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이혼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 민법 제840조 재판상 이혼사유 6가지 총정리
2026. 07. 20.
배우자가 이혼에 응하지 않아도 법이 정한 사유가 있으면 재판으로 이혼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840조의 이혼사유 6가지와 제척기간, 유책배우자 문제를 정리했습니다.
목차
-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은 어떻게 다른가
- 민법 제840조가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 6가지
- 제1호 — 배우자에게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 제2호 —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 제3호 —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 제4호 —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 제5호 —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 제6호 —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 실무의 핵심은 제6호 — 어떤 사정이 인정될까
- 유책배우자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을까
- 이혼청구에도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 재판상 이혼을 준비할 때 확인할 점
- 자주 묻는 질문
- 배우자가 외도했는데 형사고소를 할 수 있나요?
- 별거만 오래 하면 이혼이 되나요?
- 상대방이 끝까지 이혼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요?
- 소송 중에 생활비나 양육비는 어떻게 하나요?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이혼은 두 사람이 합의하면 협의이혼으로 비교적 간단히 정리됩니다. 문제는 한쪽은 도저히 혼인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고 하는데 다른 쪽이 이혼에 응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법원에 이혼을 청구해야 하는데, 우리 민법은 아무 때나 이혼 판결을 내려주지 않고 제840조에 6가지 사유를 정해 두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재판상 이혼사유 6가지가 각각 무엇을 의미하는지, 실무에서는 어떤 점이 쟁점이 되는지 정리합니다.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은 어떻게 다른가
협의이혼은 부부가 이혼 자체에 합의하고 가정법원에서 이혼의사 확인을 받아 신고하는 절차입니다. 이혼 사유를 따지지 않으며,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양육사항과 친권자 지정에 관한 협의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숙려기간(양육할 자녀가 있으면 3개월, 없으면 1개월)이 지나면 확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재판상 이혼은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거나 조건에 합의가 되지 않을 때 법원의 판결로 혼인을 해소하는 절차입니다. 이 경우 청구하는 쪽이 민법 제840조 각 호의 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을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면 이혼청구는 기각됩니다.
또 하나 알아두실 점은 조정전치주의입니다. 재판상 이혼은 원칙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가정법원의 조정을 먼저 거치도록 되어 있고, 조정을 신청하지 않고 소를 제기하면 법원이 사건을 조정에 회부합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이혼 사건이 조정 단계에서 재산분할·양육 조건까지 함께 정리되어 마무리됩니다.
민법 제840조가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 6가지
민법 제840조는 부부의 일방이 다음 각 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제1호 — 배우자에게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흔히 '외도', '바람'이라고 부르는 사유입니다. 주의할 점은 여기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가 형사상 간통보다 넓은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성관계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가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태도입니다. 이성과의 반복적인 만남, 애정 표현이 담긴 지속적 연락, 함께 숙박한 정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다만 단순한 친분이나 업무상 교류와 구별되어야 하므로, 연락의 내용과 빈도, 만남의 경위, 배우자에게 이를 숨겼는지 등이 함께 평가됩니다.
한편 간통죄는 헌법재판소 2015. 2. 26. 2009헌바17 결정으로 위헌 판단을 받아 폐지되었습니다. 따라서 배우자의 외도는 더 이상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며, 이혼사유이자 위자료 청구의 근거가 되는 민사 문제로 다루어집니다. 상간자를 상대로 한 별도의 위자료 청구도 가능합니다.
제2호 —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부부는 동거·부양·협조 의무를 부담합니다. 이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저버리고 상대를 방치하는 것이 '악의의 유기'입니다. 단순히 떨어져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거나, 배우자를 내쫓거나, 생활비를 전혀 주지 않고 방치하는 등의 사정이 필요합니다. '악의'란 단순한 부주의가 아니라 상대방을 곤궁한 상태에 빠뜨린다는 점을 알면서도 감수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반대로 직장·학업·치료 등 불가피한 사정에 의한 별거나, 상대방의 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경우는 악의의 유기로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 집을 나간 쪽이 아니라 원인을 제공한 쪽에 파탄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제3호 —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배우자 본인뿐 아니라 시부모·장인장모 등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받은 부당한 대우도 이혼사유가 됩니다. '심히 부당한 대우'란 혼인관계를 계속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학대·중대한 모욕을 의미합니다.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지속적인 언어폭력, 인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모욕, 경제적 통제 등도 사안에 따라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부 사이의 일상적인 다툼이나 감정 섞인 언쟁 정도로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행위의 정도·반복성·지속기간, 그로 인한 피해 정도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실무에서는 상해진단서, 112 신고 이력, 가정폭력 관련 처분 자료, 상담·치료 기록, 폭언이 담긴 녹음이나 메시지처럼 제3자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남아 있는지가 결론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4호 —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제3호와 방향이 반대인 사유입니다. 내 부모가 배우자로부터 심하게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를 말합니다. 배우자가 청구인의 부모를 폭행하거나 심각하게 모욕한 사안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판단 기준은 제3호와 같아, 일회적인 언쟁을 넘어 혼인관계를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볼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참고로 이 사유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이 아니라 '자기의' 직계존속이 피해자인 경우에만 해당하므로, 형제자매 등에 대한 대우는 제4호가 아니라 제6호에서 함께 평가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제5호 —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배우자가 생존해 있는지 사망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가 3년 이상 계속된 경우입니다. 단순히 연락이 닿지 않거나 어디 사는지 모르는 것과는 다릅니다. 생사 자체가 불명이어야 하며, 실종선고 제도와는 별개로 인정되는 이혼사유입니다. 실종선고를 받으면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어 혼인이 해소되지만, 그 요건과 절차가 별도로 필요하므로 이 조항에 따른 이혼청구가 더 간명한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가출이나 잠적처럼 소재만 알 수 없을 뿐 생존 자체는 확인되는 경우는 제5호가 아니라 제2호(악의의 유기)나 제6호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제6호 —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앞의 다섯 가지에 딱 들어맞지 않지만 혼인관계가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경우를 포괄하는 조항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사유이기도 합니다.
실무의 핵심은 제6호 — 어떤 사정이 인정될까
법원은 제6호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어,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파탄의 정도, 책임의 소재, 혼인 계속 의사, 혼인생활의 기간, 자녀의 유무와 나이, 당사자의 연령과 경제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실무에서 제6호와 관련해 자주 주장되는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장기간의 별거로 사실상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가 사라진 경우
지속적인 폭언·모욕 등으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경우
배우자의 도박·과도한 채무·낭비로 가정경제가 파탄된 경우
정당한 이유 없는 성관계 거부나 성적 불성실이 오래 이어진 경우
지나친 종교활동이나 처가·시가에 대한 태도로 혼인생활이 유지되기 어려운 경우
배우자의 범죄로 장기간 수형생활을 하게 된 경우
다만 위 사정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이혼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기간·정도·상대방의 태도·회복 노력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에 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유책배우자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을까
우리 법원은 원칙적으로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입장(유책주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가정을 깨뜨려 놓고 이혼을 요구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가혹하고, 축출이혼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다만 대법원은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상대방도 이미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으면서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않는 경우, 유책배우자의 책임이 상대방의 정신적 고통에 비추어 이혼청구를 배척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 등에는 이혼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유책배우자가 상대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보호와 부양을 충실히 이행했는지, 세월의 경과로 유책성이 희석되었는지 등도 함께 고려됩니다.
결국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사안에 따라 결론이 갈리는 영역이므로, 청구하는 쪽이든 방어하는 쪽이든 어떤 사정을 어떻게 정리해 주장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혼청구에도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이혼사유가 있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은 두 가지 사유에 대해 제척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민법 제841조(부정행위) — 제840조 제1호의 부정한 행위는 다른 일방이 사전에 동의하거나 사후에 용서한 때, 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이나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2년이 지나면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민법 제842조(제6호 사유) — 제840조 제6호의 사유 역시 다른 일방이 안 날로부터 6개월,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2년이 지나면 이혼을 청구하지 못합니다.
여기서 실무상 중요한 점은 '용서'입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알고도 관계를 회복하기로 하고 함께 생활을 이어갔다면, 그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청구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부정행위가 그 이후에도 계속되었다면 새로운 사유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별거처럼 파탄 상태가 계속 이어지는 경우에는 제척기간의 기산 자체가 문제 될 수 있어, 시기 판단은 사안별로 신중하게 따져 보아야 합니다.
재판상 이혼을 준비할 때 확인할 점
이혼 소송은 '사이가 나쁘다'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법이 정한 사유가 객관적 자료로 드러나는가의 문제입니다. 준비 단계에서 다음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유별로 증거를 정리합니다. 대화 내용(카카오톡·문자), 사진, 진단서, 신고 이력, 가계 지출 내역, 별거 시점을 알 수 있는 자료 등을 시간 순으로 모아 둡니다. 다만 증거 수집 과정에서 상대방의 휴대전화를 몰래 보거나 주거에 무단으로 들어가는 등의 행위는 별도의 법적 책임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방법에 유의해야 합니다.
이혼과 함께 정리할 항목을 함께 검토합니다. 재산분할, 위자료, 친권자·양육자 지정, 양육비, 면접교섭은 이혼 소송에서 함께 다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재산 보전 조치를 검토합니다. 상대방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은닉할 우려가 있다면 가압류·가처분, 사전처분 등의 보전조치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제척기간과 시점을 확인합니다. 특히 부정행위를 이유로 하는 경우에는 알게 된 시점이 언제인지가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배우자가 외도했는데 형사고소를 할 수 있나요?
간통죄가 폐지되었으므로 외도 자체를 이유로 형사처벌을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배우자를 상대로 한 이혼청구와 위자료 청구, 상간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합니다. 위자료 액수는 혼인기간, 부정행위의 기간과 정도, 파탄의 경위, 자녀 유무 등에 따라 사안별로 달라집니다.
별거만 오래 하면 이혼이 되나요?
별거 기간 자체가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다만 장기간의 별거로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가 사라지고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되면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중대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별거에 이르게 된 경위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그동안의 관계 회복 노력 등이 함께 고려됩니다.
상대방이 끝까지 이혼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요?
재판상 이혼은 상대방의 동의를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민법 제840조 각 호의 사유가 인정되면 상대방이 반대하더라도 법원의 판결로 이혼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유가 인정되지 않거나 청구인이 유책배우자로 평가되면 청구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소송 중에 생활비나 양육비는 어떻게 하나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부양료나 양육비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가정법원에 사전처분이나 임시양육자 지정 등을 신청해 소송 종료 전까지의 문제를 임시로 정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인정 여부와 금액은 사안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재판상 이혼은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떤 사유로 구성하고 어떤 자료로 뒷받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영역입니다. 특히 제6호의 중대한 사유, 유책배우자의 청구 가능성, 부정행위의 제척기간처럼 판단이 미묘한 쟁점은 초기 검토가 이후 전 과정을 좌우합니다. 이혼을 고민하고 계시거나 이미 소장을 받으신 상황이라면, 사실관계와 자료를 정리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안을 함께 살펴보고 가능한 선택지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