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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업금지 서약서에 서명했으면 동종업계로 이직할 수 없을까 — 경업금지약정이 무효가 되는 기준과 위반 시 절차

2026. 07. 21.

입사할 때 서명한 경업금지 서약서가 언제나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 제한의 기간·범위, 대가 지급 여부, 퇴직 경위 등을 종합해 유효성을 따지고, 지나치면 무효로 보거나 범위를 줄여 인정합니다. 판단 기준과 전직금지 가처분 절차, 상황별 대응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1. 경업금지약정이란 무엇인가
  2. 서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 법원이 보는 여섯 가지 기준
  3. 가장 중요한 것 —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이 실제로 있는가
  4. 기간·지역·직종은 얼마나 넓을 수 있나
  5. 대가와 퇴직 경위 — 실무에서 무게가 가장 큰 두 가지
  6. 유효하더라도 약정한 그대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7. 약정을 어겼다면 무슨 일이 생기나
  8. 전직금지 가처분 — 가장 먼저 오는 절차
  9. 위약금·위약벌과 퇴직금 반환 조항
  10. 자료를 가지고 나온 경우 — 형사책임으로 이어집니다
  11. 근로자가 아닌 경우 — 임원·영업양도인·가맹점주
  12. 이사 등 임원 — 재직 중에는 약정이 없어도 의무가 있습니다
  13. 영업을 넘긴 사람 — 상법이 직접 10년을 정하고 있습니다
  14. 상황별 대응 — 무엇부터 해야 하나
  15.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면
  16. 내용증명이나 가처분 신청서를 받았다면
  17. 자주 묻는 질문
  18. 입사할 때 서류 뭉치에 섞여 있어 내용도 모르고 서명했습니다. 무효인가요?
  19. 경업금지약정이 아예 없으면 회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나요?
  20.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하는 것도 경업에 해당하나요?
  21. 경업금지 기간이 지난 뒤에는 예전 거래처에 자유롭게 영업해도 되나요?
  22. 저를 채용한 새 회사도 책임을 지게 되나요?
  23. 가처분에서 지면 이직한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나요?
  24.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이직을 결심하고 나서야 입사할 때 서명했던 서류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사 후 2년간 동종업계에 취업하지 않는다'는 한 줄이 들어 있는 서약서입니다. 전 직장에서 내용증명이라도 오면 어렵게 잡은 자리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그러나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약정이 문구 그대로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법원은 경업금지약정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정면으로 제한한다는 점을 중시하여, 지나치게 넓은 약정은 무효로 보거나 기간과 범위를 줄여서만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경업금지약정이 언제 효력을 갖는지, 법원이 무엇을 보는지, 위반했을 때 실제로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경업금지약정이란 무엇인가

경업금지약정은 근로자가 퇴직한 뒤 일정 기간 동안 같은 업종의 회사에 취업하거나 스스로 동종 사업을 하지 않기로 미리 정해 두는 약정입니다. 입사 서약서, 근로계약서의 한 조항, 퇴직할 때 작성하는 확인서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며 '전직금지약정', '경업금지 서약서'라고도 불립니다.

회사가 이런 약정을 두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핵심 인력이 경쟁사로 옮겨 가면 기술과 고객이 함께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반면 근로자에게는 당장의 생계가 걸린 문제입니다. 평생 한 분야에서 쌓아 온 경력을 두고 전혀 다른 업종으로 옮기라는 것은 사실상 일하지 말라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헌법 제15조가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와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계약의 원칙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지점이고, 그래서 이 분야의 분쟁은 유난히 치열합니다.

비밀유지약정, 전직금지약정, 경업금지약정은 실무에서 한 장의 서약서에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지만 성격은 서로 다릅니다.

  • 비밀유지약정 — 회사의 영업비밀이나 대외비 정보를 누설하지 않겠다는 약속입니다. 어디에 취업하든 지켜야 하는 의무일 뿐 취업 자체를 막지는 않으므로, 제한의 강도가 가장 약하고 유효성도 비교적 넓게 인정됩니다.

  • 전직금지약정 — 특정 경쟁업체나 동종 회사로 옮기는 것 자체를 막는 약정입니다.

  • 경업금지약정 — 취업뿐 아니라 본인이 직접 동종 사업을 창업하는 것까지 막는 가장 넓은 형태입니다.

다툼이 생겼을 때 법원은 서류의 제목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얼마나 제한하는지를 보고 판단합니다. 제목이 '비밀유지 서약서'라도 내용이 동종업계 취업 금지라면 경업금지약정으로 심사받게 됩니다. 반대로 경업금지 조항이 무효로 판단되더라도, 같은 서류에 들어 있는 비밀유지 조항은 그대로 살아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 법원이 보는 여섯 가지 기준

대법원은 경업금지약정이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제한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여 소비자의 이익까지 해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 약정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가 정한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퇴직 후의 경업금지는 근로자의 생계와 직결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효성은 다음 여섯 가지를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1.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존재하는지

  2.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와 담당했던 업무

  3.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대상 직종의 범위

  4. 그 제한에 상응하는 대가가 근로자에게 제공되었는지

  5. 근로자가 퇴직하게 된 경위

  6. 공공의 이익과 그 밖의 사정

여기서 놓치기 쉬운 점이 있습니다. 이 요소들이 갖추어졌다는 사실을 밝혀야 하는 쪽은 회사라는 것입니다. 근로자가 '이 약정은 무효'라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회사가 보호하려는 이익이 무엇인지, 왜 그 기간과 그 범위가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내놓지 못하면 약정은 힘을 잃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 —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이 실제로 있는가

여섯 가지 중에서도 출발점이자 관문입니다. 판례는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한 영업비밀은 물론, 그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그 회사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로서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도 포함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대로 분명하게 제외되는 것이 있습니다. 근로자가 일하면서 익힌 일반적인 지식·기술·경험은 그 근로자 자신의 인격적 자산이지 회사의 재산이 아닙니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기술, 경력이 쌓이면 누구나 알게 되는 노하우, 공개된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 회사에서 배운 것 아니냐"는 주장만 반복되는 사건이 대체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영업비밀에 해당하려면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비밀로 관리되고 있어야 합니다. 대외비 표시도 없고 접근 권한 제한도 없이 전 직원이 자유롭게 열람하던 자료라면 '비밀로 관리'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회사가 평소에 정보를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가 분쟁이 벌어진 뒤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기간·지역·직종은 얼마나 넓을 수 있나

제한이 넓을수록 무효에 가까워집니다. 실무의 대략적인 감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간 — 퇴직일로부터 1년 이내가 비교적 무난하게 인정되는 편입니다. 2년을 넘어가면 상응하는 대가와 높은 지위, 정보의 가치가 함께 뒷받침되어야 하고, 3년 이상은 상당히 예외적입니다. 기술과 시장 정보는 시간이 지나면 낡아지므로, 그 정보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기간을 넘어서는 제한은 정당화되기 어렵습니다.

  • 지역 — 회사의 실제 영업권과 무관하게 '전국' 또는 '국내외를 불문하고'로 정해 둔 조항은 과도하다고 평가되기 쉽습니다. 다만 전국을 무대로 영업하는 업종이라면 지역 제한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 직종 — '동종 업계 일체'처럼 뭉뚱그린 조항보다, 실제로 담당했던 업무·제품군·거래처로 좁혀진 조항이 훨씬 잘 인정됩니다. 경쟁사에 입사하더라도 전혀 다른 부서에서 무관한 업무를 한다면 위반이 아니라고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대가와 퇴직 경위 — 실무에서 무게가 가장 큰 두 가지

실무에서 승패를 가르는 일이 가장 많은 항목입니다. 이직을 막아 놓고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는다면 그 부담은 온전히 근로자만 지게 됩니다. 그래서 법원은 경업금지에 대한 별도의 대가가 있었는지를 비중 있게 봅니다.

대가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은 경업금지 보상금, 통상적인 수준을 넘는 퇴직 위로금, 재직 중 받은 특별한 처우나 주식매수선택권, 동종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보수 등입니다. 반대로 입사 서류 뭉치에 끼워 넣어 일괄로 서명받은 서약서, 통상적인 급여와 법정 퇴직금만 지급된 경우는 대가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하급심에서는 별도의 보상 없이 서명만 받아 둔 경업금지 조항의 효력을 부정하거나, 약정 기간을 대폭 줄여서만 인정한 사례가 다수 확인됩니다. 대가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요소가 약할 때에는 결정적인 무게를 갖습니다.

퇴직 경위도 같은 비중으로 살핍니다. 스스로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옮긴 경우와 회사 사정으로 밀려난 경우는 달리 봅니다. 해고, 권고사직, 구조조정, 임금 체불이나 계약 갱신 거절로 그만두게 된 경우라면, 내보낸 회사가 다시 재취업까지 막는 것은 신의칙에 어긋난다고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이때 회사가 경업금지를 관철하려면 그만큼 더 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공공의 이익도 함께 고려됩니다. 예컨대 인력이 만성적으로 부족한 의료·돌봄 분야에서 광범위한 취업 제한을 그대로 인정하면 그 부담이 결국 이용자에게 돌아가므로, 이런 사정 역시 유효성 판단에 반영됩니다.

유효하더라도 약정한 그대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결론이 '전부 유효' 아니면 '전부 무효' 두 가지뿐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실무에서 가장 흔한 결론은 약정의 존재 자체는 인정하되 그 범위를 줄여서 인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3년, 전국, 동종업계 일체'로 되어 있는 조항에 대하여, 법원이 퇴직일로부터 1년, 재직 중 담당했던 제품 분야에 한하여만 효력을 인정하는 식입니다. 약정 전체를 무효로 돌리면 회사의 정당한 이익까지 보호받지 못하고, 문구 그대로 인정하면 근로자에게 지나치므로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입니다. 따라서 서약서 문구가 다소 과해 보인다고 하여 "어차피 무효"라고 단정하고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고,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도 "서명을 받아 두었으니 그대로 관철된다"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또 하나 기억할 점은 제한 기간의 기산점이 원칙적으로 퇴직일이라는 것입니다. 다툼이 길어지면 판단이 나올 무렵에는 이미 기간이 지나 실익이 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회사로서는 신속하게 움직여야 하고, 근로자로서는 이 점이 협상의 지렛대가 되기도 합니다.

약정을 어겼다면 무슨 일이 생기나

전직금지 가처분 — 가장 먼저 오는 절차

본안 소송으로 몇 년을 다투면 경업금지 기간이 이미 끝나 버리기 때문에, 회사는 통상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의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으로 곧장 들어옵니다. '언제까지 어느 회사에 근무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의 결정을 구하는 것입니다. 이 가처분이 인용되면 사실상 본안 판단과 같은 효과가 생기므로, 가처분 단계가 곧 승부처입니다.

법원은 여기에서도 앞서 본 여섯 가지 기준을 그대로 심사합니다. 다만 가처분은 심문 기일이 한두 차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 제출하는 소명자료의 완성도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결정을 어기면 간접강제가 함께 명해져 위반 기간에 비례한 금액을 물어내야 할 수 있습니다.

위약금·위약벌과 퇴직금 반환 조항

서약서에는 위반 시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되면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그 금액이 부당히 과다할 때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 순수한 위약벌로 해석되면 감액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지만, 그 대신 의무의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우면 공서양속에 반하여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어, 서약서의 위약금 조항이 이 규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닌지도 자주 다투어집니다. 이미 지급한 퇴직금이나 인센티브를 반환하도록 하는 조항 역시 같은 맥락에서 효력이 문제 됩니다. 금액이 큰 조항일수록 청구한 그대로 인정되는 예는 많지 않습니다.

자료를 가지고 나온 경우 — 형사책임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부터는 사건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경업금지약정 위반 자체는 민사 문제이지만, 회사 자료를 반출한 사실이 확인되면 형사사건이 함께 시작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 원 이하의 벌금에, 그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그렇게 한 경우에는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영업비밀에 이르지 않는 자료라도 회사의 중요한 자산을 무단으로 가지고 나왔다면 업무상배임죄가 문제 될 수 있고, 형법 제356조는 이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특히 주의할 점은 퇴사 직전 개인 메일로 파일을 전송하거나 저장매체에 자료를 복사하는 행위가 로그로 고스란히 남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반출 사실만으로 수사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그 순간 민사에서 유리하던 사건도 방어의 축이 완전히 바뀝니다. 퇴사할 때에는 회사 자료를 남김없이 반납·삭제하고 가능하면 그 사실을 확인받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근로자가 아닌 경우 — 임원·영업양도인·가맹점주

경업금지 문제는 근로자에게만 생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근로자가 아닌 쪽이 더 무거운 의무를 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사 등 임원 — 재직 중에는 약정이 없어도 의무가 있습니다

주식회사의 이사는 상법 제397조에 따라 이사회의 승인 없이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동종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 회사의 무한책임사원이나 이사가 될 수 없습니다. 서약서가 없어도 법률상 당연히 부담하는 의무입니다. 위반하면 회사는 개입권을 행사하여 그 거래를 회사의 계산으로 한 것으로 보거나 이득의 양도를 청구할 수 있고, 손해배상책임과 해임 사유도 함께 문제 됩니다. 지배인 등 상업사용인에 대해서도 상법 제17조가 같은 취지의 의무를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재직 중의 의무입니다. 퇴임 후까지 경업을 막으려면 별도의 약정이 필요하고, 그 약정의 유효성은 앞서 본 기준으로 심사됩니다. 임원은 보수와 지위가 높고 회사의 핵심 정보에 직접 접근했던 만큼, 같은 내용의 약정이라도 일반 직원보다 유효성이 넓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업을 넘긴 사람 — 상법이 직접 10년을 정하고 있습니다

가게나 사업체를 양도한 경우는 전혀 다른 규율을 받습니다. 상법 제41조 제1항은 영업을 양도한 사람은 다른 약정이 없으면 10년간 동일한 특별시·광역시·시·군과 인접한 특별시·광역시·시·군에서 동종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계약서에 경업금지 조항을 넣지 않았더라도 법률상 당연히 지는 의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당사자가 동종영업을 하지 않기로 약정한 경우에는 같은 지역 범위에서 2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효력이 인정됩니다(같은 조 제2항).

권리금을 받고 가게를 넘긴 뒤 인근에 같은 업종의 점포를 다시 여는 사례가 대표적인 분쟁 유형입니다. 이때 양수인은 영업금지 가처분과 손해배상을 함께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엇이 '동종영업'인지, 넘긴 것이 조직화된 영업 전체인지 아니면 시설과 비품에 불과한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계약의 실질을 따져 보아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가맹계약에도 가맹점주의 경업금지 조항이 통상 들어 있습니다. 가맹본부의 영업표지와 운영 노하우를 보호할 필요는 인정되지만, 계약 종료 후의 제한이 지나치게 길거나 넓으면 역시 다툴 수 있습니다. 동업관계를 정리하면서 한쪽이 같은 사업을 이어 가는 경우도 비슷한 구조로 판단됩니다.

상황별 대응 — 무엇부터 해야 하나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면

  1. 서명한 서류를 모두 찾아 실제 문구를 확인합니다. 입사 서약서, 근로계약서, 비밀유지 서약서, 퇴직 시 확인서까지 포함해 기간·지역·직종·위약금 조항이 각각 어떻게 되어 있는지 정리합니다. 사본이 없다면 회사에 교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2. 옮기려는 회사가 정말 '동종'인지 따져 봅니다. 업종이 겹쳐 보여도 제품군, 고객층, 맡게 될 업무가 다르다면 위반이 아니라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새 직장에서의 업무 범위를 미리 조정하는 것이 가장 실질적인 해법이 되기도 합니다.

  3. 자료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나옵니다. 회사 자료를 개인 저장매체나 개인 메일로 옮기는 일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민사에서 충분히 다툴 수 있었던 사건도 반출이 확인되는 순간 형사사건으로 성격이 바뀝니다.

  4. 대가를 받은 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경업금지의 대가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이 없다면 유효성을 다투는 데 유리한 사정이므로, 급여명세서와 퇴직 시 지급 내역을 함께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내용증명이나 가처분 신청서를 받았다면

  1. 남은 기간부터 계산합니다. 퇴직일을 기준으로 제한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에 따라 대응의 강도와 협상의 여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2. 회사가 무엇을 보호하려는지 특정하도록 요구합니다.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회사가 밝히지 못하면 청구는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막연히 '노하우'라고만 하는 주장에는 그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비밀로 관리되어 왔는지를 되물어야 합니다.

  3. 기한을 절대 놓치지 않습니다. 가처분은 심문 기일이 빠르게 잡혀 준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서면 제출 기한을 넘기면 반박할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4. 협상 가능성도 함께 검토합니다. 담당 업무 범위 제한, 일정 기간 특정 거래처 접촉 금지처럼 절충안으로 마무리되는 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인재 유출을 실효적으로 막으려면 전 직원에게 같은 서약서를 받아 두는 방식으로는 부족합니다. 핵심 정보에 접근하는 직군으로 대상을 좁히고, 제한 기간을 그 정보의 가치가 유지되는 기간에 맞추며,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명시해 두어야 합니다. 여기에 문서 등급 분류, 접근 권한 관리, 반출 이력 기록 같은 실제 관리 조치가 갖추어져 있어야 비로소 '비밀로 관리된 정보'라는 점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입사할 때 서류 뭉치에 섞여 있어 내용도 모르고 서명했습니다. 무효인가요?

내용을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충분한 설명 없이 일괄로 서명을 받았다는 점, 별도의 대가가 없었다는 점은 유효성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중요한 사정입니다. 실제로는 서명 경위 자체보다 그 약정이 담고 있는 제한이 지나친지 여부가 결론을 좌우합니다.

경업금지약정이 아예 없으면 회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약정이 없더라도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침해행위의 금지·예방을 청구할 수 있고, 손해배상도 가능합니다. 자료를 무단 반출했다면 업무상배임이 문제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회사는 그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점과 침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하므로 문턱이 훨씬 높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하는 것도 경업에 해당하나요?

약정이 취업만 금지하고 있는지, 동종 사업의 영위까지 금지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동종의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한다'처럼 넓게 규정되어 있으면 창업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우자나 가족 명의로 사업체를 세워 두고 실질적으로는 본인이 운영하는 방식은 의무 회피 시도로 평가되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경업금지 기간이 지난 뒤에는 예전 거래처에 자유롭게 영업해도 되나요?

경업 자체는 자유롭지만, 비밀유지의무는 경업금지 기간과 별개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직 중 확보한 고객 명단이나 거래 조건 자료를 그대로 사용했다면 기간과 무관하게 영업비밀 침해나 부정경쟁행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공개된 정보와 개인적 친분에 기초한 영업인지, 회사 자료에 기댄 영업인지가 갈림길입니다.

저를 채용한 새 회사도 책임을 지게 되나요?

경우에 따라 가능합니다. 새 회사가 경업금지약정의 존재를 알면서 적극적으로 유인했거나 영업비밀 취득에 관여했다면, 제3자에 의한 채권침해나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의 상대방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채용 과정에서 전 직장의 서약서 유무를 확인하고 담당 업무를 조정하는 절차를 두는 회사가 늘고 있습니다.

가처분에서 지면 이직한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나요?

가처분 결정은 통상 특정 회사에의 근무나 특정 업무의 수행을 금지하는 형태로 나오므로, 그 범위 안에서는 근무를 계속할 수 없습니다. 다만 결정 주문이 어디까지 금지하고 있는지에 따라 부서나 담당 업무를 조정하여 근무를 이어 갈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나 항고 절차도 마련되어 있으므로, 우선 주문의 범위를 정확히 해석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경업금지 분쟁은 서약서에 서명했는지가 아니라, 그 제한이 이 사안에서 합리적인 범위인지에서 결론이 납니다. 회사가 지키려는 것이 진짜 영업비밀인지 아니면 업계에서 통용되는 일반적인 지식과 경험인지, 제한 기간이 그 정보의 수명에 비추어 타당한지, 그 부담에 상응하는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퇴직이 어떤 경위로 이루어졌는지가 하나하나 쟁점이 됩니다. 문구가 똑같은 서약서라도 사람과 직무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이 분야는 시간이 곧 결과입니다. 전직금지 가처분은 며칠 사이에 심문 기일이 잡히고 한두 번의 서면으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으며,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는 대응이 늦어지는 사이 제한 기간이 그대로 흘러가 버립니다. 이직을 앞두고 서약서 때문에 망설이고 계시거나, 전 직장으로부터 내용증명이나 가처분 신청서를 받으셨거나, 핵심 인력의 이탈로 회사의 정보가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면 혼자 판단하시기 전에 서류부터 함께 검토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약서 문구와 실제 담당했던 업무, 자료 관리 실태를 바탕으로 다툴 수 있는 지점과 현실적인 대응 방향을 짚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