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전세나 월세로 살다 보면 계약 만기가 다가올 때마다 "이 집에서 계속 살 수 있을까", "집주인이 보증금을 얼마나 올려 달라고 할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2020년 도입된 계약갱신요구권은 바로 이런 임차인의 주거 불안을 덜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하고 인상 폭도 제한합니다. 이 글에서는 계약갱신요구권으로 최대 몇 년까지 살 수 있는지, 언제·어떻게 요구해야 하는지, 임대인은 어떤 경우에 거절할 수 있는지, 그리고 보증금과 월세는 얼마까지 올릴 수 있는지를 조문을 근거로 하나씩 정리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이란 무엇인가 — '2+2', 최대 4년의 근거

계약갱신요구권은 2020년 7월 31일 시행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근거를 둔 제도입니다. 흔히 '임대차 3법'이라 불리는 개정의 핵심으로, 임차인이 원하면 한 차례 더 계약을 이어 갈 수 있도록 보장한 것입니다. 조문은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의 갱신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임차인은 이 갱신요구권을 1회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습니다. 둘째,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그래서 처음 2년으로 계약했다면 갱신 요구로 2년을 더해 최대 4년(기존 2년 + 갱신 2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1회'에 한정되므로, 갱신요구권으로 연장한 2년이 끝난 뒤에는 임대인이 조건 변경이나 갱신 거절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계약갱신요구권은 묵시적 갱신과 다른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묵시적 갱신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아무런 의사표시 없이 만기를 넘겨 계약이 같은 조건으로 자동 연장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갱신요구권을 '사용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묵시적 갱신으로 계약이 연장되었더라도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그대로 남아 있어, 이후 별도로 한 번 더 행사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떻게 요구해야 하나 — 행사기간과 방법

갱신요구권은 아무 때나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기간 안에 임대인에게 요구해야 효력이 있습니다.

행사기간 —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임차인은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사이에 임대인에게 갱신을 요구해야 합니다. 원래 이 기간의 끝은 '1개월 전'이었으나, 2020년 12월 10일 시행된 개정으로 '2개월 전'까지로 앞당겨졌습니다. 이 '2개월 전' 기준은 2020년 12월 10일 이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된 계약부터 적용되므로, 계약 시점에 따라 마감 시한이 다를 수 있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갱신요구권 자체를 행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만기 1개월을 앞두고 뒤늦게 갱신을 요구하면 기간을 넘긴 것이 되어 임대인이 이에 응할 의무가 없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임대인이 만기 6개월~2개월 전 사이에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을 통지하지 않았다면 묵시적 갱신이 성립할 수 있으므로, 두 제도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방법 — 반드시 '증거로 남는' 형태로

갱신 요구에 특별한 형식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어서 구두로도 가능하지만, 실무에서는 반드시 내용증명 우편, 문자메시지, 카카오톡처럼 '언제, 어떤 내용을 전달했는지'가 기록으로 남는 방법을 쓰기를 권합니다. 갱신 요구는 임대인에게 도달해야 효력이 생기므로(도달주의), 보냈다는 사실뿐 아니라 상대가 받았다는 점까지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임대인이 "그런 요구를 받은 적 없다"고 다투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 — 제6조의3 제1항 각 호

계약갱신요구권이 강력한 이유는, 임대인이 법에 정해진 사유가 있을 때에만 갱신을 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는 거절이 가능한 사유를 각 호로 한정해 두었습니다. 대표적인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임차인이 2기의 차임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주택의 전부나 일부를 무단 전대한 경우

  • 임차인이 주택의 전부나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 주택의 전부나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 임대인이 주택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기 위해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

  • 임대인(또는 그 직계존속·직계비속)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 그 밖에 임차인이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2기의 차임액 연체'는 연속으로 밀렸을 것을 요구하지 않으며, 연체한 금액을 합쳐 두 달치에 이른 사실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월세를 한두 달 늦게 냈다가 메운 이력이 있다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철거·재건축을 이유로 한 거절은 계약 당시 공사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고지했거나, 건물이 노후·훼손되어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등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정당한 사유로 인정됩니다. 이처럼 거절 사유는 명목이 아니라 실질을 갖추어야 하므로, 임대인이 내세운 사유가 실제로 각 호에 해당하는지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다툼이 많은 '실거주' 거절 — 사후 통제와 손해배상

거절 사유 가운데 실무에서 분쟁이 가장 잦은 것이 임대인의 실거주입니다. 임대인 본인은 물론 그 직계존속(부모·조부모)이나 직계비속(자녀·손자녀)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도 갱신을 거절할 수 있어, 실거주 의사가 진짜인지, 아니면 임차인을 내보내고 보증금·차임을 올리거나 매도하기 위한 명목인지가 종종 문제 됩니다.

법은 이러한 명목상 실거주를 막기 위해 사후 통제 장치를 두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은,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으면서도 갱신되었더라면 보장되었을 기간(2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그 주택을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 임대인이 갱신 거절로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내가 살겠다"며 임차인을 내보낸 뒤 곧바로 다른 세입자를 들이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배상액은 당사자 사이에 미리 정한 합의가 없다면 같은 조 제6항에 따라 다음 세 가지 금액 중 가장 큰 금액으로 정합니다.

  • 갱신 거절 당시 환산월차임(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한 금액을 포함한 월차임)의 3개월분

  • 임대인이 제3자에게 새로 임대해 얻은 환산월차임과 종전 환산월차임의 차액의 2년분

  • 갱신 거절로 임차인이 실제로 입은 손해액

다만 임대인이 실제로 들어와 살거나, 세입자를 들이지 않고 비워 두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배상 책임이 없습니다. 판례도 실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 거절이 정당한지를 판단할 때 임대인의 실거주 의사가 가공된 것이 아니라 진정한 것인지를 여러 사정을 종합해 심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임차인으로서는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나가라고 할 때, 이후 그 집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등기부등본·전입세대 열람 등으로 확인해 두면 나중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유용합니다.

갱신 시 보증금·월세는 얼마까지 올릴 수 있나 — 5% 증액 상한

계약갱신요구권으로 갱신하면 원칙적으로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봅니다.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와 그 시행령이 정한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는데, 이때 인상 폭에 상한이 있습니다.

시행령은 증액 청구의 한도를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의 20분의 1, 즉 5%로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갱신 시 임대인은 종전 보증금·차임의 5%를 넘겨 올릴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3억 원이라면 최대 1,500만 원까지, 월세 100만 원이라면 최대 5만 원까지만 인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특별시·광역시·도 등 지방자치단체는 그 범위 안에서 조례로 상한을 더 낮게 정할 수 있으므로, 지역에 따라 5%보다 낮은 한도가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5%가 '자동으로 올릴 수 있는 금액'이 아니라 '넘을 수 없는 상한'이라는 것입니다. 인상은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합의나 정당한 증액 청구가 있어야 하고, 그 폭이 5%를 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증액 청구는 계약 또는 마지막 증액이 있은 때부터 1년 이내에는 하지 못합니다. 만약 임대인이 5%를 초과한 인상을 조건으로 내걸며 받아들이지 않으면 못 살게 하겠다고 한다면, 이는 그 자체로 정당한 갱신 거절 사유가 아니므로 임차인은 상한 내에서의 갱신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갱신 후에도 임차인은 자유롭게 나갈 수 있습니다 — 해지권

계약갱신요구권으로 2년이 연장되면 그 2년 동안 임차인이 반드시 묶여 있어야 한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법은 임차인에게 유리한 중도 해지권을 함께 열어 두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4항은 갱신된 임대차의 해지에 관하여 묵시적 갱신의 해지 규정(제6조의2)을 준용합니다.

그 결과 갱신된 임대차에서 임차인은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종료됩니다. 반대로 임대인에게는 이런 임의 해지권이 없습니다. 즉 갱신된 2년은 임차인에게는 '최대 2년의 보장'이자 원할 때 3개월 예고로 벗어날 수 있는 기간인 반면, 임대인에게는 '보장해 주어야 하는 2년'이 됩니다. 이 비대칭 덕분에 임차인은 갱신을 요구해 두더라도 이사나 사정 변경이 생기면 위약금 부담 없이 나갈 수 있어, 갱신 요구는 '무조건 2년을 채우는 족쇄'가 아니라 임차인을 위한 안전장치에 가깝습니다.

실무에서 반드시 확인할 점

계약갱신요구권은 조문만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분쟁은 '요구를 제때 증거로 남겼는가', '거절 사유가 진짜인가', '인상 폭이 상한을 지켰는가'라는 지점에서 갈립니다. 아래를 점검해 두시기 바랍니다.

  1. 행사기간과 증거 — 만기 6개월~2개월 전 사이에, 내용증명·문자 등 도달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갱신을 요구했는지 확인합니다.

  2. 거절 사유의 실질 — 임대인이 내세운 사유가 제6조의3 제1항 각 호에 실제로 해당하는지, 특히 실거주·재건축 사유는 요건과 진정성을 갖추었는지 따져 봅니다.

  3. 5% 상한 — 인상 요구가 종전 보증금·차임의 5%(지역 조례가 있으면 그 한도)를 넘지 않는지, 마지막 증액 후 1년이 지났는지 확인합니다.

  4. 재계약과의 구별 — 새 계약서를 쓰자는 제안이 갱신요구권 행사인지 별도의 합의 재계약인지 문서로 분명히 남깁니다.

  5. 실거주 거절 이후의 확인 — 실거주를 이유로 나가게 되었다면, 이후 그 주택의 사용 현황을 확인해 손해배상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참고로 이 글은 주거용 주택에 관한 것이며, 상가 점포의 갱신요구권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따로 정해 최장 10년까지 보장되는 등 기준이 다르므로 구분해 살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 기간 중에 집이 팔렸습니다. 새 집주인에게도 갱신을 요구할 수 있나요?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로 대항력을 갖추고 있었다면, 집이 팔려 소유자가 바뀌어도 새 소유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합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새 집주인에게도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갱신 거절이 가능한 기간 안에 실거주 의사를 가진 사람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경우 등에는 새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될 수 있어, 대항력 취득 시점과 매매·갱신 요구의 선후 관계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

Q. 갱신요구권을 쓰면 무조건 2년을 다 채워 살아야 하나요?

아닙니다. 갱신된 임대차에서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끝납니다. 2년은 임차인을 묶어 두는 기간이 아니라 임차인에게 보장되는 기간이므로, 사정이 생기면 3개월 예고로 위약금 없이 나갈 수 있습니다.

Q. 집주인이 "5%까지는 무조건 올릴 수 있다"며 인상을 요구합니다. 맞나요?

5%는 넘을 수 없는 상한일 뿐, 자동으로 올릴 수 있는 금액이 아닙니다. 인상은 합의나 정당한 증액 청구가 있어야 하고 그 폭이 5%를 넘지 못하며, 지역 조례로 더 낮은 한도가 정해져 있을 수 있습니다. 또 계약이나 마지막 증액이 있은 때부터 1년 이내에는 증액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Q. 묵시적 갱신으로 계약이 연장됐는데, 계약갱신요구권은 아직 남아 있나요?

네. 묵시적 갱신은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것이 아니므로, 그 뒤에도 계약갱신요구권은 그대로 남아 있어 한 번 더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 이력이 복잡하거나 그동안의 통지 내용에 다툼이 있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개별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4년 거주'와 '5% 상한'이라는 큰 틀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결론은 요구를 제때 증거로 남겼는지, 임대인이 내세운 거절 사유가 진짜인지, 인상 폭이 상한을 지켰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실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 거절과 5%를 둘러싼 다툼은 초기의 통지 방식과 증거 정리가 결과를 가릅니다. 갱신을 거절당했거나 과도한 인상을 요구받아 막막하시다면, 임대차계약서와 그동안의 연락 내역을 가지고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안에 맞는 대응 순서와 증거 전략을 함께 정리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