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말했는데 명예훼손이라고요? —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제310조 위법성 조각
2026. 07. 20.
우리 형법은 진실한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으로 처벌합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의 성립요건과 처벌을 면할 유일한 통로인 제310조(진실 + 공공의 이익),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과의 관계, 그리고 후기·피해사실을 공개하기 전에 반드시 점검할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 진실을 말해도 처벌된다 — 형법 제307조 제1항
- 어떤 경우에 성립하는가 — 네 가지 요건
- ① 공연히 —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
- ② 사실의 적시 — 증명이 가능한 구체적 사실
- ③ 피해자의 특정
- ④ 명예의 훼손 — 실제 평가가 떨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 제310조 — 처벌을 면하는 유일한 통로
- '오로지'는 문자 그대로 읽지 않습니다
- 무엇이 '공공의 이익'인가
- 진실이라는 증명에 실패해도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 인터넷에 올렸다면 —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
- 헌법재판소는 왜 합헌이라고 했나
- 후기·피해사실 공개가 유독 위험한 이유
- 공개하기 전에 밟아야 할 순서
- 이미 고소를 당했거나, 피해를 입었다면
- 자주 묻는 질문
- 제가 쓴 내용이 전부 사실이고 증거도 다 있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 회사의 부당한 관행을 폭로하려 합니다. 어디에 올려야 안전한가요?
- 고소를 당했는데 상대방이 합의금으로 거액을 요구합니다. 응해야 하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제가 지어낸 말이 아니라 전부 사실입니다. 사실을 말한 것도 죄가 됩니까?"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분들이 상담실에서 가장 먼저 하시는 말씀입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형법에서는 진실을 말했다는 것만으로 명예훼손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오히려 '사실'을 말했기 때문에 성립하는 범죄가 따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왜 존재하는지, 어떤 요건에서 성립하는지, 그리고 처벌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형법 제310조를 실제로 어떻게 확보하는지 정리합니다.
진실을 말해도 처벌된다 — 형법 제307조 제1항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 어디에도 '허위'라는 말이 없습니다.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는 같은 조 제2항이 따로 규정하여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더 무겁게 처벌합니다.
즉 우리 형법은 명예훼손을 진실인 경우와 허위인 경우로 나눈 뒤, 진실한 경우에도 형을 낮춰 처벌할 뿐 처벌 자체를 면제해 주지는 않습니다. 많은 나라가 '진실이면 무죄'라는 진실 항변을 인정하는 것과 다른 구조입니다.
왜 이렇게 만들어 두었을까요. 명예훼손죄가 보호하는 것이 '진실'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가, 이른바 외적 명예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10년 전 실제로 저지른 일을 온 동네에 알리면, 그 내용이 아무리 진실이더라도 그 사람에 대한 세상의 평가는 실제로 무너집니다. 형법은 그 평가의 붕괴 자체를 법익 침해로 봅니다. 여기에 진실한 사실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파헤쳐 공개당하지 않을 이익, 즉 사생활의 비밀이라는 또 하나의 가치가 겹쳐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 성립하는가 — 네 가지 요건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아래 네 가지가 모두 갖추어져야 합니다. 실무에서 다투는 지점은 대부분 이 중 어느 하나가 빠졌다는 주장입니다.
① 공연히 —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단 한 사람에게만 말했더라도 그 사람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퍼져 나갈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이 오래 유지해 온 이른바 전파가능성 법리입니다. "둘만 있는 자리에서 말했으니 괜찮다"는 생각이 실무에서 잘 통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단톡방이나 1:1 대화의 공연성 판단 기준은 별도의 가이드에서 다룹니다.
② 사실의 적시 — 증명이 가능한 구체적 사실
대법원은 '사실의 적시'를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보아, 시간적·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나 진술로서 증거에 의한 증명이 가능한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저 사람은 인간성이 글렀다"는 평가는 사실이 아니라 의견이지만, "저 사람은 작년에 거래처 돈 3천만 원을 빼돌렸다"는 진술은 사실의 적시입니다.
한 가지 짚어 둘 것은, 제1항의 '사실'이 반드시 진실한 사실만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적시한 내용이 객관적으로 허위이더라도 행위자가 허위임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제2항이 아니라 제1항이 적용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제2항의 무거운 형은 허위임을 알면서 퍼뜨린 경우에 붙는 것입니다. 참고로 사실의 적시 없이 경멸적 표현만 한 경우는 명예훼손이 아니라 모욕죄의 문제가 되는데, 두 죄의 경계는 별도의 가이드에서 다룹니다.
③ 피해자의 특정
실무에서 의외로 자주 승부가 갈리는 요건입니다. 대법원은 성명을 명시하지 않았거나 이니셜만 사용했더라도,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할 때 그 표시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이면 피해자가 특정된 것이라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이름을 'A씨'로 바꾸고 얼굴을 가려도, 회사 이름·직책·지역·사건 경위가 함께 적혀 있어 그 바닥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특정은 인정됩니다. 이니셜 처리를 했으니 안전하다는 판단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④ 명예의 훼손 — 실제 평가가 떨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적시된 사실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어야 합니다. 다만 대법원은 명예훼손죄가 현실적으로 사회적 평가가 떨어지는 결과까지 요구하지 않고 그럴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족하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고 실제로 그 사람 평판은 그대로다"라는 항변이 통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제310조 — 처벌을 면하는 유일한 통로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진실을 말해도 처벌하는 구조에서 사실상 유일한 출구입니다. 두 가지를 먼저 확인해 두셔야 합니다.
첫째,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에만 적용됩니다. 허위 사실을 적시한 제2항에는 적용될 여지가 없습니다. 둘째, 제310조는 구성요건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위법성을 조각하는 규정입니다. 명예훼손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위법하지 않다고 평가하는 것이므로, 그 요건은 원칙적으로 이를 주장하는 피고인 측이 내세워야 합니다. 다만 대법원은 그 증명이 유죄 인정에 요구되는 것만큼 엄격할 필요는 없고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오로지'는 문자 그대로 읽지 않습니다
조문의 '오로지'라는 단어를 보고 "털끝만큼이라도 사심이 있으면 안 되겠구나" 하고 지레 포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동기가 함께 있었더라도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확고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어떤 사실을 공개할 때 순도 100%의 공익적 동기만 갖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억울함과 분노가 섞여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그 섞임의 유무가 아니라 무엇이 주된 동기였는가입니다.
무엇이 '공공의 이익'인가
공공의 이익이 국가나 사회 전체의 거대한 이익만을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은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뿐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공공의 이익에 포함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전체, 특정 업계 종사자, 어떤 단체의 회원들과 같은 범위의 이익도 공익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법원은 공익성을 판단할 때 여러 사정을 함께 저울에 올립니다. 적시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그 사실이 공표된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과 수위, 그로 인해 훼손되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형량합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누구에게, 어떤 표현으로, 어느 범위까지 말했느냐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알린 것과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공간에 박제한 것은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진실이라는 증명에 실패해도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실무적으로 유용한 법리입니다. 대법원은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라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위법성이 없다는 취지로 판시해 왔습니다. 진실인지 여부가 언제나 완벽히 증명될 수는 없는데, 그 위험을 전부 말한 사람에게 지운다면 아무도 입을 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상당한 이유'는 그냥 주어지지 않습니다. 자료를 확인했는지, 당사자에게 사실관계를 물어보았는지, 정보의 출처가 믿을 만했는지가 그 근거가 됩니다. 결국 이 법리는 "공개하기 전에 확인했는가"를 묻는 규정입니다. 확인 절차를 밟은 흔적이 남아 있는 사람만 이 방패를 들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 올렸다면 —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
온라인에 올린 글이라면 형법보다 정보통신망법이 먼저 검토됩니다. 같은 법 제70조 제1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파급력을 고려해 형법보다 법정형을 크게 높인 것입니다.
대신 형법에 없는 요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비방할 목적'입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실무상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가 생깁니다. 대법원은 '비방할 목적'과 '공공의 이익'은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으므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정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즉 정보통신망법 위반 사건에서는 제310조를 따로 적용할 것도 없이, 공익성이 인정되면 구성요건인 비방 목적 자체가 무너져 무죄가 됩니다. 다만 비방 목적이 부정되더라도 사안에 따라 형법 제307조 제1항으로 처벌될 여지가 남으므로, 결국 공익성 확보라는 과제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동일합니다.
한 가지 더 기억하실 것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제312조 제2항)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제70조 제3항)가 모두 반의사불벌죄라는 점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합의가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참고로 이 글에서 다루는 형법 제307조 제1항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의 공소시효는 각각 5년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왜 합헌이라고 했나
"이런 법이 헌법에 맞느냐"는 문제 제기는 오래 이어져 왔고, 헌법재판소는 2021년 2월 25일 2017헌마1113 등 결정으로 형법 제307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재판관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 끝에 나온 결론이었습니다.
합헌 의견의 핵심은 진실한 사실이라도 함부로 공개되지 않을 사생활의 비밀이 보호되어야 하고, 인터넷 시대에는 한번 퍼진 정보를 되돌릴 수 없어 사후 구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대 의견은 사생활의 비밀과 무관한 진실한 사실까지 형벌로 다스리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위축시키고, 특히 강자의 부정을 고발하는 약자의 입을 막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실무가 얻어야 할 교훈은 분명합니다. 위헌 논의는 계속되고 있지만 현행법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폐지되어야 마땅하다는 신념은 수사와 재판에서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후기·피해사실 공개가 유독 위험한 이유
부당한 일을 겪고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그런데 이 영역이 바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최대 격전지입니다.
내가 겪은 일을 사실 그대로 적는 순간, 이미 제307조 제1항의 구성요건은 충족됩니다. 진실하다는 사정은 오히려 제1항을 적용하는 근거가 될 뿐입니다. 그때부터 내가 기댈 수 있는 것은 제310조의 공익성이나 비방 목적의 부존재뿐인데, 이 판단은 글을 올릴 때가 아니라 수사와 재판이 시작된 뒤에 사후적으로 내려집니다. 글을 쓰는 시점에는 그 누구도 결과를 보장해 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결론을 가르는 것은 사실 여부가 아니라 대체로 다음 요소들입니다.
공개의 범위: 관련된 사람들이 모인 곳에 알린 것인지, 아무 상관 없는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공간에 올린 것인지
표현의 수위: 사실을 담담히 전달했는지, 조롱·욕설·인신공격이 섞여 있는지
사실 확인의 정도: 근거 자료가 있는지, 전해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옮긴 것인지
동기: 같은 피해를 막으려는 것인지, 특정인을 파괴하려는 것인지
결부된 요구: 글의 삭제나 비공개를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하지는 않았는지
마지막 항목은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게시를 지렛대로 돈을 요구하는 순간 공익성 주장이 무너지고, 사안에 따라 공갈죄라는 훨씬 무거운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공개하기 전에 밟아야 할 순서
말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말하되 공익성이라는 방패를 미리 준비하고 말하라는 뜻입니다.
사실과 추측을 분리해 적습니다. 직접 겪은 일, 자료로 확인한 일, 전해 들은 일을 구분하고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아예 쓰지 않습니다. "~라고 들었다", "~인 것 같다"는 표현도 사실의 적시로 평가될 수 있으니 안전장치가 아닙니다.
근거 자료를 먼저 확보합니다. 계약서, 메시지, 녹음, 진단서, 거래내역처럼 나중에 '진실이라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를 증명해 줄 자료를 글보다 먼저 챙겨 두어야 합니다.
목적에 맞는 최소 범위를 고릅니다. 같은 피해를 막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충분합니다. 도달 범위를 넓힐수록 공익성 인정은 어려워집니다.
표현의 온도를 낮춥니다. 감정적 수사를 걷어내고 사실만 남깁니다. 문장 하나의 조롱 표현 때문에 비방 목적이 인정되어 전체가 무너지는 사건이 실제로 많습니다.
신원 특정을 최소화합니다. 다만 앞서 보았듯 이니셜 처리만으로는 특정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특정될 수밖에 없다면, 그럼에도 공개해야 할 공익적 이유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적 절차를 먼저 검토합니다. 고소, 진정, 민사소송, 관계 기관 신고처럼 제도적 경로를 밟았거나 병행하고 있다면, 그 자체가 사적 보복이 아니라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이미 고소를 당했거나, 피해를 입었다면
글을 올렸다가 고소당한 경우라면, 가장 먼저 하실 일은 게시물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화면 그대로 보존하는 것입니다. 명예훼손죄는 상대방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른 때 이미 성립하므로 삭제해도 범죄가 없던 일이 되지는 않고, 오히려 원문이 사라지면 "내가 쓴 표현은 이 정도였다"는 방어의 근거까지 함께 사라집니다. 다만 자진 삭제는 양형과 합의에서 의미 있게 반영되므로, 증거 보존을 마친 뒤 전략적으로 판단할 문제입니다. 조사에서는 사실관계를 부인하기보다 적시한 사실이 진실임을 뒷받침하는 자료와 공개에 이르게 된 경위를 제310조의 언어로 재구성해 제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반의사불벌죄이므로 처벌불원 의사를 받아내는 협상 역시 유력한 선택지입니다.
피해를 입은 경우라면, 게시물의 URL과 작성 일시, 작성자 계정, 조회수와 댓글까지 화면 전체가 나오도록 캡처해 두시기 바랍니다. 상대가 지우면 증거가 사라집니다. 이때 급한 마음에 댓글로 반박하며 상대의 다른 사생활을 폭로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 순간 피해자였던 분이 곧바로 피의자가 됩니다. 대응은 반드시 절차 안에서 하셔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제가 쓴 내용이 전부 사실이고 증거도 다 있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가능합니다. 증거로 진실성을 완벽히 증명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제307조 제1항을 벗어나지 못하고, 제310조의 '공공의 이익'이라는 요건이 함께 인정되어야 비로소 처벌을 면합니다. 다만 진실성이 증명된다는 것은 제310조로 가는 문턱을 하나 넘었다는 뜻이므로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남은 과제는 그 공개가 주로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를 공개 범위와 표현 방식으로 보여주는 일입니다.
회사의 부당한 관행을 폭로하려 합니다. 어디에 올려야 안전한가요?
절대적으로 안전한 곳은 없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그 정보를 알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일수록 공익성 인정에 유리하고, 아무 관련 없는 불특정 다수가 소비하는 공간일수록 불리합니다. 내부 신고 절차나 관계 기관 신고를 먼저 거치는 것도 사적 보복이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참고로 공익신고자 보호법 등 별도의 보호 제도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인지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소를 당했는데 상대방이 합의금으로 거액을 요구합니다. 응해야 하나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합의는 강력한 해결책이지만, 합의가 유일한 길은 아닙니다. 먼저 공연성이나 특정성이 인정되는지, 제310조나 비방 목적 부존재로 다툴 여지가 있는지를 냉정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다툴 여지가 충분한 사건에서 겁에 질려 과도한 금액을 지급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방어가 어려운 사건이라면 조기에 합의하여 사건을 종결하는 편이 나은 선택입니다. 판단의 순서는 '얼마를 부르는가'가 아니라 '이 사건이 다툴 만한가'입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 사건의 결론은 "그 말이 사실인가"가 아니라 "그 말을 왜, 어디에, 어떻게 했는가"에서 갈립니다. 그리고 그 판단의 재료는 대부분 글을 올리던 그 시점에 이미 정해져 버립니다. 공개를 앞두고 계시다면 올리기 전에, 이미 고소장을 받으셨다면 진술을 시작하기 전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장 하나와 공개 범위 한 뼘의 차이가 결론을 바꾸는 영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