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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올린 이사인데 회사 채권자가 손해배상 소장을 보냈다면 — 명목상 이사·감사의 제3자 책임, 인정된 판결과 벗어난 판결

2026. 10. 15.

명의만 빌려준 이사·감사에게 회사 채권자가 상법 제401조 소장을 보내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오히려 책임 근거가 됩니다. 인과관계, 간접손해, 사임 시점, 책임 제한으로 결론이 갈린 실제 판결로 대응 순서를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1.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2. 이름만 올렸어도 법률상으로는 이사이고 감사입니다
  3. 책임이 인정된 판결 — 이름을 빌려주고 손을 놓은 경우
  4. 책임이 부정된 판결 — 채권자가 증명하지 못한 것
  5. 회사가 망해서 못 받은 돈은 간접손해일 수 있습니다
  6. 감사는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 명목상 감사의 책임
  7.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사람과 배척된 사람
  8. 책임은 줄일 수 있습니다 — 20퍼센트, 25퍼센트, 27억 원이 5억 원으로
  9. 사임했는데 등기가 남아 있다면
  10. 앞선 소송에서 이겼어도, 오래전 일이어도 소장이 올 수 있습니다
  11. 형사 고소와 불기소는 민사 결론과 같이 가지 않습니다
  12. 실제 운영자도 함께 책임지는 구조 — 업무집행지시자
  13. 이사가 한두 명뿐인 작은 회사라면
  14. 판결 뒤 — 개인 재산 집행과 실제 운영자에 대한 구상
  15. 소장을 받은 뒤 피해야 할 대응
  16.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17. 자주 묻는 질문
  18. 이사로 이름만 빌려줬는데 회사 빚을 대신 갚아야 하나요
  19. 명목상 감사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나요
  20. 사임서를 냈는데 등기가 그대로면 책임이 남나요
  21. 이사 책임 소멸시효는 3년 아닌가요
  22. 형사에서 혐의없음이 나왔는데 민사도 이길 수 있나요
  23. 회사가 폐업해 대금을 못 받았다며 이사 개인에게 청구하면 어떻게 다투나요
  24. 실제 운영자에게 대신 물어낸 돈을 받을 수 있나요
  25. 대표가 아니라 평이사나 비상근이사로만 등기돼 있으면 책임이 없나요
  26. 유한회사 이사도 같은 책임을 지나요
  27.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28.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29.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30.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31.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32.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33.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지인의 부탁으로 회사 등기부에 이사로 이름만 올려 두었는데, 몇 년 뒤 알지도 못하는 거래처에서 손해배상 소장이 왔다는 상담을 자주 받습니다. 회사는 이미 문을 닫았고 실제로 운영하던 사람은 연락이 끊겼으며, 소장에는 상법 제401조라는 낯선 조문이 적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름만 빌려주고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책임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채권자가 넘어야 할 요건이 따로 있어 소장을 받았다고 모두 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이란, 상법 제401조 제1항에 따라 이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게을리하여 회사가 아닌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때 그 이사가 개인 재산으로 연대하여 배상하는 책임을 말합니다. 감사도 제414조 제2항에 따라 같은 구조의 책임을 집니다. 실무에서 결론이 갈리는 지점은 다섯입니다. 실제 운영자가 무엇을 했는지, 그 행위와 채권자의 손해가 이어지는지, 회사가 망해서 생긴 간접손해인지, 문제 된 거래 당시 정말 이사였는지, 책임을 얼마로 줄일 수 있는지입니다. 아래에서 책임이 인정된 판결과 부정된 판결, 감사의 책임, 사임과 등기, 소송물과 시효, 형사 사건과의 관계, 판결 뒤의 집행과 구상까지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1. 이름만 빌려준 이사도 책임을 지나요 — 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다21880 판결은 대표이사가 업무 일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직무를 전혀 집행하지 않는 것 자체가 충실의무와 선관의무 위반이므로, 명의상 대표이사에 불과하더라도 상법 제401조 제1항의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2. 회사가 돈을 못 갚았다는 것만으로 책임이 생기나요 — 아닙니다. 통상의 거래로 생긴 회사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게을리한 것이 아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 9. 선고 2022나3348 판결), 채권자는 임무해태와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1. 11. 23. 선고 2021가단103851 판결).

  3. 책임이 인정되면 청구액 전부를 물어야 하나요 —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4. 1. 25. 선고 2021나2014012 판결은 1심이 인정한 27억 원을 5억 원으로 낮췄고,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25. 4. 17. 선고 2024가합30771 판결은 손해의 20퍼센트만 인정했습니다.

이름만 올렸어도 법률상으로는 이사이고 감사입니다

등기부에 이사나 감사로 올라간 순간 회사와 위임관계가 생기고, 실제로 일을 했는지와 관계없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집니다. 상법 제401조 제1항은 이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게을리한 때 제3자에게 연대하여 배상하도록 정하고, 제2항은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이사의 책임에 관한 제399조 제2항, 제3항을 준용합니다. 감사는 제414조 제2항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게을리한 때의 제3자 책임을, 제3항이 이사와 감사가 함께 책임지는 경우의 연대를 정합니다.

요건의 핵심은 고의나 중대한 과실입니다.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101824 판결은 직무집행이 법령에 위반된다는 것을 알았거나,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직무집행을 감행했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알 수 있었던 사실을 현저히 게을리하여 알지 못한 경우를 그 예로 들었습니다. 대법원 1985. 11. 12. 선고 84다카2490 판결은 이 조문이 이사의 직무집행에 의존하는 회사의 특성을 고려해 제3자를 보호하려는 것이고, 배상 범위는 임무해태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했습니다. 명목상 대표에 관해서는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70044 판결이 대표이사가 회사 업무 일체를 맡긴 채 아무 관심도 두지 않아 부정행위를 간과했다면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소홀히 한 것이라고 했고, 앞의 2006다21880 판결이 이를 명의상 대표이사에게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몇 가지 주변 조문도 함께 봐야 합니다. 실제 운영자는 제401조의2 제1항에 따라 업무집행지시자로서 이사로 보아 같은 책임을 지고, 제2항에 따라 책임 있는 이사와 연대합니다. 유한회사는 제567조가 제399조부터 제401조까지만 준용하므로, 대전지방법원 2015. 9. 16. 선고 2014가합108120 판결은 유한회사에는 제401조의2 제1항 제3호가 준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실제 운영자의 책임과 작은 회사의 특수성은 뒤에서 따로 짚습니다.

책임이 인정된 판결 — 이름을 빌려주고 손을 놓은 경우

명의만 빌려주고 운영자가 무엇을 하든 들여다보지 않았다면, 운영자의 기망이나 횡령이 밝혀지는 순간 그 방임이 책임의 근거가 됩니다. 광주지방법원 2015. 6. 16. 선고 2015가단501130 판결이 전형입니다. 실질 운영자가 선배의 아내를 대표이사로 등기한 방향제 회사에서 운영자가 가맹비 4,500만 원을 편취해 징역 3년이 확정됐는데, 법원은 대표가 업무 일체를 위임하고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며 제401조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항소심(광주지방법원 2016. 1. 22. 선고 2015나53052 판결)도 쌍방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20. 11. 12. 선고 2019나87504 판결은 1심을 뒤집었습니다. 회사의 유일한 사내이사였던 피고는 과장 직함으로 거래처와 연락하고 실무를 처리하기도 했는데, 실질 운영자가 거래처를 속여 인쇄회로기판을 납품받아 약 8,600만 원을 갚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업무를 위임하고 운영자의 불법행위를 방치한 것 자체가 의무 위반이고 실무 관여에 비추어 중대한 과실도 있다며 8,600만 원 전액을 운영자와 공동으로 배상하라고 했습니다.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24가합30771 판결의 피고들은 부동산 매매회사의 이사와 감사였지만 실제로는 운영자에게 고용된 직원이었습니다. 운영자는 소유권도 없는 토지를 팔아 매매대금 3억 9,200만 원과 등기비용 2,252만여 원을 받아 대부분 가상화폐에 썼습니다. 법원은 이사·감사로서 임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고 명의만 빌려준 것은 그 자체로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고, 피고들이 매수를 권유하고 대금을 받아 전달하기도 했으므로 제대로 감시했다면 손해를 막거나 줄일 수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 (춘천) 2025. 10. 16. 선고 2025나358 판결도 피고들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6. 5. 22. 선고 2023가단270058 판결에서는 배우자 명의로 대표이사를 등기하고 그 명의 계좌로 1억 800만 원을 빌린 뒤 실제 운영자가 잠적했는데, 명의자는 계좌 운용에 관여한 정황 때문에 전액 책임을 졌습니다.

제 견해로는 이 판결들의 공통점은 이름만이 아니라 손이 회사 거래에 닿아 있었다는 점입니다. 과장으로 연락한 기록, 매수를 권한 기록, 자기 계좌가 쓰인 기록이 중대한 과실과 인과관계를 함께 채워 주었습니다.

책임이 부정된 판결 — 채권자가 증명하지 못한 것

반대로 채권자가 명의상 대표라는 사실만 내세운 사건은 대부분 졌습니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1가단103851 판결의 전기공사업체는 공사대금 6,050만 원을 받지 못하자 명의상 대표이사가 회사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만 주장했고, 법원은 미지급 손해와 임무해태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주장과 증명이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1. 21. 선고 2019가단243288 판결은 한 걸음 더 나갑니다. 남편이 실제로 운영한 외주제작사의 대표로 등기된 아내에게 배우와 소속사가 출연료 5,000만 원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명목상 대표가 임무를 방기했더라도 실제 업무를 처리한 사람의 행위가 제401조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명목상 대표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실제 운영자는 출연료 미지급 사기 고소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고, 고의나 중과실은 편취처럼 비정상적인 거래이거나 이행할 수 없을 것을 알면서 감추고 대가를 미리 받은 경우와 같은 위법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항소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10. 7. 선고 2020나52793 판결)도 같았습니다.

실제 대표이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나3348 판결은 대표가 계약에 관여했고 약정한 등록 대행 업무를 하지 못했더라도 단순한 채무불이행일 뿐이라고 보았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16. 3. 25. 선고 2015가합102256 판결은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 5억 9,110만 원을 자기 계좌로 옮긴 뒤에 전환사채를 인수한 투자자에게는 이사·감사의 임무해태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했습니다. 방어의 첫 질문은 실제 운영자가 처음부터 속였는지, 아니면 사업이 안 돼서 못 갚았는지입니다.

제 견해로는 회사가 폐업한 뒤 거래처가 이사 개인을 피고로 넣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회사에는 재산이 없고 실제 운영자는 연락이 닿지 않으니, 등기부에 이름이 남은 사람이 가장 손쉬운 상대가 됩니다. 그래서 소장에는 명의상 대표라는 사실과 회사의 미지급 사실만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소장에 대해서는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원고가 주장해야 할 요건, 곧 실제 운영자의 위법한 행위와 그 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빠져 있다는 점을 차분히 짚는 답변서가 효과적입니다. 위의 포항지원 판결도 바로 그 부분에서 결론이 났습니다.

회사가 망해서 못 받은 돈은 간접손해일 수 있습니다

채권자의 손해가 회사 재산이 줄어든 결과라면 제401조로 청구하기 어렵다는 판결이 있습니다. 대법원 2003. 10. 24. 선고 2003다29661 판결은 이사가 회사 재산을 횡령해 회사가 손해를 입고 결과적으로 주주의 경제적 이익이 침해되는 간접손해는 제401조 제1항의 손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5. 4. 23. 선고 2014나37955 판결은 이 법리를 회사채권자에게도 적용했습니다.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으로 사실상 도산한 검증업체에 용역을 제공하고 9,790만 원을 받지 못한 업체가 대표이사, 대주주 이사, 감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대표의 비자금 2억 2,501만 원 횡령과 감사의 방조를 인정하면서도 회사 재산 감소나 도산으로 대금을 받지 못한 손해는 간접손해라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1심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4가단442).

서울고등법원 2017. 11. 1. 선고 2017나2022740 판결도 이사가 이사회 승인 없이 자기거래와 자기주식 매도로 회사 자산을 줄인 부분은 간접손해라며 배척했습니다. 다만 같은 판결은 대표이사가 우량 상장사 인수 자금이라고 속여 원고들에게서 직접 받아 간 9억 7,565만여 원은 직접손해로 보았고, 같은 회사의 다른 피해자 사건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 21. 선고 2020나23454 판결도 대여금을 편취당한 채권자는 주주와 달리 직접 손해를 입은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제 견해로는 두 갈래를 가르는 기준은 같습니다. 거래하는 순간 속아서 돈을 낸 것인지, 정상 거래 뒤 회사가 기울어 못 받은 것인지입니다. 물품대금과 공사대금 사건에서는 이 구분이 가장 강한 방어 논거가 됩니다.

감사는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 명목상 감사의 책임

감사로 이름만 올린 경우에도 책임이 면제되지 않지만, 중대한 과실을 인정하는 기준은 이사보다 구체적입니다.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82601 판결은 감사가 직무를 수행할 의사 없이 도장을 이사에게 맡기는 식으로 명의만 빌려주어 이사가 분식된 재무제표로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히도록 묵인하거나 방치하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했고, 결산 업무를 하기는 했으나 허위 기재를 과실로 몰랐다면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야 중과실이 된다고 했습니다.

인정된 예가 서울고등법원 2015. 3. 19. 선고 2014나2017532 판결입니다. 지방자치단체 소유 주차장을 위탁받아 운영하던 회사의 감사는 설립 때 필요하다고 해서 등기만 했을 뿐 역할을 한 적이 없다고 스스로 주장했고, 압류를 피하려는 대표에게 자기 명의 통장까지 빌려주었습니다. 법원은 감사로서의 임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은 악의 또는 중과실을 인정했습니다.

부정된 예도 여럿입니다. 대구지방법원 2019. 6. 19. 선고 2018나315722 판결의 감사는 대표의 누나로 대출금 중 4,900만 원을 송금받기까지 했지만, 법원은 대표가 두 달 만에 대출금 대부분을 써 버려 사전에 감독할 가능성이 낮았다며 신용보증기관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7. 9. 20. 선고 2016가단66639 판결은 대표가 설비 매각대금 4억 5,000만 원을 개인 계좌로 받은 사건에서, 감사의 중과실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위법한 직무집행을 막을 수 있었던 특수한 경우에만 인정되고 막지 못했다는 결과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감사의 주의의무는 회사에 대한 계약상 의무여서 거래 상대방에 대한 과실 방조 책임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앞의 서울고등법원 2017나2022740 판결은 감사가 자회사 대표이사에 취임한 순간 제411조의 겸직금지에 따라 감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등기가 남아 있어도 퇴임감사의 권리의무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며 그 뒤의 대여에 대한 책임을 부정했습니다.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사람과 배척된 사람

법원이 보는 것은 몰랐다는 진술이 아니라 알려고 한 흔적입니다. 서울고등법원 2019. 11. 22. 선고 2019나2032321 판결의 대표이사는 다른 공동대표와 이사가 위탁받은 차량을 임의로 처분한 사건에서 3억 7,294만여 원을 청구당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회사에 모두 60억 원을 투자했고, 출시 행사 같은 대외 업무를 맡았으며, 판매 내역 자료를 여러 차례 요구했고, 직원들이 다른 이사가 허위 보고로 피고를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진술한 점을 들어 업무 일체를 위임한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배척된 쪽은 의심할 계기가 있었는데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7나2022740 판결의 이사는 재무 상황이 나빠지자 자료 열람을 요구하다 문제를 의심했고, 그 무렵 아들 명의로 빌려준 돈을 이자보다 많이 돌려받고 주식도 팔았습니다. 법원은 위법을 의심할 사유가 있는데도 방임했다고 보았고, 회사 운영의 감시를 의도적으로 외면했다면 구체적인 위법을 몰랐다는 이유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68636 판결 인용).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나23454 판결의 평이사들은 이사회 소집 통지를 받거나 참석한 적이 없고 인감도장을 회사에 맡겨 허위 의사록이 만들어질 수 있게 했습니다. 대표가 회사 명의로 빌린 11억 원은 자본금 15억 원의 약 66.7퍼센트로 제393조 제1항의 이사회 결의 사항이었으므로, 법원은 평이사라서 몰랐다는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4. 2. 선고 2019가합103469 판결의 피고는 회사를 판 뒤 매수인의 요청으로 후임이 취임할 때까지 대표이사 명의를 유지하다가, 그 석 달 남짓 동안 매수인이 회사 명의로 허위 이체확인서를 발급해 금융기관을 속인 데 대한 책임을 졌습니다.

제 견해로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몰랐다는 주장을 받쳐 줍니다. 운영자에게 재무 자료나 거래 내역을 요구한 문자와 메일, 이사회 소집을 요구하거나 안건에 반대한 흔적, 통장과 인감이 운영자 쪽에 있었다는 사정, 거래 상대방과 직접 접촉한 일이 없다는 사정입니다. 반대로 서명이나 날인을 아무 확인 없이 해 준 기록, 의심스러운 시점에 자기 돈만 먼저 회수한 기록은 서울고등법원 2017나2022740 판결에서처럼 방임의 증거로 돌아옵니다.

책임은 줄일 수 있습니다 — 20퍼센트, 25퍼센트, 27억 원이 5억 원으로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배상액은 협상과 재판의 대상입니다.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을 손해분담의 공평에 따라 제한할 수 있다는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2다60467, 60474 판결의 법리를 하급심은 제3자에 대한 책임에도 적용해 왔습니다. 광주지방법원 2015가단501130 판결은 운영자의 고의 범행이고 명의자가 얻은 이득이 없다며 20퍼센트로, 속초지원 판결은 피고들이 운영자의 지시를 받는 직원이었고 얻은 이익이 각각 약 385만 원과 120만 원에 그친다며 20퍼센트로 제한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나23454 판결은 고수익을 기대하고 신중한 검토 없이 돈을 빌려준 원고의 사정을 들어 25퍼센트로, 서울고등법원 2017나2022740 판결은 원고들이 회사 경영 상태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며 9억 7,565만여 원 중 3억 원으로 제한했습니다.

가장 큰 폭의 감액은 서울고등법원 2021나2014012 판결입니다. 1심은 미상환 대출금 38억 6,333만여 원 중 27억 원을 인정했지만, 항소심은 피고가 16년 가까이 회사를 운영하다 매각한 뒤 석 달 남짓만 임무를 게을리했고, 공동불법행위자가 아니며, 원고가 피고 사임 뒤에도 연말까지 의심 없이 대출을 연장하고 새로 내주어 손해가 커진 측면이 있다며 5억 원으로 낮췄습니다. 원고가 손해에 넣으려던 약정 지연이자 38억 1,572만여 원은 특별손해로 보아 배척했습니다. 반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가단270058 판결은 명의 계좌의 돈이 명의자 본인 계좌로 여러 차례 흘러간 사건에서 제한 없이 전액을 인정했습니다. 감액의 재료는 이득이 없었다는 점과 채권자 쪽 사정을 자료로 보여 주는 데서 나옵니다.

사임했는데 등기가 남아 있다면

사임의 효력은 등기가 아니라 회사에 대한 의사표시의 도달로 생깁니다. 서울고등법원 2015. 11. 6. 선고 2015나2000715 판결은 이사 사임이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로서 도달과 동시에 효력이 생긴다는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다31260 판결을 들어, 사임서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으며 사임을 확인하는 내용증명까지 보낸 피고는 그 뒤에 투자한 원고에게 책임이 없다고 했습니다. 사임 확인을 요구한 이상 부실등기를 방치한 고의나 과실도 없고, 원고가 피고를 이사로 믿고 투자했다는 증거도 없다며 상법 제37조, 제39조에 따른 주장도 배척했습니다. 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다249901 판결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반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나23454 판결의 이사는 사임서를 냈다고 주장했지만, 함께 이사로 있던 다른 회사에는 사임등기가 됐는데 문제 된 회사에는 해산될 때까지 사임등기가 없었다는 이유로 믿기 어렵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회사가 사임등기를 해 주지 않으면 소송으로 받아 낼 수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0. 7. 7. 선고 2019가합407664 판결은 사임 내용증명이 대표이사에게 도달한 날을 원인으로 한 사임등기를 명하면서, 회사가 소송 중에 해임등기를 했더라도 사임일은 위임 종료 시점의 기준이 되므로 소의 이익이 있다고 했습니다. 제 견해로는 이사 수가 법률이나 정관의 최소 인원에 못 미치게 되는 사임이라면 새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권리의무가 남는다는 제386조 제1항도 확인해야 하고, 그런 경우 같은 조 제2항의 일시이사 선임 청구까지 함께 검토합니다.

앞선 소송에서 이겼어도, 오래전 일이어도 소장이 올 수 있습니다

사기 방조로 한 번 이겼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광주지방법원 2015가단501130 판결의 원고는 앞선 소송에서 명의자의 공모·방조와 명의대여자 책임을 주장했다가 진 뒤, 제399조와 제401조를 근거로 다시 소를 냈습니다. 법원은 소송물이 달라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속초지원 판결도 감사였던 피고에 대한 민법 제750조의 앞선 청구가 서울고등법원 (춘천) 2023나1000 판결과 대법원 2024다237986 판결로 기각 확정된 뒤의 제401조, 제414조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시효도 깁니다. 대법원 2006다82601 판결은 제401조의 책임이 상법이 인정한 특수한 책임이어서 불법행위의 3년 단기시효(민법 제766조 제1항)가 아니라 일반 채권의 10년(민법 제162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했고, 서울고등법원 2014나2017532 판결도 이를 들어 3년이 지났다는 항변을 배척했습니다. 다만 이 책임은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여서 이행 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집니다(서울고등법원 2017나2022740 판결, 속초지원 판결). 내용증명을 받았다면 그날이 지연손해금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형사 고소와 불기소는 민사 결론과 같이 가지 않습니다

사기 공범으로 고소됐다가 혐의없음을 받았다고 민사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가합103469 판결의 피고는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아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고 법원도 공동불법행위는 부정했지만, 대표로서 감시를 하지 않은 데 대한 제401조 책임은 인정했습니다. 반대로 실제 운영자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사정은 운영자의 임무해태가 없었다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가단243288 판결).

명의를 빌려준 행위가 별도의 범죄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4. 11. 28. 선고 2014나26177 판결에서 운영자는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을 피하려고 기존 회사를 폐업하고 같은 설비로 새 회사를 세웠고, 기존 회사의 감사 겸 구매과장은 새 회사의 대표로 명의를 빌려주었다가 강제집행면탈 방조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됐습니다. 민사에서는 감사 책임은 부정됐지만 채권 침해의 불법행위로 미지급 물품대금 2,583만여 원을 배상하게 됐습니다. 제 견해로는 수사기관에서 아무것도 몰랐고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만 진술하면 형사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민사에서는 업무 일체를 맡겼다는 자인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사건의 피고도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두 사건의 진술은 처음부터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실제 운영자도 함께 책임지는 구조 — 업무집행지시자

명의자만 책임지는 것이 아니고, 실제 운영자도 같은 조문 체계 안에서 이사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상법 제401조의2 제1항은 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이사에게 업무집행을 지시한 자(제1호), 이사의 이름으로 직접 업무를 집행한 자(제2호), 이사가 아니면서 회장·사장·전무처럼 업무집행 권한이 있는 것으로 보일 명칭을 쓴 자(제3호)를 그 업무에 관하여 이사로 보고, 제2항은 책임 있는 이사가 이들과 연대하게 합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가단270058 사건의 원고도 실제 운영자인 남편에게 이 조문과 제401조를 함께 주장했습니다.

다만 이 조문의 요건도 증명이 필요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17나2022740 판결은 감사였던 사람이 대여 당시 업무집행지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고, 대전지방법원 2014가합108120 판결은 처가 대표이던 유한회사의 대표 명함을 쓰고 계약한 남편에 대해 제3호가 유한회사에 준용되지 않고 단순한 채무불이행만으로는 중과실도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방어하는 명의자에게 이 조문이 중요한 이유는 실제 운영자가 따로 있었다는 사실을 법적 구조로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견해로는 실제 운영자가 소송에 피고로 함께 들어와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빠져 있다면 그의 지시와 자금 관리를 보여 주는 자료를 우리 쪽에서 내는 것이 책임 제한과 이후 구상 모두에 도움이 됩니다.

이사가 한두 명뿐인 작은 회사라면

작은 회사의 유일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면 사실상 대표이사와 같은 무게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자본금 10억 원 미만 회사는 이사를 1명 또는 2명만 둘 수 있고(제383조 제1항 단서), 이 경우 이사회에 관한 여러 조문이 적용되지 않으며 정관으로 대표이사를 정하지 않았다면 각 이사가 회사를 대표합니다(같은 조 제5항, 제6항). 감사도 두지 않을 수 있습니다(제409조 제4항). 수원지방법원 2019나87504 판결의 피고가 바로 그런 유일한 사내이사였고,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가단270058 사건에서도 실제 운영자는 기존 이사들이 모두 사임한 뒤 유일한 사내이사로 등기됐습니다.

제 견해로는 이사회가 없다는 사정이 감시의무를 줄여 주지는 않고, 오히려 회사 안에 다른 감시 장치가 없다는 점에서 명의자의 방임이 무겁게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점을 정면으로 판단한 판결은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작은 회사 사건에서는 명의자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 예컨대 통장과 인감을 누가 쥐고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 중대한 과실의 판단을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판결 뒤 — 개인 재산 집행과 실제 운영자에 대한 구상

판결이 나면 명목상 이사의 개인 재산이 집행 대상이 됩니다. 채권자는 판결 전에도 민사집행법 제276조에 따라 가압류를 할 수 있고, 판결 뒤에는 급여도 압류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급여채권의 2분의 1은 압류가 금지되고 그 금액이 월 250만 원에 못 미치면 250만 원까지 보호됩니다(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이사들과 감사는 서로 연대하여 책임지므로(제401조 제1항, 제414조 제3항) 채권자는 가장 회수하기 쉬운 사람을 고릅니다. 실제 운영자보다 명의자가 먼저 집행당하는 이유입니다.

실무에서는 소장보다 가압류 결정이 먼저 오기도 합니다. 가압류는 판결이 아니어서 책임이 확정된 것이 아니지만, 부동산이나 예금이 묶이면 생활과 거래에 바로 영향을 줍니다. 제 견해로는 가압류를 받았다면 본안에서 다툴 쟁점, 곧 이사 재직 기간과 거래 시점, 인과관계, 간접손해를 정리해 두고 해방공탁이나 담보 제공으로 풀 수 있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판결 뒤에도 연대채무자 중 한 사람이 갚으면 그 범위에서 다른 사람의 채무도 소멸하므로, 회사나 실제 운영자에게서 채권자가 회수한 금액이 있는지 확인해 이중 집행을 막아야 합니다.

배상한 뒤에는 다른 연대채무자에게 부담 부분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425조). 실제 운영자가 제401조의2 제1항의 업무집행지시자에 해당하면 이사로 보아 책임을 지므로 구상의 상대가 됩니다. 제 견해로는 운영자가 무자력인 경우가 많아 구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그래서 판결 전 단계에서 책임 범위를 줄이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소장을 받은 뒤 피해야 할 대응

첫 대응에서 잃는 것이 가장 큽니다. 위 판결들에서 결론이 기운 지점을 모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답변서를 내지 않는 것. 소장 부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답변서를 내지 않으면 청구 원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256조 제1항, 제257조 제1항).

  • 아무것도 안 했다고만 쓰는 것. 업무 일체를 위임했다는 자인은 2006다21880 판결의 요건을 스스로 채웁니다. 무엇을 확인하려 했는지, 무엇을 몰랐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함께 써야 합니다.

  • 실제 운영자에게 확인서를 부탁하는 것. 제 견해로는 사후에 만든 서면은 신빙성이 낮고 통모의 의심을 삽니다. 계약서, 이체 내역, 이사회 통지 여부 같은 당시 자료가 낫습니다.

  • 지금 사임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사임은 도달한 때부터 효력이 있어 이미 끝난 거래의 책임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의 거래를 막기 위해 사임 의사표시와 사임등기는 서둘러야 합니다.

  • 청구액이 작다고 가볍게 보는 것. 소장의 금액이 손해 전부가 아닐 수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5나2000715 판결의 원고는 3억 1,541만 원의 손해 가운데 3,000만 원만 일부 청구했고, 서울고등법원 2021나2014012 판결의 원고는 항소심에서 청구를 76억 7,906만여 원으로 늘렸습니다.

  • 재산을 가족 명의로 돌리는 것.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의 허위양도는 형법 제327조의 강제집행면탈죄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다투는 비용이 더 드는 사건이 있습니다. 첫째, 청구액이 1,000만 원 안팎이고 자기 명의 계좌로 돈이 오가는 등 거래에 직접 관여한 기록이 있는 경우입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가단270058 판결처럼 감액 없이 전액이 인정될 위험이 크므로 분할 변제 조정이 낫습니다. 둘째, 이미 판결이 확정된 경우입니다. 이때는 다툴 수 없고 압류금지 범위를 확인하는 집행 대응만 남습니다. 셋째, 실제 운영자의 사기가 형사판결로 확정됐고 본인이 매수 권유나 대금 전달처럼 거래 현장에 있었던 소액 사건입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소송 비용을 들이기보다 채권자와 분할 변제 일정을 맞추고, 실제 운영자에 대한 구상 자료를 챙겨 두는 편이 실제 부담을 줄입니다.

선임을 검토할 사건은 청구액이 수천만 원 이상인 사건, 회사 도산 뒤 물품대금이나 공사대금을 이사 개인에게 청구한 사건, 사임 뒤의 거래가 문제 된 사건, 감사로만 등기된 사건, 회사 매각 뒤 명의를 유지하다 생긴 사건입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인과관계, 간접손해, 사임 시점, 책임 제한 가운데 하나 이상이 실제로 결론을 바꿨습니다. 1심에서 졌더라도 항소심에서 다시 따질 여지가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수원지방법원 2019나87504 판결은 원고 쪽에서 1심 결론을 뒤집었고, 서울고등법원 2015나2000715 판결과 2021나2014012 판결은 피고 쪽에서 1심을 바꿨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사로 이름만 빌려줬는데 회사 빚을 대신 갚아야 하나요

회사 빚 자체를 갚을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임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은 사이에 실제 운영자가 거래 상대방을 속이는 등 위법한 일을 했다면 상법 제401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다21880 판결). 회사가 정상 거래 뒤 못 갚았을 뿐이라면 책임이 부정된 판결이 많습니다(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1가단103851 판결).

명목상 감사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나요

있을 수 있습니다. 명의만 빌려주고 이사의 위법을 묵인하거나 방치했다면 책임을 집니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82601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3. 19. 선고 2014나2017532 판결). 반면 대표가 짧은 기간에 돈을 빼돌려 감사가 미리 막기 어려웠다면 책임이 부정됐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19. 6. 19. 선고 2018나315722 판결).

사임서를 냈는데 등기가 그대로면 책임이 남나요

사임서가 회사에 도달한 뒤의 거래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책임이 없습니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다249901 판결). 다만 사임 사실을 증명할 자료가 없으면 사임 주장 자체가 배척될 수 있으므로(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 21. 선고 2020나23454 판결) 내용증명으로 보내고 사임등기를 요구해 두어야 합니다.

이사 책임 소멸시효는 3년 아닌가요

아닙니다. 상법 제401조의 책임은 일반 채권처럼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82601 판결). 오래전 회사 일이라도 10년 안이면 청구될 수 있습니다.

형사에서 혐의없음이 나왔는데 민사도 이길 수 있나요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사기 가담은 부정되고도 감시를 하지 않은 책임은 인정된 판결이 있습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4. 2. 선고 2019가합103469 판결, 항소심에서 5억 원으로 감액). 불기소이유서는 유리한 자료로 쓰되 민사의 쟁점은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회사가 폐업해 대금을 못 받았다며 이사 개인에게 청구하면 어떻게 다투나요

간접손해와 인과관계를 먼저 따집니다. 회사 재산이 줄어 대금을 받지 못한 손해는 간접손해라서 제401조로 청구할 수 없다고 본 판결이 있고(수원지방법원 2015. 4. 23. 선고 2014나37955 판결), 명의상 대표라는 사실만으로는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습니다.

실제 운영자에게 대신 물어낸 돈을 받을 수 있나요

법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연대채무자로서 배상하면 다른 연대채무자의 부담 부분을 구상할 수 있고(민법 제425조), 실제 운영자가 업무집행지시자에 해당하면 이사로 봅니다(상법 제401조의2). 다만 실제 운영자가 무자력인 경우가 많아 회수는 별개 문제입니다.

대표가 아니라 평이사나 비상근이사로만 등기돼 있으면 책임이 없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사는 이사회 참석과 의결권 행사를 통해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가 있고 이는 사외이사나 비상근이사도 같다는 것이 판례입니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5다51471 판결 등을 인용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 21. 선고 2020나23454 판결). 이 판결은 이사회에 한 번도 나가지 않은 평이사들에게 손해의 25퍼센트를 배상하게 했습니다. 다만 평이사는 대표보다 알 수 있었던 범위가 좁다는 사정을 책임 제한 사유로 내세울 수 있습니다.

유한회사 이사도 같은 책임을 지나요

지지만 범위가 조금 다릅니다. 상법 제567조가 제401조를 유한회사 이사에게 준용하지만, 이사가 아니면서 대표 명칭을 쓴 사람에 관한 제401조의2 제1항 제3호는 준용하지 않는다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15. 9. 16. 선고 2014가합108120 판결).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다21880 판결, 2003. 4. 11. 선고 2002다70044 판결 — 명의상 대표이사의 제3자 책임

  •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101824 판결, 1985. 11. 12. 선고 84다카2490 판결 — 고의·중과실과 상당인과관계

  •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82601 판결 — 명의만 빌려준 감사의 책임, 제401조 책임의 10년 시효

  • 대법원 2003. 10. 24. 선고 2003다29661 판결 — 간접손해,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2다60467, 60474 판결 — 책임 제한

  •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다31260 판결, 2016. 3. 24. 선고 2015다249901 판결 — 사임의 효력과 사임 뒤 거래

  • 광주지방법원 2015. 6. 16. 선고 2015가단501130 판결과 항소심 광주지방법원 2016. 1. 22. 선고 2015나53052 판결(쌍방 항소기각) — 책임 20퍼센트, 전소와 소송물

  • 수원지방법원 2020. 11. 12. 선고 2019나87504 판결(1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9가단63679 취소) — 유일한 사내이사의 책임

  •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25. 4. 17. 선고 2024가합30771 판결과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춘천) 2025. 10. 16. 선고 2025나358 판결(피고 항소기각) — 명목상 이사·감사 책임 20퍼센트

  • 서울남부지방법원 2026. 5. 22. 선고 2023가단270058 판결(확정 여부 미확인) — 배우자 명의 대표의 전액 책임

  •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1. 11. 23. 선고 2021가단103851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 9. 선고 2022나3348 판결 — 인과관계 미증명, 단순 채무불이행

  •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1. 21. 선고 2019가단243288 판결과 항소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10. 7. 선고 2020나52793 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6. 3. 25. 선고 2015가합102256 판결 — 실제 운영자 기준, 투자 시점

  • 수원지방법원 2015. 4. 23. 선고 2014나37955 판결 — 회사채권자의 간접손해

  • 서울고등법원 2017. 11. 1. 선고 2017나2022740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 21. 선고 2020나23454 판결 — 평이사의 감시의무, 책임 제한, 감사 겸직과 사임

  •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4. 2. 선고 2019가합103469 판결과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24. 1. 25. 선고 2021나2014012 판결(27억 원을 5억 원으로 변경, 상고 여부 미확인) — 회사 매각 뒤 명목상 대표

  • 서울고등법원 2019. 11. 22. 선고 2019나2032321 판결 —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대표

  •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68636 판결, 2008. 12. 11. 선고 2005다51471 판결(각 하급심 판결문에서 인용) — 감시의 의도적 외면, 사외·비상근이사의 감시의무

  • 서울고등법원 2015. 3. 19. 선고 2014나2017532 판결, 대구지방법원 2019. 6. 19. 선고 2018나315722 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7. 9. 20. 선고 2016가단66639 판결 — 감사 책임의 인정과 부정

  • 서울고등법원 2015. 11. 6. 선고 2015나2000715 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0. 7. 7. 선고 2019가합407664 판결 — 사임과 사임등기

  • 수원지방법원 2014. 11. 28. 선고 2014나26177 판결, 대전지방법원 2015. 9. 16. 선고 2014가합108120 판결 — 강제집행면탈 방조와 민사 책임, 유한회사

  • 법령 — 상법 제37조, 제39조, 제383조, 제386조, 제393조, 제399조, 제401조, 제401조의2, 제409조, 제411조, 제414조, 제567조 / 민법 제162조, 제425조, 제760조, 제766조 / 민사소송법 제256조, 제257조 /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276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 형법 제327조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명목상 이사 사건의 방어는 회사 이야기가 아니라 날짜와 돈의 흐름 이야기입니다. 이사로 등기된 날과 사임서가 도달한 날, 채권자가 회사와 거래한 날, 돈이 들어가고 빠져나간 계좌를 한 줄로 세우면 책임을 질 수 있는 기간인지, 손해가 직접손해인지가 먼저 드러납니다. 그래서 첫 작업은 시간표를 만드는 일입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먼저 소장과 함께 온 서류를 보고 송달일을 확인해 답변서 기한이 며칠 남았는지 계산합니다. 다음으로 법인 등기사항증명서를 떼어 이사·감사 취임일과 사임 등기 여부, 다른 이사의 수와 자본금을 확인합니다. 세 번째로 채권자가 주장하는 거래가 언제 무엇을 원인으로 생겼는지, 실제 운영자가 처음부터 속인 것인지 사업이 기울어 못 갚은 것인지를 봅니다. 네 번째로 본인 명의 계좌나 인감이 회사 거래에 쓰였는지, 이사회 소집 통지나 회사 자료를 받은 적이 있는지, 운영자에게 무언가를 물어본 문자나 메일이 남아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마지막으로 운영자나 본인에 대한 형사 고소가 있었는지, 앞선 민사소송이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불리한 사실도 미리 알아야 대응의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청구를 네 갈래로 나눠 다툽니다. 첫째, 이사가 아니었던 기간의 거래는 사임서 도달 자료와 부실등기에 고의·과실이 없었다는 사정으로 막습니다. 둘째, 회사 도산으로 대금을 받지 못한 부분은 간접손해와 인과관계 부재를 주장합니다. 셋째, 실제 운영자의 행위가 처음부터 위법했는지를 형사기록과 거래 경과로 따지고, 단순한 채무불이행에 그친다면 그 점을 세웁니다. 넷째,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큰 부분은 명의를 빌려준 경위, 얻은 이익이 없다는 점, 채권자가 스스로 확인하지 않은 사정을 자료로 정리해 책임 제한을 구합니다. 형사 사건이 함께 진행 중이면 수사기관 진술이 민사에서 불리한 자인으로 쓰이지 않도록 두 사건의 진술 방향을 맞춥니다. 판결 뒤에는 압류금지 범위를 확인하고 실제 운영자에 대한 구상 가능성도 검토합니다. 아직 소장이 오지 않았고 내용증명만 받은 단계라면, 사임 의사표시와 사임등기를 먼저 정리하고 회사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까지를 첫 단계로 잡습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위에서 본 판결들에서 같은 회사, 같은 대표의 범행을 두고도 결론이 달랐습니다. 자회사 대표 취임으로 감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책임을 벗었고, 사임서를 냈다고 주장했지만 등기를 하지 않은 사람은 책임을 졌습니다. 1심의 27억 원이 항소심에서 5억 원이 된 사건도 있습니다. 사실관계보다 어떤 쟁점을 어떤 자료로 세웠는지가 결과를 갈랐습니다. 변호사는 첫 상담에서 이 사건이 책임을 벗을 수 있는 쪽인지, 줄일 수 있는 쪽인지, 빨리 정리해야 하는 쪽인지를 구분해 말씀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이름만 빌려주었을 뿐인데 억울하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법은 등기된 이사와 감사에게 회사를 감시할 의무를 지우고, 그 의무를 놓은 대가를 거래 상대방에게 배상하게 합니다. 동시에 법원은 채권자에게 인과관계와 직접손해를 요구하고, 사임 뒤의 거래와 명의 대여의 경위를 살펴 책임을 덜어 주기도 합니다. 내 사건이 어느 쪽에 있는지는 날짜와 자료를 놓고 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소장과 법인 등기사항증명서, 사임서나 내용증명 사본, 실제 운영자와 주고받은 문자와 메일, 본인 명의 계좌의 거래 내역, 형사 사건 서류가 있다면 함께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소장을 받은 날짜는 따로 적어 두셔야 합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시다면 자료를 정리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손해배상·대여금·계약 분쟁 등 민사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시거나 소장을 받으셨다면 첫 서면이 사건의 틀을 정합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