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고소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서가 붙어 강간치상으로 기소됐다면 — 정신적 상해가 인정된 판결과 강간만 남은 판결
2026. 10. 30.
강간 고소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서가 붙어 강간치상으로 기소됐다면 치상은 진단 시점, 기존 병력과의 감별, 사건 뒤 다른 스트레스, 예견가능성에서 갈립니다. 실제 판결로 1심 대응 순서를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 치상이 붙으면 형량의 바닥이 달라집니다
-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상해가 되는 기준
- 정신적 상해가 인정된 판결 — 기록에 무엇이 있었나
- 치상이 빠지고 강간만 남은 판결
- 진단서의 작성 시점과 경위 — 임상적 추정이라는 말의 무게
- 심리평가 보고서와 감정 — 감별진단이 승부처입니다
- 기존 병력과 사건 뒤의 스트레스 — 인과관계가 이어지는 경우와 끊기는 경우
- 예견가능성 — 결과적 가중범이라는 점도 따져야 합니다
- 사건 뒤 피해자의 일상 모습으로 상해를 부정할 수 있을까
- 치상이 빠지면 달라지는 것 — 형량, 부수처분, 오래된 사건
- 1심에서 끝내야 하는 이유 — 항소심에서 치상이 더해지거나 빠진 판결
- 합의와 양형 — 치상을 다투면서도 놓치면 안 되는 것
- 공소장을 받은 뒤 1심에서 준비할 것
-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서만 있으면 강간치상이 되나요?
- 사건 몇 달 뒤에 정신과 진단을 받았으면 치상이 안 되나요?
- 피해자가 원래 우울증 치료를 받던 사람이면 치상이 빠지나요?
- 치상이 무죄면 판결문 주문에 무죄라고 나오나요?
- 강간치상도 집행유예가 나올 수 있나요?
- 피해자와 합의하면 강간치상이 강간으로 바뀌나요?
- 강간으로 기소됐는데 나중에 강간치상으로 바뀔 수 있나요?
- 피해자의 정신과 진료기록을 볼 수 있나요?
- 오래전 일인데 강간치상으로 고소당하면 공소시효는 어떻게 되나요?
-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성관계 경위는 다투더라도, 진단서 한 장 때문에 죄명이 강간치상이 됐습니다. 정신과 진단도 상해가 되나요?" 공소장을 받아 든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입니다. 고소할 때는 강간이었는데 기소 단계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서와 심리평가 보고서가 붙으면서 법정형이 한 단계 올라가는 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수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근거로 치상이 공소사실에 들어가는 순간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3년에서 5년으로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도 형법상 상해가 될 수 있지만 진단서가 있다고 곧바로 치상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그 장애가 실제로 생겼는지, 그것이 이 범행 때문인지를 강간 사실과 따로 떼어 검사에게 증명하라고 요구합니다. 강간치상죄란, 형법 제301조에 따라 강간·유사강간·준강간 등을 범한 사람이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 죄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이런 사건을 맡아 보면 결론은 네 곳에서 갈립니다. 진단이 언제 어떤 검사를 거쳐 내려졌는지, 사건 전부터 있던 우울·불안과 구별되는지, 사건 뒤의 다른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은 아닌지, 그리고 치상이 빠졌을 때 처단형과 집행유예 가능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입니다. 아래에서는 대법원이 정한 상해의 기준, 정신적 상해가 인정된 판결과 강간만 남은 판결, 진단서·심리평가 보고서·감정을 다투는 방법, 합의와 양형까지 실제 판결을 근거로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도 강간치상의 상해인가요 —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상해의 '생리적 기능'에 정신적 기능도 포함된다고 보고, 강간 뒤 생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상해로 인정했습니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732 판결). 다만 강간 피해에 통상 따르는 정도를 넘는 기능장애여야 합니다.
진단서가 있으면 치상은 확정인가요 — 아닙니다. 서울고등법원 2026. 2. 13. 선고 2025노2274 판결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서가 있었는데도 기존 우울증과의 감별진단이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치상을 인정하지 않고 강간미수만 유죄로 보아, 1심의 징역 2년 6월을 징역 1년 6월로 바꾸었습니다.
치상이 빠지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 처단형의 하한이 달라집니다. 다른 감경 사유가 없다면 강간치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이라 정상참작감경을 해도 2년 6월이 하한이지만, 강간은 3년 이상이라 1년 6월까지 내려갑니다(형법 제297조, 제301조, 제55조 제1항 제3호). 서울고등법원 2013. 7. 18. 선고 2013노1440 판결은 치상을 부정하고 준강간만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치상이 붙으면 형량의 바닥이 달라집니다
치상을 다투는 이유는 형량의 바닥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형법 제297조의 강간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준강간도 같은 예에 따르지만(형법 제299조), 상해에 이르게 하면 형법 제301조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됩니다. 정상참작감경(형법 제53조)을 하면 유기징역은 형기의 2분의 1로 줄어들므로(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 다른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다면 강간은 1년 6월, 강간치상은 2년 6월이 내려갈 수 있는 최저선입니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할 때만 붙일 수 있으므로(형법 제62조 제1항), 강간치상에서는 2년 6월에서 3년 사이의 좁은 구간에서만 집행유예가 가능합니다.
적용 조문이 특별법으로 넘어가면 차이는 더 커집니다.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지니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한 특수강간, 주거침입 강간, 장애인이나 13세 미만 사람에 대한 강간이 상해로 이어지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고(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 이하 '성폭력처벌법'),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이 상해로 이어지면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입니다(같은 조 제2항). 아동·청소년 강간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인데(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이하 '청소년성보호법'), 상해로 이어지면 무기 또는 7년 이상이 됩니다(같은 법 제9조). 이 조문들의 상해·치상은 정상참작감경을 해도 하한이 3년을 넘으므로, 다른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붙일 수 없습니다.
판결도 이 구조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서울고등법원 2025노2274 판결은 치상을 떼어 내고 강간미수만 인정하면서 처단형을 징역 1년 6개월부터 15년까지로 잡았습니다. 반대로 서울고등법원 2024. 6. 20. 선고 2023노3615 판결은 항소심에서 준유사강간치상으로 공소장이 바뀌자 처단형을 징역 2년 6개월부터 15년까지로 잡고, 1심의 징역 1년 6개월을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으로 바꾸었습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상해가 되는 기준
대법원은 정신적 상해를 상해에서 빼지 않지만, 성범죄 피해자라면 누구나 겪을 고통까지 상해로 보지도 않습니다. 출발점인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732 판결은 상해란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반드시 외부적인 상처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생리적 기능에는 정신적 기능도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그 사건의 피해자는 불안, 불면, 악몽, 자책감, 대인관계 회피 등을 겪으며 6개월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대법원은 이런 증상이 강간을 당한 모든 피해자가 필연적으로 겪는 증상이라고 할 수 없다며 상해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수면제를 먹여 의식을 잃게 한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같은 법리를 확인했습니다(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196 판결).
반대쪽 경계도 정해져 있습니다. 강간에 수반한 상해가 극히 경미하여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고 자연적으로 치유되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상해가 아닙니다. 그 판단은 합의에 따른 성교나 일상생활에서도 통상 생길 수 있는 정도를 넘는지로 하고, 피해자의 나이·성별·체격 등 신체·정신상의 구체적 상태를 기준으로 합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4606 판결). 상당한 기간 계속된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함부로 경미하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는 판결도 있습니다(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도17721 판결).
하급심은 이 기준을 정신적 상해에 맞게 풀어 씁니다. 서울고등법원 2013. 9. 12. 선고 2013노1667 판결은 범죄 피해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범행 당시의 공포를 반복해 떠올리며 생기는 간접적·이차적 피해인 경우가 많고, 공포를 동반하는 범죄의 피해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스트레스를 받으므로 그것을 모두 상해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재체험 증상·수면장애·우울처럼 특징적인 증상이 치료가 필요할 만큼 비교적 오래 이어졌다면 상해라고 보았습니다. 결국 다툼의 대상은 고통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일시적·일반적인 수준을 넘는 정신적 기능장애가 이 범행 때문에 생겼느냐입니다.
정신적 상해가 인정된 판결 — 기록에 무엇이 있었나
치상이 인정된 판결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건과 가까운 시점에 진료가 시작되었고, 치료가 실제로 이어졌으며, 사건 전에는 같은 진단이 없었고, 진단서 말고도 심리검사나 의무기록 같은 다른 자료가 있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3. 2. 1. 선고 2012고합377 판결과 그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13. 8. 22. 선고 2013노703 판결이 대표적입니다. 교습을 해 주던 피고인에게 강간을 당한 피해자는 약 4주 뒤 두통과 불안으로 진료를 받다가 정신과 진료를 권유받았고, 임상심리검사와 정신상태검사, 스트레스 자율신경계 검사 등을 거쳐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우울증으로 수개월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은 증상이 피해자의 가정 불화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일부 관련이 있더라도 강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항소심에서 합의가 이루어져 1심의 징역 3년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바뀌었습니다.
청주지방법원 2023. 11. 16. 선고 2023고합66 판결은 사건 9일 뒤 불안·우울·수면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시작해 1년 넘게 약물치료를 이어 온 피해자에 대해, 사건 전 같은 진단이 없었고 다른 원인도 보이지 않는다며 치상을 인정하고, 감금 등 다른 죄와 함께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성범죄 피해의 영향은 피해자의 나이·환경·가해자와의 관계에 따라 양상과 강도가 다르므로 특별한 사정 없이 의심만으로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고 했고, 양형만 다툰 항소는 대전고등법원 (청주) 2024. 2. 15. 선고 2023노289 판결로 기각되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노3615 판결은 기록이 가장 촘촘했던 예입니다. 피해자는 사건 7일 뒤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증상이 사건 직후 시작되었음을 분명히 했고, 정신보건임상심리사의 종합심리평가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검사(PCL-5)에서 장애가 확인되었으며, 이후 세 차례의 심리평가에서도 증상이 이어졌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의 특별진찰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도 같은 결론을 냈고, 피해자는 출근하지 못하다 퇴사했습니다. 법원은 사건 전 정신과 치료 전력이 없다는 점까지 더해 치상을 인정했습니다.
치상이 빠지고 강간만 남은 판결
치상이 부정된 판결들은 진단서의 존재가 아니라 진단의 근거와 경과를 문제 삼았습니다. 가장 최근의 예가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7. 17. 선고 2025고합87 판결과 그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25노2274 판결입니다. 1심은 강간치상을 인정해 징역 2년 6월 등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강간의 고의는 인정하면서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이 범행으로 생긴 상해라는 점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항소심이 든 이유는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피해자는 사건 전에도 불안·우울로 약을 복용한 적이 있었고 사건 뒤의 주된 진단도 우울에피소드였습니다. 둘째, 기존 우울증과 구별되는 새로운 장애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진단한 근거가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상해 해당 여부가 다투어질 때에는 사건 전후의 정신상태와 변화를 살펴 기존 질환과 감별진단을 해야 하는데, 이 사건 진단은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인 임상적 추정이었고 정밀한 검사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셋째, 피고인이 스스로 범행을 멈추고 사과하는 등 폭행의 양상이 극도의 공포를 줄 만큼 무자비하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넷째, 범행 뒤 피고인의 언동과 재판 진행에서 받은 압박이 치료에 크게 기여해 범행 자체가 주된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습니다. 다섯째, 진단 뒤 6개월쯤 지나 외래진료를 한 번 받은 것 외에는 치료 경과를 확인할 자료가 없었습니다. 결국 강간미수(중지미수)만 유죄가 되어 징역 1년 6월이 선고되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13. 4. 8. 선고 2012고합1444 판결과 서울고등법원 2013노1440 판결도 같은 방향입니다. 검사는 준강간으로 처녀막 파열상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생겼다고 주장했지만, 항소심은 검사가 낸 증거만으로는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를 넘는다거나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없는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1심은 치상을 부정하고도 법령 적용에 형법 제301조를 적었고, 항소심은 이를 이유모순으로 보아 파기한 뒤 준강간만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때 치상 부분은 준강간과 하나의 죄 관계라서 이유에서만 무죄로 판단하고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습니다(형사소송법 제325조).
이 판결들의 출발점은 같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9노2356 판결의 표현을 빌리면, 간음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그로 인해 피해자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입었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하고 그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강간을 인정하는 것과 치상을 인정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뜻입니다.
진단서의 작성 시점과 경위 — 임상적 추정이라는 말의 무게
진단서는 유력한 증거이지만 그것만으로 상해와 인과관계가 증명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상해진단서가 주로 피해자의 주관적인 호소에 의존해 의학적 가능성만으로 발급된 경우, 진단일과 작성일이 사건과 가까운지, 발급 경위에 의심할 사정은 없는지, 호소하는 불편이 기존의 이상과 무관한 새로운 원인으로 생겼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진료를 받은 시점과 동기, 이후 경과는 어떤지를 두루 살펴 증명력을 판단하라고 합니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정신과 진단은 대부분 환자의 진술에 기대어 내려지므로 이 기준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렇다고 임상적 추정이라는 표현만으로 진단서를 무력화할 수는 없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노3615 판결은 진단서가 임상적 추정이라 증거로 쓰기 어렵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최초 진단이 사건과 시간상 가깝고 같은 진단이 거듭되었으며 객관적 기준의 심리평가가 뒷받침한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5. 7. 25. 선고 2024고합188 판결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26. 2. 13. 선고 2025노2387 판결도 임상적 추정에 의한 진단이라고 해서 피해자의 진술에만 의존한 잠정적 추정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진료가 늦게 시작된 것도 그 자체로 결정적이지 않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 9. 5. 선고 2023노846 판결은 피해자가 사건 몇 달 뒤에야 상담과 진료를 시작했지만, 사건을 잊으려 애쓰다 견디지 못해 상담을 받게 된 경위와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이라 도움을 청하기 어려웠던 사정을 들어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5노2387 판결의 피해자도 사건 40일쯤 뒤에 첫 진료를 받았지만 9개월 동안 진료와 약물치료가 이어졌고, 법원은 치상을 인정했습니다. 반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9. 25. 선고 2019고합7 판결이 치상을 부정한 사건에서,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20. 10. 22. 선고 2019노2356 판결은 처음 전문기관을 찾은 것이 사건 뒤 4년 8개월 만이었고 진단서는 6년이 넘어 작성되었다며 그 사이의 고통이 어떠했는지 입증이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시간 간격 자체보다 그 공백을 무엇이 설명하느냐가 갈림길이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4. 24. 선고 2014고합1229 판결과 서울고등법원 2015. 12. 22. 선고 2015노1339 판결은 같은 진단서를 두고 심급마다 평가가 달랐습니다. 1심은 사건 약 2주 뒤의 임상적 추정에 기초한 진단서라는 점 등을 들어 치상을 부정하고 강간만 인정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은 예약이 밀려 약 14일 뒤 처음 내원한 경위, 그 뒤 1년 남짓 45회의 약물·정신치료가 이어진 점, 사건 전 정신치료 전력이 없는 점을 들어 약 3개월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인정했습니다(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36 판결,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2728 판결 인용).
심리평가 보고서와 감정 — 감별진단이 승부처입니다
정신적 상해 사건의 핵심 증거는 진단서보다 그 뒤에 있는 의무기록과 심리평가 보고서입니다. 치상이 인정된 사건에는 대개 사건 전후를 비교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있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3노703 판결의 사건에서는 임상심리검사와 정신상태검사, 뇌파 검사 결과가 진단의 근거였고, 서울고등법원 2025노2387 판결의 사건에서는 임상심리전문가의 종합심리평가와 함께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한 주치의 회신이 있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5노2274 판결은 바로 이 부분이 비어 있었습니다. 기존 정신과 질환이 있었는데도 새로운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인지 기존 장애인지를 가르는 감별진단이 없었고, 정밀하고 심층적인 검사도 없었다는 것이 치상을 부정한 핵심 이유였습니다. 피고인 쪽에서 보면 다툼의 방향이 분명해집니다. 진단서의 문구를 공격하기보다, 진단이 어떤 검사를 거쳐 내려졌는지, 사건 전 상태와 비교했는지, 치료가 실제로 이어졌는지를 기록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절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법원은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감정을 명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169조), 공무소나 공사단체에 조회하여 필요한 사항의 보고나 보관서류의 송부를 요구할 수 있으며(같은 법 제272조), 전문심리위원을 지정해 전문적인 설명이나 의견을 듣고 당사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79조의2). 서울고등법원 2015노1339 판결의 사건에서는 항소심이 대한의사협회에 감정을 촉탁했고, 회신은 피해자의 사건 뒤 행동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환자의 일반적인 행동은 아니지만 외상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준도 아니라는 취지였습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5. 8. 22. 선고 2022고합96 판결의 사건에서는 진단서와 전문심리위원 의견서가 있었지만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제 견해로는 감정은 어느 쪽으로든 나올 수 있으므로, 의무기록부터 확보해 감정이 실제로 도움이 될지 가늠한 뒤 신청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기존 병력과 사건 뒤의 스트레스 — 인과관계가 이어지는 경우와 끊기는 경우
피해자에게 정신과 병력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치상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5노2387 판결의 피해자는 약 2년간 우울장애 등으로 치료를 받았고 과거 다른 피해를 호소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번 진단명이 이전과 구별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인 점, 3년 이상 정신과 진료가 없었던 점, 주치의가 침습·과각성 같은 증상은 이전 사건의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고 회신한 점을 들어, 적어도 기존 질환과 경합하여 장애의 발현이나 치료기간의 장기화에 기여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6도3796 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2. 1. 선고 2023고합306 판결과 서울고등법원 2024. 6. 14. 선고 2024노786 판결도 기존에 양극성 정동장애 등이 있던 피해자에 대해, 범행 이틀 뒤 진료부터 의무기록에 급성 스트레스반응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추가되고 항불안제가 새로 처방된 기록을 근거로 치상을 인정했습니다.
사건 뒤의 스트레스는 두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노3615 판결은 수사와 재판 과정의 스트레스가 증상을 악화시켰더라도 장애가 범행으로 생긴 이상 인과관계가 끊기지 않는다고 했고, 서울고등법원 2013노1667 판결도 피고인의 부인과 수사 진행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일부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고 하면서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반면 서울고등법원 2025노2274 판결은 출발점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사건 뒤의 압박이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부정의 이유로 삼았고, 서울고등법원 2019노2356 판결은 6년이 넘는 동안 피고인의 결혼 소식, 고소 뒤의 부인과 맞고소, 불기소결정 같은 일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았습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2고합96 판결과 이를 정당하다고 본 부산고등법원 2026. 5. 14. 선고 2025노588 판결도 피해 진술의 시기와 경위, 과거 정신과 진료 내역, 사건 이후의 생활과 경력, 수사의 계기가 된 SNS 글을 들어 다른 원인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정리하면, 법원은 범행에서 장애가 생겼다는 출발점이 기록으로 확인되면 그 뒤의 악화 요인이 있어도 인과관계를 유지하고, 출발점 자체가 흐릿하면 다른 원인의 존재를 근거로 증명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기존 병력을 다툴 때도 병력이 있었다는 사실보다 사건 직후의 기록이 그 이전과 달라졌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예견가능성 — 결과적 가중범이라는 점도 따져야 합니다
강간치상은 결과적 가중범이므로 강간과 상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더해 행위 당시 그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어야 합니다(대법원 1988. 4. 12. 선고 88도178 판결, 대법원 2001. 10. 30. 선고 2001도3867 판결). 피해자나 제3자의 사정이 끼어들었더라도 그것이 통상 예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인과관계는 인정됩니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도6206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노3615 판결에서 인용).
솔직히 말씀드리면 예견가능성만으로 치상을 벗어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노3615 판결은 직장 상급자가 회식 뒤 만취한 신입 직원을 상대로 한 범행이라는 관계와 상황을 들어 정신적 장애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았고, 서울고등법원 2024노786 판결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정신과 치료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오히려 예견가능성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제 견해로는 예견가능성은 독립된 쟁점으로 내세우기보다 범행의 태양과 피해자의 상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함께 다룰 때 설득력이 생깁니다.
사건 뒤 피해자의 일상 모습으로 상해를 부정할 수 있을까
피해자가 사건 뒤 평소처럼 지낸 흔적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상해를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합1229 판결은 피해자가 진단 다음 날 지인들의 온라인 모임에 장난스러운 글을 올리고 한두 달 뒤 일상적인 게시물을 남긴 점 등을 치상 부정의 근거로 삼았지만, 항소심은 감정 회신까지 살핀 뒤 그런 행동이 장애의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는 근거는 될 수 있어도 외상이 없었다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고 보아 결론을 뒤집었습니다. 청주지방법원 2023고합66 판결도 피해자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외부활동을 했다는 주장을, 1년 넘는 약물치료와 다수의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많지 않았던 사정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제 견해로는 피해자의 사생활 기록을 뒤지는 변론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습니다. 법원은 성범죄 피해자의 반응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그런 자료를 내미는 태도는 양형에서 피해자를 더 괴롭힌 사정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5노2274 판결도 치상은 부정하면서 범행 뒤 피고인의 태도로 피해자의 고통이 더 심해졌다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적었습니다. 다툼은 피해자의 일상이 아니라 의학적 근거와 기록에 모아야 합니다.
치상이 빠지면 달라지는 것 — 형량, 부수처분, 오래된 사건
치상이 빠지면 가장 먼저 처단형과 집행유예의 문이 넓어집니다. 서울고등법원 2013노1440 판결은 준강간만 남자 징역 2년에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10. 27. 선고 2023고합215 판결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인 준유사강간으로(형법 제297조의2, 제299조)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지만, 검사가 항소심에서 치상을 더하자 서울고등법원 2023노3615 판결은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바뀌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강간과 강간치상은 모두 성폭력범죄이므로 유죄가 확정되면 어느 쪽이든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고(성폭력처벌법 제2조 제1항 제3호, 제42조 제1항), 유죄판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수명령이나 수강명령이 함께 붙습니다(같은 법 제16조 제2항). 치상을 벗어나더라도 이 부분은 남는다는 점을 알고 대응해야 합니다.
오래된 사건에서는 치상 여부가 처벌 가능성 자체를 가릅니다. 현행법상 공소시효는 무기징역이 있는 강간치상이 15년, 강간이 10년이 기본이고(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디엔에이 등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10년씩 늘어나며(성폭력처벌법 제21조 제2항), 범행 시기에 따라 옛 규정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또 2013. 6. 19. 전에 저지른 강간·준강간은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였습니다(옛 형법 제306조). 서울고등법원 2019노2356 판결의 사건은 치상이 부정되자 남은 준강간이 고소기간을 넘겨 공소기각으로 끝났고, 부산고등법원 2025노588 판결의 사건은 치상과 위험한 물건 소지가 모두 증명되지 않아 남은 청소년 강간에 대해 공소시효 완성을 이유로 한 1심의 면소가 유지되었습니다.
1심에서 끝내야 하는 이유 — 항소심에서 치상이 더해지거나 빠진 판결
치상 다툼은 1심 선고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1심이 치상을 부정했다가 검사의 항소로 뒤집힌 판결이 여럿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5노1339 판결이 그렇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4. 25. 선고 2012고합1672 판결이 증상이 범행으로 생겼다거나 생활기능에 지장을 줄 정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간음 미수만 인정한 사건도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13노1667 판결에서 치상이 인정되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무거워졌습니다.
검사가 항소심에서 공소장을 바꾸어 치상을 더하는 일도 있습니다.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공소사실과 적용법조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서울고등법원 2023노3615 판결과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2. 15. 선고 2022고합597 등 판결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23노846 판결이 모두 이렇게 치상이 더해진 사건입니다. 진단과 치료 기록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쌓이므로, 강간으로만 기소되었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서울고등법원 2025노2274 판결처럼 1심의 치상 인정이 피고인의 항소로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제 견해로는 항소심에서 새 증거로 결론을 바꾸기는 쉽지 않으므로, 의무기록 확보와 사실조회·감정 신청은 1심에서 마쳐야 합니다.
합의와 양형 — 치상을 다투면서도 놓치면 안 되는 것
치상을 다투는 것과 피해 회복을 준비하는 것은 함께 갈 수 있고, 함께 가야 합니다. 판결들을 보면 최종 형량을 가른 것은 치상 여부만큼이나 합의였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5노1339 판결은 치상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강간 사실을 인정하고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들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는데, 강간만 인정한 1심의 징역 3년 실형보다 오히려 가벼웠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3노703 판결과 2024노786 판결도 치상을 유지하면서 항소심 합의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서울고등법원 2013노1440 판결은 4,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을 유리하게 보았습니다.
공탁은 합의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청주지방법원 2023고합66 판결은 2,000만 원 형사공탁을 유리한 정상으로 적었지만 피해자가 수령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사건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고, 서울고등법원 2013노1667 판결도 1,050만 원 공탁과 함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사정을 보았습니다. 판결이 적용한 양형기준도 참고가 됩니다. 서울고등법원 2015노1339 판결은 13세 이상 대상 상해·치상의 일반강간 유형에서 처벌불원을 특별감경인자로 보아 감경영역(징역 2년 6월에서 5년)을, 서울고등법원 2023노3615 판결은 유사강간 유형의 기본영역(징역 4년에서 7년)을 권고형으로 적었습니다. 양형기준은 그 뒤 수정되기도 하므로 사건마다 현행 기준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제 견해로는 강간 사실 자체에 다툼이 없다면 사실은 인정하고 치상의 의학적 근거만 다투는 방식이 가장 설득력이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노3615 판결과 2024노786 판결도 피고인이 사실관계를 인정한 점을 유리하게 적었습니다. 치상을 다툰다는 것이 피해자의 고통을 부정한다는 뜻으로 비치지 않도록 주장의 표현과 순서를 처음부터 설계해야 합니다.
공소장을 받은 뒤 1심에서 준비할 것
정신적 상해가 붙은 사건의 1심 준비는 의학적 기록과 양형 자료를 동시에 챙기는 일입니다. 판결들이 치상을 인정하거나 부정하면서 적은 사정을 거꾸로 읽으면 준비할 목록이 됩니다.
진단·치료 시간표 — 범행일, 첫 진료일, 진단서·소견서 작성일, 진료 횟수와 마지막 진료일을 한 줄로 정리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25노2274 판결은 진단 뒤 치료가 사실상 끊긴 점을, 서울고등법원 2015노1339 판결은 1년 남짓 이어진 치료를 판단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의무기록과 심리평가 보고서 — 진단서만이 아니라 진단의 근거가 된 검사와 진료기록을 확인합니다. 감별진단이 있었는지, 사건 전 상태와 비교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사실조회·감정·전문심리위원 — 기록만으로 판단이 어려우면 주치의에 대한 사실조회나 감정 신청을 검토합니다(형사소송법 제169조, 제272조, 제279조의2). 결과가 어느 쪽으로 나올지 미리 가늠해야 합니다.
진단한 의사의 진술 — 진단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내려졌는지, 다른 원인을 어떻게 배제했는지는 의사의 설명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4노786 판결도 주치의의 진술을 판단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양형 자료의 병행 — 치상이 인정될 경우에 대비해 합의 시도, 형사공탁, 재범 방지 자료를 선고 전에 갖춥니다. 형법 제301조가 적용되면 집행유예는 징역 2년 6월에서 3년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강간 사실에 다툼이 없고 사건 직후부터 같은 진단과 치료가 꾸준히 이어졌으며 사건 전 정신과 병력이 없는 사건이라면 치상 자체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변호인의 역할은 치상을 무리하게 다투기보다 합의와 양형 자료로 집행유예가 가능한 구간에 들어갈 근거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1심 초기에 변호인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진단서가 사건 뒤 상당한 시간이 지나 처음 발급되었거나 치료가 몇 번 만에 끊긴 경우입니다. 둘째, 피해자에게 사건 전 정신과 병력이 있어 감별진단이 문제되는 경우입니다. 셋째, 사건 뒤 고소·맞고소나 주변의 소문처럼 별도의 스트레스 요인이 있었던 경우입니다. 넷째, 흉기 소지나 합동, 친족관계, 피해자의 나이 때문에 성폭력처벌법 제8조나 청소년성보호법 제9조가 적용되어 집행유예 자체가 막히는 경우입니다. 다섯째, 범행 시점이 오래되어 공소시효나 옛 친고죄 규정이 문제되는 경우입니다. 여섯째, 강간으로만 기소되었지만 진단과 치료가 계속 쌓이고 있어 공소장변경이 예상되는 경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서만 있으면 강간치상이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진단서가 피해자의 주관적 호소에 의존해 발급된 경우 진단 시점, 발급 경위, 기존 질환과의 관계, 이후 진료 경과를 두루 살피라고 합니다(대법원 2016도15018 판결). 진단서가 있었는데도 감별진단과 치료 경과가 부족하다며 치상을 부정한 판결이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5노2274 판결).
사건 몇 달 뒤에 정신과 진단을 받았으면 치상이 안 되나요?
늦었다는 사정만으로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진료가 몇 달 늦었어도 그 경위가 설명되면 인과관계를 인정한 판결이 있고(서울고등법원 2023노846 판결), 처음 전문기관을 찾은 것이 4년 8개월 뒤였고 그 사이 다른 일이 겹친 경우에는 부정한 판결이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9노2356 판결). 공백을 무엇이 설명하는지가 핵심입니다.
피해자가 원래 우울증 치료를 받던 사람이면 치상이 빠지나요?
병력만으로는 빠지지 않습니다. 사건 직후 진단명과 처방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기록이 있으면 기존 질환과 경합해 장애가 생기거나 악화되었다고 보아 치상을 인정합니다(서울고등법원 2025노2387, 2024노786 판결). 반대로 감별진단 없이 기존 증상과 같은 진단이 이어졌다면 부정될 수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5노2274 판결).
치상이 무죄면 판결문 주문에 무죄라고 나오나요?
대개 나오지 않습니다. 치상 부분은 강간과 하나의 죄 관계라서 강간을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이유에서만 무죄로 판단하고 주문에서는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3노1440, 2025노2274 판결). 결과는 적용 조문과 형량이 바뀌는 것으로 드러납니다.
강간치상도 집행유예가 나올 수 있나요?
형법 제301조가 적용되는 사건이라면 가능합니다. 정상참작감경으로 하한이 징역 2년 6월이 되므로 3년 이하를 선고하면 집행유예를 붙일 수 있고, 합의 등을 이유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결이 여럿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5노1339, 2013노703, 2024노786 판결). 다만 성폭력처벌법 제8조나 청소년성보호법 제9조가 적용되면 다른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붙일 수 없습니다.
피해자와 합의하면 강간치상이 강간으로 바뀌나요?
바뀌지 않습니다. 치상은 상해가 실제로 생겼는지와 인과관계의 문제라서 합의로 사라지지 않고, 합의는 양형에서 고려됩니다. 항소심 합의로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지만 치상은 그대로 인정된 판결들이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5노1339, 2024노786 판결). 강간치상은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되는 죄라서 처벌불원서가 있어도 재판은 계속됩니다.
강간으로 기소됐는데 나중에 강간치상으로 바뀔 수 있나요?
바뀔 수 있습니다.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공소사실과 적용법조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98조), 항소심에서 치상이 더해져 1심의 징역 1년 6월이 징역 2년 6월의 실형으로 바뀐 판결이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노3615 판결). 진단과 치료가 계속되고 있다면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피해자의 정신과 진료기록을 볼 수 있나요?
필요한 범위에서 법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신청으로 사실조회를 하여 보관서류의 송부를 요구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72조), 감정과 전문심리위원 제도도 있습니다(같은 법 제169조, 제279조의2). 다만 피해자의 사생활과 직결되는 자료라서, 쟁점과 관련된 범위로 좁혀 신청해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오래전 일인데 강간치상으로 고소당하면 공소시효는 어떻게 되나요?
치상 인정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현행법상 강간치상은 15년, 강간은 10년이 기본이고 디엔에이 등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10년씩 늘어나지만(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성폭력처벌법 제21조 제2항), 범행 시기와 적용 법률에 따라 계산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치상이 증명되지 않아 남은 강간에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며 면소가 유지된 판결이 있습니다(부산고등법원 2025노588 판결).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732 판결 — 상해의 생리적 기능에 정신적 기능 포함,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상해로 인정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4606 판결 — 극히 경미한 상해의 범위, 피해자의 구체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196 판결 — 수면제 투약 사건, 정신적 기능의 장애도 상해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 주관적 호소에 의존한 상해진단서의 증명력 판단 방법
대법원 1988. 4. 12. 선고 88도178 판결, 대법원 2001. 10. 30. 선고 2001도3867 판결,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도6206 판결,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도17721 판결,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36 판결,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2728 판결 — 결과적 가중범의 인과관계·예견가능성, 경미한 상해, 진단서 증명력(하급심 판결에서 인용)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4. 24. 선고 2014고합1229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12. 22. 선고 2015노1339 판결 — 1심 치상 이유무죄·강간 징역 3년(실형), 항소심 3개월 치료가 필요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인정·합의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3년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3. 2. 1. 선고 2012고합377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 8. 22. 선고 2013노703 판결 — 외상후스트레스장애·우울증의 상해와 인과관계 인정, 항소심 합의로 집행유예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4. 25. 선고 2012고합1672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 9. 12. 선고 2013노1667 판결 — 1심 치상 이유무죄, 항소심 3개월 치료·재체험 증상으로 상해 인정
인천지방법원 2013. 4. 8. 선고 2012고합1444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 7. 18. 선고 2013노1440 판결 —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상해 부정, 준강간만 유죄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7. 17. 선고 2025고합87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2. 13. 선고 2025노2274 판결 — 감별진단·치료 경과 부족으로 치상 부정, 강간미수(중지미수) 징역 1년 6월
의정부지방법원 2025. 7. 25. 선고 2024고합188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2. 13. 선고 2025노2387 판결, 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6도3796 판결 — 기존 우울장애와 경합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발현, 치상 인정·상고기각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2. 1. 선고 2023고합306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6. 14. 선고 2024노786 판결 — 기존 양극성 정동장애에도 범행 직후 진단·처방 변화로 치상 인정, 항소심 합의로 집행유예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10. 27. 선고 2023고합215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6. 20. 선고 2023노3615 판결 — 항소심 공소장변경으로 준유사강간치상, 심리평가·업무상 질병 판정으로 상해 인정, 징역 2년 6월
청주지방법원 2023. 11. 16. 선고 2023고합66 판결, 대전고등법원 (청주) 2024. 2. 15. 선고 2023노289 판결 — 9일 뒤 치료 시작·1년 넘는 약물치료로 상해 인정, 징역 3년 유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2. 15. 선고 2022고합597 등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9. 5. 선고 2023노846 판결 — 진료가 몇 달 늦었어도 경위가 설명되어 인과관계 인정, 항소심 공소장변경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9. 25. 선고 2019고합7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10. 22. 선고 2019노2356 판결 — 첫 방문 4년 8개월·진단서 6년 뒤, 다른 사건의 복합 작용으로 치상 부정, 남은 준강간 고소기간 도과로 공소기각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5. 8. 22. 선고 2022고합96 판결, 부산고등법원 2026. 5. 14. 선고 2025노588 판결 — 다른 원인 개입 가능성으로 인과관계 부정, 남은 청소년 강간 공소시효 완성 면소 유지
법령 — 형법 제42조,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62조 제1항,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9조, 제300조, 제301조, 옛 형법 제306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8조, 제16조 제2항, 제21조 제2항, 제42조 제1항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제9조 / 형사소송법 제169조, 제249조 제1항, 제272조, 제279조의2, 제298조 제1항, 제325조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정신적 상해가 붙은 강간치상 사건은 두 개의 재판을 동시에 치르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는 강간 사실에 관한 재판이고, 다른 하나는 진단과 인과관계에 관한 의학적 재판입니다. 저희는 첫 상담에서 이 둘을 나누어, 어느 쪽을 다투고 어느 쪽을 정리할지부터 정합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먼저 공소장의 적용법조를 확인해 형법 제301조인지, 성폭력처벌법 제8조나 청소년성보호법 제9조인지 가립니다. 적용 조문에 따라 집행유예의 가능성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공소장에 적힌 상해의 내용과 치료기간, 증거목록에 있는 진단서·소견서·심리평가 보고서의 작성일을 범행일과 나란히 적어 시간표를 만듭니다. 첫 진료가 언제였는지, 진료가 몇 번 이어졌는지, 진단명이 임상적 추정인지, 심리검사가 있었는지를 표시하고, 증거목록에 진단한 의사의 진술이나 사실조회 회신이 이미 들어 있는지도 봅니다. 피해자에게 사건 전 병력이 있다는 사정이 보이면 그 근거가 무엇인지, 사건 뒤 고소·맞고소나 주변의 소문처럼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있었는지도 확인합니다. 범행 시점이 오래되었다면 공소시효와 옛 친고죄 규정의 적용 여부를 함께 계산합니다. 마지막으로 피해자 측과의 연락 경로, 합의 의사, 공탁할 수 있는 금액을 확인해 양형 자료의 범위를 가늠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사건을 세 갈래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첫째는 의학적 근거의 검증입니다. 기록 열람·등사로 의무기록과 심리평가 보고서를 확보하고, 필요하면 사실조회와 감정 신청으로 진단의 근거와 감별진단 여부를 확인하고, 진단한 의사를 증인으로 불러 물어야 할지도 이 단계에서 판단합니다. 둘째는 주장의 설계입니다. 강간 사실에 다툼이 없다면 사실은 인정하되 치상의 증명 부족만을 다투어, 피해자의 고통을 부정하는 것으로 비치지 않게 합니다. 피해자의 사생활을 뒤지는 방식은 쓰지 않습니다. 셋째는 양형 준비입니다. 치상이 인정될 경우까지 대비해 변호인을 통한 합의 시도와 형사공탁, 재범 방지 자료를 1심 선고 전에 갖추어 집행유예가 가능한 구간에 들어갈 근거를 만듭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앞에서 본 판결들은 모두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서가 있는 사건이었지만 결론은 치상 인정, 강간만 유죄, 공소기각과 면소로 갈렸습니다. 차이를 만든 것은 진단서의 유무가 아니라 진단이 언제 어떤 검사를 거쳐 내려졌는지, 치료가 이어졌는지, 기존 병력과 구별되는지, 다른 원인이 끼어들었는지에 관한 기록이었습니다. 이 기록은 1심에서 확보하고 다투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치상이 끝내 인정되더라도 합의와 양형 자료를 미리 갖춘 사건은 집행유예가 가능한 구간에 들어갔습니다. 법무법인 도모는 공소장을 받은 시점부터 의무기록 검토와 증거 신청, 합의와 양형 자료까지 한 흐름으로 관리하며, 다툴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처음에 구분해 말씀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진단서 한 장으로 죄명이 무거워졌다는 사실에 막막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판결들이 보여 주듯 같은 진단서를 두고도 결론은 여러 갈래로 나뉘었고, 그 차이는 1심에서 무엇을 확인하고 어떻게 다투었는지에서 나왔습니다.
공소장과 증거목록, 피해자 측과의 연락 기록, 지금까지 수사 과정에서 받은 서류를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1심 선고 전이라면 지금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십시오. 기록을 확인한 뒤 다툴 부분과 준비할 부분을 함께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성범죄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경기남부 성범죄대응센터를 운영하며 조사 동석부터 재판, 피해자 대리까지 담당합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남부·수원중부·수원서부·용인·화성 등 경기 남부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으셨거나 수원지방검찰청 사건으로 진행 중이시라면 초기 대응이 결과를 가릅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