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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부상인데 보험사는 왜 장해지급률을 낮게 볼까 — 후유장해 등급 분쟁의 쟁점과 대응 방법

2026. 07. 23.

후유장해 '등급'은 보험 약관, 산재보험, 민사 손해배상에서 각각 다른 기준으로 매겨지며 같은 부상이라도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어느 시점의 약관이 적용되는지, 장해를 언제 판정하는지, 기왕증을 이유로 한 감액이 정당한지 등 분쟁의 핵심 쟁점과 제3의료기관 감정·분쟁조정·소송으로 다투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1. 후유장해 '등급'은 제도마다 완전히 다른 자로 잽니다
  2. ① 보험 약관 — '장해지급률'(%)
  3. ② 산재보험 — '장해등급'(1급~14급)
  4. ③ 민사 손해배상 — '노동능력상실률'(%)
  5. 보험 약관의 장해분류표는 어떻게 되어 있나
  6. 13개 신체부위, 87개 항목
  7. 합산 규칙 — 같은 부위는 높은 쪽, 다른 부위는 더하기
  8. 언제, 어느 약관으로 판정하느냐가 금액을 가릅니다
  9. 기준은 '계약 체결 당시의 약관'입니다
  10. 장해는 '증상이 고정된 때' 판정합니다 — 180일 규정과 한시장해
  11. 보험사가 지급률을 낮추는 전형적인 논리
  12. 기왕증 기여도를 이유로 한 감액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13. 다툴 수 있는 길 — 세 가지 절차
  14. 제3의료기관 감정 — 약관에 마련된 절차입니다
  15.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과 소송
  16. 실무 대응 순서와 소멸시효
  17. 자주 묻는 질문
  18. 산재에서 장해등급을 받았는데, 보험 후유장해보험금도 따로 받을 수 있나요?
  19.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받으면 제 보험에서는 못 받나요?
  20. 보험사가 지정한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으라고 합니다. 반드시 응해야 하나요?
  21. 보험금을 이미 받고 합의서에 서명했는데, 나중에 상태가 나빠지면 추가 청구가 가능한가요?
  22. 한 사고로 여러 부위를 다쳤는데 지급률을 모두 더해 주나요?
  23. 보험사가 먼저 소송을 걸어 왔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24.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사고로 크게 다쳐 치료를 마쳤는데 팔이 예전처럼 올라가지 않고 허리 통증도 남았습니다. 담당 의사는 "장해가 남았다"고 하는데, 보험사는 "약관상 지급률에 미달한다", "기왕증 때문이다", "아직 증상이 고정되지 않았다"며 보험금을 깎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후유장해 분쟁의 대부분은 장해가 남았는지가 아니라, 그 장해를 몇 퍼센트로 볼 것인지에서 벌어집니다. 지급률이 10%인지 20%인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두 배로 달라지고, 80%를 넘느냐에 따라 보험료 납입면제와 고도장해보험금 여부까지 갈립니다. 이 글에서는 후유장해 등급이 제도별로 어떻게 다르게 매겨지는지, 보험사가 지급률을 낮출 때 쓰는 논리는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어떤 절차로 다툴 수 있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후유장해 '등급'은 제도마다 완전히 다른 자로 잽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우리 법제에 단일한 후유장해 등급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같은 무릎 부상이라도 어느 제도에서 판정하느냐에 따라 숫자가 전혀 다르게 나옵니다. 이 점을 모른 채 하나의 진단서를 여기저기 제출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① 보험 약관 — '장해지급률'(%)

생명보험과 상해보험, 장기손해보험에서 후유장해보험금을 계산할 때 쓰는 기준입니다. 약관에 붙어 있는 「장해분류표」에 따라 3%부터 100%까지 지급률을 정하고, 가입금액에 그 지급률을 곱한 금액이 보험금이 됩니다. 가입금액 1억 원짜리 상해후유장해 담보에서 지급률 20% 판정을 받으면 2,000만 원을 받는 구조입니다. 실제 치료비나 소득 손실이 얼마인지와는 무관하게 정해진 금액을 주는 정액보험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② 산재보험 — '장해등급'(1급~14급)

업무상 재해로 인한 장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7조에 따라 1급부터 14급까지의 장해등급으로 판정하고, 등급에 따라 장해급여를 지급합니다. 1급부터 3급까지는 장해보상연금으로만, 4급부터 7급까지는 연금과 일시금 중 선택하여, 8급부터 14급까지는 일시금으로만 지급됩니다. 금액은 평균임금에 일수를 곱해 산정하는데, 1급은 장해보상연금 기준 연 329일분, 가장 낮은 14급은 일시금 55일분입니다. 등급 하나 차이로 금액이 크게 벌어지고, 7급과 8급 사이에서는 연금 수급 가능 여부까지 달라지므로 등급 판정에 대한 다툼이 잦습니다.

③ 민사 손해배상 — '노동능력상실률'(%)

가해자나 그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는 노동능력을 얼마나 잃었는지를 백분율로 따집니다. 실무에서는 이른바 맥브라이드 평가표를 기준으로 법원이 지정한 병원에서 신체감정을 실시해 상실률을 정하고, 여기에 피해자의 소득과 남은 가동기간을 곱해 일실수입을 계산합니다. 가동연한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원칙적으로 만 65세로 보고 있습니다. 자동차보험 대인배상에서 상실수익액을 계산할 때도 같은 방식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사용합니다.

정리하면 산재 12급을 받았다고 해서 보험 약관상 지급률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노동능력상실률 20% 감정을 받았다고 해서 약관 지급률이 20%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세 제도는 서로를 구속하지 않습니다. 다만 각각의 판정 자료가 다른 절차에서 유력한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것은 분명하므로, 하나를 진행하면서 나머지를 함께 염두에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보험 약관의 장해분류표는 어떻게 되어 있나

후유장해 분쟁의 대부분은 보험 약관을 무대로 벌어지므로, 장해분류표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13개 신체부위, 87개 항목

현행 표준약관의 장해분류표는 신체를 눈, 귀, 코, 씹어 먹거나 말하는 기능, 외모, 척추(등뼈), 체간골, 팔, 다리, 손가락, 발가락, 흉·복부 장기 및 비뇨생식기, 신경계·정신행동의 13개 부위로 나누고, 부위별로 장해 유형과 지급률을 정해 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두 눈이 멀었을 때는 100%, 한 눈이 멀었을 때는 50%, 두 귀의 청력을 완전히 잃었을 때는 80%입니다. 척추의 경우 운동장해는 정도에 따라 심한 장해 40%, 뚜렷한 장해 30%, 약간의 장해 10%로 나뉘고,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은 심한 경우 20%, 뚜렷한 경우 15%, 약간의 경우 10%로 정해져 있습니다. 팔이나 다리의 3대 관절 중 한 관절의 기능을 완전히 잃으면 30%, 심한 장해는 20%, 뚜렷한 장해는 10%, 약간의 장해는 5%와 같은 식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같은 진단명이라도 '심한 / 뚜렷한 / 약간의'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지급률이 두 배, 네 배로 벌어집니다. 그리고 그 구분 기준은 관절 운동범위를 각도로 재거나, 근력을 등급으로 평가하거나, 일상생활 기본동작(ADL) 제한 정도를 점수화하는 등 상당히 기계적인 측정에 달려 있습니다. 측정 시점의 컨디션, 측정 방법, 측정한 의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합산 규칙 — 같은 부위는 높은 쪽, 다른 부위는 더하기

장해가 여러 곳에 남은 경우의 계산 규칙도 중요합니다. 원칙은 서로 다른 신체부위의 장해는 각각 판정하여 지급률을 합산하고, 동일한 신체부위에 두 가지 이상의 장해가 생긴 경우에는 합산하지 않고 그중 높은 지급률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다만 각 부위별 판정기준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르므로, 무조건 높은 쪽만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팔·다리·손가락·발가락은 좌우를 서로 다른 부위로 취급하므로 양쪽 모두 장해가 남았다면 합산됩니다.

또한 하나의 장해가 관찰 방법에 따라 두 개 이상의 부위에서 장해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에는 그중 높은 지급률 하나만 적용합니다. 예컨대 신경 손상으로 팔의 운동장해가 생긴 경우 이를 '팔'의 장해로 볼지 '신경계'의 장해로 볼지가 문제 되는데, 이때 두 개를 더해 주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어느 항목으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지급률이 달라지므로, 청구 단계에서 어떤 항목을 주장할지부터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언제, 어느 약관으로 판정하느냐가 금액을 가릅니다

실무에서 결과를 뒤집는 쟁점은 의학적 다툼이 아니라 이 두 가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준은 '계약 체결 당시의 약관'입니다

보험 약관의 장해분류표는 여러 차례 개정되었습니다. 오래전 계약은 장해를 1급부터 6급까지의 등급으로 나누는 방식이었고, 이후 지급률 방식의 장해분류표로 바뀌었으며, 그 뒤에도 판정기준이 세분화되는 개정이 있었습니다. 개정 때마다 특정 장해의 인정 요건이 엄격해지거나 완화되었기 때문에, 어느 시점의 약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같은 상태가 지급 대상이 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합니다.

원칙은 명확합니다. 보험계약의 내용은 계약을 체결할 당시의 약관에 따라 정해지므로, 그 이후에 개정된 기준을 소급 적용해 보험금을 깎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보험사가 최근 기준으로 심사하여 부지급 통보를 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후유장해를 청구할 때는 가장 먼저 계약 당시의 약관 전문과 장해분류표를 확보해야 합니다. 약관을 분실했더라도 보험사에 계약 체결 시점의 약관 사본 교부를 요구할 수 있고, 보험사가 계약 당시 약관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약관을 교부·설명하지 않았다면 그 조항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는 점(상법 제638조의3,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도 다툼의 무기가 됩니다. 나아가 약관 조항의 뜻이 명확하지 않아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작성자 불이익 원칙(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이 적용됩니다.

장해는 '증상이 고정된 때' 판정합니다 — 180일 규정과 한시장해

장해 판정의 원칙은 치료가 종결되어 더 이상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증상이 고정된 상태를 기준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는 없으므로, 표준약관은 사고일부터 180일 이내에 장해가 확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180일이 되는 날의 의사 진단에 기초하여 고정될 것으로 인정되는 상태를 기준으로 지급률을 결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보험사가 "아직 고정되지 않았다"며 판정을 미루는 경우, 이 조항을 근거로 판정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증상이 영구적이지 않고 한시적으로만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관은 한시장해가 5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면 해당 장해지급률의 20%를 지급률로 인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지급률 30%에 해당하는 장해가 5년 한시로 인정되면 6%만 적용됩니다. 보험사가 영구장해를 한시장해로 돌리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반대로 5년 미만의 한시장해로 판정되면 아예 지급 대상에서 빠지게 됩니다.

한 가지 더 알아 두실 것은, 보험금을 받은 뒤 장해상태가 더 나빠진 경우에는 악화된 상태를 기준으로 지급률을 다시 정해 차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 판정에서 낮은 지급률을 받았더라도 이후 상태가 실제로 악화되었다면 추가 청구의 길이 열려 있습니다. 다만 이때에도 악화 사실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의무기록이 필요합니다.

보험사가 지급률을 낮추는 전형적인 논리

부지급 또는 감액 통보서를 받아 보면 사유가 몇 가지 유형으로 반복됩니다. 각 논리에 대응하는 반박 지점을 미리 알아 두면 대응이 훨씬 쉬워집니다.

  • "장해가 고정되지 않았다" — 판정 자체를 미루는 방식입니다. 위에서 본 180일 규정과 주치의의 증상고정 소견으로 다툽니다.

  • "한 단계 아래 등급에 해당한다" — 관절 운동범위나 근력 측정치를 두고 '심한'이 아니라 '뚜렷한'이라고 주장하는 유형으로, 가장 흔합니다. 측정 방법과 측정치의 신빙성, 반복 측정 결과가 쟁점이 됩니다.

  • "상해가 아니라 질병이다" — 상해후유장해 담보는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를 요건으로 하므로, 보험사는 퇴행성 변화나 기존 질환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담보 자체를 부정하려 합니다. 사고 직후의 영상자료와 이전 진료기록의 비교가 핵심 증거가 됩니다.

  • "약관상 해당 항목이 없다" — 장해분류표에 딱 맞는 항목이 없다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약관은 분류표에 해당되지 않는 장해도 신체의 장해 정도에 따라 분류표의 구분에 준하여 지급률을 결정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항목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습니다.

  • "의료자문 결과 장해가 인정되지 않는다" — 보험사가 지정한 자문의의 서면 소견을 근거로 삼는 방식입니다. 자문의는 피보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서류만 검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직접 진료한 주치의 소견과 충돌할 때 어느 쪽에 무게를 둘 것인지가 다투어집니다.

기왕증 기여도를 이유로 한 감액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가장 다툼이 많은 지점입니다. 보험사는 "장해의 상당 부분은 나이에 따른 퇴행성 변화나 기존 질환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그 기여도만큼 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판례는 사람의 생명·신체에 관한 보험, 즉 인보험에서 기왕증이 기여했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감액하려면 약관에 그러한 감액 규정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해 왔습니다. 후유장해보험금은 실제 손해를 메워 주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정액보험이므로, 손해배상에서 하듯 기여도를 따져 임의로 깎을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현재의 표준약관은 기존에 장해가 있던 부위에 새로운 장해가 더해진 경우, 최종 장해상태에 해당하는 지급률에서 기존 장해의 지급률을 빼고 지급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조항이 허용하는 감액이 '기존 장해의 지급률'만큼이라는 점입니다. 기존에 장해로 평가될 정도가 아니었던 단순한 퇴행성 소견을 두고 "노화가 40% 기여했으니 40%를 깎겠다"는 식의 주장은 약관의 근거를 넘어선 것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여도 감액 통보를 받으셨다면 보험사가 근거로 삼은 약관 조항이 무엇인지, 기존 상태가 실제로 장해분류표상 지급률이 인정되는 상태였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다툴 수 있는 길 — 세 가지 절차

보험사의 통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면, 다음 세 가지 절차를 상황에 맞게 선택하거나 순차적으로 활용하게 됩니다.

제3의료기관 감정 — 약관에 마련된 절차입니다

표준약관은 보험금 지급 여부나 장해 정도에 관하여 계약자와 보험회사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양측이 함께 제3자를 정하고 그 의견에 따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제3자는 종합병원 소속 전문의 중에서 정하며, 감정에 드는 비용은 보험회사가 전액 부담합니다. 소송보다 시간과 비용 부담이 적고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지급이 이루어지므로 실효성 있는 수단입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병원과 감정의를 누가 고르느냐가 결과를 크게 좌우하므로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곳에 그대로 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감정 의뢰서에 어떤 질문을 넣을지도 미리 협의해야 합니다. 또한 감정 결과에 따르기로 합의한 뒤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이를 뒤집기가 쉽지 않으므로, 응하기 전에 예상 결과를 가늠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과 소송

보험사와 협의가 되지 않는다면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비용이 들지 않고 절차가 비교적 간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청구액이 2,000만 원 이내인 소액분쟁사건에 대하여는 조정절차가 개시된 후 조정안이 제시되기 전까지 금융회사가 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마련되어 있어(제43조), 보험사가 먼저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해 압박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 다만 조정안은 양쪽이 모두 수락해야 효력이 생기므로, 보험사가 수락하지 않으면 결국 소송으로 가게 됩니다.

소송에서는 법원이 지정한 병원에서 신체감정을 실시하고, 그 결과가 사실상 결론을 좌우합니다. 그래서 감정 병원과 진료과의 선정, 감정 신청 사항을 어떻게 작성하느냐, 감정 결과가 미흡할 때 사실조회나 감정보완을 어떻게 요청하느냐가 승패를 가릅니다. 보험사가 먼저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해 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방어에만 그치지 말고 반소로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는 것이 통상 유리합니다.

실무 대응 순서와 소멸시효

후유장해 청구는 서류를 낸 뒤에 다투는 것보다, 처음부터 제대로 준비해 내는 편이 훨씬 유리합니다.

  1. 계약 당시 약관과 장해분류표부터 확보합니다. 보험증권, 청약서, 약관 전문을 갖추고, 어느 담보에 얼마가 가입되어 있는지(상해후유장해·질병후유장해·재해장해 등) 정리합니다. 여러 보험사에 중복 가입되어 있다면 각각 청구할 수 있으므로 빠짐없이 확인해야 합니다.

  2. 진료기록 일체를 확보합니다. 사고 직후 응급실 기록과 최초 영상자료, 수술기록, 경과기록, 재활 경과를 모두 받아 둡니다. 사고 이전에 같은 부위를 진료받은 이력이 있다면 그 기록도 미리 파악해야 기왕증 주장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3. 장해진단서는 '약관 항목에 맞추어' 발급받습니다. 단순히 "운동제한 있음"이라고 적힌 진단서로는 지급률을 특정할 수 없습니다. 장해분류표의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 관절 운동범위는 몇 도인지, 영구장해인지 한시장해인지, 증상고정 시점은 언제인지가 기재되어야 합니다. 주치의에게 약관 사본을 제시하고 항목을 특정해 달라고 요청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4. 보험사의 의료자문 동의 요청에는 신중히 대응합니다. 동의는 의무가 아니며, 어느 병원의 어느 전문의에게 무엇을 묻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포괄적으로 동의하면 불리한 서면 소견이 그대로 부지급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5. 부지급·감액 통보를 받으면 사유를 서면으로 특정해 받습니다. 어느 약관 조항에 근거한 것인지, 어떤 자료를 판단 근거로 삼았는지를 명확히 해 두어야 반박의 표적이 분명해집니다.

  6. 제3의료기관 감정, 분쟁조정, 소송 중 무엇이 유리한지 판단합니다. 쟁점이 지급률 한 단계 차이라면 감정으로 해결될 수 있고, 담보 해당 여부나 약관 해석이 쟁점이라면 처음부터 소송이 적합한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중요합니다.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상법 제662조).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이지만, 판례는 객관적으로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 수 없었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청구권자가 보험사고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부터 시효가 진행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후유장해는 사고 직후가 아니라 치료가 끝나고 증상이 고정된 뒤에야 비로소 드러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오래된 사고라고 하여 지레 포기하기보다 기산점부터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다툼의 소지를 남기지 않으려면 증상 고정 후 지체 없이 청구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산재에서 장해등급을 받았는데, 보험 후유장해보험금도 따로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산재보험 급여와 개인이 가입한 상해·생명보험의 후유장해보험금은 근거와 성격이 전혀 다른 별개의 제도이므로 서로 공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산재 장해등급이 그대로 약관 지급률로 전환되지는 않으므로, 약관 장해분류표 항목에 맞춘 장해진단서를 별도로 준비하셔야 합니다.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받으면 제 보험에서는 못 받나요?

후유장해보험금은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정액보험이므로, 가해자로부터 받은 손해배상금과 별개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법은 생명보험을 비롯한 인보험에서 보험자가 가해자에 대한 피보험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것(보험자대위)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제729조). 다만 실제 치료비를 보상하는 실손 성격의 담보는 사정이 다를 수 있으므로 담보별로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보험사가 지정한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으라고 합니다. 반드시 응해야 하나요?

계약자에게는 보험사고 조사에 협조할 의무가 있으나, 어느 병원에서 누구에게 어떤 검사를 받을지까지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약관에 마련된 제3의료기관 절차는 양측이 함께 병원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를 근거로 병원 선정에 관여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검사 목적과 항목을 확인하지 않은 채 응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보험금을 이미 받고 합의서에 서명했는데, 나중에 상태가 나빠지면 추가 청구가 가능한가요?

약관은 보험금 지급 후 장해상태가 악화된 경우 악화된 상태를 기준으로 지급률을 다시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추가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합의서에 "이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부제소 조항이 들어 있으면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증상이 고정되기 전에 성급히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 사고로 여러 부위를 다쳤는데 지급률을 모두 더해 주나요?

서로 다른 신체부위의 장해라면 각각 판정하여 합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반면 같은 부위에 여러 장해가 남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높은 지급률 하나만 적용되며, 하나의 장해가 두 부위에서 평가될 수 있는 경우에도 더해 주지 않고 높은 쪽만 인정됩니다. 다만 부위별 판정기준에 예외가 정해진 경우가 있으므로, 계약 당시 약관의 총칙과 해당 부위 판정기준을 함께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보험사가 먼저 소송을 걸어 왔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보험금을 지급할 채무가 없다는 확인을 구하는 채무부존재확인의 소입니다. 응하지 않으면 그대로 패소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대응하셔야 합니다. 이때 방어에만 머물지 않고 반소로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면 한 절차에서 실제 지급까지 받아 낼 수 있고, 신체감정도 함께 진행되므로 대개 유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후유장해 분쟁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장해가 남았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계약 당시 약관의 어느 항목으로 구성하고,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어떤 측정치로 지급률을 특정해 낼 수 있느냐입니다. '심한'과 '뚜렷한' 사이의 한 단계, 영구장해와 5년 한시장해 사이의 다섯 배 차이, 기왕증 기여도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감액의 정당성은 모두 다투어질 수 있는 영역이고, 실제로 다투어 본 뒤에야 정확한 금액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제출하는 장해진단서에 어떤 문구가 담기느냐가 이후 절차 전체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보험사로부터 부지급이나 감액 통보를 받으셨거나, 의료자문 동의서·합의서에 서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판단이 서지 않으신다면, 서명하시기 전에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므로 시간도 함께 고려하셔야 합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유하신 약관과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주장 가능한 장해 항목과 지급률, 그리고 제3의료기관 감정과 소송 중 어느 길이 유리한지 함께 짚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