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바람만 빼도 재물손괴입니다 — 재물손괴죄의 성립 범위와 배상액, 합의해도 끝나지 않는 이유
2026. 07. 20.
부수지 않고 잠깐 못 쓰게 만든 것만으로도 재물손괴가 됩니다. 형법 제366조의 '효용을 해한다'가 어디까지 미치는지, 자기 물건이 왜 대상에서 빠지는지, 합의해도 사건이 남는 이유, 그리고 수리비·감가·대차료를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으로 받아내는 방법까지 정리했습니다.
목차
- 재물손괴죄는 '부수는 죄'가 아닙니다
- 어디까지가 '효용을 해하는' 행위인가
- 손괴와 은닉
- 기타 방법 — 실제로 가장 많이 걸려 넘어지는 곳
- '타인의' 재물이어야 합니다 — 소유관계가 죄명을 바꿉니다
- 내 물건이라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 권리행사방해죄
- 공유물과 문서 — 내 것이라고 착각하기 쉬운 두 가지
- 고의가 없으면 형법으로는 처벌하지 못합니다
- 죄명이 무거워지는 경우 — 특수손괴와 미수
- 합의해도 사건은 남습니다 —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 얼마를 배상해야 하는가 — 손해액 산정의 기준
- 수리비가 원칙, 그러나 교환가치가 천장입니다
- 수리해도 남는 손해 — 감가와 대차료
- 위자료는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 형사재판에서 배상까지 받는 방법 — 배상명령
-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손괴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 물건이 부서진 피해자라면
- 자주 묻는 질문
- 홧김에 상대방 휴대전화를 던져 액정이 깨졌습니다. 물어 주면 없던 일이 되나요?
- 부부싸움을 하다가 배우자의 물건을 부쉈습니다. 가족끼리도 재물손괴가 되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주차 시비 끝에 상대 차 타이어의 바람을 빼고 자리를 뜬 일, 홧김에 상대방의 휴대전화를 바닥에 던진 일, 눈에 거슬리는 현수막 위에 다른 종이를 덧붙인 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며칠 뒤 경찰에서 연락을 받게 되는 사건들입니다. 재물손괴죄는 '부수는 죄'가 아니라 '못 쓰게 만드는 죄'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형법이 말하는 손괴가 어디까지 미치는지, 왜 합의를 해도 사건이 그대로 남는지, 그리고 부서진 물건의 값을 어떻게 계산해 실제로 받아내는지를 정리합니다.
재물손괴죄는 '부수는 죄'가 아닙니다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를 재물손괴죄로 규정하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작 눈여겨보아야 할 표현은 '손괴'가 아니라 '그 효용을 해한다'입니다. 손괴와 은닉은 예시일 뿐이고, 처벌의 실제 기준은 그 물건이 본래의 쓸모를 잃었는지에 있습니다.
대법원은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는 것을 사실상으로나 감정상으로 그 재물을 본래의 사용목적에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하며,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부수지 않아도 되고, 영구적일 필요도 없으며, 물리적 손상이 없어도 된다는 뜻입니다. 원래대로 되돌리는 데 별도의 수고와 비용이 든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어디까지가 '효용을 해하는' 행위인가
조문은 행위 방법을 손괴, 은닉, 기타 방법으로 열어 두고 있는데, 실무에서 문제 되는 비중은 뒤로 갈수록 커집니다.
손괴와 은닉
손괴는 유리를 깨거나 옷을 찢는 것처럼 물건의 형태나 성질에 직접 변경을 가하는 행위입니다. 완전히 못 쓰게 만들 필요는 없고 가치가 줄어드는 정도면 충분해서, 자동차에 스크래치를 내거나 벽에 낙서를 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은닉은 물건의 소재를 알 수 없게 하여 발견을 곤란하게 만드는 행위로, 물건 자체는 멀쩡하고 내가 가질 생각이 전혀 없어도 성립합니다. 이 지점에서 절도죄와 갈립니다. 절도죄는 불법영득의사를 요구하는데, 애초에 버리거나 못 쓰게 할 목적으로 들고 나왔다면 그 의사가 없어 손괴·은닉의 문제가 됩니다.
기타 방법 — 실제로 가장 많이 걸려 넘어지는 곳
여기가 핵심입니다. 물건에 손 하나 대지 않고도 재물손괴가 될 수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쓸 수 없게 만드는 행위 — 타이어의 바람을 빼 차를 운행할 수 없게 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바람은 다시 넣으면 그만이지만 그 순간 차는 차로서 기능하지 못합니다. 대법원은 차량 앞뒤에 물건을 바짝 붙여 놓아 운행 자체를 막은 경우에도 재물손괴가 성립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다른 것을 덧붙이는 행위 — 타인이 게시한 광고물이나 벽보 위에 다른 종이를 붙여 내용을 알아볼 수 없게 하면, 원래의 광고물은 어디도 상하지 않았지만 광고물로서의 효용은 사라집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행위도 손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문서의 일부를 지우는 행위 — 서명이나 날인을 지워 문서를 본래 용도로 쓸 수 없게 만드는 것도 문서손괴이고, 대법원은 소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게시 중인 문서를 떼어내는 경우까지 문서손괴죄가 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감정상 쓸 수 없게 만드는 행위 — 판례가 '감정상'이라는 표현을 쓰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식기에 오물을 넣는 것처럼 씻으면 그만이지만 도저히 다시 쓸 마음이 들지 않게 만드는 행위도 효용 침해가 됩니다.
데이터를 지우는 행위 — 조문은 재물과 나란히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적어 두었습니다. 퇴사하면서 회사 서버의 파일을 삭제하고 나가는 행위가 여기에 해당하고, 사안에 따라 업무방해죄가 함께 문제 됩니다.
정리하면 "원래 상태로 돌리는 데 돈이나 시간이 들게 만들었는가"가 실질적 기준입니다. 잠깐 골탕을 먹이려 한 것뿐이라는 해명은 이 기준 앞에서 힘을 잃습니다.
'타인의' 재물이어야 합니다 — 소유관계가 죄명을 바꿉니다
제366조는 객체를 '타인의' 재물로 한정합니다. 내 물건을 내가 부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재물손괴죄가 아닌데, 이 단순한 원칙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오해됩니다.
내 물건이라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 권리행사방해죄
형법 제323조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이나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담보로 맡긴 내 차를 몰래 가져와 처분하거나 임차인이 쓰고 있는 내 소유 물건을 부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법정형 상한이 재물손괴죄보다 오히려 높아 "내 물건인데 무슨 죄냐"는 항변이 통하지 않습니다. 공익에 제공되는 건조물을 파괴한 경우에도 소유관계와 무관하게 형법 제367조가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따릅니다.
공유물과 문서 — 내 것이라고 착각하기 쉬운 두 가지
첫째, 공유물은 '타인의 재물'입니다. 내 지분이 절반 들어 있어도 다른 공유자의 지분이 있는 이상 온전히 내 것이 아니므로 손괴죄의 객체가 됩니다. 동업이 깨진 뒤 사무실 집기를 부수는 사건에서 실제로 문제 되는 논리입니다.
둘째, 내가 쓴 문서라도 상대방에게 건네준 순간 상대방의 소유가 됩니다. 내 손으로 작성하고 서명한 차용증이라도 채권자에게 교부되었다면 소유자는 채권자입니다. 이를 빼앗아 찢으면 문서손괴죄가 되고, 물리력을 쓴 정도에 따라 강도나 공갈의 문제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문서손괴의 '타인의 문서'는 명의가 아니라 소유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고의가 없으면 형법으로는 처벌하지 못합니다
여기에 실무상 중요한 공백이 있습니다. 형법에는 과실로 남의 물건을 망가뜨린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과실치상·과실치사와 달리 '과실손괴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실수로 남의 물건을 깨뜨렸다면 민사상 배상 책임은 지지만 형사처벌의 대상은 아닙니다. 손괴로 입건되었을 때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것이 고의의 존부인 이유입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151조는 차의 운전자가 업무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다른 사람의 건조물이나 그 밖의 재물을 손괴한 경우를 2년 이하의 금고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이 죄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원칙적으로 기소되지 않습니다.
죄명이 무거워지는 경우 — 특수손괴와 미수
특수손괴(제369조 제1항) —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재물손괴죄를 범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갑니다. '위험한 물건'은 흉기에 한정되지 않고 사용 방법에 따라 생명·신체에 위험을 느끼게 할 수 있는지를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므로, 각목이나 벽돌은 물론 자동차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차로 상대 차를 들이받은 사건이 특수손괴로 의율되는 일이 흔합니다.
미수(제371조) — 제366조, 제367조, 제369조의 미수범은 처벌합니다. 부수려다 실패해도 처벌된다는 뜻입니다. 돌을 던졌는데 빗나갔거나 발로 찼지만 흠집이 나지 않은 경우에도 고의가 인정되면 입건될 수 있습니다.
손괴로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험이 생기거나 사람이 다친 경우에는 중손괴(제368조)가 적용되어 1년 이상의 징역형만 규정됩니다. 공소시효는 재물손괴죄가 5년, 특수손괴죄가 7년이고, 남의 집이나 사무실에 들어가 물건을 부순 경우라면 주거침입죄가 별도로 성립해 사건이 둘이 됩니다.
합의해도 사건은 남습니다 —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가장 많이 받는 오해입니다. 재물손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폭행죄에는 형법 제260조 제3항이 있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지만 손괴의 죄에는 그런 조항이 아예 없어, 처벌불원서를 받아도 수사와 재판은 그대로 진행됩니다.
그렇다고 합의가 무의미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손괴 사건에서 합의는 결과를 가르는 가장 강력한 변수입니다. 손괴의 본질은 재산 피해이고 그 피해는 돈으로 회복될 수 있으므로, 피해가 실제로 회복되었는지가 처분과 양형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초범이고 피해액이 크지 않으며 피해가 온전히 회복되었다면 기소유예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기소되더라도 벌금형이나 선고유예로 이어질 여지가 넓어집니다. 다만 그것은 '사건의 종결'이 아니라 '결과의 개선'입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손괴의 죄에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절도·사기·횡령에는 친족 사이의 범행에 관한 특례를 준용하는 조문이 각각 있지만 손괴의 죄에는 그런 준용 규정이 없습니다. 부부싸움 중에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부순 경우, 가족이라는 이유로 처벌이 면제되지 않고 일반 사건과 똑같이 처리됩니다. 가정 내 분쟁이 형사사건으로 번지는 통로가 대부분 여기입니다.
얼마를 배상해야 하는가 — 손해액 산정의 기준
형사절차와 별개로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문제는 '얼마'인가입니다. 피해자는 견적을 높게 받고 싶어 하고 가해자는 그 금액이 터무니없다고 느끼지만, 법원이 쓰는 기준은 정해져 있습니다.
수리비가 원칙, 그러나 교환가치가 천장입니다
대법원은 불법행위로 물건이 훼손된 경우 수리가 가능하면 수리비가, 수리가 불가능하면 교환가치의 감소액이 통상의 손해이고, 수리가 가능하더라도 수리비가 교환가치를 넘으면 형평의 원칙상 손해액이 교환가치의 범위 내로 제한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10년 된 중고차의 시세가 200만 원인데 수리 견적이 500만 원 나왔다면 배상액은 원칙적으로 200만 원 선에서 정리됩니다. 피해자에게는 '고쳐 놓으라'가 항상 답이 아니고, 가해자에게는 견적서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수리해도 남는 손해 — 감가와 대차료
교환가치 하락(격락손해) — 대법원은 기술적으로 완전한 원상회복이 되지 않아 잠재적 장애가 남는 경우에 한하여 가치 감소분을 통상손해로 인정하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사고차가 되어 기분이 나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조적 손상이 남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대차료·휴차손해 — 수리 기간 동안 쓰지 못한 손해로, 영업용이라면 영업손실이 자가용이라면 동급 차량 대여 비용이 인정됩니다. 다만 사회통념상 필요한 수리 기간으로 한정되므로 수리를 미룬 기간까지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피해자에게도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잘못이 있으면 과실상계로 배상액이 줄어듭니다.
위자료는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물건이 부서졌을 때의 정신적 고통은 재산상 손해가 배상되면 함께 회복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법원은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고 가해자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위자료를 인정하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고, 다시 구할 수 없는 유품이나 반려동물처럼 특별한 사정이 있는 사안에서 인정된 예가 있습니다.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며, 형사사건이 진행 중이라고 해서 멈추지 않습니다.
형사재판에서 배상까지 받는 방법 — 배상명령
피해자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것은 "처벌은 받았는데 내 돈은 어디서 받느냐"입니다. 형사판결은 그 자체로 집행권원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때 쓰는 장치가 배상명령입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는 법원이 일정한 죄에 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 피해자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범죄행위로 발생한 직접적인 물적 피해, 치료비 손해 및 위자료의 배상을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그 대상에 형법 제42장 손괴의 죄가 포함됩니다.
신청 시기와 비용 — 제1심 또는 제2심 공판의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신청해야 하고, 신청서에 인지를 붙이지 않습니다. 청구금액에 비례하는 인지대가 없어 소액 사건일수록 실익이 큽니다.
각하되는 경우 —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않거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범위가 명백하지 않으면 각하됩니다. 손해액을 두고 다툼이 큰 사건은 각하되기 쉽습니다. 각하 재판에는 불복할 수 없지만, 그 부분에 관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길은 남아 있습니다.
효력 — 확정된 배상명령이 기재된 유죄판결 정본은 강제집행에 관하여 집행력 있는 민사판결 정본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그것만으로 압류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수리비 영수증 한 장으로 금액이 딱 떨어지는 사건이라면 배상명령이 가장 저렴하고 빠른 길이고, 손해액 자체가 쟁점이라면 민사소송이 현실적입니다. 다만 가해자에게 재산이 없으면 배상명령을 받아도 회수가 어려우므로, 형사절차가 살아 있는 동안 합의로 실제 돈을 받아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손괴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죄명과 적용법조부터 확인합니다. 제366조인지 제369조(특수손괴)인지에 따라 사건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위험한 물건이 등장했다면 벌금 사건이 아닐 수 있습니다.
소유관계와 고의를 검토합니다. 그 물건이 정말 '타인의' 것인지, 고의가 아니라 과실이었는지가 성립 자체를 가르는 쟁점입니다.
견적서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피해 금액은 처분과 양형에 직결됩니다. 수리비가 시세를 넘는지, 원래 있던 손상까지 포함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별도 견적으로 대응합니다.
피해 회복을 서두르되 방식은 설계합니다. 합의서에는 배상액과 함께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담아, 형사합의를 하고도 민사소송을 다시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형사공탁을 검토합니다. 피해자에게 직접 반복해 연락하면 별개의 사건이 만들어지므로 삼가야 합니다.
물건이 부서진 피해자라면
치우기 전에 남깁니다. 파손 상태를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고 날짜가 확인되도록 기록해 두십시오. 수리부터 해 버리면 피해를 증명할 자료가 사라집니다.
영상을 확보합니다. CCTV는 짧으면 2주 안팎에 삭제되고 블랙박스도 덮어쓰기가 됩니다. 관리사무소나 인근 상가 영상은 지금 요청해야 남습니다.
금액을 특정할 수 있게 준비합니다. 견적서는 두 곳 이상에서 받고 수리 후 영수증을 보관하십시오. 배상명령은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않으면 각하되므로 금액의 근거를 갖추는 일이 곧 회수 가능성입니다.
고의를 뒷받침할 정황을 정리합니다. 과실이면 형사처벌이 되지 않으므로 일부러 했다는 정황(선행 다툼, 문자, 반복성)이 성패를 가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홧김에 상대방 휴대전화를 던져 액정이 깨졌습니다. 물어 주면 없던 일이 되나요?
없던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재물손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수사와 재판은 계속됩니다. 다만 손괴는 피해가 돈으로 회복될 수 있는 유형이라 합의의 효과가 큽니다. 초범이고 피해가 온전히 회복되었다면 기소유예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때는 재판을 받지 않고 형도 선고되지 않습니다. 합의가 사건을 지우지는 못하지만 사건의 결말은 바꿉니다.
부부싸움을 하다가 배우자의 물건을 부쉈습니다. 가족끼리도 재물손괴가 되나요?
됩니다. 절도·사기·횡령에는 친족 사이의 범행을 특별히 취급하는 규정이 준용되지만 손괴의 죄에는 그러한 준용 규정이 없어 일반 사건과 동일하게 처리됩니다. 다만 부부가 함께 마련한 물건이라면 소유관계 자체가 쟁점이 될 수 있고, 가정 내 사건은 경위와 관계 회복 여부가 처분에 크게 반영되므로 초기에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재물손괴 사건은 "얼마짜리 물건이 부서졌는가"보다 '효용을 해했다고 볼 수 있는가', '그 물건이 정말 타인의 것인가', '고의가 있었는가'라는 세 가지 물음에서 결론이 갈립니다. 그리고 그 답이 어떻든 마지막에는 배상액을 어떻게 산정하고 어떤 절차로 주고받을지가 남습니다. 형사와 민사가 맞물려 있는 만큼 견적서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나 합의서 문구 한 줄이 결과를 통째로 바꾸기도 합니다. 손괴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계시거나 부서진 물건의 값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진술과 합의를 시작하기 전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