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외국회사와의 계약 분쟁, 어느 나라 법을 따를까 — 준거법과 국제재판관할, 그리고 CISG
2026. 07. 23.
외국이 얽힌 계약에서 다툼이 생기면 '어느 나라 법으로 판단하는가(준거법)'와 '어느 나라 법원에서 다투는가(국제재판관할)'를 먼저 갈라야 합니다. 준거법 조항이 없을 때의 기준, 외국법을 정해도 뒤집히지 않는 소비자·근로자 보호, 물품매매에 자동 적용되는 CISG, 그리고 이긴 뒤 실제로 받아내는 집행까지 정리했습니다.
목차
- '어느 나라 법'과 '어느 나라 법원'은 다른 문제입니다
- 준거법은 당사자가 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 준거법을 정하지 않았다면 —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라의 법
-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정해도 끝까지 관철되지 않는 경우
- 소비자와 근로자는 자기 나라 법의 보호를 잃지 않습니다
- 준거법과 무관하게 적용되는 한국법, 그리고 공서양속
- 물품을 사고파는 계약이라면 CISG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준거법은 대한민국 법'이라고 써도 CISG가 적용됩니다
- 하자 통지 기간 — 실무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지점
- 어느 나라 법원에서 다툴 것인가 — 관할, 중재, 그리고 집행
- 관할합의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 소송보다 중재가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 이겨도 집행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 계약서에 준거법 조항이 없는데, 상대방이 자기 나라 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계약서에 "준거법은 뉴욕주법"이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소송도 미국에서 해야 하나요?
- 해외 쇼핑몰·플랫폼 약관에 외국 법원과 외국법이 적혀 있습니다. 한국에서 다툴 수 없나요?
- 상대방이 외국에 있는데 소장은 어떻게 보내나요? 얼마나 걸리나요?
- 한국 법원 판결로 외국에 있는 상대방 재산을 압류할 수 있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해외 거래처에 물건을 보내고 대금을 받지 못했을 때, 외국계 회사와 맺은 용역계약이 중도에 깨졌을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사실관계가 아니라 "이 분쟁을 어디에서, 어느 나라 법으로 따져야 하는가"입니다. 상대방은 자기 나라 법과 자기 나라 법원을 이야기하는데, 계약서를 꺼내 보면 준거법 조항이 아예 없거나 영문 한 줄로만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한 줄에 따라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 손해배상을 어디까지 받을 수 있는지, 하자를 언제까지 주장할 수 있는지가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준거법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외국법을 골랐더라도 관철되지 않는 영역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느 나라 법원에서 다투고 어떻게 실제로 받아낼 것인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어느 나라 법'과 '어느 나라 법원'은 다른 문제입니다
외국과 관련된 요소가 있는 계약에서는 세 가지를 따로 따져야 합니다. 준거법은 계약의 효력과 해제 가능 여부, 손해배상의 범위를 어느 나라 법으로 판단할 것인가이고, 국제재판관할은 어느 나라 법원이 재판할 수 있는가이며, 집행은 판결이나 중재판정을 받아낸 뒤 실제로 돈을 회수할 수 있는가입니다.
이 셋은 한 나라로 모이지 않습니다. 한국 법원이 미국 뉴욕주법을 적용해 재판하는 것도, 준거법은 한국법이면서 분쟁은 싱가포르 중재로 해결하는 것도 모두 가능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실수가 "준거법은 대한민국 법으로 한다"는 문장 하나만 넣고 관할이나 중재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적용될 법은 정해졌지만 다툴 장소가 열려 있어, 본안에 들어가기도 전에 관할 다툼으로 몇 달을 소모하게 됩니다. 이 틀을 정하는 법이 국제사법이며, 2022년 7월 시행된 전부개정으로 국제재판관할 규정이 대폭 확충되었습니다.
준거법은 당사자가 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국제사법 제45조 제1항은 "계약은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에 따른다"고 정합니다. 당사자 자치의 원칙입니다. 한국 회사와 베트남 회사의 계약이라도 두 당사자가 영국법으로 합의했다면 원칙적으로 영국법이 적용되며, 계약과 별 관련이 없는 제3국 법을 골랐다는 이유만으로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계약의 일부에 관해서만 정하거나, 체결한 뒤 합의로 바꾸는 것도 가능합니다.
어느 나라 법이냐에 따라 계약 해제·해지의 요건, 간접손해와 위약벌의 인정 범위, 하자 주장 기간과 소멸시효, 계약 해석의 방법이 모두 갈립니다. 그래서 준거법 조항은 계약서 말미의 형식적 마무리가 아니라 가격이나 납기와 마찬가지로 협상해야 할 실질적 조건입니다. 상대방이 내민 표준계약서에 그 나라 법이 들어 있다면 분쟁이 생기기도 전에 유불리가 상당 부분 정해진 셈입니다.
조항이 없더라도 계약 내용에서 당사자의 의사를 읽어낼 수 있으면 묵시적 선택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국제사법은 이를 "계약내용이나 그 밖의 모든 사정으로부터 합리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로 한정합니다. 특정 국가의 법령 조문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그 나라 법원을 전속관할로 정해 둔 사정은 근거가 되지만, 계약서를 영어로 썼다거나 대금을 달러로 정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준거법을 정하지 않았다면 —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라의 법
준거법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국제사법 제46조에 따라 그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이 적용됩니다. 다만 이 기준만으로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법은 그 계약에서 특징적인 급부를 이행하는 쪽이 어디에 있느냐를 기준으로 유형별 추정 규정을 두었습니다.
물건이나 권리를 넘기는 계약(매매 등) — 파는 쪽의 영업소가 있는 국가의 법
이용하게 하는 계약(임대차·라이선스 등) — 이용하도록 해 주는 쪽의 영업소가 있는 국가의 법
위임·도급 등 용역제공계약 — 용역을 제공하는 쪽의 영업소가 있는 국가의 법
부동산에 관한 권리를 대상으로 하는 계약 — 그 부동산이 있는 국가의 법
영업활동으로 체결한 계약이 아니라면 영업소 대신 계약 체결 당시의 일상거소(법인이라면 주된 사무소)를 봅니다. 이를 뒤집으면 중요한 사실이 드러납니다. 준거법을 정하지 않은 채 외국에서 물건을 수입했다면 원칙적으로 그 외국 매도인 나라의 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한국 기업이 파는 쪽이라면 한국법이 추정됩니다. 조항 하나를 빠뜨렸을 때 누가 유리해지는지가 계약 구조에 따라 이미 갈려 있는 셈입니다. 물론 추정일 뿐이므로, 교섭 경위와 이행지·결제 방식을 종합할 때 다른 나라와 훨씬 밀접하다는 사정이 명백하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정해도 끝까지 관철되지 않는 경우
당사자 자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준거법을 외국법으로 정했다고 해서 한국법의 보호가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와 근로자는 자기 나라 법의 보호를 잃지 않습니다
가장 실질적인 제한입니다. 국제사법 제47조는 소비자계약에서 준거법을 선택하더라도 소비자의 일상거소가 있는 국가의 강행규정이 소비자에게 부여하는 보호를 박탈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비자계약은 단순히 개인이 맺은 계약이 아니라, 사업자가 소비자가 사는 나라에서 또는 그 나라를 향하여 광고 등 영업활동을 하고 그 활동 범위 안에서 체결된 계약입니다. 해외 사업자가 한국어 화면과 원화 결제, 한국 이용자를 겨냥한 광고로 국내 회원을 모았다면 여기에 해당할 여지가 큽니다.
이런 경우라면 약관에 "준거법은 ○○주법, 관할은 ○○ 법원"이라고 적혀 있더라도 한국 소비자는 자신의 일상거소가 있는 한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고, 전자상거래법이나 약관규제법 같은 소비자보호 강행규정의 보호도 유지됩니다. 소비자계약의 관할합의는 분쟁이 이미 발생한 뒤의 합의이거나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혀 주는 합의일 때에만 효력이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근로계약도 같은 구조여서, 준거법을 본사 소재국 법으로 정했더라도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해 왔다면 퇴직금이나 해고 제한 등 한국 노동법의 강행적 보호를 박탈당하지 않습니다.
준거법과 무관하게 적용되는 한국법, 그리고 공서양속
둘째 한계는 국제적 강행규정입니다. 국제사법 제20조는 입법 목적에 비추어 준거법과 관계없이 적용되어야 하는 대한민국의 강행규정은 외국법이 준거법으로 지정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정합니다. 대외무역·외국환거래 규제나 경쟁질서에 관한 규율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공서양속으로, 제23조는 외국법 규정의 적용이 우리나라의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명백히 위반될 때 그 적용을 배제합니다. 다만 예외적인 안전장치이므로 우리 법과 내용이 다르거나 결과가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는 배제되지 않습니다. 나아가 계약의 모든 요소가 오로지 한 나라와만 관련되어 있는데도 다른 나라 법을 고른 경우에는 원래 관련된 나라의 강행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국내 계약에 외국법 조항만 붙여 국내 강행규정을 피해 가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물품을 사고파는 계약이라면 CISG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기업 간 국제거래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것이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 이른바 CISG입니다. 우리나라는 2005년 3월부터 체약국이고 미국·중국·일본·독일·프랑스·베트남 등 주요 교역국 대부분이 가입해 있습니다(영국·인도 등 일부 국가는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CISG는 서로 다른 체약국에 영업소를 둔 당사자 사이의 물품매매계약에 자동으로 적용되며, 적용하기로 따로 합의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개인용·가정용으로 구입한 물품의 매매, 주식·유가증권·통화 거래, 선박·항공기 매매 등은 제외되고, 노무나 서비스 공급이 계약의 주된 부분인 경우에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준거법은 대한민국 법'이라고 써도 CISG가 적용됩니다
계약서에 "준거법은 대한민국 법으로 한다"고 적어 두면 민법과 상법이 적용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CISG는 대한민국 법의 일부이고, 국제물품매매에 관해서는 민법·상법보다 먼저 적용됩니다. 이 문구만으로는 협약을 배제한 것이 아니며, 계약 해제의 요건이나 손해배상, 하자 통지 기간은 협약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협약은 당사자가 적용을 배제하는 것을 허용하므로 민법·상법의 규율을 원한다면 "본 계약에는 CISG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취지를 명시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파는 쪽인지 사는 쪽인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배제 조항을 관행적으로 넣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자 통지 기간 — 실무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지점
수입한 물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결과를 가르는 것은 대개 언제 통지했는가입니다. 협약은 매수인이 실행 가능한 단기간 내에 물품을 검사하도록 하고, 부적합을 발견했거나 발견할 수 있었던 때부터 합리적인 기간 내에 그 내용을 특정하여 매도인에게 통지하지 않으면 부적합을 주장할 권리를 잃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어떠한 경우에도 물품이 현실로 교부된 날부터 2년 안에 통지하지 않으면 권리를 상실합니다(계약상 보증기간이 따로 있는 경우는 예외입니다).
국내 상인 간 매매에 적용되는 상법은 물품을 받는 즉시 검사하여 통지하도록 하고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라도 6개월 안에 발견하여 통지하도록 정하므로, 기간과 기산점이 달라 어느 규범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가 될 수 있습니다. 이상이 발견되면 곧바로 사진과 검사보고서를 남기고, 통화가 아니라 서면으로 하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통지해 두시기 바랍니다.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막연한 항의는 통지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나라 법원에서 다툴 것인가 — 관할, 중재, 그리고 집행
관할합의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국제사법 제8조는 국제재판관할의 합의를 허용하면서 그 합의는 서면으로 하여야 하고, 합의로 정해진 관할은 전속적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합니다. 계약서에 "분쟁은 싱가포르 법원을 관할로 한다"고 적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한국 법원에 낸 소는 각하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의 준거법상 무효인 경우, 당사자에게 합의할 능력이 없었던 경우, 그 소가 다른 나라의 전속관할에 속하는 경우, 합의의 효력을 인정하면 소가 제기된 나라의 사회질서에 명백히 위반되는 경우에는 효력이 없습니다.
관할합의가 없다면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지가 큰 원칙이고, 여기에 개별 규정이 더해집니다.
피고의 일상거소나 주된 사무소가 한국에 있는 경우 — 상대방이 한국에 법인이나 지점을 두고 있다면 가장 확실한 근거입니다.
한국을 향하여 계속적·조직적으로 영업활동을 한 자에 대한 그 활동 관련 소
압류할 수 있는 피고의 재산이 한국에 있는 경우 — 외국 상대방이 국내에 예금이나 매출채권을 둔 사안에서 유용합니다(분쟁이 한국과 근소한 관련만 있거나 재산 가액이 현저히 적으면 제외).
계약에 관한 소의 특별관할 — 물품공급계약이면 물품인도지, 용역제공계약이면 용역제공지, 그 밖의 계약이면 문제 된 의무가 이행되어야 할 곳이 한국인 경우
다만 한국 법원에서 재판한다고 해서 한국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준거법이 외국법이면 법원은 그 내용을 직권으로 조사하여 적용해야 하고, 실무에서는 현지 변호사의 법률의견서나 전문가 진술로 이를 밝히게 됩니다. 비용과 시간이 적지 않게 드는 절차이므로, 준거법을 외국법으로 정하는 것 자체가 분쟁 비용을 키우는 선택이라는 점을 계약 단계에서 고려해야 합니다.
소송보다 중재가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국제거래에서 중재가 널리 쓰이는 가장 큰 이유는 절차의 편의가 아니라 집행입니다. 외국 판결은 상대방 나라에서 승인·집행받기가 까다롭지만, 중재판정은 「외국 중재판정의 승인 및 집행에 관한 협약」(뉴욕협약)에 따라 170개국이 넘는 체약국에서 협약이 정한 제한된 거부 사유가 없는 한 승인·집행됩니다. 우리나라도 1973년부터 체약국입니다. 중재합의가 있으면 상대방이 소를 제기하더라도 피고가 본안에 관한 최초의 변론을 하기 전에 중재합의 항변을 하면 법원은 그 소를 각하합니다.
다만 중재는 기관 비용과 중재인 보수가 소송보다 크고 단심으로 종결되어 판정에 불복하기 어려우므로, 소액 거래에까지 일률적으로 넣으면 오히려 권리 실현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중재를 선택했다면 중재기관, 중재지, 중재언어, 중재인 수 네 가지를 반드시 특정해야 합니다. "분쟁은 중재로 해결한다"고만 적힌 조항은 정작 분쟁이 생겼을 때 어디에 신청할지부터 다투게 되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기 쉽습니다.
이겨도 집행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외국 법원에서 받은 판결을 한국에서 그대로 쓸 수는 없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17조는 외국 확정재판이 우리나라에서 효력을 인정받으려면 ① 그 외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인정될 것, ② 패소한 피고가 방어에 필요한 시간 여유를 두고 적법하게 송달받았거나 송달받지 못했더라도 소송에 응하였을 것(공시송달은 제외), ③ 재판의 내용과 소송절차가 우리나라의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아니할 것, ④ 상호보증이 있을 것이라는 네 요건을 모두 갖추도록 합니다. 같은 법 제217조의2는 손해배상 재판이 우리 법질서의 기본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낳는 경우 전부 또는 일부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여, 징벌적 성격의 배상액이 그대로 관철되지 않게 합니다.
요건을 갖추었더라도 곧바로 강제집행에 들어갈 수는 없고 한국 법원에서 집행판결을 따로 받아야 하며, 이때 법원은 원래 재판의 옳고 그름을 다시 심리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한국 판결로 외국 재산을 집행하려는 경우에도 그 나라의 승인·집행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합니다. 승소 가능성만 보고 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상대방 재산이 어느 나라에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무 순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계약 전에 상대방의 실체와 재산 소재를 확인합니다. 현지 법인등기와 신용정보를 확인하고, 서명하는 사람에게 대표권이나 위임이 있는지 점검합니다. 대금은 신용장·선급금·에스크로 등으로 회수 위험을 낮춥니다.
준거법 조항과 분쟁해결 조항을 나누어 넣습니다. 준거법과 별도로 관할법원 또는 중재(기관·중재지·언어·중재인 수)를 명시하고, 물품매매라면 CISG를 적용할지 배제할지도 결정합니다.
계약 언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행 과정을 서면으로 남깁니다. 국문본과 영문본을 함께 만든다면 어느 쪽이 우선하는지를 적어 두고, 발주서·인보이스·선적서류·검사보고서·통지 메일을 시간 순으로 정리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통지부터 하고 곧바로 보전처분을 검토합니다. 하자나 채무불이행을 기간 내에 서면으로 통지하고, 상대방이 국내에 재산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다면 가압류를 먼저 검토합니다. 자산이 빠져나간 뒤에는 판결을 받아도 회수가 어렵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계약서에 준거법 조항이 없는데, 상대방이 자기 나라 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상대방의 주장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조항이 없으면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라의 법이 적용되고, 계약 유형에 따라 특징적 급부를 이행하는 쪽의 영업소 소재지법이 추정됩니다. 물건을 수입한 사안이라면 매도인 나라의 법이 추정되지만, 교섭과 체결·이행·결제가 대부분 한국에서 이루어졌다면 한국법을 주장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물품매매라면 준거법 논의에 앞서 CISG가 적용되는 사안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준거법은 뉴욕주법"이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소송도 미국에서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준거법 조항은 어느 나라 법으로 판단할지를 정한 것일 뿐, 어느 나라 법원에서 재판할지를 정한 것이 아닙니다. 국제재판관할 요건을 갖춘다면 한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고, 그 경우 한국 법원이 뉴욕주법을 조사하여 적용합니다. 다만 외국법의 내용을 밝히는 데 비용이 들고 상대방 재산이 미국에만 있다면 집행을 위해 결국 현지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어디에서 다툴지는 실익을 따져 결정해야 합니다.
해외 쇼핑몰·플랫폼 약관에 외국 법원과 외국법이 적혀 있습니다. 한국에서 다툴 수 없나요?
소비자계약에 해당한다면 다툴 수 있습니다. 사업자가 한국에서나 한국을 향해 영업활동을 하고 그 범위에서 체결된 계약이라면 소비자는 자신의 일상거소가 있는 한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고, 우리 소비자보호 법령의 강행적 보호도 유지됩니다. 다만 소액 사건은 소송 비용이 더 큰 경우가 많으므로, 카드사 지급거절(차지백)이나 한국소비자원 절차를 먼저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상대방이 외국에 있는데 소장은 어떻게 보내나요? 얼마나 걸리나요?
외국에 있는 당사자에 대한 송달은 국내처럼 우편으로 끝나지 않고 국제민사사법공조법과 헤이그송달협약 등 조약이 정한 절차를 거칩니다. 번역문을 첨부하고 각국 중앙당국을 경유해야 하므로 국가에 따라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그 사이 재산이 처분될 수 있으므로 소 제기와 동시에 국내 재산에 대한 보전처분을 검토하고, 송달 지연을 전제로 일정을 세워야 합니다.
한국 법원 판결로 외국에 있는 상대방 재산을 압류할 수 있나요?
한국 판결의 효력이 자동으로 외국에까지 미치지는 않습니다. 그 나라의 승인·집행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고 요건과 소요 기간은 나라마다 크게 다릅니다. 그래서 국제거래에서는 애초에 뉴욕협약이 적용되는 중재를 선택하거나 상대방이 한국 내에 두고 있는 재산·채권을 확보해 두는 방식이 선호됩니다. 계약 단계에서 국내에 자산을 가진 계열사나 대표자의 연대보증을 받아 두는 것도 실무상 유효한 대비책입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외국이 얽힌 계약 분쟁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사실관계의 옳고 그름보다도 준거법·관할·집행이라는 세 축을 누가 먼저 설계해 두었는가인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이 내민 표준계약서에 그 나라 법과 그 나라 법원이 이미 적혀 있다면 승부의 절반은 분쟁 전에 정해진 셈이고, 반대로 계약서에 아무 조항이 없다면 국제사법의 추정 규정이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동하는지, 물품매매라면 하자 통지 기간이 이미 지나가 버린 것은 아닌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해외 거래처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하고 계시거나, 수입한 물품의 하자를 두고 상대방이 준거법과 관할을 앞세워 책임을 회피하고 있거나, 외국 회사와 계약서를 앞두고 어떤 조항을 지켜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으신다면, 계약서와 그동안 주고받은 서면을 정리해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하자 통지 기간이나 시효처럼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는 기한이 걸려 있는 사안이 많아 시간도 중요합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계약 구조와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적용될 법과 다툴 장소, 그리고 실제로 회수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경로를 함께 짚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