가해자일 때의 고소 주체, 가압류·사해행위취소로 재산을 붙잡는 순서, 상법 제399조와 주주대표소송·임금 상계 제한까지 회사 관점의 전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회사가 하면 오히려 피의자가 되는 대응과 재발 방지 내부통제도 함께 다룹니다.

목차

  1. 가장 먼저 할 일은 고소가 아니라 증거 보전입니다
  2. 회계자료·전표는 '지금 상태 그대로' 고정합니다
  3. 업무용 PC·이메일·휴대전화 — 접근권한 차단과 포렌식
  4. 어디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가 — 무단 열람과 사찰의 경계
  5. 자료 삭제 위험에 대응하는 방법
  6. 금액을 확정하지 못하면 어떤 절차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7. 내부감사와 회계사 실사 — 목적을 먼저 정합니다
  8. 거래처와 외부에서 확인해야 하는 것들
  9. 계좌 추적의 한계 — 회사가 직접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
  10. 형사 고소 — 누가, 무엇을 담아, 어떤 죄명으로
  11. 고소 주체 — 대표가 가해자인 경우가 문제입니다
  12. 고소장에 담아야 하는 네 가지 축
  13. 업무상횡령·업무상배임·특경법 제3조 — 죄명의 갈림길
  14. 고소 후의 흐름과 회사가 감당할 위험
  15. 재산 확보가 형사보다 급합니다 — 가압류·가처분의 시점
  16. 통보 전에 걸 것인가, 통보 후에 걸 것인가
  17. 무엇을 대상으로 걸 것인가
  18. 가처분을 함께 쓰는 경우
  19. 이미 가족 명의로 넘겼다면 — 사해행위취소와 강제집행면탈
  20. 사해행위취소소송의 구조와 기간
  21. 가족 명의 이전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쟁점
  22. 강제집행면탈 고소를 함께 검토할 때
  23. 민사 청구를 어떻게 구성하는가
  24. 불법행위 손해배상과 부당이득 — 병합으로 세웁니다
  25. 이사·감사의 책임(상법 제399조)과 주주대표소송(제403조)
  26. 근로자 상대 청구와 임금 상계 제한
  27. 형사절차를 회수에 활용하는 방법
  28. 기록 열람·등사와 문서송부촉탁
  29. 배상명령과 형사공탁 — 짧게 짚고 갑니다
  30. 유죄판결의 민사상 증거가치와 그 한계
  31. 합의할 때 유의할 점 — 돈을 받는 구조를 먼저 만듭니다
  32. 변제 계획은 담보와 함께 짭니다
  33. 공정증서(집행증서)를 남겨야 하는 이유
  34. 처벌불원 의사는 마지막 카드입니다
  35. 세무·회계 처리를 빠뜨리지 마십시오
  36. 회사가 절대 하면 안 되는 대응
  37. 붙잡아 두고 자백을 받아 내는 것
  38. 급여·퇴직금을 인질로 잡거나 백지 각서를 받는 것
  39. 사내 공지와 소문 — 명예훼손과 개인정보
  40. 재발 방지 — 두 번 겪는 회사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41. 자금 결재의 이원화와 계좌 권한 분리
  42. 정기 감사와 사람의 순환
  43. 보증보험과 보험으로 위험을 나누는 방법
  44. 흔히 하는 오해 — 이것부터 바로잡으세요
  45. 자주 묻는 질문
  46. 직원이 자백하고 각서를 썼습니다. 이것만으로 돈을 받을 수 있나요?
  47. 금액을 아직 다 밝히지 못했습니다. 조사를 마친 뒤에 고소하고 가압류해야 하나요?
  48. 대표이사가 회삿돈을 빼돌렸습니다. 감사나 주주가 나설 수 있나요?
  49. 퇴직하는 직원의 퇴직금에서 횡령액을 공제해도 되나요?
  50. 가압류를 걸면 상대가 감정이 상해 합의가 깨질까 걱정입니다. 순서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51. 배우자 명의로 아파트를 넘긴 것 같습니다. 되찾을 수 있나요?
  52. 형사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 민사소송은 하지 않아도 되나요?
  53. 몇 해 전의 횡령이 이제야 드러났습니다. 지금도 청구할 수 있을까요?
  54.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회사 사건으로 상담을 오시는 대표님들의 첫 문장은 대개 비슷합니다. "어제 경리 직원이 몇 년째 돈을 빼돌린 걸 알았습니다. 불러서 물었더니 인정하고 각서를 썼습니다. 이제 고소하면 되는 거죠?" 그리고 두 번째 문장에서 이미 몇 가지 일이 벌어져 있습니다. 직원은 자리를 떠났고, 업무용 컴퓨터는 그대로 켜져 있고, 회사는 아직 정확히 얼마가 빠져나갔는지 모릅니다. 각서에는 금액이 비어 있거나 "추후 정산한다"고만 적혀 있습니다.

회사가 피해자인 횡령·배임 사건은 개인 간 사기 사건과 순서가 다릅니다. 첫째, 증거가 회사 안에 있는데 가해자도 그 증거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회계 프로그램, 사내 서버, 이메일, 업무용 휴대전화가 모두 그렇습니다. 둘째, 피해 금액을 처음에는 회사도 모릅니다. 금액을 모르면 고소도 가압류도 반쪽이 됩니다. 셋째, 가해자가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재산이 움직입니다. 넷째, 이 점이 가장 자주 간과되는데 회사가 성급하게 대응하면 회사와 대표가 피의자로 바뀝니다. 감금, 강요, 급여 미지급, 무단 열람이 모두 그 경로입니다.

이 글은 개별 죄명의 성립요건이 아니라 회사가 돈을 되찾는 순서를 다룹니다. 증거 보전 → 금액 확정 → 재산 확보 → 형사 고소 → 민사 청구 → 형사절차 활용 → 합의와 집행 → 재발 방지의 순서입니다. 업무상횡령의 성립요건 자체는 5호, 동업자금은 6호, 배상명령 제도는 42호, 강제집행면탈죄는 41호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므로 여기서는 회사 실무에 필요한 만큼만 짚고 지나가겠습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고소가 아니라 증거 보전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실패는 "일단 불러서 확인하고, 인정하면 고소한다"는 순서입니다. 이 순서를 따르면 가해자가 사실을 아는 시점이 증거를 붙잡는 시점보다 앞섭니다. 그 며칠 사이에 회계 데이터가 정리되고, 메일이 삭제되고, 휴대전화가 초기화되고, 부동산이 배우자 명의로 넘어갑니다.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회수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회계자료·전표는 '지금 상태 그대로' 고정합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자료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상태를 고정하는 것입니다. 회계 프로그램의 데이터베이스 백업 파일, 전표와 증빙, 통장 사본과 은행 거래내역, 법인카드 명세, 세금계산서, 급여대장, 거래처별 계약서와 견적서, 입출금 결의서를 원본과 사본으로 나누어 확보합니다. 원본은 봉인하듯 별도로 보관하고, 실제 분석은 사본으로 진행합니다. 나중에 "회사가 자료를 손댔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수기 장부나 종이 전표는 페이지 순서대로 스캔해 두고, 회계 프로그램은 접속 로그와 수정 이력을 함께 뽑아 둡니다. 횡령 사건에서 전표를 누가 언제 입력하고 언제 수정했는지가 불법영득의사를 뒷받침하는 결정적 자료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법 제33조는 상업장부와 영업에 관한 중요서류를 10년간(전표와 이에 유사한 서류는 5년간) 보존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오래된 사건에서는 이 보존기간과 은행의 거래내역 보관 범위가 곧 확인 가능한 기간의 상한이 됩니다.

업무용 PC·이메일·휴대전화 — 접근권한 차단과 포렌식

디지털 자료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거나 덮어써집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실무에서 권해 드리는 흐름은 이렇습니다.

  1. 접근권한을 먼저 차단합니다. 회계 프로그램·그룹웨어·사내 서버·클라우드·법인 계좌 온라인뱅킹의 계정을 정지하고, 인증서와 보안카드·OTP를 회수합니다. 권한 차단은 자료 삭제를 막는 가장 값싼 조치입니다.

  2. 기기를 그대로 확보합니다. 회사가 지급한 업무용 PC와 노트북은 전원을 켜서 파일을 뒤지기보다, 사용을 중단하고 그 상태로 보관하는 편이 좋습니다. 켜서 열어 보는 행위 자체가 파일의 접근 시각을 바꾸고, 삭제 파일 복원 가능성을 떨어뜨립니다.

  3. 필요하면 이미지 사본(포렌식 사본)을 만듭니다. 전문 업체가 저장장치 전체를 복제하고 해시값을 기록해 두면, 이후 분석이 원본을 훼손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금액이 크거나 삭제 흔적이 뚜렷한 사건에서는 이 비용이 회수액에 비해 아깝지 않습니다.

  4. 서버 로그와 백업을 함께 챙깁니다. 메일 서버 로그, 그룹웨어 결재 이력, 사내 메신저 보관 서버, 출입 기록, 회계 프로그램 접속 로그는 보존주기가 짧아 몇 주만 지나도 덮어써지므로 발각 직후에 보존 요청을 해 두어야 합니다.

업무용 휴대전화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회사 명의로 개설해 지급한 단말기라도 그 안에는 개인 대화와 사진이 섞여 있습니다. 회수 자체는 회사 자산의 반환이므로 대개 문제가 없지만, 잠금 해제를 요구하거나 내용을 열어 보는 단계에서는 성격이 달라집니다. 이 경계를 아래에서 정리하겠습니다.

어디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가 — 무단 열람과 사찰의 경계

"회사 컴퓨터니까 회사가 다 봐도 된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소유권과 열람 권한은 별개입니다. 회사 소유 기기에 저장된 업무 관련 자료를 업무상 필요한 범위에서 확인하는 것은 대체로 허용될 여지가 크지만, 다음과 같은 행위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개인 계정에 무단 접속 — 직원의 개인 메일·클라우드·메신저에 저장된 비밀번호로 로그인하는 것은 정당한 접근권한 없는 정보통신망 침입이 될 수 있고(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 저장된 타인의 비밀을 침해·누설하는 행위도 같은 법 제49조의 문제가 됩니다.

  • 봉함된 문서나 전자기록을 기술적 수단으로 열어 보는 행위 — 형법 제316조의 비밀침해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 제3자 사이의 대화 녹음·감청 —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가 금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대화에 참여한 사람이 그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금지 대상이 아니므로, 대표나 감사가 직접 면담하며 녹음하는 방법은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사무실 내 몰래카메라·상시 감시 — 근로자 감시 목적의 영상 촬영은 개인정보 보호법상 규제와 사생활 보호 문제를 함께 일으킵니다.

  • 사설 조사업체를 통한 계좌·위치 추적 — 명의인 동의나 법원의 제출명령·영장 없이 금융거래정보를 알아내는 것은 금융실명법 위반이고 위치 추적은 위치정보법 문제가 됩니다. 이렇게 얻은 자료는 쓰기도 어렵고 회사가 처벌 대상이 되어 협상력을 잃는 지름길입니다.

실무적인 해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확보한 자료를 업무 관련성이 있는 것과 개인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나누어 전자만 분석·제출하고 후자는 열지 않은 상태로 봉인해 둡니다. 둘째, 개인 영역의 자료가 사건의 핵심이라면 회사가 직접 열지 말고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나 법원의 절차를 통해 확보합니다. 시간은 더 걸리지만 증거로 쓸 수 있는 형태로 남습니다.

자료 삭제 위험에 대응하는 방법

가해자가 자료를 지울 것 같다는 걱정은 대개 현실입니다. 다만 회사에는 상대의 휴대전화를 압수할 권한이 없으므로, 실무에서는 회사 내부에 남은 사본을 최대한 넓게 확보하고 삭제 사실 자체를 증거로 만드는 방향으로 대응합니다.

반출·삭제 흔적(대용량 파일 전송 로그, 외부 저장장치 연결 기록, 메일 자동 전달 설정, 문서 대량 삭제 이력)을 정리해 고소장에 증거인멸 우려로 적으면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의 필요성을 드러낼 수 있고, 자료를 대량 반출한 사정이 확인되면 영업비밀·부정경쟁 문제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를 압박해 기기를 강제로 제출받고 잠금을 풀게 하면 그 자료는 임의성이 다투어져 증거로서의 힘을 잃고 회사만 위험해집니다.

금액을 확정하지 못하면 어떤 절차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회사 사건에서 금액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가압류의 청구금액, 고소장의 피해액, 죄명(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여부), 민사 청구금액, 합의금의 출발점이 모두 이 숫자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발각 직후에 회사가 아는 금액은 대개 빙산의 일부입니다.

내부감사와 회계사 실사 — 목적을 먼저 정합니다

조사에 들어가기 전에 무엇을 위한 숫자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형사 고소용 피해액, 민사 청구용 손해액, 세무 정정용 금액, 보험 청구용 금액은 산정 기준이 서로 다릅니다. 목적을 정하지 않고 시작하면 몇 달을 들여 만든 보고서가 어느 절차에도 딱 맞지 않게 됩니다.

조사 방법은 규모에 따라 다릅니다. 소규모 회사라면 대표와 외부 세무·회계 전문가가 계좌와 전표를 대조하는 수준으로 충분한 경우가 있고, 규모가 크거나 기간이 길면 회계법인의 실사(부정조사)를 의뢰합니다. 어느 쪽이든 보고서에는 산정 기준, 전제, 표본 추출 방법, 확인된 금액과 추정 금액의 구분을 남겨 두어야 합니다. 실사 보고서는 회사의 무기이지만 동시에 상대방이 가장 먼저 공격하는 문서이기도 합니다. "기준이 무엇이냐", "이중 계산이 아니냐", "회사 관행상 인정되던 지출이 아니냐"는 반박에 견딜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금액을 넉넉하게 잡아 두면 유리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거가 약한 부분이 수사 과정에서 정리되면 나머지 확실한 부분까지 신빙성을 의심받고, 상대가 무고나 손해배상으로 반격할 소재가 됩니다. 확정된 금액을 축으로 세우고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은 그렇게 표시하는 편이 안전하고 실제로도 더 강합니다.

거래처와 외부에서 확인해야 하는 것들

회사 내부 자료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유형이 있습니다. 가공거래(실물 없는 매입), 단가 부풀리기, 리베이트, 페이퍼컴퍼니를 끼운 통행세 구조가 그렇습니다. 이때는 외부 확인이 필요합니다.

  • 세금계산서와 실물의 대조 —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내역과 실제 검수·입고 기록, 창고 재고, 운송 서류를 맞춰 보면 가공거래가 드러납니다.

  • 거래처 확인서 — 실제 공급 여부, 단가, 대금 수령 계좌를 확인합니다. 거래처가 협조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도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조사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고 사실 확인에 국한해 협조를 구하는 편이 실질적입니다.

  • 대금 수령 계좌의 변경 이력 — 거래처 계좌가 어느 시점에 개인 계좌나 낯선 명의로 바뀌었다면, 그 자체가 유력한 단서입니다.

  • 브로커·중간업체의 존재 — 부정한 청탁과 대가가 오간 구조라면 배임수증재(형법 제357조)까지 검토 대상이 됩니다.

계좌 추적의 한계 — 회사가 직접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

많은 회사가 여기서 벽에 부딪칩니다. 회사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회사 명의의 자료뿐입니다. 법인 계좌 거래내역, 법인카드 사용 내역, 회사의 세금계산서와 홈택스 자료, 회사가 지급한 급여 이체 기록, 회사가 보관하는 계약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여기까지는 회사가 명의인이므로 은행과 국세청에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가해자의 개인 계좌, 배우자와 가족의 계좌, 가해자가 세운 별도 법인의 계좌는 회사가 볼 수 없습니다. 금융실명법은 명의인의 동의나 법원의 제출명령·영장 등 법에서 정한 경우가 아니면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하거나 요구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돈이 회사 계좌를 떠난 다음의 흐름은 원칙적으로 수사기관의 계좌 추적, 또는 소송 과정에서 법원을 통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사실조회로만 확인됩니다. 이것이 회사 사건에서 형사 고소가 단순한 처벌 수단이 아니라 사실 확인 수단이기도 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실무 순서는 이렇게 잡습니다. 회사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지점까지는 회사가 정리해 고소장에 담고, 그 이후의 흐름은 수사기관이 밝히도록 유도합니다. 민사에서는 소 제기 후 법원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문서제출명령과 형사기록 문서송부촉탁으로 보완합니다. 재산명시·재산조회는 집행권원을 얻은 뒤의 절차이므로, 가압류 단계에서는 회사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에 의존해야 합니다.

형사 고소 — 누가, 무엇을 담아, 어떤 죄명으로

회사 사건에서 형사 고소는 세 가지 기능을 합니다. 처벌, 사실 확인(계좌 추적·압수수색), 그리고 협상력입니다. 다만 고소는 되돌리기 어려운 선택이므로, 무엇을 담을지 정리한 뒤에 접수하는 편이 좋습니다.

고소 주체 — 대표가 가해자인 경우가 문제입니다

법인이 피해자인 사건에서 고소는 법인 명의로 하고 대표이사가 법인을 대표해 접수합니다. 법인등기부, 법인인감증명서, 위임장이 필요합니다. 조합이나 종중·단체라면 대표권이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먼저 정리되어야 하는데, 민법상 조합은 그 자체로 소송의 당사자가 되기 어려워 조합원 전원이 당사자가 되거나 업무집행조합원을 통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합니다.

어려운 것은 대표이사 본인이 가해자인 경우입니다. 대표가 회사를 대표해 자신을 고소할 것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 검토할 수 있는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감사를 통한 대응 — 상법 제412조는 감사에게 이사의 직무 집행을 감사할 권한을 주고 있고, 제394조 제1항은 회사가 이사에 대하여 또는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소를 제기하는 경우 감사가 회사를 대표한다고 정합니다. 감사가 있는 회사라면 감사가 조사와 소 제기의 축이 됩니다.

  • 이사회와 다른 이사 — 이사회 결의로 조사와 법적 조치를 의결하고, 회사를 대표할 사람을 정리합니다. 자본금 총액 10억 원 미만 회사는 감사를 두지 않을 수 있으므로(상법 제409조 제4항), 이 경우에는 주주총회에서 회사를 대표할 사람을 정하는 등 별도의 정리가 필요합니다.

  • 고발 — 형사소송법은 누구든지 범죄가 있다고 생각되면 고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회사 명의의 고소가 당장 어려운 상황이라면 감사·주주·다른 이사·직원이 고발로 절차를 시작하고, 이후 회사 명의의 고소로 보강하는 방식이 실무에서 사용됩니다.

  • 주주로서의 수단 —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상법 제466조),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제366조), 검사인 선임 청구(제467조), 이사 해임의 소(제385조), 직무집행정지·직무대행자 선임 가처분(제407조), 주주대표소송(제403조)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만으로는 대표가 회사 자금을 계속 처분하는 상황을 막을 수 없으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순서상 유효합니다.

고소장에 담아야 하는 네 가지 축

횡령·배임 고소장의 완성도는 다음 네 가지가 얼마나 구체적인지로 결정됩니다.

  1. 위탁관계 — 가해자가 회사의 재물이나 사무를 어떤 근거로 맡고 있었는지입니다. 직위, 업무분장표, 사규, 통장·인감·법인카드 관리 권한, 결재 라인, 위임 범위를 문서로 뒷받침합니다. 횡령이라면 "보관자의 지위", 배임이라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가 여기서 나옵니다.

  2. 처분행위 — "언제, 어떤 방법으로, 얼마를" 방식으로 건별로 정리합니다. 회사 계좌에서 개인 계좌로 이체한 건, 현금을 인출한 건, 가공 세금계산서로 대금을 지급한 건, 법인카드로 개인 지출을 한 건을 유형별로 나누고 각 건에 증빙을 대응시킵니다. 유형이 섞인 목록은 수사에서도 재판에서도 힘을 잃습니다.

  3. 금액 산정 — 총액만 적는 고소장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유형별 소계와 근거 자료의 대응 관계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참고로 판례는 횡령한 돈을 나중에 일부 반환했더라도 이미 성립한 범죄가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으므로, 반환액은 피해액 산정과 양형 참작을 구분해 정리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4. 불법영득의사의 정황 — 실무의 승부처입니다.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내역(대출 상환, 도박·투자, 가족 생활비), 은폐 행위(허위 전표, 이중 장부, 통장 미제출, 잔액 조작), 반복성과 기간, 회사의 확인 요구에 대한 대응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상대는 "가지급금 처리였다", "관행상 인정된 지출이었다", "회사를 위한 비용이었다", "정산 예정이었다"는 방향으로 다툽니다. 이 지점을 미리 예상해 반박 자료를 함께 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업무상횡령·업무상배임·특경법 제3조 — 죄명의 갈림길

회사 자금을 보관하던 사람이 그 돈을 임의로 쓴 것이라면 횡령(형법 제355조 제1항)이고,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에 위배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가한 것이라면 배임(같은 조 제2항)입니다. 업무상 지위에서 저지른 경우에는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횡령·업무상배임이 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두 죄의 구별은 4호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회사 사건에서 결정적인 것은 이득액입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는 횡령·배임 등의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하고 있고,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차례의 행위를 하나의 죄로 묶어 합산할 수 있는지(포괄일죄로 볼 수 있는지)가 사건의 성격을 바꿉니다. 반복된 횡령이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졌다면 포괄일죄로 평가되어 이득액이 합산될 수 있고, 그 결과 특경법 구간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자세한 기준은 9호에서 다루었습니다.

양형에 관해서는 회사도 현실적인 기대치를 가져야 합니다. 횡령·배임의 양형기준은 이득액 구간을 축으로 하되 피해 회복 정도, 지위와 관여 형태, 전과, 은폐 여부에 따라 폭이 넓게 움직이고, 기준이 개정될 수 있으므로 사건 시점의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가 기억할 점은 피해 회복이 양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회사에 협상력을 주는 근거이자 뒤에서 볼 처벌불원 시점 선택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고소 후의 흐름과 회사가 감당할 위험

고소장을 접수하면 고소인 조사, 피고소인 조사, 계좌 추적과 압수·수색, 대질 또는 추가 조사를 거쳐 송치 또는 불송치로 정리되고, 검찰 단계에서 기소 여부가 결정됩니다. 금액이 크고 기간이 긴 회사 사건은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기간에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의견서와 추가 자료를 제출해 쟁점을 정리하는 것이고, 경찰이 불송치하면 이의신청, 검사가 불기소하면 항고와 재정신청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동시에 회사가 지는 위험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첫째, 무고죄입니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을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한 경우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사실을 오해해 고소한 것과 허위임을 알면서 신고한 것은 다르지만, 근거 없이 금액을 부풀리거나 무관한 혐의를 얹으면 이 논쟁으로 끌려 들어갑니다. 둘째, 명예훼손입니다. 확정되지 않은 혐의를 사내에 공지하거나 거래처에 알리면 형법 제307조 또는 정보통신망법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상대의 역공입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 임금·퇴직금 체불 진정, 개인정보 침해 문제 제기가 함께 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고소는 이 세 가지를 정리한 상태에서 접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재산 확보가 형사보다 급합니다 — 가압류·가처분의 시점

회사 사건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드리는 말씀이 이것입니다. 판결보다 가압류가 급합니다. 유죄판결과 승소판결을 모두 받아도 집행할 재산이 남아 있지 않으면 회수는 0원입니다. 그리고 가해자의 재산은 회사가 사실을 알았다는 것을 그가 아는 순간부터 움직입니다.

통보 전에 걸 것인가, 통보 후에 걸 것인가

이상적인 순서는 증거 보전 → 확정 가능한 금액 산정 → 재산 조사 → 가압류 신청 → 면담·통보·고소입니다. 가압류는 상대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 심문 없이 결정되는 것이 통상이므로, 결정과 집행이 이루어진 뒤에 상대가 알게 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신청에서 결정까지는 사건과 법원에 따라 며칠에서 2주 정도가 걸리는 것이 보통이고, 채권의 존재와 금액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부실하면 보정에 시간이 더 듭니다.

문제는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발각 직후에 당사자를 불러 확인하게 되고, 그 면담이 끝난 다음 주에 부동산이 배우자 명의로 넘어가고 예금이 비는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두 가지 방법을 씁니다. 첫째, 실사가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확정된 일부 금액으로 먼저 가압류를 신청하고 금액이 늘어나면 추가로 신청합니다. 둘째, 면담을 하더라도 회사가 어디까지 파악했는지와 앞으로 무엇을 할지를 그 자리에서 다 말하지 않습니다. 사실을 듣는 자리와 법적 조치를 통보하는 자리를 분리하는 것이 순서상 유리합니다.

무엇을 대상으로 걸 것인가

회사에는 개인 피해자에게 없는 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가해자가 임직원이었으므로 급여 이체 계좌, 주소, 재직 정보, 경비 정산 계좌, 인사기록에 남은 자료를 회사가 이미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압류에서 상대의 계좌와 주소를 특정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관문인데, 회사 사건은 그 관문을 이미 통과한 상태에서 출발합니다. 다만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채권 보전에 사용할 때에도 수집 목적과의 관련성을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 부동산 — 등기부로 확인되고 처분을 막는 효과가 분명합니다. 근저당 채권최고액과 선순위 관계로 실익을 먼저 따지고, 배우자와의 공유 지분도 대상이 됩니다.

  • 예금채권 — 은행과 지점을 특정해야 하고 잔액이 없으면 실익이 없습니다. 급여일 직후를 노리거나 알고 있는 여러 계좌를 함께 대상으로 합니다.

  • 급여채권 — 가해자가 이미 다른 회사로 옮겼다면 그 회사를 제3채무자로 삼습니다. 압류금지 범위를 넘는 부분만 대상이 되지만(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와 시행령이 정하는 범위) 장기간 회수가 이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 퇴직금과 퇴직연금 — 퇴직금 채권도 임금이어서 압류금지 범위가 적용되고, 퇴직연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양도·압류가 제한되어 집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 재산이 적은 상대에게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재산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주소지 등기부로 임대인을 확인해 제3채무자로 삼습니다.

  • 보험 해약환급금, 주식·지분, 가상자산, 자동차 — 보험사·거래소·발행회사를 제3채무자로 하는 방식을 검토합니다.

담보도 함께 준비합니다. 가압류에는 통상 담보 제공이 요구되고, 현금 공탁 대신 지급보증위탁계약(공탁보증보험)으로 갈음할 수 있는지가 회사의 자금 부담을 좌우하므로 신청 단계에서 함께 검토합니다. 가압류를 해 둔 뒤 본안소송을 미루면 상대의 제소명령 신청이나 일정 기간 본안 미제기를 이유로 가압류가 취소될 수 있어 보전처분과 본안의 일정을 함께 관리해야 하고, 근거 없이 금액을 부풀린 가압류는 본안에서 인정되지 않는 부분에 관하여 회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가압류 제도의 기본 구조는 38호에서 다루었습니다.

가처분을 함께 쓰는 경우

금전 채권을 확보하는 수단은 가압류이지만, 사안에 따라 가처분이 더 효과적인 국면이 있습니다. 회사 자금으로 취득한 특정 부동산의 소유권 자체를 다툴 수 있다면 처분금지가처분을, 대표나 이사가 계속 회사 자금을 처분하고 있다면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 선임 가처분(상법 제407조)을 검토합니다. 돈을 붙잡는 조치와 행위를 멈추는 조치는 별개이므로 필요하면 함께 신청합니다.

이미 가족 명의로 넘겼다면 — 사해행위취소와 강제집행면탈

발각 직후에 등기부를 확인하면 이미 배우자나 부모 명의로 넘어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포기하는 회사가 많은데, 되찾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사해행위취소소송의 구조와 기간

민법 제406조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을 처분한 경우 채권자가 그 행위의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요건은 회사의 채권(횡령·배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 채무자의 재산 감소 행위, 그로 인한 무자력, 채무자의 사해 의사, 그리고 수익자의 악의입니다. 무상으로 넘긴 경우처럼 사해성이 뚜렷한 유형에서는 수익자의 악의가 추정되어 상대가 선의를 증명해야 하는 구조가 됩니다.

회사 사건에는 유리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사해행위취소는 원칙적으로 취소 대상 행위보다 먼저 채권이 성립해 있어야 하는데, 횡령·배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그 행위가 있었던 때에 이미 발생하므로, 회사가 뒤늦게 사실을 알았더라도 채권 자체는 재산 이전보다 앞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건은 기간입니다. 민법 제406조 제2항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내에 소를 제기하도록 정하고 있고 1년은 짧습니다. 그래서 발각 직후에 가해자와 배우자·부모 명의의 등기 상황을 확인하고 확인 시점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 작업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가족 명의 이전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쟁점

  • 배우자 증여 — 가장 전형적인 유형이고, 대가 없이 넘긴 것이므로 사해성 판단이 비교적 단순합니다.

  • 이혼과 재산분할 — 재산분할 자체는 정당한 제도이지만 상당한 정도를 넘는 과대한 분할은 그 초과 부분이 사해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발각 직후에 협의이혼이 이루어졌다면 시기와 규모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 근저당·전세권 설정 — 소유권을 넘기지 않고 담보만 설정해 실질 가치를 비우는 방식으로, 허위 채무에 기한 설정이라면 취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원상회복 방법 — 원칙은 원물반환이지만 예금·금전이거나 목적물이 다시 제3자에게 넘어가 원상회복이 어려우면 가액배상을 구합니다. 취소의 효력이 소를 제기한 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만 미친다는 점도 청구 설계에서 고려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사해행위취소를 준비하는 동시에 그 부동산에 대해 처분금지가처분을 걸어 두는 것이 정석입니다. 취소 판결을 받는 동안 다시 제3자에게 넘어가면 회수가 한층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강제집행면탈 고소를 함께 검토할 때

형법 제327조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손괴·허위양도하거나 허위의 채무를 부담해 채권자를 해한 경우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재산 이전을 확인했다면 이 고소를 함께 검토할 수 있고, 수사기관이 계좌와 등기를 추적하면서 민사 절차에 쓸 자료가 확보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다만 요건을 정확히 알고 접근해야 합니다. 판례는 채권자가 강제집행에 착수할 구체적인 위험이 있는 상태를 전제로 하고, 허위양도는 실제로 양도하지 않았는데 형식만 갖춘 경우를 말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정한 양도라면 은닉 등 다른 행위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따져야 하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압박 목적으로 고소를 남용하면 무고 논쟁으로 되돌아옵니다. 이 죄의 구조와 사해행위취소와의 차이는 41호에서 다루었습니다.

민사 청구를 어떻게 구성하는가

형사와 별개로 회사는 집행권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유죄판결은 강력한 증거이지만 그 자체로 강제집행의 근거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회사 사건의 민사 청구는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 구성이 달라집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과 부당이득 — 병합으로 세웁니다

기본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입니다. 임직원이라면 근로계약상 성실의무 위반, 임원이라면 위임계약상 채무불이행을 함께 주장할 수 있고, 상대가 얻은 이익을 붙잡는 구성으로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함께 세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두 청구는 시효와 증명 대상이 달라 병합의 실익이 있습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민법 제766조)이고,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원칙적으로 10년입니다. 몇 해 전의 횡령이 뒤늦게 드러난 사건에서 이 차이가 결정적일 수 있습니다.

손해의 범위도 설계 대상입니다. 유출된 원금과 지연손해금이 중심이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행위 시부터 지체에 빠지므로 기산점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법정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회계 실사 비용, 세무상 추징액, 거래처 상실로 인한 손해까지 넣고 싶어지지만 인과관계 증명이 쉽지 않고 심리가 늘어져 회수 시점이 밀릴 수 있으므로, 인정 가능성이 높은 부분과 다투어질 부분을 나누어 판단하는 편이 실질적입니다.

이사·감사의 책임(상법 제399조)과 주주대표소송(제403조)

가해자가 이사라면 강력한 근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상법 제399조는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정합니다. 회사 자금을 유출한 이사 본인은 물론이고, 감시 의무를 게을리한 다른 이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이 실무상 중요합니다. 감사 역시 임무를 게을리한 때에는 회사에 대해 연대하여 배상 책임을 집니다(상법 제414조 제1항).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은 위임관계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의 성질을 가져 그 소멸시효를 10년으로 본다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이므로, 불법행위 3년이 문제 되는 사건에서 이 구성이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회사 재산을 사적으로 이용한 사안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상법 제382조의3), 경업금지(제397조), 회사기회유용금지(제397조의2), 자기거래 제한(제398조)도 함께 검토합니다. 이사가 회사의 사업 기회를 자기 회사로 돌린 유형, 이사 본인이나 가족 회사와 거래한 유형에서는 이 조문들이 청구의 축이 됩니다. 이사의 책임은 총주주의 동의로 면제하거나 정관으로 일정 범위까지 제한할 수 있으나(상법 제400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와 제397조·제397조의2·제398조 위반의 경우에는 그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회사가 소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면 주주가 나설 수 있습니다. 상법 제403조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소의 제기를 서면으로 청구하고, 회사가 30일 내에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즉시 회사를 위하여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상장회사는 상법 제542조의6에 따라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발행주식 총수의 1만분의 1 이상). 2020년 상법 개정으로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다중대표소송(제406조의2)도 도입되었습니다. 대표가 가해자여서 회사가 움직이지 않는 구조에서 이 절차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담보제공명령이 내려질 수 있고, 승소해도 배상금은 회사에 귀속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근로자 상대 청구와 임금 상계 제한

가해자가 근로자인 경우에는 두 가지를 알아 두셔야 합니다. 첫째, 법원은 근로자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에 관하여 사용자의 지휘·감독과 관리 소홀, 업무의 성질, 이익의 귀속 등을 고려해 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고의로 회사 자금을 유출한 유형에서는 감액 폭이 크지 않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둘째, 훨씬 자주 문제가 되는 지점입니다. 회사가 임금이나 퇴직금에서 횡령액을 일방적으로 공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고, 판례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채권으로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습니다. 근로자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상계에 동의한 경우 예외가 인정될 여지가 있으나, 그 동의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인지는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퇴직금 역시 임금이므로 같은 제한을 받고, 퇴직 후 14일 이내에 금품을 청산하지 않으면 별도의 위반 문제가 생깁니다. 미지급 자체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가 취할 수 있는 길은 세 가지입니다. ① 근로자가 명확하고 자발적으로 동의한 서면 합의에 따라 정산하는 방법, ② 임금·퇴직금은 정상적으로 지급하되 그 채권에 가압류·압류를 걸어 집행하는 방법, ③ 담보와 변제 계획을 갖춘 합의로 처리하는 방법입니다. 상계는 막혀 있지만 집행은 열려 있습니다. 아울러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약정을 금지하므로 채용 시 받아 둔 배상액 예정 문구는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고, 실제 발생한 손해를 증명해 청구해야 합니다. 신원보증인을 세워 둔 경우라면 신원보증법의 제한(기간을 정하지 않으면 2년, 정하더라도 2년을 넘지 못하고 갱신 가능, 피용자의 고의·중과실로 인한 손해에 한정, 법원의 감액, 상속되지 않음)을 확인해야 합니다.

형사절차를 회수에 활용하는 방법

형사와 민사를 따로 굴리면 회사가 두 배로 힘들어집니다. 형사절차에서 나오는 자료와 기회를 민사 회수에 옮겨 담는 것이 실무의 요령입니다.

기록 열람·등사와 문서송부촉탁

회사가 스스로 확보할 수 없는 자료가 형사기록에는 들어 있습니다. 계좌 추적 결과, 압수한 컴퓨터의 분석 결과,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 관련자들의 진술이 그렇습니다. 사건이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 중이면 피해자는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공판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94조의4), 재판이 확정된 뒤에는 재판확정기록의 열람·등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59조의2). 수사 중인 기록은 원칙적으로 공개되지 않으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뒤 문서송부촉탁으로 법원을 통해 확보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순서에 관한 감각을 하나 말씀드리면, 형사에서 계좌 추적이 끝나는 시점에 민사의 주장을 다듬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다만 시효가 임박했거나 상대가 재산을 정리하고 있다면 기다릴 수 없습니다. 가압류와 소 제기는 먼저 하고 자료는 나중에 보완하는 순서가 회수에는 더 안전합니다.

배상명령과 형사공탁 — 짧게 짚고 갑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은 횡령·배임을 포함한 재산범죄에서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 피해자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피해 배상을 명할 수 있는 배상명령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인지대 없이 집행권원을 얻을 수 있어 가해자가 기소된 사건이라면 검토할 가치가 있지만, 배상책임의 유무나 범위가 명백하지 않으면 각하되므로 금액과 책임 범위가 다투어지는 회사 사건에서는 각하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배상명령은 민사소송의 대체가 아니라 보완으로 이해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요건과 활용법은 42호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형사공탁은 가해자가 감형을 위해 하는 조치입니다. 회사가 수령하면 그 금액은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정산되는 것이 보통이므로 남은 금액에 대한 청구를 유보한다는 취지를 명확히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수령을 거부해도 공탁 사실이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으므로, 감정적으로 결정하기보다 회수 총액과 형사 결과를 함께 놓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유죄판결의 민사상 증거가치와 그 한계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다만 민사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 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배척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즉 "형사에서 이겼으니 민사는 자동"은 아닙니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기소나 무죄가 나왔다고 민사 청구가 자동으로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형사는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고,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와 민사상 손해는 개념이 겹치지 않는 부분이 있어 형사에서 정리된 사건이 민사에서는 인정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형사 결과 하나로 회수 여부를 단정하지 말고 각 절차의 판단 구조를 따로 보는 것이 회사에 유리합니다.

합의할 때 유의할 점 — 돈을 받는 구조를 먼저 만듭니다

회사 사건의 상당수는 합의로 정리됩니다. 문제는 합의서가 아니라 이행입니다. 형사가 끝난 뒤 분할 변제가 중단되는 일이 매우 흔합니다. 합의는 "얼마에 하느냐"보다 "어떻게 받느냐"의 문제입니다.

변제 계획은 담보와 함께 짭니다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으면 가장 단순합니다. 분할이라면 담보 없는 분할 약정은 사실상 기대에 가깝습니다. 실무에서 사용하는 담보 수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부동산 근저당권 설정 — 가장 튼튼한 축입니다. 이미 가압류를 걸어 두었다면 그 순위와의 관계를 정리합니다.

  • 연대보증 — 배우자나 부모가 연대보증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가 압박해 서명을 받은 것으로 평가되면 의사표시의 효력이 다투어지고 회사가 형사 위험까지 안게 되므로 자발성이 확인되는 방식과 기록이 중요합니다.

  • 채권양도 —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매출채권, 보험 해약환급금을 회사에 양도하고 제3채무자에게 통지하는 방식입니다.

  • 기한이익 상실 조항 — 1회라도 연체하면 잔액 전부를 즉시 지급하고 곧바로 집행할 수 있도록 정해 둡니다.

공정증서(집행증서)를 남겨야 하는 이유

합의서를 공증인이 작성하는 집행증서 형태로 남겨 두면, 이행되지 않을 때 별도의 소송 없이 곧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합의서만 들고 있으면 불이행 시 다시 소를 제기해 판결을 받아야 하고, 그사이 재산은 또 정리됩니다. 형사 절차 안에서 조정이나 화해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 경우, 또는 민사 조정·제소전화해로 조서를 남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형태든 집행할 수 있는 문서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집행증서의 구조와 활용은 55호에서 다루었습니다.

처벌불원 의사는 마지막 카드입니다

업무상횡령과 업무상배임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회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건이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피해 회복과 회사의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 점이 회사가 가진 협상 수단입니다. 그런데 합의서에 서명하고 처벌불원서를 먼저 제출한 뒤 분할 변제가 중단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미 감형된 판결이 나온 다음에는 그 수단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원금이 완제되거나 담보가 설정되기 전에는 합의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까지만 확인해 주고, 처벌불원의 의사는 이행이 담보된 시점에 표시하는 순서를 권해 드립니다. 분할 변제 중이라면 잔액을 모두 지급하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겠다는 취지를 합의서에 담고 담보와 기한이익 상실 조항으로 뒷받침합니다. 회수와 감형을 같은 시점에 교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요령입니다.

세무·회계 처리를 빠뜨리지 마십시오

회수 협상만 보다가 뒤늦게 문제가 되는 영역입니다. 유출된 금액은 회계상 손해배상채권 등으로 정리해야 하고, 회수가 불가능해진 부분을 대손으로 처리하려면 법인세법령이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특히 대표자나 지배주주의 횡령은 사외유출로 보아 소득처분(대표자 상여)이 이루어질 수 있어 회사가 원천징수 부담까지 지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사가 회수 의지를 객관적으로 드러냈는지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고소·가압류·소 제기 등의 조치를 문서로 남겨 두는 것이 세무에서도 의미를 갖습니다.

또한 횡령을 감추기 위해 몇 년간 회계가 왜곡되어 있었다면 그 자체가 회사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수정신고와 경정청구, 외부감사 대상이라면 감사인 보고와 재무제표 재작성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하고, 합의로 일부를 감액해 받는 경우 남은 부분의 처리도 정리가 필요합니다. 회수·형사·세무를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 회사 사건의 특징입니다.

회사가 절대 하면 안 되는 대응

상담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건은 회수가 어려운 사건이 아니라, 회수는 가능했는데 회사가 스스로 발목을 잡은 사건입니다. 아래는 실제로 자주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붙잡아 두고 자백을 받아 내는 것

회의실에 앉혀 놓고 여러 명이 둘러싸 밤늦게까지 진술서를 쓰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을 잠그거나 나가지 못하게 하면 감금(형법 제276조)이 문제 되고, 폭행이나 협박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면 강요(제324조), 겁을 주어 재산상 이익을 얻으면 공갈(제350조)까지 갈 수 있습니다. 가족에게 알린다거나 감옥에 보낸다는 말을 지렛대로 각서를 받는 것도 정당한 권리행사의 범위를 넘으면 같은 문제가 됩니다.

법적 위험만이 아닙니다. 그렇게 받아 낸 자백과 각서는 나중에 임의성과 신빙성이 부정되어 증거로서의 힘을 잃습니다. 회사는 위험을 지고 손에 남는 것은 없는 최악의 조합입니다. 사실 확인 면담은 근무시간 내에, 참여자와 시간을 기록하고, 상대가 언제든 자리를 뜰 수 있는 상태에서 대화 당사자로서 녹음을 남기며 진행하는 편이 안전하고 실제로도 더 유용합니다.

급여·퇴직금을 인질로 잡거나 백지 각서를 받는 것

횡령했으니 퇴직금은 없다는 대응은 앞에서 본 대로 근로기준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임금과 퇴직금은 지급하고 채권은 집행으로 회수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금액을 비워 둔 각서, 금액이 적히지 않은 차용증, 백지 어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가 나중에 금액을 채운다는 구조는 상대가 위조나 강요를 주장할 여지를 열어 두는 것이므로, 실사가 끝나 금액이 나온 뒤 제대로 된 형태로 다시 정리하는 편이 훨씬 강합니다.

즉시 해고 통보와 사직서 강요도 위험합니다. 취업규칙상 절차를 지키지 않은 징계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으로 되돌아오고, 그렇게 시작된 노동 사건은 횡령 사건의 협상 구도를 흔듭니다. 인사 조치는 사실 확인과 절차를 갖춘 뒤에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사내 공지와 소문 — 명예훼손과 개인정보

재발 방지를 위해 알린다는 취지로 사내 게시판이나 단체 대화방에 사건을 공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혐의를 구체적으로 특정해 알리면 형법 제307조의 명예훼손이나 정보통신망법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경우에는 위법성이 부정될 여지가 있지만(형법 제310조), 범위와 표현을 넘으면 그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거래처에 통보할 때도 같습니다. 업무상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확인된 사실만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원칙을 지키는 편이 좋습니다.

재발 방지 — 두 번 겪는 회사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횡령 사건을 겪은 회사에 같은 일이 다시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이 바뀌었을 뿐 구조는 그대로 두었기 때문입니다. 회수가 끝나기 전이라도 아래 항목은 정비해 두시기 바랍니다.

자금 결재의 이원화와 계좌 권한 분리

  • 기안·승인·집행·기록의 분리 — 한 사람이 지출을 기안하고 승인하고 이체하고 장부에 적는 구조라면 사고는 시간문제입니다. 최소한 집행과 기록은 다른 사람이 맡아야 합니다.

  • 이체 2인 승인 — 일정 금액 이상은 두 사람의 승인을 받게 하고, 통장·인감·보안카드·OTP·인증서를 한 사람이 보관하지 않게 합니다. 이 한 가지만으로 상당수 유형이 차단됩니다.

  • 대금 수령 계좌 변경 검증 — 거래처 계좌가 바뀐다는 요청은 별도 경로로 확인하도록 절차를 정합니다. 가공거래와 계좌 바꿔치기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 법인카드와 인감 관리대장 — 사용 목적과 반납을 기록하고 정기적으로 명세와 증빙을 대조합니다.

정기 감사와 사람의 순환

  • 예고 없는 부분 감사 — 연 1회 형식적 감사보다 항목을 좁혀 불규칙하게 확인하는 편이 효과적이고, 통장 잔액과 장부의 대조는 담당자가 아닌 사람이 하도록 정합니다.

  • 담당자 순환과 연속 휴가 — 장기간 은폐된 횡령은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는 순간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금 담당자의 순환은 그 자체로 통제 장치입니다.

  • 내부 제보 채널 — 익명 제보 창구를 만들고 제보자 보호를 규정에 명시합니다. 먼저 알아채는 사람은 대개 같은 부서의 동료입니다.

  • 기기·이메일 점검 근거의 사전 정비 — 업무용 기기와 계정의 점검 근거·범위·절차를 취업규칙과 정보보안 규정에 미리 마련하고 동의 절차를 갖추어 둡니다. 사고가 난 뒤에는 만들 수 없는 자료입니다.

보증보험과 보험으로 위험을 나누는 방법

자금과 재고를 다루는 직원에 대해서는 신원보증보험이나 임직원의 부정행위로 인한 손해를 담보하는 보험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자력에 의존하는 회수와 달리 지급 능력이 확보되어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입니다. 다만 보장 범위, 통지 기한, 사고 인지 후 절차, 형사 고소나 확정판결을 요구하는지 등 조건을 미리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임원의 업무상 판단에 관한 위험은 임원배상책임보험으로 다루지만, 고의의 부정행위나 범죄행위는 면책되는 경우가 많아 횡령 사건의 회수 수단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신원보증인을 세우는 관행이 남아 있는 회사라면 기간이 지난 신원보증서를 그대로 두었다가 사고가 난 뒤 효력이 없음을 알게 되는 일이 없도록 갱신 관리를 해야 합니다.

흔히 하는 오해 — 이것부터 바로잡으세요

  • "고소부터 하면 수사기관이 돈을 찾아 준다" — 수사기관은 처벌을 위해 사실을 밝힙니다. 그 과정에서 계좌 흐름이 드러나는 것은 회사에 큰 도움이 되지만, 재산을 붙잡아 회사에 돌려주는 절차는 아닙니다. 가압류와 집행권원 확보는 회사가 별도로 해야 합니다.

  • "회사 컴퓨터와 계정이니 회사가 전부 열어 봐도 된다" — 소유권과 열람 권한은 다릅니다. 개인 계정에 무단 접속하거나 개인 영역의 자료를 뒤지면 정보통신망법·통신비밀보호법 문제가 생기고, 그렇게 얻은 자료는 오히려 쓰기 어려워집니다.

  • "금액이 다 밝혀져야 고소하고 가압류할 수 있다" — 그 반대입니다. 확정된 금액으로 먼저 움직이고 추가로 보완하는 것이 실무입니다. 실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재산이 정리됩니다.

  • "자백 각서를 받아 두었으니 회수는 문제없다" — 각서는 채무의 증거일 뿐 집행할 수 있는 권원이 아닙니다. 강요가 다투어지면 증거로서의 힘도 흔들립니다. 집행증서·판결·담보 중 하나는 확보해야 합니다.

  • "퇴직금이나 급여에서 알아서 공제하면 된다" — 임금 전액지급 원칙 때문에 일방적 상계는 허용되지 않고, 미지급 자체가 근로기준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급하고 집행하는 순서로 가야 합니다.

  • "배우자 명의로 넘어간 재산은 손댈 수 없다" — 사해행위취소로 되돌릴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이라는 기간이 짧으므로 등기 확인을 서둘러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직원이 자백하고 각서를 썼습니다. 이것만으로 돈을 받을 수 있나요?

각서는 채무를 인정한 증거이지만 그 자체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문서는 아닙니다. 이행되지 않으면 다시 소를 제기해 판결을 받아야 하고 그사이 재산이 정리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각서 단계에서 멈추지 않고 공정증서(집행증서), 부동산 근저당권, 채권양도, 가압류 중 실행 가능한 수단을 함께 확보합니다. 아울러 작성 경위가 자발적이었다는 점(장소, 시간, 참여자, 상대가 자유롭게 자리를 뜰 수 있었는지)이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강요 주장에 견딜 수 있습니다.

금액을 아직 다 밝히지 못했습니다. 조사를 마친 뒤에 고소하고 가압류해야 하나요?

기다리는 동안 재산이 사라지는 것이 더 큰 손실입니다. 실무에서는 증빙으로 확정된 금액을 기준으로 먼저 가압류를 신청하고 실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신청합니다. 고소도 확정된 부분을 중심으로 접수하고 추가 확인 중인 부분은 그렇게 표시합니다. 근거가 약한 금액을 얹으면 그 부분이 정리될 때 전체 신빙성이 흔들리므로, 확실한 것과 추정을 구분해 적는 편이 오히려 강한 서면이 됩니다.

대표이사가 회삿돈을 빼돌렸습니다. 감사나 주주가 나설 수 있나요?

가능한 경로가 있습니다. 감사가 있는 회사라면 감사가 조사에 착수하고, 회사가 이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경우 감사가 회사를 대표합니다(상법 제394조 제1항). 형사절차는 누구든지 고발할 수 있으므로 감사·주주·다른 이사가 고발로 시작하고 이후 회사 명의로 보강하는 방식도 사용됩니다. 주주라면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 이사 해임의 소,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회사가 30일 내에 소를 제기하지 않을 때의 주주대표소송(상법 제403조)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대표가 회사 자금을 계속 처분할 수 있는 상태라면 형사 고소보다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이 더 급한 경우가 많습니다.

퇴직하는 직원의 퇴직금에서 횡령액을 공제해도 되나요?

일방적인 공제는 어렵습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의 전액지급 원칙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채권으로 임금·퇴직금을 상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미지급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근로자가 자유로운 의사로 상계에 동의한 경우 예외가 인정될 여지가 있으나 그 판단은 엄격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정상적으로 지급한 뒤 그 채권에 압류·가압류를 걸어 집행하거나, 담보와 변제 계획을 갖춘 합의로 정산하는 방법을 씁니다. 퇴직연금의 급여를 받을 권리는 압류가 제한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가압류를 걸면 상대가 감정이 상해 합의가 깨질까 걱정입니다. 순서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경험상 반대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재산이 묶여 있는 상태에서 합의가 훨씬 빠르고 조건도 회사에 유리하게 정리되며, 담보 없이 진행된 합의가 형사 종결 후에 중단되는 사례를 자주 봅니다. 다만 가압류는 금액과 대상 선정에 신중해야 하고, 근거 없이 부풀린 가압류는 회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재산을 확보한 다음에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순서가 회수에는 유리합니다.

배우자 명의로 아파트를 넘긴 것 같습니다. 되찾을 수 있나요?

사해행위취소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회사의 손해배상채권은 횡령·배임 행위 시에 이미 발생하므로 그 후의 이전은 취소 대상이 될 수 있고, 무상 이전이라면 수익자의 악의가 추정되는 구조가 됩니다. 다만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이라는 기간 제한이 있고 1년은 짧으므로, 발각 직후에 등기를 확인하고 확인 시점을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송 중 다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처분금지가처분을 함께 검토하고, 요건이 맞으면 강제집행면탈 고소도 함께 살펴봅니다.

형사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 민사소송은 하지 않아도 되나요?

유죄판결은 강제집행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집행하려면 민사판결·조정조서·집행증서·배상명령 같은 집행권원이 필요합니다. 배상명령을 신청해 인용되면 인지대 없이 집행권원을 얻을 수 있지만,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으면 각하되므로 금액과 책임 범위가 다투어지는 회사 사건에서는 민사소송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배상명령의 요건은 42호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몇 해 전의 횡령이 이제야 드러났습니다. 지금도 청구할 수 있을까요?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인데 은폐되어 있던 사건은 '안 날'을 최근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원칙적으로 10년이고, 가해자가 이사였다면 상법 제399조의 책임에 관하여 대법원이 10년의 시효를 인정하는 태도여서 통로가 더 열립니다. 형사에서는 죄명별 공소시효를 확인해야 하고, 반복된 행위가 포괄일죄로 평가되는지에 따라 기산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료와 재산이 함께 사라지므로 지체 없이 검토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회사가 피해자인 횡령·배임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피해 금액의 크기가 아닙니다. 발각 직후 일주일에 무엇을 했는지입니다. 같은 규모의 사건에서 어떤 회사는 증거를 고정하고 확정 금액으로 부동산과 예금을 먼저 묶은 뒤 협상 테이블을 만들어 상당액을 회수하고, 어떤 회사는 먼저 불러 각서를 받고 몇 달 뒤 유죄판결문과 빈 등기부만 손에 쥐게 됩니다. 순서의 차이가 회수액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이 사건들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 절차가 동시에 굴러가기 때문입니다. 증거 보전은 무단 열람의 경계를 넘지 않아야 하고, 금액 산정은 형사·민사·세무를 함께 견뎌야 하며, 가압류는 상대가 알기 전에 나가야 하고, 합의는 처벌불원 시점을 잘못 잡으면 회수 수단을 잃습니다. 회사가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순간 대표가 피의자가 되어 협상력이 뒤집히기도 합니다. 이 판단들은 서면을 쓰기 전 단계에서 이미 결정됩니다.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실을 두고 경제범죄 사건을 전담해 왔습니다. 피해 회사 사건에서는 증거 보전과 내부조사 설계, 확정 금액 기준의 신속한 보전처분, 고소 주체와 죄명 정리, 민사 청구와 상법상 책임 구성, 합의와 집행까지 하나의 순서로 묶어 진행하고, 대표가 가해자인 사안이나 동업·조합처럼 대표권 자체가 다투어지는 구조도 함께 정리합니다. 이미 시간이 지난 사건이라도 부당이득과 이사 책임의 시효, 가족 명의 재산에 대한 사해행위취소, 집행 가능한 재산의 재조사를 통해 길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 밖에 알리기 어려워 혼자 고민하고 계신 상황이라면, 사안의 구조를 함께 정리하고 지금 시점에 가장 실효성 있는 순서를 찾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