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창고 화재 뒤 보험사가 방화 의심·통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금을 거절했다면 — 면책된 판결과 보험금이 나온 판결
2026. 10. 29.
공장·창고 화재 뒤 방화 의심이나 통지의무·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금을 거절당했다면, 보험사의 증명 정도와 해지 요건, 손해사정서 대응, 3년 시효와 가집행까지 면책된 판결과 보험금이 나온 판결로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 거절 통지서의 사유부터 네 갈래로 나눠 읽어야 합니다
- 방화 의심만으로는 면책되지 않습니다 — 보험사가 넘어야 할 증명의 높이
- 면책된 판결 — 간접사실이 한 방향으로 모였을 때
- 보험금이 나온 판결 — 의심은 많아도 확신에 이르지 못했을 때
- 중대한 과실 면책은 '고의에 가까운 부주의'여야 합니다
- 형사 무혐의·무죄와 민사 면책은 따로 판단됩니다
- 통지의무 위반 해지 — 인정된 판결과 부정된 판결
- 약관 조항을 설명받지 못했다면 — 약관규제법 제3조
- 계약 전부터 있던 사정은 고지의무의 문제입니다 — 휴업과 잔여공사
- 손해사정서와 청구서류 — 부풀리면 보험금 전부를 잃습니다
- 보험금이 기대보다 적게 나오는 이유 — 비례보상과 중복보험
- 보험사가 먼저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걸어 왔다면
- 3년 시효와 1개월 해지 기간 — 기다리다 놓치는 기한
- 집행까지 — 보험금 판결과 가집행
-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 보험금 거절 직후 하지 말아야 할 대응
- 자주 묻는 질문
- 보험사가 방화 의심으로 보험금을 안 준다는데 제가 결백을 증명해야 하나요?
- 경찰에서 방화 혐의없음이 나왔는데 보험사가 계속 거절할 수 있나요?
- 공장에서 증설공사를 하다 불이 났는데 보험사에 알리지 않았으면 끝인가요?
- 창고를 다른 용도로 바꾸는 공사를 15일 넘게 했는데 약관 위반인가요?
- 보험 가입할 때 공장이 잠시 멈춰 있었다는 걸 말하지 않았는데 문제가 되나요?
- 화재보험금 청구 소송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 보험사 손해사정서 금액이 너무 낮은데 그대로 받아야 하나요?
- 임차한 공장인데 건물 부분 보험금도 제가 받을 수 있나요?
- 보험금청구권에 은행 질권이 잡혀 있는데 제가 직접 소송할 수 있나요?
-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공장이나 창고에 불이 나 건물과 기계, 재고가 한꺼번에 사라졌는데, 몇 달 동안 손해사정사의 조사를 받은 끝에 보험사로부터 "방화 가능성이 있어 면책합니다" 또는 "위험 변경을 알리지 않아 계약을 해지합니다"라는 통지를 받았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옵니다. 경찰 조사까지 받고 혐의없음으로 끝났는데도 보험금은 나오지 않는다는 분, 보험사가 먼저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걸어 왔다는 분도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보험사가 방화를 의심한다는 사정만으로는 면책되지 않으며, 통지의무 위반 해지도 위험이 '현저하게' 늘었다는 점과 해지 기간을 보험사가 지켰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효력이 있습니다. 실무에서 결론이 갈리는 지점은 넷입니다. 보험사가 내세운 사유가 고의 면책인지, 계약 후 통지의무 위반인지, 계약 전 고지의무 위반인지, 청구서류 허위에 따른 보험금청구권 상실인지를 먼저 가려야 하고, 각각 증명책임과 기한이 다릅니다. 그리고 피보험자 쪽에서 손해액을 부풀리는 순간 이길 수 있던 사건도 무너집니다. 아래에서는 면책된 판결과 보험금이 나온 판결을 나란히 놓고, 형사 결과와 민사의 관계, 약관 설명의무, 손해사정서 대응, 3년 시효, 판결 뒤 집행까지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방화가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사가 보험금을 안 줄 수 있나요 — 원칙적으로 없습니다. 화재가 나면 우연성이 추정되고, 보험사가 계약자나 피보험자의 고의·중과실을 '통상인이 의심하지 않을 정도의 고도의 개연성'으로 증명해야 면책됩니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56603, 56610 판결). 막연한 의심이나 추측으로는 부족합니다.
통지하지 않은 공사나 업종 변경이 있으면 곧바로 해지되나요 — 아닙니다. 상법 제652조의 해지는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증가된 경우에만 가능하고, 그 증명책임은 보험사에 있습니다. 대전고등법원 2016. 11. 2. 선고 2015나13865 판결은 증설공사 중 화재에서 해지를 부정하고 보험금 47억 7,369만여 원을 인정했습니다.
형사에서 무혐의가 나오면 민사에서도 이기나요 — 그렇지 않습니다. 부산지방법원 2009. 1. 7. 선고 2008가합7430 판결은 보험금청구채권을 넘겨받은 쪽이 검찰의 방화 무혐의 결정을 내세웠는데도 간접사실을 모아 보험사 면책을 인정했습니다. 반대로 무혐의는 보험금 사건에서 중요한 정황으로 쓰이므로, 두 절차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거절 통지서의 사유부터 네 갈래로 나눠 읽어야 합니다
보험금 거절 통지서는 사유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어떤 조문을 근거로 하는지부터 분리해야 대응 순서가 정해집니다. 첫째는 고의·중과실 면책입니다. 상법 제659조 제1항은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생긴 때 보험자가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정합니다. 둘째는 계약 후 통지의무 위반입니다.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란, 상법 제652조 제1항에 따라 보험기간 중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알려야 하는 의무를 말하고, 이를 게을리하면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안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계약자 측의 고의·중과실로 위험이 커진 경우는 제653조가 따로 정합니다.
셋째는 계약 전 고지의무 위반(상법 제651조)으로, 계약 당시 이미 있던 사정을 알리지 않은 경우입니다. 넷째는 약관상 보험금청구권 상실로, 손해 통지나 청구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거나 증거를 위조·변조하면 보험금을 잃는다는 조항입니다. 해지 사유가 사고 뒤에 확인되더라도 상법 제655조에 따라 보험자는 보험금을 주지 않을 수 있지만, 고지·통지의무 위반 사실이 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이 증명되면 지급해야 합니다. 이 네 갈래는 증명책임, 다툴 사실, 기한이 모두 다르므로, 저희는 통지서를 받으면 사유마다 별도의 반박 목록을 만듭니다.
방화 의심만으로는 면책되지 않습니다 — 보험사가 넘어야 할 증명의 높이
화재보험 분쟁에서 가장 먼저 기억할 법리는 증명책임이 보험사에 있다는 점입니다.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56603, 56610 판결은 화재가 발생하면 일단 우연성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추정되고, 보험사가 고의·중과실을 증명할 때 비로소 그 추정이 깨진다고 보았습니다. 피보험자에게 "우연히 난 불"임을 먼저 증명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증명의 정도도 높습니다. 법관이 확신에 이를 정도, 즉 통상인이 진실하다고 믿고 의심하지 않을 정도의 고도의 개연성이 있어야 하고, 막연한 의심이나 추측으로는 부족합니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72578, 72585 판결).
2008다72578 판결의 원심은 신고가 늦었다는 점, 외부인 출입이 어려웠다는 점, 매출 감소와 채무, 쌓여 있던 악성재고, 6건의 화재보험에 가입해 최대 7억 5,0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던 점, 진술의 불일치를 들어 방화를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만으로 방화가 증명되었다고 단정한 것은 면책약관과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파기했습니다. 상담에서 보험사의 의심 사유 목록을 보고 낙담하시는 분이 많지만, 의심 사유가 여럿이라는 것과 증명이 되었다는 것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면책된 판결 — 간접사실이 한 방향으로 모였을 때
다만 직접 증거가 없어도 간접사실이 촘촘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면 법원은 고의를 '추인'합니다. 대전고등법원 2007. 9. 7. 선고 2007나598 판결이 공장 사건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플라스틱 압출 공장 화재에서 1심(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06. 11. 24. 선고 2005가합435 판결)은 보험금 일부를 인정했지만, 항소심은 이를 취소하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회사는 11억 원 넘는 채무와 적자, 전기료 체납 상태에서 건물 보험을 들었고 사흘 만에 불이 났습니다. 화재 당일 회사 차량 명의가 옮겨졌고, 제3자 소유의 방수액은 공장 밖으로 반출되었으며, 퇴근 뒤 누군가 지게차로 분쇄품 250~300킬로그램을 기계 라인 사이로 옮겨 두었습니다. 독립된 발화점이 두 곳 이상이었고, 사흘 전 전기안전점검에서는 이상이 없었으며, 총괄본부장이 댄 알리바이의 휴대전화 기지국은 공장 쪽이었습니다. 이 판결은 약관이 면책 범위를 피보험자의 고용인까지 넓힌 점도 함께 적용했고,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67982 판결로 상고가 기각되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2009. 1. 7. 선고 2008가합7430 판결도 같은 구조입니다. 임차 건물에서 할인점을 하던 회사는 매출 급감에 임대인과 건물인도소송 중이었고, 임대기간이 끝났는데도 인도 준비 없이 영업을 계속했습니다. 화재는 보험기간 종료 14시간 전 새벽에 인적 없는 건물 뒤편에서 났고, 무인경비장치에는 침입 신호가 없었으며, 대표이사는 5분 거리 자택에서 나오지 않았고, 회사는 나흘 뒤 보험금청구채권 7억 4,400만 원을 제3자에게 양도했습니다. 법원은 대표이사 또는 그 부탁을 받은 사람의 고의 방화를 추인했습니다. 두 판결의 공통점은 동기, 기회, 화재 전후의 이례적 행동, 물리적 흔적이 서로 맞물렸다는 점입니다.
판결들을 나란히 놓고 보면 법원이 저울에 올리는 간접사실은 대체로 다섯 묶음입니다. 첫째는 재정 상태로, 채무 규모와 연체, 경매 진행, 매출 추이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둘째는 보험 가입의 시점과 경위로, 사고 직전 가입이나 증액, 여러 보험의 중복 가입이 문제 됩니다. 셋째는 화재 현장의 물리적 흔적으로, 독립 발화점의 수, 촉진제나 가연물 이동, 전기적 발화 흔적의 유무, 침입 흔적이 핵심입니다. 넷째는 화재 전후 관계자의 행적으로, 알리바이와 통신 기록, 신고 시점, 이례적인 회식이나 외출이 따져집니다. 다섯째는 사고 뒤의 행동으로, 보험금청구채권의 신속한 양도나 담보물 처리가 의심을 키웁니다. 제 견해로는, 보험사의 의심 목록을 받으면 이 다섯 묶음별로 사실관계표를 만들어 한 방향으로만 해석되는 사정이 무엇인지, 다르게 설명할 수 있는 사정이 무엇인지를 가려 두는 것이 소송 준비의 첫 단계입니다.
보험금이 나온 판결 — 의심은 많아도 확신에 이르지 못했을 때
반대로 의심 사유가 상당히 많았는데도 보험금이 인정된 판결이 적지 않습니다. 광주고등법원 2020. 1. 17. 선고 2019나20237 판결은 모텔 화재에서 16곳의 독립 연소부와 화장지 도화선이 발견되어 누군가의 고의 방화임은 분명했던 사건입니다. 현관문은 잠겨 있었고 열쇠는 피보험자만 가졌으며, 기존 화재공제가 있는데 화재 5개월 전 보험을 추가로 들었고, 소득은 적고 대출 이자 부담은 컸습니다. 그런데도 법원은 피보험자의 현장부재 진술이 카드 결제 내역과 맞았고, 화학반응·DNA 검사에서 용의점이 없었으며, 다른 출입문과 창문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을 들어 면책을 배척하고 보험금 2억 1,661만여 원을 인정했습니다(1심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8. 12. 20. 선고 2016가합13568 판결을 변경).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07. 5. 4. 선고 2005가합229 판결도 계약 27일 만의 화재, 1회 보험료 5만 원만 낸 상태, 전년도 화재로 보험금을 받은 전력, 근저당과 파산신청, 거짓말탐지기의 거짓 반응까지 보험사가 들었지만, 소방서와 경찰이 천장 전선의 트래킹 현상 추정 또는 원인 불명으로 종결했다는 점을 들어 방화 면책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섬유 공장 사건인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09. 9. 18. 선고 2007가합1730 판결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직기 상단 형광등 인입전선의 단락을 원인으로 추정했다는 이유로 방화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제 견해로는, 보험금 소송의 승패는 피보험자가 "불을 내지 않았다"고 말하는 데서가 아니라, 화재 원인에 관한 객관 자료와 화재 당시의 동선을 먼저 확보하는 데서 갈립니다.
중대한 과실 면책은 '고의에 가까운 부주의'여야 합니다
보험사는 방화를 증명하기 어려우면 차선으로 중대한 과실을 내세웁니다. 인화성 물질을 아무렇게나 두었다거나, 공사 현장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도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23가합10036 판결은 샌드위치패널 공장 안에 중유 60리터, 휘발유 10리터 같은 인화성 물질을 난연함에 넣지 않고 보관했다는 보험사 주장에 대해,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사정만으로는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 결여가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냉동창고 사건의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09나87593 판결도 건축주가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를 직접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앞서 공사 중 작은 화재가 있었다는 보고를 받은 사정이 있어도 중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뒤에서 보듯 고지의무 쟁점으로 대법원에서 파기되었으므로 중과실 판단만 떼어 일반화할 것은 아니지만, 중과실 면책 역시 보험사가 구체적인 원인과 연결해 증명해야 한다는 흐름은 분명합니다. 제 견해로는, 중과실 주장을 받으면 화재 원인과 지적된 관리 소홀 사이의 연결고리가 증명되었는지부터 따지는 것이 반박의 출발점입니다.
형사 무혐의·무죄와 민사 면책은 따로 판단됩니다
형사 결과는 민사 판결을 구속하지 않습니다. 형사는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을 요구하고, 민사는 보험사가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면 되므로 기준과 증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앞의 부산지방법원 2008가합7430 판결에서 보험금청구채권을 넘겨받은 피고는 대표이사에 대한 검찰의 방화 무혐의 결정을 내세웠지만 법원은 면책을 인정했습니다. 광주고등법원 2009. 7. 1. 선고 2009나2155 판결에서는 피보험자가 현존건조물방화로 기소되었다가 무죄가 확정되었고, 법원도 방화 면책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뒤에서 보듯 허위 청구서류 때문에 보험금청구권을 모두 잃었습니다.
그렇다고 형사 결과가 무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광주고등법원 2019나20237 판결과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25. 11. 26. 선고 2023가합10036 판결은 손해사정법인이나 보험사의 고발·항고에도 검찰이 혐의없음으로 끝낸 경위, 수사에서 확인된 차량 동선과 열차표 구매 이력을 면책 배척의 근거로 썼습니다. 반대로 방화가 형사 유죄로 인정되면 보험금은 사실상 끝입니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3. 3. 30. 선고 2022고합154 판결은 경매가 진행 중이던 종이컵 공장에 양초와 등유를 쓴 지연착화장치를 설치해 불을 내고 보험금 1억 8,500만 원을 청구한 공장주에게 일반건조물방화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8조는 보험사기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제10조는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보험금을 실제로 받지 못했더라도 청구만으로 형사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보험사가 고발한 사건이라면 경찰 조사부터 민사를 염두에 두고 진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통지의무 위반 해지 — 인정된 판결과 부정된 판결
통지의무 위반 해지는 '무엇이 바뀌었는가'보다 '보험사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계약을 하지 않았거나 같은 조건으로는 하지 않았을 정도인가'로 판단됩니다(대법원 1996. 7. 26. 선고 95다52505 판결). 해지가 인정된 대표 사례는 폐기물 처리 공장 사건입니다. 부산고등법원 2011. 2. 10. 선고 2010나897 판결은 '보통품' 요율로 공장화재보험에 가입한 회사가 계약 뒤 통지 없이 폐마그네슘을 반입해 보관하던 중 불이 난 사건에서, 마그네슘이 물이나 습기에 자연발화할 수 있는 특별위험품이고 적용 요율이 0.827에서 1.192로 오른다는 점을 들어 해지를 인정했습니다.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은 계약자가 증명해야 하는데, 소방 보고서가 빗물 유입에 의한 발화를 추정하고 있어 그 증명에 실패했습니다.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1다23743, 23750 판결이 이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반면 대전고등법원 2016. 11. 2. 선고 2015나13865 판결은 합성왁스 설비를 철거하고 인조대리석 설비를 증설하는 공사 중 용접 불꽃으로 불이 난 공장 사건에서 해지를 부정했습니다. 약관에 구조 변경이나 15일 이상 수선을 알리라는 조항이 있어도, 그로 인해 위험이 뚜렷이 늘었다는 점은 보험사가 증명해야 하는데, 공사 중인 부분의 요율은 오히려 낮아지고 새 업종 요율은 그 작업이 시작되어야 적용되므로 현저한 증가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1심(대전지방법원 2015. 8. 19. 선고 2014가합101648 판결)은 보험사 승소였지만, 항소심은 보험금 47억 7,369만여 원을 인정했고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6다269186 판결로 상고가 기각되었습니다. 두 사건을 가른 것은 결국 보험사 내부 요율서였습니다. 저희가 통지의무 사건에서 보험사의 요율서와 인수지침 제출을 가장 먼저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아직 불이 나지 않은 공장이라면 교훈은 단순합니다. 상법 제652조 제2항은 통지를 받은 보험자가 1개월 안에 보험료 증액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할 뿐이므로, 통지를 하면 최악의 경우에도 보험료를 더 내거나 다른 보험으로 옮기면 됩니다. 반면 통지하지 않은 채 사고가 나면 보험금 전부를 두고 다투게 됩니다. 업종 변경, 위험물 반입, 대규모 증설이나 용도 변경 공사, 장기 휴업이 예정되어 있다면 서면으로 알리고 보험증권에 확인을 받아 두는 것이 가장 값싼 대비입니다.
약관 조항을 설명받지 못했다면 — 약관규제법 제3조
통지 대상이 상법 제652조를 되풀이한 정도의 일반 조항이라면 보험사가 따로 설명하지 않았어도 해지할 수 있지만, 약관이 그보다 넓은 의무를 만들어 냈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은 사업자가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도록 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이를 위반하면 그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상법 제638조의3도 보험약관의 교부·설명의무를 따로 둡니다.
앞의 폐마그네슘 사건에서 대법원 2011다23743 판결은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 경우'를 알리라는 조항은 상법 제652조를 반복한 것이어서 별도의 설명의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와 대비되는 것이 서울고등법원 2019. 7. 19. 선고 2019나2011539 판결입니다. 창고로 보험에 든 건물을 제빵공장으로 바꾸려고 칸막이·우레탄 판넬·에폭시 바닥 공사를 16일간 하던 중 불이 났고, 보험사는 '15일 이상 수선 시 통지' 조항 위반으로 해지했습니다. 법원은 공사가 구조 변경이나 위험의 현저한 증가에 해당하지 않고, 15일 조항은 상법을 부연한 것이 아니라 약관이 새로 만든 중요한 내용인데 약관을 교부하지도 설명하지도 않았으므로 해지할 수 없다고 보아, 1심(인천지방법원 2019. 2. 1. 선고 2017가합58556 판결)을 뒤집고 보험금 4억 2,775만여 원을 인정했습니다. 보험사가 약관의 특정 조항을 근거로 든다면, 그 조항이 법률을 반복한 것인지 새 의무를 만든 것인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계약 전부터 있던 사정은 고지의무의 문제입니다 — 휴업과 잔여공사
통지의무는 계약 '이후'에 생긴 위험 변화에 관한 것이고, 계약 당시 이미 있던 사정은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 문제로 다뤄집니다. 공장 사건에서 자주 문제 되는 것은 휴업과 미완성 건물입니다.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23가합10036 판결은 방화 면책은 배척하면서도, 보험사가 인수 심사에서 정상 가동 여부를 여러 차례 물었는데 공장주가 '비수기에 간헐적으로 가동 중'이라고 답한 사건에서 고지의무 위반 해지를 인정했습니다. 매출이 2021년부터 사실상 없었고, 직원은 대표 한 명뿐이었으며, 한 동은 전기 사용을 해지했고 수도요금은 가정용 수준이었다는 점이 근거였습니다. 청약서 질문표에 없는 항목이라도 보험사가 따로 확인한 사항이면 '중요한 사항'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냉동창고 화재 사건은 심급마다 결론이 바뀐 예입니다. 사용승인을 받았지만 우레탄 방열·냉동설비 공사가 계속되던 창고에 대해 서울고등법원 2010. 4. 22. 선고 2009나87593 판결은 보험사가 공사 여부를 묻지도 현장실사를 하지도 않았다며 고지의무 위반의 중과실을 부정하고 150억 원대 보험금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0다38663, 38670 판결은 형식적 사용승인에도 주요 공사가 남아 화재 위험이 현저히 높았으므로 계약자는 이를 알려야 함을 충분히 알았거나 현저한 부주의로 몰랐다고 보아 파기환송했습니다. 계약 당시 공장이 멈춰 있었거나 공사 중이었다면, 보험사가 무엇을 물었고 무엇을 확인했는지가 사건의 중심이 됩니다.
손해사정서와 청구서류 — 부풀리면 보험금 전부를 잃습니다
보험금 사건에서 피보험자가 스스로 패소를 부르는 가장 흔한 길은 손해액 부풀리기입니다. 대부분의 화재보험 약관은 청구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적거나 증거를 위조·변조하면 보험금청구권을 잃는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09다56603 판결은 이 조항을 합리적으로 제한해 해석해야 하므로 증빙을 갖추기 어려워 일부 사실과 다른 서류를 냈거나 가치에 대한 견해 차이로 다소 높게 신고한 정도는 상실 사유가 아니라고 보면서도, 무도장 조명시설에 관해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견적서와 확인서를 내고 손해사정 추정액의 2배 이상을 청구한 부분은 상실 여지가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독립한 여러 물건을 보험에 든 경우 잃는 것은 허위 청구를 한 그 목적물의 보험금뿐입니다.
광주고등법원 2009나2155 판결의 피보험자는 방화 누명은 벗었지만, 실제 손해가 3,423만여 원인데 위조 영수증과 허위 거래명세표로 매입액을 5억 원 넘게 부풀려 5억 원을 청구했고, 점포 안 동산 일체가 하나의 목적물이어서 보험금 전부를 잃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07가합1730 판결에서도 실제 손해 8,142만여 원의 약 5배를 허위 매매계약서·견적서로 청구한 설치기계와 재고 부분은 모두 잃고, 다툼 없던 공기구 부분 2,000만 원만 인정되었으며, 실제 운영자는 사기미수 등으로 같은 법원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건물과 가재도구를 항목별로 나눠 든 보험이라도 하나의 계약으로 보아 전부 상실을 인정한 인천지방법원 2006. 3. 30. 선고 2005가합3270 판결도 있습니다.
반대로 보험사 측 손해사정서를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도 없습니다. 광주고등법원 2019나20237 판결은 보험사가 위임한 손해사정서가 방화 여부 중심으로 조사되었고, 건물과 시설을 구분하지 않았으며, 철골조 건물에 철근콘크리트조의 내용연수를 적용했다는 점을 들어 이를 배척하고 법원 감정을 채택했습니다. 손해사정서는 보험사의 판단 자료일 뿐 법원을 구속하지 않으므로, 저희는 구조, 내용연수, 감가율, 집기 취득 시기를 하나씩 대조해 반박서를 냅니다.
보험금이 기대보다 적게 나오는 이유 — 비례보상과 중복보험
면책과 해지를 모두 이겨도 판결 금액이 청구액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은 보험가액과 보험가입금액의 관계 때문입니다. 공장 화재보험은 보험가입금액이 보험가액보다 적으면 손해액에 그 비율을 곱해 보상하거나, 가입금액이 보험가액의 80% 이상이면 손해 전액을 주는 방식으로 약관을 짭니다. 서울고등법원 2019나2011539 판결은 손해액 6억 8,935만여 원에 가입금액 11억 4,000만 원 대 보험가액 18억 3,721만여 원의 비율을 곱해 보험금을 산정했고, 광주고등법원 2019나20237 판결도 건물 부분에 80% 기준 비례 공식을 적용했습니다. 보험가액을 미리 정하지 않은 미평가보험이라면 사고 당시의 가액이 보험가액이 되고(상법 제671조), 실제 손해액은 피보험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보험사가 여러 보험에 들어 있다는 점을 들어 중복보험 안분이나 사기에 의한 초과보험 무효를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광주고등법원 2019나20237 판결은 건물 보험가액이 두 계약의 가입금액 합계보다 크므로 중복보험이 아니라고 보았고, 광주고등법원 2009나2155 판결은 9억 원대 화재보험 일곱 건이 있었지만 보험가액을 정하지 않은 미평가보험이고 단순히 통지를 게을리한 것만으로는 사기를 추정할 수 없다며 무효 주장을 배척했습니다(대법원 2000. 1. 28. 선고 99다50712 판결 인용). 다만 여러 보험 가입은 방화 동기를 추인하는 간접사실로도 쓰이므로, 가입 경위가 대출 조건이었는지 영업상 필요였는지를 자료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잔존물 제거비용은 약관이 '지출한 비용'으로 정하고 있으면 실제 지출 증빙이 있어야 인정됩니다(광주고등법원 2019나20237 판결).
보험사가 먼저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걸어 왔다면
공장 화재처럼 금액이 큰 사건에서는 보험사가 거절 통지와 함께 먼저 "보험금 지급채무가 없다"는 확인 소송을 내는 일이 흔합니다. 이 소송에서도 면책과 해지 사유의 증명책임은 여전히 보험사에 있으므로, 피고가 되었다고 불리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방어만 해서는 판결이 나도 보험금을 받을 수 없으므로, 같은 절차에서 보험금 지급을 구하는 반소를 내야 합니다. 앞에서 본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05가합229, 부산고등법원 2010나897, 대전고등법원 2015나13865,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23가합10036 판결이 모두 본소와 반소가 함께 판단된 사건입니다. 반소 금액은 손해사정 결과와 감정 결과를 보며 조정하되, 근거 없이 크게 잡으면 앞서 본 실권 조항의 공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1심에서 보험사가 이겼다가 항소심에서 뒤집히면 항소심 선고일까지는 상법상 연 6%만 붙는다는 점(대전고등법원 2015나13865 판결)도 염두에 두고, 1심부터 승부를 거는 것이 이자 면에서도 유리합니다.
3년 시효와 1개월 해지 기간 — 기다리다 놓치는 기한
보험금청구권은 상법 제662조에 따라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이 기간은 2015. 3. 12. 전까지 2년이었으므로 오래된 사고라면 적용 법률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보험사가 조사를 이유로 결론을 미루는 동안 시간이 흐르는 경우가 많은데, 광주고등법원 2019나20237 판결은 화재 다음 날의 보험금 청구를 최고로 보고, 보험사가 서류를 요구하며 조사를 계속한 것은 지급의 유예를 구한 것이므로 회답을 받을 때까지 최고의 효력이 이어진다고 보아 시효 항변을 배척했습니다(민법 제174조, 대법원 1995. 5. 12. 선고 94다24336 판결, 대법원 2006. 6. 16. 선고 2005다25632 판결). 제 견해로는, 이 법리에 기대기보다 거절 통지를 받은 때부터 6개월 안에 소송이나 가압류 같은 확실한 중단 조치를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보험사 쪽 기한도 있습니다. 통지의무 위반 해지는 보험사가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1다23743 판결은 그 기산점을 단순한 의심이 생긴 때가 아니라 조사·확인으로 위반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근거를 확보한 때로 보았고,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23가합10036 판결도 손해사정 중간보고서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따라서 해지 통지가 늦었다고 주장하려면 보험사가 언제 무엇을 알았는지를 손해사정 경과 기록으로 짚어야 합니다.
집행까지 — 보험금 판결과 가집행
보험금 사건은 상대가 보험사이므로 판결만 받으면 회수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판결이 확정되기까지의 시간과 이자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실제 수령액을 좌우합니다. 재산권 청구에 관한 판결에는 원칙적으로 가집행 선고가 붙고(민사소송법 제213조), 앞에서 본 판결들도 대부분 "가집행할 수 있다"는 주문을 달았습니다. 가집행 선고가 붙은 1심 판결만으로도 보험사의 예금채권 등에 압류·추심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가 항소하면서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하면 법원이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집행을 멈출 수 있으므로(같은 법 제501조, 제500조), 실무에서는 보험사가 정지 담보를 공탁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사실상 지급 보장 역할을 합니다.
지연손해금도 큽니다. 판결들은 대체로 약관상 지급기일이 지난 날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6% 또는 약정이율을, 그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의 법정이율을 적용했습니다.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05가합229 판결은 서류 접수 뒤 20일이 지난 날부터, 대전고등법원 2015나13865 판결은 보험사가 지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던 날부터 7일 뒤를 기산점으로 잡았습니다. 공장 보험금청구권에 은행이나 조합의 질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질권자의 동의 없이 피보험자가 직접 청구하면 부적법해질 수 있으므로,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23가합10036 판결처럼 질권자의 동의를 받아 두어야 합니다. 판결금이 질권자에게 우선 지급되는 구조라면 대출 정리 계획도 함께 세워야 합니다.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변호사 없이 정리하는 편이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첫째, 보험사가 지급을 인정하면서 손해액만 다투고 그 차이가 수백만 원 수준이라면, 손해사정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나 금융감독원 민원으로 정리하는 편이 비용 면에서 낫습니다. 둘째, 피해가 소규모 창고의 집기 정도로 보험금 자체가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이하라면, 감정비와 소송 기간을 고려할 때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셋째, 손해액을 부풀린 서류를 이미 냈고 그 허위가 객관적으로 드러난 경우에는 소송이 보험금청구권 상실과 형사 문제를 키울 뿐이므로, 먼저 형사 대응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선임을 검토할 사건은 보험사가 방화나 중과실을 이유로 전액 면책을 통보한 경우, 통지의무·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 자체를 해지한 경우, 보험사가 먼저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걸어 온 경우, 피보험자가 방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거나 고발된 경우, 보험금이 수억 원 이상이고 대출 질권이 얽혀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사건은 초기 진술과 손해 입증 자료가 결론을 바꿉니다.
보험금 거절 직후 하지 말아야 할 대응
손해액을 크게 잡아 두면 깎이더라도 남는다는 생각 — 광주고등법원 2009나2155 판결처럼 방화 누명을 벗고도 허위 서류 하나로 보험금 전부를 잃을 수 있습니다.
손해사정사 면담에 준비 없이 응하는 것 — 면담 내용은 문답서로 남아 소송의 증거가 되고, 보험사가 고발하면 수사기록으로 이어집니다.
화재 현장을 서둘러 정리하는 것 — 발화 원인을 다툴 객관 자료가 사라집니다. 잔존물 제거비용도 실제 지출해야 인정되므로 지출 증빙을 남겨야 합니다.
보험사 회신만 기다리며 시효를 흘려보내는 것 — 상법 제662조의 3년은 보험사의 조사 기간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형사 조사와 민사 대응을 따로 하는 것 — 경찰에서 한 진술과 민사 법정의 주장이 어긋나면 그 자체가 면책의 간접사실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보험사가 방화 의심으로 보험금을 안 준다는데 제가 결백을 증명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화재가 나면 우연성이 추정되고, 고의·중과실은 보험사가 고도의 개연성으로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09다56603 판결). 다만 보험사의 간접사실에 대응할 수 있도록 화재 당시 동선, 화재 원인 감식 결과, 재무 상황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경찰에서 방화 혐의없음이 나왔는데 보험사가 계속 거절할 수 있나요?
거절할 수는 있고, 법원도 형사 결과에 묶이지 않습니다. 부산지방법원 2008가합7430 판결은 무혐의 결정이 내세워졌는데도 면책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무혐의 결정의 이유와 수사에서 확인된 알리바이는 보험금 소송에서 유력한 자료가 되므로, 불기소이유서와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먼저 해 두시기 바랍니다.
공장에서 증설공사를 하다 불이 났는데 보험사에 알리지 않았으면 끝인가요?
끝이 아닙니다. 해지하려면 그 공사로 위험이 현저하게 늘었다는 점을 보험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대전고등법원 2015나13865 판결은 요율이 오히려 낮아지는 증설공사라는 이유로 해지를 부정하고 47억여 원의 보험금을 인정했습니다.
창고를 다른 용도로 바꾸는 공사를 15일 넘게 했는데 약관 위반인가요?
약관에 그런 조항이 있어도 보험사가 계약 때 그 조항을 교부·설명하지 않았다면 해지 근거로 쓸 수 없다는 판결이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9나2011539 판결). 약관 수령 여부와 설명 경위를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보험 가입할 때 공장이 잠시 멈춰 있었다는 걸 말하지 않았는데 문제가 되나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보험사가 가동 여부를 따로 물었는데 정상 가동이라고 답했다면 고지의무 위반 해지가 인정된 판결이 있습니다(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23가합10036 판결). 실제 가동 기록, 전기·수도 사용량, 주문 내역으로 '일시 대기'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화재보험금 청구 소송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상법 제662조에 따라 3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보험사의 조사 기간 동안 최고의 효력이 이어진다고 본 판결도 있지만(광주고등법원 2019나20237 판결), 사건마다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거절 통지를 받으면 바로 소송 일정을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보험사 손해사정서 금액이 너무 낮은데 그대로 받아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손해사정서는 법원을 구속하지 않고, 소송에서는 법원 감정으로 손해액을 다시 정합니다. 광주고등법원 2019나20237 판결은 건물 구조와 내용연수를 잘못 적용한 보험사 측 손해사정서를 배척했습니다. 다만 피보험자 측 금액도 근거 없이 부풀리면 보험금 전부를 잃을 수 있습니다.
임차한 공장인데 건물 부분 보험금도 제가 받을 수 있나요?
특약이 없다면 어렵습니다. 임차인이 건물을 자기 소유처럼 적어 든 화재보험의 건물 부분은 소유자를 위한 보험으로 보는 판결이 있고(대법원 2009다56603 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07가합1730 판결), 임차자배상책임 특약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보험금청구권에 은행 질권이 잡혀 있는데 제가 직접 소송할 수 있나요?
질권자의 동의가 있으면 가능합니다. 질권설정자는 질권자의 동의 없이 입질된 채권을 추심할 수 없지만, 질권자가 반소 제기에 동의한 사건에서 피보험자의 당사자적격을 인정한 판결이 있습니다(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23가합10036 판결). 소송 전에 은행이나 조합에서 동의서를 받아 두시기 바랍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56603, 56610 판결(원심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 2009. 6. 26. 선고 2008나3263, 3270) — 화재 우연성 추정, 면책사유 증명 정도, 허위청구 실권의 제한 해석과 당해 목적물 한정, 임차인 보험의 피보험자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72578, 72585 판결(원심 광주고등법원 2008. 8. 27. 선고 2007나3307, 3314) — 방화 정황만으로 면책 단정은 법리오해, 파기환송
광주고등법원 2009. 7. 1. 선고 2009나2155 판결(환송 후, 1심 광주지방법원 2007. 6. 8. 선고 2005가합3917, 4880) — 방화 무죄 확정·방화 면책 배척, 허위 거래명세표로 보험금청구권 전부 상실, 초과중복보험 사기 배척
대전고등법원 2007. 9. 7. 선고 2007나598 판결(1심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06. 11. 24. 선고 2005가합435, 상고심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67982 상고기각) — 압출 공장 화재, 간접사실로 고의 방화 추인, 1심 취소·청구 기각
부산지방법원 2009. 1. 7. 선고 2008가합7430 판결 — 검찰 무혐의 결정 주장에도 대표이사 측 고의 방화 추인, 보험금 양수인에 대한 채무부존재 확인
광주고등법원 2020. 1. 17. 선고 2019나20237 판결(1심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8. 12. 20. 선고 2016가합13568) — 모텔 방화 면책 배척, 조사 중 최고 효력 지속, 보험사 측 손해사정서 배척, 보험금 2억 1,661만여 원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07. 5. 4. 선고 2005가합229, 2005가합359 판결 — 계약 27일 만의 화재에도 방화 면책·고지의무 위반 배척, 보험금 3,772만여 원과 가집행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09. 9. 18. 선고 2007가합1730, 2008가합147 판결 — 섬유 공장 방화 면책 배척, 허위 청구 목적물 실권, 건물 부분은 소유자를 위한 보험
인천지방법원 2006. 3. 30. 선고 2005가합3270 판결 — 가재도구 허위청구로 건물 부분까지 보험금청구권 상실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1다23743, 23750 판결과 원심 부산고등법원 2011. 2. 10. 선고 2010나897, 903 판결(1심 울산지방법원 2009. 11. 19. 선고 2007가합6334 변경) — 폐마그네슘 반입 통지의무 위반 해지, 인과관계 부존재 증명책임, 설명의무 부정, 해지기간 기산점
대전고등법원 2016. 11. 2. 선고 2015나13865, 2015나13872 판결(1심 대전지방법원 2015. 8. 19. 선고 2014가합101648, 상고심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6다269186 상고기각) — 증설공사와 위험의 현저한 증가 부정, 보험금 47억 7,369만여 원
서울고등법원 2019. 7. 19. 선고 2019나2011539 판결(1심 인천지방법원 2019. 2. 1. 선고 2017가합58556) — 15일 이상 수선 통지 조항 설명의무 위반, 해지 불가, 보험금 4억 2,775만여 원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25. 11. 26. 선고 2023가합10036, 2023가합10159 판결 — 방화·중과실 면책 배척, 휴업 미고지로 고지의무 위반 해지, 질권자 동의와 반소
서울고등법원 2010. 4. 22. 선고 2009나87593 판결과 상고심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0다38663, 38670 판결 — 잔여공사 중인 냉동창고, 고지의무 위반 중과실 부정한 원심 파기환송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3. 3. 30. 선고 2022고합154 판결 — 공장 지연착화 방화와 보험금 청구, 일반건조물방화·보험사기 미수 징역 2년 6개월
대법원 1996. 7. 26. 선고 95다52505 판결, 대법원 1995. 5. 12. 선고 94다24336 판결, 대법원 2006. 6. 16. 선고 2005다25632 판결, 대법원 2000. 1. 28. 선고 99다50712 판결 — 위험의 현저한 변경·증가의 의미와 증명책임, 이행 유예 요청과 최고의 효력, 통지 해태만으로 사기 중복보험 추정 불가(하급심 판결 인용)
법령 — 상법 제638조의3, 제651조, 제652조, 제653조, 제655조, 제659조, 제662조, 제671조, 제683조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 민법 제174조 / 민사소송법 제213조, 제500조, 제501조 /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8조, 제10조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화재보험금 거절 사건은 보험사가 이미 몇 달에 걸쳐 조사한 자료를 쥐고 시작하는 싸움입니다. 피보험자는 불탄 현장과 흩어진 장부만 남은 상태에서 대응해야 하므로, 첫 작업은 보험사가 어떤 자료로 어떤 결론을 냈는지를 역으로 추적하는 일입니다. 그 위에 화재 원인, 계약 경위, 손해액이라는 세 개의 축을 세우면, 보험사가 증명해야 할 부분과 피보험자가 준비해야 할 부분이 분명해집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먼저 보험증권, 청약서, 약관을 받았는지와 거절 통지서의 근거 조문을 확인해 면책, 통지의무 해지, 고지의무 해지, 청구권 상실 가운데 무엇인지 나눕니다. 다음으로 소방서 화재증명원과 화재조사 결과, 경찰·검찰 단계의 진행 상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여부를 봅니다. 세 번째로 계약 당시와 화재 직전의 공장 상태, 즉 가동 여부, 진행 중이던 공사, 보관하던 원료와 위험물, 업종 변경 계획을 시간 순서로 정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손해사정사에게 낸 서류와 문답서 사본을 확보해 이미 진술한 내용과 앞으로의 주장이 어긋나지 않도록 점검하고, 보험금청구권에 질권이 설정되어 있는지와 시효 기산일도 함께 계산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형사와 민사를 한 사건으로 묶어 진행합니다. 방화 혐의로 고발되었다면 수사 단계에서 동선과 화재 원인에 관한 객관 자료를 먼저 제출해 무혐의 결정이 구체적인 이유를 담도록 하고, 그 결정과 수사기록을 민사 증거로 다시 씁니다. 통지의무나 고지의무가 문제라면 보험사의 요율서, 인수지침, 인수 심사 기록, 약관 교부·설명 자료의 제출을 요구해 위험이 현저하게 늘었는지와 설명의무를 다했는지를 보험사가 증명하게 만듭니다. 손해액은 필요한 경우 별도 손해사정과 법원 감정을 통해 다투되, 근거 없는 증액은 처음부터 하지 않습니다. 판결 뒤에는 가집행으로 압류를 준비하고, 보험사가 집행정지를 신청하면 담보 규모를 다퉈 회수 기간을 줄입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위에서 본 판결들에서 결론을 가른 것은 화재가 났다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보험사의 의심 사유가 고도의 개연성에 이르렀는지, 요율서상 위험이 실제로 늘었는지, 약관을 설명받았는지, 청구서류가 정직했는지가 승패를 갈랐고, 같은 공장 화재라도 대응 순서에 따라 수십억 원의 보험금을 받은 사건과 한 푼도 받지 못한 사건으로 나뉘었습니다. 특히 공장 화재는 보험금이 크고 대출 질권, 임대차, 거래처 채무가 함께 얽혀 있어, 보험금 한 건의 결론이 사업 전체의 정리 방향을 바꿉니다. 변호사는 첫 상담에서 이 사건이 손해액 조정으로 끝날 사건인지, 소송으로 면책과 해지를 다퉈야 할 사건인지, 형사 대응이 먼저인 사건인지를 구분해 말씀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화재보험은 불이 났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려고 드는 보험이지만, 막상 사고가 나면 보험사는 의심과 약관 조항을 앞세워 지급을 미루거나 거절하곤 합니다. 그때 피보험자가 무엇을 증명할 수 있고 보험사에 무엇을 증명하게 할 수 있느냐에 따라 공장을 다시 세울 자금이 마련되기도 하고, 사업 자체를 접게 되기도 합니다.
보험증권과 약관, 거절 통지서, 화재증명원, 손해사정사에게 낸 서류와 문답서, 수사기관에서 받은 서류를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이미 보험사가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걸어 왔거나 방화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첫 진술 전에 검토가 필요합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시다면 자료를 정리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손해배상·대여금·계약 분쟁 등 민사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시거나 소장을 받으셨다면 첫 서면이 사건의 틀을 정합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