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판매자 진술만 있는 마약 사건 — 검사는 음성인데 기소되었을 때 다투는 법
2026. 08. 04.
소변·모발 검사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는데 "그에게 팔았다"는 판매자의 진술 하나로 기소되는 사건이 있습니다. 공범 진술의 증거능력과 보강증거 문제, 신빙성을 다투는 착안점과 확보해야 할 객관적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목차
- 왜 진술만 남은 사건이 생기는가
- "제 자백 말고는 증거가 없습니다"라는 주장이 통하지 않는 이유
-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여섯 가지 착안점
- ① 진술이 언제, 무엇을 계기로 바뀌었는가
- ② 진술자에게 어떤 이익이 있었는가
- ③ 다수를 상대로 한 거래를 뭉뚱그려 기억하고 있지는 않은가
- ④ 일시·장소·수량·대금이 얼마나 구체적인가
- ⑤ 객관적 자료와 어긋나는 부분이 없는가
- ⑥ 진술을 뒷받침한다는 정황이 실제로 뒷받침되는가
- 지금 바로 확보해야 할 객관적 자료
- 검사가 음성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쓰이는가
- 대질신문과 증인신문 — 언제 요구할 것인가
- 무죄를 다툴 것인가, 인정하고 양형을 다툴 것인가
- 자주 묻는 질문
- 소변·모발 검사가 모두 음성인데도 기소될 수 있나요?
- 저를 지목한 판매자가 나중에 진술을 번복하면 무죄가 되나요?
- 수사 단계에서 대질신문을 먼저 요구하는 것이 유리한가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검사 결과는 분명히 음성으로 나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제시하는 증거를 확인해 보면 단 하나, "이 사람에게 팔았다"는 판매자나 함께 투약했다는 사람의 진술뿐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물증이 없는데 어떻게 기소가 되느냐"고 되묻고 싶어지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우리 형사절차에서 사람의 진술은 그 자체로 증거이며, 진술만으로도 유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객관적 증거 없이 공범·판매자의 진술만 있는 마약 사건에서 무엇을, 어떤 순서로 다투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왜 진술만 남은 사건이 생기는가
마약 사건 수사는 대개 유통 조직이나 판매자가 먼저 검거되면서 시작됩니다. 수사기관은 검거된 판매자의 휴대전화 대화, 계좌 입금 내역, 배송 기록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며 매수자와 투약자를 특정합니다. 문제는 이 단계에 이르렀을 때는 이미 상당한 시간이 흘러 있다는 점입니다.
소변검사는 비교적 최근의 투약을, 모발검사는 그보다 앞선 기간의 투약을 확인하는 데 쓰이지만, 어느 쪽이든 검출이 가능한 기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수사가 개시된 시점이 그 기간을 지나 버렸다면 검사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 결과 남는 것은 판매자의 진술과, 그 진술을 뒷받침한다고 수사기관이 판단한 몇 가지 정황뿐입니다. 여기에 계좌 이체 내역이나 메신저 대화가 붙으면 사건은 무거워지고, 그마저도 없이 오로지 기억에 의존한 진술만 있는 사건도 실제로 존재합니다.
"제 자백 말고는 증거가 없습니다"라는 주장이 통하지 않는 이유
형사소송법 제310조는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자백보강법칙이라고 합니다. 본인이 인정했다는 것만으로 처벌해서는 안 되고, 자백을 뒷받침하는 별도의 보강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조항을 오해하십니다. 판매자나 함께 투약한 사람의 진술은 '피고인 본인의 자백'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진술입니다. 법원은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진술을 이 조항이 말하는 '피고인의 자백'과 같이 보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그 진술을 근거로 유죄를 인정하는 데 별도의 보강증거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즉 "저를 지목한 사람의 말 외에는 아무 물증이 없으니 당연히 무죄"라는 논리는 그 자체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대신 법원이 강조하는 것은 다른 지점입니다. 이해관계가 얽힌 공범의 진술은 그 내용이 사실인지 특히 신중하게 살펴야 하고,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실질적인 전장은 증거능력이 아니라 신빙성이며, 방어의 핵심은 "그 진술을 믿을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깨뜨리는 작업이 됩니다.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여섯 가지 착안점
막연히 "거짓말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 힘이 없습니다. 아래 항목을 하나씩 대조해 가며 진술 자체의 균열을 찾아내야 합니다.
① 진술이 언제, 무엇을 계기로 바뀌었는가
첫 조사에서는 이름이 나오지 않다가 이후 조사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몇 명인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나중에 특정인을 지목하기도 합니다. 진술이 변한 시점과 그 직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구속영장이 청구되었는지, 추가 혐의가 발견되었는지—를 대조하면 진술 변화의 동기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② 진술자에게 어떤 이익이 있었는가
마약 사건에서 유통 경로와 거래 상대방을 진술하는 것은 진술자 본인의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수사에 협조한 사정이 실무상 참작되는 구조인 이상, 진술의 양과 대상 인원이 늘어날수록 진술자에게 유리해질 수 있다는 구조적 동기가 존재합니다. 이 점은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반드시 함께 고려되어야 할 사정이며, 변호인 의견서에서 명확히 지적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③ 다수를 상대로 한 거래를 뭉뚱그려 기억하고 있지는 않은가
수십 명을 상대로 거래한 판매자가 각 상대방과의 개별 거래를 정확히 구분해 기억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는 A에게 판 것을 B에게 판 것으로 혼동하거나, 여러 차례의 거래 횟수를 합산해 진술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진술 내용이 유독 다른 사람에 대한 진술과 판박이처럼 똑같다면 그것은 기억이 아니라 추정이나 일반화일 가능성을 의심해 볼 지점입니다.
④ 일시·장소·수량·대금이 얼마나 구체적인가
"작년 여름쯤 어딘가에서 한 번"과 "몇 월 며칠 저녁 어느 골목에서 얼마를 받고"는 전혀 다른 진술입니다.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으면 방어권 행사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일시가 넓은 기간으로만 적혀 있거나 장소가 모호하다면 공소사실의 특정 자체를 문제 삼는 것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⑤ 객관적 자료와 어긋나는 부분이 없는가
진술에 등장한 날짜와 장소를, 계좌 거래 내역·카드 사용 내역·통신 기록·위치 정보와 하나씩 맞춰 봅니다. 그 시각 다른 지역에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그 진술 부분은 무너집니다. 진술 중 단 한 부분이라도 객관적 자료와 명백히 모순된다는 점이 드러나면 나머지 진술의 신빙성에도 영향을 줍니다.
⑥ 진술을 뒷받침한다는 정황이 실제로 뒷받침되는가
수사기관은 계좌 이체 내역이나 메신저 대화를 정황으로 제시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체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고, 대화 내용도 마약 거래로 단정할 수 없는 표현일 수 있습니다. 그 정황이 다른 합리적 설명이 전혀 불가능한 것인지를 따져야 합니다.
지금 바로 확보해야 할 객관적 자료
진술을 깨뜨리는 것은 결국 자료입니다. 그리고 자료에는 보관 기간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존재 자체가 사라지므로, 혐의를 알게 된 즉시 확보에 착수해야 합니다.
통신 관련 자료: 통화·문자 내역, 기지국 접속 기록 등 통신사실확인자료. 자료 종류에 따라 보관 기간이 달라 이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확보가 불가능해집니다. 본인이 통신사에 청구할 수 있는 범위와, 법원을 통해 사실조회·문서송부촉탁으로 확보해야 하는 범위를 나누어 준비합니다.
위치·이동 자료: 차량 내비게이션 기록, 하이패스 통행 내역, 대중교통 카드 이용 내역, 차량 블랙박스 영상.
결제 자료: 카드 사용 내역, 계좌 거래 내역, 간편결제 이용 내역. 진술상 거래 시각에 다른 곳에서 결제한 기록은 유력한 반증이 됩니다.
영상 자료: 아파트·상가·주차장 CCTV. 보관 기간이 짧아 몇 주 만에 자동 삭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장 먼저 보존을 요청해야 합니다.
생활 기록: 근태·출입 기록, 출장·근무표, 진료 기록, 출입국사실증명원. 해당 기간 국내에 없었다면 그 자체로 결정적입니다.
또한 공소가 제기된 뒤에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검사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와 증거물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취지로, 몇 차례에 걸쳐, 어떻게 달라지며 진술했는지는 이 기록을 확보해야 비로소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반대신문 준비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검사가 음성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쓰이는가
소변·모발 검사 음성은 투약하지 않았다는 적극적 증명은 아니지만,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특히 진술상 투약 시점이 검사로 확인 가능한 기간 안에 들어 있는데도 아무것도 검출되지 않았다면, 그 불일치는 반드시 지적해야 합니다.
다만 모발검사에는 알려진 한계가 있고, 이는 양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머리카락은 뿌리에서부터 자라나므로 모발을 구간별로 나누어 대략적인 시기를 추정하는 방식이 사용되지만, 추정에는 폭이 있고 개인차가 큽니다. 염색이나 탈색을 반복한 경우 성분이 손상되어 검출되지 않을 수 있고, 모발 길이가 짧으면 확인 가능한 기간 자체가 줄어듭니다. 반대로 외부 오염 가능성이나 극히 미량이 검출된 경우의 해석 문제도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음성 결과를 제시할 때는 "음성이니 무죄"라는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진술된 투약 시점과 검사로 확인 가능한 구간이 겹친다는 점을 먼저 정리한 뒤 그 구간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는 순서로 구성해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감정 결과 자체에 의문이 있다면 감정서 원본과 감정 방법에 대한 확인, 나아가 재감정 요청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대질신문과 증인신문 — 언제 요구할 것인가
"직접 얼굴을 맞대고 따지고 싶다"는 마음은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수사 단계의 대질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이쪽의 반박 논리를 미리 노출하면 상대는 남은 조사에서 진술을 정교하게 다듬을 기회를 얻습니다. 아직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면 대질에서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많을 수 있습니다.
반면 공판 단계에서 수사기관이 작성한 진술조서에 동의하지 않고 진술자를 법정에 불러 반대신문을 하는 것은 방어의 정석에 가깝습니다. 서면으로 정리된 진술은 매끄러워 보이지만, 법정에서 구체적인 일시와 정황을 하나씩 물으면 기억의 공백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가 공동피고인으로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면 절차상 변론을 분리한 뒤 증인으로 신문하는 방법이 사용됩니다.
반대신문은 즉흥적으로 되지 않습니다. 진술조서 전부를 시간순으로 배열해 변화 지점을 표시하고, 객관적 자료와 어긋나는 대목을 미리 좁혀 두는 준비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무죄를 다툴 것인가, 인정하고 양형을 다툴 것인가
가장 어려운 판단입니다. 실제로 하지 않았다면 끝까지 다투는 것이 원칙이지만, 전략적으로는 결정 시점이 중요합니다.
기록을 보기 전에 결정하지 않습니다. 상대 진술의 구체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의 존재 여부는 증거기록을 열람해야 알 수 있습니다. 그 전의 결정은 추측에 불과합니다.
혐의가 여러 개라면 나누어 판단합니다. 사실인 부분은 인정하고 사실이 아닌 부분만 다투는 것이 오히려 전체 진술의 신빙성 다툼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번복의 시점이 늦을수록 불리합니다. 끝까지 부인하다가 선고 직전에 입장을 바꾸면 반성의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고, 준비할 수 있었던 양형자료도 놓치게 됩니다.
두 갈래를 동시에 준비합니다. 다투는 것과 별개로 치료 의지, 재범 방지 계획, 가족의 감독 등 양형자료는 시간이 걸리므로 미리 축적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결과를 미리 장담할 수 있는 사건은 없습니다. 다만 진술의 균열을 구체적으로 짚어낸 사건과 그렇지 못한 사건의 결론은 분명히 다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소변·모발 검사가 모두 음성인데도 기소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검사 음성은 해당 검사로 확인 가능한 기간에 검출되지 않았다는 의미일 뿐, 그 이전의 투약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진술된 투약 시점이 검사로 확인 가능한 구간 안에 있는데도 음성이라면 그 모순은 신빙성 다툼의 핵심 논거가 됩니다. 검사 결과지와 감정서를 반드시 확보해 두시기 바랍니다.
저를 지목한 판매자가 나중에 진술을 번복하면 무죄가 되나요?
자동으로 그렇게 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번복 전후의 진술 중 어느 쪽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다시 판단하며, 번복 자체를 이유로 종전 진술을 전부 배척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번복의 경위와 이유가 납득할 만한 것인지, 다른 객관적 자료와 어느 쪽이 더 부합하는지가 함께 검토되므로, 번복 사실을 확인했다면 그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대질신문을 먼저 요구하는 것이 유리한가요?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알리바이 자료처럼 진술을 즉시 무너뜨릴 자료를 이미 갖추고 있다면 유용할 수 있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대질은 상대에게 진술을 보완할 기회를 주는 결과가 되기 쉽습니다. 대질 요구 여부는 확보한 자료의 수준을 확인한 뒤에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공범이나 판매자의 진술만 있는 마약 사건은 "증거가 없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가장 위험해집니다. 진술은 그 자체로 증거이며, 반박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자료를 얼마나 빨리 확보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자료를 어떤 방법으로 확보할지, 조서에 동의할지, 대질과 반대신문을 언제 요구할지는 사건의 구조를 정확히 읽어야 판단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이셨다면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