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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형사

환자가 잘못되면 의사는 처벌받을까 — 의료사고와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성립 기준

2026. 07. 24.

치료 결과가 나빴다는 사실만으로 의료진이 형사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하려면 주의의무 위반과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민사책임과의 차이, 조정 성립 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특례, 수사 초기 대응 순서를 정리했습니다.

목차

  1. 의료사고라고 해서 모두 형사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2. 유죄가 되려면 무엇이 증명되어야 하나
  3. ① 주의의무 위반 — 기준은 '사고 당시의 의료수준'입니다
  4. ② 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
  5. ③ 인과관계 — 형사에서 가장 높은 벽
  6. 같은 사고인데 민사에서는 지고 형사에서는 이기는 이유
  7. 여러 의료진이 관여한 사고에서 누가 책임지는가
  8. 분업과 신뢰의 원칙
  9. 지시·감독하는 위치에 있었다면
  10. 수사는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처분으로 끝나는가
  11. 수사가 시작되는 경로
  12. 실제 처분과 선고 경향
  13. 형사처벌과 별개로 따라오는 면허·행정처분
  14. 형사책임을 덜어 주는 제도 — 조정 특례와 응급의료 감면
  15. 조정이 성립하면 업무상과실치상죄는 처벌을 피할 수 있습니다
  16. 응급상황에서의 형사책임 감면
  17. 수사가 시작되었다면 — 초기 대응 순서
  18. 자주 묻는 질문
  19. 환자와 합의하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20. 수술 전 설명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면 그것만으로 처벌되나요?
  21. 민사소송에서 병원의 배상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형사도 유죄가 되나요?
  22. 간호사의 실수로 사고가 났는데 저도 조사를 받습니다. 왜 그런가요?
  23. 보건소 조사나 중재원 조정 신청서를 받았는데 형사와는 무관한가요?
  24.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환자에게 나쁜 결과가 발생하면 의료진은 곧바로 형사 수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유족이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하고, 사망 원인을 두고 변사 사건으로 처리되면서 수사가 먼저 시작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치료 결과가 나빴다는 사실만으로 의사가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책임이 인정되려면 진료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고, 바로 그 잘못 때문에 환자가 다치거나 사망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의료사고에서 문제 되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어떤 요건으로 성립하는지, 민사 손해배상과는 무엇이 다른지, 수사가 시작되었을 때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는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의료사고라고 해서 모두 형사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의료사고에서 의료진에게 적용되는 죄명은 대부분 업무상과실치사상죄입니다.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업무'란 사람이 사회생활상 지위에 기하여 계속·반복하는 사무를 말합니다. 의사·치과의사·한의사뿐 아니라 간호사, 조산사, 약사, 응급구조사, 물리치료사처럼 사람의 생명·신체를 다루는 일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이 됩니다. 일반인의 과실치상죄보다 형이 무거운 이유는, 위험을 다루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그만큼 높은 주의가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법정형이 '징역'이 아니라 '금고'라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금고는 교도소에 구금되지만 노역이 강제되지 않는 자유형으로, 고의범이 아닌 과실범에 대해 정해지는 형입니다. 그리고 이 법정형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는 7년이 됩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더라도 그 안이라면 수사가 개시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나쁜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이 죄의 출발점일 뿐, 그 자체로 유죄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의료행위는 본질적으로 사람의 신체를 침습하는 행위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합병증과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리 법원도 전제로 삼고 있습니다.

유죄가 되려면 무엇이 증명되어야 하나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하려면 다음 세 가지가 모두 갖추어져야 합니다. 어느 하나라도 증명되지 않으면 유죄가 될 수 없습니다.

① 주의의무 위반 — 기준은 '사고 당시의 의료수준'입니다

판례는 의료과실을 판단할 때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보통의 의료인이 통상 기울여야 할 주의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되,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은 실제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습니다. 사후에 밝혀진 지식이나 지금의 의학 수준이 아니라, 진료 당시에 알 수 있었던 정보와 그 시점의 의료 관행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상급종합병원과 지역 의원, 정규 진료시간과 야간 당직, 충분한 검사장비가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같은 잣대로 보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문제 되는 전형적인 주의의무 위반의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진단상 과실 — 호소하는 증상이나 검사 결과에 비추어 마땅히 의심했어야 할 질환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 필요한 기본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경우

  • 처치·수술상 과실 — 술기 자체의 오류, 수술 부위 착오, 이물질 잔류, 무균조작 위반

  • 투약 과실 — 용량·경로 착오, 금기 약물 투여, 알레르기력 확인 누락

  • 경과관찰 소홀 — 활력징후 이상이나 통증 호소가 기록되었는데도 확인·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 전원(轉院) 의무 위반 — 해당 의료기관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임이 드러났는데도 상급 의료기관으로 이송하지 않은 경우

반대로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여러 치료방법 중 하나를 선택한 것이라면, 결과가 좋지 않았더라도 과실로 보기 어렵습니다. 의사에게는 진료방법 선택에 관한 재량이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② 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

과실이란 결국 예견할 수 있었던 결과를 예견하지 못했거나, 예견했더라도 피할 수 있었던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당시의 의학 수준으로는 예측이 불가능했던 특이체질 반응이나 극히 드문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또는 어떤 조치를 했더라도 같은 결과를 피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과실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방어 논리를 세울 때 이 두 요소는 사실상 하나로 묶여 작동합니다. "예견할 수 없었다"만 주장하기보다, "그 시점에 취할 수 있었던 조치를 모두 취했고 그럼에도 결과를 막을 수 없었다"는 점까지 의무기록과 의학문헌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이 있습니다.

③ 인과관계 — 형사에서 가장 높은 벽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그 잘못이 사망이나 상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인과관계가 따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실제 사건에서 무죄가 나오는 가장 흔한 이유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대법원은 의료진의 과실이 인정된다는 사정만으로 결과에 대한 형사책임까지 곧바로 물을 수는 없고,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 역시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이미 중한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거나, 질병 자체의 자연경과로도 같은 결과에 이를 수 있었다면, 그 과실이 없었더라면 결과를 피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고인데 민사에서는 지고 형사에서는 이기는 이유

많은 분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지점입니다. 같은 사고인데 민사에서는 병원이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오고, 형사에서는 무죄나 불기소가 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이는 두 절차의 증명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지, 어느 한쪽이 잘못 판단해서가 아닙니다.

민사소송에서는 의료행위의 전문성과 정보 편중을 고려하여, 환자 측이 일반인의 상식에 비추어 의료상 과실 있는 행위를 증명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을 밝히면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증명의 부담을 완화해 왔습니다. 또한 민사에서는 과실비율에 따른 일부 인용이 가능합니다.

반면 형사재판에서는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을 증명해야 하고, 민사에서 통용되는 인과관계 추정 법리를 그대로 가져올 수 없습니다. 유죄 아니면 무죄일 뿐 '70% 유죄' 같은 결론도 없습니다. 그래서 민사판결문이 형사사건에서 유죄의 근거로 그대로 쓰이지는 않으며, 반대로 형사에서 무혐의를 받았다고 하여 민사 배상책임까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여러 의료진이 관여한 사고에서 누가 책임지는가

수술과 입원 치료는 집도의, 마취과 의사, 전공의, 간호사가 함께 관여합니다. 사고가 나면 관련자 전원이 함께 입건되는 경우가 많은데, 형사책임은 각자 자기 영역에서 어떤 의무를 부담했는지를 기준으로 개별적으로 판단됩니다.

분업과 신뢰의 원칙

여러 전문 분야가 나뉘어 협업하는 구조에서는, 각 의료진이 다른 영역의 담당자가 자신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리라 신뢰하고 자기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허용됩니다. 이를 신뢰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집도의가 마취 관리 전반까지 일일이 확인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 원칙은 무제한이 아닙니다. 다른 의료진의 잘못이 이미 드러났거나 조금만 주의하면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신뢰가 깨지므로, 그대로 진행한 의료진에게도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지시·감독하는 위치에 있었다면

수직적 분업 관계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판례는 전공의나 간호사 등에게 의료행위를 지시·위임한 의사는 그 사람이 적절히 수행하는지 확인하고 감독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환자에게 위험이 큰 처치일수록 감독의 정도는 높아집니다.

따라서 "간호사가 잘못 투약했다"는 사정만으로 지도의사가 당연히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지시 내용 자체가 명확했고 통상적인 관리체계가 갖추어져 있었다면 감독과실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지시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었고 확인 절차가 어떻게 마련되어 있었는지를 기록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수사는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처분으로 끝나는가

수사가 시작되는 경로

의료사고 수사는 대체로 세 갈래로 시작됩니다. 첫째는 환자나 유족의 고소·고발입니다. 둘째는 변사 사건 처리로,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에 대해 사인이 분명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검시 절차를 거치며 수사로 이어집니다. 셋째는 민원이나 언론 보도를 계기로 한 인지 수사입니다.

수사기관은 먼저 진료기록 일체를 확보합니다.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후 의료의 전문성 때문에 수사기관이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대한의사협회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에 진료기록 감정을 의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사망 사건에서는 부검 결과가 사인과 인과관계 판단을 좌우하는 결정적 자료가 됩니다. 이 감정 결과가 사실상 사건의 방향을 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의학적 설명자료를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 처분과 선고 경향

의료사고 사건은 다른 형사사건에 비해 검찰 단계에서 혐의없음 처분으로 종결되는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앞서 본 인과관계 증명의 벽이 높기 때문입니다. 과실이 비교적 가볍고 피해가 회복된 사안에서는 기소유예로 마무리되기도 합니다.

기소되어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벌금형이나 금고형의 집행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금고형의 실형이 선고되는 것은 과실의 정도가 매우 중하거나 사망 결과가 발생하고 피해 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예외적인 사안에 가깝습니다. 유족과의 합의 여부, 진료기록의 신뢰성, 사고 이후의 조치가 양형에 크게 반영됩니다.

여기에 진료기록을 사후에 수정한 정황이 드러나면 사건의 성격 자체가 달라집니다. 의료법은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추가기재·수정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이는 별도의 형사처벌과 자격정지 처분의 대상이 됩니다. 전자의무기록은 접속·수정 이력이 남기 때문에 사후 변경은 대부분 드러납니다. 자기 형사사건의 증거를 스스로 인멸하는 행위는 증거인멸죄로 처벌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을 시켜 기록을 손대게 하면 교사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록의 신뢰가 무너지면 그때부터는 유리한 정황조차 믿어 주지 않게 됩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따라오는 면허·행정처분

형사사건이 유일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알아 두셔야 합니다. 같은 사고를 두고 형사절차, 민사 손해배상, 면허 관련 행정처분이 각각 별도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면허와 관련해서는,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결격사유이자 면허취소 사유로 정하면서, 의료행위를 하다가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범한 경우는 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진료 과정의 과실만으로 곧바로 면허가 취소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는 면허취소에 관한 것일 뿐, 의료법이 정한 별도 사유에 따른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의 가능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진료기록 관련 위반이나 무면허 의료행위, 위임할 수 없는 의료행위를 맡긴 사정이 함께 드러나면 그쪽에서 별개의 처분과 처벌이 문제 됩니다.

한편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의료기관은 수술실 내부에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설치할 의무를 부담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요청하면 촬영해야 합니다. 이 영상은 수사·재판이나 의료분쟁 조정·중재 절차 등 법이 정한 경우에 한하여 열람·제공될 수 있으므로, 수술실 내 사고에서는 객관적 증거로서 양방향 모두에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형사책임을 덜어 주는 제도 — 조정 특례와 응급의료 감면

조정이 성립하면 업무상과실치상죄는 처벌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강력한 제도가 있습니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51조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이 성립하거나 조정절차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된 경우 또는 중재판정서가 작성된 경우에는, 형법 제268조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에 대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원래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조정 성립이라는 요건을 갖추면 사실상 반의사불벌죄처럼 작동하는 것입니다. 다만 다음 두 가지 한계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 사망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특례의 대상은 업무상과실치'상'죄에 한정되므로, 환자가 사망한 사건은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공소제기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양형에는 크게 반영됩니다).

  • 중재원 절차를 통한 조정 성립이어야 합니다. 당사자끼리 개별적으로 작성한 합의서만으로는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형사 부담을 덜 목적이라면 절차의 선택 자체가 중요합니다.

참고로 의료분쟁조정법은 환자가 사망하거나 의식불명, 중증의 장애가 발생하는 등 일정한 중대 결과가 생긴 경우에는 상대방의 동의가 없어도 조정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조정 신청서가 도착했다면 절차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므로, 대응 여부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응급상황에서의 형사책임 감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63조는 응급환자에게 응급의료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생명의 위험이나 신체상의 위해에 대하여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형사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촉박한 시간, 부족한 정보, 제한된 인력과 장비라는 응급의료의 현실을 고려한 규정입니다. 심야 응급실이나 당직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라면, 이 조항의 적용과 함께 당시의 의료환경이 어떠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방어의 중요한 축이 됩니다.

수사가 시작되었다면 — 초기 대응 순서

의료사고 형사사건은 초기 며칠의 대응이 결론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순서를 권해 드립니다.

  1. 진료기록을 있는 그대로 보존합니다. 어떤 이유로도 수정·추가·삭제해서는 안 됩니다.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기록을 고치는 대신 별도의 경위서나 의견서로 작성해 제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원칙 하나만 지켜도 방어의 토대가 유지됩니다.

  2. 사건 당시의 상황을 지금 정리해 둡니다. 시간대별 처치 내역, 근무 인력, 장비 상태, 다른 환자 상황, 지시가 전달된 경로를 기억이 남아 있을 때 문서로 남깁니다. 몇 달 뒤 조사에서는 되살리기 어렵습니다.

  3. 의학적 근거자료를 확보합니다. 해당 처치의 표준 지침, 학회 권고, 관련 문헌, 통계적으로 알려진 합병증 발생률 자료는 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 판단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4. 감정 전에 의학적 설명자료를 제출합니다. 감정 결과가 나온 뒤에 뒤집는 것보다, 감정인이 사건의 임상적 맥락을 정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판단하도록 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5. 조사에 앞서 진술의 방향을 정리합니다. 전문가로서 성실하게 설명하려다 오히려 "그 부분은 미흡했다"는 취지로 정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조사 전 변호인과 쟁점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조사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6. 피해 회복과 절차 선택을 함께 검토합니다. 상해 사건이라면 앞서 본 조정 특례를 활용할 수 있는지, 사망 사건이라면 합의를 어느 시점에 어떤 내용으로 할 것인지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반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도 분명합니다. 기록을 손대는 것, 유족에게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연락을 피하는 것,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 그리고 형사 부담을 덜겠다는 생각으로 책임 인정 문구가 들어간 합의서에 검토 없이 서명하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환자와 합의하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원칙적으로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개별적인 합의만으로 사건이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이 성립한 경우에는 업무상과실치상죄에 한하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사망 사건에는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지만, 유족과의 합의는 기소 여부와 양형에 매우 중요하게 반영됩니다.

수술 전 설명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면 그것만으로 처벌되나요?

설명의무 위반은 원칙적으로 민사상 위자료의 문제이지, 그 자체로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 죄에서 말하는 과실은 진료 과정의 주의의무 위반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설명이 부족했다는 사정은 진료 전반이 소홀했다는 인상을 남기기 쉬우므로, 동의서와 설명 기록은 늘 충실히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민사소송에서 병원의 배상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형사도 유죄가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민사에서는 증명책임이 완화되고 과실비율에 따른 일부 인용도 가능하지만, 형사에서는 검사가 과실과 인과관계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해야 합니다. 민사에서 배상판결이 났더라도 형사에서 무죄나 불기소가 되는 사례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간호사의 실수로 사고가 났는데 저도 조사를 받습니다. 왜 그런가요?

지시·감독 관계에 있는 의료인은 위임한 의료행위가 제대로 수행되는지 확인할 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에, 감독과실이 문제 되어 함께 입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책임은 각자의 의무 범위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므로, 지시 내용이 명확했는지와 통상의 확인 절차가 갖추어져 있었는지를 기록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건소 조사나 중재원 조정 신청서를 받았는데 형사와는 무관한가요?

무관하지 않습니다. 조정절차나 행정조사에서 한 진술과 제출자료는 이후 형사절차에서 그대로 인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장 먼저 도착한 절차부터가 사실상 형사사건의 시작이라고 보고, 처음부터 일관된 설명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의료사고 형사사건의 결론은 "나쁜 결과가 있었는가"가 아니라, 그 시점의 의료환경에서 요구되던 주의를 다했는가, 그리고 지적된 잘못이 정말 그 결과를 불러왔는가에서 갈립니다. 두 물음은 모두 의무기록 한 줄, 검사 시각 하나, 지시가 전달된 경로에서 판가름 나기 때문에, 사건 초기에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고 감정에 어떤 설명을 붙여 두느냐가 최종 결과를 사실상 결정합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환자와 유족 입장에서도, 무엇이 주의의무 위반이었고 그것이 결과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의학적 근거로 짚어내지 못하면 형사절차는 혐의없음으로 마무리되기 쉽습니다.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를 받으셨거나, 진료기록 사본 요청·중재원 조정 신청서·고소장 부본을 받아 보신 상황이라면 대응 방향을 정하기 전에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상해 사건인지 사망 사건인지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달라지고, 합의와 조정의 시점 선택만으로도 결과가 크게 바뀝니다. 의료진으로서 조사를 앞두고 계시든, 가족을 잃고 어디서부터 다투어야 할지 막막하시든,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확보된 진료기록과 사건 경위를 바탕으로 쟁점이 될 지점과 현실적인 대응 순서를 함께 짚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