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죄와 배임죄는 무엇이 다를까? — 성립요건과 구별기준, 가중처벌까지 총정리
2026. 07. 20.
횡령죄와 배임죄는 형법의 같은 조문에 규정되고 법정형도 같지만, 처벌 대상이 되는 '대상'과 '행위'가 다른 별개의 범죄입니다. 두 죄의 성립요건과 결정적 구별기준, 업무상·특경법 가중처벌까지 정리했습니다.
목차
- 횡령죄와 배임죄, 왜 늘 함께 거론될까
- 횡령죄란 무엇인가
- ① 누가 —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
- ② 무엇을 — '타인의' 재물
- ③ 어떻게 — 횡령 또는 반환 거부(불법영득의사)
- 배임죄란 무엇인가
- ① 누가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 ② 어떻게 —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배임행위)
- ③ 결과 — 재산상 이익과 본인의 손해
- 횡령죄와 배임죄의 결정적 차이
- 대상이 '재물'이냐 '재산상 이익'이냐
- 두 죄의 관계 — 특별관계라 이중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 사례로 보는 구별
- 부동산 이중매매는 어느 죄일까 — 판례의 정리
- 업무상 횡령·배임과 특경법 가중처벌
- 업무상 지위를 이용했다면 — 형법 제356조
- 이득액이 크면 특경법 — 5억·50억 기준
- 자주 묻는 질문
- 횡령과 배임 중 어느 죄가 더 무겁나요?
- 회사 돈을 잠깐 썼다가 다시 채워 넣으면 횡령이 아닌가요?
- 친족 사이에도 처벌되나요?
- 공소시효는 얼마나 되나요?
- 수사를 앞두고 있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회사 자금이나 남에게 맡은 재산이 얽힌 사건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두 죄가 횡령죄와 배임죄입니다. 두 죄는 형법의 같은 조문에 나란히 규정되어 있고 법정형도 똑같아 실무에서도 종종 함께 거론되지만, 처벌의 대상이 되는 '무엇'과 '어떤 행위'인지는 분명히 다릅니다. 어느 죄에 해당하느냐는 단순한 이름의 문제가 아니라 성립 여부와 형량, 특히 가중처벌 적용에까지 영향을 줍니다. 이 글에서는 횡령죄와 배임죄의 성립요건, 두 죄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 그리고 업무상·특경법 가중처벌까지 정리합니다.
횡령죄와 배임죄, 왜 늘 함께 거론될까
두 죄는 형법 제355조라는 하나의 조문에 함께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1항이 횡령죄, 제2항이 배임죄이며, 법정형은 둘 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동일합니다. 그래서 겉으로 보면 비슷해 보입니다.
공통점도 있습니다. 두 죄 모두 타인과의 신뢰관계를 저버린다는 점에서 배신범죄의 성격을 가지며, 아무나 저지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 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일정한 지위(신분)를 가진 사람만이 주체가 될 수 있는 신분범입니다. 그러나 신뢰를 저버리는 '방식'과 그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두 죄는 엄연히 구별됩니다.
횡령죄란 무엇인가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를 횡령죄로 규정합니다. 핵심은 '내가 맡아 보관하던 남의 물건·돈'을 마치 내 것처럼 써 버리거나 돌려주지 않는 것입니다.
① 누가 —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
횡령죄의 주체는 위탁관계에 따라 남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보관'은 물건을 손에 쥐고 있는 경우뿐 아니라, 예금 명의를 관리하거나 등기·등록을 통해 사실상 처분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까지 포함됩니다. 다만 이 보관은 계약·관습·사무관리 등 법률상 인정되는 위탁관계에 기초해야 하며, 절취처럼 위법하게 점유한 물건에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② 무엇을 — '타인의' 재물
객체는 다른 사람 소유의 '재물'입니다. 재물은 금전을 포함한 구체적인 물건을 뜻합니다. 이 '재물'이라는 점이 뒤에서 볼 배임죄와 갈리는 결정적 지점입니다. 내 소유의 물건이라면 아무리 마음대로 처분해도 횡령이 되지 않으며, 반대로 소유가 온전히 타인에게 있어야 합니다.
③ 어떻게 — 횡령 또는 반환 거부(불법영득의사)
보관하던 재물을 임의로 소비·처분하거나(횡령), 정당한 이유 없이 돌려주기를 거부하면 성립합니다. 여기에 더해 횡령죄에는 '불법영득의사', 즉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그 재물을 자기 소유인 것처럼 처분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잠깐 보관 방법을 달리했다거나 회사 관행에 따른 처리라면 불법영득의사가 부정되어 횡령죄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불법영득의사의 유무가 실무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부분입니다.
배임죄란 무엇인가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를 배임죄로 규정합니다. 쉽게 말해 남의 일을 맡아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를 저버리는 행동으로 본인에게 손해를 입히고 자기나 제3자가 이익을 챙기는 것입니다.
① 누가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배임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입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사무는 단순히 남을 위해 일해 준다는 정도가 아니라, 당사자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그 사람의 재산을 보호·관리해 줄 의무를 부담하는 지위를 뜻합니다. 자기 자신의 일을 처리하면서 부수적으로 상대에게 이익을 주는 데 그치는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 '타인의 사무 처리자'에 해당하는지가 배임죄 성립을 가르는 관문이 됩니다.
② 어떻게 —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배임행위)
맡은 임무의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 즉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가 배임행위입니다. 회사에 명백히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거나, 충분한 담보 없이 자금을 빌려주거나, 회수 가능성이 없는데도 대출·보증을 실행하는 것 등이 전형적인 예입니다.
③ 결과 — 재산상 이익과 본인의 손해
배임행위로 인해 행위자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얻고, 그 임무를 맡긴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해야 합니다. 판례는 여기서의 손해에 현실적으로 발생한 손해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가 발생할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아 왔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배임죄의 성립범위를 지나치게 넓히지 않으려는 흐름 속에서, 손해 발생의 위험을 인정하는 데에도 신중을 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관적으로는 임무위배의 인식과 함께 이득·가해에 대한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횡령죄와 배임죄의 결정적 차이
두 죄는 법정형이 같고 배신범죄라는 성격도 공유하지만, 다음 지점에서 명확히 갈립니다.
대상이 '재물'이냐 '재산상 이익'이냐
가장 핵심적인 차이입니다.
횡령죄: 내가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구체적 물건·금전)'을 영득하는 범죄입니다.
배임죄: 재물에 한정되지 않는 '재산상 이익' 전반에 관하여, 사무 처리 임무를 저버려 본인에게 손해를 입히는 범죄입니다.
즉 대상이 특정한 '재물'이면 횡령죄, 재물이 아닌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이면 배임죄가 문제 된다고 이해하면 큰 틀에서 맞습니다.
두 죄의 관계 — 특별관계라 이중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통설과 판례는 횡령죄를 배임죄의 특별한 유형(특별관계)으로 봅니다. 배임죄가 재산상 이익에 관한 배신행위를 폭넓게 다루는 일반규정이라면, 횡령죄는 그중 '재물'에 관한 배신행위를 따로 떼어 규정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행위가 두 죄에 모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재물에 관한 것이라면 특별관계인 횡령죄만 성립하고 배임죄는 따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죄명이 횡령에서 배임으로, 또는 그 반대로 바뀌는 다툼이 벌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례로 보는 구별
횡령이 문제 되는 경우: 경리 담당자가 보관 중인 회삿돈을 개인 용도로 인출해 쓴 경우, 맡아 둔 물건을 임의로 팔아 버린 경우, 조합·동업 자금을 보관하다 사적으로 소비한 경우 등 '보관하던 재물' 자체를 빼돌린 경우입니다.
배임이 문제 되는 경우: 회사 대표가 회사에 손해가 될 것을 알면서 부당하게 유리한 조건으로 상대와 계약한 경우, 금융기관 직원이 회수 가능성 없는 상대에게 부실 대출을 실행한 경우 등 '사무 처리 임무'를 저버려 재산상 이익을 넘긴 경우입니다.
부동산 이중매매는 어느 죄일까 — 판례의 정리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되는 것이 부동산 이중매매입니다. 판례는 부동산 매매에서 매도인이 계약금을 넘어 중도금까지 받은 단계에 이르면 매수인의 재산 보전에 협력할 신임관계가 생긴다고 보아, 이때 매도인이 같은 부동산을 제3자에게 이중으로 팔아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넘기면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대법원 전원합의체). 반면 동산의 이중매매나, 돈을 빌리면서 부동산에 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로 해 놓고 이를 어긴 부동산 이중저당의 경우에는, 매도인·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정리되었습니다. 이처럼 같은 '이중처분'이라도 배임죄의 주체에 해당하는지는 사안마다 달라지므로, 죄가 되는지 여부는 신중히 따져야 합니다.
업무상 횡령·배임과 특경법 가중처벌
횡령·배임은 누가, 얼마를 대상으로 저질렀는지에 따라 처벌이 크게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업무상 지위를 이용했다면 — 형법 제356조
단순히 개인적 위탁을 넘어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횡령·배임을 저지른 경우에는 형법 제356조가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됩니다. 회사의 자금·재산을 반복적·계속적으로 관리하는 직원이나 임원이 그 지위를 이용해 저지른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회사 자금 사건에서 단순 횡령이 아니라 업무상 횡령이 문제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득액이 크면 특경법 — 5억·50억 기준
횡령·배임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일정 규모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이 적용되어 형이 대폭 무거워집니다. 대체로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이득액에 상당하는 벌금을 함께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특경법 사건에서는 '이득액을 어떻게 산정하느냐'가 형량을 좌우하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손해액·이득액의 범위를 다투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횡령과 배임 중 어느 죄가 더 무겁나요?
기본 법정형은 두 죄 모두 5년 이하 징역(업무상은 10년 이하)으로 동일합니다. 따라서 죄명 자체보다 업무상 지위가 있었는지, 이득액이 얼마인지(특경법 적용 여부)가 실제 형량을 좌우합니다. '횡령이라 더 무겁다' 또는 '배임이라 가볍다'는 식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회사 돈을 잠깐 썼다가 다시 채워 넣으면 횡령이 아닌가요?
보관하던 돈을 개인적으로 쓴 시점에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면, 나중에 반환·변제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횡령죄가 없던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곧바로 채워 넣을 의사와 능력이 분명했던 정황은 불법영득의사를 다투는 요소가 될 수 있고,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다는 사정은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됩니다. 반대로 회사 관행이나 정당한 절차에 따른 자금 처리였다면 애초에 불법영득의사 자체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친족 사이에도 처벌되나요?
횡령·배임죄에는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에 관한 특례(친족상도례)가 준용됩니다. 다만 이 특례의 내용은 최근 헌법재판소 결정을 계기로 변화가 있었으므로, 구체적으로 어떤 친족 관계에서 어떤 효과가 인정되는지는 개별 사안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친족 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면한다고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공소시효는 얼마나 되나요?
단순 횡령·배임죄의 공소시효는 원칙적으로 7년, 업무상 횡령·배임죄는 10년입니다. 이득액이 커 특경법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법정형이 무거워지는 만큼 공소시효도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시효는 사건의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오래된 사안이라면 시효 완성 여부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사를 앞두고 있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횡령·배임 사건은 자금과 서류의 흐름을 객관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느냐에서 결론이 갈립니다.
자금 흐름을 시간 순으로 정리합니다. 계좌 거래내역, 회계·전표 자료, 결재 문서, 계약서, 이사회·내부 승인 자료를 확보해 돈과 의사결정의 경로를 명확히 합니다.
'권한과 절차'를 확인합니다. 문제 된 자금 처리가 정당한 권한과 회사 내부 절차에 따른 것이었는지는 불법영득의사·임무위배 여부를 다투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피해 회복과 합의를 함께 검토합니다. 피해 변제와 합의는 양형에 크게 반영되므로, 형사 대응과 민사상 정산을 병행해 살피는 것이 유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횡령죄와 배임죄는 법정형이 같아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대상이 '재물'인지 '재산상 이익'인지, 그리고 문제 된 사람이 '보관자'인지 '사무 처리자'인지에 따라 적용 죄명과 성립 여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업무상 가중과 특경법이 걸리면 이득액 산정 하나로 형량이 크게 바뀌므로, 사건 초기부터 자금 흐름과 권한 구조를 정확히 정리하고 법리를 세우는 일이 결정적입니다. 고소를 준비하는 피해자든, 혐의를 받는 피의자든, 비슷한 상황이라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