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은 받았는데 돈을 못 받는다면? — 재산명시신청과 감치 제도 활용법
2026. 07. 20.
승소 판결을 받고도 채무자가 재산을 숨기면 돈을 받기 어렵습니다. 채무자의 재산을 강제로 드러내게 하는 재산명시신청과, 이에 불응할 때의 감치·형사처벌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 재산명시신청이란 무엇인가
- 재산명시신청의 요건과 절차
- ① 신청 요건 — 집행권원과 강제집행 개시 가능성
- ② 재산명시명령 — 법원의 결정
- ③ 명시기일 — 재산목록 제출과 선서
- 채무자가 응하지 않으면 — 감치와 형사처벌
- 감치 — 최대 20일의 유치
- 거짓 재산목록 — 형사처벌 대상
- 흔한 오해 — 감치와 재산명시를 둘러싼 오해
- 재산명시 다음 단계 — 재산조회와 채무불이행자명부
- 재산명시부터 실제 회수까지 — 전체 흐름 잡기
- 실무 대응 — 무엇을 준비할까
- 자주 묻는 질문
- 재산명시신청을 하려면 반드시 판결이 확정되어야 하나요?
- 채무자가 감치되면 제가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 명시기일에 출석하지 못할 사정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 재산명시신청이 한 번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시 할 수 없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어렵게 소송에서 이겨 승소 판결을 받았는데도, 정작 채무자가 "돈이 없다"며 버티면 판결문은 종이 한 장에 그치고 맙니다. 문제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알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습니다. 재산명시신청은 바로 이런 채권자를 위해, 채무자가 스스로 자신의 재산을 법원에 밝히도록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채무자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감치'라는 강력한 수단이 뒤따릅니다. 이 글에서는 재산명시신청의 요건과 절차, 그리고 채무자가 불응할 때 어떤 제재가 이어지는지 정리합니다.
재산명시신청이란 무엇인가
재산명시신청은 금전 지급을 명하는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채무자로 하여금 자신의 재산 상태를 스스로 목록으로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고 그 목록이 진실하다고 선서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민사집행법 제61조부터 제69조가 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일일이 추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법이 채무자 본인에게 재산을 밝힐 의무를 지운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집행권원'입니다. 확정된 판결문, 가집행선고가 붙은 판결, 확정된 지급명령, 화해·조정조서,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문구가 들어간 공정증서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고 강제집행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라면, 채권자는 채무자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재산명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재산명시제도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직접 조사할 권한이 없다는 현실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채무자가 어느 은행에 예금을 두었는지, 어떤 부동산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는지는 채권자가 임의로 알아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법은 채무자에게 스스로 재산을 밝힐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어기면 감치나 형사처벌이라는 제재를 두어 이행을 강제하는 구조를 택했습니다. 실무에서는 재산명시신청 자체가 채무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되어, 명시기일을 전후로 채무자가 자진 변제나 분할 상환 협의에 나서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재산명시신청의 요건과 절차
재산명시절차는 대략 다음의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각 단계에서 요건이 갖추어져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① 신청 요건 — 집행권원과 강제집행 개시 가능성
금전채권에 관한 집행권원이 있어야 하고, 그 집행권원으로 강제집행을 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판결이 확정되었거나 가집행선고가 붙어 있어야 하고, 집행문 부여 등 절차적 요건도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집행을 시작할 수 없는 상태라면 재산명시신청도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② 재산명시명령 — 법원의 결정
법원은 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채무자에게 재산목록을 제출하라는 '재산명시명령'을 내립니다(민사집행법 제62조). 이 명령은 채무자에게 송달되며, 채무자는 명령에 이의가 있으면 정해진 기간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이의신청을 하면 법원은 그 이유를 심리하여 명령을 유지할지 취소할지 결정합니다. 반대로 정해진 기간 안에 이의신청이 없거나 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재산명시명령은 확정되고, 채무자는 명시기일에 출석할 의무를 지게 됩니다.
③ 명시기일 — 재산목록 제출과 선서
명령이 확정되면 법원은 재산명시기일을 지정합니다. 채무자는 그 기일에 직접 법원에 출석하여 자신의 재산목록을 제출하고, 그 목록이 진실하다는 것을 선서해야 합니다(제64조). 재산목록에는 현재 보유한 부동산·예금·채권·자동차 등은 물론, 명령 송달 전 일정 기간 안에 처분한 재산까지 일정 범위에서 적도록 되어 있습니다.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린 정황을 파악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구체적으로 재산목록에는 채무자가 가진 부동산과 그에 관한 권리, 예금·적금 등 금융자산, 타인에 대한 채권, 자동차·회원권처럼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재산이 두루 포함됩니다. 나아가 명시명령이 송달되기 전 일정 기간 안에 재산을 유상으로 양도한 내역이나, 배우자·직계혈족 등 가까운 사람에게 무상으로 넘긴 내역도 적도록 되어 있습니다. 강제집행을 피하려고 미리 재산을 옮겨 두는 이른바 '재산 은닉' 시도를 드러내기 위한 것입니다.
채무자가 응하지 않으면 — 감치와 형사처벌
재산명시제도의 실효성은 바로 이 '제재'에서 나옵니다. 채무자가 절차를 무시하면 신체의 자유를 제한당하거나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감치 — 최대 20일의 유치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① 명시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② 재산목록 제출을 거부하거나, ③ 선서를 거부하면, 법원은 결정으로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68조 제1항). 감치란 채무자를 유치장이나 구치소 등에 가두는 것으로, 재산명시의무를 이행하도록 압박하는 수단입니다.
중요한 점은 감치는 형벌이 아니라 의무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감치 집행 중이라도 채무자가 재산명시의무를 이행하면 곧바로 풀려날 수 있습니다. 감치되었다고 해서 빚이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실무에서 감치는 채권자의 신청과 법원의 결정을 거쳐 집행됩니다. 채무자로서는 단순히 '바빠서', '가기 싫어서' 명시기일에 빠지는 것이 신체의 자유를 제한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절차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채권자에게 감치는 협조하지 않는 채무자를 움직이게 하는 사실상 가장 강한 압박 수단이 됩니다.
거짓 재산목록 — 형사처벌 대상
채무자가 재산을 숨기려고 거짓의 재산목록을 제출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제68조 제9항). 이것은 감치와 달리 명백한 형사처벌이며, 유죄가 확정되면 전과가 남습니다. 재산목록은 형식적으로 채워 내면 그만인 서류가 아니라, 허위로 적으면 처벌받는 진지한 법적 의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흔한 오해 — 감치와 재산명시를 둘러싼 오해
제도의 성격을 오해하면 헛다리를 짚기 쉽습니다. 자주 나오는 오해를 정리합니다.
"감치되면 빚이 사라진다" — 아닙니다. 감치는 재산명시의무를 강제하기 위한 것일 뿐, 채무 자체와는 무관합니다. 감치 여부와 상관없이 빚은 그대로 남습니다.
"재산명시만 하면 돈을 받는다" — 아닙니다. 재산명시는 채무자의 재산을 파악하는 단계일 뿐이고, 실제 회수를 위해서는 파악된 재산에 대한 압류·추심 등 별도의 강제집행이 필요합니다.
"감치는 전과가 된다" — 감치 자체는 형벌이 아니므로 전과로 남지 않습니다. 다만 거짓 재산목록을 낸 경우의 형사처벌은 전과가 됩니다.
"채무자가 정말 재산이 없으면 소용없다" — 재산이 없어 보여도, 재산명시절차에서 드러나는 타인에 대한 채권이나 과거 처분 내역이 회수의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나 향후 채무자가 재산을 형성했을 때에 대비한 조치로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재산명시 다음 단계 — 재산조회와 채무불이행자명부
재산명시절차는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다음 수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래 두 제도를 함께 알아 두면 채권 회수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재산조회: 재산명시절차를 거쳤는데도 채무자의 재산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거나 채무자가 절차에 불응한 경우, 법원이 금융기관·공공기관 등에 채무자 명의의 재산을 직접 조회하는 제도입니다(민사집행법 제74조).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채무자가 명시기일에 불출석하거나 재산목록 제출·선서를 거부하는 등의 사유가 있으면, 채권자는 채무자를 채무불이행자명부에 올리도록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70조). 명부에 등재되면 신용정보기관 등에 통보되어 사실상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재산명시부터 실제 회수까지 — 전체 흐름 잡기
재산명시신청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채권을 실제로 회수하기 위한 여러 단계 중 하나라는 점을 이해하면 전략이 분명해집니다. 큰 흐름은 대체로 이렇게 이어집니다. 먼저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을 확보하고, 채무자가 재산을 밝히지 않으면 재산명시신청으로 재산목록을 끌어냅니다. 그래도 재산이 드러나지 않으면 재산조회로 금융기관·공공기관을 통해 재산을 확인하고, 확인된 재산에 대해 압류·추심·경매 등 강제집행을 진행합니다. 이와 함께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로 채무자를 압박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단계들을 따로따로가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전략으로 설계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재산명시기일에 채무자가 밝힌 재산 정보는 곧바로 압류의 표적이 될 수 있고, 채무자가 불출석하면 그 사실 자체가 재산조회와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의 근거가 됩니다. 각 절차가 서로를 뒷받침하도록 순서와 시점을 잡는 것이 회수 성공률을 좌우합니다.
실무 대응 — 무엇을 준비할까
채권자와 채무자는 각각 다른 관점에서 준비해야 합니다.
(채권자) 집행권원부터 확정합니다. 재산명시신청은 확정판결 등 유효한 집행권원이 전제입니다. 판결 확정 여부, 집행문 부여 여부를 먼저 점검합니다.
(채권자) 재산명시 이후의 회수 전략을 함께 설계합니다. 재산명시로 드러난 재산에 곧바로 압류·추심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재산조회·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채무자) 명시기일을 절대 가볍게 넘기지 않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하거나 목록 제출·선서를 거부하면 감치될 수 있습니다. 출석이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미리 소명해야 합니다.
(채무자) 재산목록은 사실대로 작성합니다. 재산을 숨기려 거짓 목록을 내면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다툴 부분이 있다면 허위 기재가 아니라 적법한 이의·소명 절차로 대응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재산명시신청을 하려면 반드시 판결이 확정되어야 하나요?
금전 지급을 명하는 집행권원이 있고 그것으로 강제집행을 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확정판결이 대표적이지만, 가집행선고가 붙은 판결, 확정된 지급명령, 화해·조정조서, 집행력 있는 공정증서 등도 집행권원이 될 수 있습니다. 사안에 따라 요건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채무자가 감치되면 제가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감치 자체로 돈을 돌려받는 것은 아닙니다. 감치는 채무자가 재산을 밝히도록 압박하는 수단일 뿐입니다. 실제 회수는 재산명시나 재산조회로 파악된 재산에 대한 압류·추심 등 강제집행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다만 감치의 압박 때문에 채무자가 자진해서 변제나 협의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명시기일에 출석하지 못할 사정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질병이나 사고 등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이를 소명해 기일 변경을 구하거나 불출석의 정당성을 밝힐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무런 조치 없이 무단으로 빠지지 않는 것입니다. 정당한 사유 없는 불출석은 그 자체로 감치 사유가 되기 때문입니다.
재산명시신청이 한 번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시 할 수 없나요?
재산명시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더라도, 요건이 갖추어지거나 사정이 달라지면 다시 신청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재신청에는 일정한 제한이 따를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집행권원과 요건을 꼼꼼히 갖추어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구체적인 가능 여부는 사안에 따라 다르므로 개별적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재산명시신청과 감치는 '판결을 받고도 돈을 못 받는' 답답한 상황을 풀어 가는 강력한 지렛대입니다. 그러나 집행권원 점검에서 시작해 재산명시·재산조회·채무불이행자명부, 그리고 실제 압류·추심으로 이어지는 회수 절차는 하나의 전략으로 설계될 때 비로소 힘을 냅니다. 반대로 채무자의 입장이라면, 감치나 형사처벌이라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명시기일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합니다. 채권 회수든 방어든, 절차 하나하나의 시점과 순서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어느 쪽이든 법무법인 도모가 사안에 맞는 방향을 함께 찾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