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1. 강간

◎ 강간이란?

성폭행(강간)이란,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하여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상대방을 간음(강제적인 성교행위)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합니다.

형법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 강간죄 관련 판례(무죄가 선고된 사례)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여 무죄가 선고된 사례
(DNA도 검출됨)

위와 같이 피해자는 이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경위 및 그 당시의 상황에 대해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피해자의 진술에는 다음과 같이 객관적인 상황과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거나 상호 모순되는 부분이 있는 등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① 먼저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강간 범행이 있었을 당시 피고인은 발기가 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바[피해자는 "(피고인이) 술 먹으니까 성기가 안 서니까 자기 성기를 저보고 빨아 달라고 했고, 저는 계속 뿌리쳤습니다.", "술을 먹어서 안 서니까 빼더니 저보고 빨아달라고 요구하여 저는 뿌리쳤고, (중략) 1회 정도 (삽입을) 했는데, 어느 정도 삽입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56, 57면)], 피고인이 자신의 성기를 피해자의 성기에 삽입하였는지, 즉 강간의 범행이 기수에 이르렀는지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

② 한편 피해자는 2023. 2. 16.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을 경찰에 신고하였고, 수사기관은 피해자가 강간 범행 당시 입고 있었던 팬티, 바지, 티셔츠, 각종 생식기 증거, 혈액, 소변 등을 채취하였는데, 그 감정 결과 위 팬티의 음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피고인의 DNA형과 일치하는 DNA형이 검출되었고, 바지와 티셔츠의 등, 가슴 부위에서 피고인의 DNA형이 포함된 혼합 DNA형이 검출되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DNA형 분석 결과는 단독 증거로서 개인 식별력이 인정되지 않고, 동일 부계의 남성인 경우 같은 DNA형이 검출될 수 있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는바, 위와 같은 피고인의 DNA형 검출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강간 고소 이후 추가적으로 더 교제를 하였던
점이 인정되어 무죄가 선고된 사례

㈐ 여기에다가 ① 피고인과 피해자가 2019. 10.경부터 이 사건 강간 피해 발생일인 2020. 9. 중순경까지 1년 가까이 교제한 사이라는 점(평소 자주 성관계를 가지는 사이였으므로, 평소 성관계와 구별되는 강간피해 사실에 관하여 구체적 진술이 가능하다), ② 피해자는 이후에도 2021. 11.경까지 1년 2개월간 더 피고인과 교제하다가 헤어진 점, ③ 피해자는 피고인이 2022. 5.경 입대하였다가 2023. 1.경 휴가를 나왔을 때 합의하여 성관계를 한 적이 있는 점(강간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가해자와 교제를 계속하거나, 헤어진 후에도 다시 성관계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④ 그 후 피해자는 2023. 4. 갑자기 피고인을 고소한 점(뒤에서 보듯이, 피해자의 고소 경위에 금전적인 이유 등 다른 동기가 있었다는 의심이 든다) 등을 고려할 때, 과연 피고인이 2020. 9. 중순경 이 사건 강간 피해 당시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을 행사하였는지에 관하여 의문이 든다.

피해자가 ‘가스라이팅’을 당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무죄가 선고된 사례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구설의 두려움’, ‘피고인의 협박’, ‘피고인의 가스라이팅’ 등의 이유로 피고인과의 교제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하였으나, 적어도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하였다는 ‘2018. 9. 27. 23:30경’은 피해자가 피고인과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한 ‘2018. 9. 27. 19:00경’으로부터 불과 4시간 30분이 경과한 시점으로 피고인과 피해자가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하였다는 사실이 인터넷방송을 통하여 시청자들에게 알려지기 전이어서 구설의 두려움을 느낄 만한 상황이 아니었고, 그 시간적 간격에 비추어 피고인으로부터 협박 내지 가스라이팅을 당하였을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이후의 상황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사귀기로 한 거 취소라고 다신 안 보고 싶다고 했는데 피고인이 저한테 헤어지자는 말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하냐면서 실망이라고 이번은 봐줄 테니까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그랬어요. 그랬더니 제가 잘못한 것처럼 된 거예요. 처음에는 제가 강제추행을 당했는데 왜 자기가 상처받았다고 하고 사과하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됐는데, 자꾸 그렇게 당당하게 나오니까 피고인이 강제추행을 한 건 맞지만 이상한 사람이라고 한 건 내가 심했던 것 같다고 사과를 하는 걸로 상황이 마무리되었어요.’라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하여 너무 수치스럽고 모욕적이어서 오열을 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는 것인바, 이러한 피해자가 피고인의 위와 같은 터무니없는 대응에 오히려 사과를 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어서 믿기 어렵고, 당시 피고인은 이성과 교제를 해 본 경험이 한 번도 없음에 반하여 피해자는 이성과 교제를 해 본 경험이 여러 번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더욱 그러하다.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2018. 11. 14.경 강간 범행 이후에도 계속하여 피고인과의 교제를 이어나간 이유에 관하여 ‘말씀드렸다시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제일 두려웠고, 협박도 두려웠고, 헤어지자고 할 때마다 찾아와서 계속 저를 괴롭혔기 때문에 헤어지기도 힘들었어요.’라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의 카드거래내역에 의하면 피해자는 위 강간 범행이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불과 2일 후인 2018. 11. 16.경 피고인과 함께 F호텔에 투숙하였고, 그 이후에도 종종 피고인과 함께 숙박업소에 투숙하였던 것으로 확인되는바, 이러한 피해자의 행동은 피고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피고인과의 교제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다는 피해자의 위 진술에 부합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 사회적 지위와 가해자와의 관계 등 구체적인 처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해 보더라도 상당히 이례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아)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2018. 12.경 강간 범행이 발생한 시점이 ‘2018. 12. 18.경부터 2018. 12. 23.경까지 사이에’라며 포괄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① 피고인의 카드거래내역 중 2018. 12. 18.경부터 2018. 12. 23.경까지 사이에 위 공소사실 기재 범행 장소인 ‘F호텔’에서 결제한 내역으로는 ‘2018. 12. 17. 21:40경에 43,000원을 결제한 내역’과 ‘2018. 12. 23. 11:49경에 22,000원을 결제한 내역’만이 확인되는 점, ② 그런데 위 각 결제액의 차이에 비추어 피고인이 ‘2018. 12. 23. 11:49경에 22,000원을 결제한 내역’은 ‘숙박’이 아니라 ‘대실’(숙박업소에서 3~4시간 정도 방을 빌리는 것)을 위한 비용으로 보이는 점(실제로 피고인은 2018. 12. 23. 16:01경 휴대폰을 이용하여 G에서 영화표를 예매한 후 같은 날 16:10경 택시를 타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③ 한편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위 강간 범행이 ‘23:00경에서 03:00경 사이에 발생하였다.’라고 명확하게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강간 범행은 2018. 12. 17. 23:00경부터 2018. 12. 18. 03:00경 사이에 발생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위 카드거래내역에 의하면 피해자는 위 강간 범행을 당한 시점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8. 12. 18. 16:35경 피고인과 함께 G H에서 영화를 관람한 후 같은 날 21:38경 I모텔에 투숙한 것으로 확인되는바(12월 18일은 피고인의 생일로서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2018. 12. 18. 제 생일이었는데, 피해자가 자기 얼굴 모양의 작은 인형을 저에게 주었습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피해자의 행동 또한 상당히 이례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상호 합의하에 이루어진 성관계라는 점이
소명되어 무죄가 선고된 사례

위 대화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대화하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내용이 일부 있기는 하지만, 이는 피해자의 치마를 벗기는 등 호텔에 가기 전에 '건드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 미안함을 표시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이를 넘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였기 때문에 그에 관해서 용서를 구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피해자도 경찰 조사에서 (강간 부분이 아닌) 치마를 강제로 벗겨서 미안하다는 내용 등만이 위 대화 내용에 들어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43쪽)].
피고인은 대화를 하면서 피해자에게 '피해자가 동의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고 그냥 사과하라는 취지로만 이야기하고 있는바,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위 대화내용을 들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또한 피해자는 특별히 두려운 기색 없이 피고인과 차분하고 침착하게 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한 직후에 피해자가 이런 태도를 보인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2. 준강간

◎ 준강간이란?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입니다.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라 함은 (1)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에 장애가 있어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뜻하고,
(2) 항거불능이란 심신상실 이외의 사유로 인하여 심리적 또는 육체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말합니다(술/약을 먹는 등).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 준강간 관련 판례(무죄가 선고된 사례)

결혼을 앞둔 직장동료와 성관계를 한 이후
준강간으로 고소, 이후 무죄가 선고된 사례

가) 이 사건 당시 피고인과 고소인은 19:30경부터 22:33경까지 족발집(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 한다)에서 약 3시간 동안 소주 2병, 맥주 3병 정도를 나누어 마셨는데, 피고인은 소주 1병 반과 맥주 1병, 고소인은 소주 반병과 맥주 2병 정도를 마셨던 것으로 보인다. 고소인은 자신의 주량에 관하여 2013년경 턱 종양 수술을 받은 후 소주는 3잔, 맥주는 2잔 정도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각주1>, 이 사건 당시 고소인의 음주량이 고소인이 주장하는 주량을 초과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다. 그러나 고소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수술 후 건강상 이유로 위와 같은 음주량 정도로 음주를 제한한다는 것인지 위와 같은 음주량을 초과하여 음주를 할 경우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이를 정도로 만취한다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고, 여기에 술을 마신 시간이 약 3시간에 이르는 점을 더하여 보면, 위와 같은 음주로 인해 고소인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피고인이 이 사건 당일 출근 후 고소인에게 ‘혹시 어제 피임을 했느냐.’는 취지로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고소인이 ‘거의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로 답변한 사실, 이후 고소인이 2019. 5. 5. 직장 동료인 H에게 ‘피고인과 성관계를 해서 임신을 했는데 (성관계 당시) 술에 취해 있었고 정신이 거의 없었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고소인이 결혼을 앞둔 직장동료인 피고인과 성관계를 한 사실에 대한 죄책감 등의 감정으로 인해 마치 이 사건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라) 고소인은 이 사건 모텔 안에서 눈을 떴을 때 피고인이 자신을 간음하고 있었고, 다시 정신을 잃었다가 이후 정신이 들었을 때는 자신이 나체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었고, 피고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이 사건 모텔을 나온 후 혼자 택시를 타고 귀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고소인의 진술 및 이 사건 모텔에서 나온 시각이 최종 음주시각으로부터 약 2시간 경과한 시각이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고소인은 이 사건 모텔을 나오기 전에 당시 상황을 인지하고 혼자 귀가할 수 있을 정도의 의식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고소인은 이 사건 모텔에서 나오게 된 경위, 이후 피고인과 함께 편의점에 들러 커피를 구입하고 대화를 나눈 사실 및 택시를 타게 된 경위 등과 관련한 피고인의 변호인 질문에는 전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고소인은 이 사건 당일 출근 후 피고인으로부터 ‘물어볼 게 있어’라는 문자를 수신한 후 ‘살살 물어봐’라고 농담조로 답변을 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아래 강간의 점에 관한 판단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고소 경위나 이 사건 이후 고소인의 태도 등에 납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들이 존재하는 점을 더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고소인의 진술은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할 정도로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알코올 블랙아웃과 의식상실은 다른 것이므로,
무죄가 선고된 사례

의학적 개념으로서의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은 중증도 이상의 알코올 혈중농도, 특히 단기간 폭음으로 알코올 혈중농도가 급격히 올라간 경우 그 알코올 성분이 외부 자극에 대하여 기록하고 해석하는 인코딩 과정(기억형성에 관여하는 뇌의 특정 기능)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행위자가 일정한 시점에 진행되었던 사실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것을 말한다.

알코올 블랙아웃은 인코딩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단편적인 블랙아웃과 전면적인 블랙아웃이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알코올의 심각한 독성화와 전형적으로 결부된 형태로서의 의식상실의 상태, 즉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인하여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passing out)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지만,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앞에서 본 ‘준강간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한다.

피해자는 주량이 소주 반병에서 한 병 정도라고 진술하였고(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13면), 피해자는 2023. 7. 8. 22:30경부터 3시간 내지 그 이상 동안 양주를 1잔, 양주에 콜라와 얼음을 섞어서 5~6잔 마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오전 10시에 예정된 약속을 미루는 등 음주로 인하여 신체 및 의식 상태가 저하된 것으로 보이지만, 피해자가 위와 같은 정도의 음주를 할 경우 의식상실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 이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임신을 하자 준강간으로 고소를 하였던 사례

피해자는 2023. 8. 7.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야 피고인과 이야기하고자 하였으나 피고인과 연락이 닿지 않고 만날 수도 없자 경찰에 피고인을 신고하였다. 피해자의 최초 112 신고를 하였을 때 그 내용은 피고인으로부터 준강간을 당했다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과 성관계를 했는데 정관수술을 했다고 속인 것 같다‘는 취지였다. 피해자가 공소사실의 범행일시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2023. 8. 7. 임신 사실을 알고 피고인에게 연락을 하였다가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경위와 최초 신고한 내용도 준강간의 피해자라고 보기에는 이례적이다.

액상대마를 피운 후 성관계를 하였으나,
무죄가 선고된 사례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모텔에 들어가서 맥주를 마시다가 피고인이 전자 담배를 권하여 액상 대마인지 모르고 이를 몇 모금 흡연하니 정신을 잃었고, 이후 정신을 차려보니 옷이 다 벗겨진 상태였고 아래쪽에 찝찝한 기분이 들어 ’관계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모텔을 뛰쳐나왔다.”는 취지로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한 점, 피고인이 이 사건 이후 피해자의 남자친구 G 등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 사건 범행을 인정 한다거나 합의금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발생 당일 술에 취한 피해자에게 전자담배인 것처럼 액상 대마를 피울 것을 권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액상 대마를 흡입하게 한 뒤 피해자의 항거불능의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공소사실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로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데, 앞서 본 인정사실에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진술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한 신빙성과 증명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당시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이 이를 이용하여 간음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

잠에 들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블랙아웃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무죄가 선고된 사례

다만, 위 가항에서 언급한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피고인과 성관계를 가질 당시의 정황에 대하여 대부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피해자 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것이 술에 취하여 당시에는 의식적으로 한 행동을 나중에 기억하지 못하는 일시적 기억상실증인 이른바 ‘블랙아웃’(Black-Out) 증상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진술만으로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인식 및 이용하여 준강간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유사강간

◎ 유사강간이란?

(준)유사강간은 구강이나 항문 등 성기를 제외한 신체 내부에 성기를 삽입하거나, 성기 또는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의 일부나 도구를 넣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는 성기 간의 결합을 전제로 하는 강간죄와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직접적인 성기 삽입이 없었더라도 다른 신체 부위나 도구를 이용한 성적 침해 행위가 발생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형법 제297조의2(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 (준)유사강간 관련 판례(무죄가 선고된 사례)

피해자는 항문 삽입을 주장하였으나,
신빙성이 배척되어 무죄가 선고된 사례

피해자는 경찰조사에서 항문 삽입 당시 피고인의 동작이나 손의 위치에 관하여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약 3개월 이후 이루어진 검찰조사에서 피해자는 피고인 손의 위치, 피고인과 본인의 자세, 삽입하는 구체적 동작, 서로의 배 주변의 살들이 맞닿는 느낌에 이르기까지 아주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기억이 흐려지거나 다른 기억들과 혼재되어 뚜렷하게 진술하지 못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드문 일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그 날 있었던 일 자체나 그로 인한 충격 등을 기억하는 것을 넘어 사건 직후의 경찰조사에서는 말하지 않았던 피고인의 구체적 자세나 동작을 시간이 경과한 후에 오히려 선명하게 기억해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피해자는 경찰조사에서 항문에 성기가 삽입될 당시 고통에 관하여만 진술하였을 뿐, 그 이후의 통증에 대하여는 아무런 진술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술서, 검찰조사 및 법정에서 피해자는 항문의 통증이 너무 심해 G의 부축을 받고 화장실에 갈 정도였고, 그 이후로도 한동안 통증이 계속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와 같이 추가된 진술에는 의문점이 있다).

이처럼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오히려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보충되었다. 피고인의 가해행위와 피해자의 피해정도도 각 단계의 진술을 거치면서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되어갔고,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도 있는 등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해자는 G이 모텔에 온 과정과 같이 공소사실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부분까지도 단순히 잘못 기억하는 정도를 넘어 과장하여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이 또한 피해자 진술의 전체적인 신빙성에 의심이 드는 사정이다.

피해자는 음부 속에 손가락이 삽입되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신빙성이 배척되어 무죄가 선고된 사례

피고인은 이 사건의 경위에 관하여,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모텔 방에서 피해자가 치파오 의상으로 갈아입은 다음 촬영을 시작했다. 퇴폐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전자담배 흡연을 권하였고 피해자가 이에 응하였다. 촬영을 하다가 피해자의 권유로 피해자의 옷 속으로 손을 넣다가 가슴을 만진 적이 있다. 촬영 중 피해자가 "기분이 이상하다. 나한테 이상한 것을 먹인 것 아니냐"라는 말을 하더니 집에 가겠다고 하였다. 이에 자신이 조금만 더 촬영하자고 설득하였고, 침대에 같이 누워 팔베개를 한 다음 이야기를 나누었다. 피해자의 허락을 받아 뽀뽀를 하였고, 다만 피해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엉덩이를 만졌다. 피해자가 또다시 가겠다고 하여 나가게 두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의 위와 같은 진술은 전체적으로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그 진술 내용에 특별히 비합리적인 부분이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을 찾기 어렵다. 특히 피고인은 피해자의 옷 속으로 손을 넣다가 가슴을 만진 적이 있다거나 피해자의 동의 없이 엉덩이를 만졌다고 하여 자신에게 불리하게 판단될 수 있는 사실에 대하여도 솔직하게 진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이에 배치되는 피해자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음부 속에 손가락을 삽입한 사실은 인정되나,
당시 고소인의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인정되어
무죄가 선고된 사례

앞서 본 피고인, 고소인의 각 진술과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시 고소인이 피고인과의 성적 접촉을 거부하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한 것인지 의문이 들고, 피고인이 고소인의 동의가 있다고 생각하고 유사성행위에 나아갔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가) 고소인은 5번방에 단둘이 남기 이전부터 피고인에게 입으로 안주를 먹여주는 행동을 여러 차례 하였고,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키스를 하려고 할 때도 거부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세 번째 도우미가 자리를 비운 사이 피고인이 고소인의 가슴을 만지거나 상의 단추를 푸는 등으로 적극적인 스킨십을 할 때에도 거부하거나 저항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고소인은 3회 경찰 조사에서 5번방에 단둘이 남게 된 이후에도 피고인이 상의 단추를 풀 때 가만히 있었고, 가슴을 만지는 것은 어느 정도 용인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일반적으로 남자 손님이 가슴을 빨기도 하나요’라는 경찰의 질문에는 ‘흔하지 않는데 가끔 있다. 강제적으로 하면 제가 거절을 하고, 동의를 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때에 따라서 거절을 하거나 승낙을 한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다) 고소인은 이 사건 당일 5번방에서 일하던 중 잠깐 나와 노래방 도우미 업체 실장과 첫 번째 통화를 하였을 때에도 피고인이 술을 많이 먹인다는 취지의 이야기만 하면서 다른 일이 있는지 물어보았고, 실장은 이 사건 노래주점과 연관된 옆 가게밖에 없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고소인은 이 사건 직후 06:17경 실장과의 통화에서 실장이 ‘나는 분명히 버티라고 한 적이 없어 애초에’라고 말하면서 ‘근데 왜 버틴 거야?’, ‘근데 그 전에는 왜 그냥 저 방 술 너무 많이 먹여서 못하겠다고 말하고 나오면 되는데 왜 전화 와가지고 왜 그러는 거야?’라고 묻자 ‘그냥 일 더 하려고 하는 게 그렇게 이상한 일이에요?’라고 말하였다. 고소인은 07:44경 지인 G와의 통화에서도 G가 ‘그럼 너도 퇴근한다고 나가 버리지 그냥’이라고 말하자 ‘내가 요즘 돈이 필요해가지고 한 거고...’라고 말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고소인은 05:20경 이전부터 피고인과 적극적인 스킨십 등 성적 접촉이 있었음에도 돈을 벌기 위한 이유 등으로 5번방에서 나가지 않고 계속 머무른 것으로 보인다.

입 안에 성기를 집어넣었다는 주장,
믿기 힘들어 무죄가 선고된 사례

3) 피고인은 최초 경찰조사에서부터 ‘피해자가 모텔 침대에 누워 방바닥으로 구토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의 기도가 막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피해자의 입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남은 음식물을 빼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실제로 피해자가 이 사건 당일 05:50경 모텔 침대에서 깨어났을 때 주변에 많은 양의 토사물이 있었던 점, 만취 상태에서 누운 자세로 구토를 하다가 토사물로 기도가 막히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실제로 성기가 아닌 손가락을 피해자의 입안에 넣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술에 취해 잠든 상황에서 성기에
손가락을 삽입하였다는 혐의를 받은 사례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의 신체 접촉을 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피해자와 합의 하에 스킨십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고, 스킨십을 하던 중 피해자가 그만하자고 하여 이에 피고인도 행위를 중단하였을 뿐이며, 당시 피해자는 항거불능 또는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었다.

강제로 성기를 빨게 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무죄가 선고된 사례

피해자는 위 경찰 조사 당시 피해 내용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만진 후에 피해자가 보드게임을 한 판 더하고 싶어서 한 판 더하자고 하고 앉았다. 근데 (피고인이) 보드게임은 안 하고 피해자의 뒤로 와서 고양이 자세로 앉게 한 다음에 음부에 손가락을 넣었다 뺐다 했다. 피해자가 하지 말라고 하니까 피해자의 앞쪽으로 와서 바지랑 팬티를 벗더니 성기를 꺼내고 피해자의 머리를 잡고 입에 집어넣었다.』고 진술하였다.

라) 피해자는 2022. 8. 11. 검찰에서는 『피고인이 보드게임을 안 하고 가려고 했지만 피해자는 더하고 싶어서 “가슴 만져도 된다.”고 하고 침대에 누웠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옆에 누워서 가슴을 만지고 빨았다.』, 『피고인이 가슴을 만지고 빤 다음에 일어나 앉아서 같이 보드게임을 하고 있던 중, 공장에서 피해자에게 스트레스를 준 생각이 나서 술을 마셨는데 피고인이 피해자를 덮쳤다.』, 『피해자가 술을 먹고 있는데,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이나 뒤를 잡고 엎드리게 한 다음 손가락을 음부에 넣었다. 피해자의 옆에서 (진술인이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눌러 만지며) 이렇게 피해자의 뒤를 누른 후에 손가락으로 음부를 쑤셨다.』, 『당시 피해자는 무릎 위에서 5~10센티 올라오는 치마 길이가 짧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사실 그때 어떤 옷을 입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손가락을 피해자의 음부에 넣은 다음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정수리를 누르듯이 잡고 성기를 피해자의 입안에 넣어 빨게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아)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사건 발생 이후 피고인이 강제로 성기를 빨게 한 것이 화가 나서 피고인에게 5만 원을 달라고 하였는데 주지 않았기 때문에 짜증이 나서 신고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해자가 신고를 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피고인이 강제로 피해자에게 성기를 빨게 했음에도 돈을 주지 않아서라는 것인데, 피해자가 신고를 할 당시 유사강간의 가해자인 피고인도 같은 방에 있었음에도 이를 저지하지 않고 신고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보고 있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오히려 피해자가 신고를 하자 피고인도 경찰에 신고를 하였다), 피해자의 신고 경위나 신고 이유 또한 경험칙상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4.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이란?

업무상 위력 간음은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신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위계’는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정상적인 성적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를 말하며, ‘위력’이라 함은 폭행·협박은 물론 지위나 권력을 통해 상대방의 의사를 제압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형법 제303조(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간음)
①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법률에 의하여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자가 그 사람을 간음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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