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이혼할 때 면접교섭 일정을 분명히 정해두었는데도, 막상 약속한 날이 되면 "아이가 아프다", "아이가 가기 싫어한다"는 말만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몇 달이 지나도록 아이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연락처마저 차단당하는 상황도 드물지 않습니다. 면접교섭은 부모의 선의에 기대는 부탁이 아니라 법으로 보장된 권리이고,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면접교섭이 방해될 때 밟을 수 있는 단계와, 각 단계에서 실제로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지를 정리합니다.

면접교섭권은 누구의 권리인가

민법 제837조의2 제1항은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 일방과 자녀는 서로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은 '서로'라는 표현입니다. 면접교섭권은 비양육 부모만의 권리가 아니라 자녀 자신도 권리의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실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양육자가 "내가 키우니 내가 결정한다"거나 "양육비를 안 주니 못 보여준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논리는 자녀가 가진 권리까지 대신 포기시킬 수 있다는 뜻이 되지 않습니다. 법원이 면접교섭 사건을 판단하는 기준은 부모 중 누가 더 억울한가가 아니라 자녀의 복리이며, 부모의 갈등이 자녀와 부모 사이의 관계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이 있습니다.

또한 민법 제837조의2 제2항은 조부모의 면접교섭도 정하고 있습니다.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 일방의 직계존속은, 그 부모가 사망하였거나 질병·외국 거주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면접교섭을 할 수 없는 경우에 가정법원에 자녀와의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법원은 자녀의 의사와 청구인과 자녀의 관계, 청구 동기 등을 참작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방해'인가

면접교섭 방해는 대놓고 거부하는 형태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문제되는 유형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 전면 거부형 — 아예 만남을 허용하지 않거나 연락을 차단하고, 주소·거주지를 알리지 않는 경우

  • 반복 취소형 — 매번 아이의 컨디션, 학원 일정, 가족 행사 등을 이유로 당일 취소를 되풀이하는 경우

  • 조건 부가형 — 정해진 바 없는 조건(양육비 선지급, 특정 장소·시간 강요, 제3자 동석 요구 등)을 붙여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드는 경우

  • 관계 훼손형 — 자녀에게 상대 부모를 부정적으로 각인시켜 자녀 스스로 거부하도록 유도하는 경우

이 중 마지막 유형이 가장 다루기 까다롭습니다. 겉으로는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는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다만 법원도 자녀의 거부 의사를 무조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그 의사가 자녀의 나이와 성숙도에 비추어 자발적으로 형성된 것인지, 아니면 양육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주입된 결과인지를 함께 살핍니다. 그래서 거부의 배경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중요해집니다.

1단계 — 면접교섭 내용을 '집행 가능한 형태'로 확정하기

대응의 출발점은 의외로 여기입니다. 면접교섭을 강제하는 절차는 판결·심판·조정조서 등에 정해진 의무를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협의이혼 과정에서 양육사항 협의서에 "면접교섭은 협의하여 정한다"거나 "월 2회 정도"처럼 두루뭉술하게 적어두었다면, 이후 상대가 협조하지 않을 때 무엇을 위반한 것인지 특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아직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면 면접교섭 이행을 구하는 심판(또는 면접교섭 내용 변경 심판)을 먼저 청구하여, 날짜와 시간, 인도·인계 장소, 방학과 명절의 처리, 숙박 여부, 전화나 영상통화 방식, 인도 지연 시 처리 방법까지 문서에 남겨두는 편이 좋습니다. 조문 그대로 옮기면 다툼의 여지가 남는 부분이므로, 실제 생활 일정에 맞추어 다툴 수 없을 만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혼소송이나 양육자 지정 심판이 진행 중이어서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면, 사전처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사소송법은 사건이 계속 중인 가정법원이 필요한 처분을 임시로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본안 결론 전이라도 임시 면접교섭 일정을 정해둘 수 있습니다. 소송이 길어지는 동안 관계가 단절되는 것을 막는 실질적인 수단입니다.

2단계 — 이행명령과 과태료(가사소송법 제64조·제67조)

면접교섭 내용이 확정되어 있는데도 상대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는다면,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합니다. 가사소송법 제64조는 판결·심판·조정조서 등에 따른 의무 가운데 자녀와의 면접교섭 허용 의무를 명시적으로 이행명령의 대상으로 두고 있습니다. 법원은 일정한 기간 안에 그 의무를 이행하라고 명할 수 있습니다.

이행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가사소송법 제67조에 따라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사전처분을 위반한 경우에도 같은 조항에 따른 과태료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실제 부과 금액은 위반의 횟수와 태도, 자녀에게 미친 영향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사안에 따라 편차가 있습니다.

면접교섭 불이행에는 감치가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경우에는 이행명령 불이행 시 일정 요건 아래 감치, 즉 유치장 등에 가두는 제재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면접교섭 허용 의무의 불이행은 감치 대상이 아닙니다. 가사소송법이 감치를 인정하는 경우는 금전 지급 의무의 반복 불이행이나 유아 인도 의무 불이행 등으로 한정되어 있고, 면접교섭은 그 성질상 신체 구금으로 강제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면접교섭 방해는 과태료 한 번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가 과태료를 감수하고 계속 버티는 상황도 실제로 발생합니다. 따라서 이행명령은 그 자체가 최종 해결책이라기보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불이행의 공적 기록'을 쌓는 절차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신청과 결정, 불이행 사실이 법원 기록으로 남으면 이후 양육자 변경이나 손해배상 사건에서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3단계 — 반복적 방해와 양육자 변경 심판

이행명령과 과태료에도 방해가 계속된다면 양육자 변경 심판을 검토할 단계입니다. 민법 제837조 제5항은 가정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청구 또는 직권으로 양육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거나 다른 적당한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양육자 변경을 매우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아이의 생활 환경이 바뀌는 것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당한 이유 없이 면접교섭을 장기간 차단하는 행위는 자녀가 비양육 부모와 관계를 유지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고, 양육자로서의 적합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정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법원은 면접교섭 방해가 반복되고 그 태도가 개선되지 않는 사안에서 양육자 변경을 인정한 예가 있습니다.

물론 방해가 한두 번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변경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통상 방해의 지속성과 고의성, 이행명령 등 선행 절차의 이력, 청구인의 양육 능력과 환경, 자녀의 연령과 의사 등이 함께 고려됩니다. 그만큼 앞선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 기록을 남겨두는 일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손해배상 청구와 그 밖에 검토할 수단

정당한 이유 없는 면접교섭 방해가 계속되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면, 이를 불법행위로 보아 위자료를 청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인정 여부와 액수는 방해의 기간과 정도,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단정하기 어렵고, 금전 배상만으로 관계 회복이라는 본래 목적이 달성되지는 않는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한편 면접교섭 이후 아이를 약속한 시간에 돌려보내지 않는 반대 상황도 있습니다. 이때 양육자는 유아인도 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유아 인도 의무는 이행명령 불이행 시 감치까지 이어질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면접교섭 불이행과 취급이 다릅니다. 아이를 데리고 있는 쪽에서 "어차피 못 만나게 하니 이참에 데리고 있겠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상황을 훨씬 불리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합니다.

서울가정법원을 비롯한 각급 가정법원은 면접교섭을 돕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과 전용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갈등이 커서 직접 인계가 어려운 사안이라면, 이러한 제도를 통한 중립적 장소에서의 인도·인계를 심판 과정에서 요청하는 것도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면접교섭을 제한해야 하는 경우

모든 거부가 방해인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837조의2 제3항은 가정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면접교섭을 제한·배제·변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비양육 부모의 학대나 폭력, 심각한 정서적 위해, 약물·알코올 문제, 자녀를 데리고 잠적할 위험 등이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그러한 사정이 있다고 생각되더라도 양육자가 스스로 판단해 일방적으로 만남을 끊는 방식은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그 판단이 나중에 정당한 이유로 인정되지 않으면 오히려 방해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려가 있다면 제한·배제를 구하는 심판을 청구하여 법원의 판단을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면접교섭을 전면 배제하기보다 제3자 입회, 장소 지정, 숙박 제외, 영상통화로의 대체처럼 방식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정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양육비를 못 받고 있는데, 그 이유로 면접교섭을 거부해도 되나요?

안 됩니다. 양육비 지급과 면접교섭은 서로 맞바꿀 수 있는 관계가 아닙니다. 면접교섭은 자녀도 주체가 되는 권리이므로, 양육비 미지급을 이유로 만남을 막는 것은 정당한 이유로 인정되기 어렵고 오히려 방해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양육비 문제는 이행명령·감치·직접지급명령 등 별도의 절차로 해결하는 것이 바른 순서입니다.

아이가 정말로 가기 싫다고 합니다. 그래도 방해가 되나요?

자녀의 의사는 나이와 성숙도에 따라 존중되지만, 그것만으로 곧바로 면접교섭이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그 거부가 자발적인 것인지, 양육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형성된 것인지를 함께 살핍니다. 자녀가 거부한다면 양육자가 이를 방치하기보다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한 정황을 남겨두는 편이, 이후 절차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행명령을 신청하면 얼마나 걸리고,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이행명령은 별도의 소송이 아니라 신청 절차이므로 통상 본안 심판보다는 빠르게 진행됩니다. 다만 상대방 심문 등 절차가 예정되어 있어 사안과 법원 사정에 따라 기간에 차이가 있습니다. 인지대와 송달료 등 실비가 들며, 구체적인 금액은 신청 내용에 따라 달라지므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면접교섭을 계속 못 하고 몇 년이 지났습니다. 이제라도 청구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면접교섭권은 시간이 지났다고 소멸하는 성질의 권리가 아닙니다. 다만 공백이 길수록 자녀와의 관계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처음부터 정기적인 대면 대신 짧은 만남이나 비대면 방식으로 시작하도록 정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이 어려워지므로 이른 시점에 절차를 시작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면접교섭 분쟁은 감정이 앞서기 쉬운 영역이지만, 실제 결과를 가르는 것은 내용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확정되어 있는지, 그리고 불이행의 이력이 얼마나 정리되어 있는지입니다. 문자와 메신저 기록, 약속 장소에서 기다린 정황, 이행명령 신청과 결정 내역이 차곡차곡 쌓여야 다음 단계에서 힘을 발휘합니다. 반대로 자녀의 안전이 걱정되어 면접교섭을 제한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스스로 판단해 차단하기보다 법원의 판단을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아이를 만나지 못하고 계시거나, 면접교섭 방식을 두고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안의 경과를 함께 정리하고 지금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검토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