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방위는 왜 이렇게 인정받기 어려울까 — 형법 제21조 세 요건과 상당성의 벽
2026. 07. 20.
부당하게 당해서 맞섰는데도 정당방위가 아니라는 말을 듣는 이유는 억울함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형법 제21조의 문이 좁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성·방위의사·상당성이라는 세 관문이 각각 어디에서 무너지는지, 경찰청 8가지 기준은 어떤 의미인지, 과잉방위와 정당행위라는 다른 경로는 무엇인지를 실무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목차
- 정당방위는 '억울함'이 아니라 '요건'으로 판단됩니다
- 첫 번째 관문 — '현재의' 침해라야 합니다
- 이미 끝난 침해에 대한 반격은 방위가 아니라 보복입니다
- 아직 오지 않은 침해도 마찬가지입니다
- '부당한' 침해여야 합니다
- 두 번째 관문 — 방위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 세 번째 관문 — '상당한 이유', 여기서 대부분 무너집니다
- 법원이 실제로 보는 것
- 도구가 등장하는 순간
- 결과의 크기가 말해 버립니다
- 법원은 왜 이렇게까지 엄격한가
- 경찰청 '정당방위 인정 기준' 8가지 —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가
- 무죄로 가는 문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정당방위가 안 되면 끝인가 — 과잉방위
- 제21조 제2항 — 감경·면제는 '할 수 있다'입니다
- 제21조 제3항 — 야간이나 불안한 상태였다면
-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 자주 묻는 질문
- 다른 사람을 지키려고 나선 경우에도 정당방위가 되나요?
- 집에 침입한 사람을 제압하다 다치게 했습니다. 이것도 정당방위가 아닌가요?
- 형사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으면 민사 배상도 해야 하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부당한 일을 당해 몸으로 맞섰는데, 정작 조사실에서 "그건 정당방위가 아닙니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이 무너집니다. 먼저 손을 댄 것도 아닌데 나란히 입건되는 현실이 납득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억울함의 크기와 정당방위의 성립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정당방위가 왜 이렇게 인정받기 어려운지, 형법 제21조가 요구하는 세 가지 요건이 각각 어디에서 무너지는지, 그리고 그 구조를 알고 있다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정리합니다.
정당방위는 '억울함'이 아니라 '요건'으로 판단됩니다
형법 제21조 제1항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한 문장이지만 그 안에 세 개의 관문이 들어 있습니다.
① 현재의 부당한 침해 — 침해가 지금 진행 중이어야 하고, 그 침해가 부당해야 합니다.
② 방위하기 위하여 —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지키려는 의사로 한 행위여야 합니다.
③ 상당한 이유 — 그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하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합니다.
세 관문을 모두 통과하면 정당방위가 되고, 정당방위는 위법성조각사유이므로 결론은 무죄입니다. 유죄를 전제로 형을 깎아 주는 장치가 아니라 범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효과가 이렇게 강력하기 때문에 역으로 법원은 세 관문을 하나하나 까다롭게 확인합니다. 정당방위 주장이 좌초하는 이유는 대부분 법리를 몰라서가 아니라, 사실관계가 이 중 어느 하나를 채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관문 — '현재의' 침해라야 합니다
이미 끝난 침해에 대한 반격은 방위가 아니라 보복입니다
가장 많은 사건이 여기서 갈립니다. 정당방위가 허용되는 시간은 침해가 진행 중인 그 순간으로 한정됩니다. 상대가 공격을 그치고 물러섰거나 이미 제압된 뒤에 가한 행위는, 그 감정이 아무리 이해된다 해도 법적으로는 방위가 아니라 보복으로 평가됩니다. 대법원도 침해행위가 저지되었거나 종료된 뒤의 행위에는 정당방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 이 간격은 몇 초에 불과합니다. 상대가 때리다 멈추고 돌아서는 순간 뒤따라가 한 대를 친 경우가 전형적입니다. 영상에서 '상대가 멈춘 시점'과 '내 마지막 행동의 시점'이 갈리는 순간, 그 앞의 모든 정당성이 사라집니다.
아직 오지 않은 침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상대가 곧 때릴 것 같아서 먼저 손을 댄 경우, 침해는 아직 '현재'가 아닙니다. 위협적인 말이나 분위기만으로는 부족하고, 침해가 목전에 임박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과거에 폭력을 당해 왔고 언제 또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선제적으로 행동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속적인 학대 상황에서 가해자가 잠든 사이에 이루어진 행위에 정당방위가 부정된 사례가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부당한' 침해여야 합니다
침해가 현재의 것이더라도 그것이 적법하다면 정당방위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적법한 공무집행입니다. 경찰관의 적법한 체포나 제지에 물리력으로 저항하면 정당방위가 아니라 공무집행방해죄가 문제 됩니다. 다만 공무집행이 적법성을 잃은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지므로 이 지점은 사안별 판단이 필요합니다. 한편 실제로는 침해가 없었는데 착각한 경우도 정당방위가 아니라 착오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두 번째 관문 — 방위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겉으로 같은 동작이라도 그 동작을 하게 한 마음이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지키려는 마음이 아니라 응징하려는 마음, 화를 풀려는 마음이 앞섰다면 방위행위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 관문이 크게 작동하는 국면이 서로 뒤엉켜 싸운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는 도중에 이루어진 행위는 방위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해 왔습니다. 쌍방폭행 사건에서 정당방위 주장이 대부분 막히는 뿌리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예외가 전혀 없지는 않으므로, 그 세부는 쌍방폭행을 다루는 별도의 주제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도발입니다. 내가 먼저 시비를 걸어 상대를 흥분시킨 뒤 상대의 공격을 받고 반격했다면, 침해를 스스로 불러온 것이므로 방위의사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사건 직전 몇 분 동안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가 결론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입니다.
세 번째 관문 — '상당한 이유', 여기서 대부분 무너집니다
앞의 두 관문을 통과한 사건조차 마지막에 이 벽을 넘지 못합니다. 정당방위 인정률이 낮다고 말할 때 그 실질적인 원인은 거의 언제나 상당성입니다.
법원이 실제로 보는 것
대법원은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인지를 판단할 때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와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 그리고 방위행위로 침해될 법익의 종류와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풀어 말하면 "막기 위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가"를 사후에 하나하나 따진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정당방위 사건 특유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방위하는 사람은 몇 초 안에 공포 속에서 판단해야 하지만, 법원은 영상과 진술을 몇 달에 걸쳐 차분히 검토합니다. 그 시간의 낙차가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항변과 "다른 방법이 있었다"는 판단 사이의 거리를 만듭니다.
도구가 등장하는 순간
맨손으로 밀치던 상황에서 손에 무언가를 드는 순간 사건의 성격이 바뀝니다. 침해의 수단이 맨손이었는데 방위의 수단이 도구였다면 균형이 깨졌다고 평가되기 쉽고, 죄명 자체도 특수폭행이나 특수상해로 올라가 훨씬 무거워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은 흉기에 한정되지 않아, 맥주병이나 의자처럼 주변에 있던 물건도 사용 방법에 따라 포함될 수 있습니다. 홧김에 손에 잡히는 것을 들었다는 사정 하나로 상당성 심사는 사실상 회복이 어려워집니다.
결과의 크기가 말해 버립니다
내가 입은 피해보다 상대가 입은 피해가 훨씬 크다면, 그 자체로 "필요한 정도를 넘었다"는 강력한 정황이 됩니다. 상대는 전치 3주 진단서를 내고 나는 멀쩡하다면, 실제로 먼저 맞은 쪽이 누구였는지와 무관하게 기록상의 그림은 내가 가해자에 가까워집니다.
법원은 왜 이렇게까지 엄격한가
여기까지 읽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의문이 듭니다. "그러면 당한 사람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법원이 상당성을 좁게 보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 법질서는 물리력의 행사를 원칙적으로 국가에 독점시키고 있습니다. 범죄를 제지하고 범인을 붙잡고 책임을 묻는 일은 수사기관과 법원의 몫이며, 개인이 스스로 힘으로 응징하는 사적 제재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정당방위는 국가의 보호가 도저히 제때 미칠 수 없는 바로 그 순간에 한해 개인에게 예외적으로 물리력을 허용하는 장치입니다. 예외를 넓히면 그 순간은 지나가고 응징만 남기 때문에, 예외는 좁게 유지됩니다.
요건을 느슨하게 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먼저 시비를 걸어 반격을 유도한 뒤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는 일이 가능해지고, 싸움에서 이긴 쪽이 자신의 폭력을 방위로 포장하는 일도 흔해질 것입니다. 실제 폭력 사건에서 양쪽 모두 "저쪽이 먼저 때렸다"고 주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법원이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지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보입니다. 억울함은 증명하기 어렵지만, 누가 먼저 도구를 들었는지·상대가 그친 뒤에도 때렸는지·피해의 크기가 어떻게 갈렸는지는 기록으로 확인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정당방위 인정률이 낮다는 것은 제도의 고장이라기보다 제도의 설계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 설계를 이해하고 있느냐가 실제 사건의 결과를 가릅니다.
경찰청 '정당방위 인정 기준' 8가지 —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가
2016년 경찰청은 폭력 사건에서 정당방위를 판단하기 위한 내부 기준을 마련해 공개했습니다. 널리 알려진 8가지 항목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침해행위에 대해 방어하기 위한 행위일 것
침해행위를 도발하지 않았을 것
먼저 폭력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
폭력행위의 정도가 침해의 정도보다 중하지 않을 것
침해행위가 저지되거나 종료된 뒤에는 폭력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
상대방의 피해 정도가 본인보다 중하지 않을 것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
상대방의 피해가 전치 3주 이상이 아닐 것
이 목록을 처음 본 분들의 반응은 대체로 같습니다. "이걸 다 지키면서 어떻게 방어를 하느냐"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기준은 사실상 맞고만 있으라는 뜻이라는 비판을 오래 받아 왔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정확히 구분하셔야 합니다. 첫째, 이것은 법률이 아니라 경찰의 사건처리 기준입니다. 법원을 구속하지 않으며, 이 중 하나를 어겼다고 해서 법적으로 정당방위가 자동 부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법원의 판단 기준은 어디까지나 형법 제21조입니다. 둘째, 그럼에도 실무적으로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형사사건의 첫 판단은 경찰 단계에서 내려지고, 여기서 정당방위가 배척되어 쌍방 입건되면 이후의 모든 절차가 그 틀 위에서 굴러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8가지는 '정당방위를 받아내는 요령'이 아니라 '무엇이 기록에 남아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지도'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항목들이 하나같이 영상과 진단서로 확인 가능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무죄로 가는 문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놓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폭행 사건에서 위법성이 부정될 때 그 근거가 반드시 형법 제21조인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고, 대법원은 상대의 부당한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인 저항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어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로 판시해 왔습니다.
두 경로는 결론이 무죄라는 점에서 같지만 다투는 방식이 다릅니다. 정당방위는 "나는 침해에 맞서 방위했다"는 구성이고, 소극적 저항행위는 "나는 애초에 공격을 한 적이 없다"는 구성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정당방위를 정면으로 내세우기 전에, 내 행위가 뿌리치기·막기·벗어나기의 범위에 머물렀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상당성 심사라는 험한 길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순서를 뒤집으면 스스로 "나는 반격했다"고 인정해 버리는 결과가 되기도 합니다. 이 경로가 인정된 사례와 그 한계는 쌍방폭행을 다루는 주제에서 자세히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정당방위가 안 되면 끝인가 — 과잉방위
제21조 제2항 — 감경·면제는 '할 수 있다'입니다
형법 제21조 제2항은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는 정황에 따라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침해는 현재의 부당한 것이었고 방위 의사도 있었는데 상당성만 넘어선 경우, 곧 과잉방위입니다.
반드시 알아 두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임의적 감면입니다. 요건을 갖추었다고 반드시 형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재량입니다. 그리고 과잉방위가 인정되더라도 유죄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형이 면제되는 경우조차 유죄를 전제로 형을 선고하지 않는 형면제 판결이지 무죄가 아닙니다.
제21조 제3항 — 야간이나 불안한 상태였다면
제21조 제3항은 "제2항의 경우에 야간이나 그 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를 느끼거나 경악하거나 흥분하거나 당황하였기 때문에 그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만 보면 강력합니다. 처벌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 적용은 매우 드뭅니다. 이유는 조문 첫머리에 있습니다. '제2항의 경우에', 즉 과잉방위가 먼저 인정되어야 제3항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잉방위 자체가 현재의 부당한 침해와 방위 의사를 전제하므로, 앞의 두 관문에서 이미 탈락한 사건은 제3항 근처에도 가지 못합니다. 서로 싸운 사건에 과잉방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나아가 법원은 공포·경악·흥분·당황이 그 행위의 원인이 되었는지를 따로 심사합니다. 밤에 벌어진 사건이라는 사정만으로 자동 적용되는 조항이 결코 아닙니다.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이 구조를 이해하고 나면 해야 할 일이 분명해집니다. 요건 하나하나가 곧 행동 지침이기 때문입니다.
벗어나는 것이 최선입니다. 자리를 뜨는 것은 비겁한 선택이 아니라 법적으로 가장 유리한 선택입니다. 벗어나는 순간 '현재의 침해'도 끝나고, 내 행위가 반격이나 싸움으로 평가될 여지도 함께 사라집니다.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습니다. 도구를 드는 순간 죄명이 올라가고 상당성 심사는 사실상 닫힙니다.
상대가 멈추면 나도 멈춥니다. 상대가 그친 뒤에 가한 한 대가 현재성을 정면으로 무너뜨립니다. 이 한 대 때문에 방어가 보복으로 뒤집히는 사건이 대단히 많습니다.
신고하고 영상을 지킵니다. 신고 시각은 내가 사적 응징이 아니라 국가의 보호를 구했다는 자료가 되고, 현재성과 상당성은 결국 영상으로 판가름 납니다. CCTV는 짧으면 2주 안팎에 사라지므로 보존 요청을 서두르셔야 합니다.
조사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당방위였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법적 평가일 뿐이고, 수사기관이 확인하려는 것은 사실관계입니다. 상대의 침해가 시작된 시점, 내 행동의 시점, 침해가 그친 시점을 시간 순으로 특정해 진술해야 그 평가를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당방위 하나만 붙들고 가다가 배척되면 남는 것이 없으므로, 소극적 저항행위와 과잉방위, 폭행죄라면 처벌불원 확보까지 여러 갈래를 처음부터 함께 놓고 설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다른 사람을 지키려고 나선 경우에도 정당방위가 되나요?
됩니다. 형법 제21조 제1항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한 행위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남을 위해 나선 경우도 대상입니다. 다만 요건이 느슨해지지는 않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침해가 현재 진행 중이어야 하고 상당성 심사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오히려 실무에서는 위험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남의 시비에 끼어들어 함께 유형력을 행사하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의 공동폭행으로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반의사불벌 조항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말리려다 사건이 커지는 전형적인 경로이므로 신고와 제지 요청이 우선입니다.
집에 침입한 사람을 제압하다 다치게 했습니다. 이것도 정당방위가 아닌가요?
주거에 침입한 경우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명확하고 지켜야 할 법익도 크기 때문에 다른 유형보다 정당방위가 인정될 여지가 넓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도 상당성 심사는 그대로 작동합니다. 이미 제압된 사람을 계속 때렸거나 달아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폭행한 경우에는 정당방위도 과잉방위도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주거에 침입한 절도범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중한 상해를 입혀 처벌된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침입이라는 사실이 정당방위를 자동으로 만들어 주지는 않으며, 결국 제압에 필요한 정도를 넘었는지가 판단의 중심입니다.
형사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으면 민사 배상도 해야 하나요?
두 절차는 별개로 판단되지만 현실적으로는 연결됩니다. 민법 제761조 제1항은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부득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하여 민사에서도 정당방위를 인정합니다. 다만 형사에서 정당방위가 배척되었다면 민사에서도 배상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고, 그 경우에도 상대방이 먼저 침해했다는 사정은 책임의 범위를 정하는 데 반영될 수 있습니다. 폭력 사건은 형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민사 청구가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처음부터 두 절차를 같이 놓고 방향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정당방위가 인정되기 어려운 것은 법이 피해자를 외면해서가 아니라, 사적 제재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예외의 문을 좁게 만들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들은 억울함을 얼마나 절실하게 설명하느냐가 아니라, 내 행동이 그 좁은 문 안에 있었음을 어떤 자료로 보여 주느냐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영상이 사라지기 전에 확보했는지, 첫 진술에서 시간 순서를 정확히 남겼는지, 소극적 저항행위와 과잉방위라는 경로를 함께 열어 두었는지가 결정적입니다. 폭력 사건에 휘말려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진술을 시작하기 전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건의 구도를 정확히 읽는 일에서부터 함께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