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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 상속

배우자가 가족 명의 계좌로 돈을 빼돌린 것 같다면 —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차명재산을 분할한 판결과 입증 부족 판결

2026. 10. 29.

배우자가 부모·형제·자녀 명의 계좌로 돈을 옮긴 것 같을 때,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차명재산을 분할에 넣은 판결과 입증 부족으로 진 판결을 나란히 놓고 흐름표, 2년 기한, 면탈 고소와 집행까지 실제 판결로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1.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2. 명의가 아니라 '누가 지배하는 돈인가'를 봅니다
  3. 재산조회로는 가족 계좌가 보이지 않는 이유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4. 분할에 넣은 판결 ① — 딸 명의 증권계좌와 친척 명의로 넘긴 모텔
  5. 분할에 넣은 판결 ② — 숨긴 쪽이 스스로 남긴 진술과 흔적
  6. 입증 부족으로 배척한 판결 — 잔고는 보였지만 '누구 돈인지'를 못 밝혔다
  7. "부모님께 빌린 돈을 갚았을 뿐"이라는 항변을 다루는 법
  8. 현금 인출 흐름표 — 해명하지 못한 인출금은 '보유'로 봅니다
  9. 제출명령은 언제 신청하는가 — 2년 기한과 직권탐지
  10. 제출명령이 나가면 상대도 압니다 — 그 순간이 가장 위험합니다
  11. 숨긴 쪽의 형사 책임 — 강제집행면탈이 인정된 판결과 무죄 판결
  12. 집행까지 — 판결 뒤에도 가족 명의로 빠져나간 돈을 되찾는 법
  13.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14. 자주 묻는 질문
  15. 시어머니 명의 통장에 있는 돈도 재산분할에서 받을 수 있나요?
  16. 배우자 가족의 계좌 내역을 제가 직접 은행에서 뗄 수 있나요?
  17. 제출명령을 신청하면 상대방이나 그 가족이 알게 되나요?
  18. 현금으로 다 찾아갔으면 재산분할에서 못 받나요?
  19. 이혼소송 전에 이미 처가로 넘긴 돈은 어떻게 하나요?
  20. 이혼한 지 1년 반이 지났는데 숨긴 계좌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21. 돈을 빼돌린 배우자를 형사고소할 수 있나요?
  22. 제출명령 회신을 받았는데 거래가 너무 많아 무엇을 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3.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24.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25.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26.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27.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28.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29.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이혼을 준비하는 분들에게서 가장 자주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통장 잔고가 갑자기 비었는데, 시어머니 계좌나 처남 계좌로 옮긴 것 같다"는 것입니다. 재산조회를 신청해 보면 배우자 본인 명의 계좌에는 몇백만 원만 남아 있고, 정작 의심되는 돈은 부모·형제·자녀 명의로 흩어져 있어 손을 대기 어렵다고 느끼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족 명의로 옮긴 돈이라도 배우자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재산이라는 점이 금융거래 기록으로 드러나면 재산분할 대상에 들어가지만, 잔고를 확인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돈이 누구의 돈이며 누가 쓰고 있는지를 증명해야 합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이란, 민법 제839조의2에 따라 이혼한 부부의 한쪽이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분할을 다른 한쪽에게 청구하는 권리이고,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실무에서 결론이 갈리는 지점은 셋입니다. 가족 계좌의 거래내역을 법원을 통해 받아낼 수 있는지, 그 내역에서 출연자·관리자·사용자를 배우자로 연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판결 뒤에 또다시 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보전과 집행을 어떻게 설계하는지입니다. 아래에서는 차명재산을 분할에 넣은 판결과 입증 부족으로 배척한 판결을 짝지어 놓고,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의 근거와 신청 방법, 현금 인출 흐름표 작성법, 2년 기한, 강제집행면탈 고소, 판결 후 집행까지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1. 시부모·처가 명의 통장도 재산분할 대상이 되나요 — 될 수 있습니다. 제3자 명의 재산이라도 부부 한쪽이 명의신탁했거나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재산으로서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것이라면 분할 대상이 됩니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므2840, 2857 판결). 대구가정법원 2013. 7. 16. 선고 2010드단2857 판결은 딸이 열 살일 때부터 거래된 딸 명의 증권계좌의 주식과 예수금 1억 3,617만여 원을 어머니의 재산으로 보아 분할에 넣었습니다.

  2. 가족 계좌 거래내역은 어떻게 받아내나요 — 가정법원의 재산조회(가사소송법 제48조의3)는 '당사자 명의'의 재산만 조회하므로, 가족 명의 계좌는 금융기관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받아야 합니다. 금융기관은 금융실명법 제4조 제1항 제1호의 '법원의 제출명령'에 따라 거래정보를 제공합니다.

  3. 잔고가 확인되면 이기는 건가요 — 아닙니다. 같은 대구가정법원 판결은 다른 자녀 두 명과 친척 명의 증권계좌에 각각 3억 4,247만여 원, 3,685만여 원, 2억 3,221만여 원의 잔고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배우자가 실제 소유자로서 명의를 빌렸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분할 대상에서 뺐습니다. 명의자 소유 추정(금융실명법 제3조 제5항)을 깨는 구체적 사정이 필요합니다.

명의가 아니라 '누가 지배하는 돈인가'를 봅니다

가정법원이 재산분할에서 보는 것은 등기부나 통장 표지의 이름이 아니라 그 재산을 누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가입니다. 대법원 2009므2840, 2857 판결은 대법원 1998. 4. 10. 선고 96므1434 판결의 법리를 이어, 제3자 명의 재산이라도 부부 중 한쪽이 명의신탁한 재산이거나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재산으로서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되었거나 그 유지에 상대방의 가사노동 등이 기여했다면 분할 대상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제3자와 합유로 등기된 토지를 분할 대상에서 뺐는데, 대법원은 합유라는 이유만으로 제외할 수는 없고 적어도 지분 가액을 산정해 반영해야 한다며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했습니다.

다만 예금은 부동산보다 한 단계가 더 까다롭습니다. 금융실명법 제3조 제5항은 실명이 확인된 계좌의 금융자산을 명의자의 소유로 추정하고, 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8다45828 전원합의체 판결은 금융기관과의 관계에서 예금주는 원칙적으로 실명확인을 거친 명의자이며, 돈을 낸 사람을 예금주로 보려면 금융기관과의 명확한 합의가 극히 예외적으로 증명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상대 배우자는 "그 돈은 어머니 돈"이라는 말 한마디로 방어를 시작합니다.

제 견해로는 이 두 법리는 충돌하지 않습니다. 은행에 대해 누가 예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갖는가와, 부부 사이에서 그 돈을 누가 형성하고 지배해 왔는가는 다른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재산분할에서는 후자를 묻습니다. 다만 명의자 소유 추정이 출발점이므로, 청구하는 쪽이 출연·관리·사용의 흔적을 거래내역으로 하나하나 보여 주어야 추정을 넘을 수 있습니다. 아래 판결들이 바로 그 증명의 수준을 보여 줍니다.

재산조회로는 가족 계좌가 보이지 않는 이유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재산명시와 재산조회만으로는 가족 명의로 옮긴 돈을 찾을 수 없습니다. 가사소송법 제48조의2는 재산분할·부양료·양육비 사건에서 당사자에게 재산목록 제출을 명할 수 있게 하고, 제48조의3은 그 목록만으로 해결이 곤란할 때 '당사자 명의의 재산'에 관하여 금융기관 등에 조회할 수 있게 합니다. 조회 대상이 처음부터 당사자 명의로 한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두 갈래로 접근합니다. 첫째, 배우자 본인 계좌의 거래내역을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받아 돈이 어느 계좌로 나갔는지 상대 계좌를 특정합니다. 둘째, 그렇게 특정된 가족 명의 계좌에 대해 다시 제출명령을 신청해 입금 뒤의 흐름을 따라갑니다. 가사소송 절차에는 민사소송법이 적용되므로(가사소송법 제12조) 문서제출명령(민사소송법 제344조, 제347조)이나 조사의 촉탁(같은 법 제294조)의 형식을 빌리고, 금융기관은 금융실명법 제4조 제1항 제1호의 '법원의 제출명령'에 근거해 명의인의 동의 없이 거래정보를 제공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요구할 때 명의인의 인적사항과 요구 대상 거래기간, 요구하는 거래정보의 내용 등을 적도록 하므로, 신청서에는 금융기관과 명의인, 기간, 필요한 거래정보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재산목록 단계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조문이 있습니다. 가사소송규칙 제95조의4 제1항은 재산명시명령이 송달되기 전 2년 이내에 한 부동산 양도와, 배우자·직계혈족·4촌 이내 방계혈족 등에게 한 등기·등록이 필요한 재산의 양도를 상대방 인적사항과 함께 적게 하고, 같은 조 제5항 제1호는 제3자에게 명의신탁된 등기 재산도 명의자와 함께 적도록 합니다. 목록을 거짓으로 내면 가사소송법 제67조의3에 따라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제 견해로는 예금 이체는 이 '등기·등록이 필요한 재산'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재산명시를 신청할 때 같은 항 제3호에 따라 '일정 기간 친족에게 한 일정 금액 이상의 금전 이체'를 적게 해 달라고 함께 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분할에 넣은 판결 ① — 딸 명의 증권계좌와 친척 명의로 넘긴 모텔

가족 명의 재산을 분할에 넣은 판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명의자가 그 재산을 형성할 능력이나 이유가 없었고, 거래와 수익이 여전히 배우자 쪽으로 흘렀다는 점이 기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대구가정법원 2010드단2857(본소), 2011드단1882(반소) 판결이 대표적입니다. 부부는 사업과 숙박업으로 재산을 모았고, 남편은 아내가 공동재산을 가족 명의로 돌려놓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증권회사에 두 차례 금융정보 제출명령을 보내 회신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1990년생 딸 명의 계좌가 딸이 열 살밖에 되지 않은 2000년경부터 거래되어 왔다는 점, 아내 스스로 그 계좌에 자금을 넣었다고 진술한 점이 드러났고, 법원은 1억 3,617만여 원의 예탁주식과 예수금을 아내가 명의신탁했거나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재산으로 보아 분할에 포함했습니다. 딸에게 증여했다는 아내의 주장은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같은 판결에서 더 눈여겨볼 부분은 모텔입니다. 아내는 모텔과 부지를 이부동생의 배우자에게 26억 3,000만 원에 팔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매도 뒤에도 모텔 매출이 아내 명의 계좌로 들어왔고, 아내가 차명계좌로 쓰던 자녀 명의 계좌에서 모텔 관련 입출금이 이루어졌으며, 명의자는 정작 모텔에서 교대로 근무하며 급여를 받는 처지였고, 매수자금의 출처가 석연치 않으며, 명의자가 증인출석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를 아내의 재산으로 보았습니다. 자녀 명의로 등기된 전원주택도 부부가 차임 없이 살았고 전화 가입 명의가 남편이었다는 점 등을 들어 분할에 넣었습니다. 결국 법원은 아내가 남편에게 재산분할로 3억 7,738만여 원을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이 판결에서 배울 점은 '돈이 들어간 계좌'보다 '돈이 나오는 계좌'를 보라는 것입니다. 명의가 넘어간 뒤에도 수익과 비용이 누구의 계좌를 통해 오가는지, 명의자가 그 재산에서 어떤 대가를 받는지가 실질 지배를 증명하는 가장 강한 자료였습니다.

분할에 넣은 판결 ② — 숨긴 쪽이 스스로 남긴 진술과 흔적

차명을 쓴 사람은 언젠가 그 재산을 되찾아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스스로 실질 소유를 자백하는 흔적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흔적을 찾아내는 것이 입증의 지름길입니다.

서울가정법원 2006. 4. 26. 선고 2004드합8654, 2005드합1827 판결에서 한쪽 배우자는 상대의 재산분할 청구에 대비해 부동산 여러 건을 지인 세 사람 명의로 옮겨 두었습니다. 그런데 수탁자 일부가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팔아 버리자 그 배우자는 이들을 횡령과 사기로 고소했고, 수사기관에서 재산분할 청구에 대비해 명의만 옮긴 것이며 실제 소유자는 자신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법원은 이 진술과 함께, 남아 있는 부동산은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고 이미 처분된 부동산은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이나 손해배상으로 가액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그 배우자가 여전히 그 가액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소 제기 하루 전에 어머니 앞으로 마친 가등기도 매매예약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재산분할 청구에 대비한 일시적 가등기라고 판단했습니다.

가족 명의 계좌의 주인을 가린 민사판결도 같은 방향입니다. 수원지방법원 2016. 11. 11. 선고 2015가합61548 판결은 어머니 명의 계좌에 들어 있던 2억 2,001만여 원을 자녀가 24회에 걸쳐 2억 1,170만 원 인출하자 어머니가 "내 돈"이라며 반환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자녀는 이혼한 전 배우자의 재산분할 청구 등을 피하려고 어머니 명의로 맡겨 두었던 자기 돈이라고 맞섰습니다. 법원은 어머니가 통장·사용인감·체크카드를 모두 자녀에게 넘겨 자녀가 계좌를 직접 관리했고, 자녀가 가진 체크카드로 결제가 자유롭게 이루어졌으며, 어머니의 자금 사정에 비추어 그만한 현금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고, 어머니는 입금 경위를 설명하지 못한 반면 자녀는 이전부터 여러 가족 명의로 차명 거래를 해 온 사정이 있다며, 자녀가 묵시적 합의로 어머니 명의를 빌려 개설한 계좌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민사판결은 이혼 사건은 아니지만, 가정법원에서 가족 명의 계좌의 실질 귀속을 주장할 때 그대로 쓸 수 있는 지표를 줍니다. 저는 의뢰인과 함께 다음 항목을 계좌마다 채워 나갑니다.

  • 관리 주체 — 통장·인감·체크카드·인터넷뱅킹 기기를 누가 가지고 있었는지, 비밀번호 변경 이력이 있는지

  • 사용 주체 — 카드 결제처와 출금 지점·접속 위치가 배우자의 생활 반경과 일치하는지

  • 자금 능력 — 명의자의 소득과 재산으로 그 금액을 모을 수 있었는지, 입금 경위를 명의자가 설명할 수 있는지

  • 시점 — 별거·이혼 언급·소장 접수 같은 사건 직후에 이체가 몰렸는지

  • 되돌아오는 흐름 — 명의자 계좌에서 다시 배우자의 생활비·카드대금·대출 상환으로 돈이 나가는지

부산고등법원 2016. 6. 9. 선고 2015나4634 판결도 이런 판단을 보여 줍니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던 회사의 자산을 이혼 합의에 따라 나누는 사건에서, 청구한 쪽 배우자는 제3자 명의 차명계좌 중 일부만 자기 돈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입출금이 이루어진 지점의 위치에 비추어 그 계좌는 전적으로 그 배우자가 사용한 것이라고 보고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출금 지점과 채널은 생각보다 강력한 증거입니다.

입증 부족으로 배척한 판결 — 잔고는 보였지만 '누구 돈인지'를 못 밝혔다

입증 부족으로 진 사건들은 대개 가족 계좌에 돈이 있다는 사실이나 돈이 오갔다는 사실까지는 확인했습니다. 실패한 지점은 그 돈과 배우자를 잇는 연결고리였습니다.

앞서 본 대구가정법원 2010드단2857 판결은 인정과 배척이 한 판결 안에 함께 있어 비교하기 좋습니다. 남편은 아내가 다른 자녀 두 명과 친척 명의로도 증권계좌를 운용한다고 주장했고, 같은 제출명령 회신으로 각 계좌에 3억 4,247만여 원, 3,685만여 원, 2억 3,221만여 원의 잔고가 있다는 사실까지는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아내가 그 주식과 예수금의 실제 소유자로서 명의를 빌렸다는 점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딸 명의 계좌와 달리 이 계좌들에는 '명의자가 어린 시절부터의 거래'나 '아내의 자금 유입 진술' 같은 연결고리가 없었습니다. 자녀 명의로 산 비상장 주식은 남편 자신이 그 매수대금을 회사에 대한 대여금이라며 지급명령을 신청한 적이 있어 명의신탁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아내가 현금 32억 750만 원을 갖고 있다는 주장은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더 분명한 실패 사례도 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1드단72905(본소), 2021드단2036(반소) 사건에서 재산분할금을 지급하게 된 배우자는 상대 배우자가 2019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그 친동생에게 6,291만여 원을 무단 송금했으니 재산분할에서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항소심인 의정부지방법원 2022르5771, 2022르5788 사건에서는 상대 배우자의 현금 인출 6,766만여 원과 그 명의 계좌로의 이체 1억 1,613만여 원을 합한 1억 8,378만여 원, 그리고 자기 명의 계좌에서 상대의 친동생 계좌로 간 5,692만여 원을 은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이를 가족 공동생활을 위한 금전거래나 각종 생활비 지출로 보았고, 대법원 2023. 9. 14. 선고 2023므13631, 2023므13648 판결로 상고가 기각되어 1심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그 배우자는 이혼 판결 뒤 전 배우자와 그 친동생을 상대로 5,000만 원의 손해배상과 부당이득을 청구했지만, 서울북부지방법원 2026. 7. 23. 선고 2025가단105080 판결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그는 이혼소송에서 전 배우자와 그 동생 명의 계좌의 2009년부터 2019년까지 거래내역을, 이 소송에서 다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거래내역을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받아 혼인 기간 거의 전체를 확인했습니다. 그런데도 법원은 피고들이 어떤 방법으로 얼마의 재산을 몰래 쓰거나 숨겼는지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이 판결들에서 얻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제출명령은 증거를 '받는' 절차일 뿐, 그 자체로 증명이 되지는 않습니다. 수천 건의 거래내역을 법원에 그대로 내는 것은 오히려 "생활비가 오간 것"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가족 간 송금이 일상적인 집안일수록, 혼인 생활의 통상적인 지출과 구별되는 거래만 골라내어 금액과 시점, 용도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님께 빌린 돈을 갚았을 뿐"이라는 항변을 다루는 법

가족 계좌로 간 돈이 드러나면 상대가 가장 먼저 내놓는 설명은 빚을 갚았다는 것입니다. 이 항변은 차용 당시의 객관적 흔적으로 검증되며, 흔적이 없으면 쉽게 무너집니다.

수원지방법원 2018고정128 판결에서 아내는 친정어머니 계좌로 옮긴 7,030만 원 가운데 1,000만 원은 부모에게 빌린 돈을 갚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2010년에 아내 계좌로 1,000만 원이 송금된 기록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남편이 장모에게 돈을 빌린 적도 빌릴 이유도 없다고 진술한 점, 그동안 이자를 준 흔적이 없고 변제 독촉을 받은 적도 없는 점, 하필 이혼소송이 제기된 직후 서둘러 갚아야 할 사정도 없었던 점을 들어 채권채무 관계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형사 판결이지만, 가사소송에서 같은 항변을 다룰 때도 그대로 쓸 수 있는 판단 기준입니다.

반대로 청구하는 쪽이 스스로 만든 서류가 발목을 잡기도 합니다. 앞서 본 대구가정법원 판결에서 남편은 자녀 명의 주식이 명의신탁 재산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매수대금 5,000만 원을 회사에 빌려준 돈이라며 지급명령을 신청한 사실이 있었기 때문에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같은 돈을 두고 한 번은 대여금, 한 번은 차명재산이라고 하면 법원은 어느 쪽도 믿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차용금 변제 항변이 나오면 세 가지를 요구합니다. 처음 돈을 빌릴 때의 입금 기록과 그 돈의 사용처, 그동안의 이자나 일부 변제 내역, 그리고 왜 하필 그 시점에 한꺼번에 갚았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이 세 가지가 맞물리지 않으면, 변제라는 명목은 오히려 은닉의 시점을 확인해 주는 자료가 됩니다. 제 견해로는 의뢰인 쪽도 혼인 중 양가에서 받은 돈이 있다면 미리 그 성격을 정리해 두어야, 상대의 같은 항변에 일관된 기준으로 맞설 수 있습니다.

현금 인출 흐름표 — 해명하지 못한 인출금은 '보유'로 봅니다

가족 계좌를 거치지 않고 현금으로 뽑아 간 경우에도 길은 있습니다. 가정법원은 해명되지 않은 인출금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고, 이때 흐름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창원지방법원 2012. 9. 7. 선고 2010드단12221 판결의 남편은 아내와 상의 없이 아파트를 1억 5,400만 원에 팔고, 처분대금 7,428만 8,000원을 자기 우체국 계좌로 받은 뒤 다섯 차례에 걸쳐 6,120만 원을 현금과 수표로 인출했습니다. 법원은 남편이 그 인출금의 보유 여부와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자 그 돈을 남편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적극재산에 넣었습니다. 반대로 같은 판결에서 아내가 "남편이 정기예탁금 3,005만여 원을 찾아 숨겼다"고 주장한 부분은, 오전 10시 47분 인출 2분 뒤인 10시 49분에 그중 3,000만 원이 남편의 증권계좌로 이체되었고 그 증권계좌 잔고가 이미 분할 대상에 반영되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아내가 수익증권·보험료·송금으로 3,550만여 원을 숨겼다"고 한 주장도, 회신 결과만으로는 수익자와 평가액, 보험 유지 여부, 송금한 돈을 지금 보유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배척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3. 5. 11. 선고 2020드단79374 판결과 제주지방법원 2022. 9. 27. 선고 2019드단13537 판결은 이 원칙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금전처럼 소비나 은닉이 쉬운 재산은 혼인관계가 파탄된 시점이나 경제적 협력관계가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그 뒤 줄어든 돈은 처분한 쪽이 부부 공동생활에 썼다는 점을 명확히 입증하지 않는 한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는 것입니다.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회신에 나타난 가액에 명시적으로 이의하지 않으면 그 가액을 그대로 쓴다고도 했습니다. 다만 제주지방법원 판결은 상대가 소 제기 직후 받은 대출금을 현금으로 쥐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주장은, 그 채무가 협력관계 종료 전에 생겼고 공동생활과 무관하다는 자료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흐름표는 다음 순서로 만듭니다. 먼저 기준시점의 잔고를 계좌별로 확정합니다. 다음으로 그 뒤의 큰 인출과 이체를 날짜순으로 나열하고, 같은 날 같은 금액이 다른 계좌로 들어간 건은 화살표로 이어 중복을 지웁니다. 끝까지 행선지가 확인되지 않는 현금·수표 인출만 남겨 '해명 요구 목록'으로 법원에 냅니다. 수표 인출이라면 수표 번호로 지급 은행에 다시 제출명령을 신청해 누가 입금했는지까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판결이 2분 차이 이체를 짚어 낸 것처럼, 법원은 시각 단위까지 읽습니다.

제출명령은 언제 신청하는가 — 2년 기한과 직권탐지

이혼과 함께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고 이혼부터 했다면, 재산분할 심판청구는 이혼한 날부터 2년 안에 해야 합니다. 이 기한과 제출명령의 관계를 두고 하급심과 대법원의 판단이 달랐던 사건이 있습니다.

협의이혼 뒤 정확히 2년이 되는 날 밤, 기간 만료 약 4시간 전에 "정확한 재산 규모는 추후 재산명시·사실조회로 산출하고 일응 4억 5,000만 원을 청구한다"는 심판청구서를 낸 사건입니다. 청구인은 그 뒤에야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과 사실조회를 신청했고, 분할 대상을 특정한 것은 1년쯤 지나서였습니다. 1심인 수원가정법원 2021드합3100 사건에서 재산분할 청구가 각하되었고, 수원고등법원 2023. 4. 7. 선고 2022르12347 판결도 2년 안에 목적물로 주장하거나 제출명령 등 증거신청을 한 항목만 기한을 지킨 것이라며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므11819 판결은 이를 파기했습니다. 재산분할은 가사비송사건으로 법원이 직권으로 사실을 조사해 분할 대상을 넣거나 뺄 수 있고(비송사건절차법 제11조), 2년은 그 기간 안에 심판청구를 하면 되는 출소기간이므로, 기간 안에 청구했다면 특정한 증거신청을 했는지에 따라 기한 준수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재판이 확정된 뒤 누락된 재산을 추가로 청구하는 경우는 사안이 다르다고 했고, 원심이 인용한 대법원 2018. 6. 22.자 2018스18 결정에 따르면 추가 재산분할 청구도 이혼한 날부터 2년 안에 해야 합니다.

제 견해로는 이 판결을 "기한 안에 일단 내기만 하면 된다"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청구는 지켜도 증거는 시간이 갈수록 사라집니다. 금융기관 거래내역은 보존기간이 있고, 가족 명의로 옮긴 돈은 또 다른 곳으로 옮겨집니다. 저는 소장과 함께, 늦어도 첫 기일 전에 배우자 본인 계좌에 대한 제출명령을 신청하고, 회신이 오는 대로 상대 계좌를 특정해 2차 신청을 이어 갑니다.

조회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도 결과를 좌우합니다. 처음부터 혼인 기간 전체를 신청하면 회신이 방대해지고, 앞서 본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처럼 생활비 송금 속에 의미 있는 거래가 묻혀 버립니다. 제 견해로는 1차 신청은 별거나 이혼 언급이 시작된 무렵 전후 1년 남짓으로 좁혀 큰 금액의 이동을 먼저 잡고, 그 흐름이 가족 계좌로 이어지는 것이 확인되면 그 계좌에 한해 기간을 넓히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신청서에는 왜 그 계좌와 그 기간이 필요한지, 이미 확인된 이체 내역을 근거로 적어 두어야 법원도 쉽게 채택합니다.

제출명령이 나가면 상대도 압니다 — 그 순간이 가장 위험합니다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은 조용히 진행되지 않습니다. 금융실명법 제4조의2 제1항에 따라 금융기관은 법원의 제출명령으로 거래정보를 제공하면 제공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명의인에게 그 사실을 서면으로 알려야 합니다. 통보 유예는 거래정보를 요구한 쪽이 사람의 생명·신체 안전에 대한 위협이나 증거 인멸 등 공정한 사법절차를 방해할 우려가 명백하다는 등 같은 조 제2항의 사유를 들어 서면으로 요청한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제 견해로는 재산분할 사건에서 이 유예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통보가 간다고 전제하고 순서를 짜는 것이 안전합니다.

수원지방법원 2018. 8. 17. 선고 2018고정128 판결이 이 위험을 정확히 보여 줍니다. 남편이 이혼소송을 내자, 아내는 소장을 송달받기도 전에 금융기관에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이 내려졌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아내는 같은 날 자기 명의 적금 등을 해약해 세 차례에 걸쳐 7,030만 원을 친정어머니 명의 계좌로 옮겼습니다. 법원은 아내가 제출명령 통보로 이혼소송이 제기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보고, 그중 1,000만 원은 부모에게 빌린 돈을 갚은 것이라는 주장도 이자 지급이나 변제 독촉의 흔적이 없다며 배척한 뒤, 강제집행면탈죄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배우자 명의 예금이나 부동산이 특정되어 있다면 제출명령보다 가압류를 먼저 하거나 적어도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가사소송법 제63조는 재산분할 같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을 본안으로 가압류·가처분을 할 수 있게 하고, 담보를 제공하게 하지 않고도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출명령이 상대에게 '돈을 옮기라는 신호'가 되기 전에 묶을 수 있는 것은 먼저 묶어 두는 것이 원칙입니다.

숨긴 쪽의 형사 책임 — 강제집행면탈이 인정된 판결과 무죄 판결

가족 명의로 돈을 옮기는 행위는 재산분할에서 불리해지는 데 그치지 않고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형법 제327조의 강제집행면탈죄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허위로 양도해 채권자를 해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금융실명법 제3조 제3항도 강제집행 면탈 등 탈법 목적으로 타인의 실명으로 금융거래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같은 법 제6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인정된 판결로는 앞의 수원지방법원 2018고정128 판결 외에, 재산분할금을 지급하기로 조정이 성립한 뒤 집 매각대금을 빼돌린 사건이 있습니다. 서울가정법원 2017드합31029 이혼 사건에서 한쪽 배우자가 다가구주택을 이전받는 대신 상대에게 2018. 10. 31.까지 재산분할금 3억 7,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조정했는데, 그 배우자는 집을 팔아 받은 잔금 8억 6,000만 원 가운데 8억 4,980만 원을 지급기한 당일부터 여드레 동안 11차례에 걸쳐 수표와 현금으로 인출했습니다. 이 행위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6. 16. 선고 2019고단8613 판결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되었고, 항소가 기각된 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노2033) 상고 취하로 확정되었습니다.

반대로 무죄가 된 판결도 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2022. 9. 29. 선고 2021고단3814 판결의 아내는 협의이혼 신청 직후 남편 명의로 받은 대출금 가운데 7,000만 원을 수표로 찾아 지인에게 맡겼다 돌려받고, 자기 명의 집을 판 대금을 여러 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인출했습니다. 남편 명의 대출 자체도 몰래 받은 것이라며 함께 기소되었지만, 법원은 이 부분도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통화 녹취에서 남편이 "집은 네 것이니 다 가지라"는 취지로 말한 점, 집을 팔고 이사하겠다고 미리 알린 점 등을 들어, 합의대로 자기 돈이라고 생각했고 비밀번호를 아는 남편이 인출할까 봐 옮긴 것일 뿐 면탈의 고의와 목적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부산지방법원 2023. 6. 15. 선고 2022노2745 판결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제 견해로는 형사고소는 재산을 되찾는 수단이 아니라 압박과 증거 확보의 수단입니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되는 계좌 추적 자료와 진술이 가사소송에서 실질 소유를 증명하는 데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무죄 판결처럼 '재산 귀속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으면 고소가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고소 전에 협의 과정의 녹취와 문자부터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집행까지 — 판결 뒤에도 가족 명의로 빠져나간 돈을 되찾는 법

재산분할 판결이나 조정조서를 받았다고 끝이 아닙니다. 지급할 돈이 없다며 버티는 상대가 그사이 가족에게 재산을 넘겼다면, 그 처분을 취소해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재산분할이 확정되기 전이라면 민법 제839조의3이 근거입니다. 부부 한쪽이 상대의 재산분할청구권 행사를 해함을 알면서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다른 한쪽이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고, 제406조 제2항에 따라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 재산분할금이 확정된 뒤에는 그 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는 일반 사해행위취소가 가능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8. 선고 2020가합575166 판결이 앞의 면탈 사건의 민사 편입니다. 재산분할금을 받지 못한 배우자는 조정조서에 따른 재산분할금 채권을 근거로, 상대가 매각대금 중 6,000만 원을 2018. 11. 9. 딸 계좌로 보낸 것을 사해행위라며 딸을 상대로 소를 냈습니다. 딸은 "부모가 추적을 피하려고 내 계좌로 보냈을 뿐이고, 그 뒤에도 내 계좌와 카드를 관리하며 생활비를 썼으니 증여가 아니다"라고 다퉜습니다. 법원은 딸 계좌로 결제된 그 부모의 사용분이 23만여 원에 불과하고, 6,000만 원은 입금 당일 곧바로 다른 금융상품의 예탁금으로 옮겨져 따로 관리되었다며 증여로 보았고, 면탈죄로 처벌받은 사정에 비추어 사해의사를 인정했습니다. 결론은 증여계약 취소와 함께 딸이 6,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증여 사실을 확정한 근거 가운데 하나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결과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내 계좌는 부모가 관리했다"는 딸의 항변이 오히려 실질 지배를 주장하는 논리였다는 것입니다. 같은 사실관계가 재산분할 단계에서는 '부모의 재산'이라는 근거가, 집행 단계에서는 '딸이 받은 돈이 아니다'라는 항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 계좌를 추적할 때부터 이 돈이 분할 대상인지, 이미 넘어간 돈이라면 취소 대상인지를 함께 정리해 두고, 판결 직후에는 배우자 명의 재산과 함께 가족 명의 계좌에 대한 가압류·추심 가능성도 검토합니다.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모든 의심 사건에 변호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비용 대비 효과가 낮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 의심 금액이 생활비 범위인 경우 — 친정·시댁으로 간 돈이 월 수십만 원 단위의 용돈이나 경조사비라면, 의정부지방법원 2022르5771 사건처럼 가족 공동생활을 위한 지출로 볼 가능성이 큽니다. 수년치 송금 합계가 크게 보여도 성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 단서가 전혀 없는 막연한 의심 — "어딘가에 현금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만으로는, 대구가정법원 판결의 현금 32억 원 주장처럼 배척됩니다. 이체 내역 한 줄, 통장 사진 한 장 같은 단서가 없다면 먼저 본인 명의 재산조회부터 해 보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 추적 비용이 분할 몫을 넘는 경우 — 숨겨졌다고 의심되는 돈의 절반이 수백만 원 수준이라면, 여러 차례의 제출명령과 흐름표 작업 비용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제 견해로는 다툼이 되는 금액이 수천만 원 이상이고, 가족 계좌로 간 이체가 날짜와 금액으로 특정되는 경우부터 선임을 권합니다.

반대로 이혼 언급이나 별거 직후 수천만 원 이상이 가족 계좌로 몰려 이체되었거나, 부동산 매각대금이 사라졌거나, 이미 재산분할 판결을 받았는데 상대가 무자력을 주장한다면 그때는 절차의 순서 하나가 결과를 바꿉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시어머니 명의 통장에 있는 돈도 재산분할에서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돈이 배우자가 형성하고 지배해 온 돈이라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 2009므2840, 2857 판결은 명의신탁하거나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제3자 명의 재산도 분할 대상이라고 했고, 실무에서는 통장·카드 관리자, 입금 경위, 명의자의 자금 능력, 이체 시점을 거래내역으로 보여 주는 방식으로 증명합니다.

배우자 가족의 계좌 내역을 제가 직접 은행에서 뗄 수 있나요?

안 됩니다. 금융실명법 제4조 제1항은 명의인의 동의 없이 거래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제공을 요구하는 것도 금지합니다. 이혼소송이나 재산분할 심판을 제기한 뒤 법원에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을 신청해 받는 것이 정당한 경로입니다. 그렇게 받은 자료도 소송 외의 목적으로 써서는 안 됩니다.

제출명령을 신청하면 상대방이나 그 가족이 알게 되나요?

대부분 알게 됩니다. 금융기관은 법원의 제출명령에 따라 정보를 제공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명의인에게 통보해야 하고(금융실명법 제4조의2 제1항), 유예는 생명·신체 위협이나 증거 인멸 우려가 명백한 경우 등 법이 정한 사유로 요구자가 서면 요청한 때에만 가능합니다. 수원지방법원 2018고정128 판결처럼 통보를 받은 날 돈을 옮기는 일도 있으므로, 가압류할 수 있는 재산은 먼저 묶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현금으로 다 찾아갔으면 재산분할에서 못 받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창원지방법원 2010드단12221 판결은 아파트 처분대금 중 6,120만 원을 현금과 수표로 인출하고 사용처를 밝히지 못한 남편이 그 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기준시점 이후 줄어든 돈은 쓴 사람이 공동생활에 썼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보유로 추정하는 판결도 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0드단79374 판결).

이혼소송 전에 이미 처가로 넘긴 돈은 어떻게 하나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그 돈이 여전히 배우자가 지배하는 재산이라면 분할 대상에 포함해 달라고 주장하고, 이미 실제로 넘어간 처분이라면 민법 제839조의3에 따라 가정법원에 사해행위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합니다. 취소 청구는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처분이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해야 합니다.

이혼한 지 1년 반이 지났는데 숨긴 계좌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서두르셔야 합니다. 재산분할 청구는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하고(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재판이 끝난 뒤 누락 재산을 추가로 청구하는 경우에도 같은 2년 안에 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결정(2018스18)입니다. 기한 안에 심판청구를 했다면 대상 특정이나 증거신청이 뒤에 이루어져도 기한을 지킨 것으로 본다는 것이 대법원 2023므11819 판결이지만, 증거 확보를 생각하면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돈을 빼돌린 배우자를 형사고소할 수 있나요?

요건이 맞으면 가능합니다. 소송 제기 등으로 강제집행을 받을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숨겼다면 형법 제327조 강제집행면탈죄가 문제 되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단8613 판결은 징역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부산지방법원 2021고단3814 판결처럼 재산 귀속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이면 무죄가 될 수 있어, 고소 전 검토가 필요합니다.

제출명령 회신을 받았는데 거래가 너무 많아 무엇을 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기준시점 잔고, 별거·이혼 언급 전후의 큰 금액 이체, 같은 날 같은 금액이 다른 계좌로 들어간 건, 행선지가 끊긴 현금·수표 인출 네 가지부터 표로 정리하십시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가단105080 판결은 혼인 기간 거의 전체의 거래내역을 받고도 무엇을 얼마나 숨겼는지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못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자료의 양보다 특정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므2840, 2857 판결 — 명의신탁·실질 지배 제3자 명의 재산의 분할 대상성, 합유 지분 반영(대법원 1998. 4. 10. 선고 96므1434 판결 참조)

  • 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8다45828 전원합의체 판결 — 금융기관과의 관계에서 예금주는 원칙적으로 실명확인된 명의자

  • 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므11819 판결 — 2년 안에 재산분할 심판청구를 했으면 증거신청 시기와 무관하게 기한 준수(수원고등법원 2023. 4. 7. 선고 2022르12347 판결 파기, 1심 수원가정법원 2021드합3100), 대법원 2022. 6. 30.자 2020스561 결정·2022. 11. 10.자 2021스766 결정·2018. 6. 22.자 2018스18 결정 인용

  • 대구가정법원 2013. 7. 16. 선고 2010드단2857(본소), 2011드단1882(반소) 판결 — 딸 명의 증권계좌·친척 명의 모텔·자녀 명의 주택은 분할 대상, 다른 자녀·친척 명의 증권계좌는 입증 부족

  • 서울가정법원 2006. 4. 26. 선고 2004드합8654, 2005드합1827 판결 — 재산분할 대비 지인 명의 이전 부동산과 소 제기 전날 어머니 명의 가등기를 배우자 재산으로 판단

  • 수원지방법원 2016. 11. 11. 선고 2015가합61548 판결 — 어머니 명의 계좌를 아들이 명의 차용으로 개설·관리한 계좌로 판단

  • 부산고등법원 2016. 6. 9. 선고 2015나4634 판결(1심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4가합4025) — 출금 지점 위치로 차명계좌 사용자 특정

  • 창원지방법원 2012. 9. 7. 선고 2010드단12221 판결 — 사용처를 밝히지 못한 처분대금 인출금 6,120만 원을 보유로 반영, 2분 뒤 이체된 예탁금은 중복 반영 배척

  • 의정부지방법원 2023. 5. 11. 선고 2020드단79374, 2020드단80091 판결 — 금전은 파탄 시점 기준, 공동생활 사용 입증 없으면 보유 추정

  • 제주지방법원 2022. 9. 27. 선고 2019드단13537 판결 — 협력관계 종료 시점 기준 보유 추정, 소 제기 직후 대출금 현금 보유 주장 배척

  • 의정부지방법원 2021드단72905, 2021드단2036 판결(항소심 2022르5771, 2022르5788, 대법원 2023. 9. 14. 선고 2023므13631, 2023므13648 판결로 확정) — 친정 동생 송금·현금 인출을 생활비 지출로 보아 은닉 불인정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6. 7. 23. 선고 2025가단105080 판결 — 혼인 기간 전체 거래내역을 받고도 은닉 방법·금액을 특정하지 못한 손해배상·부당이득 청구 기각

  • 수원지방법원 2018. 8. 17. 선고 2018고정128 판결 — 제출명령 통보 당일 적금 해약금 7,030만 원을 모친 계좌로 이체, 강제집행면탈 벌금 300만 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6. 16. 선고 2019고단8613 판결(항소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노2033, 상고 취하로 확정) — 재산분할금 조정 뒤 매각대금 은닉, 강제집행면탈 징역 8개월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8. 선고 2020가합575166 판결 — 조정조서상 재산분할금 채권으로 딸에 대한 6,000만 원 증여 취소·반환(선행 조정 서울가정법원 2017드합31029)

  • 부산지방법원 2022. 9. 29. 선고 2021고단3814 판결, 부산지방법원 2023. 6. 15. 선고 2022노2745 판결 — 협의이혼 직후 인출·보관 행위에 강제집행면탈 고의 부정, 무죄 유지

  • 법령 — 민법 제406조, 제839조의2, 제839조의3 / 가사소송법 제12조, 제34조, 제48조의2, 제48조의3, 제63조, 제67조의3, 제67조의4 / 가사소송규칙 제95조의3, 제95조의4, 제95조의7 / 민사소송법 제294조, 제344조, 제347조, 제349조 /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조, 제4조의2, 제6조 / 형법 제327조 / 비송사건절차법 제11조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첫 상담에서는 의심을 증거의 언어로 바꾸는 작업부터 합니다. 언제부터 잔고가 줄었는지, 별거나 이혼 이야기가 처음 오간 날짜는 언제인지, 배우자 본인 명의 계좌 가운데 거래내역을 이미 볼 수 있는 것이 있는지, 가족 계좌로 간 이체를 한 건이라도 직접 본 적이 있는지를 묻습니다. 통장 사진, 카드 명세서, 가계부, 메신저 대화에 남은 "엄마 통장에 넣어 둘게" 같은 한 줄이 출발점이 됩니다. 이와 함께 협의이혼을 이미 했는지, 했다면 그 날짜부터 2년이 얼마나 남았는지, 배우자 명의 부동산이나 예금 가운데 지금 당장 가압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합니다. 마지막으로 의심 금액의 규모를 따져, 추적 비용이 분할 몫에 비해 합리적인지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저는 이 사건을 계좌 추적 사건으로 다룹니다. 먼저 보전입니다. 제출명령이 나가면 명의인에게 통보가 가기 때문에, 특정된 배우자 명의 재산은 가사소송법 제63조의 가압류로 먼저 묶습니다. 다음은 단계적 제출명령입니다. 배우자 본인 계좌의 기준시점 전후 내역을 받아 돈이 나간 상대 계좌를 특정하고, 그 가족 명의 계좌로 범위를 넓혀 입금 뒤의 흐름을 따라갑니다. 수표 인출이 있으면 수표 번호로 지급 은행까지 추적합니다. 회신이 오면 흐름표를 만들어 중복을 지우고, 해명되지 않은 인출과 이체만 골라 상대에게 사용처 해명을 요구합니다. 관리 주체·사용 주체·자금 능력·시점·되돌아오는 흐름이라는 다섯 가지 지표로 계좌마다 실질 지배를 주장하고, 상대가 증인 출석이나 자료 제출을 피하면 그 태도 자체를 판단 자료로 쓰도록 법원에 강조합니다. 판결 뒤에는 이미 넘어간 재산에 대한 사해행위취소와 집행까지 이어서 맡습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판결들을 보면 이 분야의 승패는 자료의 양이 아니라 순서와 특정에서 갈렸습니다. 통보가 가기 전에 보전을 했는지, 수천 건의 거래 중 의미 있는 몇 건을 골라냈는지, 생활비로 보일 수 있는 송금과 은닉을 구별해 설명했는지가 결론을 바꿨습니다. 혼자 진행하시면 제출명령 회신을 받고도 무엇을 주장해야 할지 몰라 기간을 흘려보내거나, 반대로 모든 송금을 은닉이라고 주장하다 신뢰를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형사 사건에서 계좌 추적과 자금 흐름 분석을 다뤄 온 경험을 이혼 재산분할에 그대로 적용하고, 강제집행면탈 고소가 도움이 될지 역효과가 날지도 미리 따져 드립니다. 결과를 약속드릴 수는 없지만, 증명할 수 있는 것을 빠짐없이 증명하도록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배우자가 가족 명의로 재산을 옮긴 것 같다는 의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명하기 어려워집니다. 돈은 또 다른 계좌로 옮겨지고, 이혼 뒤 2년이라는 기한도 생각보다 빨리 지나갑니다. 지금 가진 단서가 이체 내역 한 줄뿐이더라도, 그 한 줄에서 출발해 법원을 통해 거래내역을 받아내고 흐름을 그려 내는 것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재산분할에서 차명재산을 찾아야 하거나, 판결을 받았는데 상대가 가족 명의로 재산을 빼돌려 집행이 막혔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십시오. 김강희 변호사가 직접 사실관계를 듣고 보전, 제출명령, 흐름표, 집행까지 필요한 순서를 함께 설계해 드리겠습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이혼·상속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가정법원에 이혼·상속 사건을 제기하시거나 소장을 받으셨다면 첫 서면이 사건의 틀을 정합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