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부대에서 늘 그렇게 해 왔는데요", "전역할 때 다들 가지고 나가던데요"라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그러나 군용물에 손을 대는 행위는 일반 형법의 횡령·손괴보다 훨씬 무겁게 다루어지는 별도의 범죄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관행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어느 날 군사경찰 조사로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군용물 횡령·손괴가 문제 되는 실제 유형과 법적 구조, 그리고 형사처벌과 별개로 진행되는 변상·징계 절차를 정리합니다.

군용물 범죄는 왜 더 무겁게 처벌될까

군형법은 별도의 장을 두어 '군용물에 관한 죄'를 규율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군용물에 대한 절도·강도·사기·공갈·횡령·배임·장물 범죄를 일반 형법보다 가중하여 처벌하는 규정이고, 다른 하나는 군용시설 방화나 군용물 손괴, 군용물 분실처럼 군용물의 훼손·상실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가중처벌의 의미는 단순히 "형이 조금 더 무겁다"는 정도가 아닙니다. 일반 횡령죄는 법정형에 상한만 있어 벌금형이나 가벼운 처분도 가능하지만, 군용물에 관한 죄는 법정형에 하한이 설정되어 있어 초범이라도 가볍게 마무리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특히 대상 물건이 총포·탄약·폭발물인 경우와 그 밖의 군용물인 경우가 나뉘어 있고, 전자는 법정형이 대단히 무겁습니다. 구체적 법정형은 개정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현행 조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군용물을 이렇게 두텁게 보호하는 이유는 그것이 개인의 재산이 아니라 전투력의 물적 기초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손해액이 크지 않더라도 군 조직 전체의 관리 체계를 흔든다는 점에서 평가가 달라진다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군용물'의 범위 — 소량이어도, 잠깐 썼어도 문제가 됩니다

군용물은 무기·탄약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차량과 유류, 통신·전산 장비, 공구와 기재, 피복(전투복·전투화·방한물자), 급식 재료와 전투식량, 각종 부속품과 소모품까지 군의 용도에 제공되는 물건은 폭넓게 군용물로 취급됩니다. 예산으로 구입해 부대에 비치된 물품 역시 국유재산이므로 개인이 임의로 처분할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지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 "양이 적으니 괜찮다" — 금액이 작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고려될 뿐, 범죄의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다만 극히 경미하고 일회적인 사안이라면 기소유예 등 선처 가능성을 다툴 여지는 있습니다.

  • "팔지 않고 내가 쓰기만 했다" — 횡령은 '보관하던 남의 물건을 자기 것처럼 처분하는 것'입니다. 반드시 팔아서 돈을 챙겨야 하는 것이 아니고, 사적으로 사용·소비하거나 집으로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대장의 정당한 승인이나 규정에 따른 불용·불하 절차를 거쳐 정식으로 처분받은 물건이라면 횡령이 아닙니다. 그래서 실제 사건에서는 "승인이 있었는가, 있었다면 그 승인이 권한 범위 안의 것인가"가 결정적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대에서 자주 문제 되는 유형

① 유류를 빼돌린 경우

가장 빈번하게 적발되는 유형입니다. 운행 기록을 부풀려 남은 유류를 개인 차량에 넣거나, 외부에 반출해 처분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유류는 운행일지·주유대장·차량 계기 기록이 남기 때문에 수치 대조만으로 혐의가 특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허위 서류가 개입되면 공문서 관련 범죄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② 전역·전출 시 보급품 반출

전투화, 활동복, 방한물자, 개인 장구류를 반납하지 않고 가지고 나오는 경우입니다. 개인에게 지급되어 반납 대상이 아닌 소모성 피복과, 부대 재산으로 반납해야 하는 물품은 구별해야 합니다. 반납 대장에 등재된 물품을 임의로 가지고 나왔다면 관행이라는 항변만으로는 방어가 어렵습니다. 나아가 군복이나 군용장구는 민간에서의 판매·유통 자체가 별도 법률(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로 규제되므로, 중고 거래로 처분하면 문제가 커집니다.

③ 부대 예산·복지기금 유용

부대운영비, 급식비, 복지기금, 각종 사업비를 실제와 다르게 집행하고 차액을 챙기는 유형입니다. 이 경우 물건이 아니라 '돈'이 대상이므로 군용물에 관한 죄보다는 업무상횡령이 문제 되고, 회계 업무를 담당하는 지위였다면 국고손실로 더 무겁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허위 견적서·거래명세서가 동원되면 사문서 관련 범죄와 사기죄가 결합되고, 납품업체와의 유착이 드러나면 뇌물 문제로 확대됩니다.

④ 급식 재료·전투식량 반출

취사장 식자재나 전투식량을 반출하는 경우입니다. "남는 것을 처리했을 뿐"이라는 설명이 자주 나오지만, 잔반 처리 절차와 정상 물자의 반출은 명확히 구분됩니다. 재고 대장과 발주·입고 자료가 남아 있어 수량 대조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⑤ 사이버지식정보방·생활관 비치 물품

사이버지식정보방의 주변기기, 생활관 가전, 체력단련장 기구처럼 부대 예산으로 구입한 물품을 집으로 가져가거나 중고로 처분하는 사례입니다. 금액이 크지 않아 가볍게 생각하기 쉬우나, 국유재산을 임의로 처분한 것이라는 평가는 동일합니다.

분실·손괴 — 형사책임과 변상책임은 다릅니다

고의로 빼돌린 것이 아니라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린 경우에는 판단 구조가 달라집니다. 여기서는 형사책임과 변상책임(금전적 배상책임)을 반드시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형사책임 — 고의와 과실의 구분

군형법에는 보관 책임이 있는 사람이 군용물을 분실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과, 과실로 군용시설 등을 손괴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군용물분실죄의 '분실'을 행위자의 의사에 의하지 않고 물건의 소지를 잃은 경우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스스로 처분하거나 빼돌려 놓고 "잃어버렸다"고 하는 것은 분실이 아니라 횡령 등 다른 죄로 다루어집니다. 반대로 진짜 분실 사안인데 처음부터 횡령으로 의심받는 경우도 있어, 사실관계 정리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총기·탄약의 분실은 별도로 무겁게 다루어집니다. 대개 즉시 상급부대 보고와 수색이 이루어지고, 관리 책임자에 대한 조사와 징계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이 경우 은폐·허위보고는 그 자체로 별도의 중대한 문제가 되므로, 늦더라도 사실대로 보고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변상책임 — 형사처벌이 없어도 돈은 물어낼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더라도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면 변상 문제가 남습니다. 물품을 관리·사용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물품을 망실·훼손한 경우,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변상책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절차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1. 부대 자체 조사와 손·망실 보고, 손실 원인과 책임 소재 확인

  2. 변상 대상 여부와 변상액 산정(감가 등을 반영한 평가)

  3. 변상 판정 및 통지, 이에 대한 이의·재심의 등 불복 절차

여기서 중요한 것은 책임의 정도를 다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시에 따른 것이었는지, 관리 체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는지, 예견하거나 회피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변상 절차의 요건과 기한은 법령과 내부 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행 기준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수사와 재판 절차 — 군사경찰·군검찰, 그리고 민간 이관

군용물 관련 사건은 통상 군사경찰이 수사하고 군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며, 재판은 군사법원에서 이루어집니다. 감찰이나 부대 자체 조사에서 시작되어 수사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실무상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 신분 변동에 따른 이관 — 전역 등으로 군인 신분을 잃으면 군사법원의 재판권이 미치지 않게 되어, 사건이 민간 검찰과 법원으로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재직 중 조사가 시작되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 민간인 공범 — 고물상, 납품업체, 지인 등 민간인이 함께 관련된 사건은 군과 민간 수사기관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구조가 되므로, 진술이 어긋나지 않도록 전체 사건을 함께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또한 군 조직 내부에서는 진술서·경위서·확인서 형태의 서면을 먼저 요구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서면들은 이후 수사와 재판에서 그대로 증거로 쓰입니다. 아직 정식 조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작성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진행되는 징계·인사 절차

많은 분들이 "형사에서 잘 마무리되면 끝난다"고 생각하시지만, 군에서는 형사·징계·인사 절차가 각각 별개로 진행됩니다. 기소유예나 선고유예를 받았더라도 징계가 그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징계 — 장교·준사관·부사관에 대해서는 파면·해임·강등·정직의 중징계와 감봉·근신·견책의 경징계가 있고, 병에 대해서는 강등·군기교육·감봉·휴가 단축·근신·견책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징계 결과에 대해서는 항고 등 불복 절차가 마련되어 있으며 기한이 정해져 있으므로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 현역복무부적합 심사 — 징계와 별도로 현역 복무에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 수위가 낮더라도 이 절차에서 전역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 연금·퇴직급여 — 간부의 경우 파면·해임에 이르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퇴직급여·퇴직수당이 감액될 수 있습니다. 감액 사유와 비율은 법령에 따라 다르고 개정도 잦으므로, 현행 기준을 개별적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형사 대응과 징계 대응은 처음부터 같은 방향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형사에서 유리하게 만든 주장이 징계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거나 그 반대인 경우가 실제로 발생합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 실무 체크리스트

연락을 받은 시점부터 정리해 두면 좋은 것들입니다.

  1. 대상 물품과 수량, 시점을 특정합니다. 무엇이, 언제, 얼마나 문제 되는지가 정리되어야 방어의 방향이 잡힙니다.

  2. 승인·지시의 흔적을 찾습니다. 상급자의 지시나 부대 관행이 있었다면 지휘계통 메신저, 업무수첩, 회의록, 결재 서류 등 객관적 자료가 필요합니다.

  3. 관리 대장류를 확인합니다. 재물조사서, 불용·불하 결재, 반납 대장, 운행일지, 발주·입고 자료 등이 사실관계의 뼈대가 됩니다.

  4. 피해 회복 방안을 검토합니다. 물품 반환이나 변상은 양형에서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다만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시기와 방법은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5. 자료를 임의로 지우지 않습니다. 대화 내용이나 파일을 삭제하는 행위는 증거인멸로 평가되어 사안을 훨씬 무겁게 만듭니다.

  6. 진술서 작성 전에 상담을 받습니다. 첫 서면의 내용이 사건 전체의 틀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전역할 때 전투화와 활동복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처벌받을 수 있나요?

개인에게 지급되어 반납 대상이 아닌 소모성 피복이라면 문제 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반납 대장에 등재되어 있어 반납해야 할 물품을 가지고 나왔다면 이론상 군용물 횡령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입건 여부는 물품의 성격과 수량, 부대의 관리 실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처분·판매까지 나아가지 않은 단계라면 우선 반납 가능 여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 잘못으로 장비가 파손됐습니다. 형사처벌까지 받게 되나요?

단순한 과실로 인한 물품 파손은 형사처벌보다 변상책임과 징계 문제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과실로 군용시설 등을 손괴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이 있고, 파손의 경위나 대상 물건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고 직후의 보고 내용이 이후 절차 전체의 기준이 된다는 점입니다.

합의하거나 물어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군용물 범죄는 특정 개인이 아니라 국가의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이므로, 피해자와의 합의로 사건이 종결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다만 손해의 전액 회복은 양형에서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며, 사안이 경미하고 진지한 반성과 회복이 이루어진 경우 선처 가능성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결과를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군용물 사건은 "얼마짜리를 가져갔는가"보다 승인과 관행의 경계를 어떻게 입증하고, 형사·변상·징계라는 세 절차를 어떻게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내는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초기에 작성하는 경위서와 진술서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사경찰이나 군검찰의 연락을 받으셨거나 부대 조사가 시작되었다면, 서면을 제출하기 전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관계 정리부터 징계·변상 절차 대응까지 함께 살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