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형사처벌을 받으면 강제퇴거되나요 — 집행유예도 대상이 되는 이유와 체류를 지키는 대응
2026. 07. 24.
외국인 형사사건은 판결 선고로 끝나지 않습니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되면 별도의 강제퇴거 절차가 이어지며, 집행유예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강제퇴거명령과 출국명령의 차이, 이의신청과 집행정지, 그리고 형사변론 단계에서부터 체류를 함께 지키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 형사재판이 끝나도 절차는 끝나지 않습니다
- 형사절차와 출입국 절차는 서로 다른 기관이 판단합니다
- 수사기관과 교정시설에는 통보의무가 있습니다
- 어떤 처분을 받으면 강제퇴거 대상이 되는가
-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 — 집행유예도 포함됩니다
- 벌금형·선고유예·기소유예는 결이 다릅니다
- 가벼운 처분이라도 체류가 자동으로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 강제퇴거명령·출국명령·출국권고, 무엇이 다른가
- 강제퇴거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고, 보호는 어디까지 가능한가
- 보호(구금)에는 이제 기간의 한계가 있습니다
- 강제퇴거명령을 다투는 방법
- 이의신청과 체류허가의 특례
-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 형사변론과 출입국 대응은 처음부터 함께 가야 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 집행유예를 받았는데도 강제퇴거될 수 있나요?
- 한국인 배우자와 자녀가 있으면 퇴거되지 않나요?
- 강제퇴거명령을 받았는데 소송을 내면 출국이 미뤄지나요?
- 어차피 나가야 한다면 절차를 다투는 의미가 있나요?
- 형사사건의 피해자인데 체류자격이 불안정합니다. 신고하면 단속되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한국에서 오래 일하고 가정을 꾸린 외국인이 형사사건에 연루되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얼마나 처벌받나요"가 아니라 "한국에 계속 있을 수 있나요"입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법정에서 바로 귀가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출입국·외국인관서의 조사 통지를 받고 당황하십니다. 형사재판에서 실형을 면했다는 것과 한국에 남을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두 절차는 판단하는 기관도, 근거 법률도, 기준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처분을 받으면 강제퇴거 대상이 되는지, 강제퇴거명령과 출국명령이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형사변론 단계에서부터 체류를 함께 지키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형사재판이 끝나도 절차는 끝나지 않습니다
형사절차와 출입국 절차는 서로 다른 기관이 판단합니다
형사절차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범죄가 성립하는가, 어떤 형을 선고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절차입니다. 반면 강제퇴거는 법무부 산하 출입국·외국인관서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이 사람을 앞으로 대한민국에 체류하게 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행정절차입니다. 법원이 형을 선고하면서 강제퇴거를 함께 명하지 않고, 판결문 어디에도 퇴거 여부는 적히지 않습니다. 두 절차는 시간상 이어질 뿐 별개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흔히 벌어지는 오해가 있습니다.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았으니 사건은 끝났다"고 생각해 아무 준비 없이 지내다가, 출입국 조사에서 형사판결 내용을 그대로 인정해 버리고 며칠 뒤 강제퇴거명령서를 받는 경우입니다. 형사판결은 출입국 절차에서 사실상 결정적인 자료로 쓰이지만, 그 판결이 곧 체류를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형사재판이 끝난 시점이 두 번째 절차가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수사기관과 교정시설에는 통보의무가 있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제84조 제1항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하다가 강제퇴거 대상에 해당하는 외국인이나 이 법을 위반한 것으로 인정되는 사람을 발견하면, 그 사실을 지체 없이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에게 알리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형사입건되면 그 사실이 출입국 당국으로 전달되는 통로가 법에 마련되어 있는 것입니다.
또한 교도소·구치소·소년원 등의 장은 통보대상 외국인이 형기 만료나 형의 집행정지 등으로 석방될 예정이면 그 사실을 출입국 당국에 알리게 되어 있습니다. 형기를 마치고 나오는 문 앞에서 곧바로 보호조치가 이루어지는 일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형을 살고 나온 뒤 짐을 정리할 시간조차 없었다는 상담이 드물지 않습니다.
다만 이 통보의무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시행령은 통보로 인하여 공무원이 본래의 직무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정하여 통보의무를 면제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외국인 학생의 신상정보를 알게 된 경우,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보건의료 활동과 관련하여 환자의 신상정보를 알게 된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체류자격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범죄 피해를 입거나 임금을 떼인 분들이 신고 자체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사안이 면제 대상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처분을 받으면 강제퇴거 대상이 되는가
출입국관리법 제46조 제1항은 강제퇴거시킬 수 있는 외국인의 유형을 여러 호로 나누어 열거하고 있습니다. 유효한 여권이나 사증 없이 입국한 경우, 체류자격 외의 활동을 한 경우, 체류기간을 넘겨 머문 경우, 외국인등록 의무를 위반한 경우 등이 포함되는데, 형사사건과 직접 이어지는 것은 제13호입니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 — 집행유예도 포함됩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6조 제1항 제13호는 강제퇴거 대상자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이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금고 이상의 형에는 징역형과 금고형이 모두 들어가고, 형의 집행을 유예받은 경우도 '형을 선고받은' 것에 해당합니다. 즉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법정에서 곧바로 풀려나더라도, 출입국관리법의 눈으로 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입니다. 실형을 면했다는 안도감이 가장 위험하게 작용하는 순간이 바로 이때입니다.
둘째, 이 조항은 "강제퇴거시킬 수 있다"는 재량 규정입니다. 해당한다고 하여 자동으로 내보내지는 것이 아니라, 출입국 당국이 범죄의 내용과 죄질, 피해 회복 여부, 체류기간과 국내 정착 정도, 가족관계,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그 재량 판단에 영향을 줄 자료를 제출할 기회가 아직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기회를 모르고 지나쳐 버리는 것이 실무에서 가장 안타까운 지점입니다.
벌금형·선고유예·기소유예는 결이 다릅니다
반대로 벌금형은 '금고 이상의 형'이 아니므로 제13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형의 선고 자체를 유예하는 선고유예도 형을 선고한 경우로 보기 어렵고, 검사가 기소하지 않는 기소유예는 애초에 재판이 열리지 않으므로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외국인 형사사건 변론의 목표가 분명해집니다. 일반적인 형사사건이라면 '실형이냐 집행유예냐'가 승부처지만, 외국인 사건에서는 그 선이 한 칸 더 내려와 '금고 이상의 형이냐, 벌금·선고유예·기소유예냐'가 승부처가 됩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는 것과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것 사이에는 체류라는 결정적인 차이가 생깁니다. 한국인 의뢰인이라면 "집행유예면 잘 끝났다"고 할 사건이, 외국인 의뢰인에게는 삶의 터전을 잃는 결과일 수 있습니다.
가벼운 처분이라도 체류가 자동으로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를 받으면 안심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제46조 제1항이 제13호 외에도 여러 사유를 두고 있고, 그중에는 입국금지 사유가 입국 후에 발견되거나 발생한 경우도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1항은 입국금지 사유로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경제질서 또는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등을 규정하는데, 이 판단에는 재량의 폭이 넓습니다.
다른 하나는 강제퇴거라는 형태를 거치지 않고도 사실상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형사처벌 전력은 체류기간 연장이나 체류자격 변경 심사에서 중요한 소극 요소로 작용합니다. 연장 불허 → 체류기간 도과 → 출국명령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실무에서는 훨씬 흔합니다. 그러므로 형사사건이 가볍게 끝났더라도, 다음 체류허가 신청을 염두에 두고 소명자료를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강제퇴거명령·출국명령·출국권고, 무엇이 다른가
출입국관리법은 외국인을 대한민국 밖으로 내보내는 수단을 무게순으로 세 가지 두고 있습니다. 이름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실제로 남는 결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출국권고(제67조) — 위반의 정도가 가볍고 스스로 시정할 여지가 있을 때 자진 출국을 권고하는 가장 가벼운 조치입니다. 출국권고서에 정해진 짧은 기한 안에 나가면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출국명령(제68조) — 강제퇴거 대상에는 해당하지만 자기 비용으로 스스로 나가도록 허용하는 조치입니다. 출국기한이 정해지고, 필요하면 주거 제한이나 이행보증금 예치 같은 조건이 붙습니다. 기한 안에 출국하지 않으면 강제퇴거로 전환됩니다.
강제퇴거명령(제46조, 제59조) — 국가가 강제로 송환하는 가장 무거운 처분입니다. 송환할 때까지 보호시설에 수용될 수 있고, 기록에도 강제퇴거로 남습니다.
세 처분의 실질적인 차이는 '다시 들어올 수 있는가'에서 드러납니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1항은 강제퇴거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을 입국금지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송환되면 최소 5년은 한국에 들어올 수 없다는 뜻이고, 범죄의 내용에 따라 규제기간이 그보다 길게 설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출국명령을 받아 기한 내에 자진 출국한 경우에는 규제 강도가 이보다 낮게 잡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외국인 사건의 현실적인 목표는 종종 '퇴거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강제퇴거명령을 출국명령으로 낮추는 것'이 됩니다. 지금 나가야 한다는 점은 같더라도, 몇 년 뒤 가족에게 돌아올 수 있느냐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어차피 나가는 것인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강제퇴거명령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강제퇴거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고, 보호는 어디까지 가능한가
절차의 흐름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이어집니다.
조사 — 출입국관리공무원이 강제퇴거 대상에 해당한다고 의심되는 외국인(용의자)을 조사하고, 진술을 받아 용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합니다.
보호 —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보호명령서를 발급받아 외국인보호실이나 외국인보호소에 보호할 수 있습니다.
심사와 결정 —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강제퇴거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여 결정합니다.
강제퇴거명령서 발급 — 해당한다고 인정되면 강제퇴거명령서가 발급되며, 이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함께 고지됩니다.
이의신청 — 명령서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관할 출입국·외국인관서를 거쳐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집행과 송환 —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송환이 집행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시점은 뜻밖에도 첫 단계인 조사입니다. 형사절차에서 이미 다 진술했으니 형식적인 확인 절차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단계에서 어떤 자료를 함께 제출하느냐가 사실상 유일한 실질적 방어 기회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의신청 기간은 7일에 불과합니다. 명령서를 받아 든 채 며칠을 고민하다 보면 그 사이에 기간이 지나가 버립니다.
보호(구금)에는 이제 기간의 한계가 있습니다
강제퇴거명령을 받았더라도 여권이 없거나 본국 사정, 항공편 문제 등으로 곧바로 송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제63조는 이런 경우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기간의 상한이 없어 사실상 무기한 구금이 이루어진다는 비판이 오래 제기되어 왔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3월,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을 보호하면서 보호기간의 상한을 두지 않고 독립되고 중립적인 기관의 심사 절차도 마련하지 않은 것은 과잉금지원칙과 적법절차원칙에 어긋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아 이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습니다. 이 결정에 따라 출입국관리법이 개정되어, 현재는 보호기간의 상한이 정해지고 연장이 필요한 경우 법무부에 설치된 외국인보호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통제 절차가 도입되어 있습니다. 장기간 보호되고 있는 사안이라면 보호의 적법성과 기간, 그리고 보호 일시해제 청구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강제퇴거명령을 다투는 방법
이의신청과 체류허가의 특례
강제퇴거명령서를 받으면 7일 이내에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 두셔야 할 것이 출입국관리법 제61조가 정한 체류허가의 특례입니다. 법무부장관은 이의신청이 이유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도, 그 외국인이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던 사실이 있거나 그 밖에 대한민국에 체류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면 체류를 허가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체류특별허가'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 조항입니다.
즉 이의신청은 "나는 강제퇴거 대상이 아니다"라는 법률적 다툼만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설령 대상에 해당하더라도 한국에 남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을 설득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국내에 부양해야 할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가 있는지, 체류기간이 얼마나 되고 그동안 어떻게 생활해 왔는지, 세금과 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해 왔는지, 피해가 회복되고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주장이 아니라 자료로 정리해 제출해야 합니다.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강제퇴거명령은 행정처분이므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놓치면 회복이 어려운 지점이 있습니다.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만으로 강제퇴거명령의 집행이 멈추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 행정소송법은 집행부정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반드시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해야 하고, 그 신청이 인용되어야 소송이 끝날 때까지 국내에 머무르며 다툴 수 있습니다. 집행정지를 받지 못한 채 송환되면 나중에 본안에서 이기더라도 이미 벌어진 상황을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실제로 소송을 냈으니 안심하고 있다가 출국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대응 순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조사 단계에서부터 자료를 제출합니다. 용의자 조사에 통역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임하고, 가족관계·재직·납세·피해회복 자료를 미리 정리해 함께 제출합니다.
7일의 이의신청 기간을 놓치지 않습니다. 명령서를 받은 날부터 계산되므로, 서류를 받는 즉시 날짜를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체류특별허가를 함께 구합니다. 대상 해당 여부를 다투는 주장과, 특별한 사정을 이유로 체류를 허가해 달라는 주장을 나란히 구성합니다.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를 동시에 제기합니다. 집행정지 없이 본안만 내는 것은 실익이 거의 없습니다.
보호 중이라면 보호의 적법성과 일시해제를 별도로 검토합니다. 본안 다툼과 신체의 자유 문제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형사변론과 출입국 대응은 처음부터 함께 가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뒤집어 보면 결론은 하나로 모입니다. 강제퇴거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애초에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되지 않도록 형사단계에서 결과를 만드는 것입니다. 외국인 형사사건에서 챙겨야 할 것들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통역의 정확성부터 확인합니다. 형사소송법은 국어에 통하지 아니하는 사람의 진술에는 통역인으로 하여금 통역하게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수사 초기에 통역이 부정확해 의도와 다른 진술이 조서에 남고, 그 조서가 끝까지 발목을 잡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조서에 서명하기 전에 내용을 다시 통역받아 확인하고, 다르다면 정정을 요구하셔야 합니다.
영사통보권을 활용합니다. 체포·구금된 외국인은 자국 영사기관에 그 사실을 알려 달라고 요청하고 영사와 접견·교통할 수 있습니다.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이 정한 권리이며, 본국 가족과의 연락이나 현지 자료 확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구속을 피하는 데 힘을 씁니다. 외국인이라는 사정만으로 도주 우려가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주거와 직장의 안정성, 가족관계, 출석을 보장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소명하지 못하면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구속 여부는 이후 형량과 출입국 판단 모두에 영향을 줍니다.
양형 목표를 '벌금형 이하'로 설정합니다. 피해 회복과 합의, 진지한 반성, 초범 여부, 국내 정착 정도와 부양가족의 존재를 정리해 제출하되, 강제퇴거로 이어질 경우 가족이 겪게 될 구체적인 불이익까지 양형자료로 현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재판부가 그 사정을 알고 판단하는 것과 모르고 판단하는 것은 다릅니다.
출국정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수사상 필요가 있는 경우 외국인의 출국이 정지될 수 있습니다. 사건이 끝나기 전에 본국에 다녀오려다 공항에서 막히는 일이 생기므로 미리 확인해 두셔야 합니다.
판결 확정 직후를 대비합니다. 형이 확정되면 곧 출입국 조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판결문과 함께 제출할 자료를 그 전에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같은 형을 선고받더라도 어떤 체류자격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대응의 결이 달라집니다.
영주자격(F-5) — 출입국관리법 제46조 제2항은 영주자격을 가진 사람은 원칙적으로 강제퇴거되지 아니한다고 정하면서, 형법상 내란·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나 5년 이상의 징역·금고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 중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사람 등을 예외로 두고 있습니다. 보호의 폭이 훨씬 넓지만, 영주자격 자체가 취소될 수 있는 사유에는 별도로 유의해야 합니다.
결혼이민(F-6) — 한국인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의 존재는 체류특별허가 단계에서 가장 비중 있게 고려되는 사정입니다. 다만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자녀를 실제로 양육하고 있는지가 자료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취업자격(E-9 등) — 형사사건에 근무처 변경이나 자격 외 취업 같은 출입국관리법 위반이 겹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갈래를 함께 정리하지 않으면 한쪽을 해결해도 다른 쪽에서 다시 문제가 됩니다.
난민신청자 — 난민법은 생명이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받을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 강제로 송환되지 아니한다는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정하고 있습니다. 송환될 국가의 사정이 문제 되는 사안이라면 이 부분을 별도의 쟁점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집행유예를 받았는데도 강제퇴거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출입국관리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을 강제퇴거 대상자로 정하고 있고, 집행유예도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동으로 퇴거되는 것은 아니고 출입국 당국의 재량 판단을 거치므로, 범죄의 내용과 피해 회복, 국내 정착 사정을 자료로 정리해 제출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집행유예 판결을 받으신 순간이 안심할 때가 아니라 다음 절차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한국인 배우자와 자녀가 있으면 퇴거되지 않나요?
가족관계가 있다고 하여 강제퇴거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출입국관리법상 체류허가의 특례는 '대한민국에 체류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을 요건으로 하고 있고, 실무에서 미성년 자녀의 양육은 이 판단에서 매우 비중 있게 다루어집니다. 혼인관계증명서만 제출할 것이 아니라 실제 동거 사실, 양육 참여, 생계 부담을 보여 주는 자료를 함께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제퇴거명령을 받았는데 소송을 내면 출국이 미뤄지나요?
소송 제기만으로는 집행이 멈추지 않습니다. 행정소송은 집행부정지가 원칙이므로,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하여 인용을 받아야 국내에 남아 다툴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놓쳐 소송이 진행되는 중에 송환되는 사례가 적지 않으므로 반드시 함께 진행하셔야 합니다.
어차피 나가야 한다면 절차를 다투는 의미가 있나요?
있습니다.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송환되는 것과 출국명령을 받아 자진 출국하는 것은 이후 입국규제에서 차이가 큽니다. 출입국관리법은 강제퇴거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을 입국금지 대상으로 정하고 있고, 사안에 따라 그 기간이 더 길어지기도 합니다. 지금 출국해야 한다는 결론이 같더라도 처분의 종류를 낮추는 것 자체가 몇 년 뒤 돌아올 수 있느냐를 좌우합니다.
형사사건의 피해자인데 체류자격이 불안정합니다. 신고하면 단속되나요?
공무원의 통보의무에는 법령이 정한 면제 사유가 있고, 통보로 인하여 본래의 직무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면제 대상인지가 달라지므로 신고 전에 미리 확인해 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만 신고를 아예 포기하시면 피해 회복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가해자가 그 점을 노리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셔야 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외국인 형사사건에서 실제로 삶을 가르는 것은 형량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형이 '금고 이상'이라는 선을 넘느냐, 그리고 넘었을 때 뒤따르는 출입국 절차에 무엇을 준비해 두었느냐입니다. 형사재판에서는 잘 마무리된 것처럼 보였던 사건이 몇 주 뒤 강제퇴거명령서 한 장으로 뒤집히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를 목표로 변론을 설계하고, 조사 단계에서 가족관계와 정착 사정을 자료로 정리해 두어 체류를 지켜낸 사건도 있습니다. 두 갈래를 하나의 사건으로 보고 함께 설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지금 수사나 재판을 받고 계시다면 형량뿐 아니라 체류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검토하셔야 하고, 이미 강제퇴거명령서를 받으셨다면 이의신청 기간이 7일에 불과하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보호시설에 계신 가족의 연락을 받으신 경우라면 보호의 적법성과 일시해제까지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어느 단계에 계시든 시간이 가장 중요한 변수입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건 기록과 체류자격, 가족관계를 함께 살펴 형사절차와 출입국 절차 양쪽에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현실적인 방향을 짚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