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간 피해자의 해바라기센터 진술과 법정 증언이 달라졌다면 — 진술 변화로 무죄가 된 판결과 유죄가 유지된 판결
2026. 10. 29.
준강간 재판에서 피해자의 해바라기센터 최초 진술과 법정 증언이 어긋날 때 법원이 무엇을 보고 무죄와 유죄를 가르는지, 진료기록과 응급키트 감정, 증인신문 대응까지 실제 판결로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 해바라기센터에서 한 말은 어떤 모습으로 법정에 들어오는가
- 법원은 '무엇이' 바뀌었는지와 '왜' 바뀌었는지를 봅니다
- 진술 변화로 무죄가 된 판결 ① — 처음엔 상세했는데 나중에 "기억이 안 난다"
- 진술 변화로 무죄가 된 판결 ② — 늦은 고소, 갈수록 구체화되는 진술
- 진술이 바뀌었는데도 유죄가 유지된 판결 — 첫 신고의 '단어'와 해바라기센터 진술
- 피해자가 법정에서 진술을 뒤집어도 수사기관 진술이 남는 경우
- 응급키트·DNA 감정이 진술의 빈자리를 메우는 방식과 그 한계
- 사건 직후의 항의와 메시지는 법정 진술보다 먼저 읽힙니다
- "기억이 없다"는 진술은 그 자체로 무죄 사유가 아닙니다
- 진술이 흔들리면 '고의' 판단도 함께 흔들립니다
- 피고인 쪽 진술 변화도 같은 잣대로 평가됩니다
- 비공개 증인신문에서 변호인이 실제로 하는 일
- 증인신문 전에 기록에서 대조해 둘 다섯 가지
- 항소심에서 사실인정이 뒤집히는 조건
-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 해바라기센터 진술과 법정 증언이 다르면 위증인가요?
- 성인 피해자의 해바라기센터 영상녹화물도 증거가 되나요?
- 준강간 피해자 진술이 계속 바뀌는데 무죄 가능성이 있나요?
- 피해자가 처음엔 성추행이라고 신고했는데 강간으로 기소될 수 있나요?
- 합의 후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하는 사실확인서를 써 주면 무죄가 되나요?
- 응급키트에서 내 DNA가 나왔으면 무죄는 불가능한가요?
- 사건 후 몇 년이 지나 고소당했다면 어떤 점을 다투나요?
- 피해자가 그날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면 준강간이 성립하지 않나요?
- 1심에서 무죄가 나왔는데 항소심에서 뒤집힐 수 있나요?
-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해바라기센터에서 한 말이랑 법정에서 한 말이 다른데, 이걸로 무죄가 안 되나요?" 준강간 사건이 1심 공판에 들어가 피해자 증인신문을 앞두거나 막 마친 시점에 피고인과 가족에게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수사기록을 열람해 보면 사건 직후 해바라기센터에서 작성된 진료기록, 경찰 진술조서, 검찰 진술, 그리고 법정 증언이 조금씩 다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진술이 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무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바뀐 부분이 사건의 핵심인지 주변 사정인지, 그리고 왜 바뀌었는지를 봅니다. 준강간죄란, 형법 제299조에 따라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경우를 말하며 강간죄(형법 제297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의 예에 따라 처벌합니다. 이런 사건을 맡아 보면 결론은 세 곳에서 갈립니다. 처음에 상세했던 진술이 나중에 "기억이 안 난다"로 바뀌었는지, 진술이 시간이 갈수록 구체화되거나 과장되었는지, 그리고 응급키트 감정이나 CCTV 같은 객관적 증거가 어느 쪽 진술과 맞는지입니다. 아래에서는 해바라기센터 진술이 법정에 들어오는 경로, 진술 변화로 무죄가 된 판결과 변화에도 유죄가 유지된 판결, DNA 감정의 힘과 한계, 증인신문과 항소심 대응까지 실제 판결을 근거로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피해자 진술이 수사 때와 법정에서 다르면 무죄인가요 —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진술의 주요 부분이 일관되고 경험칙상 모순이 없으며 허위 진술의 동기가 드러나지 않으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 4. 23. 선고 2024고합463 판결은 가해자의 손 위치에 관한 진술이 경찰과 검찰에서 달랐어도 "주된 사실관계"가 일관된다며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그럼 어떤 변화가 무죄로 이어졌나요 — 사건의 핵심, 곧 피해자가 그때 항거불능 상태였는지에 관한 진술이 흔들린 경우입니다. 창원지방법원 2024. 4. 9. 선고 2022고합348 판결은 해바라기센터 진술을 바탕으로 한 진료기록에는 성관계 당시 상황이 비교적 상세히 적혀 있었는데 이후 "기억나지 않는다"로 바뀐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응급키트에서 DNA가 나오면 끝인가요 — 성관계 사실은 뒷받침하지만 항거불능까지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6. 5. 선고 2025고합16 판결은 피고인과 같은 부계의 Y-STR DNA형이 검출되었는데도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6도4423 판결은 감정 대상물의 보관 과정이 담보되지 않은 DNA 감정 결과를 유죄의 근거로 삼은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해바라기센터에서 한 말은 어떤 모습으로 법정에 들어오는가
진술 변화를 다투려면 먼저 '처음 한 말'이 어떤 서류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따라 상담·치료·수사지원을 한곳에서 하는 성폭력피해자통합지원센터이고, 같은 조 제3항은 '해바라기센터'라는 명칭을 쓸 수 있게 합니다. 성인 준강간 피해자도 사건 직후 이곳에서 진료와 증거채취를 받는 경우가 많고, 첫 경찰 조사가 이곳에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대전고등법원 2024노512 판결의 사안이 그렇습니다).
여기서 흔한 오해가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0조의 영상녹화 의무와 그에 이어지는 증거 특례는 19세 미만이거나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피해자, 이른바 '19세미만피해자등'(같은 법 제26조 제4항)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성인이고 장애가 없는 준강간 피해자의 진술은 일반 원칙에 따릅니다.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1항은 사법경찰관이 피의자 아닌 사람의 진술을 들을 때 그 동의를 받아 영상녹화할 수 있다고 정하고, 같은 법 제312조 제4항은 그 진술조서가 진술한 대로 기재되었음이 증명되고 피고인 측이 법정에서 원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으며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진술했음이 증명된 때에만 증거로 쓸 수 있게 합니다. 2026. 10. 2.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으로 제312조는 사법경찰관의 조서를 중심으로 정리되었고, 그 전에 검사가 작성한 조서는 부칙 제12조 제3항에 따라 종전 규정으로 판단합니다.
영상녹화물 자체는 성인 피해자 사건에서 본증이 되지 못하고, 형사소송법 제318조의2 제2항에 따라 법정에서 기억이 명백하지 않은 사항에 관해 기억을 환기할 필요가 있을 때 재생할 수 있을 뿐입니다. 반면 해바라기센터에서 작성된 성폭력 피해자 진료기록, 112 신고 내용, 피해자가 직접 쓴 진술서는 피해자의 최초 진술이 무엇이었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로 기록에 들어옵니다. 실무에서 진술 변화가 드러나는 곳은 대부분 이 문서들입니다.
법원은 '무엇이' 바뀌었는지와 '왜' 바뀌었는지를 봅니다
진술 변화를 다투는 변론이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바뀐 부분을 모두 같은 무게로 늘어놓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18도7709 판결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을 주요 부분의 일관성, 경험칙상의 합리성, 허위 진술의 동기 세 가지로 제시하면서, 법원이 성폭행 사건을 심리할 때는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하고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같은 판결은 피해자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일 때 피고인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으면 그것이 피해자 진술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대전고등법원 2013. 8. 28. 선고 2013노182 판결은 이 기준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잘 보여 줍니다. 1심은 통화 경위와 사건 전후 순서에 관한 피해자의 기억이 정확한지 의문이고 출동 경찰관에게 성폭행 피해를 말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준강간미수를 무죄로 보았습니다. 항소심은 "피해자는 사건을 직접 경험한 당사자이지 단순한 목격자가 아니"므로 기억이 얼마나 정확한지뿐 아니라 자신의 기억에 따라 진실을 말하는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며, 범행의 주요 부분이 아닌 통화 경위의 세부 기억이 다소 부정확하다는 이유만으로 진술 전체를 배척할 수 없다고 보고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제 견해로는 진술 변화를 정리할 때 표를 두 칸으로 나누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한 칸에는 항거불능 상태, 간음 행위, 피고인의 인식처럼 공소사실의 뼈대를 이루는 사실을, 다른 칸에는 시각, 장소, 동선, 손의 위치처럼 주변 사정을 둡니다. 법원이 무죄의 근거로 삼은 변화는 거의 예외 없이 첫째 칸에서 나왔습니다.
진술 변화로 무죄가 된 판결 ① — 처음엔 상세했는데 나중에 "기억이 안 난다"
준강간 사건에서 가장 강력한 진술 변화는 방향이 정해져 있습니다. 사건 직후에는 성관계 과정을 비교적 자세히 말했다가, 시간이 지나 "그때는 정신이 없었다", "기억나지 않는다"로 바뀌는 경우입니다. 처음의 상세한 기억 자체가 그 시점에 피해자가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었다는 정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창원지방법원 2022고합348 판결이 대표적입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옷을 벗길 때까지는 제정신이 아니었고 삽입 후에 정신이 들었다, 몸을 만지거나 애무한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사건 직후 해바라기센터에서 한 진술을 바탕으로 작성된 성폭력 피해자 진료기록에는 모텔에 들어가자 가해자가 몸을 만졌고, 허리를 만지고 옷을 벗기면서 가슴을 만졌다는 취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검사는 진술을 옮겨 적는 과정의 착오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해자 스스로도 해바라기센터에서 그런 취지로 말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작성자가 하지도 않은 말을 꾸며 냈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피해자가 호텔에 들어갈 때 관리인에게 제일 좋은 방을 달라고 요구하는 등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보인 정황이 더해져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7명 전원이 무죄 의견을 냈고, 재판부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2014. 4. 8. 선고 2013고합331 판결도 같은 구조입니다. 수면유도제와 술을 마신 피해자는 최초 경찰 진술에서 피고인이 문을 두드려 열어 준 일, 집기를 던진 일, 두 차례 성관계의 구체적 행동까지 소상히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애무 여부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고, 법정에서는 "의식이 조금씩 왔다 갔다 했다"고 했습니다. 법원은 사건 후 시간이 많이 흐른 뒤의 진술이고 최초 진술과도 일관되지 않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보았고, 최초 진술대로라면 피해자가 문을 열고 물건을 던지고 스스로 옷을 입는 등 움직일 수 있던 상태와 움직일 수 없던 상태가 성관계 때만 번갈아 나타난 셈이라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사가 항소했지만 부산고등법원 (창원) 2014. 9. 3. 선고 2014노111 판결은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진술 변화로 무죄가 된 판결 ② — 늦은 고소, 갈수록 구체화되는 진술
두 번째 유형은 사건과 고소 사이에 긴 시간이 있고, 그사이 진술이 점점 구체화되거나 과장되는 경우입니다.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는 것이 보통이므로, 반대로 진술이 선명해지면 법원은 그 이유를 묻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2. 8. 10. 선고 2021고합534 판결에서 피해자는 사건 후 약 2년이 지나 고소했습니다. 마신 술의 양에 관해 수사기관 두 차례 조사에서는 "각자 소주 한 병씩"이라고 했다가, 법정에서 검사의 질문에는 "둘이서 소주 3병 정도"라고 했고, 변호인이 진술 변경을 지적하자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법원은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흐려지는 것이 보통인데 오히려 더 많이 마셨다고 했다가 다시 번복한 것은 과장을 의심하게 한다고 보았고, 결제 금액과 이동 동선까지 더해 만취 상태를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서울고등법원 2023. 1. 13. 선고 2022노2232 판결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대전지방법원 2021. 6. 16. 선고 2020고합476 판결은 사건 후 5년 5개월 만의 고소였습니다. 쟁점의 핵심인 '술을 마신 뒤 잠들기 직전의 상황'에 관한 진술이 여러 차례 바뀌었고, 특히 피해자는 검찰 전화 조사에서 앞선 경찰 조서를 확인하고도 이불이 깔린 자리에 누운 것까지는 기억난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법원은 이런 비일관성을 단순한 기억의 혼동으로 보기도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하고 판결 요지를 공시했으며, 대전고등법원 2021. 9. 7. 선고 2021노235 판결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2. 10. 28. 선고 2021고합523 판결에서도 수사기관에서는 사건 이후 피고인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던 피해자가 법정에서 이를 번복했고, 다리를 다친 경위에 관한 진술도 일관되지 않았으며, 법원은 진술이 "시간이 갈수록 구체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무죄를 선고했고, 수원고등법원 2023. 4. 11. 선고 2022노1095 판결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식당 운영자의 증언과 피고인 신용카드 결제 내역이 피해자가 말한 모임 장소와 인원을 다른 방향으로 가리켰고, 피해자 스스로도 사건 직후 피고인의 사과 메시지에 비밀로 해 달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법원은 배우자가 있어 공론화를 원하지 않았을 사정과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항거불능 상태와 쉽게 양립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세 판결에서 공통으로 읽히는 것은, 법원이 늦은 고소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늦은 고소 뒤의 진술이 사건 직후의 객관적 자료, 곧 결제 내역과 동선, 메시지와 맞지 않았다는 데 있었습니다.
진술이 바뀌었는데도 유죄가 유지된 판결 — 첫 신고의 '단어'와 해바라기센터 진술
반대로 피고인 측이 진술 변화를 내세웠는데도 유죄가 유지된 판결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뀐 것이 피해자가 쓴 '용어'나 첫 신고의 '간략함'이었고, 사건 직후 해바라기센터에서 한 진술이 오히려 구체적이고 일관되었다는 점입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고합463 판결에서 변호인은 피해자가 사건 직후 112 신고에서 "성추행을 당하였다"고 했고 자필진술서에도 간음을 분명히 적지 않았다며 신빙성을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비법률가인 피해자가 경황이 없는 중에 강간과 추행이라는 용어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04:09 112 신고, 04:25부터 04:50 사이 자필진술서 작성에 이어 05:20 해바라기센터에 방문해 피고인이 제압한 뒤 성기를 넣었다고 진술한 사실을 짚으며, 사건 약 2시간 뒤의 이 진술은 신빙성이 충분히 높다고 했습니다. 피고인은 손가락만 넣었다고 주장했지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되었고, 수원고등법원 2025. 11. 13. 선고 2025노585 판결은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대전고등법원 2024. 11. 22. 선고 2024노512 판결도 비슷합니다. 피해자는 출동한 경찰관에게는 자녀들이 곁에 있어 강간하려 해서 저항했다는 정도로만 말했지만, 해바라기센터로 인계된 뒤 당일 이루어진 첫 경찰 조사에서 깨어났을 때 이미 삽입된 상태였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진술했습니다. 법원은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면 꾸며 내기 어려운 세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전 남편인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삽입 사실을 구체적으로 말했다는 점, 처음에는 증거채취에 동의하지 않았다가 피고인이 신체 접촉 일체를 부인하자 두 번째 조사에서 당시 입었던 속옷과 잠옷을 임의제출했고 거기서 피고인과 일치하는 Y-STR DNA형이 검출되었다는 점도 신빙성을 뒷받침했습니다. 대전고등법원 2013노182 판결 역시 1심이 피해자가 출동 경찰관에게 성폭행 피해를 말하지 않았다고 본 것을 바로잡았습니다. 출동 경찰관은 피해자에게서 자고 있었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보니 하의가 벗겨져 있었고 피고인도 바지를 벗은 채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고, 피해자는 그때 코뼈가 부러진 상태였습니다. 첫 진술이 짧았던 데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던 것입니다.
피고인 측에서 보면 이 판결들은 경고이기도 합니다. 첫 신고가 짧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짧은 첫 진술과 해바라기센터 진술 사이에 핵심 사실이 바뀌었는지까지 보여 주어야 합니다.
피해자가 법정에서 진술을 뒤집어도 수사기관 진술이 남는 경우
합의 뒤 피해자가 "사실은 삽입은 없었다"는 사실확인서를 내 주면 무죄가 되느냐는 질문도 자주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번복의 경위가 납득되지 않으면 법원은 처음 진술을 믿습니다.
대전고등법원 2024노512 판결에서 피해자는 항소심 단계에 이르러 성기가 닿았을 때의 통증을 삽입으로 착각했고, 피고인이 1심에서 모두 인정하는 바람에 번복할 기회가 없었다는 사실확인서를 냈습니다. 법원은 통증을 삽입으로 착각했다는 설명은 쉽게 믿기 어렵고, 사실확인서가 합의 뒤 작성되었으며, 피고인이 이혼한 전 남편으로 자녀 양육비를 지급하는 관계라는 점을 들어 수사기관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1심(대전지방법원 2024. 9. 4. 선고 2023고합528 판결)의 징역 3년 6월 등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목격자의 번복도 같은 잣대로 봅니다. 대전고등법원 2013노182 판결에서 피고인의 여자친구는 경찰에서는 피해자가 하의를 벗고 있었다고 했다가, 피해자를 상해로 고소한 뒤 검찰과 1심 법정에서는 하의를 입고 있었다고 바꾸었습니다. 그러나 무고로 맞고소를 당해 조사받는 과정에서 피고인 어머니의 부탁에 따른 허위 고소와 허위 증언이었다고 인정했고, 항소심에서 위증과 무고의 처벌을 감수하고 처음 경찰 진술과 같은 내용으로 증언했습니다. 법원은 진술의 변경 추이가 고소의 진행 경과와 맞아떨어진다며 이 증언을 믿었습니다. 제 견해로는 피고인 측이 진술 번복을 '만들어 내려는' 시도는 결과를 바꾸기보다 새로운 범죄 혐의를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응급키트·DNA 감정이 진술의 빈자리를 메우는 방식과 그 한계
해바라기센터의 성폭력 증거채취 응급키트 감정 결과는 진술이 흔들릴 때 판결의 방향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무엇을 증명하고 무엇을 증명하지 못하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 9. 3. 선고 2020고합96 판결에서 피해자는 범행 당시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고, 변호인은 피해자가 만취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 기억상실 상태였을 수 있으며 성관계를 승낙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신고 경위와 전후 사실관계에 관한 진술이 경찰부터 법정까지 일관된다고 보았고, 모텔 CCTV에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넘어져 부축받는 모습이 남아 있었으며, 응급키트 감정에서 가슴의 타액과 속옷의 정액에서 피고인의 DNA형이 검출되었다는 점을 더해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스스로 길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피해자가 만취해 있었다고 진술한 것도 고의를 인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고합463 판결도 피해자의 "가슴을 빨았다"는 진술이 양쪽 가슴의 타액 양성 반응과 맞아떨어진 점을 중시했고, 외음부 정액 반응이 음성이었던 것은 사정하지 않았다는 피해자 진술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오히려 피해자가 "사정은 하지 않은 것 같다", "콘돔은 착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을 두고, 피고인 주장처럼 손가락만 넣었다면 피해자가 알 수 없었을 내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감정 결과의 공백을 피해자 진술이 설명하고, 진술의 세부를 감정 결과가 확인해 주는 구조입니다.
한계도 분명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고합16 판결에서는 피해자의 음부와 항문에서 피고인과 같은 부계의 Y-STR DNA형이 검출되고 콘돔에 쓰일 수 있는 성분까지 나왔지만, 피해자 스스로 당시 잠들어 있지 않았고 의식이 있었으며 성관계 상대가 피고인과 다른 남성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CCTV에는 다른 남성들도 차례로 그 방에 머문 장면이 있었고, 법원은 피고인이 주장하는 형태의 접촉으로도 Y-STR이 검출될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예비적으로 추가된 준강제추행의 공소사실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서울고등법원 2025. 9. 19. 선고 2025노1783 판결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제 견해로는, Y-STR이 같은 부계의 남성들 사이에서 같게 나타날 수 있는 형이라는 점까지 더하면, 이 판결은 피해자 진술이 감정 결과와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 감정 결과만으로 그 간극을 메우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대법원 2026도4423 판결은 더 근본적인 기준을 세웠습니다. 과학적 증거는 채취·보관·분석의 모든 과정에서 동일성이 인정되고 조작·훼손·첨가가 없었음이 담보되어야 하는데, 피해자가 2년 넘게 보관하다 뒤늦게 낸 바지의 DNA 감정 결과를 그 점에 대한 심리 없이 유죄의 근거로 삼은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사건 직후의 항의와 메시지는 법정 진술보다 먼저 읽힙니다
진술 변화를 다투는 사건에서 판결을 가르는 또 하나의 자료는 피해자가 사건 직후 피고인이나 지인에게 한 말과 행동입니다. 이 자료들은 수사기관의 질문을 거치지 않은 날것의 기록이어서, 법원은 이후의 진술이 이 기록과 맞는지를 먼저 봅니다.
창원지방법원 2022고합348 판결에서 피해자가 사건 직후 촬영해 낸 동영상에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내가 싫다고 했을 때 바로 안 뺐어"라고 거듭 따지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것이 성교 중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계속한 데 대한 항의로 보일 뿐, 잠든 틈에 옷을 벗기고 성관계를 했다는 데 대한 항의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피해자에게 불리하게 읽힌 증거가 피해자 자신이 낸 동영상이었다는 점이 이 사건의 특징입니다.
반대 방향의 예가 수원고등법원 2021노868 판결입니다. 피해자는 눈을 뜨자마자 피고인에게 잠든 사람을 상대로 성관계를 했다고 거듭 항의했고, 피고인은 그 자리에서 알람이 울려 피해자를 건드렸고 성관계를 해도 되느냐고 물었을 때 대답을 해서 했다고 답했습니다. 피해자는 동의한 기억이 없다고 말한 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법원은 이 항의 내용과 지인에게 한 말이 법정 진술과 일치한다는 점을 신빙성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대전지방법원 2020고합476 판결에서는 거꾸로 5년 5개월 동안 피고인에게 아무런 항의도 없었다는 점이 무죄 판단의 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제 견해로는 피고인 측이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자료가 바로 이것입니다. 사건 당일과 다음 며칠 동안 오간 메시지와 통화 기록, 함께 있던 사람들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거나 흐려지고, 수사기관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찾아 주지는 않습니다.
"기억이 없다"는 진술은 그 자체로 무죄 사유가 아닙니다
피고인 측이 흔히 기대는 논리는 "피해자가 기억을 못 한다면 항거불능이 아니라 기억만 끊긴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기억이 없다는 진술은 방향에 따라 피해자에게 유리하게도 읽힙니다.
항소심 판결에 정리된 바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2021. 10. 20. 선고 2021고합155 판결은 피해자가 잠결에 휴대전화 알람을 들었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이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 진실 반응을 보인 점 등을 들어 동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수원고등법원 2022. 3. 16. 선고 2021노868 판결은 이를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고,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도3895 판결은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은 수사기관부터 1심 법정까지 일관되었고, 당일 피고인에게 항의한 내용과 지인에게 한 말과도 일치했습니다. 알람 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은 잠결에 살짝 깼다가 바로 잠들었다는 뜻일 뿐 성관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할 만큼 깼다는 뜻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피해자가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도 자신에게 불리한 사정만 골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는 '선별적인 기억 부재'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 판결은 진술 변화를 다툴 때 피고인 측이 짚어야 할 지점을 거꾸로 알려 줍니다. 기억이 없다는 부분이 피해자에게 불리한 사정에만 몰려 있는지, 처음에는 기억하던 것을 나중에 잊었다고 하는지가 핵심이고, 단순히 기억의 공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법원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진술이 흔들리면 '고의' 판단도 함께 흔들립니다
준강간은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고, 피고인이 그 상태를 알고 이용했어야 합니다. 그래서 피해자 진술의 변화는 객관적 상태에 관한 판단과 함께 피고인의 인식에 관한 판단까지 흔듭니다.
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은 준강간의 고의를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는 것과 그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다는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라고 정리했고, 하급심들은 이 법리를 그대로 인용합니다. 창원지방법원 2022고합348 판결은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뒤, 설령 그런 상태였더라도 피고인에게 준강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대전지방법원 2020고합476 판결도 피해자 자신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그날 피고인의 교제 제안을 받아들이고 무릎 위에 안기는 등 신체 접촉을 했고,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등 취한 모습이 밖으로 드러나지도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피고인이 항거불능 상태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채 교제 관계의 정상적인 성관계로 여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제 견해로는 이 대목이 진술 변화를 다투는 변론의 두 번째 축입니다. 피해자가 처음에 상세히 기억했던 상황이 무엇이었는지를 짚으면, 그 상황에서 피고인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알 수 있었는지도 함께 드러납니다. 반대로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고합96 판결처럼 피고인 스스로 피해자의 만취 상태를 진술해 버리면 고의 다툼의 여지는 거의 남지 않습니다.
피고인 쪽 진술 변화도 같은 잣대로 평가됩니다
진술 변화의 잣대는 피해자에게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피고인이 수사 중에 말을 바꾸면 그 변화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근거가 됩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고합463 판결에서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가슴을 옷 위로 만졌을 뿐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입으로 빨았다고 번복했고, 법원은 피고인 진술의 일관성과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대전고등법원 2024노512 판결에서는 피고인이 1심에서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자백했다가 항소심에서 삽입을 부인했는데, 법원은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4091 판결을 인용하며 번복 경위에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다고 보아 1심 자백을 믿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고합16 판결에서도 피고인이 성적 접촉이 없었던 것처럼 말하다가 고소 취하를 부탁하며 30만 원을 보낸 점은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지적되었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그 돈이 세 사람이 10만 원씩 모은 것이고 친고죄로 착각해 사건을 무마하려 한 것이라는 사정이 밝혀져 결론을 바꾸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수사 초기에 피고인의 진술 방향을 정하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피해자 진술의 흔들림을 다투려면 피고인 진술이 처음부터 흔들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공개 증인신문에서 변호인이 실제로 하는 일
피해자의 진술 변화가 공판에서 의미를 가지려면 증인신문에서 그 변화가 정확히 드러나야 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1조에 따라 심리는 비공개로 진행될 수 있고 피해자는 증인신문의 비공개를 신청할 수 있으며, 같은 법 제40조는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신문을, 형사소송법 제163조의2는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의 동석을 정합니다.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있으면 같은 법 제27조에 따라 공판절차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변호사의 역할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7조는 피해자 변호사가 수사기관의 조사에 참여해 의견을 진술하고, 증거보전 후의 관계 서류나 소송 계속 중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열람·등사할 수 있게 하며,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으면 국선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측도 기록을 보고 증인신문에 대비한다는 뜻입니다. 제 견해로는 이 때문에 법정에서 처음 진술과의 차이를 지적받았을 때 피해자가 그 이유를 설명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피고인 측 반대신문은 차이의 존재만이 아니라 그 설명이 다른 증거와 맞는지까지 염두에 두고 짜야 합니다. 대전고등법원 2024노512 판결에서 피해자가 내놓은 '착각' 설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도 그 설명이 감정 결과와 처음 진술의 구체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반대신문은 길고 공격적일수록 불리합니다. 제 견해로는 효과적인 방식은 해바라기센터 진료기록, 112 신고 내용, 자필진술서, 경찰과 검찰 진술의 해당 대목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고, 피해자에게 각 진술을 했는지와 그때의 기억 상태를 담담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창원지방법원 2022고합348 판결처럼 피해자가 해바라기센터에서 그런 말을 한 사실 자체를 인정하면, 기록과 법정 진술의 차이는 피해자의 기억에 관한 다툼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됩니다.
반대신문권의 의미는 대법원 2024. 4. 12. 선고 2023도13406 판결에서도 확인됩니다. 특수준강간 사건에서 공범으로 지목된 사람이 14년 뒤 남긴 유서에 대해,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특신상태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며 반대신문을 거쳤다면 기억의 오류나 과장이 드러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유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했습니다. 법정에서 원진술자를 신문할 기회는 그만큼 무거운 권리이고, 준비 없이 쓰면 다시 오지 않습니다.
증인신문 전에 기록에서 대조해 둘 다섯 가지
진술 변화를 다투려면 막연히 "말이 바뀌었다"가 아니라 어느 문서의 어느 대목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특정해야 합니다. 제 견해로는 피해자 증인신문 기일 전에 최소한 다음 다섯 가지를 대조해 두어야 합니다.
최초 진술의 시각과 형식 — 112 신고, 자필진술서, 해바라기센터 진료기록, 첫 경찰 조사가 사건 몇 시간 뒤에 어떤 형식으로 남았는지 정리합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고합463 판결처럼 분 단위의 시간표가 신빙성 판단의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항거불능 상태에 관한 표현의 변화 — "기억이 없다", "정신이 없었다", "눈을 뜰 수 없었다"가 진술마다 어떻게 바뀌었는지 봅니다. 창원지방법원 2022고합348 판결과 2013고합331 판결의 무죄는 이 변화에서 나왔습니다.
음주량과 동선 — 진술한 음주량을 결제 내역, 이동 거리, CCTV와 맞춰 봅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1고합534 판결은 이 대조로 만취 상태를 의심했습니다.
감정 결과와 진술의 대응 — 진술한 신체 접촉 부위와 감정 시료의 채취 부위가 맞는지, 음성 결과가 진술로 설명되는지 확인합니다.
사건 직후의 대화와 메시지 — 피해자가 피고인과 지인에게 한 말이 이후 진술과 같은 방향인지 봅니다. 수원고등법원 2021노868 판결은 이 일치를, 창원지방법원 2022고합348 판결은 이 불일치를 중시했습니다.
항소심에서 사실인정이 뒤집히는 조건
1심 결론이 진술 신빙성 판단에서 나왔다면 항소심에서 그것이 뒤집히는 데에는 기준이 있습니다. 대법원 2026도4423 판결은 항소심이 1심의 사실인정을 뒤집으려면 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거나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 또는 항소심 심리 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경우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수원고등법원 2021노868 판결과 대전고등법원 2013노182 판결은 앞의 경우, 곧 1심이 주변 사정의 흔들림을 핵심 사실의 흔들림처럼 다룬 잘못을 바로잡은 사례로 읽힙니다. 2013노182 사건에서 1심은 준강간미수를 무죄로 보고 상해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준강간미수까지 유죄로 보아 징역 3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했고, 이 판단은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11206 판결로 유지되었습니다. 같은 기록을 두고도 진술 변화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선고형이 징역 1년에서 3년으로 달라진 셈입니다. 1심 무죄를 받은 쪽이라면 항소심에서 검사가 새로 내는 증거, 특히 대법원 2026도4423 판결처럼 뒤늦게 제출되는 감정 결과의 보관 경위와 동일성을 끝까지 따져야 합니다.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쪽이라면 1심이 진술 변화를 주변 사정으로만 본 것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기록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피해자 진술의 사소한 차이를 찾아 정리하는 일은 기록을 꼼꼼히 읽으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차이가 공소사실의 뼈대에 닿는지, 법정에서 어떤 순서로 확인해야 하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증인신문 전에 변호인과 기록을 함께 검토하시길 권합니다. 첫째, 해바라기센터 진료기록이나 112 신고 내용과 법정 진술 사이에 항거불능 상태나 간음 행위 자체에 관한 차이가 보이는 경우입니다. 둘째, 응급키트 감정 결과가 있는데 그것이 성관계 사실만 뒷받침하는지 항거불능까지 뒷받침하는지 가려야 하는 경우입니다. 셋째, 피고인이 수사 초기에 한 진술과 지금의 주장이 달라진 경우입니다. 넷째, 피해자와 합의가 진행되거나 사실확인서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입니다. 다섯째, 1심 판결이 진술 신빙성 판단으로 결론 났고 항소를 앞둔 경우입니다. 여섯째, 아직 수사 단계여서 피의자 조사를 앞두고 진술의 방향을 정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앞에서 보았듯 피고인의 첫 진술은 나중에 바꾸기 어렵고, 바꾸는 순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근거가 됩니다.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해 진술을 바꿔 달라고 하는 일은 어떤 경우에도 하지 마십시오.
자주 묻는 질문
해바라기센터 진술과 법정 증언이 다르면 위증인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진술의 차이는 대부분 기억의 혼선이나 표현의 차이로 평가되고, 법원은 그 차이를 신빙성 판단의 한 요소로 봅니다. 위증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고의로 했을 때 성립하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대전고등법원 2013노182 판결에서도 처벌을 감수하겠다며 이전 증언이 허위였다고 밝힌 사람은 피해자가 아니라 피고인 쪽 목격자였습니다.
성인 피해자의 해바라기센터 영상녹화물도 증거가 되나요?
성인이고 장애가 없는 피해자라면 영상녹화물이 그 자체로 유죄의 증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30조의 특례는 19세미만피해자등에게만 적용되고, 성인 피해자의 영상녹화물은 형사소송법 제318조의2 제2항에 따라 기억 환기용으로만 재생할 수 있습니다. 진술조서는 제312조 제4항의 요건을 갖추어야 증거가 됩니다.
준강간 피해자 진술이 계속 바뀌는데 무죄 가능성이 있나요?
바뀐 부분이 무엇이냐에 달려 있습니다. 항거불능 상태나 간음 행위에 관한 진술이 흔들리면 무죄로 이어진 판결이 있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22고합348, 대전지방법원 2020고합476 판결). 반면 손의 위치나 시각처럼 주변 사정만 달라졌다면 유죄가 유지된 판결이 많습니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고합463 판결).
피해자가 처음엔 성추행이라고 신고했는데 강간으로 기소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법원은 경황이 없는 피해자가 강간과 추행이라는 용어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고합463 판결은 112 신고에서 "성추행"이라고 했던 피해자가 약 2시간 뒤 해바라기센터에서 간음 사실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을 들어 준강간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합의 후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하는 사실확인서를 써 주면 무죄가 되나요?
번복 경위가 납득되지 않으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대전고등법원 2024노512 판결은 합의 뒤 작성된 사실확인서와 당사자 관계를 들어 수사기관 진술의 신빙성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합의는 양형에서 의미가 있고, 사실인정 다툼은 별개로 준비해야 합니다.
응급키트에서 내 DNA가 나왔으면 무죄는 불가능한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DNA는 성관계나 접촉 사실을 뒷받침할 뿐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였는지, 피고인이 그것을 알고 이용했는지는 별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고합16 판결은 Y-STR DNA형이 검출된 사건에서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사건 후 몇 년이 지나 고소당했다면 어떤 점을 다투나요?
시간이 흐를수록 진술이 구체화되거나 과장되었는지, 사건 직후의 행동이 피해 주장과 양립하는지를 봅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1고합534 판결은 법정에서 음주량을 더 늘려 진술했다가 다시 번복한 점을, 대전지방법원 2020고합476 판결은 5년이 넘는 동안 항의가 없었던 점과 진술의 거듭된 변경을 무죄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피해자가 그날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면 준강간이 성립하지 않나요?
성립할 수 있습니다. 기억이 없다는 사실 자체보다 전후 사정에 관한 진술의 일관성과 객관적 증거가 중요합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고합96 판결은 범행 당시를 기억하지 못한 피해자의 사건에서 신고 경위와 전후 진술의 일관성, 모텔 CCTV, 응급키트 DNA 감정을 근거로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에서 무죄가 나왔는데 항소심에서 뒤집힐 수 있나요?
뒤집힌 판결이 있습니다. 수원고등법원 2021노868 판결은 1심 무죄를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대법원 2026도4423 판결에 따르면 항소심은 1심 판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새로운 객관적 사유가 드러난 경우에만 사실인정을 뒤집을 수 있으므로, 검사가 새로 낸 증거의 신뢰성을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 성인지 감수성, 피고인 진술의 비합리성이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는 판결
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6도4423 판결 — 보관 경위가 담보되지 않은 DNA 감정 결과로 유죄를 인정한 원심(광주고등법원 2025노129)을 파기환송, 항소심의 사실인정 재평가 기준
대법원 2024. 4. 12. 선고 2023도13406 판결 — 형사소송법 제314조 특신상태의 증명 정도, 유서의 증거능력 부정(원심 서울고등법원 2022노1982 파기환송)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4091 판결 — 자백의 신빙성 판단 기준(대전고등법원 2024노512 판결에서 인용)
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7도1793 판결 — 준강간의 고의와 항거불능의 의미(하급심 판결에서 인용)
창원지방법원 2024. 4. 9. 선고 2022고합348 판결 — 해바라기센터 진술 기반 진료기록과 법정 진술의 불일치, 국민참여재판 무죄(상급심 결과는 확인하지 못함)
창원지방법원 2014. 4. 8. 선고 2013고합331 판결, 부산고등법원 (창원) 2014. 9. 3. 선고 2014노111 판결 — 최초 진술의 상세한 기억과 이후 "의식이 왔다 갔다" 진술의 불일치, 무죄, 검사 항소기각
의정부지방법원 2022. 8. 10. 선고 2021고합534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1. 13. 선고 2022노2232 판결 — 음주량 진술의 확대와 번복, 늦은 고소, 무죄, 검사 항소기각
대전지방법원 2021. 6. 16. 선고 2020고합476 판결, 대전고등법원 2021. 9. 7. 선고 2021노235 판결 — 잠들기 직전 상황 진술의 거듭된 변경, 5년 5개월 뒤 고소, 무죄, 검사 항소기각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2. 10. 28. 선고 2021고합523 판결, 수원고등법원 2023. 4. 11. 선고 2022노1095 판결 — 수사기관 진술의 법정 번복과 진술의 구체화, 무죄, 검사 항소기각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 4. 23. 선고 2024고합463 판결 — 112 신고의 "성추행" 표현과 해바라기센터 진술, 응급키트 타액 감정,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수원고등법원 2025. 11. 13. 선고 2025노585 판결로 쌍방 항소기각)
대전고등법원 2024. 11. 22. 선고 2024노512 판결 — 해바라기센터 첫 조사 진술의 신빙성, 합의 후 사실확인서와 피고인 자백 번복 배척, 항소 기각(1심 대전지방법원 2023고합528 판결)
대전고등법원 2013. 8. 28. 선고 2013노182 판결 — 세부 기억의 혼선과 목격자 허위 증언 번복, 1심(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2고합276 판결) 무죄 부분 파기 후 징역 3년,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11206 판결로 상고기각
수원지방법원 2021. 10. 20. 선고 2021고합155 판결, 수원고등법원 2022. 3. 16. 선고 2021노868 판결 — 1심 무죄를 파기하고 징역 2년, 선별적 기억 부재 판단,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도3895 판결로 상고기각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 9. 3. 선고 2020고합96 판결 — 기억이 없는 피해자, 일관된 전후 진술과 CCTV·응급키트 DNA 감정, 징역 3년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6. 5. 선고 2025고합16 판결 — 부계 Y-STR DNA형 검출에도 무죄, 서울고등법원 2025. 9. 19. 선고 2025노1783 판결로 검사 항소기각
법령 — 형법 제297조, 제299조 / 형사소송법 제163조의2, 제221조 제1항, 제312조 제4항, 제314조, 제318조의2, 부칙(법률 제21857호) 제12조 제3항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 제4항, 제27조, 제30조, 제31조, 제40조 /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피해자 진술 변화가 쟁점인 준강간 사건은 증인신문 하루로 결과의 대부분이 정해집니다. 그날 법정에서 무엇을 확인할지는 그 전에 기록을 어떻게 읽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첫 상담에서 사건 직후부터 지금까지 피해자가 남긴 모든 진술을 한 장의 시간표로 만드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먼저 공소장과 증거목록을 받아 해바라기센터 진료기록, 112 신고 기록, 피해자 자필진술서, 경찰과 검찰 진술조서, 영상녹화물이 각각 기록에 있는지 확인합니다. 아직 열람·등사를 하지 않으셨다면 신청 방법부터 안내해 드립니다. 이어서 각 진술의 작성 시각을 사건 시각과 나란히 놓고, 항거불능 상태와 간음 행위에 관한 대목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표로 정리합니다. 응급키트 감정서가 있다면 무엇이 어디에서 검출되었는지, 감정 대상물이 언제 누구에 의해 채취되고 보관되었는지를 봅니다. 피고인께서 수사 단계에서 하신 진술도 처음부터 다시 읽고, 지금의 주장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와 연락 경로도 여쭙습니다. 사건 당일과 그 뒤 며칠 사이에 오간 메시지, 통화 기록, 결제 내역처럼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자료가 남아 있는지도 이 자리에서 함께 점검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진술 변화를 두 갈래로 나눕니다. 공소사실의 뼈대에 닿는 변화와 주변 사정의 변화입니다. 앞의 것은 증인신문에서 피해자 본인의 확인을 받아 객관적 사실로 만들고, 뒤의 것은 굳이 다투지 않거나 짧게 정리해 재판부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합니다. 응급키트 감정 결과는 성관계 사실을 다투는 사건인지 항거불능을 다투는 사건인지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지므로, 사건의 다툼 지점을 처음에 분명히 정합니다. 필요하면 CCTV, 결제 내역, 이동 동선, 메시지 기록 같은 객관적 자료를 따로 확보해 진술의 공백을 채웁니다. 피해자 보호 절차가 적용되는 법정이라는 점을 고려해, 반대신문은 질문 하나하나의 목적을 미리 정해 두고 진행합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앞에서 본 판결들은 모두 피해자 진술이 어딘가에서 달라진 사건이었지만 무죄와 실형으로 결론이 갈렸습니다. 차이를 만든 것은 진술이 달라졌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무엇이 왜 달라졌는지가 기록으로 증명되었는가였습니다. 해바라기센터 진료기록 한 줄이 국민참여재판의 결론을 바꾼 사건이 있었고, 첫 신고의 표현만 붙잡고 다투다 해바라기센터 진술의 구체성 앞에서 무너진 사건도 있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는 기록 열람부터 증인신문, 항소심까지 한 흐름으로 사건을 관리하며, 다툴 부분과 정리할 부분을 처음에 구분해 말씀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발견하면 그것만으로 사건이 끝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반대로 아무리 말해도 믿어 주지 않을 것 같아 막막하기도 합니다. 판결들이 보여 주듯 결론은 그 차이를 어떻게 읽고 법정에서 어떻게 확인하느냐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공소장, 증거목록, 열람·등사한 수사기록, 피해자와 주고받은 메시지가 있다면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피해자 증인신문 기일이 잡혔거나 1심 판결을 앞두고 계시다면 지금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십시오. 기록을 확인한 뒤 다툴 부분과 준비할 부분을 함께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성범죄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경기남부 성범죄대응센터를 운영하며 조사 동석부터 재판, 피해자 대리까지 담당합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남부·수원중부·수원서부·용인·화성 등 경기 남부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으셨거나 수원지방검찰청 사건으로 진행 중이시라면 초기 대응이 결과를 가릅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