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 해외 유출 혐의로 산업기술보호법 수사를 받는다면 — 국가핵심기술 해당성과 외국 사용 목적이 갈린 판결
2026. 10. 28.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 해외 유출 혐의는 그 자료가 정말 국가핵심기술인지, 외국에서 쓰일 것을 알았는지에서 무죄와 실형이 갈립니다. 이직 직전 촬영·출력, 해외 자문, 판정 절차와 오른 법정형까지 실제 판결로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 국가핵심기술 국외 유출죄의 구조와 세 번 바뀐 법정형
- 수사는 대개 회사 보안부서의 모니터링에서 시작됩니다
- 첫째 관문, 그 자료가 정말 국가핵심기술인가
- 국가핵심기술 해당 여부 판정은 수사 도중에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 "국가핵심기술인 줄 몰랐다"는 항변이 통하는 경우와 통하지 않는 경우
- 둘째 관문,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았는가
- 해외 업체로의 이직과 자문 계약, 어디서부터 범죄가 되나
- 촬영만 하고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았다면 유출이 아닌가
- 영업비밀 국외누설과 업무상배임이 함께 기소될 때
- 형량은 무엇으로 갈렸나 — 양형기준과 실제 선고
- 수사 초기에 하면 안 되는 대응
-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 국가핵심기술 유출로 수사를 받으면 구속되나요?
- 국가핵심기술인지 몰랐으면 처벌받지 않나요?
- 해외 회사 면접을 본 것만으로 외국 사용 목적이 인정되나요?
- 재택근무 중 화면을 사진으로 찍어 둔 것도 기술유출인가요?
- 국가핵심기술 판정은 언제, 누가 받는 건가요?
- 외국 기술을 라이선스 받아 쓰던 자료도 국가핵심기술인가요?
- 기술유출 공소시효는 몇 년인가요?
- 회사가 함께 처벌받기도 하나요?
-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회사 보안팀의 면담 요청을 받은 지 며칠 만에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되고,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넘긴 뒤 산업기술보호법위반 피의자로 소환된다는 상담이 이어집니다. 중국이나 대만 업체로 옮기려던 엔지니어, 해외 고객사에 기술 자문을 해 주던 퇴직 임원, 해외 법인에서 근무하다 복귀를 앞두고 자료를 정리하던 직원이 대부분입니다. 공통된 질문은 "회사 자료를 본 것은 맞지만 해외로 넘긴 적은 없는데 왜 국가핵심기술 유출이냐"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국가핵심기술 국외 유출죄는 징역 3년 이상의 무거운 죄이지만, 문제 된 자료가 실질적으로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와 그 자료가 외국에서 쓰일 것을 알았는지(구법에서는 그런 목적이 있었는지)를 검사가 증명하지 못하면 무죄가 나옵니다. 국가핵심기술이란,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라 국내외 시장에서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잠재력이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로서 같은 법 제9조에 따라 지정된 것을 말합니다. 이런 사건을 맡아 보면 결론이 갈리는 지점은 세 곳입니다. 고시된 기술명에 형식적으로 해당한다는 것만으로 국가핵심기술이 되는지, 피의자가 그 가치를 알았는지, 그리고 외국에서 사용될 것이라는 인식이나 목적을 무엇으로 증명하는지입니다. 아래에서는 바뀐 법정형, 수사가 시작되는 경로, 국가핵심기술 해당성과 판정 절차, 고의와 법률의 부지, 외국 사용 목적의 판단, 이직·자문 계약의 경계, 촬영만 한 경우의 유출 여부, 함께 기소되는 죄, 형량을 가른 사정까지 실제 판결을 근거로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고시에 적힌 기술 분야의 자료면 모두 국가핵심기술인가요 — 아닙니다. 고시된 기술명에 형식적으로 해당해도 해외 유출 시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라는 실질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광주고등법원 2024. 6. 20. 선고 2023노73 판결은 해외 업체에 로열티를 내고 비독점적으로 쓰던 선박 화물창 제조 매뉴얼에 대해 국가핵심기술이 아니라며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해외 업체로 이직하려 했다는 사정만으로 유죄인가요 — 그것만으로는 아닙니다.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도464 판결은 산업기술임을 알고 행위했다거나 외국에 있는 사람에게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외국 사용 목적을 추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직 확정 시점, 촬영 방법, 은폐 시도가 겹치면 1심 무죄가 항소심에서 실형으로 바뀐 사건이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 9. 1. 선고 2022노938 판결, 징역 1년 6월).
형은 얼마나 무거운가요 — 국가핵심기술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 유출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65억 원 이하의 벌금이 함께 부과됩니다(산업기술보호법 제36조 제1항, 2025. 7. 22. 시행). 이직 직전 반도체 공정 문서 4,000쪽 넘게 출력한 직원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3,000만 원이 확정되었습니다(수원고등법원 2025. 5. 7. 선고 2024노1363 판결,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7729 판결로 상고기각).
국가핵심기술 국외 유출죄의 구조와 세 번 바뀐 법정형
이 죄는 행위 시점에 따라 적용되는 조문이 달라지므로, 수사 단계에서 가장 먼저 범행 일시를 확정해야 합니다. 형벌은 행위 당시의 법률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변화는 세 단계로 정리됩니다.
2020. 2. 21. 시행(2019. 8. 20. 개정) — 국가핵심기술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되게 할 목적으로 부정취득·유출한 경우를 따로 떼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15억 원 이하 벌금의 필요적 병과로 처벌하는 조항이 신설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산업기술 국외 유출과 함께 15년 이하의 징역 등으로 처벌했습니다.
2023. 4. 4. 시행(2023. 1. 3. 개정) — 비밀유지의무자의 유출을 금지하는 제14조 제2호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그 대상기관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에서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그 대상기관에게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알면서도'로 바뀌었습니다. 판결문에 자주 나오는 '구 산업기술보호법(2023. 1. 3. 법률 제191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이 개정 전 법을 가리킵니다.
2025. 7. 22. 시행(2025. 1. 21. 개정) — 제36조 제1항이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되게 할 목적으로'에서 '국가핵심기술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로 바뀌었고, 병과되는 벌금 상한이 15억 원에서 65억 원으로 올랐습니다. 산업기술 국외 유출(제36조 제2항)은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억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금지행위도 다시 짜여, 비밀유지의무자의 유출(제14조 제2호)에서 부정한 이익이나 손해에 관한 주관적 요건이 빠졌고, 반환·삭제 요구를 받고도 사본을 보유하는 행위는 목적 요건 없이 제14조 제3호로 옮겨졌으며, 접근 권한자가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 유출하는 행위(같은 조 제4호)와 유출 행위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같은 조 제6호)가 새로 들어갔습니다.
범죄로 얻은 재산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추징하며(제36조 제5항), 미수범도 처벌합니다(같은 조 제7항). 회사 직원이 업무에 관해 저지른 경우 법인도 벌금형을 받지만, 법인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면책됩니다(제38조, 대법원 2015도464 판결). 공소시효는 법정형의 상한이 30년(형법 제42조)이어서 10년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 실무에서는 부정경쟁방지법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과 업무상배임이 거의 항상 함께 기소됩니다.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취득·사용·누설·유출하면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 원 이하의 벌금이고(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1항), 2027. 3. 16.부터는 해킹 등 부정한 수단으로 취득한 영업비밀의 사용과 누설, 침해 행위의 소개·알선·유인까지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수사는 대개 회사 보안부서의 모니터링에서 시작됩니다
국가핵심기술 사건의 첫 장면은 경찰 출석요구서가 아니라 회사 산업보안부서의 면담인 경우가 많습니다. 국가정보원의 첩보로 시작되는 사건도 있지만, 판결에 나타난 사건들은 대부분 퇴직 예정자에 대한 보안 모니터링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이 내부 조사 단계의 대응이 뒤의 재판을 사실상 결정했습니다.
수원고등법원 2024노1363 판결의 사건을 보면 흐름이 분명합니다. 메모리 반도체 회사에서 약 9년간 연구개발을 하던 직원은 중국 상하이 판매법인 사무실에 파견되어 있다가 본사 복귀를 앞둔 2022. 6. 27.부터 4일 동안 반도체 문서 4,000쪽 넘는 분량을 모아 찍기로 1,309장 출력했습니다. 퇴직 신청 뒤 퇴직예정자 보안 모니터링에서 출력 기록이 드러났고, 1차 면담에서 그는 일부는 파쇄했고 중국 기업 면접은 자신의 시장가치를 알아보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상하이 사무실에 인쇄물이 남아 있지 않다는 회신이 오자 2차 면담에서 조사를 거부했고, 포렌식에 동의한 다음 영업일에 몸이 좋지 않아 휴가를 쓰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그날 저녁 중국으로 출국했습니다. 회사는 징계해고했고, 그는 약 1년 9개월 뒤 국내로 여행을 왔다가 체포되었습니다. 법원은 거짓 해명, 출국, 재직 당시와 다른 모델의 휴대전화 제출을 모두 유출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보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 7. 14. 선고 2023노999 판결의 반도체 엔지니어도 퇴직 의사를 밝힌 뒤의 내부 모니터링에 걸렸습니다. 휴가 중인 일요일에 출근해 문서관리시스템에 자료를 올리고 링크를 사내 메일로 보낸 기록이 남아 있었고, 내부 조사가 시작되자 휴대전화를 파쇄해 소각했습니다. 법원은 증거를 없앤 사정과 범행 부인을 양형에 불리하게 고려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2노938 판결의 디스플레이 회사 팀장 사건은 퇴직 뒤의 퇴직자 보안점검에서 가상 데스크톱 접속 기록이 드러났고, 고발 뒤 자택 압수수색으로 휴대전화가 압수되었습니다.
이 단계에서 회사가 내미는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에는 동의를 거부하면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는 문구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수원고등법원 2024노1363 판결). 내부 면담의 진술은 뒤에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그대로 비교되고, 2023노999 사건에서는 내부 조사 때 쓴 사실확인서의 신빙성이 인정되어 피고인의 법정 부인이 배척되었습니다. 면담에 응하기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해명할 수 없는 부분은 해명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첫째 관문, 그 자료가 정말 국가핵심기술인가
국가핵심기술 해당 여부는 고시 목록과의 대조로 끝나지 않습니다. 법원은 고시된 기술명에 형식적으로 들어맞더라도 제2조 제2호의 실질 요건, 즉 해외로 유출되면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야 국가핵심기술이라고 봅니다. 이 판단의 출발점은 국가핵심기술의 의미를 입법 목적,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관련 제품의 시장점유율, 연구동향과 기술 확산과의 조화를 종합해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1도1614 판결입니다.
무죄 쪽 판결이 광주고등법원 2023노73 판결입니다. 대형 조선사 직원이 퇴사하면서 프랑스 업체가 개발한 LNG선 화물창 제조 방식의 매뉴얼 파일 52개를 가지고 나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건인데, 수사는 그가 퇴사 뒤 중국 조선소에서 2차 방벽 접착 작업을 지시하고 약 4억 3,500만 원을 받은 일을 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고시에는 'LNG선 카고탱크 제조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올라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고시의 기술명이 추상적이고 넓어 그 구현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보면 처벌 범위가 끝없이 넓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에서 개발된 기술은 우리 기업이 세계적인 독점적·배타적 사용권을 가진 경우가 아니라면, 국내 기술과 결합해 핵심 역할을 하거나 독자적 제조·양산 노하우가 있는 부분만 국가핵심기술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피해회사는 2008년부터 약 2,000억 원의 로열티를 내고 기술을 썼지만 다른 조선사들도 같은 매뉴얼을 받아 쓰고 있었고, 회사가 덧붙였다는 노하우는 구체적인 내용과 가치를 특정할 자료가 없었습니다. 피고인이 중국에서 다룬 것이 화물창이 아닌 연료탱크였고, 연료탱크 기술은 2021. 1. 15. 고시 개정 뒤에야 국가핵심기술에 들어갔다는 점도 무죄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1심인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3. 1. 19. 선고 2021고합148 판결의 무죄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반대로 국내 기업이 스스로 개발한 공정 기술은 쉽게 인정됩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5. 16. 선고 2024고합653 판결은 디스플레이 회사 수석연구원이 촬영한 자료 가운데 증착 공정의 분할히터 제어기술, QD-OLED 백플레인 공정 배치도, 불량 유발 항목을 15가지로 분류한 수율 관리 기술을 AMOLED 패널 공정·제조 분야의 국가핵심기술로 보았습니다. 피고인은 파워포인트 화면 몇 장으로는 세부 내용을 알 수 없고 회사도 '극비'가 아닌 '대외비'로만 관리했다고 다퉜지만, 법원은 단편적인 정보라도 경쟁사가 시행착오와 개발 기간을 줄이는 데 쓸 수 있으면 가치가 있고, 그 자체로 기술을 구현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일 필요는 없다고 했습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25. 11. 6. 선고 2025노1539 판결도 단독으로 구현할 수 있는 설계도나 계산식이 없고 국가핵심기술 판정 때 제출된 정보 전부가 들어 있지 않더라도 상당한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두 판결을 나란히 놓으면 방어의 방향이 보입니다. 문제 된 파일이 회사가 독자적으로 만든 기술인지, 외부에서 받아 여러 회사가 함께 쓰는 자료인지, 범행 당시의 고시가 그 기술을 실제로 포함하고 있었는지를 파일 단위로 따져야 합니다. '반도체 관련 자료'라는 묶음으로 다투면 이길 수 없지만, 파일마다 출처와 공개 범위를 추적하면 일부가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국가핵심기술 해당 여부 판정은 수사 도중에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의자가 알아야 할 사실은, 수사기관이 근거로 드는 '국가핵심기술 판정'이 범행 뒤에 받은 것인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산업기술보호법 제9조의2에 따라 기업·연구기관·대학 등은 보유한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산업통상부장관에게 판정을 신청할 수 있고, 장관은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했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직권으로 판정 신청을 통지할 수 있으며 기술안보센터에 검토를 맡길 수 있습니다. 유출 의심 사건이 생기면 회사가 문제 된 자료로 판정을 신청하고, 그 결과가 증거로 제출되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수원고등법원 2024노1363 사건의 HKMG 공정 기술은 범행이 있은 2022년 6월보다 뒤인 2022. 12. 19.에 '30나노 이하급 D램 설계·공정·소자기술'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았고, 서울고등법원 2025노1539 판결은 원심 판결문에 적힌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확인 일자를 2024. 2. 22.로 바로잡았습니다. 범행은 2021년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런 확인이 대상기관 보유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고 전문적 판단이므로,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존중한다고 했습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4고합653 판결).
그렇다고 판정을 다툴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판정은 회사가 제출한 자료를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판정 대상 자료와 피의자가 실제로 촬영하거나 출력한 화면이 같은지, 판정에 쓰인 고시가 범행 당시에도 같은 내용이었는지를 대조해야 합니다. 광주고등법원 2023노73 판결처럼 고시 개정 시점이 결론을 바꾼 예가 있고, 수원지방법원 2024. 9. 26. 선고 2024노2265 판결에서도 일부 피고인은 습식 세정장비 기술이 2019. 7. 26. 시행 고시 전에는 첨단기술 목록에 없었다고 다퉜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판정의 대상 자료와 판정 일자를 확인해 두고, 기소 뒤에는 판정서와 감정 의견서 원본을 열람·등사로 확보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국가핵심기술인 줄 몰랐다"는 항변이 통하는 경우와 통하지 않는 경우
회사가 해당 문서를 국가핵심기술이라고 따로 알려 주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고의가 부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피의자가 그 문서의 내용과 가치를 알고 가져갔다면, 그것이 법률상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는 점까지 정확히 몰랐더라도 법률의 부지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수원고등법원 2024노1363 판결의 피고인은 회사가 HKMG 문서를 다른 자료와 똑같이 '대외비'로만 분류했으니 '더 중요한 기술'이라고 인식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공학석사로서 약 9년간 반도체 연구개발을 했고, HKMG 기술에 고객 문의가 많아 그 경제적 가치를 잘 알았으며, D램 부서 직원들이 자신들이 다루는 자료를 국가핵심기술에 준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당시 HKMG 기술로 D램을 양산하는 업체가 세계에 두 곳뿐이었다는 사실도 판결에 적혔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고합653 판결도 약 30년 경력의 피고인이 이직할 회사 직원에게 "MES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점을 고의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보안 관리가 허술했다는 사정도 국가핵심기술 유출죄에서는 큰 힘이 없습니다. 영업비밀과 달리 산업기술은 비밀유지성이나 비밀관리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도12266 판결, 수원고등법원 2024노1363 판결에서 인용). 결국 이 항변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피의자의 직무가 해당 기술과 거리가 멀어 문서의 내용을 이해하거나 가치를 판단할 수 없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일 수 있을 때입니다. 영업 지원이나 IT 운영 인력이 대량의 문서를 기계적으로 옮긴 사건이라면 이 지점을 진지하게 다툴 가치가 있습니다.
둘째 관문,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았는가
이 죄가 일반 산업기술 유출보다 무거운 이유는 외국에서의 사용이라는 주관적 요소에 있고, 그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대법원 2015도464 판결은 산업기술임을 인식하고 행위했다거나 외국에 있는 사람에게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그런 목적을 추정해서는 안 되고, 직접증거가 없으면 피고인의 직업과 경력, 행위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기술을 취득한 제3자와의 관계, 외국에 보내게 된 경위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목적은 미필적 인식으로 충분하고 다른 목적과 함께 있어도 된다는 법리(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4도8710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도 함께 적용됩니다.
이 판단이 심급마다 갈린 사건이 서울고등법원 2022노938 판결입니다. 디스플레이 회사에서 20년 넘게 공장 자동화를 맡았고 중국 법인에서 8세대 대형 OLED 생산라인 구축을 이끈 팀장이, 국내 복귀 후 자가격리 중이던 2021. 1. 27.부터 2. 3.까지 숙소에서 가상 데스크톱에 접속해 국가핵심기술 자료 68건을 열람하며 1,065장을 촬영했습니다.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5. 11. 선고 2021고합1086 판결은 중국 업체에 자료를 전달하려 하거나 보관 사실을 알린 정황이 없고, 외부로 반출된 흔적도 없으며, 새로 맡은 업무를 준비하려 했다는 해명을 수긍할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촬영 당시 이미 중국 경쟁 업체로의 이직을 기대하고 있었고, 휴대전화 촬영이 엄격히 금지되어 화면 촬영이 사실상 유일한 반출 수단임을 알면서 귤껍질로 노트북 카메라를 가리고 보안 프로그램이 없는 아들의 휴대전화로 촬영했으며, 촬영 자료가 새 업무와는 관련이 적고 오히려 그 중국 업체가 새로 투자할 분야였다는 점을 들어 외국 사용 목적을 인정하고 징역 1년 6월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 2024. 5. 17. 선고 2023도13075 판결로 확정되었습니다.
다른 판결들이 목적을 인정한 정황도 비슷한 모양을 띱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노999 판결은 미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한 다음 날 3나노 공정 자료를 촬영하고 그다음 날 같은 회사의 다른 분야에 다시 지원한 점, 촬영 자료가 지원 직무와 관련된 점, 직후 이민 비자를 검색한 점을 들었습니다(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10280 판결로 확정).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고합653 판결은 이직 협상 중 상대 회사 인사 담당자에게 정부와 회사가 국가핵심기술 유출에 민감하다며 직책명을 바꾸고 계약 회사를 다른 계열사로 해 달라고 요청한 메시지를 결정적으로 보았습니다. 수원고등법원 2024노1363 판결은 첫해 연봉이 기존 연봉의 네 배가 넘는 세전 160만 위안으로 정해진 직후 출력이 몰렸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2025. 7. 22.부터는 조문이 '목적'에서 '알면서'로 바뀌었습니다. 그 이후의 행위에 대해서는 외국에서의 사용을 의욕했는지가 아니라 알았는지만 증명하면 되므로 검사의 부담이 가벼워졌다고 봐야 합니다. 다만 '알면서' 역시 검사가 증명해야 하는 주관적 요건이므로, 위 판결들이 목적을 판단할 때 쓴 간접사실의 틀, 즉 이직 확정 시점과 행위 시점의 선후, 자료와 새 직무의 관련성, 은폐 행위의 유무가 그대로 다툼의 중심이 될 것으로 봅니다.
해외 업체로의 이직과 자문 계약, 어디서부터 범죄가 되나
해외 기업으로 옮기거나 해외 업체에 자문을 하는 것 자체는 범죄가 아닙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전 직장의 자료를 들고 가거나, 기억에 남아 있는 수준을 넘어 회사의 구체적인 기술 정보를 새 회사에서 쓰는 순간입니다. 판결들은 이 경계를 다음과 같이 그었습니다.
전직금지 약정을 어긴 이직의 대가 —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고합653 판결은 퇴직 후 2년간 경쟁업체로 옮기지 않겠다는 특별 보안서약서를 쓰고도 중국 계열사로 이직해 받은 보수, 복지, 스톡옵션을 국가핵심기술 사용의 대가인 '부정한 이익'으로 보았습니다. 이 사건 피고인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5,000만 원이 선고되었고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5노1539 판결)에서 쌍방 항소가 기각되었습니다.
해외 현장 기술 자문 — 광주고등법원 2023노73 판결의 사건은 대가가 4억 원이 넘는 중국 조선소 작업 지도가 수사의 계기였지만, 문제 된 자료와 그 작업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는 증명이 없어 무죄가 유지되었습니다. 자문 계약 사건에서는 자문 대상 기술이 무엇이었는지를 계약서와 작업 기록으로 특정하는 일이 방어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생계를 위한 해외 취업 — 서울고등법원 2025. 7. 23. 선고 2025노867 판결은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된 뒤 국내 재취업이 여의치 않아 중국 기업에 취업한 사정을 유리하게 보면서도, 피해회사 세 곳의 퍼니스 장비 기술자료를 다른 피고인들과 함께 빼내 중국 회사의 장비 개발에 쓰고 국가핵심기술인 18나노 D램 공정 정보까지 사용한 피고인에게 징역 6년과 벌금 2억 원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이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은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5도13231 판결로 다른 무죄 부분과 함께 파기환송되었으므로, 이 형이 그대로 확정된 것은 아니고 환송 뒤 재판에서 다시 정해집니다.
수출 중개와 알선 — 수원고등법원 2024. 1. 9. 선고 2023노806 판결은 반도체 세정장비의 중국 수출을 독점 중개하면서 초임계 세정장비의 설계를 그대로 확인할 수 있는 3D 도면을 중국 업체에 전송한 중국 국적 중개인에게 징역 4년과 벌금 3억 원을 선고했습니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4도1470 판결로 상고기각). 2025. 7. 22.부터는 유출 행위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자체가 금지행위에 들어갔으므로(제14조 제6호), 헤드헌터나 컨설팅 업체를 통한 인력 중개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직이나 자문을 준비하는 단계라면 기준은 단순합니다. 전 직장의 파일, 사진, 출력물, 메모를 하나도 가지고 나가지 않고, 새 회사에 제출하는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 전 직장의 구체적인 공정 수치나 도면을 넣지 않는 것입니다. 이미 가지고 나온 자료가 있다면 혼자 지우기 전에 상의하셔야 합니다. 삭제 자체가 증거인멸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촬영만 하고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았다면 유출이 아닌가
아닙니다. 법원은 '유출'을 회사가 지정하거나 이동을 승인한 장소 밖으로 내보내는 행위로 보고, 제3자에게 전달하거나 해외로 넘어갈 위험까지 요구하지 않습니다.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판결이 서울고등법원 2023노999 판결입니다.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3. 28. 선고 2022고합812 판결은 피고인이 재택근무 시스템으로 열람하던 화면을 촬영했을 뿐 외부로 전송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고, 면접에 응하지 않고 지원을 철회했으며 이력서에도 자료 보유 사실을 적지 않았다며 유출 부분을 무죄로 보고, 부정취득만 인정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유출'을 해외 유출 위험이 있는 경우로 좁혀 읽을 근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외국 사용 인식은 형을 무겁게 하는 주관적 요건일 뿐 유출의 의미를 정하는 기준이 아니고, 2019년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으로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 유출'을 누설과 따로 처벌하게 된 취지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재택근무 시스템에서 열람만 허용된 자료를 휴대전화로 찍어 자기 지배 영역으로 옮긴 이상 유출이라고 보고, 집행유예 없는 징역 1년 6월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공범끼리 자료를 주고받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 2025도13231 판결은 영업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상대방에게 알려 주거나 넘겨주면, 그 상대방과 함께 쓰기로 공모했는지와 관계없이 넘긴 사람에게는 누설죄가, 받은 사람에게는 취득죄가 각각 성립할 수 있다며 이를 사용의 수단일 뿐이라고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또 산업기술보호법 제14조 제2호는 유출과 유출한 기술의 사용을 나란히 규정하므로, 유출 경위가 증명되지 않더라도 비밀유지의무자의 부정사용은 따로 처벌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4노2265 판결).
영업비밀 국외누설과 업무상배임이 함께 기소될 때
세 죄가 함께 기소되면 다투는 요건이 다르다는 점을 활용해야 합니다. 국가핵심기술에는 비밀관리성이 필요 없지만 영업비밀에는 필요하고, 그 판단은 회사의 규모와 기술의 중요도에 비례해 엄격해집니다.
광주고등법원 2023노73 판결은 대형 조선사가 보안관리규정에 극비·중요비·대외비를 적색으로 표시하도록 정해 놓고도 문제 파일에는 아무 표시가 없었고, 비밀문서관리대장도 제출되지 않았으며, 입사할 때 일률적으로 받은 포괄적 비밀유지동의서만 있었고, 협력업체 직원이 아무 제약 없이 파일을 보내 줄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비밀관리성을 부정했습니다. 파일 하단의 '허락 없이 사용 금지' 문구는 소유권 표시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반대로 수원고등법원 2024노1363 판결은 해외 사무실의 물리적 보안이 약했더라도 문서별 열람 권한 제한,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보고하는 전산 모니터링, 퇴직자 포렌식 체계가 있었다며 비밀관리성을 인정했고, 'Public' 표기 문서나 교육 자료, 고객에게 제공된 자료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죄수도 형량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수원고등법원 2024노1363 판결은 같은 피해자에게 단일한 의사로 같은 방법으로 문서를 유출한 행위는 포괄일죄이고 세 죄가 상상적 경합 관계라며, 실체적 경합으로 보아 가중한 원심을 직권으로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도3705 판결 취지 참조). 법인이 함께 기소되면 양벌규정이 문제 되는데, 수원고등법원 2024. 1. 9. 선고 2023노295 판결은 전 직원들을 영입해 세정장비를 만들어 중국에 수출한 회사에 벌금 15억 원을 선고했습니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도1605 판결로 상고기각).
형량은 무엇으로 갈렸나 — 양형기준과 실제 선고
형을 가른 것은 유출된 양보다 국가핵심기술 포함 여부, 실제 사용 여부, 그리고 범행 후의 태도였습니다. 양형기준도 크게 올라갔습니다. 판결에 적힌 내용을 보면, 종전에는 영업비밀침해 국외침해 유형에 특별가중인자를 붙여 징역 2년에서 9년을 권고했지만, 2024. 7. 1. 이후 기소된 사건에는 '산업기술 등 침해행위' 가운데 '국가핵심기술 등 국외침해' 유형이 적용되어 비밀유지 의무가 있는 사람이면 가중영역인 징역 5년에서 12년이 권고됩니다(수원고등법원 2024노1363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고합653 판결). 다만 세 죄가 상상적 경합이면 양형기준은 참고로만 쓰입니다.
징역 5년 이상 — 이직 확정 후 반도체 공정 문서를 대량 출력하고 범행을 부인하며 출국한 수원고등법원 2024노1363 판결(1심인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4. 11. 7. 선고 2024고합53 판결의 징역 1년 6월에서 징역 5년과 벌금 3,000만 원), 디스플레이 공정 자료를 이직한 중국 계열사에서 번역해 경영진에게 보고한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고합653 판결(징역 5년과 벌금 5,000만 원), 세정장비 사업을 총괄해 중국 합작법인에 기술을 이전하려 한 수원고등법원 2023노295 판결(주도자 징역 5년)이 있습니다.
징역 1년 6월 실형 — 자료를 실제로 넘긴 정황은 없었지만 촬영과 은폐가 인정된 서울고등법원 2022노938 판결과 2023노999 판결입니다. 두 판결 모두 정상참작감경을 하고도 실형을 선고했고, 2023노999 판결은 실제로 경쟁사에 누설된 사정이 없고 초범이라는 점을 유리하게 보았는데도 집행유예를 붙이지 않았습니다.
집행유예 — 외국 사용 목적 없이 산업기술 유출·사용 조항(제36조 제3항)이 적용된 수원지방법원 2024노2265 판결에서 피고인 1명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고, 수원고등법원 2023노295 판결에서도 1명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판결들이 공통으로 쓴 문장이 있습니다. 이런 범죄를 가볍게 처벌하면 해외 경쟁업체가 '인재 영입을 빙자해' 기술을 손쉽게 가져가는 것을 방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초범이라는 사정은 거의 모든 사건에서 고려되었지만 그것만으로 실형을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형을 낮출 수 있는 사정은 대상 자료의 범위를 줄이고, 자료가 실제로 외부에 넘어가지 않았다는 점을 객관적 기록으로 보이는 데서 나옵니다.
수사 초기에 하면 안 되는 대응
판결을 읽어 보면 형을 무겁게 만든 것은 처음의 행위보다 적발 뒤의 행동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음은 실제로 불리하게 작용한 대응들입니다.
휴대전화·저장매체 파기 — 서울고등법원 2023노999 판결의 피고인은 내부 조사 중 휴대전화를 파쇄해 소각했고, 법원은 이를 촬영 사실을 숨기려 한 정황이자 양형상 불리한 사정으로 보았습니다.
파일 다운로드 후 즉시 삭제 — 수원고등법원 2024노1363 판결은 출력 직전에 내려받은 파일을 곧바로 지운 행위를 정당한 목적이었다면 할 이유가 없는 은폐로 평가했습니다.
출국 — 같은 사건에서 포렌식 동의 직후의 출국은 유출을 인정하는 정황이 되었고, 결국 귀국 때 체포되었습니다.
사실과 다른 해명 — 공부용으로 출력해 읽고 바로 파쇄했다는 해명은 1시간 40여 분 동안 약 1,660쪽을 출력한 기록 앞에서 배척되었습니다. 나중에 바꾼 진술은 처음 진술의 신빙성까지 떨어뜨립니다.
압수수색 방해 — 서울고등법원 2022노938 판결은 압수수색을 방해하려 한 시도를 외국 사용 목적을 인정하는 정황의 하나로 들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혼자 정리할 수 있는 경우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사가 자료 반납을 요청했는데 업무 편의로 개인 메일에 보내 둔 파일이 몇 개 있고, 해외 이직이나 자문 계획이 전혀 없으며, 그 파일이 외부로 나간 적이 없다면 회사와 협의해 반환과 삭제 확인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변호인이 결론을 크게 바꾸기 어렵습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회사 면담이나 수사기관 출석 전에 변호인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해외 기업으로의 이직이 확정되었거나 협상 중이었던 시기에 자료를 열람·촬영·출력한 기록이 있는 경우입니다. 외국 사용 목적이나 인식이 가장 쉽게 인정되는 구도입니다. 둘째, 회사나 수사기관이 '국가핵심기술 판정'을 근거로 들고 있는 경우입니다. 판정 대상 자료와 실제 행위 대상, 고시의 시점을 대조해야 합니다. 셋째, 해외 업체와 자문 계약을 맺고 대가를 받은 경우입니다. 자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를 기록으로 특정하지 못하면 대가 자체가 유출의 대가로 평가됩니다. 넷째, 압수수색을 당했거나 회사가 포렌식 동의서를 내민 경우입니다. 동의의 범위와 이미 한 진술을 정리해야 다음 진술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섯째, 해외 체류 중이거나 출국이 예정된 경우입니다. 출국 자체가 불리한 정황이 되고, 귀국 시 체포로 이어진 사건이 있습니다. 여섯째, 법인이 함께 고발되었거나 회사 간 민사소송과 가처분이 진행 중인 경우입니다. 형사 진술이 민사 손해배상의 근거로 그대로 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국가핵심기술 유출로 수사를 받으면 구속되나요?
구속되는 것이 원칙은 아닙니다. 다만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3년이고 해외 이직이나 출국 계획이 있으면 도망 염려가 문제 되므로 구속 위험이 큰 범죄입니다. 국내 주거와 직장, 자료 회수 협조, 출국 계획이 없다는 점을 자료로 보여야 합니다. 실제로 포렌식 동의 직후 출국했다가 귀국 때 체포된 사건이 있습니다(수원고등법원 2024노1363 판결).
국가핵심기술인지 몰랐으면 처벌받지 않나요?
대부분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문서의 내용과 가치를 알고 가져갔다면 법적으로 국가핵심기술인지 몰랐다는 것은 법률의 부지에 불과하다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4고합653 판결, 수원고등법원 2024노1363 판결). 직무상 그 기술을 이해할 수 없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일 수 있을 때만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해외 회사 면접을 본 것만으로 외국 사용 목적이 인정되나요?
그것만으로는 아닙니다. 외국에 있는 사람에게 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목적을 추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 2015도464 판결의 법리입니다. 그러나 면접·합격·연봉 결정 시점과 자료 열람 시점이 겹치고, 자료가 새 직무와 관련되며, 은폐 행위가 있으면 목적이 인정되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노999 판결).
재택근무 중 화면을 사진으로 찍어 둔 것도 기술유출인가요?
될 수 있습니다. 열람만 허용된 원격 시스템의 화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자기 지배 영역으로 옮기면 제3자에게 넘기지 않았어도 유출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노999 판결, 대법원 2023도10280 판결).
국가핵심기술 판정은 언제, 누가 받는 건가요?
기업 등이 산업통상부장관에게 신청하거나 장관이 직권으로 신청을 통지해 이루어집니다(산업기술보호법 제9조의2). 유출 사건에서는 범행 뒤 회사가 문제 자료로 판정을 받아 증거로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정 대상 자료와 실제 유출 자료가 같은지, 범행 당시의 고시가 그 기술을 포함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외국 기술을 라이선스 받아 쓰던 자료도 국가핵심기술인가요?
그 자체로는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이 독점적·배타적 사용권을 갖지 않은 외국 원천기술은, 국내 기업의 독자 노하우가 결합된 부분이 특정되지 않으면 국가핵심기술이 아니라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광주고등법원 2023노73 판결).
기술유출 공소시효는 몇 년인가요?
국가핵심기술 국외 유출은 법정형 상한이 30년이어서 공소시효가 10년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 산업기술 국외 유출(15년 이하)과 업무상배임(10년 이하)도 10년입니다. 퇴사한 지 몇 년이 지났다고 사건이 끝났다고 볼 수 없습니다.
회사가 함께 처벌받기도 하나요?
그렇습니다. 직원이 회사 업무에 관해 유출 범죄를 저지르면 법인에도 벌금형이 부과되며, 전 직원들을 영입해 세정장비를 만들어 수출한 회사에 벌금 15억 원이 선고된 사건이 있습니다(수원고등법원 2023노295 판결). 회사가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면 면책됩니다(산업기술보호법 제38조).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1도1614 판결 — 국가핵심기술 등의 의미를 입법 목적·파급효과·시장점유율·연구동향 등을 종합해 해석(아래 하급심 판결에서 인용)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도464 판결 — 외국 사용 목적은 검사가 증명, 산업기술 인식이나 외국 송부만으로 추정 금지, 양벌규정의 과실책임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도12266 판결, 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4도8710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도3705 판결 — 산업기술의 비밀관리성 불요, 목적범의 미필적 목적, 포괄일죄와 상상적 경합(아래 하급심 판결에서 인용)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3. 1. 19. 선고 2021고합148 판결, 항소심 광주고등법원 2024. 6. 20. 선고 2023노73 판결(검사 항소기각) — 외국 원천기술 매뉴얼의 국가핵심기술·영업비밀 해당성 부정, 무죄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5. 16. 선고 2024고합653 판결,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25. 11. 6. 선고 2025노1539 판결(쌍방 항소기각) — 디스플레이 공정 국가핵심기술 촬영·이직 후 누설, 징역 5년과 벌금 5,000만 원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4. 11. 7. 선고 2024고합53 판결, 항소심 수원고등법원 2025. 5. 7. 선고 2024노1363 판결,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7729 판결(상고기각) — HKMG 문서 대량 출력·출국, 징역 1년 6월에서 징역 5년과 벌금 3,000만 원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3. 28. 선고 2022고합812 판결,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23. 7. 14. 선고 2023노999 판결, 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10280 판결(상고기각) — 원격 화면 촬영도 유출, 3나노 자료, 징역 1년 6월과 벌금 1,000만 원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5. 11. 선고 2021고합1086 판결(무죄),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23. 9. 1. 선고 2022노938 판결, 대법원 2024. 5. 17. 선고 2023도13075 판결(상고기각) — 대형 OLED 자료 1,065장 촬영, 외국 사용 목적 인정, 징역 1년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19. 선고 2023고합1111 등 판결,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25. 7. 23. 선고 2025노867 판결,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5도13231 판결(일부 파기환송) — 반도체 장비 기술·18나노 D램 공정 정보, 항소심 징역 6년 피고인의 유죄 부분 포함 파기환송, 공범 사이 전달의 누설·취득 성립
수원지방법원 2023. 7. 11. 선고 2022고합827 등 판결, 항소심 수원고등법원 2024. 1. 9. 선고 2023노806 판결, 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4도1470 판결(상고기각) — 초임계 세정장비 3D 도면, 중국 국적 중개인 징역 4년과 벌금 3억 원
수원지방법원 2023. 2. 16. 선고 2022고합42 등 판결, 항소심 수원고등법원 2024. 1. 9. 선고 2023노295 판결,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도1605 판결(상고기각) — 세정장비 기술 조직적 유출, 주도자 징역 5년, 법인 벌금 15억 원
수원지방법원 2024. 4. 4. 선고 2022고단3722 등 판결, 항소심 수원지방법원 2024. 9. 26. 선고 2024노2265 판결, 대법원 2025. 1. 23. 선고 2024도16831 판결(상고기각) — 산업기술 유출·사용(제36조 제3항), 유출과 사용의 병렬 규정
법령 —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9조, 제9조의2, 제14조, 제36조, 제38조(종전 제36조·제14조 포함), 부칙(법률 제16476호, 제19166호, 제20694호)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2027. 3. 16. 시행 개정 포함) / 형법 제42조, 제355조, 제356조 / 형사소송법 제249조 (2026. 10. 28. 조회)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건은 회사 보안부서, 수사기관, 산업통상부 판정 절차, 회사와의 민사 분쟁이 동시에 움직입니다. 저희는 첫 상담에서 이 네 갈래가 각각 어디까지 와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먼저 문제 된 행위의 일시를 확정합니다. 2020. 2. 21., 2023. 4. 4., 2025. 7. 22.을 기준으로 적용 조문과 법정형, 증명해야 할 주관적 요건이 모두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회사나 수사기관이 지목한 파일 목록을 받아 파일마다 출처가 회사 자체 개발 자료인지 외부에서 받은 자료인지, 어떤 시스템에서 어떤 방법으로 열람·촬영·출력·전송했는지를 표로 만듭니다. 해외 기업과의 접촉 경과도 날짜순으로 정리합니다. 헤드헌터 연락, 면접, 합격 통보, 연봉 협상, 계약서 서명, 출국 계획이 자료 접근 기록과 어떻게 겹치는지가 외국 사용 목적 판단의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와 맺은 보안서약서, 전직금지 약정, 퇴직 시 반납 확인서, 내부 면담에서 한 진술과 서명한 동의서, 압수된 기기의 목록도 함께 확인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사건을 두 관문으로 나눠 다툽니다. 첫째 관문인 국가핵심기술 해당성에서는 판정서와 감정 의견의 대상 자료를 피의자가 실제로 본 화면과 한 장씩 대조하고, 범행 당시의 고시가 그 기술을 포함하고 있었는지, 외부 라이선스 기술이나 공개 자료가 섞여 있지 않은지를 확인해 대상 범위를 줄입니다. 둘째 관문인 외국 사용 목적이나 인식에서는 이직 협상의 시점, 새 직무와 자료의 관련성, 자료가 실제로 외부로 나간 흔적의 유무를 객관적 기록으로 재구성해 의견서로 냅니다. 동시에 자료 회수와 삭제 확인에 협조할 범위를 정하고, 회사와의 합의 가능성과 민사 손해배상 노출을 함께 계산합니다. 구속이 우려되는 사건에서는 국내 생활 기반과 출국 계획이 없다는 자료를 미리 준비해 영장 단계에 대비합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앞에서 본 판결들은 비슷한 사실관계에서 무죄, 징역 1년 6월, 징역 5년으로 갈렸습니다. 같은 이직 시도라도 1심과 항소심이 외국 사용 목적을 다르게 본 사건이 있었고, 고시에 적힌 기술 분야의 자료라도 국가핵심기술이 아니라고 판단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차이는 대부분 수사 초기의 진술과 객관적 자료의 정리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휴대전화를 없애거나 출국한 사건은 그 행동 자체가 유죄의 정황이 되었고, 파일의 출처와 고시 시점을 하나하나 짚은 사건에서는 공소사실이 무너졌습니다. 법무법인 도모는 회사 면담 단계부터 공판까지 한 흐름으로 사건을 관리하며, 다툴 부분과 정리할 부분을 처음에 구분해 말씀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오랜 기간 쌓은 경력이 하루아침에 기술유출 혐의로 바뀌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해외 이직을 시도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문제 된 자료가 정말 국가핵심기술인지, 그 자료가 외국에서 쓰일 것을 알았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회사에서 받은 면담 요청서와 동의서, 보안서약서, 해외 기업과 주고받은 메일과 계약서, 압수 목록을 그대로 보관해 두시기 바랍니다. 회사 면담이나 수사기관 출석을 앞두고 계시다면 그 전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십시오. 자료를 확인한 뒤 다툴 부분과 정리할 부분을 함께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횡령·배임·사기·보이스피싱 등 경제범죄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수원 경제범죄센터(경제범죄연구소)를 운영하며 수사 초기 대응부터 재판, 피해 회수까지 한 팀이 맡습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남부·수원중부·수원서부·용인·화성 등 경기 남부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으셨거나 수원지방검찰청 사건으로 진행 중이시라면 초기 대응이 결과를 가릅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