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몰랐다"고 하면 무죄일까? — 미필적 고의와 처벌 기준
2026. 07. 20.
"단순 심부름인 줄 알았다"며 몰랐다고 해도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 곧바로 무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이 '미필적 고의'를 판단하는 기준과 사기 공동정범·범죄단체가입죄 등 적용 죄명, 처벌 수위, 수사 초기 대응법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란 무엇인가
- 왜 '대면 편취'가 늘었을까
- 수거책은 '단순 심부름'이 아닙니다
- "몰랐다"는 항변이 잘 통하지 않는 이유 — 미필적 고의
- 미필적 고의란 무엇인가
- 법원이 주목하는 객관적 정황들
- 현금수거책에게 적용되는 죄명
- 사기죄 — 공동정범인가 방조범인가
- 범죄단체 가입·활동죄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과 그 밖의 죄
- 처벌은 어느 정도로 무거울까
- 그렇다면 정말 무죄가 되는 경우는 없을까
- 고의가 부정될 수 있는 정황
- 수사·재판을 받게 되었다면 —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 정말 단순 심부름인 줄 알았는데도 처벌되나요?
- 받은 보수가 얼마 안 되는데도 공범이 되나요?
-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 미성년자나 대학생이면 가볍게 처벌되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고수익 알바가 있다"는 말에 이끌려 시키는 대로 현금을 받아 전달했을 뿐인데, 어느 날 갑자기 보이스피싱 사기의 공범으로 수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대부분이 하는 말은 똑같습니다. "저는 보이스피싱인 줄 정말 몰랐습니다." 그러나 '몰랐다'는 말 한마디로 곧바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본인이 확정적으로 알고 있었는지뿐 아니라, '혹시 범죄에 이용되는 것은 아닐까'라고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는지, 즉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를 함께 따지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현금수거책에게 어떤 죄가, 왜 성립하는지, 그리고 정말 몰랐던 경우와 어떻게 구별되는지를 정리합니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란 무엇인가
보이스피싱 조직은 검사·수사관·금융기관 직원 등을 사칭해 피해자를 속인 뒤, 그 돈을 실제로 손에 넣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역할을 나누어 맡깁니다. 계좌로 돈을 받아 인출하는 사람을 '인출책', 피해자를 직접 만나 현금을 건네받는 사람을 '현금수거책' 또는 '전달책'이라고 부릅니다. 수거책은 조직에서 지시받은 장소와 시간에 피해자를 만나 현금 다발을 받고, 이를 다시 상위 조직원에게 전달하거나 지정된 계좌에 무통장 입금합니다.
왜 '대면 편취'가 늘었을까
과거에는 대포통장으로 돈을 이체받는 방식이 많았지만, 금융권의 지연이체·이상거래 탐지가 강화되면서 계좌 이체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러자 조직은 피해자를 직접 만나 현금을 받아 가는 '대면 편취' 방식으로 옮겨 갔고, 그 최전선에서 실제로 피해자와 마주하는 사람이 바로 현금수거책입니다. 조직의 얼굴 없는 윗선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반면, 현장에서 CCTV와 피해자 진술에 그대로 노출되는 수거책은 가장 먼저, 가장 쉽게 특정되어 수사 대상이 됩니다.
수거책은 '단순 심부름'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나는 시키는 대로 돈만 옮겼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법적으로 보면, 피해자에게서 편취한 돈을 실제로 회수해 조직에 전달하는 행위는 사기 범행이 완성되도록 만드는 핵심 단계입니다. 아무리 윗선의 지시를 받았더라도, 이 역할의 비중 때문에 단순 심부름과는 전혀 다른 무게로 평가된다는 점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몰랐다"는 항변이 잘 통하지 않는 이유 — 미필적 고의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에게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고의는 '이건 보이스피싱이다'라고 확실히 아는 경우(확정적 고의)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형사법은 이보다 넓은 '미필적 고의'까지 고의로 인정합니다.
미필적 고의란 무엇인가
미필적 고의란 '내 행위가 범죄에 이용될 수도 있겠다'고 그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그래도 상관없다'며 이를 받아들이고 행위를 계속하는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반드시 확신할 필요는 없고, 의심이 드는데도 확인하지 않고 눈감아 버린 채 나아갔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즉 "확실히는 몰랐다"는 말은 미필적 고의를 부정하는 결정적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는데도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하기 쉽습니다.
법원이 주목하는 객관적 정황들
본인의 속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법원은 여러 객관적 정황을 종합해 '적어도 미필적으로는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판단합니다.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정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노동 강도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보수: 단순히 돈을 받아 전달하는 일에 하루 수십만 원,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고액 보수가 약속된 경우
비정상적인 업무 방식: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 텔레그램 등 익명 메신저로만 지시하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서 현금 다발을 받아 또 다른 모르는 사람에게 전달하도록 하는 구조
정상적 채용 절차의 부재: 근로계약서, 사업자 확인, 회사 소재지 확인 등 정상적인 취업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절차가 전혀 없었던 경우
수상한 지시: 가명 사용, 피해자에게 신분을 숨기라는 지시, 경찰을 만나면 이렇게 대답하라는 '말맞추기', 현금을 옷 속에 숨기거나 CCTV를 피하라는 지시 등
이미 널리 알려진 수법: 언론과 금융기관을 통해 보이스피싱 수거책 수법이 반복적으로 경고되어 왔다는 점, 그리고 본인의 나이·학력·사회 경험에 비추어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는지
의심스러운 정황 이후에도 계속한 점: 피해자가 울면서 돈을 건네거나 "이거 사기 아니냐"고 물었는데도 그대로 업무를 이어 간 경우
이러한 정황이 여러 개 겹치면, 법원은 "설령 보이스피싱이라고 확정적으로 알지는 못했더라도, 적어도 불법적인 자금 회수에 가담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다"고 보아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최근 수사·재판 실무에서 단순 '몰랐다' 항변만으로 무죄가 선고되는 사례가 많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현금수거책에게 적용되는 죄명
현금수거책에게는 사기죄 하나만 문제 되는 것이 아니라, 가담 형태에 따라 여러 죄가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사기죄 — 공동정범인가 방조범인가
사기죄는 형법 제347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문제는 수거책을 '함께 죄를 저지른 사람(공동정범)'으로 볼 것이냐, '범행을 도운 사람(방조범)'으로 볼 것이냐입니다.
공동정범(형법 제30조):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누어 하나의 범행을 함께 실행한 경우입니다. 편취금을 실제로 회수·전달하는 수거책의 역할은 사기 범행에서 본질적 기여로 평가되기 쉬워, 반복적·조직적으로 가담했다면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공동정범이 되면 자신이 직접 만난 피해자뿐 아니라 함께 가담한 범행 전체의 편취액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방조범/종범(형법 제32조): 범행을 도운 것에 그친다고 평가되는 경우입니다. 방조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되므로(형법 제32조 제2항), 공동정범으로 보느냐 방조범으로 보느냐는 형량을 크게 좌우하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가담 기간이 짧고 횟수가 적으며 역할이 제한적일수록 방조로 다툴 여지가 커지고, 반대로 장기간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면 공동정범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범죄단체 가입·활동죄
최근에는 체계적인 지휘·통솔 체계와 역할 분담을 갖춘 보이스피싱 조직을 형법 제114조의 '범죄단체'로 인정하고,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을 별도로 처벌하는 흐름이 뚜렷합니다. 이 죄가 인정되면 그 목적한 범죄(사기)에 정한 형으로 처벌되고, 사기죄와 실체적 경합 관계가 되어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한두 번 심부름을 한 정도가 아니라 조직의 일원으로 지속적으로 활동한 정황이 있으면, 수거책도 이 죄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과 그 밖의 죄
편취액이 커지면 형이 급격히 무거워집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제3조는 사기 등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어 편취액이 합산되면 이 기준을 넘길 수 있어, 수거책도 특경법으로 기소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 밖에 통장·체크카드 등 접근매체를 넘겨주거나 사용한 사정이 있으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인출·이체가 관련되면 관련 특별법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처벌은 어느 정도로 무거울까
보이스피싱은 다수의 피해자에게 심각한 재산 피해를 주는 조직적·계획적 범죄로 취급됩니다. 그래서 양형 실무에서 엄하게 다루어지고, 사회적으로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큽니다.
초범이라도 실형 가능성: 단순 가담한 초범이라 하더라도, 피해 규모가 크거나 가담 횟수가 많으면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방조범이라도 가볍지 않음: 방조로 인정되어 형이 감경되더라도, 조직 범죄의 특성상 결코 가벼운 처벌로 끝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양형을 가르는 요소: 가담 기간과 횟수, 취득한 이익(보수)의 규모, 피해 회복 여부, 수사 협조와 진지한 반성, 가담 경위(생계형·기망당한 정황 등)가 형량에 반영됩니다.
다만 구체적인 형량은 사건마다 크게 달라지므로, 어떤 수치를 단정하기보다 가담 정도를 낮게 평가받고 유리한 양형 요소를 최대한 반영시키는 방향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무죄가 되는 경우는 없을까
있습니다. 핵심은 검사가 '적어도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형사재판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고, 고의를 비롯한 범죄 성립 요건의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고의가 부정될 수 있는 정황
객관적으로 정상적인 업무(예: 정식 채용 절차를 거친 배송·심부름 등)로 오인할 만한 사정이 뚜렷하고, 보수도 상식적인 수준이었던 경우
의심스러운 정황을 인식한 즉시 업무를 중단하거나, 스스로 신고·이탈한 경우
가담 횟수가 극히 적고, 지시 내용에 수상한 점이 드러나지 않았던 경우
나이가 매우 어리거나 사회 경험이 부족해 상황을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반대로 말하면, 앞서 본 '수상한 정황'들이 많을수록 무죄를 다투기는 어려워집니다. 그러므로 실제로 몰랐던 경우라면, 왜 정상적인 업무로 믿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객관적 자료와 일관된 진술로 설명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냥 몰랐다'가 아니라 '이러이러한 이유로 의심할 수 없었다'를 보여줘야 합니다.
수사·재판을 받게 되었다면 —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현금수거책 사건은 고의(미필적 고의)를 어떻게 다투느냐, 가담 정도를 어떻게 평가받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수사 초기의 진술이 이후 판단의 토대가 되므로 처음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 진술을 신중하게 준비합니다. 당황한 상태에서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거나, 반대로 불필요하게 자신을 몰아세우는 진술을 하면 이후 바로잡기 어렵습니다. 가담 경위와 인식 정도를 사실대로, 일관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담 경위 자료를 확보합니다. 구인 광고, 지시자와 주고받은 메신저·통화 내역, 보수 지급 내역, 업무 지시 내용을 시간 순으로 정리하면,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어디까지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됩니다.
공동정범인지 방조범인지 다툽니다. 가담 기간·횟수·역할의 제한성을 근거로 공동정범이 아니라 방조에 그친다는 점을 입증하면, 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합니다. 자신이 취득한 보수의 반환, 피해자에 대한 배상·공탁 등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은 양형에 중요하게 반영됩니다. 다만 조직 전체 편취액과 자신의 책임 범위를 정확히 따져 무리 없이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덧붙여, 최근에는 "고액 알바", "단순 전달·수거", "채권추심 도우미", "코인 현금화" 등의 표현으로 접근하는 구인 광고가 사실상 보이스피싱 수거책 모집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상적인 일자리라면 있을 수 없는 조건, 즉 지나치게 높은 보수, 익명 메신저 지시, 현금 대면 수거 같은 요소가 하나라도 보인다면 응하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 이미 연루되었다면, 혼자 판단해 진술을 반복하기보다 초기에 법률 조력을 받아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정말 단순 심부름인 줄 알았는데도 처벌되나요?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처벌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법원은 확정적으로 알았는지뿐 아니라 미필적 고의, 즉 '범죄에 이용될 수 있음을 의심하면서도 용인했는지'를 함께 봅니다. 지나치게 높은 보수, 익명 지시, 현금 대면 수거 같은 정황이 있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정상적인 업무로 믿을 만한 사정이 뚜렷하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다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받은 보수가 얼마 안 되는데도 공범이 되나요?
본인이 얻은 이익이 적더라도 사기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인정되면 공범(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취득한 이익의 규모와 가담 정도는 양형에 반영되므로, 이익이 적고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사기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공소가 유지되는 범죄이므로(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합의만으로 사건이 없던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피해 회복과 합의는 양형에 매우 중요하게 반영되어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나 대학생이면 가볍게 처벌되나요?
나이가 어리거나 사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당연히 무죄가 되거나 처벌을 면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여러 정황상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다고 판단되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으므로, 개별 사정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사건은 '돈을 전달했다'는 결과가 아니라, '범죄에 가담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용인했는가'라는 고의를 어떻게 다투고, 가담 정도를 어떻게 평가받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무죄를 다툴 수 있는 사건인지, 방조로 다투어 형을 낮출 사건인지, 피해 회복으로 양형을 개선할 사건인지는 초기의 자료 정리와 진술 방향에 따라 갈립니다. 억울하게 공범으로 몰린 상황이든, 가담 사실은 인정하되 처벌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든, 사건 초기의 대응이 결정적입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