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뒷담화도 명예훼손일까 — 사실을 말해도 처벌되는 이유와 모욕죄·직장 내 괴롭힘의 경계
2026. 07. 20.
"없는 말을 지어낸 것도 아니고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는 생각과 달리, 회사 뒷담화는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을 말해도 성립하는 형법 제307조 제1항, 사내 단톡방·게시판의 공연성,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모욕죄의 구별, 사적 험담에 공익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이유, 그리고 직장 내 괴롭힘과의 병존까지 정리했습니다.
목차
- 회사 뒷담화가 형사문제가 되는 순간
- 사실을 말해도 처벌됩니다 — 형법 제307조 제1항
- 진실이라는 항변은 성립요건을 없애지 못합니다
- 허위라면 형이 훨씬 무거워집니다
- 사내 단톡방·게시판의 '공연성'
- 사실적시 명예훼손(제307조)과 모욕(제311조)의 구별
- 무엇이 다른가 — 구체적 사실이냐 경멸적 표현이냐
- 고소 기간과 처벌 방식도 다릅니다
- "공익을 위해서였다"는 항변 — 형법 제310조가 사적 험담에 어려운 이유
- 온라인에 올렸다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
- 명예훼손·모욕과 직장 내 괴롭힘은 함께 갈 수 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 사실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처벌될 수 있나요?
- 동료 욕을 했는데 이름을 직접 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문제가 되나요?
- 상사의 갑질을 동료들에게 알린 것도 명예훼손인가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점심시간의 험담, 흡연장에서의 뒷말, 사내 메신저에 오간 몇 마디는 회사 생활에서 흔한 풍경입니다. 대부분은 그냥 지나가지만, 어떤 말은 몇 달 뒤 고소장이 되어 돌아옵니다. 많은 분이 "없는 말을 지어낸 것도 아니고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고 생각하시지만, 우리 형법은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을 인정합니다. 이 글에서는 회사 뒷담화가 어디서부터 형사문제가 되는지,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모욕은 어떻게 갈리는지, 사적인 험담에 '공익'이라는 방패가 왜 잘 통하지 않는지, 그리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는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정리합니다.
회사 뒷담화가 형사문제가 되는 순간
회사에서 오간 험담이 형사처벌로 이어질 때 문제되는 죄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명예훼손이고, 다른 하나는 모욕입니다. 어느 쪽이든 형법은 '공연히' 명예를 훼손하거나 사람을 모욕할 것을 요구합니다. 즉 여러 사람에게 알려질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이 '공연성'이 사건의 첫 관문이 됩니다.
두 죄는 무엇을 말했는가에서 갈립니다. 명예훼손은 구체적인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드러낸 경우이고, 모욕은 구체적 사실 없이 경멸적인 표현으로 사람을 깎아내린 경우입니다. 그리고 그 험담이 사내 메신저·그룹웨어·게시판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졌다면, 형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되어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사실을 말해도 처벌됩니다 — 형법 제307조 제1항
가장 많이 오해하시는 지점부터 짚겠습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허위사실만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이 진실이더라도 성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진실이라는 항변은 성립요건을 없애지 못합니다
'내가 한 말은 다 사실'이라는 항변은 명예훼손죄의 성립 자체를 막지 못합니다. 명예훼손죄가 보호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데, 진실한 사실이라도 공개되면 그 사람의 평가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 대리가 예전에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는 말이 사실이더라도, 이를 사내에 퍼뜨리면 그의 사회적 평가는 실제로 저하됩니다. 진실 여부는 성립요건 단계가 아니라, 뒤에서 볼 위법성 조각(형법 제310조) 단계에서 비로소 의미를 갖습니다.
참고로 이 조항을 두고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논란이 오래 이어졌으나, 헌법재판소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처벌 조항을 합헌으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사실을 말한 것이니 죄가 안 된다'는 전제가 통하지 않는다고 이해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허위라면 형이 훨씬 무거워집니다
만약 그 내용이 허위라면 형법 제307조 제2항이 적용됩니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제1항보다 크게 무겁습니다. '들은 이야기를 옮겼을 뿐'이라는 사정도 방패가 되기 어렵습니다. 전해 들은 내용을 옮기는 것도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고, 그 내용이 결과적으로 허위였다면 제2항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사내 단톡방·게시판의 '공연성'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대법원은 특정 소수에게만 말했더라도 그 사람을 통해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퍼질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하는, 이른바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법리는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시 확인되었는데, 다만 공연성 인정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하고 전파가능성에 대한 고의까지 필요하다는 단서가 함께 붙었습니다.
직장은 이 법리가 특히 넓게 작동하는 공간입니다. 사내 단톡방이나 그룹웨어 게시판은 구성원이 같은 조직으로 묶여 있어 그 말이 같은 회사 안으로 흘러 들어갈 통로가 이미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참여 인원이 수십 명에 이르는 전체 공지방이라면 그 자체로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여서, 전파가능성을 따질 필요도 없이 공연성이 인정됩니다. 반대로 유의하실 점은, 글을 곧바로 지워도 이미 성립한 범죄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삭제와 사과는 양형과 합의에서 의미를 가질 뿐입니다. 공연성이 실제로 어디서 갈리는지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가이드에서 다루므로, 이 글에서는 회사라는 맥락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제307조)과 모욕(제311조)의 구별
회사 뒷담화는 '구체적인 사실'을 말한 것인지 '감정적인 험담'인지에 따라 죄명이 갈립니다. 두 죄는 조문도, 형량도, 처벌 방식도 다릅니다.
무엇이 다른가 — 구체적 사실이냐 경멸적 표현이냐
명예훼손은 '○○가 거래처에서 뒷돈을 받았다', '○○가 근무 중에 자리를 비우고 딴짓을 한다'처럼 구체적이고 증명 가능한 사실을 드러내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경우입니다. 반면 모욕은 구체적 사실 없이 '무능한 인간', '월급 도둑' 같은 경멸적 감정이나 추상적 판단을 표현해 사람을 깎아내리는 경우입니다.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하나의 게시글에 구체적 사실과 욕설이 함께 담겨 있으면 두 죄가 모두 문제될 수 있습니다.
고소 기간과 처벌 방식도 다릅니다
두 죄는 절차에서도 차이가 큽니다. 모욕죄는 친고죄여서(형법 제312조),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고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처벌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여서, 고소 기간의 제한은 없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합의가 처벌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공익을 위해서였다"는 항변 — 형법 제310조가 사적 험담에 어려운 이유
앞서 미룬 위법성 조각 문제입니다.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언론 보도나 공적 사안에 대한 문제제기가 보호받는 근거입니다. 그러나 회사 뒷담화에서 이 조항이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첫째, 내용이 진실해야 합니다.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제307조 제2항)나 모욕(제311조)에는 제310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둘째,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주된 목적이 공익이라면 부수적으로 사익이 섞여 있어도 인정될 수 있다고 보지만, 개인적인 감정풀이나 소문내기가 주된 동기라면 공익성을 부정합니다. 동료에 대한 험담 대부분은 사적 갈등·경쟁·앙금에서 비롯되므로, 이 관문을 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다만 구별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상급자의 비위나 회사의 위법행위를 정당한 내부 절차(감사·고충처리 창구 등)를 통해 알린 것이라면, 표현의 방식과 목적에 따라 공익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내용이라도 사내 단톡방에 폭로하듯 퍼뜨렸다면 방식 자체가 공익 목적에서 멀어집니다. '무엇을 말했는가'만큼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말했는가'가 결론을 가릅니다.
온라인에 올렸다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오늘날 회사 뒷담화의 상당수는 사내 메신저, 익명 게시판, 회사 관련 오픈채팅방 등 온라인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경우에는 형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처벌하는데, 사실을 적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을 적시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무겁습니다. 다만 형법과 달리 '비방할 목적'이 요구되므로, 표현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비방 목적이 부정되어 처벌을 피할 여지가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역시 반의사불벌죄입니다.
피해를 입은 쪽이라면,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게시물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요청을 받은 제공자는 지체 없이 삭제·임시조치 등을 취해야 하며, 임시조치 기간은 최장 30일입니다. 나아가 허위사실을 퍼뜨려 특정 동료나 회사의 업무·신용에 실질적인 지장을 주었다면 형법 제314조의 업무방해(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나 제313조의 신용훼손이 함께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명예훼손·모욕과 직장 내 괴롭힘은 함께 갈 수 있습니다
회사 뒷담화는 형사문제로만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 동료를 겨냥한 험담이 반복되면 근로기준법 제76조의2가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조항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집단적인 따돌림, 근거 없는 소문 퍼뜨리기, 반복되는 험담은 그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중요한 것은 두 절차가 별개의 트랙으로 함께 진행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같은 뒷담화가 한편으로는 명예훼손·모욕으로 형사고소의 대상이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회사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신고를 받은 회사는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지며, 피해를 신고한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됩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쪽이든 피해를 호소하는 쪽이든, 형사절차와 회사 내부 절차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사실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처벌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을 인정합니다. 진실이라는 사정은 성립을 막는 요소가 아니라, 그 내용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일 때 위법성을 조각하는 제310조 단계에서만 의미를 가집니다. 사적인 험담은 대개 이 공익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사실이니 괜찮다'는 전제는 위험합니다.
동료 욕을 했는데 이름을 직접 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문제가 되나요?
이름을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주변 정황상 그 대상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부서·직책·별명·업무 내용 등으로 사람을 알아볼 수 있으면 '피해자의 특정'이 인정됩니다. 이니셜이나 '요즘 그 사람'이라는 표현도 맥락에 따라 특정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상사의 갑질을 동료들에게 알린 것도 명예훼손인가요?
내용이 진실하고 그 목적이 부당한 처우를 바로잡기 위한 공익적인 것이라면, 위법성이 조각되거나 정보통신망법상 비방 목적이 부정되어 처벌을 피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같은 내용이라도 감정적인 비난이나 인신공격의 형태로, 정당한 절차가 아닌 험담의 방식으로 퍼뜨렸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엇을 알렸는지뿐 아니라 어떤 방식과 목적으로 알렸는지가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회사 뒷담화 사건은 '사실이냐 허위냐', '구체적 사실이냐 감정 표현이냐', '사적 험담이냐 공익 제보냐'라는 몇 개의 갈림길에서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판단의 재료인 대화 내용과 게시글, 참여자 구성은 시간이 지나거나 대화방을 정리하는 순간 함께 사라지기 쉽습니다. 억울하게 고소를 당하셨든, 반복되는 험담과 소문으로 피해를 입고 계시든, 사건 초기의 자료 정리와 죄명·절차의 방향 설정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형사절차와 직장 내 절차를 함께 놓고,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차분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