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면서 회사 노트북을 초기화하고 자료를 지웠다가 전자기록등손괴·업무방해로 고소당했다면 — 인수인계 거부와 삭제의 경계
2026. 10. 06.
퇴사하면서 업무용 노트북을 초기화하거나 공유폴더 자료를 지우면 전자기록등손괴와 업무방해가 문제됩니다. 백업 여부, 삭제 당시 파일의 존재, 인수인계 경위로 무죄와 벌금·집행유예가 갈린 기준과 손해배상 대응을 실제 판결로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 파일 삭제 한 번에 죄명이 셋까지 붙는 구조
- 내가 만든 파일인데도 '타인의 전자기록'이 되는 이유
- 파일을 지운 것만으로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 노트북 포맷과 인수인계 없는 퇴사 — 위력 업무방해가 인정된 사건과 부정된 사건
- 안 알려 준 것과 지운 것은 다릅니다 — 인수인계 거부의 경계
- 백업이 있었다, 복구할 수 있다는 주장이 통한 사건과 통하지 않은 사건
- 포맷하던 순간 그 파일이 거기 있었는가 — 증명은 검사의 몫입니다
- 개인 자료를 지우려던 것이라는 주장과 고의
- 선고유예·벌금·집행유예를 가른 사정
- 합의하면 끝나는가 — 고소 취소의 효과와 공소시효
- 회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해 왔다면 — 인정된 판결과 기각된 판결
-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 조사 전에 하면 오히려 불리해지는 대응
- 자주 묻는 질문
- 퇴사할 때 업무용 노트북을 초기화해서 반납하면 안 되나요
- 개인 사진과 메신저 기록은 지워도 되나요
- 회사 서버에 똑같은 파일이 있는데도 전자기록등손괴가 되나요
- 휴지통에만 넣었고 비우지는 않았는데 처벌되나요
- 인수인계서를 쓰지 않고 나오면 업무방해가 되나요
- 회사가 고소를 취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 전자기록등손괴죄 공소시효는 몇 년인가요
- 회사가 포렌식 비용을 청구하는데 내야 하나요
-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퇴사를 결심한 날 업무용 노트북을 초기화하고 공유 드라이브의 내 폴더를 비운 뒤 회사를 나온 분들이 있습니다. 개인 사진과 메신저 기록이 남는 것이 싫었고, 내가 만든 파일이니 정리하고 가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고들 하십니다. 몇 주 뒤 경찰에서 전자기록등손괴,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피의자로 출석하라는 연락을 받고서야 상담실을 찾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회사 컴퓨터에 저장된 업무 파일은 내가 만든 것이라도 회사가 관리하는 기록이어서 임의로 지우면 죄가 될 수 있지만, 지운 파일이 무엇인지 특정되지 않거나 같은 자료가 회사에 남아 있었던 사건, 인수인계를 마친 사건에서는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전자기록등손괴죄란, 형법 제366조에 따라 타인의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죄입니다. 이런 사건을 맡아 보면 결론은 네 군데서 갈립니다. 지운 것이 회사가 관리하던 기록인지, 포맷하던 순간 그 파일이 실제로 거기 있었는지, 같은 자료가 서버나 다른 사람에게 남아 있었는지, 그리고 인수인계를 어떻게 하고 나왔는지입니다. 같은 포맷이라도 포맷 당시 문제의 프로그램이 컴퓨터에 있었다는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무죄가 된 개발자가 있고, 입사 엿새 만에 엑셀 파일 다섯 개를 지운 수습 직원은 벌금 50만 원을, 횡령 의혹을 받던 날 공유폴더의 관련 사진을 지운 센터장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습니다. 아래에서는 죄명의 구조, 무죄와 유죄가 갈린 기준, 인수인계 거부와 삭제의 경계, 합의의 효과, 그리고 회사가 제기하는 손해배상 청구까지 실제 판결을 근거로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내가 작성한 파일을 지워도 죄가 되나요 —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5816 판결은 퇴사하면서 회사 컴퓨터에 저장된 업무 관련 파일을 임의로 삭제한 경우, 작성자가 본인이라도 회사가 기록으로서의 효용을 지배·관리하고 있으므로 전자기록등손괴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노트북을 포맷했다는 사실만으로 유죄가 되나요 — 그렇지 않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2. 8. 18. 선고 2021노1761 판결은 퇴사를 앞두고 업무용 PC를 포맷한 개발자에게, 포맷 당시 문제의 프로그램이 그 PC에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1심의 벌금 100만 원(집행유예 1년)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인수인계를 안 해 준 것도 업무방해인가요 — 알려 주지 않은 것과 지우거나 바꾼 것은 다르게 취급됩니다.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2도631 판결은 메인 컴퓨터의 비밀번호를 후임자에게 알려 주지 않은 것만으로는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고, 대법원 2022. 1. 14. 선고 2017도16384 판결은 백업하지 않은 자료를 인수인계 없이 삭제한 행위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로 본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파일 삭제 한 번에 죄명이 셋까지 붙는 구조
퇴사자의 자료 삭제 사건에서 출석요구서에 적히는 죄명은 대개 셋 중 하나이거나 그 조합입니다. 첫째는 전자기록등손괴(형법 제366조)로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둘째는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제314조 제2항)입니다.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나 전자기록을 손괴하거나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셋째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제314조 제1항)로 법정형은 둘째와 같습니다.
세 죄는 요건이 다릅니다. 손괴죄는 기록의 효용을 해쳤는지를 보고,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는 정보처리의 장애라는 관문을 하나 더 넘어야 하며, 위력 업무방해죄는 상대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세력이 있었는지를 봅니다. 대구지방법원 2021. 6. 22. 선고 2021고정58 판결은 퇴사하면서 자기 컴퓨터의 업무파일을 삭제한 직원에게 손괴죄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를 함께 인정하면서, 두 죄가 법조경합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상적 경합으로 처리했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5. 21. 선고 2019노1482 판결도 하나의 삭제 행위가 손괴죄와 업무방해죄를 동시에 충족하면 상상적 경합이라고 보아, 두 죄를 따로 가중한 1심을 파기했습니다.
실무에서 이 구별이 중요한 이유는 죄명마다 무죄가 나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업무방해는 무죄인데 손괴만 유죄가 되기도 하고, 손괴는 인정되지만 업무방해는 부정되는 다툼도 가능합니다. 출석요구서의 죄명을 보고 어느 요건에서 다툴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내가 만든 파일인데도 '타인의 전자기록'이 되는 이유
작성자가 누구인지는 기준이 아니고, 그 기록의 효용을 누가 지배·관리하느냐가 기준입니다. 대법원 2007도5816 판결이 말하는 '타인의 전자기록'은 행위자 이외의 사람이 기록으로서의 효용을 지배·관리하는 전자기록입니다. 업무로 만들어 회사 컴퓨터나 공유폴더에 둔 파일은 회사의 기록으로 취급됩니다.
하급심은 이 기준을 넓게 적용합니다. 대구지방법원 2022. 1. 12. 선고 2021노2277 판결은 삭제한 파일 대부분이 관공서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공개 자료라는 주장에 대해, 공개된 자료라도 직원이 업무의 일환으로 수집·정리해 업무용 컴퓨터에 저장해 둔 이상 회사에 효용이 있는 자료라고 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8. 12. 14. 선고 2018노4326 판결은 거래처와 계약이 끝나 쓸모없어진 파일이라는 주장에 대해, 회사의 관리 영역에 있는 파일의 효용을 유지할지는 관리자인 회사가 판단할 일이라는 1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근로자가 아닌 경우도 같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0. 24. 선고 2024고정1483 판결은 도급계약으로 맞춤 양복 패턴을 제작해 온 사람이 계약 종료 때 회사 컴퓨터의 패턴 파일 등을 지운 사안에서, 계약서에 비용을 받고 작업한 결과물은 회사가 소유권을 갖는다고 적혀 있는 점 등을 들어 회사 소유의 기록이라고 보았습니다(벌금 500만 원에는 컴퓨터를 가져간 절도 부분이 포함되어 있고, 항소심 결과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개인의 것으로 인정된 예도 있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노1482 판결은 공소사실에 포함된 삭제 행위 가운데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설치했던 메신저와 문서 뷰어 프로그램을 지운 부분은 회사의 전자기록을 손괴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범죄사실에서 제외했습니다. 개인 사진, 개인 메신저, 본인이 설치한 프로그램은 지워도 되는 영역이고, 문제는 그것을 지우는 방법으로 포맷을 택할 때 생깁니다.
파일을 지운 것만으로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죄명이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하나뿐이라면 가장 먼저 볼 것은 '정보처리의 장애'가 실제로 생겼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이 죄가 성립하려면 가해행위의 결과 정보처리장치가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하는 등 정보처리의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04. 7. 9. 선고 2002도631 판결, 2009. 4. 9. 선고 2008도11978 판결). 다만 장애가 발생해 업무방해의 위험이 생기면 충분하고 업무방해의 결과까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광주지방법원 2022. 8. 10. 선고 2020노3287 판결이 이 요건으로 무죄를 선고한 사건입니다. 사직서를 낸 부장이 업무용 컴퓨터의 설계도면, 견적서, 이메일 파일을 외장하드로 옮긴 뒤 삭제했고 1심은 유죄로 보았습니다. 항소심은 파일 삭제가 전자기록의 손괴에는 해당하지만, 형법이 전자기록 손괴를 따로 처벌하고 있고 저장된 파일을 지운다고 해서 언제나 정보처리의 장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장애의 발생은 엄격하게 증명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삭제된 것은 전자기록일 뿐 컴퓨터 시스템의 구성요소가 아니고, 시스템의 어떤 기능에 어떤 장애가 생겼는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은 무죄가 되었습니다(자료 반출에 따른 영업비밀·배임 부분은 유죄로 벌금 2,000만 원, 상고 기각).
반대로 지운 것이 프로그램을 돌리는 데이터라면 장애가 인정됩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2. 9. 14. 선고 2022고정206 판결은 재계약 협상이 깨진 외주 개발자가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날 회사 계정에 보관된 코드 데이터를 지운 사안에서, 그 데이터가 삭제된 상태로 프로그램이 실행되면 일부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 명백하다며 유죄를 인정했습니다(1심 벌금 400만 원,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 원). 다만 하급심이 늘 이렇게 엄격한 것은 아닙니다. 대구지방법원 2021노2277 판결처럼 업무파일 삭제만으로 이 죄를 인정한 예도 있고, 검사가 손괴죄를 예비적으로 추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주장 하나에 기대기보다 손괴죄 요건까지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노트북 포맷과 인수인계 없는 퇴사 — 위력 업무방해가 인정된 사건과 부정된 사건
파일 삭제가 곧바로 '위력'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삭제와 인수인계 거부가 겹치면 위력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7도16384 판결의 피고인들은 회사에서 비교적 높은 직책을 맡고 있었고, 업무용 노트북에는 개발 업무와 거래처, 자재구매 자료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매월 공용폴더에 백업하라는 회사 방침을 퇴사 전 약 3개월간 따르지 않았고, 퇴사 직전 노트북 드라이브를 포맷한 뒤 인수인계 없이 나갔습니다. 대법원은 사람의 자유의사나 행동을 제압할 만한 물적 상태를 만들어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도 위력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하면서 유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이 판결 뒤로는 포맷 사건에 위력 업무방해를 적용한 하급심 판결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4. 30. 선고 2024고정1340 판결은 해고 통지를 받은 날 PC 설정의 포맷 기능으로 고객 응대 녹취파일을 지운 직원에게 손괴죄와 위력 업무방해죄를 함께 인정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항소 기각).
그러나 같은 죄명으로 무죄가 난 사건도 적지 않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13. 6. 7. 선고 2013노361 판결은 사직을 통지한 학원 직원이 교육과정편성표, 강사위촉계약서 등 업무 파일을 모두 지운 사안에서, 파일 삭제는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세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는 1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검사가 예비적으로 추가한 손괴죄는 유죄로 보아 벌금 3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고,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도7227 판결로 확정되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8노4326 판결도 보직이 바뀐 직원이 후임자에게 대면으로 인수인계를 해 준 사실이 인정된다며 업무방해는 무죄로 하고 손괴죄만 남겨, 1심의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벌금 300만 원으로 낮췄습니다. 부산지방법원 2013. 9. 9. 선고 2012고정4787 판결은 영업직원 네 명이 이메일과 자료를 지우고 한꺼번에 사직한 사건에서 전원 무죄를 선고하면서, 영업 담당 직원의 퇴사로 겪는 어려움은 어느 정도 사용자가 감수해야 하고 이직의 자유를 업무방해죄로 제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직원들이 인수인계 의사를 밝혔는데 대표가 거부한 사정, 삭제된 자료가 다른 직원의 컴퓨터와 보고서에 남아 있던 사정이 근거였습니다(항소 기각).
안 알려 준 것과 지운 것은 다릅니다 — 인수인계 거부의 경계
인수인계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형사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2도631 판결은 메인 컴퓨터의 비밀번호는 시스템에 접근하기 위한 보안 수단에 불과하므로, 그것을 후임자에게 알려 주지 않은 것만으로는 정보처리장치의 작동에 직접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가만히 있는 것, 설명해 주지 않는 것은 원칙적으로 민사의 영역에 머뭅니다.
선을 넘는 것은 무언가를 바꾸거나 없앴을 때입니다. 대법원 2006. 3. 10. 선고 2005도382 판결은 전보 발령으로 서버 관리 권한이 없어진 직원이 홈페이지 관리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바꾼 행위를, 비밀번호를 후임자에게 알려 주지 않은 행위와는 달리 부정한 명령을 입력해 정보처리에 현실적 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보았습니다.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7943 판결도 감사를 막으려고 사무실 컴퓨터에 자신만 아는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하드디스크를 떼어 금고에 넣어 둔 조합장의 행위를 부정한 명령의 입력과 손괴로 평가했습니다.
퇴사 사건에 옮겨 보면 기준은 이렇습니다. 인수인계서를 쓰지 않았다, 후임자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정도는 업무방해로 가기 어렵습니다. 반면 계정 비밀번호를 바꿔 놓고 나왔다, 공유폴더를 비웠다, 노트북을 초기화했다는 사실이 더해지면 형사 사건이 됩니다. 대전지방법원 2022. 10. 20. 선고 2022고정72 판결의 피고인은 임금 문제로 다투다 금요일을 끝으로 출근하지 않기로 하고, 아무도 없는 토요일 밤 사무실에 들어가 자신이 쓰던 컴퓨터의 운영체제를 초기화했습니다. 개발자는 퇴사할 때 초기화하는 것이 관례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진행 중인 사업의 자료를 백업하지 않았고 후임자의 물음에 컴퓨터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만 답한 점을 들어 통상적인 조치로 볼 수 없다며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백업이 있었다, 복구할 수 있다는 주장이 통한 사건과 통하지 않은 사건
같은 자료가 회사에 남아 있었다는 주장은 강력하지만, '일부'가 아니라 '전부'여야 하고 자료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6. 1. 선고 2021노2626 판결은 대기발령을 받은 직원이 업무 파일을 지우지 말라는 통지를 받고도 업무용 컴퓨터와 외장하드를 포맷한 사건에서 손괴죄와 업무방해죄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 법인은 최종보고서를 내부망에 올려 결재하는 방식으로 일했고, 인수인계도 파일 전체가 아니라 인수인계 양식에 적은 파일만 넘기는 방식이었으며, 이전 부서의 문서는 이미 인수인계가 끝난 것이었습니다. 1심은 전자기록은 무한히 복제될 수 있어 내용만 중요한 경우 원본과 복제본의 구별이 무의미하다는 점도 들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5. 9. 3. 선고 2015노773 판결은 퇴사하면서 디자인 도면 파일을 지운 직원에게 무죄를 유지했는데, 후임자가 그 파일을 쓴 적이 없고 고객 도면은 출력용 컴퓨터에 따로 보관되어 있었다는 점이 근거였습니다.
후임자를 위해 백업을 해 준 뒤 지웠다면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2. 18. 선고 2025노1444 판결은 퇴사 전 인수인계서를 작성하고 후임자의 요청으로 회사 외장하드에 업무 이메일과 첨부파일을 백업해 준 직원이 그 뒤 자기 계정의 이메일을 지운 부분에 대해, 후임자가 복제본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손괴와 업무방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같은 판결에서 자료 반출에 따른 업무상배임은 일부 유죄).
통하지 않은 사건의 공통점은 남아 있다는 자료가 일부였거나 회사 밖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대구지방법원 2021고정58 판결은 삭제한 자료 중 일부만 회사 네트워크에 올라가거나 USB로 전달되었다고 보았고,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 7. 8. 선고 2024고정554 판결은 단체 대화방에 올린 파일은 내려받을 수 있는 기간에 제한이 있고 세무사에게 보낸 파일은 회사 밖에 있는 것이어서 원본을 지워도 된다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이 판결은 휴지통에 들어간 파일이라 복원할 수 있다는 주장도, 한번 지우면 검색되지 않고 휴지통 비우기로 영구 삭제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8노4326 판결 역시 백업되어 있었더라도 파일을 찾기 어렵게 만든 이상 효용을 감소시킨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포맷하던 순간 그 파일이 거기 있었는가 — 증명은 검사의 몫입니다
포맷 사건에서 가장 자주 무죄가 나오는 지점은 무엇이 지워졌는지가 특정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포맷은 흔적까지 지우기 때문에 회사도 무엇이 있었는지 모르는 일이 많고, 그 불이익은 증명책임을 지는 검사에게 돌아갑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1노1761 판결의 개발자는 퇴사 통보 뒤 개인정보를 지운다며 업무용 PC를 포맷했고, 회사는 그가 개발한 분석 프로그램이 함께 지워졌다고 고소했습니다. 1심(의정부지방법원 2021. 8. 17. 선고 2020고단6766 판결)은 유죄로 보았지만, 항소심은 포맷 당시 그 프로그램이 PC에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은 프로그램을 개발 직후인 2018년 12월경 회사에 보고하고 지웠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정1340 판결도 녹취파일 부분만 유죄로 하고, 나머지 업무 파일에 대해서는 회사 관계자들의 진술이 '저장되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에 그친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노2626 판결은 파일명만 복구되어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파일은 효용이 있는 전자문서라고 보기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검사가 공소사실을 바꾸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9. 11. 선고 2024노3164 판결의 1심(2024. 10. 15. 선고 2023고단6188 판결)은 컴퓨터를 포맷해 자료를 지웠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컴퓨터에 어떤 자료가 있었는지 특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검사가 항소심에서 웹하드 공유폴더의 자재 입고 사진과 작업 사진, 피고인 본인의 인사자료를 지웠다는 내용을 예비적으로 추가했고, 삭제 시각이 남아 있는 공유폴더 자료와 당일 근태기록으로 이 부분이 인정되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이 선고되었습니다. 포맷은 증명이 어렵지만 공유폴더와 서버의 삭제는 기록이 남습니다.
개인 자료를 지우려던 것이라는 주장과 고의
개인 정보를 지우려고 포맷했다는 설명은 가장 흔한 주장이지만, 그것만으로 고의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손괴의 고의는 계획적인 의도까지 필요하지 않고 소유자의 의사에 반해 효용을 상실하게 한다는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며(대법원 1993. 12. 7. 선고 93도2701 판결), 업무방해의 고의도 업무가 방해될 가능성에 대한 미필적 인식으로 족합니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도4141 판결).
법원이 고의를 인정할 때 드는 사정은 비슷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정1340 판결은 해고 통보 뒤에도 컴퓨터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어 개인 정보만 골라 지울 시간이 충분했다고 보았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13노361 판결은 같은 학원의 다른 퇴사자가 개인 문서만 지우고 업무 문서는 남겨 둔 것과 대비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고정554 판결의 피고인은 개인 파일을 지우다 업무 파일이 우연히 지워졌다고 했지만, 법원은 개인 파일은 하나도 지우지 않고 서로 다른 폴더에 있던 업무용 엑셀 파일 다섯 개만 찾아 지웠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4. 5. 30. 선고 2023고정766 판결은 35년 경력의 개발자라면 통상의 퇴사와 인수인계 절차를 알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거꾸로 평소의 업무 방식이 고의를 부정하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수원지방법원 2015노773 판결은 파일의 보관과 수정, 삭제를 피고인이 전적으로 결정해 왔고 대표가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무죄의 이유로 들었습니다. 평소 파일을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 회사에 문서 관리 규정이나 반납 절차가 있었는지, 퇴사 전에 삭제를 알리거나 허락을 구했는지가 조사에서 확인되는 사실들입니다.
선고유예·벌금·집행유예를 가른 사정
열람한 판결 범위에서 형은 지운 자료의 비중과 삭제의 동기, 사후 태도에 따라 갈렸습니다. 가장 가벼운 쪽은 인천지방법원 2013노361 판결의 선고유예입니다. 삭제 사실을 인정했고 지운 파일의 객관적 효용이 높지 않으며 초범이라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벌금 50만 원에서 100만 원이 선고된 사건은 엑셀 파일 몇 개나 자기 컴퓨터의 업무 파일을 지운 경우였습니다(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고정554, 대구지방법원 2021고정58, 대전지방법원 2022고정72).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도6754 판결의 사건도 벌금 100만 원이었는데, 회사의 웹마스터 컴퓨터를 포맷하고 자기 컴퓨터에 있던 백업 자료까지 지워 서버를 복구할 가능성마저 없앤 사안이었습니다.
벌금이 수백만 원으로 올라간 사건에는 실제 피해가 있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3고정766 판결은 수습 프로그래머가 개발 중이던 프로그램 폴더 25개, 파일 344개를 지워 회사가 거래처와 약속한 개발 기한을 지키지 못한 사안에서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틀 뒤 파일을 이메일로 보내 주었지만 대표의 요구를 받은 뒤의 일이었고,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를 배상하지 않은 점이 불리하게 적혔습니다(항소 취하로 확정).
징역형의 집행유예는 삭제의 범위가 넓거나 동기가 나쁜 사건에서 나왔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노1482 판결은 퇴사자들의 업무용 메일 계정을 지우고 회사 공유 컴퓨터의 데이터와 폴더를 294회에 걸쳐 삭제한 데다 자료 반출에 따른 업무상배임까지 인정된 사건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240시간이 선고되었습니다. 관리자 계정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메일 계정을 지울 권한까지 주어진 것은 아니라는 판단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노3164 판결은 자신의 자재 횡령 의혹과 관련된 파일을 지운 동기를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열람한 판결 범위에서 자료 삭제만으로 실형이 선고된 예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합의하면 끝나는가 — 고소 취소의 효과와 공소시효
회사와 합의해 고소가 취소되어도 사건은 계속됩니다. 형사소송법 제327조가 공소기각 사유로 정한 것은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건의 고소 취소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의 처벌불원뿐인데(2026. 10. 2. 시행 조문 기준 제6호·제7호), 형법은 손괴죄와 업무방해죄에 그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합의는 처벌을 없애는 수단이 아니라 수사 단계의 처분과 법원의 양형에 반영되는 자료입니다.
그래도 합의의 무게는 가볍지 않습니다. 부천지원 2023고정766 판결이 피해를 전혀 배상하지 않고 용서받지 못한 점을 불리한 사정의 첫머리에 적은 것처럼, 벌금액과 집행유예 여부는 피해 회복에 좌우됩니다. 합의서에는 형사 처벌불원뿐 아니라 뒤에서 볼 민사 청구를 어떻게 정리할지를 함께 담아야 같은 다툼이 반복되지 않습니다.
공소시효도 알아 두어야 합니다. 전자기록등손괴죄는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이어서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5년, 업무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이어서 같은 항 제4호에 따라 7년입니다. 손괴죄는 미수도 처벌됩니다(형법 제371조). 퇴사하고 한참 뒤에 고소장이 들어오는 일이 드물지 않은 이유입니다.
회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해 왔다면 — 인정된 판결과 기각된 판결
형사와 별개로 회사는 복구 비용과 영업 손실을 물어내라는 민사 청구를 합니다. 열람한 판결을 보면 회사가 부르는 금액과 법원이 인정하는 금액 사이의 거리가 큽니다. 인정되는 것은 대체로 실제로 지출한 복구 비용이고, 추정으로 계산한 매출 손실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인정된 예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 10. 17. 선고 2025가소1242 판결입니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퇴사 직전 업무용 노트북에 외장하드를 연결한 뒤 하드디스크를 복구할 수 없게 포맷해 반납했고, 회사는 포렌식 비용 660만 원을 지출했습니다. 퇴사자가 출장경비 8만 9,360원을 청구하자 회사가 반소로 포렌식 비용을 청구했고, 법원은 회사가 서버의 최종 결과물 외에 노트북에 남은 작업 자료를 확보하고 영업비밀 반출 여부를 사후에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며 660만 원 전부를 인정했습니다. 업무 자료는 서버에 있다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기각된 예는 더 많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3. 16. 선고 2021가단220806 판결은 5,033만여 원의 매출 손실을 청구한 광고대행사에 대해, 바탕화면의 양식 파일을 단순 삭제한 것은 그 회사 직원들이 퇴사하며 통상 하던 일이고 내용은 내부 전산망에 입력되어 있었으며 손해액 계산이 가설에 불과하다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1. 8. 선고 2019가단5074481, 2019가단5151265 판결은 인수인계 불이행과 복구 비용 등 1,624만여 원을 청구한 회사의 본소를 기각하고 퇴사자의 임금 반소 347만여 원을 인용했습니다. 포렌식에서 사직 전 한 달간 문서 44개를 지운 사실이 나왔지만, 평소에도 주기적으로 파일을 지우며 일해 온 방식이어서 권한을 넘은 삭제로 볼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항소 기각, 대법원 2023다277734 심리불속행 기각).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 11. 27. 선고 2025가단55098 판결은 2022년 이전 회계자료를 지운 사실에 다툼이 없었는데도, 회사가 구체적 피해를 증명하지 못했고 경찰이 업무방해 고소에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했다는 점을 들어 4,061만여 원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형사 결과는 민사에 그대로 영향을 줍니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1. 7. 21. 선고 2017가단109807 판결의 회사는 파일 6,689개가 삭제되었다고 고소했는데 878개만 기소되었고, 1심에서 174개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이 선고되었다가 항소심(부산지방법원 2020노456)에서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직원들이 공유폴더의 완성본을 써 왔으므로 자기 컴퓨터 드라이브의 파일을 지웠다고 업무가 방해되었는지 의심스럽다는 이유였고, 민사 법원은 이 무죄 판결을 근거로 5,000만 원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누가 원고인지도 따져 볼 일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7. 15. 선고 2024나52399 판결은 형사에서 벌금 200만 원이 선고된 사건인데도, 소를 낸 사람이 회사가 아니라 지분을 가진 개인이어서 개인이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며 300만 원을 인정한 1심(2022가소2389348)을 취소했습니다. 한편 회사가 마지막 급여에서 복구 비용을 떼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을 근로자에게 전액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20조는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금지합니다. 안산지원 사건의 회사도 반소라는 정식 절차로 포렌식 비용을 청구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혼자 대응할 수 있는 구간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지운 것이 몇 개의 파일이고 그 사실에 다툼이 없으며, 파일을 이미 돌려주었거나 복구되었고 회사와 합의가 가능한 경우라면 사실대로 진술하고 피해 회복 자료를 내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이런 사건이 벌금 50만 원에서 100만 원, 또는 선고유예로 끝난 예는 앞에서 보았습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첫 조사 전에 변호인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포맷을 했는데 회사가 주장하는 파일이 그때 컴퓨터에 없었다고 다투려는 경우입니다. 무엇이 언제 지워졌는지는 포렌식 자료를 읽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둘째, 같은 자료가 서버나 내부망, 상급자에게 남아 있었다고 주장하려는 경우입니다. 어떤 파일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목록으로 맞춰 보여야 합니다. 셋째, 죄명이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나 위력 업무방해여서 정보처리 장애나 위력 요건을 다툴 수 있는 경우입니다. 넷째, 서버나 공유폴더, 메일 계정, 관리자 권한이 관련된 경우입니다. 삭제 범위가 넓고 기록이 남아 징역형이 선고된 유형입니다. 다섯째, 자료를 외부 저장장치에 옮긴 흔적이 있어 영업비밀이나 업무상배임으로 번질 수 있는 경우입니다. 여섯째, 회사가 손해배상 소송을 냈거나 내용증명을 보낸 경우입니다. 일곱째, 임금이나 퇴직금, 해고를 두고 회사와 다투는 중인 경우입니다. 형사 진술이 노동 사건과 민사 사건의 증거로 쓰이므로 세 절차의 주장을 함께 짜야 합니다.
조사 전에 하면 오히려 불리해지는 대응
남은 계정으로 다시 접속해 흔적을 정리하는 것. 퇴사 뒤 회사 계정이나 클라우드에 접속하면 삭제와는 별개의 죄명이 붙을 수 있고, 접속 기록은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개인 기기와 저장장치의 자료를 지우는 것. 옮겨 둔 파일을 급히 없애면 반출 의심만 키웁니다. 안산지원 2025가소1242 판결은 포맷 전에 외장하드를 연결한 흔적을 불법행위 판단의 사정으로 삼았습니다.
지운 뒤에 파일을 따로 보내 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부천지원 2023고정766 판결과 성남지원 2022고정206 판결은 삭제 며칠 뒤 파일을 보내 준 사정을 사후적 행위로 보아 무죄의 근거로 삼지 않았습니다. 돌려주려면 지우기 전에 넘겨야 합니다.
컴퓨터가 고장 난 것 같다고 둘러대는 것. 대전지방법원 2022고정72 판결은 초기화 사실을 밝히지 않고 운영체제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답한 점을 통상의 조치가 아니라는 근거로 삼았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방법으로 파일을 돌려주는 것. 부천지원 사건의 회사 대표는 돌려받은 파일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폐기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원본 그대로, 전달 경로가 남는 방법으로 넘겨야 합니다.
회사 요구대로 금액을 적은 각서부터 쓰는 것. 앞에서 본 것처럼 법원이 인정하는 손해는 회사가 부르는 금액과 차이가 큽니다. 금액은 복구 비용의 증빙을 확인한 뒤에 정할 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퇴사할 때 업무용 노트북을 초기화해서 반납하면 안 되나요
회사의 확인 없이 하면 위험합니다. 대법원 2017도16384 판결은 백업하지 않은 자료를 인수인계 없이 지운 노트북 포맷을 위력 업무방해로 보았고, 안산지원 2025가소1242 판결은 보안서약서가 노트북을 그대로 반납할 것을 전제로 한다며 포렌식 비용 66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개인 자료만 골라 지우고, 초기화가 필요하다면 담당자의 확인을 문서로 남긴 뒤에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개인 사진과 메신저 기록은 지워도 되나요
개인 자료는 지워도 됩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노1482 판결은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설치한 메신저와 뷰어 프로그램을 지운 부분을 손괴로 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방법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정1340 판결은 개인 정보 때문에 포맷했다는 주장에 대해 개인 정보만 골라 지울 시간이 충분했다며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회사 서버에 똑같은 파일이 있는데도 전자기록등손괴가 되나요
사건마다 다릅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노2626 판결은 최종본이 내부망에 있고 이전 부서 문서는 인수인계가 끝났다는 점 등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수원지방법원 2018노4326 판결은 백업이 있었더라도 공유폴더에서 지워 찾기 어렵게 만든 이상 효용을 감소시킨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파일이 어디에 어떤 형태로 남아 있는지를 목록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휴지통에만 넣었고 비우지는 않았는데 처벌되나요
처벌된 예가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고정554 판결은 휴지통에 들어간 파일도 한번 지우면 검색되지 않고 영구 삭제될 위험이 있다며 효용을 해한 것으로 보아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복원 가능성은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을 뿐 죄의 성립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인수인계서를 쓰지 않고 나오면 업무방해가 되나요
그것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대법원 2002도631 판결은 비밀번호를 알려 주지 않은 것만으로는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가 아니라고 했고, 부산지방법원 2012고정4787 판결은 직원들이 인수인계 의사를 밝혔는데 대표가 거부한 사정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민사에서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단5074481 판결은 회사에 인수인계 절차를 정한 규정이 없었고 퇴사자가 인계서를 냈다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회사가 고소를 취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끝나지 않습니다. 전자기록등손괴죄와 업무방해죄는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는 죄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죄도 아니어서 고소 취소는 형사소송법 제327조의 공소기각 사유가 아닙니다. 다만 합의와 피해 회복은 불송치나 기소유예, 벌금액 결정에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전자기록등손괴죄 공소시효는 몇 년인가요
5년입니다.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이어서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가 적용됩니다. 업무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이어서 7년입니다. 고양지원 2025가단55098 사건처럼 퇴사 뒤 합의까지 한 다음에 고소와 소송이 이어지는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회사가 포렌식 비용을 청구하는데 내야 하나요
실제로 지출한 복구 비용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안산지원 2025가소1242 판결은 복구할 수 없게 포맷한 노트북의 포렌식 비용 660만 원을 전부 인정했습니다. 반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단5074481 판결은 평소 업무 방식대로 파일을 정리한 경우라며 포렌식 비용 73만여 원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삭제가 통상의 업무 범위였는지, 복구가 실제로 필요했는지가 기준입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5816 판결 — 퇴사하며 회사 컴퓨터의 업무 파일을 삭제하면 작성자 본인이라도 전자기록등손괴(대구지방법원 2021노2277 판결 등에서 인용)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2도631 판결 — 메인 컴퓨터 비밀번호를 후임자에게 알려 주지 않은 것만으로는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불성립
대법원 2006. 3. 10. 선고 2005도382 판결 — 권한 없는 자의 관리자 아이디·비밀번호 무단 변경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7943 판결 — 컴퓨터에 비밀번호 설정, 하드디스크 분리·보관은 부정한 명령 입력과 손괴
대법원 2022. 1. 14. 선고 2017도16384 판결 — 백업하지 않은 자료를 인수인계 없이 삭제한 노트북 포맷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도6754 판결 — 웹마스터 컴퓨터와 백업 자료 삭제로 서버 복구 가능성을 없앤 전자기록등손괴업무방해, 벌금 100만 원 확정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도7227 판결 — 인천지방법원 2013노361 판결 상고 기각
대구지방법원 2021. 6. 22. 선고 2021고정58 판결, 2022. 1. 12. 선고 2021노2277 판결 — 퇴사 직전 자기 컴퓨터의 업무파일 삭제, 손괴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상상적 경합, 벌금 100만 원(대법원 2022도1297 상고 기각)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0. 15. 선고 2023고단6188 판결, 2025. 9. 11. 선고 2024노3164 판결 — 포맷 공소사실 무죄, 예비적 공소사실인 공유폴더 자료 삭제 유죄, 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확정 여부 미확인)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4. 5. 30. 선고 2023고정766 판결 — 수습 프로그래머의 개발 파일 344개 삭제, 벌금 400만 원(항소 취하, 확정)
대전지방법원 2022. 10. 20. 선고 2022고정72 판결 — 토요일 밤 사무실에서 업무용 컴퓨터 운영체제 초기화, 벌금 100만 원(확정)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12. 1. 선고 2020고정1894 판결, 2023. 6. 1. 선고 2021노2626 판결 — 대기발령 직원의 컴퓨터·외장하드 포맷, 손괴·업무방해 무죄(확정)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 7. 8. 선고 2024고정554 판결 — 수습 직원의 엑셀 파일 5개 삭제, 휴지통 복원 가능성 주장 배척, 벌금 50만 원(항소 기각)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0. 24. 선고 2024고정1483 판결 — 도급 작업자의 패턴 파일 삭제, 결과물은 회사 소유, 벌금 500만 원(절도 포함, 항소심 결과 미확인)
광주지방법원 2022. 8. 10. 선고 2020노3287 판결 — 파일 삭제는 손괴이나 정보처리 장애 증명 부족,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무죄(대법원 2022도10400 상고 기각)
인천지방법원 2013. 1. 23. 선고 2012고단10194 판결, 2013. 6. 7. 선고 2013노361 판결 — 학원 업무 파일 삭제, 위력 업무방해 무죄, 전자기록등손괴 벌금 30만 원 선고유예
수원지방법원 2015. 1. 22. 선고 2014고단4268 판결, 2015. 9. 3. 선고 2015노773 판결 — 디자인 도면 파일 삭제, 업무 위험 발생과 고의 증명 부족, 무죄(확정)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8. 6. 29. 선고 2017고단2711 판결, 수원지방법원 2018. 12. 14. 선고 2018노4326 판결 — 공용폴더 파일 삭제, 손괴 유죄·업무방해 무죄, 징역 6월·집행유예 2년에서 벌금 300만 원으로(대법원 2019도843 상고 기각)
부산지방법원 2013. 9. 9. 선고 2012고정4787 판결 — 영업직원 4명의 자료 삭제와 집단 사직, 위력 업무방해 전원 무죄(항소 기각)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4. 30. 선고 2024고정1340 판결 — 해고 통보 당일 PC 포맷, 녹취파일 손괴·위력 업무방해 벌금 200만 원, 나머지 파일은 존재 증명 부족(항소 기각)
의정부지방법원 2021. 8. 17. 선고 2020고단6766 판결, 2022. 8. 18. 선고 2021노1761 판결 — 업무용 PC 포맷, 포맷 당시 프로그램 존재 증명 부족, 벌금 100만 원·집행유예 1년에서 무죄로(확정)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10. 7. 선고 2019고단1679 판결, 2020. 5. 21. 선고 2019노1482 판결 — 퇴사자 메일 계정 삭제와 공유 컴퓨터 자료 294회 삭제, 업무상배임 포함 징역 10월·집행유예 2년(대법원 2020도7480 상고 기각)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2. 9. 14. 선고 2022고정206 판결 — 외주 개발자의 회사 계정 코드 데이터 삭제, 정보처리 장애 인정, 벌금 400만 원(항소심 수원지방법원 2022노5491 벌금 200만 원)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8. 13. 선고 2023고단2832 판결, 2025. 12. 18. 선고 2025노1444 판결 — 백업 후 이메일 삭제 부분 손괴·업무방해 무죄, 업무상배임 일부 유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 10. 17. 선고 2025가소1242 판결 — 노트북 포맷 뒤 반납, 회사의 포렌식 비용 660만 원 반소 전부 인용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3. 16. 선고 2021가단220806 판결 — 바탕화면 양식 파일 삭제, 5,033만여 원 매출 손실 청구 기각(확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1. 8. 선고 2019가단5074481, 2019가단5151265 판결 — 인수인계 불이행·복구비 청구 기각, 임금 반소 인용(항소 기각, 대법원 2023다277734 심리불속행 기각)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 11. 27. 선고 2025가단55098 판결 — 회계자료 삭제에 다툼이 없어도 구체적 손해 증명 없음, 4,061만여 원 청구 기각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1. 7. 21. 선고 2017가단109807 판결 — 형사 무죄(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18고단2, 부산지방법원 2020노456)를 근거로 5,000만 원 청구 기각(확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8. 20. 선고 2022가소2389348 판결, 2025. 7. 15. 선고 2024나52399 판결 — 1심 300만 원 인정, 항소심에서 개인 원고의 피해 부정으로 취소·기각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1978 판결, 1993. 12. 7. 선고 93도2701 판결, 2012. 5. 24. 선고 2009도4141 판결 — 위 판결들에 인용된 정보처리 장애·손괴 고의·업무방해 고의에 관한 판결
법령 — 형법 제314조 제1항·제2항, 제366조, 제371조 /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27조 / 민법 제750조, 제766조 /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 근로기준법 제20조, 제43조 제1항 (2026. 10. 4. 조회, 형법·형사소송법·민사소송법은 2026. 10. 2. 시행 개정 조문 대조)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첫 상담에서는 출석요구서나 고소장에 적힌 죄명과 삭제 대상부터 봅니다. 전자기록등손괴인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인지, 위력 업무방해인지에 따라 다툴 요건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무엇을 어떤 방법으로 지웠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자기 컴퓨터의 파일인지 공유폴더나 서버의 파일인지, 개별 삭제인지 포맷인지, 삭제 전에 외부 저장장치를 연결했는지를 묻습니다. 같은 자료가 내부망이나 메일, 상급자에게 남아 있는지, 평소 파일을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 회사에 문서 관리 규정과 장비 반납 절차가 있었는지도 확인합니다. 퇴사 경위와 인수인계서, 후임자와 주고받은 메시지, 근로계약서와 보안서약서의 문구를 함께 봅니다. 임금이나 해고를 둘러싼 다툼이 있는지, 회사가 내용증명이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지도 이 단계에서 파악합니다. 출석 일정이 잡혀 있다면 그 전에 제출할 자료와 진술 범위를 함께 정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먼저 사건을 세 갈래로 나눕니다. 삭제된 기록의 존재와 효용을 다툴 사건인지, 정보처리 장애나 위력 같은 죄명별 요건을 다툴 사건인지,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 회복으로 갈 사건인지입니다. 존재와 효용을 다툴 사건이라면 회사가 제출한 삭제 목록을 파일 단위로 나누어, 이미 보고되었거나 내부망에 올라간 것, 이전 부서에서 인수인계가 끝난 것,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 것을 구분해 의견서로 냅니다. 포렌식 보고서가 있으면 삭제 시각과 방법, 복구 결과를 대조합니다. 요건을 다툴 사건이라면 어떤 시스템의 어떤 기능에 장애가 생겼는지, 인수인계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자료로 보여 줍니다. 인정할 사건이라면 파일 반환과 복구 협조, 합의를 서두르되 합의서에 민사 청구의 정리까지 담습니다.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가 함께 진행되면 형사 진술과 민사 서면이 어긋나지 않도록 한 흐름으로 관리합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이 유형의 사건은 판결에서 보듯 비슷한 포맷 한 번에도 무죄, 선고유예, 벌금, 집행유예가 모두 나옵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이 지워졌는지에 관한 기술적 자료, 같은 자료가 회사에 남아 있었다는 흔적, 그리고 퇴사 과정에서 주고받은 말과 글입니다. 이 자료들은 회사가 쥐고 있는 경우가 많아, 수사 단계에서 무엇을 요구하고 무엇을 반박할지를 정해 두지 않으면 회사의 목록이 그대로 공소사실이 됩니다. 법무법인 도모는 수사 입회부터 공판, 손해배상 소송 대응까지 한 팀이 맡아 사건 전체의 주장을 일관되게 유지합니다. 임금이나 퇴직금 문제가 얽힌 사건에서는 형사 합의와 금전 정산을 함께 설계해, 의뢰인이 형사 절차가 끝난 뒤에도 같은 분쟁을 반복하지 않도록 돕습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퇴사하면서 노트북을 초기화하거나 자료를 지웠다가 전자기록등손괴나 업무방해로 연락을 받으셨다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떻게 지웠는지와 같은 자료가 어디에 남아 있는지를 정확히 정리하는 일입니다. 삭제된 파일의 목록과 인수인계 경위가 결론을 바꿉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조사 일정이 잡히기 전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십시오. 사건 경위를 확인한 뒤 대응 방향을 함께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횡령·배임·사기·보이스피싱 등 경제범죄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수원 경제범죄센터(경제범죄연구소)를 운영하며 수사 초기 대응부터 재판, 피해 회수까지 한 팀이 맡습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남부·수원중부·수원서부·용인·화성 등 경기 남부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으셨거나 수원지방검찰청 사건으로 진행 중이시라면 초기 대응이 결과를 가릅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