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곰팡이가 피었는데 수리는 누구 책임일까 — 임대인의 수선의무와 임차인의 통지의무
2026. 07. 20.
결로·누수로 생긴 곰팡이와 각종 하자의 수리 책임은 그 원인과 규모, 그리고 통지 여부에 따라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서 갈립니다. 민법상 임대인의 수선의무와 임차인의 통지의무를 기준으로 책임의 경계와 대응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 수리 책임의 출발점 — 민법 제623조 임대인의 의무
-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어디까지 미치는가
- 임차인에게도 의무가 있습니다 — 선관주의의무와 통지의무
-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선관주의의무)
- 수선이 필요할 때의 통지의무
- 곰팡이·결로·누수, 누구의 책임인가
- 임대인 부담과 임차인 부담을 가르는 기준
- 임대인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인 경우
- 임차인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인 경우
- 통지를 게을리해 손해가 커졌다면 — 책임의 분담
- "수리는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특약이 있어도
- 하자를 발견했을 때 대응하는 방법
- 자주 묻는 질문
- 결로로 생긴 곰팡이도 집주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 집주인이 수리를 계속 미루면 월세를 안 내도 되나요?
- 세입자가 직접 수리한 비용을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나요?
- 퇴거할 때 곰팡이 때문에 보증금이 깎일 수 있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겨울철 벽지 뒤에 검게 번진 곰팡이, 장마철 천장에서 스며드는 물자국을 발견하면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에서는 어김없이 "이 수리비는 누가 내야 하는가"를 두고 다툼이 벌어집니다. 세입자는 "집 자체의 문제"라고 하고, 집주인은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라고 맞서는 일이 흔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리 책임은 하자의 '원인'과 '규모', 그리고 '통지 여부'에 따라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서 나뉩니다. 이 글에서는 민법이 정한 임대인의 수선의무와 임차인의 의무를 기준으로, 곰팡이·결로·누수 같은 하자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리고 하자를 발견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수리 책임의 출발점 — 민법 제623조 임대인의 의무
임대차에서 수리 책임을 따질 때 가장 먼저 보아야 할 조문은 민법 제623조입니다. 이 조항은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임대인은 단순히 집을 빌려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임대차 기간 내내 임차인이 그 집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해 줄 의무를 집니다. 이를 임대인의 '수선의무'라고 합니다.
따라서 집에 하자가 생겨 정상적으로 살 수 없게 되었다면, 그 상태를 회복시킬 일차적 책임은 원칙적으로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임대차는 매매와 달리 소유권을 넘기는 계약이 아니라 '사용·수익하게 하는' 계약이므로, 그 사용·수익이 방해받지 않도록 관리할 부담을 임대인이 지는 것입니다. 이 원칙을 기억해 두면 아래에서 살펴볼 여러 상황의 책임 소재를 훨씬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어디까지 미치는가
다만 임대인이 집 안의 모든 사소한 고장까지 전부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수선의무의 범위를 하자의 정도를 기준으로 나누어 판단해 왔습니다. 즉 파손이나 장해가 임차인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고칠 수 있을 정도의 사소한 것이어서 사용·수익을 방해할 정도가 아니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지지 않지만, 그것을 고치지 않으면 임차인이 계약에서 정한 목적대로 사용·수익할 수 없는 정도의 하자라면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34692 등 참조).
이 기준에 따르면, 전구를 갈거나 수도꼭지의 고무패킹을 교체하는 정도의 일은 임차인이 처리할 몫에 가깝습니다. 반면 보일러가 고장 나 난방과 온수가 나오지 않거나, 벽체를 타고 물이 새어 벽지 전체에 곰팡이가 번지는 것처럼 정상적인 주거를 어렵게 하는 하자는 임대인이 수선해야 할 대상이 됩니다. 결국 '고치지 않으면 제대로 살 수 없는 하자인가'가 임대인 책임을 가르는 핵심 잣대인 셈입니다.
임차인에게도 의무가 있습니다 — 선관주의의무와 통지의무
수선의무가 임대인에게 있다고 해서 임차인이 아무런 의무도 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임차인은 크게 두 가지 의무를 부담하며, 이 의무의 이행 여부가 뒤에서 볼 책임 분담을 좌우합니다.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선관주의의무)
임차인은 빌린 집을 자기 물건처럼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관하고 사용해야 합니다(민법 제374조 참조). 임대차가 끝나면 임차인은 목적물을 원래 상태에 준하여 반환해야 하므로, 그때까지 통상의 주의를 기울여 집을 관리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예컨대 겨울철에 최소한의 환기와 난방을 하지 않아 결로와 곰팡이를 스스로 키웠다거나, 부주의로 시설을 파손하는 등 통상적인 사용 범위를 벗어난 잘못으로 하자가 생겼다면 그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는 임차인에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수선이 필요할 때의 통지의무
민법 제634조는 "임차인이 임차물의 수리를 요하거나 임차물에 대하여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있는 때에는 임차인은 지체없이 임대인에게 이를 통지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다만 임대인이 이미 그 사정을 안 때에는 통지하지 않아도 됩니다). 집에 하자가 생겼다면 임차인은 이를 혼자 방치하거나 임의로 큰 공사를 벌일 것이 아니라, 먼저 임대인에게 알려 수선의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이 통지의무는 뒤에서 볼 '책임 분담'의 핵심 열쇠가 됩니다.
곰팡이·결로·누수, 누구의 책임인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것이 바로 곰팡이입니다. 곰팡이는 그 자체가 원인이라기보다 대개 다른 하자의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책임을 가리려면 곰팡이가 왜 생겼는지 그 원인을 먼저 따져야 합니다.
건물 외벽의 균열, 옥상이나 배관에서 비롯된 누수,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생기는 구조적 결로처럼 건물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된 곰팡이라면 이는 임대인이 원인을 제거하고 수선할 책임을 집니다. 이러한 하자는 임차인이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막을 수 없는, 건물의 구조와 설비에 뿌리를 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임차인이 환기나 난방을 게을리하거나 실내에 습기를 과도하게 발생시키는 등 생활 방식에서 비롯된 표면적 곰팡이라면, 그 관리와 제거는 임차인의 몫에 가깝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구조적 원인과 생활 습관이 겹쳐 곰팡이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 책임이 딱 잘라 나뉘지 않습니다. 이때는 하자의 주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임차인이 통상적인 주의를 다했는지, 임대인이 통지를 받고도 방치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책임의 비율을 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곰팡이 분쟁은 '원인 규명'이 사실상 승패를 가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임대인 부담과 임차인 부담을 가르는 기준
대법원 판례가 세운 기준을 실제 상황에 맞추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래는 일반적인 경향일 뿐, 구체적 사안에서는 하자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인 경우
건물 구조나 방수·단열 불량에서 비롯된 누수, 결로, 곰팡이
보일러, 배관, 전기 배선 등 기본 설비의 노후·고장에 따른 수선
건물의 주요 구성 부분에 대한 대규모 수선
임차인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인 경우
형광등·전구, 수도꼭지 패킹, 도어록 건전지 등 소모품의 교체
임차인의 부주의(환기·난방 소홀, 시설 파손 등)로 생긴 손상
큰 비용 없이 손쉽게 고칠 수 있는 사소한 수선
정리하면, 건물 구조와 기본 설비에 뿌리를 둔 크고 근본적인 하자는 임대인이, 생활 속에서 생기는 소모품 교체와 경미한 수선은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것이 큰 줄기입니다.
통지를 게을리해 손해가 커졌다면 — 책임의 분담
여기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앞서 본 통지의무입니다. 원래는 임대인이 수선해야 할 하자였더라도, 임차인이 이를 알고도 임대인에게 제때 알리지 않아 손해가 커진 경우에는 그 확대된 손해 부분까지 임대인에게 부담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작은 누수를 발견했을 때 곧바로 임대인에게 알렸다면 배관 수리만으로 끝났을 일을, 몇 달간 방치한 탓에 벽체와 바닥, 나아가 아랫집까지 곰팡이와 물피해가 번졌다면, 초기에 알렸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확대손해 부분은 임차인이 분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통지의무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손해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임차인 자신을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하자를 발견하면 문자·카카오톡 등 날짜가 남는 방법으로 임대인에게 통지하고 그 기록을 보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수리는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특약이 있어도
임대차계약서에 "시설물의 수리·보수는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취지의 특약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특약도 원칙적으로는 유효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런 특약이 있더라도, 특약에서 수선의무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인이 부담하는 수선은 통상 생길 수 있는 정도의 소규모 수선에 한하고, 대규모의 수리나 건물 주요 구성부분의 대수선, 기본 설비의 교체 같은 대규모 수선은 여전히 임대인이 부담한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포괄적인 수리 부담 특약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누수나 구조적 곰팡이 같은 큰 하자까지 임차인이 모두 떠안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약이 대규모 수선까지 명확하게 임차인 부담으로 정하고 있는지, 그 문언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개별적으로 따져 보아야 하며, 이 해석이 곧 분쟁의 승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자를 발견했을 때 대응하는 방법
임차인의 입장에서 하자에 현명하게 대응하려면 다음 순서를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즉시 통지하고 기록을 남깁니다. 하자의 상태를 사진·영상으로 촬영하고, 임대인에게 문자 등으로 알려 수선을 요청합니다. 통지의 시점과 내용이 나중에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임대인이 수선하지 않으면 차임 감액을 검토합니다. 하자로 집의 일부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면, 민법 제627조에 따라 그 사용하지 못하는 비율만큼 차임의 감액을 청구할 여지가 있습니다.
급한 경우 직접 수선하고 비용을 청구합니다. 임대인이 응하지 않아 부득이 임차인이 목적물 보존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했다면, 민법 제626조에 따라 그 필요비의 상환을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피해가 크다면 손해배상을 검토합니다.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가재도구가 훼손되는 등 손해가 발생했다면 그에 대한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하자가 있다고 해서 임차인이 곧바로 월세 지급을 일방적으로 끊거나 임의로 대규모 공사를 벌이는 것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통지와 감액 청구, 비용 상환 청구 같은 법이 정한 절차를 순서대로 밟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결로로 생긴 곰팡이도 집주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결로의 원인이 무엇인지가 관건입니다. 벽체 단열이나 방수 등 건물 구조의 문제에서 비롯된 결로라면 임대인의 수선 대상입니다. 반면 임차인이 환기와 난방을 지나치게 소홀히 하여 생긴 표면 결로라면 임차인의 관리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두 원인이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전문적인 원인 진단과 책임 비율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집주인이 수리를 계속 미루면 월세를 안 내도 되나요?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임차인이 곧바로 차임 전액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자로 목적물의 일부를 사용·수익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그 비율에 따른 차임 감액을 청구할 수 있고, 사용·수익이 전혀 불가능한 정도라면 그 기간의 차임 지급을 다툴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임의로 월세를 끊기보다는 통지와 감액 청구 등 절차를 밟는 것이 안전합니다.
세입자가 직접 수리한 비용을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나요?
임차물의 보존에 필요한 비용(필요비)을 임차인이 지출했다면, 민법 제626조에 따라 임대인에게 그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분쟁을 줄이려면 수리 전에 임대인에게 통지하여 동의나 사전 협의를 거치고, 견적서·영수증·시공 사진 등 지출을 증명할 자료를 갖추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퇴거할 때 곰팡이 때문에 보증금이 깎일 수 있나요?
곰팡이의 원인이 건물의 구조적 하자에 있다면 이는 임차인이 원상회복할 대상이 아니므로 보증금에서 공제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임차인의 관리 소홀로 생긴 곰팡이라면 원상회복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원상회복의 범위와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자연스러운 손모의 구별은 그 자체로 자주 다투어지는 쟁점이므로, 입주 당시의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 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곰팡이와 하자를 둘러싼 분쟁은 "누구 책임인가"가 하자의 원인과 규모, 그리고 통지 여부에 따라 미묘하게 갈리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법리에 맞는 근거와 기록을 갖추는 쪽이 언제나 유리합니다. 수선을 요구하는 임차인이든, 부당한 책임 전가에 맞서는 임대인이든, 원인의 진단과 통지의 기록, 계약서 특약의 해석이 결과를 가릅니다. 임대차 하자와 수선 책임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관계를 함께 살펴 가장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