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이혼할 때 양육비를 매달 얼마씩 주기로 정해 놓고도, 몇 달 지나면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판결문이 있어도 돈이 없다고 버티면 방법이 없다"는 말이 통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양육비이행법')은 양육비를 주지 않는 사람에 대해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명단공개, 나아가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제재들은 자동으로 발동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순서를 밟아야 비로소 쓸 수 있는 카드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순서와 각 제재의 내용을 정리합니다.

양육비 미지급 제재, 큰 그림부터 잡아야 합니다

양육비 제재 제도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단계'로 보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사건은 대체로 다음 흐름을 따라갑니다.

  1. 집행권원 확보 — 이혼 판결, 심판, 조정조서, 양육비부담조서 등 '양육비를 얼마씩 지급하라'는 내용이 적힌 문서가 있어야 모든 절차가 시작됩니다.

  2. 일반적인 강제집행 — 급여 압류, 예금 압류, 양육비 직접지급명령 등 재산에 대한 집행을 먼저 시도합니다.

  3. 가정법원의 이행명령 — 재산이 잡히지 않거나 집행이 실효를 거두지 못할 때, 법원이 직접 "이행하라"고 명령합니다.

  4. 과태료 및 감치 — 이행명령에도 불응하면 과태료가 부과되고, 요건을 갖추면 유치장 등에 가두는 감치명령이 내려집니다.

  5. 행정적 제재와 형사처벌 — 감치명령까지 받고도 버티면, 이때부터 운전면허 정지·출국금지·명단공개·형사처벌이 문제 됩니다.

감치명령이 사실상 '관문'입니다. 이 점을 모른 채 "양육비를 안 주니 바로 면허를 정지시켜 달라"고 요청하면 절차상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제재의 전제 — 이행명령과 감치명령

가사소송법 제64조는 양육비처럼 판결·심판·조정 등으로 정해진 금전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가정법원이 일정한 기간을 정해 그 의무를 이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것이 이행명령입니다.

이행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가사소송법 제67조 제1항에 따라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같은 법 제6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정기적으로 지급할 금전을 3기(예: 3개월분) 이상 이행하지 아니한 때 가정법원이 30일 이내의 범위에서 감치를 명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양육비를 한꺼번에 지급하라는 일시금지급명령을 했는데 이를 어긴 경우도 감치 대상이 됩니다.

감치는 벌금이나 형벌이 아니라 의무 이행을 압박하기 위한 제재이지만, 실제로 신체의 자유가 제한되는 만큼 심리적 압박이 상당합니다. 그리고 이 감치명령 결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이후 설명할 모든 제재의 출입증 역할을 합니다.

실무에서 유의할 점은 이행명령 신청 단계에서부터 자료를 촘촘히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았는지를 살피므로, 채권자는 지급 내역과 미지급 기간을 정리한 자료, 지급을 독촉한 문자·통화 기록, 상대방이 소득이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 등을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채무자는 실직·질병·소득 감소 등 이행하지 못한 사정을 증명할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아무 대응을 하지 않으면 그 자체가 '정당한 이유 없음'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운전면허 정지처분 요청 — 양육비이행법 제21조의3

양육비이행법 제21조의3은 감치명령 결정을 받았음에도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사람에 대하여, 여성가족부장관이 양육비이행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관할 시·도경찰청장에게 운전면허 정지처분을 요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요청을 받은 경찰관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에 따르게 됩니다.

다만 무조건 정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조는 운전면허가 정지될 경우 생계를 유지하기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요청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화물 운송이나 택시 운전 등 운전이 곧 생계 수단인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 제도의 목적이 채무자를 궁지에 몰아넣는 것이 아니라 양육비를 실제로 받아내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채무자가 밀린 양육비를 이행하면 정지처분 요청은 철회됩니다.

채권자 입장에서 이 제도가 의미 있는 이유는, 채무자에게 재산이 없어도 곧바로 압박이 들어간다는 데 있습니다. 급여도 예금도 잡히지 않아 강제집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안에서,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불편을 주는 면허 정지가 실제로 지급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채무자 입장에서는 운전이 생계와 직결된다는 점을 사업자등록증, 재직증명서, 운행 기록 등 구체적 자료로 소명해야 제외 사유를 인정받을 수 있고, 막연히 "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출국금지 요청 — 양육비이행법 제21조의4

양육비이행법 제21조의4는 감치명령 결정을 받고도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하여, 여성가족부장관이 법무부장관에게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출입국관리법상의 출국금지 절차와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시행령은 통상 일정 금액 이상의 양육비 채무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을 것을 요건으로 정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기준 금액과 기간은 시행령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청 시점의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거나 아예 출국해 버리려는 정황이 있는 사안에서 특히 실효성이 큰 수단입니다. 물론 양육비를 이행하면 출국금지는 해제됩니다.

명단 공개 — 양육비이행법 제21조의5

양육비이행법 제21조의5는 감치명령 결정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는 채무자의 성명, 나이, 직업, 주소(일정 범위까지), 양육비 채무 불이행 기간과 금액 등을 여성가족부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양육비이행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칩니다.

다만 명단공개는 개인의 명예와 직결되므로, 법은 공개에 앞서 채무자에게 상당한 기간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에 밀린 양육비를 지급하거나, 실직·질병 등 이행하지 못한 사정을 소명해 공개를 피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소명 통지를 받은 시점이 사실상 마지막 방어 기회인 셈입니다.

참고로, 개인이나 사적 단체가 임의로 양육비 미지급자의 사진과 신상을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는 이 제도와 전혀 다릅니다. 공익적 동기가 인정되더라도 사안에 따라 명예훼손 등 별도의 법적 책임이 문제 될 수 있으므로, 법이 정한 공개 절차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감치명령에도 버티면 형사처벌 — 양육비이행법 제27조

가장 강력한 수단은 형사처벌입니다. 양육비이행법 제27조는 감치명령 결정을 받았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람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2021년 개정법 시행으로 도입된 조항으로, 양육비 미지급이 '민사상 채무불이행'을 넘어 형사 범죄가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다만 이 죄는 양육비 채권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즉 양육하는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구조이며, 실제로도 고소 이후 밀린 양육비 지급과 합의로 마무리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점은 채권자에게는 협상 카드가, 채무자에게는 사건을 정리할 수 있는 통로가 됩니다.

선고 결과는 미지급 기간과 액수, 채무자의 실제 지급 능력, 그동안의 이행 노력, 사후 변제와 합의 여부 등에 따라 사안별로 크게 달라집니다. 특정 형이 나온다고 단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실제로 어디에, 무엇을 신청해야 하나

양육비이행관리원의 지원을 먼저 검토합니다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명단공개는 모두 여성가족부장관의 요청으로 이루어집니다. 개인이 경찰서나 법무부에 직접 신청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양육비이행관리원에 이행지원을 신청하고, 그 절차 안에서 제재 조치 요청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관리원은 양육비 관련 상담, 채무자 소재·재산 조사 지원, 이행 청구와 채권 추심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합니다.

이때 준비해야 할 기본 자료는 양육비가 특정된 판결문·조정조서·양육비부담조서 등 집행권원, 확정증명원, 가족관계증명서, 그동안의 입금 내역과 미지급 내역 정리표 등입니다. 특히 미지급 내역은 '언제부터 몇 개월분이 얼마나 밀렸는지'가 한눈에 보이도록 정리해 두어야 이행명령과 감치, 이후 제재 요청까지 같은 자료로 이어 쓸 수 있습니다. 일부만 입금된 달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계좌 거래내역을 그대로 첨부하고 대사표를 함께 만드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재산에 대한 집행도 병행해야 합니다

제재는 압박 수단일 뿐, 그 자체로 돈이 들어오게 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회수를 위해서는 아래 절차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 양육비 직접지급명령 — 채무자가 직장인이라면 법원이 회사에 대해 급여에서 양육비를 직접 채권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하는 제도입니다. 매달 반복되는 미지급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 담보제공명령과 일시금지급명령 — 장래 양육비에 대해 담보를 세우게 하고,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남은 양육비를 한꺼번에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습니다.

  • 재산명시·재산조회 — 채무자가 재산이 없다고 주장할 때, 법원을 통해 재산 목록을 제출하게 하거나 금융기관 등을 조회하는 절차입니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쪽이라면

실직, 질병, 사업 실패 등으로 정말 지급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가장 위험한 대응은 연락을 끊고 방치하는 것입니다. 사정이 바뀌었다면 양육비 감액 청구를 통해 액수를 조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고, 이행명령이나 감치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 소득 감소를 증명할 자료를 제출해 '정당한 사유'를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아무 대응 없이 방치한 기록이 쌓이면, 이후 어떤 절차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혼할 때 양육비를 정하지 않았는데, 지금이라도 청구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양육비는 자녀의 복리를 위한 것이므로 사후에도 가정법원에 양육비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 양육비를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지는 그동안의 사정과 상대방의 부담 능력 등을 고려해 법원이 판단하므로, 청구가 늦어질수록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우선 양육비 액수가 적힌 집행권원부터 확보하는 것이 모든 제재 절차의 출발점입니다.

양육비를 안 준다고 아이를 못 만나게 해도 되나요?

권장하기 어렵습니다. 양육비 지급 의무와 면접교섭권은 법적으로 별개의 문제로 다루어지며, 면접교섭을 임의로 막으면 오히려 이행명령이나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감정적 대응보다는 이행명령·감치·제재라는 법이 마련한 절차를 이용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유리합니다.

채무자가 재산을 모두 숨겨 두었다면 방법이 없나요?

재산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명단공개, 형사처벌은 재산 유무와 무관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 이 제도의 핵심입니다. 실제로 재산 집행이 막힌 사안에서 제재 절차가 시작되자 밀린 양육비가 지급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산명시·재산조회 절차와 병행하면 효과가 더 큽니다.

양육비를 못 받는 동안 국가가 대신 지급해 주는 제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한부모가족을 대상으로, 국가가 일정 금액을 먼저 지급하고 이후 채무자에게 회수하는 양육비 선지급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소득 기준과 지급 금액, 지원 기간 등 구체적 요건이 정해져 있으므로, 해당 여부는 신청 시점의 기준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다만 이는 급한 생계를 돕는 제도일 뿐 채무자의 지급 의무를 없애는 것은 아니므로, 이행 확보 절차는 별도로 진행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양육비 미지급 사건은 어떤 순서로, 어느 시점에 무엇을 신청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집행권원은 있는지, 이행명령을 거쳤는지, 감치명령 요건이 갖추어졌는지에 따라 쓸 수 있는 수단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양육비를 지급하기 어려운 사정이 생긴 분이라면, 감액 청구와 소명을 통해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제재를 피하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양육비 문제로 고민 중이시라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관계와 절차 진행 상황을 함께 살펴 다음 단계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