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다툼에서 밀친 상대가 넘어져 숨졌다면 — 부검감정으로 사망 책임이 빠진 판결과 상해치사·폭행치사가 유지된 판결
2026. 10. 29.
술자리 다툼 중 밀친 상대가 넘어져 숨졌다면 상해치사·폭행치사의 죄책은 부검감정이 보여 주는 사인, 넘어진 경위, 예견가능성에서 갈립니다. 사망 책임이 빠진 판결과 유지된 판결로 대응 순서를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 상해치사와 폭행치사는 법정형이 같습니다 — 다툼은 다른 곳에서 벌어집니다
- 상해의 고의인가 폭행의 고의인가 — 주먹과 밀침이 갈리는 지점
- 부검감정서에서 먼저 확인할 세 가지 — 사인, 손상의 위치, 자발적 출혈 소견
- 넘어지는 순간을 본 사람이 없을 때 — 사망 책임이 빠진 판결
- 음주와 기왕증은 어디까지 방어가 되는가
- 치료 거부, 병원 이동, 의료진 과실 — 인과관계는 쉽게 끊기지 않습니다
- 예견가능성 — 바닥, 높이, 상대의 상태, 힘의 크기
- 1심 무죄가 항소심에서 뒤집힌 판결 — 무죄 판결에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
- 과실치사로 내려갈 수 있는 경우와 그 문턱
- 정당방위·과잉방위 주장은 어디까지 통하는가
- 유족 합의와 공탁이 형을 가른 판결
- 사건 직후 해야 할 일과 하면 안 되는 일
-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 한 번 밀었을 뿐인데 상해치사로 조사받습니다. 폭행치사와 형량이 다른가요?
- 상대가 먼저 때렸는데도 폭행치사로 처벌받나요?
- 피해자가 술에 많이 취해 있었다면 유리한가요, 불리한가요?
- 밀쳐서 넘어진 상대가 치료를 거부하고 집에 갔다가 숨졌는데도 책임이 있나요?
- 피해자에게 간경화나 지병이 있었다면 사망 책임이 줄어드나요?
- 폭행치사 사건에서 부검감정서는 언제 볼 수 있나요?
- 유족과 합의하면 집행유예가 가능한가요?
- 1심에서 폭행치사 무죄가 나오면 그대로 끝나나요?
-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술자리에서 말다툼이 붙어 한 번 밀었을 뿐인데, 상대가 뒤로 넘어져 머리를 부딪쳤고 며칠 뒤 숨졌습니다. 경찰은 상해치사라고 합니다." 이런 상담은 대개 사망 소식을 들은 직후,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에 시작됩니다. 본인은 '세게 때린 것도 아닌데'라고 말하지만, 수사기관은 사망이라는 결과에서 거꾸로 사건을 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밀친 행위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고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인정되면 상해치사든 폭행치사든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같은 법정형이 적용되지만, 부검감정과 현장 자료로 그 연결고리가 끊어지면 사망 책임은 빠지고 폭행죄나 상해죄만 남거나 무죄가 됩니다. 상해치사란, 형법 제259조 제1항에 따라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죄를 말하고, 폭행치사란 형법 제262조에 따라 폭행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상해치사의 예에 따라 처벌하는 죄를 말합니다. 이런 사건을 맡아 보면 결론은 네 곳에서 갈립니다. 피해자가 정말 피의자의 힘 때문에 넘어졌는지, 부검감정서가 말하는 사인이 그 넘어짐과 이어지는지, 음주와 지병 같은 사정이 그 연결을 끊을 만한지, 그리고 바닥과 높이, 상대의 상태로 볼 때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아래에서는 상해의 고의와 폭행의 고의가 갈리는 지점, 부검감정서에서 먼저 볼 대목, 목격자 없는 넘어짐, 음주·기왕증·치료 거부, 1심 무죄가 뒤집힌 판결, 과실치사로 내려가는 문턱, 유족 합의와 양형까지 실제 판결을 근거로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밀기만 했는데 상해치사가 되나요 — 될 수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 5. 26. 선고 2022노3221 판결은 술에 취한 왜소한 상대를 강한 힘으로 밀쳐 딱딱한 바닥에 넘어지게 하면 뒤통수를 부딪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며 적어도 상해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상해치사죄로 처벌했습니다.
부검감정으로 사망 책임이 빠지는 경우가 있나요 —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0. 1. 16. 선고 2019노1087 판결은 피해자가 폭행 당시 넘어졌는지 확인되지 않고, 귀가 후 혼자 넘어졌을 가능성과 만취 상태를 배제할 수 없다며 폭행치사는 무죄, 폭행죄만 유죄로 본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1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끝인가요 — 아닙니다. 울산지방법원 2024고합27 판결이 무죄로 본 계단 추락 사건을 부산고등법원 (울산) 2025. 10. 30. 선고 2025노35 판결이 폭행치사 유죄로 뒤집었고,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도19407 판결로 상고가 기각되었습니다.
상해치사와 폭행치사는 법정형이 같습니다 — 다툼은 다른 곳에서 벌어집니다
상담에서 가장 먼저 바로잡는 오해는 '상해치사보다 폭행치사가 훨씬 가볍다'는 생각입니다. 형법 제262조는 폭행죄를 범하여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제257조부터 제259조까지의 예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어, 폭행치사의 법정형도 상해치사와 같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형법 제259조 제1항).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2. 10. 선고 2020고합987 판결이 폭행치사 사건에서 처단형의 범위를 정상참작감경 후 징역 1년 6월에서 15년으로 적은 것도 이 법정형에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차이는 양형기준에서 납니다. 폭행치사는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상 폭력범죄 중 폭행범죄의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제3유형)로 분류되는데, 부산고등법원 (울산) 2025노35 판결은 특별양형인자가 없는 사안에서 기본영역을 징역 2년에서 4년으로 적었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고합987 판결은 미필적 고의로 폭행한 경우라는 감경요소를 들어 감경영역 징역 1년 6월에서 3년을 적용했습니다. 상해치사로 기소되면 폭행범죄의 이 유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기소 죄명이 무엇이냐에 따라 권고형의 출발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큰 차이는 사망 책임 자체가 빠질 때 생깁니다. 사망과의 연결이 부정되면 남는 것은 폭행죄(형법 제260조 제1항,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 또는 상해죄(형법 제257조 제1항,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등)입니다. 폭행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이므로(형법 제260조 제3항),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표시가 있으면 공소기각 판결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327조 제7호). 사망 책임이 인정되느냐에 따라 법정형의 하한이 3년 이상의 징역에서 벌금형까지 내려가는 셈입니다.
이 차이를 가르는 조문이 형법 제15조 제2항과 제17조입니다. 제15조 제2항은 결과 때문에 형이 무거워지는 죄에서 그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없었을 때에는 무거운 죄로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제17조는 어떤 행위라도 죄의 요소되는 위험발생에 연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결과로 인하여 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세 가지로 모입니다. 넘어지게 한 것이 피의자의 행위였는지, 그 넘어짐이 사인과 이어지는지,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상해의 고의인가 폭행의 고의인가 — 주먹과 밀침이 갈리는 지점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면 법원은 대체로 상해의 고의를 인정하고, 밀치거나 뿌리친 사건에서는 힘의 크기와 상대의 상태를 보고 판단합니다. 인천지방법원 2015. 9. 3. 선고 2015고합327 판결은 몸싸움 도중 가로수 턱에 발이 걸려 주춤하는 상대에게 달려들어 주먹으로 왼쪽 얼굴을 때려, 상대가 의식을 잃고 뒤로 넘어지며 뒤통수를 인도 바닥에 부딪힌 사건입니다. 중상해로 기소되었지만 법원은 상해치사를 인정해 징역 4년 6월을 선고했고, 항소는 서울고등법원 2015. 12. 18. 선고 2015노2602 판결로 기각되었습니다.
밀친 사건이라고 상해의 고의가 늘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고등법원 2022노3221 판결의 피고인은 가게에서 음식값 문제로 소란을 피우던 술 취한 손님의 목 부위를 밀치고 다시 강하게 쳐서 뒤로 넘어지게 했습니다. 피고인은 한 번 밀쳤을 뿐이고 상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다투었지만, 법원은 체격이 왜소하고 술에 취한 사람을 강한 힘으로 밀어붙이면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질 수 있고, 딱딱한 바닥에 잘못 넘어지면 뒤통수가 부딪쳐 강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일반인 누구나 알 수 있다며 적어도 상해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반대로 수사기관이 처음 붙인 죄명이 재판에서 내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9노1087 사건은 상해치사로 기소되었다가 원심 공판 도중 검사의 신청으로 폭행치사로 공소장이 변경되었고, 최종적으로는 폭행죄만 인정되었습니다. 판결문에 변경 이유가 적혀 있지는 않지만, 재판 과정에서 검사 스스로 죄명을 낮추는 일도 있다는 뜻입니다. 제 견해로는, 수사 초기 진술에서 '밀었다', '뿌리쳤다', '때렸다'를 어떻게 구별해 말하느냐가 이후 죄명의 출발점을 정하므로, 첫 조사 전에 행위를 정확한 단어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의의 대상도 따져야 합니다.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2. 6. 9. 선고 2021고합173 판결은 주점 입구에서 업주의 허리를 잡아 돌려 당기다 함께 넘어지면서 뒤에 있던 피고인의 일행이 부딪혀 넘어져 숨진 사건에서, 피고인에게는 업주에 대한 폭행의 고의만 있을 뿐 숨진 일행에 대해서는 미필적인 폭행의 고의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폭행치사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부검감정서에서 먼저 확인할 세 가지 — 사인, 손상의 위치, 자발적 출혈 소견
이 사건의 승부는 대부분 부검감정서 한 권에서 납니다. 저희가 감정서를 받으면 먼저 보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직접 사인이 무엇이고 그것이 외상에서 온 것인지, 머리 손상의 위치와 방향이 수사기관이 말하는 넘어짐의 모습과 맞는지, 그리고 외상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출혈이 생길 수 있는 소견이 있는지입니다.
감정서가 공소사실을 단단하게 뒷받침한 예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고합987 판결입니다. 식당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65세 피해자와 말다툼 끝에 멱살을 잡고 얼굴을 때려 뒤로 넘어지게 한 사건인데, 피고인은 때리거나 밀친 사실이 없다고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부검감정서에 왼쪽 볼 점막 출혈이 있어 얼굴에 국소적 둔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고, 이마뼈의 선 모양 골절과 시상봉합이 벌어진 골절, 뇌부종 등이 뒤로 넘어졌다는 점에 부합하는 치명적 둔력손상이며, 지주막하 출혈이나 뇌동맥류 파열처럼 자발적 출혈을 일으킬 체질적 소견은 없다는 점을 들어 목격자 진술을 믿었습니다. 넘어진 뒤 짧은 시간 안에 같은 층에서 발견되어 그 사이 다른 사고가 있었다고 볼 사정도 없었습니다.
반대로 감정서가 공소사실과 어긋난 예가 의정부지방법원 2018. 12. 7. 선고 2018고합235 판결입니다. 다투던 중 몸을 붙잡는 상대의 손을 뿌리쳐 엉덩방아를 찧게 했고, 다음 날 상대가 외상성 뇌출혈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입니다. 부검감정서는 왼쪽 정수리 부위의 경미한 출혈에 외력이 가해져 경질막밑출혈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 외력은 넘어짐이나 경미한 폭행 등 여러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고 전신에서 타인의 폭행으로 단정할 손상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게다가 넘어진 자리 근처에서 머리를 부딪칠 만한 물건은 오른쪽에 있었는데 다친 곳은 왼쪽 머리였습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술에 취해 스스로 넘어지거나 다른 물건에 부딪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같은 사건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19. 4. 5. 선고 2018노3625 판결은 감정서의 시간 소견을 더했습니다. 부검의에 대한 질의회보에 따르면 경질막밑출혈은 다친 뒤 수 시간이 지난 모습에 부합하고 수일이 지났다고 볼 소견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망 전날 그 부위를 때리거나 넘어뜨렸다는 증거는 없었으므로, 몸 곳곳의 멍과 평소 폭행 정황이 있었어도 무죄가 유지되었습니다. 손상의 위치와 생긴 시점을 공소사실의 시간표와 맞춰 보는 것만으로 결론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넘어지는 순간을 본 사람이 없을 때 — 사망 책임이 빠진 판결
'넘어뜨렸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으면 사망 책임은 빠집니다. 서울고등법원 2019노1087 판결은 이 구조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이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피해자가 먼저 소주병으로 피고인의 이마를 내리쳤고, 몸싸움 끝에 피고인이 주먹으로 얼굴과 몸을 여러 차례 때렸습니다. 피해자는 경찰의 귀가 조치로 집에 돌아갔다가 머리뼈 골절과 경막하혈종으로 숨졌습니다.
법원은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폭행치사는 무죄로 보았습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넘어뜨리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고, 말리던 사람은 오히려 피해자가 자신을 뿌리치다 함께 넘어졌다고 했습니다. 피고인의 신발에서 피해자의 혈흔이 나왔지만, 피고인이 다음 날 새벽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119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묻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피해자의 집 싱크대에서도 혈흔이 발견되어 귀가 후 집 안에서 넘어졌을 가능성이 남았고, 출동한 경찰관과 구급대원은 피해자가 만취해 보였다고 진술했으며, 부검의도 만취자와 뇌출혈 환자의 증상이 비슷해 구별이 어렵다고 증언했습니다. 부검 결과 뇌혈액의 알코올 농도는 0.118%였습니다.
검사는 항소심에서 대학 교수에게 사실조회를 해 회보서를 받아 냈지만, 법원은 그 회보서가 '폭행으로 넘어졌다'는 검사의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증거가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넘어진 시점과 원인이 먼저 증명되어야 하는데, 증명되지 않은 사실을 전제로 한 의학적 의견은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피고인이 다음 날 새벽 피해자의 집을 찾아간 행동도 친구 사이에서 이례적이지 않다며 예견가능성의 근거로 보지 않았습니다. 결국 원심의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유지되었습니다.
실무에서 이 판결이 주는 교훈은 감정의 '전제'를 공격하라는 것입니다. 수사기관이 받아 오는 의학적 의견은 대개 '피의자의 행위로 넘어졌다면'이라는 가정 위에 서 있습니다. 그 가정이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되는지, 목격자가 실제로 무엇을 보았는지, 사건과 사망 사이에 피해자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하나씩 확인하면 감정서의 결론이 생각보다 좁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음주와 기왕증은 어디까지 방어가 되는가
피해자의 지병이나 음주는 그 자체로 인과관계를 끊지는 못하지만, 사망의 직접 원인이 무엇인지 증명이 흔들릴 때는 결정적인 사정이 됩니다.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도17648 판결은 출발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뺨을 때리고 목을 쳐서 뒤로 넘어지게 해 두개골 골절과 경막하 출혈을 입힌 사건에서, 피해자는 입원 치료 중 상태가 호전되었다가 재활병원을 거쳐 폐렴과 패혈증으로 숨졌고 기왕의 간경화도 악화에 기여했습니다. 원심은 인과관계와 예견가능성을 모두 부정해 상해죄만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범행이 직접 원인이 아니더라도 그로 인한 간접 원인이 결합해 사망했다면 인과관계가 있고, 간경화 등 기왕의 질환이 영향을 미쳤더라도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며 파기환송했습니다.
그렇다고 기왕증 주장이 늘 무력한 것은 아닙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 3. 31. 선고 2023노88 판결은 노상 텐트에서 생활하던 피해자를 여러 차례 때려 뒤통수 두피 밑 출혈 등을 입혔고 피해자가 숨진 사건입니다. 부검의는 사인을 '간경화 상태에서 폭행 이후 발생한 케톤산증'으로 보면서 폭행을 배제하고 케톤산증만으로 보기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케톤산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 당뇨와 만성 알코올 섭취이고, 피해자가 알코올 중독 치료 전력이 있으며 매일 술을 많이 마시면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 부검의가 폭행 영상은 보지 못하고 사진 일부만 제시받았다는 점을 들어 폭행으로 사망했다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고합550 판결이 상해치사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해죄로 징역 6월을 선고한 것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두 판결의 차이는 사인의 성격에 있습니다. 대법원 사건은 넘어져 생긴 두부 손상이 치료 과정의 합병증으로 이어진 '연속된 고리'였고, 서울고등법원 사건은 폭행과 무관하게도 생길 수 있는 대사성 질환이 직접 사인이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18고합235 판결에서도 혈중알코올농도 0.207%, 뇌혈중 0.322%의 고도명정 상태와 만성적인 음주로 뇌가 위축되어 경질막밑출혈이 쉽게 생길 수 있는 상태였다는 감정 소견이 '스스로 넘어졌을 가능성'을 키웠습니다. 제 견해로는, 기왕증과 음주는 '피해자가 약해서 죽었다'는 주장으로 쓰면 역효과가 나고, '사인이 우리 행위와 이어진다는 증명이 비어 있다'는 주장의 근거로 써야 힘을 가집니다.
치료 거부, 병원 이동, 의료진 과실 — 인과관계는 쉽게 끊기지 않습니다
사건 뒤에 피해자 쪽 사정이 끼어들었다는 주장은 자주 나오지만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서울고등법원 2021. 7. 8. 선고 2020노1119 판결의 피해자는 주점 옆 도로에서 몸싸움 끝에 아스팔트 바닥에 쓰러져 119로 병원에 갔다가 치료를 거부하고 택시를 타고 떠났고, 이후 경막하출혈로 숨졌습니다. 피고인은 치료 거부로 인과관계가 끊겼다고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부검의와 치료 의사의 의견을 근거로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머리에 큰 충격이 있은 뒤에는 출혈이 계속 쌓이다가 의식을 회복한 상태에서도 다시 쓰러져 숨질 수 있고, 처음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더라도 사망했을 것이며, 치료 거부는 사인과 크게 상관이 없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의도 치료를 받았다면 생존 가능성이 높아졌을 수는 있지만 반드시 살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회신했습니다. 법원은 치료 거부가 사망에 일부 원인을 제공했더라도 폭행이 유력한 원인이 된 이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뒤로 넘어졌는데 앞머리뼈가 골절되었다는 점, 병원 도착 당시 의식이 명료했다는 점만으로도 다른 원인이 개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부산고등법원 (울산) 2025노35 판결에서도 변호인은 일행과 가족이 피해자를 곧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응급수술 당시 의료진의 과실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수술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배척되었습니다. 이런 주장은 의무기록과 감정으로 구체적인 근거가 확인될 때만 꺼내야 합니다. 근거 없이 피해자 가족의 대처를 탓하면 유족의 감정만 상하게 하고 양형에서 불리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예견가능성 — 바닥, 높이, 상대의 상태, 힘의 크기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는 폭행의 정도와 피해자의 대응 상태 등 구체적 상황을 살펴 엄격하게 가려야 합니다(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5도186 판결,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5512 판결 등). 대법원 1990. 9. 25. 선고 90도1596 판결은 공장에서 동료와 말다툼하며 삿대질을 하자 피해자가 두어 걸음 뒷걸음치다 바닥 가까이에서 돌던 기계 받침대에 걸려 넘어져 숨진 사건에서, 넘어질 수 있다는 것까지는 예견할 수 있었더라도 그 정도로 넘어지며 두개골이 골절되어 사망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폭행치사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만연히 예견가능성의 범위를 넓혀 결과적 가중범에 책임주의를 조화시킨 형법 제15조 제2항의 취지를 몰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광주지방법원 2024. 4. 17. 선고 2023고합633 판결도 같은 흐름입니다. 같은 병실 환자와 화장실 문제로 다투다 뒷짐을 진 채 고개를 들이밀자 88세 피해자가 놀라 뒷걸음치다 넘어져 숨진 사건에서, 법원은 그 행위를 폭행으로 인정하기 부족하고, 설령 폭행이라 해도 직접 접촉이 한 번도 없었는데 스스로 넘어져 사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무죄를 선고했고, 항소심인 광주고등법원 2024. 8. 13. 선고 2024노192 판결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반대로 예견가능성이 인정된 판결들은 공통적으로 '단단한 바닥', '높이', '상대의 취약한 상태와 그 인식', '강한 힘'을 들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고합987 판결은 식당 바닥이 단단한 석재였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동생에게서 피해자가 당뇨와 고혈압이 있고 심장 시술을 받아 술을 많이 마시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점을 들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0노1119 판결은 있는 힘껏 밀어붙여 아스팔트와 시멘트 바닥에 쓰러뜨렸고 쓰러진 피해자를 발로 밟으려다 그만둔 장면이 녹화되어 있었다는 점, 피고인이 비틀거릴 정도로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부산고등법원 (울산) 2025노35 판결은 계단을 등지고 선 만취한 상대의 상체에 강한 힘을 가하면 약 1m 아래 콘크리트 바닥으로 뒤통수부터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쉽게 예측할 수 있었고, 피해자가 떨어진 직후 코를 골며 깊이 잠든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전형적인 급성 뇌진탕 증상이라고 보았습니다.
정리하면, 피의자에게 유리한 사정은 '접촉이 없거나 약했다', '피해자가 스스로 물러서다 넘어졌다', '바닥과 주변에 특별한 위험이 없었다', '피해자가 몸을 못 가눌 만큼 취하지 않았다'입니다. 불리한 사정은 '힘껏 밀었다', '딱딱한 바닥이나 계단 앞이었다', '상대가 만취했거나 지병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넘어진 뒤 구호하지 않았다'입니다. 같은 사실이라도 어느 쪽 목록에 넣어 설명하느냐가 진술과 변론의 방향을 정합니다.
1심 무죄가 항소심에서 뒤집힌 판결 — 무죄 판결에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
이 유형의 사건은 1심 무죄가 항소심에서 유죄로 바뀌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사실인정과 예견가능성 판단이 증거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대전고등법원 2016. 6. 10. 선고 2016노1 판결이 대표적입니다. 가게 종업원이 골목 노상방뇨에 항의하자 술 취한 51세 남성이 욕설을 했고, 종업원이 양손으로 가슴을 한 번 밀어 콘크리트 바닥에 뒤로 넘어뜨렸습니다. 피해자는 외상성 경막하 출혈과 악성 뇌부종으로 숨졌습니다.
1심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15. 12. 17. 선고 2015고합16 판결은 시비를 저지하기 위한 소극적 방어행위로 정당행위에 해당하고 사망은 이례적이어서 예견할 수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피해자가 욕설만 했을 뿐 신체 접촉을 수반한 유형력은 쓰지 않았고, 몸의 균형조차 잡지 못하는 취객을 그대로 넘어질 정도로 힘껏 밀 필요 없이 다른 방법으로 피할 수 있었다며 정당행위를 부정했습니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5077 판결 등 참조). 방어 자세를 취할 틈이 없던 피해자가 넘어져 머리를 부딪쳐 숨질 수 있다는 점은 쉽게 예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대법원 1970. 4. 28. 선고 70도518 판결 참조). 피고인의 지적장애는 책임능력을 줄이는 사유일 뿐 예견가능성을 없애는 객관적 사유는 아니라고 보았고, 유족의 처벌불원과 전과 없음을 들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부산고등법원 (울산) 2025노35 판결은 최근 사례입니다. 주점에서 욕설을 한 만취 손님과 4층에서 멱살잡이를 하다 제지되었는데, 6분 뒤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다시 마주쳐 서로 멱살을 잡고 밀고 당기다 피해자가 계단 아래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1심 울산지방법원 2025. 2. 4. 선고 2024고합27 판결은 계단 위 CCTV가 녹화되지 않았고 만취한 피해자가 좁은 공간에서 스스로 균형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항소심은 검사가 공소사실을 구체화하는 공소장변경을 거친 뒤 추락 당시의 자세, 즉 피해자가 만세를 하는 듯한 자세로 계단 여섯 칸을 건너뛰어 떨어졌고 피고인도 엉덩방아 자세로 뒤따라 미끄러진 모습, 두 사람의 위치와 시간 간격을 분석해 강한 유형력으로 넘어졌다고 인정했습니다. 대법원 2025도19407 판결은 인과관계와 예견가능성에 관한 법리 오해가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1심 무죄 뒤에 검사가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증거를 다시 읽어 결론이 바뀌었습니다. 1심에서 무죄를 받았더라도 항소심을 1심과 같은 무게로 준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검사는 항소심에서 공소사실을 구체화하거나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고 증거를 보강할 수 있으므로, 1심에서 이긴 논리가 그대로 통하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과실치사로 내려갈 수 있는 경우와 그 문턱
폭행의 고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면 사망 책임은 과실치사로만 물을 수 있고, 그 법정형은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형법 제267조). 상해치사·폭행치사의 3년 이상 유기징역과 비교하면 차이가 매우 큽니다. 그래서 검사는 폭행치사 증명이 흔들릴 때 과실치사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덧붙이곤 합니다. 부산고등법원 (울산) 2025노35 사건에서도 검사는 항소심에서 주위적으로 폭행치사, 예비적으로 '폭행, 과실치사'를 내세우는 공소장변경을 했고, 법원은 주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보아 예비적 공소사실은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과실치사로 내려가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과실치사 역시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1고합173 판결은 이 점을 정면으로 다루었습니다. 피고인이 업주와 뒤엉켜 넘어지며 뒤에 있던 일행이 부딪혀 높이 30cm의 계단 아래 인도로 넘어져 두개골 골절과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숨진 사건에서, 법원은 예비적 공소사실인 과실치사까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함께 넘어질 가능성, 일행과 부딪힐 가능성, 일행이 넘어질 가능성, 머리가 바닥에 부딪힐 가능성, 그로 인해 숨질 가능성을 모두 예견할 수 있어야 하는데, 30cm 높이의 계단은 특별히 위험한 구조물로 보기 어렵고 피해자가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취했거나 충격에 취약한 질병이 있었다는 사정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항소심인 광주고등법원 2022. 11. 10. 선고 2022노200 판결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제 견해로는, 과실치사는 '양형을 낮추기 위한 타협안'이 아니라 '폭행의 고의가 없었다'는 사실관계가 뒷받침될 때 성립하는 별개의 죄입니다. 서로 멱살을 잡고 힘을 겨룬 사건에서 폭행의 고의를 부정하기는 어렵고, 그런 사건이라면 과실치사보다 인과관계나 예견가능성을 다투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반대로 말리던 중의 접촉, 제3자가 휘말린 경우, 붙잡은 손을 뿌리친 경우처럼 고의의 대상과 내용이 불분명한 사건에서는 과실치사 또는 무죄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합니다.
정당방위·과잉방위 주장은 어디까지 통하는가
상대가 먼저 공격했다는 사정은 중요하지만, 사망이라는 결과가 난 사건에서 정당방위로 무죄가 되기는 어렵고 과잉방위로 형을 줄이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정당행위가 되려면 동기와 목적의 정당성,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 법익균형성, 긴급성, 보충성을 갖추어야 하는데(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등 참조), 서울고등법원 2022노3221 판결은 피해자를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을 잃은 것이고, 피해자가 왜소하고 만취한 반면 피고인은 태권도 유단자로 취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을 들어 정당행위를 부정했습니다.
다만 같은 판결은 피해자가 팔과 손등을 긁고 발길질을 하는 공격에 대항하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원심이 인정한 과잉방위(형법 제21조 제2항)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광주지방법원 2021. 10. 8. 선고 2021고합247 판결도 술 취한 동료가 찾아와 때리고 칼을 찾으려 하자 목을 감아 제압하다 숨지게 한 폭행치사 사건에서 정당방위는 부정하면서 과잉방위를 인정했습니다. 방어의 목적이 있었다는 사정은 무죄가 아니어도 형의 감경 사유로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몸을 붙잡는 손을 뿌리친 정도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18고합235 판결은 말다툼을 피하려 방에 들어가려는데 상대가 몸을 붙잡자 이를 뿌리친 행위는 본능적 방어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어긋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대법원 1980. 9. 24. 선고 80도1898 판결 등 참조). 결국 방어 주장은 '누가 먼저 무엇을 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증거로 보여 줄 수 있을 때 힘을 가집니다.
유족 합의와 공탁이 형을 가른 판결
사망 책임이 인정되면 그다음은 실형과 집행유예의 갈림길이고, 여기서 가장 큰 사정은 유족과의 관계입니다. 서울고등법원 2022노3221 판결은 항소심에서 피해자의 세 자녀와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를 받자 1심의 징역 2년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0노1119 판결도 항소심에서 피해자의 형제들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 10개월 가까이 구금된 점,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고 치료를 거부한 책임도 있다는 점을 들어 1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0. 6. 12. 선고 2019고합228 판결의 징역 1년 6월을 집행유예로 바꾸었습니다.
합의를 받지 못했는데도 집행유예가 나온 판결도 있습니다. 부산고등법원 (울산) 2025노35 판결은 유족이 용서하지 않았고 1,000만 원의 형사공탁금도 수령을 거부했지만,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피해자가 싸움을 유발한 잘못이 큰 점, 벌금형을 넘는 전과가 없는 점, 혼자 두 자녀를 키우는 점을 들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형사공탁은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모를 때에도 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 공탁소에 할 수 있으므로(공탁법 제5조의2), 유족이 연락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피해 회복의 의사를 기록에 남기는 수단이 됩니다.
반대로 실형이 선고된 판결에는 공통된 장면이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고합987 판결은 피해자가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데 별다른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점, 범행을 부인하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한 점을 들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서울고등법원 2022. 4. 14. 선고 2021노2402 판결로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15고합327 판결의 징역 4년 6월도 피해 회복 노력이 없고 유족이 엄벌을 요구한 점,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에도 구호에 나서지 않은 점이 무겁게 작용했습니다. 사망 책임 자체를 다투는 사건이라도 유족에 대한 사과와 피해 회복은 별개로 진행할 수 있고, 그래야 합니다.
사건 직후 해야 할 일과 하면 안 되는 일
사람이 쓰러졌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119 신고와 구호입니다. 앞에서 본 판결들에서 '구호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매우 불리하게 쓰였고, 반대로 다음 날이라도 피해자를 찾아가 신고한 행동은 오히려 넘어뜨리지 않았다는 판단의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겁이 나서 자리를 피하는 순간 사건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다음은 증거의 보전입니다. 이런 사건은 영상의 몇 초가 결론을 바꿉니다. 부산고등법원 (울산) 2025노35 사건에서는 계단 위를 비추는 CCTV가 녹화되어 있지 않아 넘어진 경위를 두고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이 정반대로 갈렸습니다. 주점과 건물, 인근 상가의 CCTV는 보관 기간이 짧으므로 사건 직후 위치를 확인하고 수사기관에 확보를 요청해야 합니다. 함께 있던 사람들의 연락처, 사건 전후 피해자가 마신 술의 양과 행적, 귀가 경로도 기록해 두십시오.
해야 할 일: 119 신고와 구호, 현장 위치와 바닥 재질·계단 높이 기록, CCTV 위치 확인과 보전 요청, 목격자 연락처 확보, 사건 전후 시간표 작성
하면 안 되는 일: 현장 이탈, 목격자나 일행과 진술 맞추기, 유족에게 직접 찾아가 합의 요구, 첫 조사에서 추측으로 '세게 밀었다'고 말하기, 부검 결과를 보기 전 사실관계를 단정하기
부검감정서는 기소 후 검사에게 열람·등사를 신청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감정서의 결론이 공소사실과 어긋나거나 전제가 불분명하면 법원에 감정을 신청하거나(같은 법 제169조) 부검의에 대한 사실조회와 증인신문으로 그 범위를 좁혀야 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20노1119 사건과 서울고등법원 2018노3625 사건에서 사실조회와 질의회보가 결론의 근거가 된 것처럼, 감정은 한 번 나오면 끝이 아니라 질문을 바꾸어 다시 물을 수 있는 증거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주먹으로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렸고 영상에 넘어지는 장면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부검감정서도 그 넘어짐을 사인으로 지목한다면, 사망 책임 자체를 다투어 결론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사실을 인정하고 유족에 대한 사과와 피해 회복, 양형 자료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입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첫 조사 전이나 늦어도 기소 직후에 변호인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넘어지는 순간을 본 사람이 없거나 영상이 일부만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서울고등법원 2019노1087 판결처럼 사망 책임이 빠질 수 있는 사건입니다. 둘째, 피해자가 사건 뒤 귀가하거나 병원을 떠났다가 시간이 지나 숨진 경우입니다. 그 사이의 행적과 출혈 시점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셋째, 피해자에게 간경화·당뇨·만성 음주 같은 기왕증이 있고 부검감정서의 직접 사인이 외상이 아닌 질환으로 적혀 있는 경우입니다. 넷째, 밀친 것이 아니라 붙잡은 손을 뿌리쳤거나 말리던 중이었거나 제3자가 휘말린 경우처럼 고의의 내용이 불분명한 경우입니다. 다섯째, 상대가 먼저 공격해 과잉방위가 문제되는 경우입니다. 여섯째, 1심에서 무죄나 가벼운 결과가 나왔지만 검사가 항소한 경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한 번 밀었을 뿐인데 상해치사로 조사받습니다. 폭행치사와 형량이 다른가요?
법정형은 같습니다. 형법 제262조가 폭행치사를 상해치사의 예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어 둘 다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다만 양형기준상 폭행치사는 폭행범죄의 사망 유형으로 따로 분류되어 기본영역이 징역 2년에서 4년입니다(부산고등법원 (울산) 2025노35 판결). 더 큰 차이는 사망 책임이 빠져 폭행죄나 상해죄만 남는 경우에 생깁니다.
상대가 먼저 때렸는데도 폭행치사로 처벌받나요?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상대의 선행 공격만으로 정당방위가 되지는 않고, 방어의 정도를 넘었다면 과잉방위로 형이 감경될 수 있을 뿐입니다(형법 제21조 제2항). 피해자가 소주병으로 먼저 이마를 내리친 사건에서는 폭행치사가 무죄가 되고 폭행죄만 남았는데(서울고등법원 2019노1087 판결), 이는 선행 공격 때문이 아니라 넘어진 경위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피해자가 술에 많이 취해 있었다면 유리한가요, 불리한가요?
양쪽으로 작용합니다. 만취해 스스로 넘어졌을 가능성을 키우는 사정이 되어 사망 책임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기도 하지만(의정부지방법원 2018고합235 판결), 상대가 만취했다는 것을 알면서 강하게 밀었다면 예견가능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됩니다(서울고등법원 2022노3221 판결). 어느 쪽으로 쓰일지는 넘어진 경위가 얼마나 증명되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밀쳐서 넘어진 상대가 치료를 거부하고 집에 갔다가 숨졌는데도 책임이 있나요?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료 거부가 사망에 일부 원인을 제공했더라도 폭행이 유력한 원인이 된 이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판결이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0노1119 판결). 다만 귀가 후 집 안에서 따로 넘어졌을 가능성이 자료로 확인되면 사망 책임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9노1087 판결).
피해자에게 간경화나 지병이 있었다면 사망 책임이 줄어드나요?
그것만으로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넘어져 생긴 두부 손상이 치료 중 합병증으로 이어졌다면 간경화가 영향을 미쳤더라도 인과관계가 인정됩니다(대법원 2011도17648 판결). 반면 직접 사인이 폭행과 무관하게도 생길 수 있는 질환이고 그 연결이 증명되지 않으면 상해죄만 남을 수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노88 판결).
폭행치사 사건에서 부검감정서는 언제 볼 수 있나요?
기소 후 검사에게 열람·등사를 신청해 볼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수사 단계에서는 사인 등 개략적인 내용만 확인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진술은 확인된 사실 범위에서 하고 감정서를 받은 뒤 손상의 위치·시점·자발적 출혈 소견을 대조해 감정 신청이나 사실조회 여부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족과 합의하면 집행유예가 가능한가요?
가능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항소심에서 유족과 합의해 1심 실형이 집행유예로 바뀐 판결이 여럿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2노3221, 2020노1119 판결). 합의하지 못했더라도 형사공탁과 다른 양형 사정을 들어 집행유예가 선고된 판결도 있습니다(부산고등법원 (울산) 2025노35 판결). 다만 유족에게 직접 찾아가 합의를 요구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1심에서 폭행치사 무죄가 나오면 그대로 끝나나요?
검사가 항소하면 끝나지 않습니다. 1심 무죄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바뀐 판결(대전고등법원 2016노1 판결)과, 1심 무죄가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바뀌고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부산고등법원 (울산) 2025노35, 대법원 2025도19407 판결)이 있습니다. 반대로 항소심에서 무죄가 유지된 판결도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8노3625 판결, 광주고등법원 2024노192 판결).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대법원 1990. 9. 25. 선고 90도1596 판결 — 삿대질을 피해 뒷걸음치다 기계 받침대에 걸려 넘어져 숨진 사건, 사망 예견가능성 부정해 폭행치사 유죄 원심 파기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도17648 판결 — 두부 손상 뒤 합병증 폐렴으로 사망, 간경화가 영향을 미쳤어도 인과관계·예견가능성 인정해 상해치사 무죄 원심 파기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도19407 판결 — 계단 추락 폭행치사 유죄 원심에 대한 상고 기각
인천지방법원 2015. 9. 3. 선고 2015고합327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12. 18. 선고 2015노2602 판결 — 주먹에 맞고 의식을 잃어 인도에 넘어진 사건, 상해치사 징역 4년 6월 유지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15. 12. 17. 선고 2015고합16 판결, 대전고등법원 2016. 6. 10. 선고 2016노1 판결 — 노상방뇨 항의 중 가슴을 밀어 넘어뜨린 사건, 1심 무죄를 항소심이 폭행치사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으로 변경
의정부지방법원 2018. 12. 7. 선고 2018고합235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4. 5. 선고 2018노3625 판결 — 손을 뿌리쳐 엉덩방아, 부검감정상 외력 경미·손상 위치 불일치·고도명정으로 폭행치사 무죄 유지
의정부지방법원 2019. 4. 18. 선고 2018고합221, 347(병합)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1. 16. 선고 2019노1087 판결 — 상해치사에서 폭행치사로 공소장변경, 넘어진 경위 미증명으로 폭행죄만 유죄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0. 6. 12. 선고 2019고합228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1. 7. 8. 선고 2020노1119 판결 — 치료 거부에도 인과관계 인정, 항소심 합의로 징역 1년 6월·집행유예 3년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2. 10. 선고 2020고합987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4. 14. 선고 2021노2402 판결 — 부검감정서와 목격 진술로 폭행치사 인정, 구호조치 없는 현장 이탈로 징역 2년 유지
광주지방법원 2021. 10. 8. 선고 2021고합247 판결 — 폭행치사에서 정당방위는 부정하고 과잉방위 인정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2. 6. 9. 선고 2021고합173 판결, 광주고등법원 2022. 11. 10. 선고 2022노200 판결 — 휘말린 일행 사망, 폭행치사·예비적 과실치사 모두 무죄 유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2. 21. 선고 2022고합550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3. 31. 선고 2023노88 판결 — 간경화 상태의 케톤산증 사망, 폭행과의 인과관계·예견가능성 부정해 상해죄만 인정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2. 11. 25. 선고 2022고합17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5. 26. 선고 2022노3221 판결 — 밀침에도 상해의 미필적 고의 인정, 과잉방위 감경, 유족 합의로 징역 2년·집행유예 3년
광주지방법원 2024. 4. 17. 선고 2023고합633 판결, 광주고등법원 2024. 8. 13. 선고 2024노192 판결 — 접촉 없이 고개를 들이민 행위로 뒷걸음치다 넘어진 사건, 폭행 부정·예견가능성 부정으로 무죄 유지
울산지방법원 2025. 2. 4. 선고 2024고합27 판결, 부산고등법원 (울산) 2025. 10. 30. 선고 2025노35 판결 — 계단 추락 사건, 1심 무죄를 항소심이 폭행치사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으로 변경
판결에 인용된 대법원 판결 — 대법원 1970. 4. 28. 선고 70도518 판결, 대법원 1980. 9. 24. 선고 80도1898 판결,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5077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5도186 판결,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5512 판결
법령 — 형법 제15조 제2항, 제17조, 제21조, 제257조 제1항, 제259조 제1항, 제260조 제1항·제3항, 제262조, 제267조 / 형사소송법 제169조, 제266조의3, 제327조 제7호 / 공탁법 제5조의2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다툼 끝에 상대가 숨진 사건은 사건 직후 며칠 동안의 대응이 이후 몇 년을 좌우합니다.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한 진술, 확보하지 못한 영상, 유족과의 첫 접촉 방식이 모두 기록에 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첫 상담에서 '무엇이 증명되어 있고 무엇이 비어 있는지'를 가르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먼저 사건 당일의 시간표를 분 단위로 만듭니다. 언제부터 누구와 얼마나 마셨는지, 다툼이 어디서 시작되어 어디서 넘어졌는지, 넘어진 뒤 피해자가 어디로 갔고 언제 병원에 도착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어서 넘어진 장소의 바닥 재질과 계단 높이, 주변의 CCTV 위치, 함께 있던 사람들이 실제로 본 장면을 정리합니다. 피해자가 먼저 공격했는지, 피해자의 지병이나 평소 음주 습관을 알고 있었는지도 묻습니다. 이 질문은 피해자를 탓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예견가능성 판단의 재료가 무엇인지 알기 위한 것입니다. 이미 조사를 받았다면 어떤 단어로 진술했는지, 구속영장이 청구될 상황인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사건을 세 갈래로 나눠 동시에 진행합니다. 첫째는 사실과 감정의 다툼입니다. 부검감정서를 받으면 사인, 손상의 위치와 방향, 출혈 시점, 자발적 출혈 소견을 공소사실의 시간표와 대조하고, 어긋나는 부분이 있으면 감정 신청이나 부검의에 대한 사실조회·증인신문으로 감정의 전제를 확인합니다. 영상이 있으면 프레임 단위로 넘어지는 순간을 분석합니다. 둘째는 법리의 다툼입니다. 상해의 고의와 폭행의 고의를 구별하고, 고의의 대상이 누구였는지, 예견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실제로 증명되었는지, 과잉방위나 과실치사의 여지가 있는지를 의견서로 정리합니다. 셋째는 유족과의 관계와 양형입니다. 피의자나 가족이 유족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도록 하고, 변호인을 통해 사과와 피해 회복을 시도하며, 합의가 어려우면 형사공탁으로 그 의사를 기록에 남깁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앞에서 본 판결들은 모두 다툼 끝에 사람이 넘어져 숨진 사건이었지만 결론은 상해치사 실형, 폭행치사 집행유예, 폭행죄만의 유죄, 무죄로 갈렸습니다. 차이를 만든 것은 밀친 힘의 크기만이 아니었습니다. 감정서의 전제가 증명되지 않았음을 짚은 사건이 있었고, 손상의 위치가 현장과 맞지 않음을 보여 준 사건이 있었으며, 항소심에서 유족과 합의해 실형을 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1심 무죄에 안심했다가 항소심에서 결론이 바뀐 사건도 있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는 사건 직후의 증거 보전부터 감정 대응, 유족과의 관계, 항소심까지 한 흐름으로 관리하며, 다툴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처음에 솔직하게 구분해 말씀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사람이 숨졌다는 사실 앞에서 무엇을 다투어야 할지 막막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판결들이 보여 주듯 같은 '밀침'이라도 넘어진 경위와 사인, 예견가능성을 어떻게 증명하느냐에 따라 상해치사의 실형에서 폭행죄의 집행유예, 무죄까지 결론이 달라졌습니다. 사건 직후의 며칠이 그 차이를 만듭니다.
사건 장소와 시간, 함께 있던 사람들의 연락처, CCTV가 있을 만한 위치, 출석요구서나 사망 관련 통지, 이미 받은 조사 내용을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지금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십시오. 기록과 현장을 확인한 뒤 다툴 부분과 준비할 부분을 함께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폭행·상해·명예훼손·사기 등 형사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남부·수원중부·수원서부·용인·화성 등 경기 남부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으셨거나 수원지방검찰청 사건으로 진행 중이시라면 초기 대응이 결과를 가릅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