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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 상속

의식이 흐린 아버지와 사망 직전 혼인신고한 사람이 상속인이 됐다면 — 혼인무효가 인정된 판결과 기각된 판결

2026. 11. 03.

부모님이 의식이 흐린 상태에서 사망 직전 혼인신고가 이뤄졌다면 신고 당시의 혼인 합의, 앞선 사실혼, 의무기록이 결론을 가릅니다. 무효가 인정된 판결과 기각된 판결로 소송 상대방, 증거, 확정 뒤 상속등기 정리 순서를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1.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2. 사망 직전 혼인신고 하나로 상속 지도가 바뀝니다
  3. 혼인은 신고하는 순간에도 합의가 살아 있어야 합니다
  4. 무효가 인정된 판결 ① — 혼수 중에 한쪽이 써 낸 신고서
  5. 무효가 인정된 판결 ② — 의식이 흐렸을 뿐일 때는 의무기록이 답합니다
  6. 기각된 판결 ① — 사실혼이 먼저 있었다면 혼인의사가 추정됩니다
  7. 기각된 판결 ② — 신고 무렵 판단능력이 남아 있었다고 본 경우
  8. 사실혼 추정은 이런 사정에서 깨집니다
  9. 혼인신고서와 증인란도 따져 봅니다
  10. 누가, 누구를 상대로, 언제까지 소를 내는가
  11.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12. 증거는 신고일 하루를 중심으로 모읍니다
  13. 무효가 확정된 뒤의 상속관계 정리와 회수
  14. 보전은 판결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15. 형사 고소는 보조 수단입니다
  16.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17. 상속인이 피해야 할 대응
  18. 자주 묻는 질문
  19. 아버지 사망 뒤에도 혼인무효 소송을 낼 수 있나요?
  20. 혼인무효 소송의 피고가 검사가 되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21. 사망 이틀 전에 혼인신고를 했는데 10년 동거했다면 무효가 되나요?
  22. 치매 진단을 받았다면 혼인신고는 당연히 무효인가요?
  23. 혼인무효 판결이 나면 상대방이 받아 간 예금도 돌려받을 수 있나요?
  24. 상대방이 이미 상속등기를 하고 부동산을 팔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25. 혼인신고를 한 쪽인데 자녀들이 무효 소송을 냈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26.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혼인신고 사실을 알았는데 그때는 가만있었다면 지금 소송을 내도 되나요?
  27. 형제 중 한 명이 이미 소송에서 졌다면 다시 낼 수 없나요?
  28.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29.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30.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31.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32.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33.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34.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상속 서류를 떼어 보니, 중환자실에 계시던 며칠 사이에 모르는 사람과 혼인신고가 되어 있었다는 상담을 적지 않게 받습니다. 그 사람은 법률상 배우자로서 자녀들보다 큰 몫의 상속분을 주장하고, 어떤 경우에는 사망 열흘도 지나지 않아 부동산 상속등기를 마치고 처분까지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혼인신고 당시 아버지가 혼인의 의미를 이해하고 합의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면 그 혼인은 무효이고, 무효가 확정되면 그 사람의 상속권도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됩니다. 다만 두 사람이 오래 부부처럼 살아온 사실혼 관계였다면, 신고 순간 의식이 없었더라도 혼인의사가 추정되어 무효 청구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혼인무효란, 민법 제815조 제1호에 따라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데도 이루어진 혼인신고의 효력을 처음부터 부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무에서 결론이 갈리는 지점은 셋입니다. 신고 당일의 의식 수준이 의무기록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 신고 전에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었는지, 그리고 무효 판결 이후 이미 넘어간 상속재산을 어떤 소송으로 되찾는지입니다. 아래에서는 무효가 인정된 판결과 기각된 판결을 나란히 놓고, 소송의 상대방과 증거, 확정 뒤의 상속등기 말소와 부당이득 반환까지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1. 아버지가 혼수상태일 때 한 혼인신고도 유효한가요 — 원칙적으로 무효입니다. 혼인의 합의는 혼인신고를 할 당시에도 존재해야 하고, 혼례식을 올리고 함께 살았더라도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사이에 한쪽이 신고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는 것이 대법원 1996. 6. 28. 선고 94므1089 판결입니다.

  2. 오래 함께 살았던 사람이라면 결론이 달라지나요 —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실혼 관계에서 한쪽이 혼인신고를 했고 상대방의 혼인의사가 불분명하면, 사실혼을 형성한 행위에 기초해 혼인의사가 추정되고 철회나 해소 합의 같은 사정이 없으면 무효로 볼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므2451 판결).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23. 8. 23. 선고 2022드단3571 판결은 신고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다고 보면서도 6년간의 동거를 근거로 혼인을 유효로 보았습니다.

  3. 무효 판결을 받으면 상속재산은 어떻게 되돌아오나요 — 상속권 없는 사람의 상속등기는 원인무효가 되어 말소를 구할 수 있고, 그 등기를 바탕으로 제3자에게 넘긴 이전등기와 근저당권까지 함께 말소될 수 있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16. 11. 17. 선고 2015가합26461 판결은 망인 사망 9일 만에 50억 원에 팔린 부동산의 이전등기와 근저당권등기까지 말소하라고 했고, 이 판결은 항소기각과 심리불속행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사망 직전 혼인신고 하나로 상속 지도가 바뀝니다

사망 직전의 혼인신고가 문제 되는 이유는 배우자의 상속 지위가 매우 강하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1003조 제1항에 따라 배우자는 자녀 같은 직계비속, 그들이 없으면 부모 같은 직계존속과 같은 순위의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마저 없으면 단독상속인이 됩니다. 민법 제1009조 제2항은 배우자의 상속분을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한 비율로 정합니다.

자녀가 둘인 경우를 계산해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혼인신고가 없었다면 자녀 둘이 절반씩 상속하지만, 신고가 유효하면 배우자 1.5, 자녀 각 1의 비율이 되어 배우자가 7분의 3, 자녀가 각 7분의 2를 가져갑니다. 자녀 없이 형제자매나 조카가 상속인이 될 사안이라면 신고 한 장으로 상속인이 통째로 바뀝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15가합26461 사건에서 자녀 없는 망인의 상속인은 형제들의 자녀들이었는데, 혼인신고를 한 사람은 단독상속인으로 등기를 마쳤습니다.

자녀가 없는 사람이라면 배우자는 부모와 공동상속인이 되고, 이때도 부모 상속분의 5할이 가산됩니다. 어머니 한 분이 상속인이라면 신고가 유효할 때 배우자가 5분의 3을 가져갑니다. 광주지방법원 2022고단2732 사건의 망인은 평생 미혼이었고 상속인은 어머니였는데, 혼인신고 이틀 뒤 망인의 형이 혼인무효의 소를 냈습니다. 상속인이 아닌 형제도 4촌 이내의 친족으로서 원고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아래에서 다시 봅니다.

여기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에서 기여분을 주장하거나, 병상에서 이체된 예금을 둘러싼 다툼까지 겹칩니다. 그래서 이 소송은 혼인 자체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상속재산 전체를 누가 갖는지를 정하는 선결 문제가 됩니다.

혼인은 신고하는 순간에도 합의가 살아 있어야 합니다

혼인무효 사건의 출발점은 혼인의 합의가 언제 있어야 하느냐입니다. 민법 제812조는 혼인이 신고로 효력이 생기고 그 신고는 당사자 쌍방과 성년 증인 2명이 연서한 서면으로 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94므1089 판결은 이 규정과 제815조 제1호를 근거로 혼인의 합의가 혼인신고를 할 당시에도 존재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 사건은 이 글의 주제와 거의 겹칩니다. 원고의 아버지와 피고는 혼례식을 올리고 부부로 동거했지만, 아버지가 뇌실질내출혈로 혼수상태에 빠져 2년 가까이 식물인간과 다름없는 상태로 지내던 중 피고가 임의로 혼인신고를 마쳤고, 아버지는 그 한 달여 뒤 사망했습니다. 대법원은 사실혼 관계였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혼인은 무효라고 했습니다.

혼인의 합의가 무엇인지도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 1983. 9. 27. 선고 83므22 판결 이래 혼인의 합의는 법률상 유효한 혼인을 성립시키려는 합의를 말하고, 정신적·육체적 관계를 맺으려는 의사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사실혼 관계에서 한쪽이 혼인신고를 했더라도 상대방에게 혼인의사가 없었다면 그 혼인은 무효라는 것이 같은 판결의 결론입니다.

무효가 인정된 판결 ① — 혼수 중에 한쪽이 써 낸 신고서

가장 분명한 사건은 신고 당일 의식이 없었다는 점이 의무기록으로 확인되고, 그 전에 혼인생활의 실체도 약했던 경우입니다. 이런 사건은 판결 이유가 짧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8. 7. 4. 선고 2018드단203308 판결이 대표적입니다. 망인은 뇌경색으로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가 혼수 또는 반혼수 상태가 되었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사흘 뒤 사망했습니다. 혼인신고는 그 사이에 이뤄졌는데, 신고서는 상대방이 혼자 작성했고 망인은 물론 증인란에 이름이 적힌 망인의 자녀도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은 오래전에 망인과 협의이혼했던 전 배우자였습니다. 법원은 망인이 혼인의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상태였고 신고서가 임의로 작성되었다며 혼인을 무효로 확인했습니다.

서울가정법원 2023. 2. 15. 선고 2022드단130800 판결도 같습니다. 망인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혼수상태로 있다가 나흘 만에 사망했고, 상대방은 쓰러진 지 이틀 뒤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상대방은 동거했고 결혼사진도 찍었다며 사실혼에 따른 혼인의사 추정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그 사정만으로는 신고 당시 혼인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원고는 망인의 어머니였고, 판결은 확정되었습니다.

이 유형에서는 형사 판결이 함께 나오기도 합니다. 광주지방법원 2023. 9. 20. 선고 2022고단2732 판결은 폐암으로 중환자실에 있던 연인이 의식을 잃자 그의 인장으로 혼인신고서를 써 내고 그 어머니의 동의 서명까지 위조한 사람에게 사문서위조,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등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은 망인 명의 자동차를 넘겨받으려고 어머니 명의의 상속포기서도 위조했습니다. 항소가 취하되어 이 판결은 확정되었습니다.

무효가 인정된 판결 ② — 의식이 흐렸을 뿐일 때는 의무기록이 답합니다

더 자주 다투어지는 것은 완전한 혼수가 아니라 '의식이 흐린' 상태입니다. 이때 법원은 신고 전후의 의무기록과 감정 결과로 판단하고, 혼인에는 일반 재산거래보다 높은 수준의 판단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울산지방법원 2017. 6. 21. 선고 2015드합1427 판결이 이 기준을 잘 보여 줍니다. 파킨슨병을 앓던 망인은 화장실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친 뒤 병원을 옮겨 다녔고, 질식과 청색증으로 다른 병원에 후송된 이틀 뒤 혼인신고가 이뤄졌습니다. 신고 전날 응급실 기록에는 질문과 상관없이 한 단어만 반복한다는 내용이 있었고, 2주 뒤 한국형 간이정신상태검사는 30점 만점에 9점, 진단명은 외상 후 치매였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감정촉탁에 대해 그 입원 기간 동안 혼인 같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 판결은 혼인이 신분관계를 창설하고 상속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이므로, 유효한 혼인의 합의를 하려면 일반적인 재산상 법률행위에 필요한 정도를 넘는 상당한 정신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혼인무효를 확인했고, 신고 두 달 뒤 열하루 동안 망인 계좌에서 상대방 계좌로 33회에 걸쳐 이체된 1억 9,800만 원과 사망 직후 이체된 1,000만 원을 합한 2억 800만 원의 부당이득 반환, 위자료 500만 원까지 명했습니다. 이 판결의 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15가합26461 판결에 인용된 서울가정법원 2016. 9. 9. 혼인무효 판결도 의무기록의 힘을 보여 줍니다. 만 80세였던 망인은 뇌 MRI에서 심한 위축이 관찰되고 치매 척도 5단계로 평가된 상태로 장기 입원 중이었고, 혼인신고를 한 사람을 '엄마'라고 부르며 혼자 식사와 배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신고서 증인으로 적힌 사람이 수사기관에서 망인으로부터 결혼할 의사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사정도 인정사실에 들어 있습니다.

울산지방법원 2021. 11. 24. 선고 2021가단100365 판결에 인용된 울산가정법원 2020. 9. 9. 판결은 간이정신상태검사에서 확정적 치매 판정을 받고 자녀들이 낸 성년후견 심판이 진행되던 중 이뤄진 혼인신고를 무효로 보았고, 항소심(2020르2562)과 대법원(2021므12467)에서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자녀들은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 소를 제기했고, 아버지는 소 제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사망했습니다.

두 판결을 함께 읽으면 판단 기준이 보입니다. 의사능력은 구체적인 법률행위와 관련해 개별적으로 판단하고, 일상적인 의미만으로 알기 어려운 법률적 의미나 효과가 있는 행위라면 그 효과까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58367 판결의 법리입니다(울산지방법원 2015드합1427 판결과 부산가정법원 2016드단6800 판결에서 인용). 혼인은 배우자의 상속권과 부양의무가 따라오는 행위이므로, 간단한 대화가 일부 가능했다거나 고개를 끄덕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무효 판결들의 흐름입니다. 2015드합1427 사건에서 상대방은 문병 간 지인들이 망인이 고개를 끄덕여 신고 사실을 알고 있음을 표시했다는 진술서를 냈지만, 법원은 같은 시기 의무기록과 진술서의 작성 시기·문체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기각된 판결 ① — 사실혼이 먼저 있었다면 혼인의사가 추정됩니다

자녀들이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결이 이 유형입니다. 신고 당시 아버지가 의식이 없었다는 점이 인정되는데도 혼인이 유효하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근거는 대법원 2012므2451 판결과 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므1329 판결의 혼인의사 추정 법리입니다. 2012므2451 사건의 원심은 혼인신고 때 의사무능력 상태였더라도 그 이전에 혼인의사가 없었다거나 철회했다는 사정이 없다면 혼인의사가 추정된다고 보았고, 대법원은 이를 정당하다고 했습니다.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22드단3571 판결의 망인은 간암으로 입원해 기면 상태로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렵고 간성혼수가 의심되던 때 혼인신고가 이뤄졌고, 12일 뒤 사망했습니다. 법원은 신고 당시 의사능력이 흠결되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6년간의 동거, 상대방의 전입신고와 생활비 입금, 병원 동의서에 배우자로 서명한 일, 망인이 상대방 부친 장례에 상복을 입고 며느리로 참여한 일을 들어 사실혼을 인정했습니다. 자녀들과 교류가 없었다는 점은 망인 역시 자녀들과 떨어져 지냈다는 사정에 비추어 사실혼을 부정할 근거가 되지 못했고, 혼인은 유효로 확정되었습니다.

인천가정법원 2018. 6. 1. 선고 2017르11382 판결은 1심의 무효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망인은 지주막하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였고 상대방은 사망 일주일 전에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1심(인천가정법원 2017드단102433)은 무효를 확인했지만, 항소심은 10년 가까운 동거와 공동 사업 운영, 망인 스스로 수사기관에서 상대방을 사실상 처라고 진술한 점, 망인의 누나들이 상대방을 올케로 대우했다는 확인서를 들어 사실혼을 인정하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상대방에게 법률상 배우자가 남아 있었지만 그 혼인이 오래전에 파탄되었다면 중혼적 사실혼도 보호된다는 대법원 2009다64161 판결도 인용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19. 7. 11. 선고 2018드단70688 판결은 30년 사실혼의 사례입니다. 치매로 투병하던 망인과 30년 가까이 동거하며 자녀들을 대신해 간호해 온 사람이 사망 반년 전에 혼인신고를 했고, 법원은 혼인의사 추정을 뒤집을 사정이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기각된 판결 ② — 신고 무렵 판단능력이 남아 있었다고 본 경우

사실혼 추정까지 가지 않고, 신고 당시 의사능력 자체를 인정해 기각한 판결도 있습니다. 치매 진단이나 입원 기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신고일 무렵의 구체적인 상태가 증명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부산가정법원 2018. 1. 19. 선고 2016드단6800 판결에서 망인은 혼인신고 일주일여 뒤 알코올 문제로 응급실에 실려 갔고 입원 당시 섬망이 의심되었습니다. 그러나 원고인 아들 스스로 낸 진술서에, 신고 나흘 전 아버지와 동생 생활비, 이사할 집의 학군, 대출 지원을 상의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신고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고, 2년간의 동거와 결혼사진, 매달 100만 원의 생활비를 근거로 혼인의사 추정까지 인정했습니다. 신고서 위조 주장도 필적감정에서 망인 필적으로 추정되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1. 7. 21. 선고 2020드단81469 판결도 기각 사례입니다. 망인의 간이정신상태검사는 23점으로 경도 인지장애와 정상의 경계였고, 자녀들끼리 나눈 대화에도 알츠하이머는 아니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망인은 혼인신고 한 달 전 부동산을 자녀들에게 증여·유증하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습니다. 법원은 치매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는 점을 들어 진단만으로 모든 법률행위를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했고, 적법하게 이뤄진 혼인신고는 유효로 추정되므로 무효를 주장하는 쪽이 충분한 증거로 이를 뒤집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실혼 추정은 이런 사정에서 깨집니다

제 견해로는, 기각 판결의 상당수는 의사능력 다툼이 아니라 사실혼 다툼에서 결론이 났습니다. 그렇다면 자녀 쪽은 '아버지가 의식이 없었다'는 증명과 함께 '그 전에 혼인생활의 실체가 없었다'는 증명을 준비해야 합니다. 사실혼은 단순한 동거나 간헐적인 관계로는 부족하고, 주관적인 혼인의사와 함께 사회관념상 부부공동생활로 볼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3952 판결, 울산지방법원 2015드합1427 판결에서 인용).

울산지방법원 2015드합1427 판결은 사실혼을 부정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적었습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같은 주소에 주민등록을 한 적이 없었고, 상대방 자신이 다른 사건에서 낸 서면에 따르면 동거는 망인이 크게 다친 날부터 시작되어 신고까지 일주일 남짓에 불과했습니다. 상대방의 동거 시작 시점 주장은 답변서, 준비서면, 수사기관 진술에서 계속 바뀌었고, 제출된 증인진술서는 문체와 오타까지 같거나 인쇄된 문구라 믿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광주지방법원 2022고단2732 판결은 형사사건이지만 사실혼 판단의 자료가 더 세밀합니다. 오피스텔 주차장 출입기록에서 상대방 차량이 1박 이상 머문 횟수, 입주자 명부에 망인만 적혀 있었던 사실, 상대방이 혼인신고 하루 전에야 망인의 동의 없이 스스로 동거인 전입신고를 한 사실, 망인이 중환자실에 입원하며 보호자가 없다고 진술한 기록이 사실혼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상대방이 낸 많은 양의 녹취록에 혼인신고 이야기가 없었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상대방은 망인이 신고하자고 할 때 병이 낫고 하자며 미루었다고 진술했는데, 법원은 그로부터 20여 일 뒤 망인이 혼수상태일 때 혼자 신고한 경위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사실혼인데 대법원 94므1089 판결은 무효로, 2012므2451 판결은 유효로 본 이유는 무엇일까요. 94므1089 판결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조건을 붙여 무효로 보았고, 그 사건의 망인은 혼수상태로 2년 가까이 지낸 뒤에야 신고가 이뤄졌습니다. 제 견해로는, 의식을 잃은 기간이 길거나 그 전에 혼인신고를 미뤄 온 사정이 있다면 '그 전의 혼인의사가 신고 때까지 이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의 근거로 94므1089 판결을 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쓰러진 지 며칠 만에 신고가 이뤄졌고 그 전의 부부생활이 분명했던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22드단3571 사건과 인천가정법원 2017르11382 사건에서는 2012므2451 판결의 추정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무효 혼인의 추인도 짚어 둡니다. 대법원 1995. 11. 21. 선고 95므731 판결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더라도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고 혼인생활을 계속했다면 혼인의사가 있었거나 무효인 혼인을 추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제 견해로는, 신고 뒤 며칠 만에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한 사건에서는 추인할 기회 자체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혼인신고서와 증인란도 따져 봅니다

신고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의사능력과 별개의 쟁점입니다. 민법 제812조 제2항은 혼인신고를 당사자 쌍방과 성년자인 증인 2명이 연서한 서면으로 하도록 정합니다. 부산가정법원 2018드단203308 사건에서는 증인란에 망인의 자녀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그 자녀는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15가합26461 판결에 인용된 사건에서는 증인으로 적힌 사람이 망인에게 의사를 확인하려 했으나 상대방이 막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150477 판결에 인용된 서울가정법원 2021드단143915, 2022드단131698(병합) 판결은 명시적인 혼인의 합의 없이 상대방 일방이 신고했고 신고 절차에도 중대한 흠이 있다며 혼인을 무효로 보았고, 이 판결은 항소와 상고가 기각되어 확정되었습니다(다만 뒤에서 보듯 상대방이 이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의 소를 냈습니다).

그래서 신고서 원본의 필적, 증인의 실제 존재와 망인과의 관계, 신고서를 낸 사람과 접수 일시를 먼저 확인합니다. 다만 부산가정법원 2016드단6800 사건처럼 필적감정에서 망인 필적으로 나오면 위조 주장은 오히려 역효과를 냅니다. 증인을 법정에 부를지는 그 증인이 누구와 가까운 사람인지 먼저 확인한 뒤 정해야 합니다.

누가, 누구를 상대로, 언제까지 소를 내는가

혼인무효의 소는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가목의 가류 가사소송사건으로 가정법원 전속관할입니다. 가사소송법 제23조는 당사자, 법정대리인 또는 4촌 이내의 친족이 언제든지 혼인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하므로, 자녀는 물론 어머니, 형제, 조카도 원고가 될 수 있고 제소기간의 제한도 없습니다.

상대방은 가사소송법 제24조가 정합니다. 제3자가 소를 낼 때는 부부를 상대방으로 하되, 부부 중 한쪽이 사망하면 그 생존자를 상대방으로 합니다. 아버지가 사망했다면 혼인신고를 한 사람 한 명만 피고가 됩니다. 상대방이 될 사람마저 사망한 경우에만 검사가 상대방이 됩니다. 부산가정법원 2016드단6800 사건의 원고는 아버지와 상대방을 함께 피고로 삼았다가 아버지가 사망하자 아버지에 대한 소를 취하했습니다.

형제가 여럿이라면 함께 소를 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가사소송법 제21조 제2항은 청구를 배척한 판결이 확정되면, 다른 제소권자가 사실심 변론종결 전에 참가하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반대로 무효를 확인한 판결은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제3자에게도 효력이 있습니다. 가류 사건은 청구의 인낙과 자백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가사소송법 제12조 단서), 상대방이 인정한다고 해서 판결 없이 끝나지도 않습니다.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혼인무효 소송은 1심 판결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울산가정법원 사건은 2019. 9. 18. 소가 제기되어 2020. 9. 9. 1심 판결, 2021. 4. 30. 항소기각, 2021. 7. 29. 상고기각으로 확정되기까지 2년 가까이 걸렸습니다(울산지방법원 2021가단100365 판결의 인정사실). 서울가정법원 2021드단143915 사건도 항소와 상고를 거쳐 확정되었고, 그 뒤 상속등기 말소 소송이 따로 진행되어 2026년에야 항소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울산지방법원 2015드합1427 사건은 소장 송달부터 1심 판결까지 1년 반 남짓 걸렸습니다.

  1. 혼인무효의 소 제기, 상속 부동산 처분금지가처분과 예금 보전 검토

  2. 병원 사실조회와 진료기록 감정촉탁, 사실혼 관련 자료 조사

  3. 1심 판결, 항소·상고

  4. 확정 뒤 1개월 이내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신청

  5. 상속등기 말소·부당이득 반환 소송, 또는 상대방을 뺀 상속재산분할

제 견해로는 이 긴 시간 동안 상대방이 상속인 외관을 이용해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게 묶어 두는 일이 판결 결과만큼 중요합니다.

증거는 신고일 하루를 중심으로 모읍니다

혼인무효 소송에서 가장 강한 증거는 혼인신고일 당일과 그 전후의 의무기록입니다. 간호기록의 의식 수준, 응급실 기록의 대화 내용, 간이정신상태검사 점수, 진정제나 인공호흡기 사용 여부가 시간 단위로 남아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17조에 따라 가정법원은 직권으로 사실조사와 증거조사를 해야 하므로, 병원에 대한 사실조회와 진료기록 감정촉탁을 적극적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 혼인신고서 사본과 신고 접수 시각, 증인란에 적힌 사람의 인적사항 — 증인이 실제로 망인의 의사를 확인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 신고일 전후 1개월의 간호기록·경과기록·응급실 기록, 검사 점수, 투약 기록

  • 진료기록 감정 결과 — 울산지방법원 2015드합1427 사건처럼 신고 기간의 의사결정 능력을 직접 묻는 감정사항을 설계합니다.

  • 주민등록 이력, 주거지 출입·차량 기록, 생활비 이체 내역 — 사실혼 실체를 다투는 자료

  • 병원 보호자 기재, 수술·시술 동의서의 서명자와 관계 표시

  • 망인의 생전 문자, 녹취, 유언장 — 다만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150477 사건처럼 망인의 말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유리하게 읽힐 수 있으므로 전체 맥락을 먼저 검토합니다.

판결 이유를 보면 원고 측 자료가 원고에게 불리하게 쓰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0드단81469 사건에서는 자녀들 단체 대화방의 메시지가, 부산가정법원 2016드단6800 사건에서는 원고 자신의 진술서가 망인의 판단능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무효가 확정된 뒤의 상속관계 정리와 회수

혼인무효 판결이 확정되면 상속 정리는 네 갈래로 진행합니다. 첫째,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입니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07조에 따라 소를 제기한 사람은 판결확정일부터 1개월 이내에 판결 등본과 확정증명서를 붙여 등록부 정정을 신청해야 합니다.

둘째, 상속등기 말소입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15가합26461 판결은 무효인 혼인신고를 한 사람을 참칭상속인으로 보고, 그 사람의 상속등기와 이를 바탕으로 회사에 넘긴 이전등기, 그 회사가 설정한 채권최고액 6억 원의 근저당권등기까지 모두 말소하라고 했습니다. 공동상속인 중 27분의 2 지분을 가진 조카 한 사람이 낸 소송이었습니다. 이 소송은 상속회복청구의 성격을 가지므로, 민법 제999조 제2항에 따라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셋째, 유증이나 생전 증여는 따로 다툽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27. 선고 2022가단5150477 판결은 혼인무효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상속등기 지분은 말소했지만, 유언공정증서에 따른 유증 지분은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26. 8. 20. 선고 2025나206550 판결은 진료기록 감정 결과를 근거로 유증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다고 보아 유증 지분의 등기도 말소하라고 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혼인무효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의 소를 내 서울가정법원에 계속 중이라는 사정이 그 판결에 적혀 있어, 최종 결론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병상에서 빠져나간 돈입니다. 울산지방법원 2015드합1427 판결처럼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예금 이체는 무효로 보아 부당이득 반환을 구할 수 있고, 상대방이 그 상태를 잘 알았다면 악의의 수익자로서 이자까지 돌려주어야 합니다. 가사소송법 제14조에 따라 혼인무효 청구와 손해배상 같은 관련 청구를 하나의 소로 묶을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분할 절차도 다시 짜야 합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0드단81469 사건에서는 혼인신고를 한 사람이 먼저 자녀들을 상대로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했고, 울산지방법원 2015드합1427 사건에서도 상대방이 상속재산분할 사건에서 반대청구를 냈습니다. 제 견해로는, 혼인무효가 확정되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므로 분할 당사자에서 빠지고 남은 상속인들 사이의 상속분이 다시 계산되어야 하며, 그 전에 분할 절차가 끝나지 않도록 혼인무효 사건의 진행 상황을 분할 재판부에 계속 알려야 합니다.

울산지방법원 2021가단100365 판결은 후견 심판 중 망인이 상대방에게 해 준 토지 가등기를 의사무능력을 이유로 말소하라고 했습니다. 이 사건은 항소심에서 조정으로 끝났습니다. 확정된 무효 판결이 있어도 개별 재산 처분의 효력은 따로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보전은 판결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혼인무효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상대방은 가족관계등록부상 배우자이므로 상속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15가합26461 사건에서 상대방은 망인이 사망한 지 9일 만에 부동산을 50억 원에 팔기로 했고, 다음 날 상속등기와 이전등기를 함께 마쳤습니다. 그 뒤 소송으로 등기를 되돌리기는 했지만, 매수인이 선의를 주장하거나 재산이 여러 번 넘어가면 회수는 훨씬 복잡해집니다.

제 견해로는, 사망 직후 혼인신고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혼인무효의 소 제기와 같은 시기에 상속 부동산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과 예금 지급정지 조치를 검토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먼저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했다면, 그 절차에서 혼인이 유효하다는 전제로 기여분만 다투어서는 안 되고 혼인무효의 소가 계속 중이라는 사정을 즉시 알려야 합니다.

상대방의 채권자가 끼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8드단203308 사건에서는 망인의 자녀가 상속재산분할협의로 아파트를 단독 상속하자, 혼인신고를 한 상대방의 채권자가 그 협의를 사해행위라며 자녀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상대방이 상속인이라는 외관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이런 분쟁이 계속 생길 수 있으므로 무효 판결을 서두를 이유가 됩니다.

형사 고소는 보조 수단입니다

신고서를 상대방이 혼자 썼다면 사문서위조와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가 문제 됩니다. 형법 제228조 제1항은 공무원에게 허위신고를 해 공정증서원본 또는 그와 같은 전자기록에 부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형법 제231조는 사문서를 위조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광주지방법원 2022고단2732 판결은 실제로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고소가 언제나 가사소송을 돕는 것은 아닙니다. 울산지방법원 2015드합1427 사건에서 상대방은 위조 등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고 항고도 기각되었지만, 가정법원은 혼인무효를 확인했습니다. 불기소결정서에는 혼인무효 판결이 확정되는 등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다시 수사할 여지가 있다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반대로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22드단3571 사건과 의정부지방법원 2018드단70688 사건에서는 불송치·불기소 결정이 혼인을 유효로 보는 사정의 하나로 언급되었습니다.

제 견해로는, 의무기록으로 혼인 합의의 부재가 분명한 사건은 가사소송을 먼저 진행하고, 신고서 서명이나 인장 사용 경위에 직접 증거가 있을 때 고소를 함께 검토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고소를 하더라도 의무기록과 신고서 사본을 먼저 확보해 두어야, 증거 부족으로 끝난 수사 결과가 가사소송에서 상대방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쓰이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모든 사망 직전 혼인신고가 다툴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수십 년 동안 아버지와 한집에 살며 병간호를 맡았고, 주변 사람들이 부부로 대해 왔으며, 아버지가 혼인을 거부하거나 관계를 정리하려 한 흔적이 없다면, 신고 당일 의식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기각될 가능성이 큽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18드단70688 판결과 인천가정법원 2017르11382 판결이 그 예입니다.

의무기록이 이미 폐기되었거나 신고일 무렵 입원 기록이 전혀 없는 경우도 어렵습니다. 의사무능력은 무효를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하는데(대법원 2014. 3. 13. 선고 2009다53093, 53109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0드단81469 판결에서 인용), 신고일 상태를 보여 줄 객관적 자료가 없으면 가족의 진술만으로는 추정을 뒤집기 어렵습니다.

상속재산이 크지 않은 경우도 신중해야 합니다. 배우자 상속분이 줄어드는 금액보다 감정 비용과 소송 기간이 더 부담될 수 있습니다. 이런 사건은 혼인의 효력을 다투기보다 상속재산분할 절차에서 기여분과 특별수익을 정확히 따지는 편이 실익이 있습니다. 반대로 상속재산이 부동산 중심이고, 신고일 전후 의무기록에 의식 저하가 기록되어 있으며, 동거 기간이 짧거나 주민등록이 따로였다면 소송을 서둘러야 할 사건입니다.

상속인이 피해야 할 대응

  • 상대방이 낸 상속재산분할 심판에서 혼인이 유효하다는 전제로 기여분과 차용금만 다투는 것 — 의정부지방법원 2020드단81469 판결은 이를 자녀들이 혼인의 효력에 이의가 없었던 사정으로 보았습니다.

  • 형제 중 한 사람만 소송을 내고 나머지는 지켜보는 것 — 기각이 확정되면 다른 형제의 재소가 막힐 수 있습니다.

  • 근거 없이 신고서 위조만 주장하는 것 — 필적감정에서 망인 필적으로 나오면 오히려 혼인의사의 정황이 됩니다.

  • 자녀들끼리 나눈 메시지나 진술서를 검토 없이 제출하는 것

  • 혼인무효를 다투기 전에 상대방과 상속재산을 나누는 합의서에 먼저 서명하는 것 — 혼인이 유효하다는 전제를 스스로 받아들인 자료로 읽힐 수 있습니다.

  • 상속등기와 처분이 진행되는 동안 보전조치 없이 판결만 기다리는 것

자주 묻는 질문

아버지 사망 뒤에도 혼인무효 소송을 낼 수 있나요?

낼 수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23조는 4촌 이내의 친족이 언제든지 혼인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제소기간 제한이 없습니다. 아버지가 사망했다면 혼인신고를 한 생존 상대방을 피고로 합니다.

혼인무효 소송의 피고가 검사가 되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부부 양쪽이 모두 사망한 경우입니다. 가사소송법 제24조 제3항은 상대방이 될 사람이 사망했을 때 검사를 상대방으로 한다고 정합니다. 상대방이 살아 있는 동안은 그 사람이 피고입니다.

사망 이틀 전에 혼인신고를 했는데 10년 동거했다면 무효가 되나요?

무효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법원 2012므2451 판결에 따라 사실혼 관계였다면 신고 당시 의식이 없었더라도 혼인의사가 추정되고, 아버지가 혼인의사를 철회했거나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다는 사정을 자녀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동거의 실체가 약하다면 사실혼 자체를 다투는 것이 먼저입니다.

치매 진단을 받았다면 혼인신고는 당연히 무효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0드단81469 판결은 치매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는 점을 들어 진단만으로 의사능력을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신고일 무렵의 검사 점수, 간호기록, 같은 시기의 다른 법률행위를 함께 봐야 합니다.

혼인무효 판결이 나면 상대방이 받아 간 예금도 돌려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울산지방법원 2015드합1427 판결은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 계좌로 이체된 2억 800만 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고 했습니다. 다만 망인이 판단능력이 있을 때 준 돈이라면 증여로 볼 수 있어 이체 시점별로 따로 다투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이미 상속등기를 하고 부동산을 팔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무효 판결 확정 뒤 상속등기와 그 뒤의 이전등기, 근저당권등기의 말소를 함께 구할 수 있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15가합26461 판결이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다만 민법 제999조의 기간 안에 소를 내야 하고, 소송 중 추가 처분을 막으려면 처분금지가처분이 필요합니다.

혼인신고를 한 쪽인데 자녀들이 무효 소송을 냈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신고 이전의 부부공동생활 자료가 핵심입니다. 같은 주소의 주민등록, 생활비를 주고받은 내역, 병원 보호자 기재, 가족 행사 참여 기록이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22드단3571 판결과 인천가정법원 2017르11382 판결에서 혼인의사 추정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동거 시작 시점을 일관되게 설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혼인신고 사실을 알았는데 그때는 가만있었다면 지금 소송을 내도 되나요?

소를 낼 수는 있습니다. 혼인무효의 소에는 제소기간이 없습니다. 다만 의정부지방법원 2020드단81469 판결은 자녀들이 아버지 생전에 신고 사실을 알고도 이의하지 않았고 상속재산분할에서 혼인이 유효하다는 전제로만 다툰 점을 기각 사유의 하나로 들었습니다. 그동안 이의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할 자료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형제 중 한 명이 이미 소송에서 졌다면 다시 낼 수 없나요?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가사소송법 제21조 제2항은 청구를 배척한 판결이 확정되면 다른 제소권자가 변론종결 전에 참가하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처음부터 함께 소를 내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대법원 1996. 6. 28. 선고 94므1089 판결 — 혼인 합의는 신고 당시에도 존재해야 함, 사실혼 중 혼수상태에서 한 신고 무효

  •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므2451 판결 — 사실혼 중 일방 신고와 혼인의사 추정, 신고 당시 의사무능력이어도 유효로 본 원심 유지

  • 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므1329 판결 — 사실혼 관계의 혼인의사 추정

  • 대법원 1983. 9. 27. 선고 83므22 판결 — 혼인의 합의는 법률상 혼인을 성립시키는 합의

  • 대법원 1995. 11. 21. 선고 95므731 판결 — 일방적 혼인신고를 알고 혼인생활을 계속한 경우 혼인의사 또는 추인 인정

  •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3952 판결, 대법원 2009다64161 판결 — 사실혼의 개념, 중혼적 사실혼 보호(하급심 인용)

  • 부산가정법원 2018. 7. 4. 선고 2018드단203308 판결 — 중환자실 혼수 중 전 배우자의 신고, 혼인무효

  • 서울가정법원 2023. 2. 15. 선고 2022드단130800 판결 — 뇌출혈 혼수 중 신고, 사실혼 주장 배척, 무효(확정)

  • 울산지방법원 2017. 6. 21. 선고 2015드합1427 판결 — 외상 후 치매, 감정촉탁, 혼인무효와 부당이득 2억 800만 원

  • 서울북부지방법원 2016. 11. 17. 선고 2015가합26461 판결 — 참칭상속인의 상속등기·이전등기·근저당권 말소(서울고등법원 2016나2089487 항소기각, 대법원 2017다277627 심리불속행기각)

  • 울산지방법원 2021. 11. 24. 선고 2021가단100365 판결 — 울산가정법원 혼인무효 판결 확정(2020르2562, 대법원 2021므12467), 가등기 말소(항소심 2021나17402 조정성립)

  •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23. 8. 23. 선고 2022드단3571 판결 — 의사능력 흠결에도 6년 사실혼으로 혼인 유효(확정)

  • 인천가정법원 2018. 6. 1. 선고 2017르11382 판결 — 1심 무효 판결(2017드단102433) 취소, 사실혼 추정으로 기각

  • 의정부지방법원 2019. 7. 11. 선고 2018드단70688 판결 — 30년 사실혼, 기각(확정)

  • 부산가정법원 2018. 1. 19. 선고 2016드단6800 판결 — 신고 직전 대화 내용, 필적감정, 기각

  • 의정부지방법원 2021. 7. 21. 선고 2020드단81469 판결 — 간이정신상태검사 23점, 신고 직전 유언장, 기각(확정)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27. 선고 2022가단5150477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8. 20. 선고 2025나206550 판결 — 혼인무효 확정 뒤 상속등기 말소, 유증은 항소심에서 의사무능력으로 말소

  • 광주지방법원 2023. 9. 20. 선고 2022고단2732 판결 — 의식불명 중 혼인신고서 위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항소취하 확정)

  • 법령 — 민법 제812조, 제815조, 제999조, 제1000조, 제1003조, 제1009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12조, 제14조, 제17조, 제21조, 제23조, 제24조 /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07조 / 형법 제228조, 제231조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사망 직전 혼인신고 사건은 하루의 상태를 증명하는 싸움이면서, 그 앞의 몇 년을 증명하는 싸움입니다. 신고 당일 아버지가 무엇을 이해할 수 있었는지는 의무기록이 말해 주고, 그 전에 두 사람이 어떤 관계였는지는 주민등록과 금융거래, 가족과 병원이 남긴 기록이 말해 줍니다. 저희는 이 두 축을 처음부터 따로 세워 검토합니다. 한쪽 축만 준비하면, 신고 당일 의식이 없었다는 점을 증명하고도 사실혼 추정에 막히거나, 사실혼이 없었다는 점을 보여 주고도 신고일의 상태를 증명하지 못해 결론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먼저 혼인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로 혼인신고일과 사망일, 그 사이의 간격을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신고일 무렵 아버지가 어느 병원 어느 병동에 있었는지, 중환자실이나 요양병원 입원 기록이 있는지, 치매 진단이나 후견 심판 이력이 있는지를 묻습니다. 세 번째로 상대방과 아버지의 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언제 처음 알았는지, 같은 집에 살았는지, 주민등록은 어떠했는지, 가족 행사에 함께 왔는지, 병원 보호자로 누가 적혀 있었는지가 사실혼 다툼의 방향을 정합니다. 마지막으로 상속재산의 구성과 이미 이뤄진 상속등기나 예금 인출, 상대방이 낸 상속재산분할 심판이 있는지를 확인해 보전조치의 시급성을 판단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소 제기와 증거 확보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혼인무효의 소를 내면서 신고일 전후 의무기록에 대한 사실조회와 진료기록 감정촉탁을 바로 신청하고, 감정사항은 신고 당일의 의식 수준과 혼인이라는 행위의 의미를 이해할 능력에 맞춰 구체적으로 설계합니다. 상대방이 사실혼을 주장할 것에 대비해 주민등록 이력, 생활비 흐름, 병원 동의서의 서명자, 주거지 출입 자료를 미리 모읍니다. 상속 부동산이 있다면 처분금지가처분을 함께 신청하고, 병상에서 빠져나간 예금은 부당이득 반환 청구로 묶어 한 절차에서 정리합니다. 형제가 여럿이면 모두 원고로 참여하도록 안내해 판결의 효력이 흔들리지 않게 합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위에서 본 판결들은 신고 당일 의식이 흐렸다는 같은 사정에서 서로 다른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무효가 인정된 사건에서는 신고일을 정확히 짚은 의무기록과 감정 결과, 사실혼의 실체가 없다는 구체적 자료가 있었습니다. 기각된 사건에서는 오랜 동거와 간병의 기록이 상대방 쪽에 있었거나, 원고 쪽이 낸 자료가 오히려 아버지의 판단능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어떤 자료를 먼저 확보하고 어떤 주장을 앞세울지는 사건 초기에 정해야 하며, 무효 판결 뒤 등기 말소와 회수까지 이어지는 순서를 처음부터 그려 두어야 상속재산이 흩어지기 전에 되찾을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부모님이 마지막 며칠을 병상에서 보내는 동안 이뤄진 혼인신고는 남은 가족에게 큰 상처를 남깁니다. 그러나 신고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속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고, 신고 당시의 상태와 그 전의 관계를 증명하면 혼인의 효력과 상속권을 다시 따질 수 있습니다.

혼인관계증명서와 사망진단서, 신고일 전후 입원 병원과 기간, 상대방과의 동거 여부를 알 수 있는 자료, 이미 이뤄진 상속등기나 예금 인출 내역을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상대방이 재산을 처분하기 전에 보전조치를 검토해야 하는 사건이 많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시다면 자료를 정리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이혼·상속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가정법원에 이혼·상속 사건을 제기하시거나 소장을 받으셨다면 첫 서면이 사건의 틀을 정합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