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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 상속

외도로 이혼 청구가 기각됐던 배우자가 몇 년 뒤 다시 소송을 냈다면 — 유책성 희석으로 이혼을 받아준 판결과 또 기각한 판결

2026. 10. 26.

외도로 이혼 청구가 기각된 뒤 다시 소송을 내면 전소 변론종결 이후의 별거와 부양, 상대방 혼인계속 의사의 진정성이 결론을 가릅니다. 기판력의 범위와 희석 판단, 상간자 위자료와 재산분할까지 실제 판결로 대응 순서를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1.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2. 전 판결이 막는 것은 변론종결 전의 사정뿐입니다
  3. 출발점은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의 세 가지 예외입니다
  4. 다시 낸 소송에서 이혼을 받아준 판결
  5. 또 기각한 판결 — 시간이 흘렀어도 달라진 것이 없을 때
  6. 별거 기간보다 별거 동안 무엇을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7. 재소를 준비한다면 전 판결 다음 날부터 기록을 쌓아야 합니다
  8. 혼인계속 의사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합니다
  9. 상대방의 생활이 무너지는 이혼은 쉽게 허용되지 않습니다
  10. 이혼을 막으려는 쪽이 오히려 희석의 근거를 만들 때
  11. 재소 사이의 부정행위와 위자료 — 인정된 판결과 부정된 판결
  12. 재산분할은 이혼이 받아들여져야 열립니다
  13. 판결 뒤 돈을 지키고 받아 내는 순서 — 가압류와 사전처분
  14.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15. 다시 열린 이혼 소송에서 피해야 할 대응
  16. 자주 묻는 질문
  17. 이혼 소송에서 기각되면 몇 년 뒤에 다시 소송을 낼 수 있나요
  18. 바람피운 배우자도 별거 몇 년이면 이혼이 되나요
  19. 이혼이 기각된 뒤에도 양육비와 생활비를 계속 보내야 하나요
  20. 상대방이 법정에서 이혼할 생각이 없다고만 하면 계속 기각되나요
  21. 이혼이 기각된 뒤에도 상간녀가 남편을 계속 만나면 위자료를 또 받을 수 있나요
  22. 유책배우자도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나요
  23. 외도 사실이 발각된 지 오래되면 상대방이 부정행위를 이유로 이혼을 못 하나요
  24. 이혼 기각 판결을 받았는데 상대가 또 소장을 보냈습니다. 어떻게 대응하나요
  25. 협의이혼으로 정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26.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27.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28.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29.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30.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31.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32.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몇 년 전 외도가 드러나 이혼 소송을 냈다가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기각된 분이 다시 소송을 내도 되느냐고 묻는 상담이 적지 않습니다. 반대편에서는 이미 한 번 이긴 사건인데 또 소장이 날아왔다며, 이번에도 이혼을 막을 수 있는지, 그사이 남편이 상대 여성과 계속 만난 데 대해 위자료를 다시 받을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혼 청구가 한 번 기각되었다고 다시 소송을 낼 길이 영원히 막히지는 않지만, 다시 낸 소송에서 법원이 보는 것은 전 소송의 변론종결 이후에 무엇이 달라졌는가이고, 세월만 흘렀다는 사정으로는 결론이 바뀌지 않습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란, 민법 제840조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들어 이혼을 구하는 배우자가 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경우를 말하며,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되 좁은 예외를 열어 두었습니다. 실무에서 결론이 갈리는 지점은 다섯입니다. 전 판결의 기판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별거 기간 동안 유책배우자가 상대방과 자녀를 어떻게 보살폈는지, 상대방의 혼인계속 의사가 말뿐인지 행동으로 뒷받침되는지, 이혼이 상대방의 생활을 무너뜨리는지, 그리고 다시 열린 소송에서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어떻게 지키고 받아 낼지입니다. 아래에서 이혼을 받아준 판결과 또 기각한 판결을 나란히 놓고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1. 이혼 청구가 기각된 뒤에도 다시 소송을 낼 수 있나요 — 낼 수는 있지만 같은 사유로는 안 됩니다. 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2020. 8. 19. 선고 2019드단105293 판결은 확정판결의 사실심 변론종결일 이전의 사유에 근거한 이혼청구는 기판력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같은 사건에서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므14258 판결은 재소를 배척한 원심을 파기하면서, 유책성이 희석되었는지는 새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2. 몇 년이 지나면 유책성이 희석되나요 — 정해진 연수는 없습니다. 대구가정법원 2014. 1. 28. 선고 2013드단6331 판결은 1997년 외도로 유책배우자로 인정된 남편의 재소를 17년이 지나 유책성이 희석되었다며 받아들였지만, 부산가정법원 2016. 9. 28. 선고 2016드단482 판결은 2002년 외도 유책으로 기각된 뒤 다시 낸 청구를 별거 중 생활비와 자녀 부양이 없었다며 또 기각했습니다.

  3. 상대방이 이혼하지 않겠다고 하면 끝인가요 — 아닙니다. 대법원 2021므14258 판결은 혼인계속 의사를 소송에서 표명하는 말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혼인생활 전 과정과 소송 중 언행을 종합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민법 제826조 제1항).

전 판결이 막는 것은 변론종결 전의 사정뿐입니다

이혼 기각 판결이 확정되어도 그 효력이 막는 것은 그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때까지 있었던 사정입니다. 가사소송 절차는 가사소송법 제12조에 따라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사소송법을 따르고,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은 확정판결이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다시 낸 소송의 소장에 전 소송에서 했던 주장을 그대로 옮겨 적으면 그 부분은 처음부터 판단받지 못합니다.

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2019드단105293 판결이 이 구조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원고는 2016년 5월 말 집을 나와 이혼 소송을 냈다가 2017. 7. 5. 원고에게 혼인관계 파탄의 더 큰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기각되었고, 2년 뒤 다시 같은 취지의 소를 냈습니다. 법원은 동일한 사유에 근거한 이혼소송의 기각 판결이 확정된 이상 그 사실심 변론종결일 이전까지의 사유는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했고, 그 이후에 피고의 책임으로 파탄되었다는 증거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원고가 유책이 확정된 뒤에도 가정으로 돌아가거나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2년 만에 같은 내용의 소를 냈고, 피고는 원고가 돌아오기만을 바라며 이혼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는 이유로 위자료 3,000만 원 청구까지 모두 기각했습니다. 다만 이 결론은 아래에서 보듯 대법원에서 파기되었으므로, 이 판결에서 지금도 참고할 대목은 변론종결 전 사유를 다시 주장할 수 없다는 부분입니다.

가사소송법 제21조 제2항은 가류·나류 사건의 청구를 배척한 판결이 확정되면 다른 제소권자는 사실심 변론종결 전에 참가하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제 견해로는 이 조항은 다른 제소권자의 재소를 다루는 특칙이어서, 부부 사이의 재소에서 실제로 문제 되는 것은 위와 같은 기판력의 시간적 한계입니다. 그래서 재소를 준비할 때 저는 먼저 전 소송의 변론종결일을 확인하고, 그날 이후의 사실만으로 소장을 다시 짭니다. 상대방 쪽에서는 반대로 새 소장의 주장이 전 소송에서 이미 배척된 사실의 반복이라는 점을 짚는 것이 첫 방어입니다.

출발점은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의 세 가지 예외입니다

재소의 성패는 결국 대법원이 열어 둔 예외에 들어가느냐로 갈립니다.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유책주의를 유지하면서, 상대방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과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성과 상대방의 정신적 고통이 약화되어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때 고려할 사정으로 유책배우자의 책임의 태양과 정도, 상대방의 혼인계속 의사와 감정, 당사자의 연령, 혼인 기간과 생활관계, 별거기간과 별거 후 형성된 생활관계, 파탄 후 사정의 변경, 이혼이 인정될 경우 상대방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 미성년 자녀의 양육·교육·복지 상황을 들었습니다. 다수의견이 유책주의를 유지한 핵심 근거는 우리나라에서는 협의이혼의 길이 열려 있어 유책배우자라도 진솔한 마음과 충분한 보상으로 상대방을 설득해 이혼할 방도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6명의 대법관은 반대의견으로 파탄주의를 주장했습니다.

이 판결 전에도 예외는 있었지만 범위가 훨씬 좁았습니다. 대구가정법원 2013드단6331 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므1033 판결은 상대방도 파탄 이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데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유책배우자의 청구를 허용했습니다. 2013므568 판결은 여기에 보호와 배려, 세월의 경과라는 두 갈래를 더했고, 그 뒤의 하급심은 이 세 갈래를 차례로 따져 결론을 냅니다. 또 하나 기억할 기준은 책임의 비교입니다. 부산가정법원 2016드단482 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므1140 판결은 혼인이 돌이킬 수 없이 파탄되었다면 파탄 원인에 대한 원고의 책임이 피고의 책임보다 더 무겁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이혼청구를 인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재소에서 쌍방의 책임이 대등해졌다는 주장이 통하면 예외를 따질 필요 없이 이혼이 인정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도 기준점이 됩니다. 1976년에 혼인한 원고는 2000년 1월경 집을 나와 딸을 낳은 여성과 동거했고, 피고는 혼자 세 자녀를 키우며 원고가 보내는 월 100만 원 정도로 생계를 이었는데 2012년 1월부터는 그마저 끊겼습니다. 피고는 원심 변론종결 당시 만 63세가 넘었고 위암 수술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대법원은 이혼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별거가 십수 년에 이르렀어도 생활비가 끊기고 상대방이 고령에 건강이 나쁜 사건에서는 예외가 열리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다시 낸 소송에서 이혼을 받아준 판결

재소에서 이혼이 받아들여진 사건들은 공통적으로 세월에 더해 별거 기간의 행동이 뒷받침되었습니다. 대구가정법원 2013드단6331 판결이 대표적입니다. 1990년에 혼인한 부부는 고부갈등 끝에 1995년 2월부터 별거했고, 남편이 1997년경 낸 이혼 소송은 남편이 고부갈등을 중재하지 못하고 회사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이후 1999년 일시적인 재결합 시도를 빼고는 줄곧 따로 살았습니다.

법원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약 18년 동안 별거한 점, 자녀들이 성인이 된 점, 각자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해 온 점, 아내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장기간 혼인관계 회복을 위해 특별히 노력하지 않은 점을 들어 혼인이 회복할 수 없이 파탄되었다고 보았습니다. 18년 동안 쌍방이 회복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책임도 대등하다고 했고, 남편이 1997년에 유책배우자로 인정된 사정은 17년이 지나면서 그 유책성이 희석되어 그것만으로 유책배우자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남편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양육비로 매월 40만 원에서 120만 원을 보내고 대학 등록금 일부를 낸 사실도 인정되었습니다. 결론은 이혼이었습니다.

대법원도 재소 사건에서 희석의 문을 넓혔습니다. 대법원 2021므14258 판결은 과거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기각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그 뒤 상대방 역시 종전 소송에서 문제 된 유책성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전면적인 양보만 요구하거나 민형사소송 등 회복과 양립하기 어려운 사정을 정리하지 않은 채 장기간 별거가 고착되어 협의이혼조차 불가능해진 상태라면, 종전 변론종결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성이 상당히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앞의 부천지원 사건이 바로 이 판결의 1심입니다. 항소심(인천가정법원 2020르11795)도 이혼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종전 변론종결 이후에도 5년째 별거가 이어지고 피고가 원고가 먼저 집을 나갔다는 사정만으로 비난하며 귀가만 요구했으며, 원고는 면접교섭 의지를 보이며 양육비를 꾸준히 보내 온 점을 들어 희석 여부와 자녀 복리를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습니다.

외도와 혼외자가 문제 된 사건도 같습니다.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므10109 판결의 원고는 중국 체류 중 현지 직원과 내연관계를 맺어 혼외자를 두었고 2011년경 이것이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도 부부는 2016년 4월까지 함께 회사를 경영했고, 이후 경영권을 둘러싼 민형사 분쟁 끝에 임시조치로 원고가 집에서 나와 5년 넘게 별거했습니다. 대법원은 혼인파탄의 직접적·일차적 책임이 일방에게 있더라도 상대방의 대처와 세월의 경과로 그 유책이 희석되거나 상대방의 책임과 혼합·상쇄될 수 있다며, 내연관계에만 주목해 청구를 배척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이 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8므1475 판결의 논리는, 한쪽의 결함으로 갈등이 생겼더라도 상대방이 대화를 거부하고 적대하며 혼인생활을 사실상 방기한 채 상당한 시간이 흘러 파탄에 이르렀다면 쌍방이 책임을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원고의 유책성을 상당 부분 상쇄할 정도로 피고와 자녀들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했습니다.

또 기각한 판결 — 시간이 흘렀어도 달라진 것이 없을 때

재소가 다시 기각되는 사건은 전 판결 이후 유책배우자가 한 일이 거의 없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6드단482 판결의 남편은 1989년경부터 다른 여성과 만나다 1999년경부터 아예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아내의 종교 집착을 탓하며 낸 이혼 소송(부산지방법원 가정지원 2001드단41472)은 외도 등으로 파탄을 초래한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2002. 7. 3. 기각되었습니다. 항소(2002르729)도 기각되어 확정되었습니다.

14년 뒤 다시 낸 소송에서 법원은 장기 별거로 혼인이 사실상 파탄되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파탄의 주된 원인은 여전히 원고에게 있고, 원고가 관계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없이 소를 냈으며, 아내가 전 소송부터 일관되게 가족을 위해 이혼에 반대할 뿐 오기나 보복 감정으로 버티는 것이 아니고, 별거 기간 동안 원고가 생활비를 주거나 자녀를 부양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또 기각했습니다. 대구가정법원 2013드단6331 사건과 별거 기간은 비슷했지만, 그 기간에 양육비를 보냈느냐가 결론을 갈랐습니다.

최근 사례도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26. 4. 7. 선고 2025가단515951 판결에 정리된 경과를 보면, 1983년에 혼인한 배우자 한쪽은 2003년경부터 다른 사람과 교제하며 별거해 지금까지 그 사람과 동거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낸 첫 이혼 소송(수원가정법원 2019드단4363)은 2021. 6. 8. 부정행위로 별거를 초래한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기각되어 항소심(2021르1686)을 거쳐 확정되었고, 2024. 12. 19. 다시 낸 이혼조정이 소송(2025드단21862)으로 넘어가 2026. 1. 13. 또 기각되었습니다. 두 번째 판결은 쌍방 모두 회복 의사가 없어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보면서도 그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고, 위 민사 판결 선고 당시 이 이혼 사건은 항소심이 계속 중이었습니다. 별거가 20년을 넘었어도 외도 상대와의 동거가 이어지는 사건에서 재소가 다시 기각된 사례입니다.

별거 기간보다 별거 동안 무엇을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판결을 나란히 놓고 보면 별거 몇 년이라는 숫자는 결론을 정하지 못합니다. 저는 상담에서 별거 기간을 묻기 전에 그 기간에 생활비와 양육비를 얼마나, 언제까지 보냈는지를 먼저 묻습니다. 대구가정법원 2013드단6331 사건에서는 양육비와 등록금이 희석을 뒷받침했고, 대법원 2021므14258 판결은 사전처분 이후 부양료와 양육비로 매월 50만 원을 꾸준히 보낸 점을 희석 여부를 다시 심리할 사정으로 들었습니다. 이 사건의 원고는 가족이 사는 아파트의 담보대출도 갚아 오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부산가정법원 2016드단482 사건과 2013므568 전원합의체 사건에서는 생활비가 없거나 끊긴 것이 기각의 이유였습니다.

별거가 짧으면 더 어렵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8. 4. 19. 선고 2016드합201053 판결의 원고는 2016년 3월부터 자기 회사 직원과 내연관계를 맺었고, 피고가 모텔 투숙 현장을 확인한 다음 날 집을 나가 한 달이 채 안 되어 소를 냈습니다. 소송 중에는 그 상대와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양육비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혼인 기간에 비해 별거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세월의 경과로 유책성과 상대방의 고통이 약화되었다고 볼 수 없다며 친권자 지정과 양육비 청구까지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런 사건이 몇 년 뒤 재소로 이어진다면, 그사이 쌓은 부양과 배려의 기록이 사실상 유일한 새 사정이 됩니다.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1므11112 판결도 참고할 만합니다. 첫 이혼 소송이었지만 원고가 2007년에 집을 나간 뒤 양육비를 주지 않았다는 점에만 주목한 원심을 파기하면서, 약 24년의 혼인 중 13년 이상 별거하는 동안 양측 모두 진지한 노력 없이 방관 내지 적대한 경과 전체를 보고 책임을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원고는 별거 뒤에도 가족이 사는 아파트의 대출 원리금과 세금을 내 왔습니다. 양육비를 보내지 못했더라도 가족의 주거를 지킨 기록은 의미가 있다는 뜻입니다.

재소를 준비한다면 전 판결 다음 날부터 기록을 쌓아야 합니다

다시 소송을 낼 생각이 있다면 준비는 소장을 쓰는 날이 아니라 전 판결이 확정된 다음 날 시작됩니다. 새 소송에서 증명해야 할 것은 전 판결 이후의 시간이고, 그 시간은 나중에 말로 재구성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가 의뢰인에게 권하는 기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매월 같은 날 같은 계좌로 보낸 생활비와 양육비 내역, 등록금·학원비·의료비처럼 자녀를 위해 따로 낸 돈의 영수증

  • 가족이 사는 집의 대출 원리금, 관리비, 세금을 계속 부담했다는 자료(대법원 2021므11112 판결의 원고처럼 별거 뒤에도 주거를 지킨 기록)

  • 자녀와의 연락과 면접교섭을 요청한 메시지, 거절당했다면 거절의 내용

  • 부부상담이나 가사조사 권유에 응했다는 기록, 관계 회복을 제안한 연락

  • 외도 상대와의 관계를 정리했다는 사정을 보여 줄 수 있는 자료

반대로 이 기간에 생활비를 끊거나 외도 상대와 공개적으로 지내면, 그 자체가 유책성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증거가 됩니다. 판결 뒤의 시간은 쌓으면 자산이 되고, 방치하면 다음 기각의 이유가 됩니다.

혼인계속 의사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합니다

이혼을 막으려는 쪽에서 가장 많이 하는 오해는 법정에서 이혼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2021므14258 판결은 혼인계속 의사를 인정하려면 소송에서 표명하는 주관적 의사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혼인생활 전 과정과 소송 중 드러난 언행을 종합해, 악화된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혼인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상대방을 비난만 하며 대화를 거부하거나, 가정법원이 권유하는 부부상담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혼인계속 의사를 표명하더라도 인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근거로 든 것이 부부는 혼인관계가 유지되도록 상호 간에 포괄적으로 협력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과 민법 제826조 제1항입니다. 혼인을 지키겠다는 쪽에도 협력의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기준에 걸린 사례가 여럿입니다. 2021므14258 사건의 아내는 아파트 잠금장치를 바꾸고 남편에게 열쇠를 주지 않으면서 집으로 들어와야만 딸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2021므11112 사건의 아내는 가사조사에서는 자녀에게 상처가 될까 봐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소송 밖에서는 과거 양육비 요구를 들어주면 이혼해 줄 수 있다고 말했고 자녀들의 휴대전화 번호는 알려 주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외형상 법률혼만 남겨 두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2022므10109 사건에서도 아내의 혼인계속 의사는 미혼인 성년 자녀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한 것일 뿐 온전한 혼인계속 의사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진정성이 인정된 판결도 있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9. 11. 19. 선고 2018드단213817 판결의 남편은 회사 직원과의 사이에 혼외자를 두었고, 이혼남이라고 속이고 또 다른 여성을 만났으며, 이혼에 응하지 않는 아내를 두고 어린 자녀를 어린이집에서 데려가 그 여성과 지내기도 했습니다. 아내는 좋았던 기억, 이혼 뒤 삶에 대한 불안, 양육비 지급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관계 회복을 바랐고, 법원은 별거 2년으로는 파탄을 단정하기 어렵고 파탄이라도 남편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며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9. 1. 31. 선고 2017드합201890 판결도 다른 여성과 모텔을 드나들다 발각된 뒤 사과 없이 대화를 거부하고 폭행까지 한 원고의 청구를 피고의 일관된 혼인계속 의사를 들어 배척했습니다. 혼인계속 의사를 지키려는 쪽은 상담 기록, 귀가를 권한 연락, 자녀와의 만남을 막지 않은 사실처럼 회복 노력을 보여 주는 자료를 남겨야 합니다.

상대방의 생활이 무너지는 이혼은 쉽게 허용되지 않습니다

희석이 인정될 만한 사건이라도 상대방의 생활보장이 걸려 있으면 법원은 다시 신중해집니다. 대법원 2021므14258 판결은 상대방이 경제적·사회적으로 매우 취약해 보호의 필요성이 큰 경우, 각종 사회보장급여나 연금, 보험 혜택이 법률상 배우자의 지위를 전제로 하는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는 데 신중해야 하고, 이혼을 거절하는 이유가 자신과 미성년 자녀의 생활보장에 대한 우려라면 혼인계속 의사가 없다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혼인 유지가 안정된 양육환경이 되는 측면과, 부모의 분쟁에 자녀를 계속 노출시키는 측면을 모두 심리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재소를 준비하는 유책배우자에게 저는 이혼 뒤 상대방의 생활을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함께 준비하자고 말씀드립니다. 재산분할에서 상대방이 사는 집을 넘기거나 일정 기간 생활비를 정해 지급하겠다는 제안은 협의이혼의 문을 다시 여는 수단이기도 하고, 소송에서는 보호와 배려를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2022므10109 판결이 재산 상황과 각자의 사회적 지위, 직업에 비추어 이혼이 상대방의 생활보장을 악화시키지 않는다고 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반대로 이혼을 막는 쪽은 소득, 건강, 주거, 연금 수급 등 이혼으로 잃게 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이혼을 막으려는 쪽이 오히려 희석의 근거를 만들 때

이혼 기각 판결을 받아 둔 배우자는 그 판결이 자신을 계속 지켜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판결 뒤의 대응이 다음 소송의 결론을 바꿉니다. 대법원 2021므14258 판결이 희석의 사정으로 든 것은 유책성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전면적인 양보만 요구하며, 민형사소송처럼 회복과 양립하기 어려운 사정을 정리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2022므10109 사건에서는 부부가 회사 경영권과 재산을 두고 수많은 민사소송과 형사고소를 주고받았고, 대법원은 이것을 쌍방이 책임을 나누어 가질 사정으로 보았습니다.

소송 서면 한 장도 기록으로 남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25가단515951 판결에서 이혼을 막던 배우자는 상대의 첫 이혼 소송 중이던 2020. 3. 18. 상대가 잘못을 인정한다면 혼인관계를 지속할 의사가 없고 이혼청구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준비서면을 냈습니다. 이 서면은 뒤에 그 배우자가 상대의 계속된 부정행위를 문제 삼아 위자료를 청구했을 때,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되어 있었다는 근거로 쓰였습니다. 이혼을 막으면서 동시에 책임을 묻고 싶다면, 서면의 표현 하나하나가 혼인계속 의사와 모순되지 않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재소 사이의 부정행위와 위자료 — 인정된 판결과 부정된 판결

이혼이 기각된 뒤에도 배우자가 외도 상대와 계속 만난다면 그 상대에게 다시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는 혼인이 언제 파탄되었다고 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제3자의 부정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지만, 부부공동생활이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뒤의 성적 행위는 불법행위가 되지 않는다는 법리 때문입니다.

인정된 판결부터 보겠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10. 선고 2022가단5134109 판결의 원고는 같은 아파트 주민인 피고를 상대로 첫 위자료 소송(2019가단5019392)에서 2,000만 원 판결을 받아 확정시켰습니다. 원고의 배우자가 낸 이혼 소송(서울가정법원 2019드단103846)은 2020. 7. 10. 유책배우자의 청구라며 기각되었는데, 피고는 2022년 2월경부터 그 배우자와 골프를 치고 동거하는 등 부정행위를 계속했습니다. 법원은 별거가 짧지 않고 신뢰가 손상되었지만 원고에게 혼인계속 의사가 없다고 볼 수 없고, 부정행위 당시 성적 성실의무가 형해화될 정도로 파탄되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6,000만 원 청구 중 1,0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 12. 선고 2023나30804 판결은 쌍방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부정된 판결이 더 많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6. 5. 선고 2023가단256242 판결의 원고는 배우자의 직장 동료를 상대로 첫 위자료 2,000만 원을 받았고(2020가단245968, 항소심 2020나46889),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서울가정법원 2020드단129202 판결로 기각되어 2022. 4. 1. 확정되었습니다. 그 뒤 동료가 각서를 쓰고도 2023년 7월 그 배우자와 여행을 가자 원고가 다시 30,000,100원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종전 이혼 판결이 이미 파탄을 인정했고 그 뒤에도 별거하며 가족 대소사에 서로 참여하지 않았으며 아파트 인도 소송과 1억 7,000만 원 대여금 소송까지 오간 점을 들어 기각했습니다. 항소심(2024나44416)도 같았습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8. 11. 1. 선고 2018가단203977 판결과 항소심인 부산지방법원 2019. 7. 4. 선고 2018나60465 판결도, 배우자의 이혼청구가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6드단10794 판결로 기각된 뒤의 부정행위에 대해 이혼 소송 무렵 이미 파탄되었다며 5,000만 원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배우자 본인을 상대로 한 청구도 같은 벽에 부딪힙니다. 수원지방법원 2025가단515951 판결은 이혼을 막아 온 배우자가 상대 배우자를 상대로 2022. 7. 15.부터 3년간의 상간 행위에 대한 위자료 1억 원을 청구한 사건에서, 두 번의 이혼 판결이 모두 파탄의 여지나 파탄을 인정했고 앞서 본 준비서면도 있었다며 이미 파탄된 뒤의 개별 부정행위로는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유책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하면서 이혼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은 별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위자료 청구는 원래 두 번째 이혼 소송에 반소로 제기되었는데, 가정법원은 이혼과 무관한 개별 유책행위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이라며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1다253154 판결 등을 들어 이를 분리해 지방법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이혼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은 가사소송법 제2조의 다류 사건으로 가정법원이 이혼과 함께 판단하지만, 혼인 중 개별 부정행위만을 이유로 한 배상은 민사 법원으로 가게 되는 셈입니다. 민법 제843조가 준용하는 제806조에 따라 재판상 이혼의 위자료는 정신상 고통까지 포함하므로, 이혼을 막는 쪽이라도 반소로 이혼과 위자료를 함께 구할지 저울질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재산분할은 이혼이 받아들여져야 열립니다

유책배우자가 재소에서 재산분할을 함께 구해도, 이혼이 기각되면 재산분할은 판단조차 받지 못합니다. 부산가정법원 2017드합201890 판결은 원고가 이혼과 함께 재산분할로 2억 5,000만 원을 청구했지만 유책배우자의 청구라며 이혼을 기각했고, 이혼을 전제로 하는 재산분할 청구도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했습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은 민법 제843조와 제839조의2에 따라 재판상 이혼에도 인정되지만, 이혼이 성립해야 생기는 권리이고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그래서 다시 열린 소송은 이혼 여부와 돈 문제가 한 번에 정해지는 자리입니다. 가사소송법 제14조는 이혼 청구와 재산분할, 위자료처럼 원인이 같은 청구를 하나의 소로 제기할 수 있게 하고 하나의 판결로 재판하게 합니다. 이혼을 막으려는 쪽도 이혼이 인용될 경우를 대비해 예비적으로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주장해 두어야 합니다. 상대가 이혼을 앞두고 재산을 빼돌리면 민법 제839조의3에 따라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를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판결 뒤 돈을 지키고 받아 내는 순서 — 가압류와 사전처분

재소는 몇 년의 간격을 두고 열리므로 그사이 재산이 움직이기 쉽습니다. 가사소송법 제63조는 가사소송사건이나 마류 가사비송사건을 본안으로 가압류와 가처분을 할 수 있게 하고, 담보 없이도 할 수 있으며, 조정신청이 있으면 본안의 제소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21므14258 사건의 아내도 남편의 첫 소송 직후 위자료와 재산분할청구권을 보전하려고 채권가압류를 해 두었습니다. 다만 이 아내는 본안으로 이혼을 청구하지 않고 이혼에 반대했는데, 이혼을 막는 전략과 재산을 묶어 두는 전략을 어떻게 함께 가져갈지는 사건마다 설계가 필요합니다.

별거 중 생활비가 끊겼다면 이혼과 별개로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826조 제1항은 부부의 부양·협조 의무를, 제833조는 공동생활 비용의 공동 부담을 정하고, 이에 관한 처분은 가사소송법 제2조의 마류 사건입니다. 2021므14258 사건에서는 부양료 사건의 사전처분으로 매월 50만 원 지급이 명해졌습니다. 가사소송법 제62조 제5항은 사전처분 자체에는 집행력이 없다고 정하므로, 지급이 계속 밀리면 본안 심판으로 집행권원을 받아 두어야 합니다. 이혼과 재산분할 판결이 확정된 뒤에는 상대의 예금, 급여, 부동산에 강제집행을 하게 되므로, 소송 중에 상대 재산의 위치를 파악해 두는 것이 회수의 출발점입니다.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변호사 없이 정리하는 편이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첫째, 전 판결 이후 한두 해밖에 지나지 않았고 그사이 생활비나 양육비, 관계 회복 시도처럼 새로 내세울 사정이 전혀 없는 경우입니다. 전 소송의 주장을 반복하는 부분은 기판력 때문에 판단받지 못하고(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2019드단105293 판결), 변론종결 이후 새로 내세울 사정이 없다면 희석을 주장할 근거도 부족해 소송비용과 감정 소모만 남기 쉽습니다. 이때는 소송보다 부양을 성실히 이행하며 기록을 쌓는 기간으로 보는 것이 낫습니다. 둘째, 상대방도 사실상 이혼을 원하고 조건만 남은 경우입니다. 이때는 재산과 양육 조건을 정리해 협의이혼을 신청하는 것이 빠르며, 민법 제836조의2에 따라 안내를 받은 날부터 양육할 자녀가 있으면 3개월, 없으면 1개월이 지나야 이혼의사 확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점만 감안하면 됩니다.

선임을 검토할 사건은 별거가 길고 그 기간의 부양 기록이 있어 희석을 다툴 수 있는 재소, 반대로 이혼을 막아야 하는데 상대방이 부양과 배려의 기록을 쌓아 온 사건, 재산분할 대상 재산이 크거나 상대가 재산을 옮기는 정황이 있는 사건, 외도 상대에 대한 위자료 청구와 이혼 소송이 엇갈려 진행되는 사건입니다. 이런 사건은 전 판결의 변론종결일 이후 사실을 어떻게 구성하느냐, 어떤 서면에 어떤 표현을 남기느냐가 결론을 바꿉니다.

다시 열린 이혼 소송에서 피해야 할 대응

  1. 전 소송의 주장을 그대로 옮긴 소장 — 변론종결일 이전 사유는 기판력으로 판단받지 못합니다(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2019드단105293 판결).

  2. 재소 직전까지 생활비와 양육비를 끊는 것 — 별거가 길어도 부양이 없으면 희석이 부정됩니다(부산가정법원 2016드단482 판결, 대법원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

  3. 소송 중에도 외도 상대와 공개적으로 지내는 것 — 해외여행이나 동거는 유책성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증거가 됩니다(부산가정법원 2016드합201053 판결, 수원지방법원 2025가단515951 판결의 인정사실).

  4. 이혼을 막는 쪽이 비난과 귀가 요구만 반복하는 것 — 잠금장치 변경, 자녀 연락 차단, 부부상담 불응은 혼인계속 의사를 의심받게 합니다(대법원 2021므14258, 2021므11112 판결).

  5. 혼인계속 의사와 모순되는 서면을 내는 것 — 조건부 이혼 동의 서면이 뒤에 파탄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5가단515951 판결).

자주 묻는 질문

이혼 소송에서 기각되면 몇 년 뒤에 다시 소송을 낼 수 있나요

제가 확인한 범위에서는 재소까지 일정 기간을 기다리도록 정한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전 판결의 사실심 변론종결일 이전 사유는 다시 주장할 수 없으므로(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2019드단105293 판결), 그 뒤에 생긴 사정이 쌓여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 사건에서 2년 만에 낸 재소를 1심과 항소심은 기각했지만, 대법원은 그 뒤 별거가 고착되고 양육비를 꾸준히 보낸 사정 등을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고, 희석 여부는 새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1므14258 판결).

바람피운 배우자도 별거 몇 년이면 이혼이 되나요

연수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약 18년 별거한 사건에서 17년 전의 외도 유책성이 희석되었다며 이혼을 인정한 판결(대구가정법원 2013드단6331 판결)이 있지만, 1999년부터 집을 나가 살았는데도 생활비와 자녀 부양이 없었다며 기각한 판결(부산가정법원 2016드단482 판결)도 있습니다. 별거 동안 무엇을 했는지가 기간보다 중요합니다.

이혼이 기각된 뒤에도 양육비와 생활비를 계속 보내야 하나요

보내야 합니다. 부부는 혼인이 유지되는 한 서로 부양할 의무가 있고(민법 제826조 제1항, 제833조), 상대방은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1므14258 판결은 부양료 사전처분 뒤 양육비를 꾸준히 보내 온 점을 유책성 희석 여부를 다시 심리할 사정으로 들었습니다.

상대방이 법정에서 이혼할 생각이 없다고만 하면 계속 기각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혼인계속 의사는 소송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혼인생활 전 과정과 소송 중 언행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대법원 2021므14258 판결). 소송 밖에서 돈을 주면 이혼해 주겠다고 말한 사정을 들어 혼인계속 의사를 인정하기 곤란하다고 본 판결도 있습니다(대법원 2021므11112 판결).

이혼이 기각된 뒤에도 상간녀가 남편을 계속 만나면 위자료를 또 받을 수 있나요

혼인이 아직 파탄되지 않았다고 인정되면 받을 수 있습니다. 전소 판결 뒤 부정행위를 계속한 상간자에게 1,000만 원을 인정한 판결이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134109 판결, 항소심 2023나30804 판결). 그러나 종전 이혼 판결이 이미 파탄을 인정했다면 그 뒤의 만남은 불법행위가 아니라고 본 판결이 더 많습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3가단256242 판결, 부산지방법원 2018나60465 판결).

유책배우자도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나요

이혼이 인정되면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이룬 재산을 나누는 것이어서(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유책 여부는 위자료에서 주로 따집니다. 다만 이혼이 기각되면 재산분할도 판단받지 못하므로(부산가정법원 2017드합201890 판결), 재산분할을 받으려면 먼저 이혼 사유를 갖추어야 합니다.

외도 사실이 발각된 지 오래되면 상대방이 부정행위를 이유로 이혼을 못 하나요

민법 제840조 제1호의 부정행위 사유는 상대방이 사전동의나 사후 용서를 했거나 안 날부터 6개월, 그 사유가 있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그 사유로는 이혼을 청구하지 못합니다(민법 제841조). 그래서 오래된 외도는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와 함께 주장하는 것이 보통이고, 이혼을 원하는 쪽이 피해 배우자라면 반소로 이혼과 위자료를 구하는 방안도 검토합니다.

이혼 기각 판결을 받았는데 상대가 또 소장을 보냈습니다. 어떻게 대응하나요

먼저 새 소장의 주장 가운데 전 판결의 변론종결일 이전 사실이 무엇인지 가려내 기판력을 주장합니다(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2019드단105293 판결). 그다음 상대가 전 판결 뒤 생활비와 양육비를 보냈는지, 외도 상대와의 관계를 정리했는지의 공백을 짚고, 의뢰인의 회복 노력을 보여 주는 자료를 냅니다. 이혼이 인용될 경우에 대비해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예비적으로 주장하고, 필요하면 가압류로 재산을 묶어 두는 것까지 함께 준비합니다(가사소송법 제63조).

협의이혼으로 정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상대방을 설득할 조건을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도 유책배우자는 진솔한 마음과 충분한 보상으로 상대방을 설득해 협의이혼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주거, 생활비, 재산분할, 자녀 양육 조건을 서면으로 정리해 제안하고, 합의가 되면 가정법원의 안내를 받은 뒤 정해진 숙려기간이 지나 이혼의사 확인을 받습니다(민법 제836조의2).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원심 대구가정법원 2012르754) — 유책주의 유지, 예외 세 유형과 고려 사정, 생활비 끊긴 고령 배우자 사건 기각 유지

  •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므14258 판결(1심 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2020. 8. 19. 선고 2019드단105293, 원심 인천가정법원 2020르11795, 파기환송) — 기각 확정 뒤 재소의 유책성 희석, 판단 기준시점, 혼인계속 의사의 객관적 판단, 생활보장·자녀 복리

  • 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2020. 8. 19. 선고 2019드단105293 판결 — 전 판결 변론종결일 이전 사유의 기판력, 2년 만의 재소 기각(위 대법원 판결로 파기)

  •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므10109 판결(원심 서울고등법원 2021르22138, 파기환송) — 내연·혼외자 유책성의 희석과 혼합·상쇄, 경영권 분쟁, 형식적 혼인계속 의사

  •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므1033 판결, 2010. 7. 15. 선고 2010므1140 판결, 2010. 7. 29. 선고 2008므1475 판결,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2021. 11. 25. 선고 2021다253154 판결 — 종전 예외 기준(오기·보복 감정), 책임 비교, 쌍방 방관과 책임 분담, 부부의 협력의무, 개별 유책행위 손해배상의 관할(각 하급심·대법원 판결 인용)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1므11112 판결(원심 울산가정법원 2020르2456, 파기환송) — 13년 이상 별거, 소송 외 언행과 혼인계속 의사

  • 대구가정법원 2014. 1. 28. 선고 2013드단6331 판결 — 1997년 외도 유책 기각 뒤 17년 경과로 유책성 희석, 이혼 인용

  • 부산가정법원 2016. 9. 28. 선고 2016드단482 판결 — 2002년 외도 유책 기각 확정(2001드단41472, 2002르729) 뒤 재소 기각, 별거 중 부양 부재

  • 수원지방법원 2026. 4. 7. 선고 2025가단515951 판결 — 두 차례 이혼 기각(수원가정법원 2019드단4363·2021르1686, 2025드단21862 항소심 계속 중)의 경과, 파탄 뒤 배우자 부정행위 위자료 부정, 조건부 이혼 동의 준비서면

  • 부산가정법원 2018. 4. 19. 선고 2016드합201053 판결, 2019. 1. 31. 선고 2017드합201890 판결, 2019. 11. 19. 선고 2018드단213817 판결 — 짧은 별거와 유책성, 이혼 기각 시 재산분할 청구 배척, 혼인계속 의사의 진정성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10. 선고 2022가단5134109 판결, 항소심 2024. 1. 12. 선고 2023나30804 판결(쌍방 항소기각) — 이혼 기각 뒤 계속된 부정행위 위자료 1,000만 원

  •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6. 5. 선고 2023가단256242 판결, 항소심 2024. 11. 22. 선고 2024나44416 판결(항소기각) — 종전 이혼 판결이 파탄을 인정한 뒤의 부정행위 위자료 부정

  •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8. 11. 1. 선고 2018가단203977 판결, 항소심 부산지방법원 2019. 7. 4. 선고 2018나60465 판결(항소기각) — 이혼 기각(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6드단10794) 뒤 상간자 위자료 부정

  • 법령 — 민법 제806조, 제826조, 제833조, 제836조의2, 제839조의2, 제839조의3, 제840조, 제841조, 제843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12조, 제14조, 제21조, 제62조, 제63조 / 민사소송법 제216조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한 번 기각된 이혼 사건은 처음 사건보다 어렵습니다. 법원이 이미 누구의 책임인지 판단해 두었기 때문에, 다시 열린 소송은 그 판단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여 주느냐의 싸움이 됩니다. 그래서 첫 작업은 전 소송의 판결문과 변론종결일을 확인하고, 그날 이후의 생활을 날짜순으로 다시 세우는 일입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먼저 전 소송의 판결문을 받아 기각 이유가 외도였는지, 가출이나 폭언이었는지, 법원이 파탄 자체는 인정했는지를 확인합니다. 파탄을 인정하고 책임만 물은 판결인지, 파탄 자체를 부정한 판결인지에 따라 재소의 설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변론종결일 이후 생활비와 양육비를 언제 얼마씩 보냈는지, 가족이 사는 집의 대출과 세금을 누가 냈는지, 자녀와의 연락과 면접교섭은 어땠는지를 계좌 내역과 메시지로 확인합니다. 세 번째로 외도 상대와의 관계가 지금도 이어지는지, 상대방이 그 상대에게 위자료 소송을 냈는지, 서로 고소나 민사소송을 주고받았는지 봅니다. 네 번째로 상대방의 나이와 건강, 소득, 주거, 연금이나 보험처럼 이혼으로 잃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 정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재산 목록과 명의, 가압류 여부를 확인해 재산분할과 위자료의 규모를 가늠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재소를 원하는 의뢰인에게 바로 소장을 쓰자고 하지 않습니다. 새로 내세울 사정이 부족하면 부양을 성실히 이행하고 상담과 대화 시도를 기록하는 기간을 먼저 제안하고, 그 기록이 쌓였을 때 전 판결 이후의 사실만으로 소장을 구성합니다. 상대방의 생활보장을 위한 재산분할 제안을 함께 준비해 협의이혼의 길도 열어 둡니다. 이혼을 막아야 하는 의뢰인에게는 상대방이 쌓아 온 부양 기록의 공백을 짚고, 의뢰인의 회복 노력을 보여 주는 자료를 정리하며, 서면의 표현이 혼인계속 의사와 모순되지 않도록 점검합니다. 이혼이 인용될 경우를 대비해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예비적으로 주장하고, 필요하면 가압류로 재산을 묶어 둡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위에서 본 판결들에서 외도가 있었다는 사실은 대부분 다툼이 없었습니다. 결론을 가른 것은 전 판결 이후 생활비를 보냈는지, 외도 상대와의 관계를 정리했는지, 이혼을 막는 쪽이 비난만 했는지 회복을 시도했는지, 서면에 어떤 문장을 남겼는지였습니다. 비슷한 길이의 별거도 양육비 기록이 있느냐에 따라 이혼 인용과 기각으로 갈렸습니다. 변호사는 첫 상담에서 지금 소송을 낼 사건인지, 기록을 더 쌓아야 할 사건인지, 협의로 정리하는 편이 나은 사건인지를 구분해 말씀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이혼 기각 판결은 끝이 아니라 다음 소송을 위한 기준선이 됩니다. 법은 유책배우자에게도 좁은 문을 열어 두었고, 혼인을 지키려는 배우자에게도 그 문을 지킬 방법을 남겨 두었습니다. 어느 쪽이든 판결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가 결과를 정합니다.

전 소송의 판결문과 변론 기록, 별거 이후의 송금 내역과 대출 상환 자료, 자녀와 주고받은 연락, 상대방과 나눈 메시지를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아직 소장을 내지 않았다면 그 전에 무엇을 새로 주장할 수 있는지부터 점검하셔야 합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시다면 자료를 정리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이혼·상속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가정법원에 이혼·상속 사건을 제기하시거나 소장을 받으셨다면 첫 서면이 사건의 틀을 정합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