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을 못 받을 때 — 순서대로 정리한 대응 5단계
2026. 07. 20.
전세 만기가 지났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면, 감정적 대응보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계약종료 통지·내용증명·임차권등기명령·지급명령/반환소송·강제집행까지 회수 대응 5단계를 정리했습니다.
목차
- 전세보증금을 못 받을 때, 먼저 알아둘 원칙
- 1단계 — 계약 종료를 '확정'하기 (만기 2개월 전 통지)
- 2단계 — 내용증명으로 보증금 반환을 공식 요구하기
- 3단계 — 이사가 필요하면 '임차권등기명령'부터 마치기
- 4단계 — 지급명령·전세보증금반환소송, 필요하면 가압류
- 5단계 — 승소 후 강제집행, 보증보험 가입 시 보증금 청구
- 자주 묻는 질문
- Q.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보증금을 준다"고 합니다. 기다려야 하나요?
- Q. 보증금을 아직 못 받았는데 이사부터 가도 되나요?
- Q. 지급명령과 전세보증금반환소송 중 무엇이 나은가요?
- Q. 보증보험에 가입했으면 소송은 안 해도 되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전세 계약이 끝났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준다"는 말만 반복하면, 이사 계획도 자금 계획도 모두 멈춰 버립니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적으로 재촉하는 일이 아니라 법이 정한 순서대로 내 권리를 지키며 대응하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밟아야 할 대응을, 계약 종료 통지부터 강제집행까지 다섯 단계로 나누어 정리하고 각 단계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점을 함께 짚겠습니다.
전세보증금을 못 받을 때, 먼저 알아둘 원칙
대응에 앞서 임차인이 쥐고 있는 무기를 이해해야 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대차 기간이 끝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봅니다(제4조 제2항). 계약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임차인의 지위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라면 집을 서둘러 비워 줄 필요가 없고, 그동안 쌓아 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두 가지 핵심 권리를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첫째, 대항력은 주택의 인도(입주)와 전입신고를 마치면 그 다음 날부터 생기며, 집이 팔리거나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새 소유자나 낙찰자에게 "보증금을 돌려받기 전에는 나갈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 힘입니다. 둘째, 우선변제권은 이 대항요건(인도 + 전입신고)에 더해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 두면 생기며, 경매나 공매가 진행될 때 뒤 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배당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아래 다섯 단계는 결국 이 두 권리를 잃지 않은 채 보증금을 회수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대응을 시작하기 전에 임대차계약서와 확정일자, 전입신고 내역, 그리고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특히 등기부상 선순위 근저당이나 다른 임차인이 있는지, 집값 대비 보증금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미리 파악해 두면, 아래 단계에서 소송과 경매 중 무엇을 앞세울지, 회수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1단계 — 계약 종료를 '확정'하기 (만기 2개월 전 통지)
보증금 반환을 청구하려면 먼저 임대차가 '끝나야' 합니다. 그래서 첫 단계는 계약이 종료되었음을 분명히 해 두는 것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대인이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을 통지하지 않으면 이전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보는 묵시적 갱신이 일어나고, 임차인 역시 만기 2개월 전까지 종료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마찬가지로 갱신된 것으로 봅니다(제6조).
따라서 이사를 나가 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늦어도 계약 만료 2개월 전까지 "갱신하지 않고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통지해야 합니다. 이 기간은 종전 '1개월 전'에서 2020년 12월 10일 시행 개정으로 '2개월 전'으로 앞당겨졌으므로 특히 유의해야 합니다. 통지는 말로만 하지 말고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내용증명처럼 '언제, 어떤 내용을 보냈는지'가 기록으로 남는 방법을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만약 통지 시기를 놓쳐 이미 묵시적으로 갱신된 상태라도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묵시적 갱신이 된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끝납니다(제6조의2). 이 3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2단계 — 내용증명으로 보증금 반환을 공식 요구하기
계약 종료가 확정되면 내용증명 우편으로 보증금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합니다. 내용증명은 그 자체로 돈을 받아 내는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 가지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첫째 이행을 촉구했다는 기록을 남기고, 둘째 지연손해금 계산의 근거가 되며, 셋째 이후 소송에서 증거가 됩니다.
내용증명에는 다음 사항을 빠짐없이 담는 것이 좋습니다.
임대차계약의 당사자와 목적물 주소, 계약 기간과 만기일
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사실과 그 근거(만기 도래 또는 해지 통지 등)
돌려받을 보증금 액수와 입금받을 계좌
반환 기한, 그리고 기한 내에 반환하지 않으면 임차권등기·지급명령·소송 등 법적 절차에 나아간다는 예고
반환이 늦어지면 임차인은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는데, 원칙적으로 민사 법정이율인 연 5%가 적용되고, 소송을 제기하면 소장 부본이 상대방에게 송달된 다음 날부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의 더 높은 이율이 적용됩니다. 그만큼 반환을 오래 미룰수록 임대인이 부담할 금액도 늘어납니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줄 임대인의 의무와 집을 비워 넘겨줄 임차인의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임차인이 집을 비워 주거나 비워 주겠다는 준비를 갖추어 제공해야 임대인의 지체 책임, 즉 지연손해금이 온전히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언제 이사를 나갈지, 어떤 순서로 움직일지가 실제 회수 금액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3단계 — 이사가 필요하면 '임차권등기명령'부터 마치기
직장 이동이나 자녀 학교 문제로 보증금을 받기 전에 이사가 불가피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가장 위험한 실수는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그대로 전출신고를 하고 이사를 가 버리는 것입니다. 다른 곳으로 전입신고를 하면 기존 주소에서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게 되고, 그 사이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배당에서 크게 불리해집니다.
이런 상황을 위해 마련된 제도가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임대차가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은 임차주택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등기가 마쳐지면 이사를 가더라도 이미 취득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유지되고, 배당 순위도 보전됩니다. 즉 몸은 이사를 가면서도 권리는 그 집에 남겨 두는 장치입니다.
반드시 지켜야 할 순서가 있습니다. 임차권등기가 등기부에 실제로 '완료'된 것을 확인한 뒤에 전출·이사를 해야 합니다. 신청만 해 두고 등기가 되기 전에 먼저 이사를 나가면 대항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23년 7월 19일 시행된 개정으로, 임대인에게 결정이 송달되기 전에도 임차권등기가 이루어질 수 있게 되어, 임대인이 일부러 서류 송달을 피하며 시간을 끄는 방식으로 임차인을 압박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4단계 — 지급명령·전세보증금반환소송, 필요하면 가압류
임차권등기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면 이제 실제로 돈을 받아 내는 절차로 넘어갑니다. 임차권등기 절차와 아래의 회수 절차는 서로 별개여서 동시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지급명령(독촉절차)은 법원이 서면 심리만으로 "보증금을 지급하라"고 명하는 신속하고 저렴한 절차입니다. 인지대가 정식 소송의 10분의 1 수준이어서 비용 부담이 적습니다. 다만 임대인이 지급명령을 받고 이의신청을 하면 통상의 소송으로 넘어가므로, 임대인이 금액이나 사실관계를 크게 다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사안에 특히 유리합니다.
임대인이 보증금 액수나 계약 종료 여부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면 처음부터 전세보증금반환소송으로 가는 편이 오히려 시간을 아끼는 길입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집행권원을 확보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소송 도중 임대인이 부동산이나 예금을 처분·은닉해 버리면 이겨도 받을 재산이 없어질 수 있으므로, 필요하다면 가압류로 임대인의 재산을 미리 묶어 두어 회수의 실효성을 확보합니다.
보증금 액수가 3,000만 원 이하라면 소액사건심판 절차를 이용해 더 빠르게 판결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이들 절차는 대부분 법원 전자소송으로 진행할 수 있어, 법원을 직접 오가지 않고도 신청과 서류 제출이 가능합니다. 다만 어떤 절차가 가장 빠르고 확실한지는 임대인의 태도와 재산 상황, 보증금 규모에 따라 달라지므로 사안에 맞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5단계 — 승소 후 강제집행, 보증보험 가입 시 보증금 청구
지급명령이 확정되거나 반환소송에서 승소하면 집행권원이 생깁니다. 그런데도 임대인이 보증금을 주지 않으면 강제집행으로 나아갑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임차주택을 강제경매에 부치고 그 매각대금에서 보증금을 배당받는 것입니다. 이때 우선변제권을 갖추고 있으면 뒤 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배당을 받을 수 있어 회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만 경매에서 배당을 받으려면 법원이 정한 배당요구 종기까지 권리를 신고하고 배당을 요구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그 기일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편 계약 당시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증보험)에 가입해 두었다면, 임대인을 상대로 한 절차와는 별도로 보증기관에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 대표적인 보증기관입니다. 계약 해지·종료, 신청 기간, 임차권등기 등 정해진 요건을 갖추어 청구하면 비교적 빠르게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고, 이후 보증기관이 임대인에게 구상하는 구조입니다. 만약 처음부터 보증금을 가로챌 의도가 엿보이는 조직적 전세사기 정황이 있다면, 전세사기 피해자를 지원하는 특별법상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보증금을 준다"고 합니다. 기다려야 하나요?
새 세입자를 구하는 일은 임대인의 사정일 뿐, 법적으로 보증금 반환의무와 연결되지 않습니다. 임대차가 끝나면 임대인은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가 있고, 이를 지체하면 지연손해금 책임을 집니다. 다만 반환의무와 집을 비워 줄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이므로, 집을 비워 줄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반환을 요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무작정 기다리기보다 단계별 절차에 착수하는 편이 회수를 앞당깁니다.
Q. 보증금을 아직 못 받았는데 이사부터 가도 되나요?
임차권등기가 '완료'되기 전에 전출신고를 하고 이사를 나가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 사이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배당에서 불리해집니다. 이사가 불가피하다면 반드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고 등기부에 임차권이 등재된 것을 확인한 뒤에 움직이시기 바랍니다.
Q. 지급명령과 전세보증금반환소송 중 무엇이 나은가요?
임대인이 금액이나 사실관계를 크게 다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 지급명령이 빠르고 비용도 적게 듭니다. 다만 임대인이 이의신청을 하면 정식 소송으로 전환됩니다. 처음부터 다툼이 예상된다면 반환소송으로 바로 진행하는 편이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사안의 성격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Q. 보증보험에 가입했으면 소송은 안 해도 되나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돼 있다면 보증기관에 반환을 청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다만 보증에는 계약 해지·종료, 신청 기간, 임차권등기 등 요건이 있고, 사안에 따라 임차권등기나 소송이 함께 진행되어야 할 수 있으므로, 가입 여부와 요건 충족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전세보증금 회수는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계약 종료를 언제 확정했는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지 않았는지, 어떤 순서로 임차권등기와 소송을 밟았는지에 따라 회수의 속도와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이사 시점과 임차권등기 완료 시점을 잘못 잡으면 어렵게 쌓은 권리를 한순간에 잃을 수 있어, 초기의 순서 설계와 증거 정리가 결정적입니다. 전세 만기가 지났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면, 상황에 맞는 가장 빠르고 안전한 회수 전략을 함께 세우겠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