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이드

DOMO Legal Guide

마약범죄

마약 사건이 함정수사나 위법한 임의동행에서 시작됐다면 — 공소기각·무죄가 난 판결과 유죄로 남은 판결의 경계

2026. 10. 16.

정보원의 부탁이나 위장 구매로 시작된 마약 사건, 영장 없는 동행·소변 제출·긴급체포·휴대전화 탐색으로 모인 증거는 다툴 수 있습니다. 공소기각·무죄가 난 판결과 유죄로 남은 판결의 경계를 실제 판결로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1.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2. 함정수사가 위법해지는 지점 — 범의를 만들었는가, 기회를 주었는가
  3. 정보원이 '공적'을 쌓으려고 부탁했다면 — 공소기각이 난 사건
  4. 정보원 사건은 무엇으로 입증되었나
  5. 체포된 공범이 수사관 앞에서 연락해 왔다면
  6. 경찰이 구매자나 여성으로 위장했다면 — 대부분 기회 제공으로 봅니다
  7. "같이 가자"는 말에 따라갔다면 — 임의동행이 체포로 평가되는 경우
  8. 소변을 '임의제출'했다는 서류가 있어도 다툴 수 있습니다
  9. 문을 열어 준 것이 집에 들어와도 된다는 동의일까
  10. 긴급체포가 위법해지는 경우 — '영장을 받을 시간이 없었는가'
  11. 휴대전화 속 대화가 수사의 출발점이었다면
  12. 위법수집증거 배제는 2차 증거까지, 그러나 자백이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13. 유죄로 남은 판결에서 보아야 할 것
  14.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15. 현장과 조사에서 하면 불리해지는 대응
  16. 자주 묻는 질문
  17. 경찰이 구매자인 척 연락해 와서 팔았는데 함정수사라 무죄인가요?
  18. 함정수사로 인정되면 무죄인가요, 공소기각인가요?
  19. 정보원이 수사기관과 연결돼 있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20. 경찰이 같이 가자고 할 때 거부하면 체포되나요?
  21. 임의동행으로 경찰서에 가면 몇 시간까지 붙잡아 둘 수 있나요?
  22. 소변검사 동의서에 서명했는데 나중에 다툴 수 있나요?
  23. 영장 없이 휴대폰을 본 경우 그 대화는 증거가 안 되나요?
  24. 위법수집증거가 빠지면 자백만으로 처벌되나요?
  25. 이미 경찰 조사에서 자백했는데 지금 절차 위법을 주장해도 되나요?
  26.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27.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28.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29.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30.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31.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32.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마약 사건 상담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래 알던 후배가 며칠 동안 졸라서 한 번 구해 줬을 뿐인데, 알고 보니 그 후배가 경찰과 연결돼 있었습니다." "경찰이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갔고, 거기서 소변을 받아 갔습니다. 저는 동의한 적이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사기관이 범의 없는 사람을 꾀어 범죄를 만들어 냈다면 공소 자체가 기각되고, 영장주의를 피해 간 동행·채뇨·체포·휴대전화 탐색으로 모은 증거는 그 증거에서 파생된 증거와 함께 배제되어 무죄가 날 수 있습니다. 함정수사란, 수사기관이나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된 사람이 함정을 놓아 범죄를 실행하게 한 뒤 범인을 검거하는 수사 방법을 말하고, 그중 본래 범의가 없던 사람의 범의를 유발한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위법수집증거 배제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쓰지 못하게 하는 원칙입니다. 다만 같은 주장이라도 결과는 크게 갈립니다. 위장 구매자가 먼저 연락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함정수사가 되지 않고, 절차가 위법했어도 그 뒤 법정에서 한 자백 때문에 유죄가 유지된 사건도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정보원과 위장 구매, 임의동행과 소변 제출, 주거 진입과 긴급체포, 휴대전화 전자정보, 2차 증거와 자백의 문제를 실제 판결을 근거로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1. 정보원이 계속 부탁해서 마약을 구해 줬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 정보원이 수사기관의 지시를 받아 범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해 주고 돈까지 대 주었다면 공소기각이 됩니다. 부산지방법원 2018. 2. 23. 선고 2017노2466 판결이 그런 사례입니다. 반대로 정보원이 포상금 같은 사적 동기로 수사기관과 관련 없이 부탁만 반복했다면 위법한 함정수사가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도2339 판결입니다.

  2. 경찰이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그 뒤의 소변검사도 증거가 되나요 — 동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고지가 없었고 사실상 이탈이 불가능했다면 위법한 체포이고, 그 상태에서 받은 소변과 이후의 압수물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본 판결이 여럿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12. 5. 선고 2013노3184 판결, 창원지방법원 2018. 9. 13. 선고 2018노1447 판결).

  3. 휴대전화를 영장 없이 들여다본 경우에도 법정에서 자백하면 끝인가요 —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도12689 판결은 위법하게 수집한 전자정보로 수사가 시작되었고 피의자신문에서 그 내용을 제시받았다면, 법정에서의 자백도 원칙적으로 증거로 쓸 수 없고 예외 사정은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함정수사가 위법해지는 지점 — 범의를 만들었는가, 기회를 주었는가

함정수사의 위법성은 '수사기관이 범의를 만들어 냈느냐'로 갈립니다. 대법원은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않은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을 써서 범의를 유발한 함정수사는 위법하지만, 이미 범의를 가진 사람에게 범행의 기회를 주거나 범행을 다소 쉽게 한 데 불과하면 위법하지 않다고 봅니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1066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5. 12. 18. 선고 2025노2058 판결에서 재인용). 판단할 때는 범죄의 종류와 성질, 유인자의 지위와 역할, 유인의 경위와 방법, 유인에 따른 피유인자의 반응, 피유인자의 처벌 전력, 유인행위 자체의 위법성을 종합합니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1247 판결).

대법원 2006도2339 판결은 이 기준을 구체화했습니다.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이 있는 유인자가 개인적 친밀관계를 이용해 동정심이나 감정에 호소하거나, 금전적·심리적 압박이나 위협을 가하거나, 거절하기 힘든 유혹을 하거나, 범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범행에 쓸 돈까지 대 주는 등 과도하게 개입했다면 위법합니다. 반면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람이 단순히 여러 번 부탁했을 뿐이라면 설령 그 때문에 범의가 생겼더라도 위법한 함정수사가 아닙니다. 결국 실무의 쟁점은 두 가지로 모입니다. 유인한 사람이 수사기관과 어떤 관계였는지, 그리고 그 사람이 얼마나 깊이 개입했는지입니다.

위법한 함정수사로 인정되면 법원은 무죄가 아니라 공소기각 판결을 합니다. 지금까지의 판결은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었고, 이 조항은 2026. 10. 2.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서 제327조 제8호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같은 개정으로 제327조 제2호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가 새로 들어왔습니다. 제 견해로는 범의유발형 함정수사가 이 새 조항의 대표적인 적용 대상으로 다투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 조항을 적용한 판결이 쌓이기 전까지는 종전 법리에 따른 주장도 함께 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보원이 '공적'을 쌓으려고 부탁했다면 — 공소기각이 난 사건

정보원이 수사기관의 지시를 받아 움직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결론이 바뀝니다. 부산지방법원 2017노2466 판결의 피고인은 필로폰 전과로 복역하고 출소한 지 두 달 남짓 된 사람이었습니다. 경찰서 인근에 사무실을 두고 마약팀 정보원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한 해 동안 그 경찰서에 체포된 마약사범 136명 중 약 20명을 제보할 만큼 실적이 많았습니다. 이 정보원은 필로폰 사건으로 수배 중이던 피고인의 20년 지기 후배에게 "수배 사건을 해결해 줄 테니 피고인에게 마약을 구해 달라고 해라, 필로폰을 산 것을 빌미로 검거해야 한다"고 지시하며 피고인의 연락처를 건넸습니다.

후배는 일주일 동안 서너 차례 부탁했고, 돈을 빌려 달라는 피고인의 말을 거절당하자 피고인이 "필로폰을 구해 줄 테니 100만 원만 줄 수 있느냐"고 했습니다. 정보원은 후배에게 구입 자금을 인출할 카드를 내주었고, 정보원과 협조 관계였던 경찰관이 거래 현장에 잠복해 있다가 피고인을 체포했습니다. 후배는 기소되지 않았고 사건은 후배 등의 공적으로 처리되었습니다. 법원은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이 있는 유인자가 범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범행에 쓸 돈까지 제공해 범의를 일으키게 했다며, 징역 8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공소를 기각했고, 검사의 상고는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4795 판결로 기각되었습니다. 피고인은 1심에서 함정수사를 주장하다가 도중에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는데도 항소심에서 결론이 바뀌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반대 방향의 사건도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 3. 23. 선고 2005노2845 판결은 정보원과 가까운 사람이 피고인에게 열 번 넘게 "아는 여자가 필로폰을 사려고 하니 구해 달라"고 부탁한 사건에서 함정수사를 인정해 공소를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06도2339 판결은 수사기관이 피고인의 승낙 이후에야 그 사실을 알았고, 부탁한 사람들은 포상금 등 사적인 동기로 수사기관과 관련 없이 독자적으로 움직였으며, 단순한 부탁 외에 압박이나 금전 제공이 없었다는 이유로 이를 파기했습니다. 두 사건의 차이는 정보원이 '수사기관의 손'으로 움직였다는 자료가 있었느냐입니다. 부산 사건에서는 정보원과 경찰관의 협조 관계, 지시 내용, 자금 제공이 법정 증언과 통화 기록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정보원 사건은 무엇으로 입증되었나

함정수사 주장이 받아들여진 사건과 배척된 사건을 가른 것은 결국 증거였습니다. 피고인 쪽에서 '그 사람이 경찰 끄나풀이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법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판결들에 나타난 자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유인자와 수사기관의 관계 — 2017노2466 판결에서는 정보원이 경찰서 인근에 사무실을 두고 여러 수사기관에 제보해 온 이력, 담당 경찰관이 먼저 협조를 제안했고 개인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경찰관 본인의 법정 진술이 근거가 되었습니다.

  • 지시의 내용과 시점 — 같은 판결은 유인자가 피고인에게 연락하기 전에 이미 '구입을 빌미로 검거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반대로 2006도2339 판결은 수사기관이 피고인의 승낙 뒤에야 사정을 알았다는 점을 결정적으로 보았습니다.

  • 자금의 출처 — 범행에 쓸 돈을 누가 댔는지는 과도한 개입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정입니다. 다만 2022노455 판결처럼 수사기관이 대금 일부를 마련했어도, 피고인이 자기 돈으로 먼저 거래했다면 결론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 사건 처리 결과 — 유인자가 기소되지 않았는지, 그의 수배 사건이 어떻게 정리되었는지, 검거가 누구의 공적으로 처리되었는지도 판단 자료가 되었습니다.

이 자료들은 대부분 수사기관 쪽에 있어서, 피고인이 혼자 확보하기는 어렵습니다. 증인신문 신청과 사실조회, 통화 내역 제출 요구 같은 절차를 통해야 법정에 나옵니다. 그래서 정보원이 의심되는 사건에서는 첫 조사 전에 내 휴대전화의 메시지와 통화 기록을 백업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체포된 공범이 수사관 앞에서 연락해 왔다면

수사기관의 통제 아래 이루어진 연락이라도 그것만으로 범의유발형이 되지는 않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2. 8. 16. 선고 2022노455 판결의 사건에서는 마약 혐의로 체포된 사람이 상선 검거에 협조하겠다며 수사관이 보는 앞에서 피고인에게 문자와 전화로 필로폰을 구해 달라고 했습니다. 수사관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특정 판매자를 지목한 메시지를 보냈고, 매매대금 500만 원 중 320만 원은 수사기관이 마련했습니다. 피고인은 판매자를 만나 450만 원을 주고 약 9.8그램씩 든 봉투 다섯 개를 받아 전달하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습니다.

1심(의정부지방법원 2022. 2. 8. 선고 2021고단3482 판결)은 이 알선 부분을 위법한 함정수사로 보아 공소를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1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피고인이 문자로 부탁을 받자 별다른 거절 없이 곧바로 응했고(그 사이 통화는 약 50초 한 번이었습니다), 스스로 판매자에게 연락해 장소와 방법을 정하고 자기 돈으로 먼저 필로폰을 샀으며, 부탁한 사람은 자신의 수사와 재판에 유리한 사정을 만들려는 사적인 동기로 먼저 협조를 제안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수사기관이 검거 협조를 제안하고 대금을 마련해 준 것만으로는 사술이나 계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 판결이 보여 주듯, 이런 사건에서는 '처음에 몇 번 거절했는가'와 '누가 거래의 구체적인 방법을 정했는가'가 통화 기록과 메시지 시각으로 다투어집니다.

경찰이 구매자나 여성으로 위장했다면 — 대부분 기회 제공으로 봅니다

수사관이 신분을 숨기고 접근했다는 사정은 그 자체로 위법이 아닙니다. 판결들은 공통적으로 '누가 먼저 마약 이야기를 꺼냈는가'를 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1. 12. 선고 2020고단1507 판결의 사건에서 경찰관은 채팅앱에 필로폰에 관심 있는 여성처럼 읽힐 수 있는 프로필로 접속해 있었습니다. 법원은 그 프로필이 중의적이어서 불특정 다수에게 범행을 제안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먼저 말을 걸고 자동 삭제되는 비밀 대화방을 제안하고 팔의 주사 자국 사진과 봉지에 든 필로폰 사진을 보내며 당일 만남을 제안한 사람이 피고인이라는 이유로 함정수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9. 16. 선고 2025노302 판결도 같은 흐름입니다. 피고인이 SNS에 세 차례 필로폰을 같이 하자는 글을 올렸고, 경찰 정보원이 여성으로 가장해 연락한 뒤 경찰관이 대화를 이어받았는데, 피고인이 먼저 "제가 들고 갈게요"라고 했습니다. 법원은 광고를 올린 무렵부터 범의가 있었고 수사기관은 기회를 주었을 뿐이라며 징역 1년을 유지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5노2058 판결은 광고 게시만으로 범행이 이미 끝났으므로 그 뒤 경찰관이 투약 의사를 표시한 것은 검거 과정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판매 광고를 보고 수사기관이 매수자로 가장해 연락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판단되었습니다. 텔레그램으로 양과 대금, 수령 방법을 협의한 판매자의 지시로 필로폰을 국내에 들여와 넘기려다 긴급체포된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춘천) 2020. 4. 1. 선고 2019노224 판결은 수사기관과 판매자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다는 정황이 없다며 함정수사 주장을 배척하고 징역 2년 6월을 유지했습니다. 필로폰을 사고팔거나 투약·소지한 행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이지만(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 제1항 제2호), 수입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어서(같은 법 제58조 제1항 제6호) 이 사건의 양형기준 권고 범위는 징역 4년에서 8년 8월이었습니다. 함정수사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공소 자체가 사라지고, 배척되면 이런 법정형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이 다툼의 무게가 큽니다.

그래서 위장 구매 사건에서 함정수사 주장만으로 결론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살펴본 판결들에서 결과를 바꾼 것은 오히려 검거 이후의 절차였습니다. 앞의 2020고단1507 판결도 함정수사 주장은 배척했지만, 바로 그다음 단계인 임의동행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같이 가자"는 말에 따라갔다면 — 임의동행이 체포로 평가되는 경우

임의동행은 이름과 달리 실제로는 체포와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법원은 엄격한 요건을 둡니다. 수사관이 동행에 앞서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렸거나, 동행한 사람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탈하거나 퇴거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는 등 오로지 자발적인 의사로 동행했다는 것이 객관적인 사정으로 명백하게 증명된 경우에만 적법하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도6810 판결, 창원지방법원 2018노1447 판결에서 재인용).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도 동행 요구를 받은 사람은 거절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증표 제시와 소속·성명·목적·이유·동행 장소의 설명을 요구합니다.

창원지방법원 2018노1447 판결의 사건에서 경찰관 다섯 명은 투약 제보를 받고 모텔 주인에게 문을 열게 해 객실에 들어갔습니다. 피고인은 무단침입이라고 항의하며 영장을 보여 달라고 했지만, 경찰관들은 "알 만한 사람이 왜 따지냐"며 계속 동행을 요구했고 한 명은 문 앞을 지켰습니다. 피고인은 체념하고 경찰서로 따라가 소변을 제출했고, 간이시약 양성 반응이 나오자 긴급체포되었으며 가방의 주사기도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되었습니다. 1심과 첫 항소심은 유죄였지만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8도2604 판결이 사건을 돌려보냈고, 환송 후 항소심은 동행 거부 의사에도 강제로 연행한 것은 물리력을 쓰지 않았더라도 위법한 체포이고, 그 상태에서 이루어진 채뇨 요구와 임의제출 형식의 압수도 위법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노3184 판결도 같은 결론입니다. 검찰 수사관들이 밀반입 제보를 받고 세관 공무원의 협조로 동의를 얻어 신변을 검색했으나 마약이 나오지 않자 "더 물어볼 것이 있다"며 인근 검찰청 분실 사무실로 데려갔고, 거부할 수 있다는 고지 없이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소변을 요구하면서 화장실까지 지켜보았습니다. 소변채취 동의서는 긴급체포와 차량·주거지 수색이 모두 끝난 뒤에야 받았습니다. 법원은 징역 8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은 임의동행을 엄격하게 보는 이유도 설명합니다. 동행에 응했다는 형식만으로는 제도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임의성이 보장되지 않고, 아직 정식 체포 전이라는 이유로 체포된 피의자에게 주어지는 권리 보장 장치가 제공되지 않는 결과가 생기기 쉽다는 것입니다. 앞의 2020고단1507 판결 역시 호텔 엘리베이터 앞에서 피고인을 에워싸고 질문한 것까지는 적법한 불심검문으로 보았지만, "방에 같이 올라가 보자"며 앞장세우고 팔을 잠시 잡은 채 거부권 고지도 동행동의서도 없이 객실로 데려간 것은 부적법한 임의동행이라고 보았고, 이 판단은 항소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4. 22. 선고 2020노3708 판결)에서도 유지되었습니다.

소변을 '임의제출'했다는 서류가 있어도 다툴 수 있습니다

소변은 영장 없이 받으려면 임의제출이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18조), 그 임의성은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부산지방법원 2021. 5. 27. 선고 2020노3551 판결의 피고인은 오토바이를 밟아 부순 혐의로 야간에 현행범 체포되어 경찰서에 있었습니다. 조사하던 경찰관이 행동과 전력을 보고 투약을 의심해 물었고, 피고인이 부인했는데도 소변을 내라고 해서 제출받았습니다. 1심(부산지방법원 2020. 10. 20. 선고 2020고단965 판결)은 야간 체포로 위축된 상태였고 변호인의 조력도 없었으며 임의제출의 의미와 거부의 효과를 충분히 듣지 못한 점을 들어 임의성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항소심은 여기에 더해, 경찰관이 간이시약 양성 반응을 음성으로 착각해 귀가시켰다가 뒤늦게 경찰서 밖 공중전화 부스에서 다시 체포하면서 체포 사유 검토도, 고지와 체포확인서 작성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투약 부분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이 판결들에서 반복되는 사정은 세 가지입니다. 이미 체포되었거나 사실상 붙잡힌 상태였는지, 거부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지, 동의서가 언제 작성되었는지입니다. 동의서에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뜻이고, 반대로 말하면 조사 첫날 어떤 순서로 무엇을 했는지가 기록과 진술로 남아 있어야 다툴 수 있습니다.

문을 열어 준 것이 집에 들어와도 된다는 동의일까

현관문을 열었다는 사실만으로 수사기관의 주거 진입에 동의한 것으로 보지 않은 판결이 있습니다. 대전지방법원 2022. 2. 15. 선고 2021고단3212 판결의 사건에서 경찰은 외국인 여성이 당일 필로폰을 팔려 한다는 첩보를 받고 사복 경찰관 일고여덟 명이 출동했습니다.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연 피고인에게 여성 경찰관이 신분증을 보이며 "Police"라고 말했고, 세 명이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신원을 확인한 뒤 진술거부권 고지 없이 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말하자 피고인이 손가방을 가리켰고, 그 안에서 0.72그램이 나왔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방문자가 수사기관인지 모르고 문을 열었고,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단어 몇 마디와 신분증만으로 사복 성인 여럿의 진입에 자발적으로 동의했다고 증명되지 않았으며, 진입 당시 범인과 범죄의 명백성도 없었다는 이유로 현행범 체포를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진술거부권 고지 없이 '가리킨 행위'도 위법하게 얻은 진술이고, 압수한 필로폰과 경찰서에서 받은 모발·소변은 그로부터 파생된 증거라 인과관계가 끊기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동의에 의한 수색에도 소속·성명·목적과 이유를 밝히는 등 임의동행과 같은 요건이 적용된다는 것이 이 판결의 판단입니다. 검사가 항소했지만 대전지방법원 2024. 6. 26. 선고 2022노552 판결은 마약 부분의 무죄를 유지했고(같은 기회에 드러난 불법체류 부분은 항소심에서 유죄로 바뀌었습니다), 대법원 2024. 11. 20. 선고 2024도11367 판결로 상고가 기각되었습니다.

긴급체포가 위법해지는 경우 — '영장을 받을 시간이 없었는가'

긴급체포는 영장주의의 예외라서,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은 중대한 범죄의 상당한 혐의와 증거인멸·도망의 염려에 더해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등과 같이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라는 긴급성을 요구합니다. 마약 사건에서 이 긴급성이 부정된 판결이 적지 않습니다. 창원지방법원 2016. 4. 7. 선고 2016노60 판결의 사건에서 경찰은 출소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집에서 다시 투약한다는 제보를 받고, 집 앞에서 찍은 사진으로 제보자에게 본인 확인까지 받은 뒤 접촉사고가 났으니 나오라고 전화했습니다. 피고인이 응하지 않자 잠금장치를 풀고 들어가 침대 밑에 숨은 피고인을 찾아내 자백을 받고 긴급체포했습니다.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5814 판결은 경찰이 이미 신원과 주거, 전화번호를 모두 알고 있었고 투약의 증거가 급속히 사라질 상황도 아니었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22. 9. 16. 선고 2022고단1810 판결은 이 논리를 더 밀고 나갔습니다. 호텔에서 일하던 지인의 제보로 경찰이 투숙 객실에 찾아갔고, 피고인이 임의수사를 거절하자 곧바로 긴급체포와 긴급수색을 했습니다. 법원은 혐의의 상당성은 인정하면서도, 제보자가 호텔 직원이라 방을 보전할 수 있었고 피고인은 내사를 몰랐으며 거주지도 특정되어 있었고, 모발과 소변의 검출 기간을 생각하면 신체 증거가 곧 사라진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증거를 버릴 가능성만으로 긴급성을 인정하면 마약 수사에서는 영장을 받을 일이 없어진다는 지적입니다. 검사는 항소하면서 체포 당시 경찰의 판단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정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대구지방법원 2023. 11. 8. 선고 2022노3612 판결은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긴급체포 요건의 판단에 수사기관의 재량이 있다고 해도, 그 재량이 '영장을 받을 시간이 있었는데도 받지 않은 경우'까지 덮지는 못한다는 것이 이 판결들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실무에서 이 쟁점을 다툴 때는 제보를 받은 시각과 출동 시각, 체포 시각을 기록에서 찾아 그 사이에 영장을 청구할 시간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체포의 방식도 문제가 됩니다. 수원지방법원 2020. 4. 10. 선고 2019노6689 판결의 사건에서 경찰은 다른 사람을 체포하러 모텔에 갔다가 그와 같은 방에서 나온 피고인을 공범으로 의심해 팔을 붙잡고 엘리베이터에 태워 객실로 데려갔고, 몸싸움 끝에 제압한 뒤에야 긴급체포 사실과 이유를 고지했습니다. 법원은 불심검문의 한계를 넘은 불법체포에 이은 긴급체포로서 위법하고, 불법체포 상태가 몇 분에 불과해도 달리 볼 것이 아니라며 필로폰 3.14그램의 소지 등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181 판결로 검사의 상고가 기각되었습니다.

휴대전화 속 대화가 수사의 출발점이었다면

휴대전화는 마약 사건의 핵심 증거이지만, 영장 없는 탐색에서 시작된 수사는 끝까지 그 흠을 안고 갑니다. 대전지방법원 2024. 3. 21. 선고 2023고합545 판결의 사건은 공범이 잃어버린 휴대전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습득물로 접수한 파출소 경찰관이 주인을 확인하려고 화면을 켰다가 마약 은어가 보이자 대화와 영상을 탐색했고, 이를 넘겨받은 마약팀이 영장 없이 텔레그램과 카카오톡을 뒤져 공범과 피고인을 특정했습니다. 피고인은 공범의 부탁으로 다른 지역 아파트의 전화 단자함에서 합성대마 카트리지를 찾아다 준 혐의였습니다. 1심은 유실물의 주인을 확인할 권한은 주인을 확인하는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그 이상은 영장이 필요한 수색이라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항소심(대전고등법원 2024. 7. 19. 선고 2024노171 판결)도 휴대전화와 전자정보, 그 출력물과 사진을 모두 위법수집증거로 보았고, 사전에 영장을 청구해 위반을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사건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피고인과 공범이 위법수집 주장을 하면서도 1심 법정에서 사실관계를 인정했다는 이유로, 그 자백은 위법과 인과관계가 끊긴 독립된 증거라며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 2024도12689 판결은 이를 다시 깼습니다. 수사가 오로지 위법한 전자정보로 시작되었고 피고인의 인적사항도 그것으로 특정되었으며, 피의자신문에서 대화 출력물을 제시받아 수사기관이 그 증거를 가진 것을 알았으므로, 법정에서 출력물을 직접 보지 않았더라도 그 자백은 1차 증거의 영향 아래에 있다는 것입니다. 위법 주장이 받아들여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양형을 생각해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을 독립된 자백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도 덧붙였습니다.

반대로 절차가 지켜진 사건에서는 별건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25. 10. 14. 선고 2025노1291 판결의 사건에서 수사기관은 거래 상대방에 대한 마약 혐의 영장으로 그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다가 피고인과의 거래 정황을 발견하자 대략적인 내용만 확인하고 탐색을 멈췄고, 열하루 뒤 별도 영장을 받아 그 상대방과 변호인에게 참여 기회를 안내한 다음 압수했습니다. 법원은 이는 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의 기준에 맞는 적법한 절차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사건은 다른 이유로 무죄가 되었습니다. 건넨 물건이 필로폰이 아니라 수면제와 소화제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사실 판단이었고,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 2. 5. 선고 2024고단103 판결)이 파기되었습니다. 절차 다툼과 사실 다툼은 함께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위법수집증거 배제는 2차 증거까지, 그러나 자백이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법한 절차로 얻은 증거뿐 아니라 그것을 기초로 얻은 2차 증거도 원칙적으로 쓰지 못하고, 인과관계가 끊기거나 희석된 예외적인 경우에만 쓸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의 확립된 법리입니다(위 판결들에서 재인용). 그래서 소변 하나가 빠지면 그 양성 반응을 근거로 한 긴급체포, 그 뒤의 압수물과 모발 감정이 함께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3노3184 판결은 긴급체포 당일 검사가 동의를 받아 채취한 모발도 위법한 구금 상태가 이어지는 중에 얻은 것이라 배제했고, 1심에서 증거로 쓰는 데 동의했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다음 남는 것이 자백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10조는 자백이 유일한 증거이면 유죄로 할 수 없다고 정하므로, 객관적 증거가 모두 빠지면 무죄가 됩니다. 2013노3184 판결에서는 누범 전과와 구치소 면회 내용, 추징금 산정 보고만 남아 자백을 보강할 수 없었습니다. 2016노60 판결은 피고인이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벗어나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자발적으로 같은 자백을 되풀이했다는 이유로 자백의 증거능력 자체는 인정했지만, 보강증거가 없어 결국 무죄였습니다. 반대로 공범의 진술이나 별도 영장으로 확보한 증거처럼 독립된 보강증거가 있으면 결론은 유죄로 갈 수 있습니다. 자백을 어떻게 할지는 절차 다툼의 성패와 함께 처음부터 설계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유죄로 남은 판결에서 보아야 할 것

무죄 판결만 보면 오해하기 쉬우므로, 같은 주장이 배척된 판결의 공통점도 짚어 두겠습니다. 첫째, 피고인 쪽에서 먼저 범행을 제안한 흔적이 메시지에 남아 있으면 함정수사 주장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2020고단1507, 2025노302, 2025노2058 판결). 둘째, 수사기관과 유인자 사이의 직접적 관련이 증명되지 않으면 유인자가 아무리 집요했어도 위법이 아니었습니다(2006도2339, 2019노224 판결). 셋째, 절차의 흠이 있어도 별도 영장과 참여 기회 보장으로 정리되었다면 증거능력은 인정되었습니다(2025노1291 판결). 넷째, 수입한 필로폰을 이틀 뒤 매매 장소에서 자전거 바구니에 보관한 것은 수입과 별개의 소지죄가 된다는 판단처럼(2019노224 판결), 함정수사 주장이 배척되면 나머지 쟁점도 함께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사건에서 함정수사와 절차 위법을 '마지막 한 방'으로 쓰지 않습니다. 메시지와 통화 기록을 시간 순서로 맞춰 실제로 누가 무엇을 제안했는지 먼저 확인하고, 절차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의 양형까지 함께 준비합니다. 수사 협조나 자수에 따른 감경은 이와 별개의 문제라서, 다른 글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모든 마약 사건에서 절차를 다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장을 제시받고 압수수색을 당했고, 소변검사도 영장이나 충분한 고지 뒤에 이루어졌으며, 투약 사실 자체에 다툼이 없는 사건이라면 절차 주장으로 결론을 바꾸기는 어렵고, 처음부터 양형 자료와 단약 노력에 힘을 쏟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조사 전에 변호인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마약을 구해 달라고 먼저 부탁한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수배 중이거나 체포된 상태였거나 정보원으로 의심되는 경우입니다. 둘째, 경찰이 집이나 숙소에 들어와 동행을 요구했고 거부할 수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한 경우입니다. 셋째, 소변이나 모발을 낼 때 이미 붙잡힌 상태였거나 동의서를 나중에 썼던 경우입니다. 넷째, 긴급체포를 당했는데 경찰이 이미 내 주소와 연락처를 알고 있었던 경우입니다. 다섯째, 수사가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나 분실 휴대전화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을 들은 경우입니다. 여섯째, 이미 조사에서 자백했지만 그 자백이 위법한 증거를 제시받은 뒤에 나온 경우입니다. 이런 사건은 첫 진술과 증거 동의 여부가 결론을 좌우하는데, 한 번 증거로 쓰는 데 동의하거나 법정에서 사실관계를 인정하면 뒤에서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현장과 조사에서 하면 불리해지는 대응

  • "형식적인 절차"라는 말에 바로 서명하는 것. 2013노3184 판결의 동의서는 모든 수색이 끝난 뒤에 작성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들은 뒤 서명했는지 기억하고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 절차가 위법했다고 생각하면서도 수사기관이 보여 준 자료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 2024노171 판결은 법정 자백을 이유로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에서 바로잡혔지만, 그 과정에 이른 것 자체가 위험입니다.

  • 절차를 다투면서 사실관계 준비를 미루는 것. 2025노1291 판결은 절차 주장은 배척되었지만 물건이 필로폰이라는 증명이 부족하다는 사실 판단으로 무죄가 났습니다.

  • 유인한 사람과의 대화를 지우는 것. 2017노2466 판결에서 결론을 바꾼 것은 통화 시각과 메시지 순서였습니다. 내 쪽 기록이 없으면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 다투기 어렵습니다.

  • 강제 진입이나 체포 현장에서 몸으로 저항하는 것. 위법한 체포라도 저항 과정에서 공무집행방해나 상해가 따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항의는 말로 하고, 상황을 기억해 두는 것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경찰이 구매자인 척 연락해 와서 팔았는데 함정수사라 무죄인가요?

그것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법원은 이미 판매 의사가 있던 사람에게 기회를 준 것으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서울고등법원(춘천) 2019노224 판결). 다만 수사기관 쪽 사람이 범행 방법을 정해 주고 돈까지 대 준 정황이 있으면 사정이 다르므로, 대화의 시작과 순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함정수사로 인정되면 무죄인가요, 공소기각인가요?

공소기각입니다. 법원은 실체 판단에 들어가지 않고 공소를 기각합니다(부산지방법원 2017노2466 판결). 2026. 10. 2. 시행 개정 형사소송법은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를 제327조 제2호로 새로 두었고, 종전에 쓰던 '공소제기 절차가 무효인 때'는 제8호가 되었습니다.

정보원이 수사기관과 연결돼 있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본인이 알아내기는 어렵고 재판에서 밝혀집니다. 2017노2466 판결에서는 정보원과 경찰관의 증인신문, 통화 내역, 사건이 누구의 공적으로 처리되었는지가 근거였습니다. 유인한 사람이 기소되지 않았거나 수배 사건이 정리되었다면 그 자체가 확인할 단서가 됩니다.

경찰이 같이 가자고 할 때 거부하면 체포되나요?

동행 요구는 거절할 수 있습니다(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 다만 수사기관이 체포 요건을 갖추었다면 영장 체포나 긴급체포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거부 의사는 분명히 밝히되 변호인과 연락할 기회를 요구하는 편이 좋습니다. 동행 과정의 위법을 다툰 판결로는 창원지방법원 2018노1447 판결이 있습니다.

임의동행으로 경찰서에 가면 몇 시간까지 붙잡아 둘 수 있나요?

불심검문에 따라 동행한 경우에는 6시간을 넘겨 경찰관서에 머물게 할 수 없고, 동행한 사람에게 가족 등에 연락할 기회를 주며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알려야 합니다(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5항·제6항). 다만 시간 제한을 지켰다고 해서 그 안의 동행이 모두 적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먼저 동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고지가 있었는지, 언제든 자유롭게 떠날 수 있었는지를 봅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3노3184 판결). 동행한 시각과 경찰서를 나온 시각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소변검사 동의서에 서명했는데 나중에 다툴 수 있나요?

다툴 수 있습니다. 서명 당시 이미 체포 상태였는지, 거부권을 들었는지, 동의서가 언제 작성되었는지에 따라 임의성이 부정된 판결이 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0노3551 판결). 임의성은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영장 없이 휴대폰을 본 경우 그 대화는 증거가 안 되나요?

원칙적으로 증거가 되지 않습니다. 그 대화로 수사가 시작되고 피의자신문에서 그 내용을 제시받았다면 법정 진술도 원칙적으로 증거로 쓰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 2024도12689 판결입니다. 다만 수사기관이 탐색을 멈추고 별도 영장을 받아 참여 기회를 준 경우에는 적법하다고 본 판결도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5노1291 판결).

위법수집증거가 빠지면 자백만으로 처벌되나요?

자백이 유일한 증거라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310조). 위법수집증거가 모두 빠지고 자백만 남아 무죄가 된 판결이 여럿 있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16노60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노3184 판결). 그러나 독립된 보강증거가 있으면 유죄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 경찰 조사에서 자백했는데 지금 절차 위법을 주장해도 되나요?

주장할 수 있습니다. 위법한 증거를 제시받고 한 자백이라면 그 자백도 2차 증거로 배제될 여지가 있습니다(대법원 2024도12689 판결). 다만 그 뒤 법정에서 어떻게 진술하느냐가 결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공판 전에 진술 방향을 정해 두어야 합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도2339 판결(원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 3. 23. 선고 2005노2845 판결) — 정보원과 동거하던 사람의 반복 부탁, 사적 동기·수사기관 관련성 부정, 공소기각 원심 파기환송

  •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1247 판결,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1066 판결 — 위법한 함정수사의 판단 요소, 기회제공형의 적법성(아래 하급심 판결에서 재인용)

  • 부산지방법원 2018. 2. 23. 선고 2017노2466 판결(원심 부산지방법원 2017. 6. 15. 선고 2017고단772 판결),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4795 판결 — 정보원 지시·자금 제공,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로 공소기각, 상고기각

  • 의정부지방법원 2022. 8. 16. 선고 2022노455 판결(원심 의정부지방법원 2022. 2. 8. 선고 2021고단3482 판결) — 체포된 공범의 수사관 통제 하 부탁, 공소기각 원심 파기환송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1. 12. 선고 2020고단1507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4. 22. 선고 2020노3708 판결 — 채팅앱 위장 접촉은 기회 제공, 호텔 객실 임의동행 위법으로 무죄 유지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9. 16. 선고 2025노302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5. 12. 18. 선고 2025노2058 판결 — SNS 광고 뒤 위장 접촉, 함정수사 주장 배척

  • 서울고등법원(춘천) 2020. 4. 1. 선고 2019노224 판결 — 판매 광고에 매수자 가장 접촉, 함정수사 배척과 별도 소지죄, 징역 2년 6월 유지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12. 5. 선고 2013노3184 판결 — 거부권 불고지 동행과 소변 채취, 2차 증거·모발 배제, 자백 보강 부족으로 무죄

  • 창원지방법원 2018. 9. 13. 선고 2018노1447 판결(환송판결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8도2604 판결) — 모텔 객실 진입 후 강제 연행은 위법한 체포, 무죄(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도6810 판결 재인용)

  • 부산지방법원 2021. 5. 27. 선고 2020노3551 판결(원심 부산지방법원 2020. 10. 20. 선고 2020고단965 판결) — 야간 체포 상태 소변 임의제출의 임의성 부정, 투약 무죄 유지

  • 대전지방법원 2022. 2. 15. 선고 2021고단3212 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6. 26. 선고 2022노552 판결, 대법원 2024. 11. 20. 선고 2024도11367 판결 — 동의 없는 주거 진입·현행범 체포 위법, 마약 부분 무죄 유지

  • 창원지방법원 2016. 4. 7. 선고 2016노60 판결,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5814 판결 — 주거 강제 진입 후 긴급체포의 긴급성 부정, 무죄

  • 대구지방법원 2022. 9. 16. 선고 2022고단1810 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11. 8. 선고 2022노3612 판결 — 호텔 객실 긴급체포·긴급수색의 긴급성 부정, 무죄 유지

  • 수원지방법원 2020. 4. 10. 선고 2019노6689 판결, 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181 판결 — 불심검문 한계를 넘은 연행 뒤 긴급체포 위법, 무죄, 상고기각

  • 대전지방법원 2024. 3. 21. 선고 2023고합545 판결, 대전고등법원 2024. 7. 19. 선고 2024노171 판결, 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도12689 판결 — 분실 휴대전화 영장 없는 탐색, 법정 자백의 2차 증거성, 파기환송

  • 수원지방법원 2025. 10. 14. 선고 2025노1291 판결(원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 2. 5. 선고 2024고단103 판결) — 별건 전자정보 별도 영장 적법, 필로폰 증명 부족으로 무죄(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재인용)

  •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 위법수집증거와 2차 증거의 배제 원칙(위 하급심 판결에서 재인용)

  • 법령 —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199조, 제200조의3, 제211조, 제217조, 제218조, 제308조의2, 제310조, 제325조, 제327조(2026. 10. 2. 시행 개정으로 제2호 신설, 구 제2호는 제8호)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60조 /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2026. 10. 17. 조회)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첫 상담에서는 사건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부터 묻습니다. 누가 먼저 마약 이야기를 꺼냈는지, 그 사람이 수배 중이거나 체포된 상태였는지, 거래 방법과 돈은 누가 정하고 누가 마련했는지를 메시지와 통화 기록으로 시간 순서대로 맞춥니다. 이어서 검거 당일의 장면을 분 단위로 다시 구성합니다. 경찰이 어디로 어떻게 들어왔는지, 신분과 목적을 밝혔는지, 동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지, 소변과 모발은 언제 어디서 냈고 동의서는 언제 썼는지, 긴급체포의 고지는 언제 받았는지를 확인합니다. 휴대전화가 압수되었다면 영장을 보았는지, 포렌식에 참여할 기회를 안내받았는지도 묻습니다. 이미 조사를 받았다면 그때 어떤 자료를 제시받았고 무엇을 인정했는지, 조서에 서명하기 전에 열람할 기회가 있었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자백이 위법한 증거를 본 뒤에 나온 것인지에 따라 공판에서 다툴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정리가 있어야 함정수사를 다툴 사건인지, 절차 위법을 다툴 사건인지, 사실관계와 양형에 집중할 사건인지를 처음에 가를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수사 단계에서는 진술의 범위를 먼저 정합니다. 절차 위법을 다툴 여지가 있는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보여 주는 자료를 그대로 인정하는 진술은 뒤에서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소되면 증거목록을 받아 1차 증거와 그로부터 파생된 증거를 나누고, 증거 동의 여부를 하나씩 결정합니다. 정보원이 관련된 사건이라면 유인자와 담당 경찰관의 증인신문을 신청해 지시와 자금 제공, 사건이 누구의 공적으로 처리되었는지를 법정에서 확인합니다. 임의동행이나 긴급체포가 문제 되는 사건에서는 체포 시각과 고지 시각, 동의서 작성 시각을 기록으로 대조하고, 휴대전화 증거는 영장의 범위와 참여권 보장 여부를 따집니다. 동시에 절차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사실관계 다툼과 단약 치료, 재범 방지 자료도 함께 준비합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앞에서 본 판결들처럼 마약 수사의 위법성을 다투는 사건은 공소기각, 무죄, 유죄가 아주 작은 사실에서 갈립니다. 부탁을 몇 번 거절했는지, 동의서를 언제 썼는지, 경찰이 내 주소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 법정에서 무엇을 인정했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당사자 혼자서는 지금 하는 말과 서명이 나중에 어떤 증거의 운명을 정하는지 가늠하기 어렵고, 수사기관은 그 틈을 알고 있습니다. 같은 주장이 어떤 사건에서는 받아들여지고 어떤 사건에서는 배척된 이유를 알고 있어야, 다툴 것과 정리할 것을 처음부터 나눌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는 수사 단계의 진술 설계부터 공판의 증거 다툼, 양형 자료까지 한 흐름으로 관리하며, 다툴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그 판단의 근거가 되는 자료를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마약 사건이 지인의 부탁이나 위장 접촉에서 시작되었거나, 경찰의 동행 요구와 소변 제출, 긴급체포와 휴대전화 탐색 과정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그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기록으로 남기는 일입니다. 첫 진술과 증거에 대한 의견이 공소기각과 무죄, 유죄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조사 일정이 잡히기 전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십시오. 보유하신 메시지와 서류를 확인한 뒤 다툴 부분과 정리할 부분을 함께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마약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남부·수원중부·수원서부·용인·화성 등 경기 남부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으셨거나 수원지방검찰청 사건으로 진행 중이시라면 초기 대응이 결과를 가릅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